전략적 관점에서 본 운동선수의 심리전

Athletes’ Psychological Competition Viewed from a Strategic Perspective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Sport Sci. 2017;28(1):214-229
Korea National Sport University
한국체육대학교
Received 2016 November 16; Revised 2017 January 05; Accepted 2017 January 24.

Abstract

목적

본 연구는 전략적 관점에서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할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방법

심리전 경험에 관한 자료 수집을 위해 서울 및 충북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운동선수 64명을 대상으로 비구조화설문을 진행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일련의 내용분석 과정을 거쳐 분석하였다.

결과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에서 사기 저하, 유사한 경기력 수준, 상대 자극 등 15개 주제가 도출되었고, 이는 심리전의 목적, 심리전 성립 조건, 심리 공방 3개의 범주 내에서 분류되었다. 경기상황에서 운동선수는 상대의 사기 저하, 방심 유도, 흥분과 분노 유발, 주의분산과 집중 방해 등을 목적으로 심리전을 시도한다. 경쟁선수간의 심리전은 유사한 경기력 수준, 경기상황의 민감성, 강한 집념과 자신감, 지피지기, 상호 의식과 견제 등의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성립된다. 심리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수는 상대 자극, 정보 왜곡, 돌발행동, 예측 및 대처, 포커페이스, 상대차단과 자기초점 등의 전략을 사용하여 심리적 공격과 방어를 한다.

결론

본 연구는 스포츠 현장에서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운동선수의 심리전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스포츠심리학에서 선수 사이에 일어나는 심리적 상호작용 현상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제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Trans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athletes’ psychological competition experiences.

Methods

For this study, 64 student athletes, attending universities located in Seoul and Chungcheongbuk-do, participated in the study by completing an unconstructed questionnaire. The data were analysed through content analysis method.

Results

As a result, 15 themes, such as morale loss, comparable performance levels, opponent irritation were collected and the themes were classified into three categories including objectives of psychological competition, requirements of psychological competition, and psychological battle. In match situations, athletes attempt to psychologically compete in order to achieve objectives such as opponent’s morale loss, induce carelessness, trigger agitation and anger, dispersion of attention, and distraction. Psychological competition among rivals is valid when the requirements, such as comparable performance levels, sensitivity to match situations, strong tenacity and confidence, understanding of opponent and oneself, mutual checks and balances, are met. Athletes attack and defend to win the psychological competition by utilizing opponents irritation, information distortion, unexpected behaviors, predicting and coping, pulling a poker face, exclusion of opponents, and self-focusing.

Conclusion

This study created a theoretical foundation for a profound understanding of athletes’ psychological competition, which is often found in sport fields. Furthermore, this study is meaningful in that it has raised a chance of interest concerning psychological interaction between players in match situations.

서론

초나라와 한나라의 전쟁에서 피리로 초나라의 슬픈 노래를 연주해 초나라 병사의 사기를 떨어뜨린 장량의 계책은 적군의 심리를 이용, 조정함으로써 승리를 이끌어낸 최고의 심리전(psychological competition)이다. 이처럼 국가전쟁을 비롯한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경쟁 영역에서는 경쟁자의 심리를 약화시켜 유리한 입장을 취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심리전이 성행한다.

심리전은 물리적 힘의 대결에 심리적 역량까지 포함된 경쟁에서 상대를 심리적으로 무력화시키는 과정으로써 상대의 신념이나 태도, 행동 등을 자기 입장에 유리하도록 유도하는 심리수단이다(Shim, 2012). 초기 심리전은 전쟁에서 사상자를 최소화하려는 인본주의적 의도와 작전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려는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되었으나, 현대에는 국가나 군대뿐만 아니라 기업, 스포츠, 개인간 관계에까지 확장, 적용되면서 전형적인 전쟁(war or warfare)이 아닌 작전, 전략(strategy or operation)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심리전은 주로 상대의 승부의지를 약화시키고 집단을 와해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적용되는데, 상대측의 개인은 물론 집단과 지도자까지 의도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효과적인 심리전은 상대를 자극해 전의 상실과 사기 저하, 의지 박탈을 촉진하고 상대 집단의 내분을 유도한다(Ahn & Lee, 2007). 뿐만 아니라 상대측에 대한 우리측의 적개심을 고취시키고 승부욕을 유발, 정신력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심리전은 교묘히 상대의 심리를 자극하는 고도의 심리 전술로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된다(Jung & Lee, 2010).

특히, 상대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승패가 결정되는 스포츠에서는 심리전이 승리를 위한 필수 과정인 동시에 선수와 팀의 경기력 지표가 되기도 한다. 간혹 선수나 지도자는 승리의 원인으로 “심리전에서 이겼다”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이는 심리전에서의 승리가 경기의 승리로 연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경기상황에서 선수가 의도적으로 경기 시간을 지연(Jeon & Yun, 2014)시키거나 중요한 시점에서 타임아웃을 요청(Goldschmied et al., 2010), 선수 교체를 시도(Jones & Harwood, 2008)하는 행동은 상대를 심리적으로 동요시키는 동시에 경기에서 승리의 가능성을 증가시키려는 심리전의 일환이다.

이처럼 스포츠 경기에서 심리전은 상대를 무력화시켜 쉽게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전략으로 기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전에 대한 논의는 스포츠 현장의 구전일 뿐 과학적, 학문적 접근을 통해 그 실체를 가시화하는 연구는 부족하였다. 특히, 스포츠심리학에서는 선수 개인의 내적 경험에 주목해 심리적 준비(Gould et al., 1992, 2002b; Gould & Maynard, 2009; Kingston et al., 2010; Yoo & Chang, 1996), 심리적 대처(Crocker, 1992; Gould et al., 1993; Kim & Park, 2013; Park, 1999), 심리기술(Han, 2004; Kang & Choi, 2003; Kim, 2010; Orlick & Partington, 1988; Weinberg & Williams, 2010) 등 자기조절 측면에만 접근, 경쟁선수 사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상호작용 또는 상대를 향한 심리 전략에 대한 관심은 제한적이었다.

그동안 스포츠심리학에서 선수의 내적 경험과 자기조절 측면에 주목한 것은 경쟁의 대상은 통제 불가능한 영역으로써 통제 가능한 영역에 초점을 두기 위함이었다. 자기(self) 관점에서 선수의 심리적 최적화를 통해 최상수행을 도모하는 접근이 보다 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포츠 장면에서 선수는 자신의 심리를 조절하는데 국한하지 않고 경쟁상대의 심리를 조정하여 수행을 저하시키려는 고도의 심리 전략을 구사한다. 상대의 심리를 자극해 이득을 얻고자 하는 의도적인 심리 전략이 스포츠에서 빈번하게 사용됨을 감안하면 스포츠 현장에서 선수가 경험하는 심리전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필요하다.

스포츠심리학 연구에서 개인과 타인간의 관계는 주로 선수-지도자 관계(Baker et al., 2003; Choi, 2011; Jowett & Cockerill, 2003), 팀구성원들의 응집과 소통(Gould et al., 2002a; Prapavessis et al., 1997), 주요타자의 영향(Wolfenden & Holt, 2005; Yun & Jeon, 2013)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에 비해 경쟁 또는 상대선수와의 관계는 심리적 방해요인으로 간주, 선수의 심리 및 수행을 변화시키는 원인(Jeon, 2014; Won & Yoo, 2012)으로 설명되고 있다. 경쟁 또는 상대선수는 선수와 가장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대상이며 심리적 동요를 꾀하려는 의도와 목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선수의 심리 및 수행 변화가 경기의 승패로 연결되는 데는 상대 역시 반대의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는 지적(Taylor & Demick, 1994)을 고려하면 경기상황에서 경험되는 다양한 심리 현상을 선수간의 상호작용과 타인조정 관점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편, 체육학계에서는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상대를 자극해 경기의 이득을 꾀하는 행동을 도덕적, 윤리적 측면에서 민감한 주제로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거친 플레이나 언어적 공격, 고의적인 경기지연, 심판 눈속임 등의 행동은 페어플레이에 반(反)하거나 스포츠퍼슨십에 어긋나는 행동(Kim & Kim, 2010; Seo & Hwang, 2014; Sung, 2003)이며, 선수의 인성과 도덕성을 위협하는 비신사적적인 행동(Im & Cho, 2016; Kwon et al., 2014)으로 간주되어왔다. 하지만 이들 연구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명시적 행동에 비해 선수간의 심리전은 많은 경험과 지식에 기반한 암묵적 소통이며, 상대에 미치는 영향이 인성과 도덕성의 차원과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 현장에 공유, 통용되는 심리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서는 심리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현장 기반의 탐색적 연구가 필요하다.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한다면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가 사용하는 고도의 심리 전략을 이해,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마련하고, 실제 경기상황에서 선수 사이에 일어나는 심리적 상호작용 현상을 가시화, 경기의 승리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선수의 내적 자원으로써 상대조정능력을 심리학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전략적 관점에서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을 통해 심리전의 의미를 탐색할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본 연구가 자기조절 측면에 국한된 스포츠심리학 연구의 관점을 타인조정 및 경쟁선수간 상호작용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연구방법

자료제공자

본 연구에는 서울 및 충북 소재 K대학 운동선수 64명이 심리전 경험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에 관한 다양하고 포괄적인 자료수집을 위해 종목이나 경기력 수준을 제한하지 않았다. 자료제공자의 성별은 남자 48명, 여자 16명이며, 평균운동경력은 8.39 (±2.53)년, 종목은 근대 5종, 레슬링, 배드민턴, 복싱, 빙상, 사격, 사이클, 수영, 스키, 야구, 유도, 육상, 축구, 카누, 테니스, 펜싱 등 16개이다.

조사도구

본 연구에서는 비구조화설문지를 활용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비구조화설문은 연구 주제에 관해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질문을 토대로 참여자로 하여금 자신의 관심과 경험에 따라 자유롭게 응답하게 함으로써 풍부한 자료수집을 가능하게 한다(Shin et al., 2010). 본 연구에서는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에 관한 심층적 이해를 도모하고 여러 종목의 심리전 경험 자료를 수집, 연구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비구조화 형태로 설문지를 제작해 사용하였다.

비구조화설문지의 문항을 개발하기 위해 선수 경력과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스포츠심리학 교수 및 박사, 박사과정생 5인의 의견을 수렴하였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는 첫째, 실제 심리전에서의 승패 경험 사례를 수집하는 것이 연구결과의 생태적 타당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 둘째, 경기력이 우수한 선수가 반드시 심리전에 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셋째, 연구결과의 실용성과 관련해 선수가 실제 사용하는 심리전의 방법을 탐색해야 한다는 점을 심도있게 논의하였다. 이러한 의견을 반영하여 비구조화설문 문항은 “경기 중 상대선수 또는 경쟁선수와의 심리전 경험을 회상하여 아래 문항에 솔직하게 응답해주세요”로 지문을 구성하고, 1) 심리전에서 이겼던 경험과 졌던 경험을 구체적으로 적어주세요, 2) 심리전을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의 특징이 무엇인지 적어주세요. 3)자기와 상대가 심리전을 어떻게 유도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어주세요. 로 구성하였다.

질문문항에 대한 참여자의 이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운동선수 3인을 대상으로 예비설문을 진행하였다. 예비설문에서 문항 이해 및 응답에 어려움이 없음을 확인하여 문항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더불어 최종 설문지에는 종목과 성별, 운동경력 등 개인정보 작성란을 포함하였으며, 설문 목적과 응답자료를 연구목적으로만 활용하고 자료활용 시 익명성을 보장하겠다는 약속, 설문 참여에 동의를 구하는 설명문을 함께 구성하였다.

연구절차

본 연구는 문헌고찰 및 현장 이해, 비구조화설문, 자료분석 및 해석 순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먼저 문헌고찰 및 현장 이해 단계에서는 심리전에 관한 개념적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군사, 정치, 경제 등 여러 영역의 심리전에 관한 문헌(Ahn & Lee, 2007; Shim, 2012)을 고찰하고, 배드민턴, 육상, 사이클, 축구 등 여러 종목의 선수 출신 스포츠심리학 전공 대학원생에게 해당 종목에서 통용되는 심리전의 의미를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스포츠 현장에서 심리전이 정서적 측면뿐만 아니라 인지적, 전술적 측면에서도 사용되며, 특히, 상대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상대성 종목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지 않는 공행 종목에서도 경기 전 심리전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비구조화설문지 제작 단계에서는 문헌고찰과 스포츠 현장의 이야기를 반영하여 설문지를 제작하였다. 제작한 설문지는 스포츠심리학 전공 교수 및 박사, 박사과정생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수정, 보완하였으며, 예비조사를 통해 연구참여자의 문항 이해 여부를 확인하였다. 최종 수정, 보완된 비구조화설문지를 토대로 서울 및 충북 소재 K대학 스포츠심리학 수업을 수강하는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였다. 연구자는 스포츠심리학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자로서 수업 종료 후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고 자발적 참여와 원하지 않을 경우 설문에 참여하지 않아도 됨을, 또한 수업과 무관함을 주지시켰다. 설문시간은 약 10~25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설문 종료 후 즉시 수거하였다.

자료분석 및 해석 단계에서는 일련의 내용분석 지침에 따라 심리전 경험의 의미를 파악하면서 유사한 주제별로 분류, 범주화하였다. 자료분석 결과에 대해서는 스포츠 현장 경험과 질적 연구 경험이 풍부한 스포츠심리학 교수 및 박사로부터 내용 타당도를 확인하고, 텍스트를 재검토하여 분석 과정에서 자료가 변질되거나 편향되지 않았는지 확인하였다. 자료분석 및 해석 과정에서 연구자는 최대한 참여자의 시각에서 심리전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하려 하였으며, 자료에 함축된 심리전의 의미와 핵심요소를 통찰력 있게 포착하려고 노력하였다.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내용분석(Lee, 2007; Yoo et al., 2012)을 통해 자료를 분석하였다. 먼저 비구조화설문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전사하고, 전사한 텍스트를 4회에 걸쳐 반복 숙독하면서 심리전에 관해 공통적으로 제시되거나 의미있는 주제들을 찾아 밑줄을 긋고 주제를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나 문장으로 표시하였다. 그리고 발견한 주제들을 비교하면서 유사한 주제별로 분류하고 범주화한 뒤 이를 반영할 수 있는 포괄적 의미의 용어로 <Table 1>과 같이 명명하였다.

Results of content analysis on the psychological experience of athletes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을 심층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Table 1>의 도출된 주제를 토대로 비구조화설문 자료를 발췌, 인용문으로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참여자의 심리전 경험에 대한 연구자의 해석 오류를 방지하고 참여자의 심리전 경험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자료분석 시 참여자의 응답에는 종목 특성이 반영되어 연구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발견되기도 하였는데, 이때는 연구참여자나 동일 종목의 다른 참여자를 대상으로 재질문하여 응답내용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려고 하였다. 더불어 연구자의 사전 지식과 경험이 현상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를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Yoo et al., 2012)을 감안해 연구자의 주관적 견해는 괄호치기(bracketing)를 통해 최소화하였다.

연구결과 및 논의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을 통해 심리전의 의미를 탐색하기 위한 비구조화설문 결과, <Table 1>과 같이 사기 저하, 방심 유도, 흥분과 분노 유발 등 운동선수의 심리전에 관한 15개 주제가 도출되었으며, 이는 심리전의 목적, 심리전의 성립 조건, 심리 공방 등 3개 범주 내에서 분류되었다. 즉, 운동선수의 심리전은 사기 저하, 방심 유도, 흥분과 분노 유발, 주의분산 및 집중 방해 등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며, 유사한 경기력 수준, 경기상황의 민감성, 강한 집념과 자신감, 지피지기, 상호의식과 견제 등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성립된다. 이러한 조건하에 선수는 상대를 자극하고 정보를 왜곡함은 물론 돌발행동과 예측 및 대처, 포커페이스, 상대차단과 자기초점 등의 전략을 활용해 심리 공방을 시도한다.

도출된 각 범주의 주제와 구체적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심리전의 목적

경기상황에서 양선수가 심리전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이유는 상대를 유도하고자 하는 방향이나 얻고자 하는 이득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에서 심리전의 목적은 사기 저하, 방심 유도, 흥분과 분노 유발, 주의분산과 집중 방해 등이 도출되었다.

사기 저하

경기상황에서 선수는 상대의 사기를 저하시킬 목적으로 심리전을 시도한다. 사기는 신체적, 심리적 에너지가 가득찬 상태로써 운동선수는 심리전을 통해 승리를 향한 욕구와 의지가 충만한 상대의 심리상태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축구의 C선수는 경기 초반 강한 몸싸움을 통해 상대에게 위압감을 줌으로써 상대의 도전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

나는 수비수인데 경기 초반 상대 공격수에게 일부러 거칠게 태클을 걸고 심한 몸싸움을 한다. 그러면 상대 공격수가 위축돼서 내 근처로 오지 않고 다른 쪽에서 공격을 한다(축구 C선수).

이처럼 심리전은 상대로 하여금 애초에 싸울 의지를 만들지 않거나 약화시키기 위해 시도된다. 수영의 K선수는 경기 전부터 심리전이 이루어지고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승부의지나 동기가 결정, 내면의 상태가 그대로 표현된다고 이야기하였다.

소집실에서 보면 누가 잘하고 못하는지 구분이 간다. 못하는 선수들은 완전히 기가 죽어있다. 심리전에서는 키가 크고 체력이 좋다고 해서 쫄지 않는다. 아무리 체격이 작아도 운동을 잘하는 사람한테 풍기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기죽게 되어있다(수영 K선수).

선수들은 사기 저하를 “기죽인다, 위축된다, 쫄았다” 등의 언어로 표현하였다. 이들 표현은 심리전이 상대의 승리 욕구를 약화시키고 경기에 임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변화, 긴장과 불안을 증가시킴을 의미한다. 높은 수준의 동기나 강한 정신력은 선수 수행에 긍정적 영향(Krane & Williams, 2010; Park, 2012)을 미치므로 운동선수는 심리전을 통해 상대의 의지와 사기를 저하시킴으로써 수행을 방해한다.

방심 유도

운동선수는 심리전을 통해 상대를 안심시켜 방심하도록 유도한다. 방심 유도의 심리전은 주로 상대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상대로 하여금 심리적 준비를 하지 못하게 하거나 철저했던 준비 태세를 허술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다. 마라톤의 K선수는 “경기 중 때로는 힘든 척을 하면서 상대방을 방심하게끔 한다” 며 힘든 척도 심리전의 일환임을 언급하였다. 실제 테니스의 L선수는 상대의 근육 경련과 힘든 척에 속아 경기에서 패배한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상대가 다리 경련이 와서 제대로 못 뛰고 공만 겨우 넘기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상대의 경련을 의식해 옆으로 살살 돌렸다. 상대의 힘들어하는 척에 계속 돌리다가 실수를 했고 그 다음에는 실수를 안 하려고 맞춰주다가 상대의 경련이 풀려서 시합에서 졌다. 알고 보니 상대는 오버해서 힘든 척을 한 것이었고 내가 맞춰주기를 기다린 것이다(테니스 L선수).

경기 전 선수는 상대선수나 다른 경쟁선수의 훈련 시 기록, 훈련양, 컨디션, 정서상태 등과 같은 다양한 수행 관련 정보를 수집한다(Yoo, 2013). 상대의 수행 관련 정보는 상대를 향한 시합 준비에 유의미(Won & Yoo, 2012)하기 때문인데, 사격의 S선수는 상대 정보가 경기 전 자신의 심리적 준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하였다.

세계대회 선발전을 앞두고 친구와 경쟁을 하며 서로 기록을 올리고 있었다. 시합 전날 친구가 몸 상태가 정말 안 좋고 총이 이상하다면서 부정적인 말을 했다. 나는 이 친구만 이기면 될 것 같았는데 친구의 컨디션이 안 좋다는 말에 마음이 느슨해지는 것이 느껴졌다(사격 S선수).

이처럼 상대가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저조한 수행을 예견하는 정보는 경기에 대한 긴장감을 약화시킨다. 너무 낮은 긴장감은 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과도한 자신감 역시 방심의 형태로 수행을 저하(Jeon & Yun, 2014)시키므로 선수는 상대의 심리적 빈틈을 만들어 그 빈틈을 공략하기 위해 심리전을 시도한다.

흥분과 분노 유발

운동선수는 수많은 경기 경험을 통해 흥분과 분노가 수행을 저하시킨다는 점을 알고 있다. 따라서 선수는 상대의 흥분과 분노를 유발시키기 위해 심리전을 시도한다. 흥분과 분노는 주의집중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위기상황에서 적절한 대처 방안 모색을 어렵게 한다(Nicholls & Polman, 2008). 스키의 C선수는 상대를 자극해 신경을 곤두서게 하고 분노를 유발시키는 것이 심리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언급하였다.

심리전에서 이기려면 상대의 예민한 부분을 자극하거나 못하는 부분을 지적해서 계속 신경 쓰이게 하고 화나게 만들어야 한다(스키 C선수).

한편, 배드민턴의 J선수는 상대의 비매너적 행동에 분노를 경험한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는 규정 내에서 행해지는 비매너적 행동이 의도적인 심리전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데, 실제 스포츠 경기에서는 고의적 반칙(Seo & Hwang, 2014)이나 속임수(Im & Cho, 2016)를 승리를 위한 전술의 일부로 활용하기도 하며, 경기의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한 모멘텀 전략으로 기능(Jones & Harwood, 2008)하기도 한다.

상대에게 셔틀을 교체하자고 했는데 안한다던가, 안 바꾼다고 했는데 상대가 마음대로 바꾸면 솔직히 신경이 쓰인다. 또 랠리 끝나고 볼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 네트 위로 주지 않고 네트 밑으로 주면 순간 화가 날 때도 있다(배드민턴 J선수).

상대에 의해 유발된 흥분과 분노가 수행을 저하시키는 과정에는 복수심이 매개할 가능성이 있다. 유도의 C선수는 경기 중 상대의 의도적인 견제 행동으로부터 분노가 유발되고 상대에게 복수하려는 행동에 주의를 잃어 경기에서 패배한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이전 시합에서 상대가 조르기 할 상황이 아니었는데 조르기를 해 목에 상처가 났다. 나는 똑같이 해주려는 복수심에 흥분을 했고 중심이 높아지면서 빈틈이 생겨 상대 기술에 넘어가 지고 말았다(유도 C선수).

이처럼 경기 전이나 경기 중에는 다양한 상황 맥락에 따라 상식 수준의 행동이 있으며, 이 수준을 벗어난 행동은 상대의 흥분과 분노를 유발, 수행을 저하시킬 수 있다. 때로는 다소 윤리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행동도 경기를 유리하게 하기 위해 행해진다.

주의분산 및 집중 방해

운동선수는 경기 전이나 경기 중 상대의 주의분산 및 집중 방해를 목적으로 심리전을 시도한다. 즉, 심리전은 상대의 심리적 교란을 의도하는 것인데, 효과적인 심리전은 상대의 심리적 안정을 흩트리고 판단과 결정에 혼란을 야기해 수행을 저하시킨다. 사격의 C선수는 상대의 견제 행동이 주의산만의 원인이 된다고 언급하였다.

시합 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는데 자꾸 말을 걸어서 집중을 깨놓는 경우가 있다. 또 경기 중 화를 심하게 내서 집중된 상황을 깨는 경우가 있다(사격 C선수).

대부분의 선수는 경기 전 다양한 인지행동전략을 통해 심리적 준비를 하는데(Kim et al., 2011; Um, 2003), 상대의 의도적인 도발과 자극은 경기에 대한 심리적 준비를 방해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주로 “신경쓰인다” 라고 표현하였는데, 펜싱의 L선수는 경기에 앞서 다양한 경기상황에 대한 대처와 전략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상대가 제공하는 심리전 정보가 주의를 분산시켜 경기 수행에 방해가 되었던 사례를 이야기하였다.

경기 직전 상대가 “네가 이 기술을 할 것이고 그러면 나는 이렇게 방어하겠다” 라면서 촐싹거리며 나를 도발했다. 나는 시합 내내 그 말에 신경이 쓰였고 결국 경기를 원활하게 풀어나가지 못했다(펜싱 L선수).

이처럼 고의적인 상대의 내외적 자극은 주의집중을 방해함은 물론 상대에 대한 경기 전략 모색에 영향을 미쳐 적절한 사전 준비와 대처를 어렵게 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경기에서 양선수 사이에 이루어지는 심리전은 상대의 사고와 정서를 의도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즉, 상대의 최상수행에 요구되는 긍정심리는 붕괴시키고 부정심리는 유도함으로써 상대의 수행을 저하시키는 것이 심리전의 궁극적 목적이다. 한편, 비인성적 행동(Kwon et al., 2014)과 심리전의 전략은 상대의 부정적 심리 유발이라는 의도와 목적이 동일할 수 있으나 구체적인 방식과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심리전의 성립 조건

경기에서 심리전은 양선수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이다. 하지만 모든 경기에서 경기 내내 심리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데, 심리전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에서 심리전 성립 조건으로 유사한 경기력 수준, 경기상황의 민감성, 강한 집념과 자신감, 지피지기, 상호 의식과 견제 등이 도출되었다.

유사한 경기력 수준

심리전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경쟁하는 양선수의 경기력 수준이 유사해야 한다. 심리전은 양방향적 특징을 나나타내므로 한 선수가 심리전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심리전으로서의 의미가 없다. 경기력 수준의 차이가 크면 보다 우수한 선수가 상대를 심리전의 대상으로 지각하지 않기 때문에 심리전은 주로 경기력 수준이 유사한 선수 사이에서 행해진다. 수영의 C선수는 평소 라이벌인 선수와의 심리전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였다.

시합장에서 라이벌과는 절대 인사도 하지 않고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예선 경기를 보고 그 선수의 컨디션을 파악하곤 했다. 지금은 그 선수와 친하게 지내지만 그때는 이겼을 때는 정말 좋고 졌을 때는 엄청 기분이 다운되는 등 그 친구 하나 때문에 내 기분이 오락가락했었다(수영 C선수).

육상의 S선수 또한 경기 전 라이벌 선수를 의식해 컨디션 등을 파악하고, 그 결과로부터 자신의 심리상태가 변화된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나랑 점수가 비슷한 라이벌이 있었다. 시합 때 몸을 푸는데 상대를 신경 쓰면서 몸 상태가 좋은지, 나쁜지 보게 되고, 만약 좋아 보일 때는 나도 모르게 위축되었다. 그 선수를 의식한다는 것은 이미 내가 심리적으로 지고 들어간 것이다(육상 S선수).

이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심리전 경험에 대해 응답한 대부분의 참여자는 “기록이 비슷한 선수, 이겼다 졌다하는 선수, 나보다 잘하는 선수, 라이벌 선수 ” 등으로 심리전의 대상을 언급하였다. 따라서 고도의 심리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경기력 수준이 유사해야 한다.

경기상황의 민감성

심리전은 경기자체의 중요성이나 경기상황의 맥락적 민감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즉, 양선수가 아무 때나 심리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결승전, 선발전과 같은 중요한 경기, 그리고 경기 흐름이 비슷한 민감한 상황에서만 이루어진다. 이는 경기의 가치에 따라 직면한 상황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며(Won & Yoo, 2012), 일반적이고 평범한 경기와 맥락에서는 고도의 심리전이 필요하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펜싱의 S선수는 중요한 상황에서 심리전을 통한 수싸움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언급하였다.

펜싱에서는 실력이 비슷한 선수와 붙었을 때 점수차가 크지 않고 1포인트 싸움이 많다. 그 1포인트가 심리전인데, 상대가 주로 하는 동작을 생각해 그 동작을 유도하거나 내가 잘 들어가는 동작을 자신있게 해 1포인트를 딴다. 예전에 선발전 3, 4위전에서 선배언니랑 할 때 14:14로 1포인트 남은 상황에서 내가 항상 잘 찔리는 동작이 있는데 언니가 100% 그 동작을 할 것을 알고 반대로 대응해서 이겼다(펜싱 S선수).

유도의 S선수 역시 승패가 좌우되는 중요한 상황에서 불리한 조건임에도 심리전을 통해 역전승한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나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센 선수와의 경기, 4분 경기 중 1분쯤 지났을 때 절반으로 점수를 빼앗겼다. 남은 시간 기술을 들어가도 상대가 힘으로 막아버려 넘길 수가 없었다. 10초쯤 남겨두고 상대가 업어치기를 잘못 들어와 엎드리는 상황이 왔다. 그때 일부러 나는 누르라고 누어주었다. 그러니까 상대는 그대로 있어도 이기는 것인데 한판으로 이겨보려고 나를 눌렀다. 그때 내가 되치기를 해서 역전승했다(유도 S선수).

이처럼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에는 경기상황의 민감성이 전제되어있다. 경기의 민감성은 선수의 심리적 경험에 유의미한 맥락 조건으로써 상황의 민감성과 심리적 충격은 비례한다(Jeon & Yun, 2014). 심리전이 승패를 결정하는 유의미한 전략임을 고려하면 운동선수는 중요한 상황에서 상대를 의도한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심리 전략이 필요하다.

강한 집념과 자신감

심리전을 통한 양선수의 심리적 줄다리기에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강한 집념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된다. 강한 집념과 자신감은 최상수행을 위한 심리적 준비(Yoo & Chang, 1996)인 동시에 상대를 제압하고, 상대의 심리적 공격에 버텨낼 수 있는 동기와 정신력을 제공한다. 유도의 J선수는 심리전에 앞선 강인한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심리전에서 이기려면 누구랑 하던 우선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가야 된다. 들어가기 전부터 겁먹고 위축돼서 들어가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어려운 상대라도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면 더 공격하게 되고 그러면 상대가 당황해서 나에게 페이스를 빼앗기게 된다(유도 J선수).

유도의 C선수 역시 상대의 객관적인 경기력과 무관하게 승부의지와 도전정신 등 적극적인 태도가 심리전의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사례에 입각하면 심리전은 반드시 객관적 전력이 우수한 선수가 승리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어떤 시합이든지 기가 죽으면 안 된다. 예전에 상대와 실력차가 큰 것도 아닌데 나보다 센 상대라고 생각해 긴장하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시작부터 방어자세, 소극적인 자세로 했고, 결국 판정패를 당했다. 반면 나보다 잘하는 사람인데도 그것을 몰라서 그랬는지 상대에게 기죽지 않고 먼저 공격하고 몰아붙이며 적극적으로 했다. 상대가 위축해서 지도를 받아 이겼었다(유도 C선수).

이처럼 상대와 심리전을 하기 위해, 또는 심리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강한 집념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만약 강한 집념과 자신감이 충족되지 않으면 심리전을 회피, 패배의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

심리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상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과 상대를 잘 안다는 의미는 자신과 상대의 경기력 수준이나 경기운영 스타일은 물론 심리적 성향과 심리적 강ㆍ약점, 현재의 신체적, 심리적 상태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음을 말한다. “시합에 들어가기 전 다른 선수가 긴장하거나 불안해할 때 무의식중으로 나오는 표정과 버릇, 습관을 캐치하여 그것을 이용해 상대방을 더욱더 긴장시킨다.”는 빙상의 P선수 이야기처럼 자신과 상대를 깊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심리전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배드민턴 P선수는 상대가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지 그 특징을 알아야 심리전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상대의 특징을 알아야 심리전을 유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자기가 원하는 곳에 셔틀을 주지 않으면 짜증내는 스타일이다. 또 공이 네트에 걸려 주워줄 때 공을 네트 위로 넘겨주지 않고 밑으로 주면 그것에 화가나 자기 플레이를 못하고 무너진다(배드민턴 P선수).

이렇듯 운동선수는 상대의 심리적 특징을 고려해 심리전을 유도한다. 하지만 상대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이해도 중요한데, 펜싱의 C선수는 타선수가 인식하는 자신을 정확하게 인지하여 그것을 역이용했던 경험을 회고하였다.

대부분의 상대들에게 나는 느리지만 그만큼 대처할 수 있는 길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경기할 때 그 선수가 알고 있는 나처럼 멀리서 길게 느리게 하지 않고 가까운 거리에서 짧게 천천히 주고, 내 칼을 건드릴 때 빠르게 받아치는 것을 유도한다. 그렇게 상대를 혼란시키고 끌고 다니면 경기를 쉽게 할 수 있다(펜싱 C선수).

자신과 상대의 특징은 이전 경기 경험이나 체계적인 분석, 축적된 정보를 토대로 인식된다(Seong & Park, 2016). 심리전은 상대도 자신과 같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역이용되는데, 펜싱의 L선수는 경기 전부터 상대를 의식, 상대의 정보를 수집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보는 노출되지 않도록 감춘다고 언급하였다.

시합 전 누구와 경기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몸을 풀 때 서로를 의식하며 컨디션이 어떤지, 장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그래서 주로 사용하는 기술이나 주특기를 보여주지 않고 가볍게 몸을 푼다(펜싱 L선수).

이처럼 자신과 상대를 모르면 양선수간의 복잡한 심리전이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에 자기와 상대에 대한 정확한 정보 수집과 수집한 정보에 기반한 전략 구사는 효과적인 심리전의 성립 조건이 된다.

상호 의식과 견제

심리전은 양선수가 상호 의식하고 견제하면서 시작된다. 선수는 심리전을 시도하기 위해 먼저 상대의 눈치를 살피고 상대의 표정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한다. 운동선수는 경기 경험의 축적 과정에서 상대의 정서를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을 발달시키는데(Yoo, 2013), 상대의 정서를 인식하는 능력은 효율적인 경기운영의 기회를 만든다(Stough et al., 2009). 따라서 선수가 서로 의식하고 견제하는 행동은 상대에 대한 정보 수집과 심리적 공방을 시작하기 위한 선행 과정이다. 유도의 H선수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심리전이 시작됨을 언급하였다.

경기장 입장할 때 상대와 왼쪽, 오른쪽 나눠서 들어가는데 심판이 입장하기 전 서로 마주보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때 서로 거의 째려볼 정도로 본다. 그리고 경기 시작할 때 상대의 눈을 보고 기합을 크게 넣는데, 내가 항상 이겨온 선수들은 내 눈을 피하거나 고개를 숙이는 반면, 내가 항상 지던 선수들한테는 나도 모르게 시선처리가 안되고 기합도 파이팅있게 하지 못한다(유도 H선수).

운동선수는 많은 경험을 통해 서로 의식하고 견제하고 있음을 인식한다. 상대도 그러한지의 진실성은 양선수를 동시에 파악하지 않는 이상 확인할 수 없으나, 중요한 것은 상대도 자신을 견제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 심리전의 특징인 듯하다. 수영의 K선수는 상대도 자신을 의식하고 있다고 믿어 일부러 더 자신있게 행동한다고 이야기하였다.

소집실에 들어가면 선수들끼리 눈빛과 몸짓으로 서로 견제한다. 나는 기선제압을 하기 위해 라이벌 앞에서 당당한 모습만 보인다. 눈에 힘을 주고 열심히 스트레칭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수영 K선수).

이렇듯 상호 의식과 견제는 심리전의 시작인 동시에 필요조건이다. 만약 자신이 상대를 의식하지 않거나 상대가 나를 견제한다고 믿지 않는다면 의도적으로 상대를 조정하려는 고도의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을 것이다.

이상을 종합하면 심리전은 경기력이 유사한 상대와의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과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정보를 토대로 서로 의식하고 견제하는 가운데 시작된다. 즉, 경기력의 유사성, 경기상황의 민감성, 자기 및 상대에 대한 정확한 이해, 상호 의식과 견제가 결여된 경기상황에서는 심리전이 성립되기 어렵다.

심리 공방

심리전의 성립 조건이 충족되면 본격적인 전략적 심리 공방이 진행된다. 선수는 심리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심리적 공격과 방어 전략을 구사하는데,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에서 심리 공방은 도발하다, 척하다, 허를 찌르다, 수를 읽다, 감추다, 나만 보다 등이 도출되었다.

도발하다: 상대 자극

먼저 심리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선수는 심리적 공격으로써 상대를 자극하고 도발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상대를 자극하는 전략은 주로 기선제압을 목표로 하는데, 어떤 선수는 “미끼를 던진다.”라고 표현하였다. 심리적으로 준비된 선수는 상대를 자극해 자신이 유도한 심리전장으로 상대를 끌어온다. 사격의 K선수는 워밍업 시 상대가 자신감을 표출하며 자신을 자극한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몸을 풀 때 상대선수가 “나 점수 잘 나와, 이번에도 메달 따겠네, 결선장에서 보자”라며 은근슬쩍 태클을 건다(사격 K선수).

상대의 의도를 알아차리거나 상대가 시도한 자극이 효과적이지 않으면 심리적 손상을 입지 않는다. 따라서 대부분의 선수는 상대의 도발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민감한 상황에서는 평소 반응하지 않던 작은 자극에도 손상을 입는다. 예를 들어, L선수에 따르면 펜싱경기에서는 칼로 상대의 신체를 찌르는 행위가 당연함에도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를 도발하는 전략이 되기도 한다.

경기 중 상대와 부딪혀서 심판이 중단을 해도 그냥 찔러버리거나 일부러 세게 찌른다. 그렇게 상대를 화나게 만들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간 적이 있다(펜싱 L선수).

모든 선수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대를 자극하고 도발하는 전략은 심판의 눈을 교묘하게 피해 이루어진다. 수구의 J선수는 헐리웃액션을 통해 상대를 퇴장시킴으로써 상대를 자극함과 동시에 경기에 이득을 가져온 경험을 회고하였다.

내 포지션은 센터인데, 경기할 때 센터볼이 넘어오면 뒤에 있는 수비수를 따돌려서 골을 넣거나 퇴장을 유도한다. 조금 비열할지도 모르지만 헐리웃액션을 해 상대를 퇴장시키는 것도 나만의 심리적 도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심리전은 가끔 폭행으로 되돌아올 때도 있지만 거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나는 내 페이스대로 내가 유리하도록 만든다(수구 J선수).

상대를 자극하여 도발하게 하는 것은 비교적 단순한 심리 전략으로 보인다. 즉, 미끼를 던져 상대가 물어 반응하면 쉽게 심리전에서 승리하는 것이며, 이후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상대를 자극하는 방법은 종목에 따라 다양하며 심리전의 수준이 높을수록 그 방법 또한 교묘해진다. 전략적 측면에서 상대의 심리적 취약점을 분석해 자극하는 데는 상대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가 뒷받침된다.

척하다: 정보 왜곡

고도의 심리전에서는 상대의 심리를 역이용하기도 한다. “척하다”는 행동이나 상태를 그럴듯하게 꾸미는 것으로 선수는 자신의 정보를 탐색, 수집하는 상대에게 실제와 다른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여 심리적 이득을 취한다. 빙상의 J선수는 자신감이 충만한 것처럼 자신의 표정과 행동을 드러냄으로써 상대의 불안감을 이끌어 낸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시합 전 경쟁상대 앞에서 밝은 척, 긴장하지 않은 척, 자신있는 척을 하며 상대의 불안을 더 높인다. 이렇게 시합 때 여유를 부려 상대의 페이스를 무너뜨려 이긴 적이 있다(빙상 J선수).

선수의 정보 왜곡은 상대가 자신의 최상 또는 최악수행을 예견하도록 하여 사기 저하나 방심을 유도한다. 수구의 K선수는 수영선수 시절 심리전 기법이라며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경기에서 승리한 사례를 이야기하였다.

대기실에서 몸을 풀 때 일부러 연습에서 베스트기록을 여러 번 냈다고 이야기하며 다른 선수에게 압박감을 줘서 이긴 적이 있다. 그리고 나의 베스트기록보다 2~3초가량 늦춰 말해 다른 선수에게 안심을 준 뒤 내 기록이 나와서 이긴 적도 있다(수구 K선수).

이처럼 선수는 자신의 상태를 상대에게 거짓 또는 과장하여 전달(Won & Yoo, 2012)함으로써 상대의 심리를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이후 또 다른 전략을 사용해 무력화시킨다. 선수의 정보 왜곡 방식은 훈련이나 경기 준비의 철저함/허술함으로, 최근 경기력의 상승세/하락세로, 컨디션의 최상/최악 등으로 나타나며 상황에 따라 공격 또는 방어의 전략으로 사용된다.

허를 찌르다: 돌발 행동

심리전에서 간혹 선수는 허를 찌르는 돌발행동을 한다. 상대 입장에서는 예상을 뒤엎거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 당황스럽고 심리적으로 동요되기 때문에 대처하기 힘들어진다. 또한 상대의 심리적 빈틈을 정확하게 공략하면 다른 전략에 비해 그 효과가 크기 때문에 유용한 공격 전략으로 사용된다. 근대 5종 S선수는 펜싱에서 상대가 예측하지 못한 선제공격으로 승리한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펜싱할 때 시작하자마자 1초 만에 상대를 찌르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상대는 내가 1초 만에 찌를 것이라는 생각을 아예 못했다. 근데 내가 시작하자마자 찔렀더니 상대가 너무 허무하고 황당해했다(근대 5종 S선수).

상대의 허를 찌르는 돌발행동은 상대의 불예측성과 갑작스러움을 전제로 한다. 즉,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도록 몰래, 상대가 알아차리기 전에 갑자기 행해져야 심리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다. 사이클의 Y선수는 다른 선수들간의 심리전을 관망하다 기습적으로 추월해 승리했던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사이클은 앞에서 끌어주면 바람저항을 막아주기 때문에 30~70% 정도 힘을 더 소비하게 된다. 그래서 남들보다 앞에 가려면 순간적으로 많은 힘을 쓰게 되고 체력 부담도 커진다. 고등학교 때 형들과 시합을 뛰는데 형들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앞으로 안 나가려고 할 때 내가 뒤에서 기습 선행을 해 이겼었다(사이클 Y선수).

이처럼 상대의 허를 찌르는 돌발행동은 기습이나 선제공격의 형태로 나타나며, 성공 시에는 상대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활용된다. 하지만 돌발행동을 상대가 예측하거나 공격이 정확하지 못한 경우에는 오히려 역습의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여러 상황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수(수手)를 읽다: 예측 및 대처

상대와 상호작용하며 수행하는 종목에서는 수싸움이 심리전의 일환이다. 선수는 상대의 플레이는 물론 심리와 행동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처 방안을 계획한다. 상대 역시 동일하게 예측하고 대처하므로 결국 더 많은 수를 가진 선수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야구의 K선수의 이야기를 보면 투수와 타자간의 심리전은 수싸움의 전형이다.

야구에서 투수는 어떤 구질과 코스로 타자를 제압할지 판단하고 타자는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까 예측하며 심리전을 한다(야구 K선수).

수싸움은 자기와 상대의 기술적 특징은 물론 자신에 대한 상대의 대응 방안을 정확하게 예측한 뒤 그것을 역이용하는 전술, 전략을 계획하는 것이다. 근대 5종의 K선수는 펜싱할 때 자신의 스타일을 인식한 상대가 어떻게 플레이할 것인지 미리 예측해 그 예측을 역이용한다고 언급하였다.

펜싱할 때 나는 항상 상대를 몰아넣으면서 기회를 보는 스타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를 몰아넣으면 상대가 날아 들어오는 것만 생각하고 내가 빠질 것이라고는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일부러 빈틈을 보이고 상대가 날아오면 한 걸음 뒤로 빠져서 유인한다(근대 5종 K선수).

선수는 의도적으로 상대에게 빈틈을 내주고 빈틈을 노린 상대를 기습하는 형태로 수싸움을 진행한다. 이는 먹이로 사냥감을 유인하는 방법과 유사한데, 유도의 P선수는 상대에게 특정 기술을 각인시킨 뒤 그 기술을 방어하려는 상대를 역으로 공격한 경험을 회고하였다.

나는 상대에게 심리전을 걸 때 일부러 한쪽 기술만 건다. 같은 기술이나 한쪽 기술만 걸어 상대의 몸이나 눈에 각인시킨다. 그러면 상대는 그것을 방어하려는 기술을 하게 되는데, 그때 나는 같은 기술을 들어가는 모션을 취하고 반대쪽 기술로 상대를 메친다(유도 P선수).

이처럼 심리전에서는 상대의 기술이나 전술의 패턴 등을 예측하여 반대로 공격하는 수싸움이 끊임없이 진행된다. 수싸움의 심리전은 사전 준비되기도 하고, 경기 중 순간적인 판단과 결정 하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선수의 수싸움은 과거 유사한 상황에 관한 경험적 지식으로써 지식의 맥락적 판단과 효과적 활용의 결과이다(Lee & Oh, 2016). 따라서 성공적인 수싸움을 위해서는 자기와 상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경기 경험을 축적, 적절한 맥락적 판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감추다: 포커페이스

심리전에서 상대에게 자신의 심리상태를 드러나지 않게 감추는 포커페이스는 중요한 방어 전략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자신의 심리적 불균형을 상대에게 들키지 않아야 함을 강조하였다. 탁월한 경기력을 발휘하는 선수의 공통점 중에 하나가 포커페이스인데, 단순히 정서발생 상황을 회피하거나 반응을 억제하는 정서조절 방략(Gross & Thompson, 2007; Kim et al., 2011)과는 차이가 있다. 배드민턴의 K선수는 심리전을 잘하는 선수는 긍정적, 부정적 심리상태가 표정이나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는 특징을 나타낸다고 언급하였다.

심리전을 잘하는 선수는 경기 중 자신의 기분을 잘 표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기 중 불안해도 내색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좋아도 좋아하는 티를 내지 않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반면, 심리전을 못하는 선수는 경기 중 자신의 기분이나 상황이 겉으로 다 표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는 사기가 더 올라가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배드민턴 K선수).

마라톤의 K선수의 경험에 따르면 포커페이스는 자신의 심리상태뿐만 아니라 컨디션에 대한 정보가 상대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시도된다. 컨디션 정보는 상대에게 수행결과를 예측하고 경기 전략을 모색하는데 정보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을 풀 때 내가 몸이 좋아도 좋다고 표현하지 않고 나빠도 나쁘다고 표현하지 않으며, 긴장한 모습 또한 감춘다(마라톤 K선수).

체력 요소가 경기력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종목에서는 양선수의 체력 소모 정도가 승패를 결정한다. 때문에 체력 정도에 관한 정보는 상대에게 사기를 진작시켜 경기를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 유도의 C선수는 체력적으로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며 상대에게 힘든 모습을 감추려고 한다.

상대에게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기 위해 심판이 “그쳐”를 선언하면 먼저 일어나 자리에 돌아가 있고 먼저 공격적으로 막 몰아붙인다(유도 C선수).

이처럼 운동선수의 심리전에서는 포커페이스가 유용한 심리 방어 전략으로 활용된다. 끊임없이 빈틈을 노려 심리적으로 공격하려는 의도를 알고 있는 선수는 빈틈을 내주지 않으려 자신의 상황과 심리를 감춘다. 더불어 상대가 적절한 대처 방안을 세우지 못하도록 긍정적인 상태 역시 노출되지 않도록 숨긴다.

나만 보다: 상대차단과 자기초점

심리전에서 최선의 방어 전략은 상대를 차단하고 자신에게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이다. 선수는 상대가 유도하는 심리전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 심리전에서 패하지 않는 방법이자 이기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배드민턴의 J선수는 상대의 의도를 읽고 심리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주의를 차단하였음을 이야기하였다.

점수를 딸 때마다 쳐다보며 웃고 뒤돌아서 셔틀콕을 꺾는 행동은 상대가 나를 열받게 하려는 의도이다. 근데 나는 원래 그런 행동을 신경쓰지 않는다. 상대가 셔틀을 꺾었을 때 ‘쟤 또 안 되니까 쨉쓰네~’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때 상대의 행동에 반응하고 흥분해서 따졌다면 상대 페이스에 말려 경기를 힘들게 했을 것이다(배드민턴 J선수).

육상의 H선수는 경쟁상대를 의식하지 않는 선수가 심리전을 잘하는 선수임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는 상대를 의식해 상대로부터 얻은 정보가 자신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즉, 선수는 과거 심리전의 성패 경험을 토대로 예상되는 심리적 위기와 심리전 자체를 예방하기 위해 상대차단 전략을 사용한다. 실제, 스포츠상황에서 선수의 조절초점 성향은 행동의 동기와 정서는 물론 과제에 대한 전략적 접근의 차이를 야기하는데, 예방초점보다 향상초점의 성향이 도전적 목표설정과 전략 수립에 기여한다(Seong & Park, 2016).

비슷한 기록의 두 선수가 있다면 조금 더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선수가 심리전을 잘하는 선수인 것 같다. 경기장에서 눈치를 보거나 상대를 의식하고 자신보다 기록이 좋은 선수가 있다고 기죽어 있으면 그 경기의 심리전에서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육상 H선수).

운동선수는 상대와 상호작용하는 심리전에서 의도를 갖고 유도하기도 하지만 상대의 심리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주의를 차단, 자기에게 초점을 둔다. 결국 상대에 대한 통제력의 한계와 통제 가능한 자신에 주목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인 셈이다. 그럼에도 상대의 최악수행을 유도하는 방법이 승리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차단과 자기초점의 전략은 경기의 안정성을 지향하는 방어의 성격이 강해 비교적 수동적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심리전을 위해서는 적절한 공격과 방어 전략을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운동선수는 상대를 자극하거나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심리적 빈틈을 만들고 그 빈틈을 돌발행동으로 공격한다. 또한 상대의 심리와 행동을 예측해 대처 방안을 강구하는 등 고도의 수싸움을 하며, 상대가 자신에 대한 대처 방안을 계획하지 못하도록 포커페이스를 유지, 상대가 유도하는 심리전을 차단하고 자기에게 주목함으로써 최선의 방어를 한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전략적 관점에서 운동선수의 심리전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진행하였다. 16개 종목의 대학운동선수 64명을 대상으로 비구조화설문을 진행한 결과, 사기 저하, 유사한 경기력 수준, 상대 자극 등 운동선수의 심리전에 관한 15개 주제가 도출되었으며, 이는 심리전의 목적, 심리전 성립 조건, 심리 공방의 3개 범주 내에서 분류되었다. 즉, 경기상황에서 운동선수는 상대의 사기 저하, 방심 유도, 흥분과 분노 유발, 주의분산과 집중 방해 등을 목적으로 심리전을 시도한다. 경쟁선수간의 심리전은 유사한 경기력 수준, 경기상황의 민감성, 강한 집념과 자신감, 지피지기, 상호 의식과 견제 등의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성립된다. 심리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수는 상대 자극, 정보 왜곡, 돌발행동, 예측 및 대처, 포커페이스, 상대차단과 자기초점 등의 전략을 사용하여 심리적 공격과 방어를 한다. 따라서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자기조절 뿐만 아니라 상대의 심리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붕괴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상대조정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도출된 본 연구의 결론을 기반으로 후속연구와 현장적용에 관해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스포츠경기에서 상대와의 심리적 상호작용 현상을 규명하려는 연구가 필요하다. 물론 종목의 특성에 따라 경쟁 또는 상대선수와의 심리적 상호작용 특징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경쟁의 대상을 의식하고 견제하는 행동이나 의도적인 목적 하에 심리를 자극하는 시도는 공통적이다. 따라서 승리를 위한 전략으로써 심리적 측면에 주목하여 경쟁상대와의 심리적 줄다리기를 가시화시킬 수 있는 과학적 연구가 진행된다면 스포츠 현장에 구전되는 심리전을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와 실용성 높은 심리 전략의 지침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종목의 특성이나 선수의 경기력 수준 등을 고려한 보다 밀도 높은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스포츠 현장 전반에서 통용되는 심리전 현상을 포괄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종목이나 선수 경기력 수준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은 심리전 능력도 경기력의 일부로 생각하였으며, 심리전 전략을 과거 경험을 통해 축적한 심리적 노하우로 여기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는 경기력 수준이 높을수록 더욱 다양하고 고차원의 방식으로 심리전을 시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경기 환경이나 심리전의 상황, 수싸움의 내용 등에 종목의 특성이 반영되므로 특정 종목을 중심으로 심도있게 살펴본다면 심리전 현상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선수의 심리전 능력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 개발이 필요하다. 확단할 수는 없지만 스포츠 현장에서는 심리전의 승리가 경기의 승리로 연결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본 연구의 참여자 경험에서도 심리전 승리가 경기의 승리로 이어졌다. 따라서 자기의 심리조절 능력과 더불어 상대의 심리를 조정하는 능력 역시 심리기술의 일환이 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유추해본다. 선수의 심리전 능력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 개발과 함께 다른 심리 변수 및 경기력과의 관련성을 파악한다면 경기결과에 대한 심리전 능력의 설명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포츠심리학에서는 선수의 자기조절적 심리훈련뿐만 아니라 상대조정적 심리훈련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스포츠영역에서 심리지원의 목표는 선수의 심리적 안정을 통해 최상수행과 경기의 승리를 도모하는 것이다. 상대와의 심리적 반비례가 경기결과에 유의미할 가능성(Taylor & Demick, 1994)에 주목하면 수행 향상 및 경기 승리를 위한 전략으로 상대 조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 상대를 속이고 조정하려는 의도적 전략이 도덕적, 윤리적 측면에서 논의될 수 있으나 심리지원의 관점을 확장한다면 현장적용의 유용한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가 스포츠심리학자들에게 심리전에 관한 관심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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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Results of content analysis on the psychological experience of athletes

Category Subject
Objectives of psychological competition Direction to induce opponent through psychological competition
▪ Morale loss
▪ Induce carelessness
▪ Trigger agitation and anger
▪ Dispersion of attention and distraction
Requirements of psychological competition Prerequisites for psychological competition
▪ Comparable performance levels
▪ Sensitivity to match situations
▪ Strong tenacity and confidence
▪ Understanding of opponent and oneself
▪ Mutual checks and balances
Psychological battle To control the psychology of opponent psychological attacks and defense strategies
▪ Opponent irritation
▪ Information distortion
▪ Unexpected behaviors
▪ Predicting and coping
▪ Pulling a poker face
▪ Exclusion of opponents, self-focus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