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체육인’의 이미지 분석
Han, Man-Seok; Lee, Ji-Eun; Yu, Tae-Ho*
체육과학연구Korean Journal of Sport Science, Vol.25, No.1, pp.78-91
Abstract
The purposes of this study are to analyze sports scenes or sports characters seen in the Korean films which are not using sports as main material, to identify the sports images that appear in the selected movies, and to deduce the formation of these images' structures. For these analysis, we selected 10 movies which had more than 1 million visitors and premiered after 2000. We used text analysis method to examine the scenes and dialogues appear in the movies. In order to ensure reliability and validity, peer review and experts' advices are used among the triangulation method. Also to enhance the realism of film analysis, a scene or dialogue in the film are presented by direct quotation. As the analyze result, three kinds of sports images seen in the movie characters are emerged: 'images of violence', 'images of deficiency' and 'images of failure'. Unlike sports movies which are using sports as a main material with a planned intention, 'sports images' seen in regular movies have negative images based on distortion and biased in sports. Thus, in subsequent studies, the reasons why the gaps between these images of sports are made should be studied.
초록
본 연구는 2000년대 이후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 중 스포츠 영화를 제외한 영화 10편을 선정하여, 영화 속에 비친 체육인의 이미지를 분석하고 이러한 이미지 형성구조와 시사점을 추론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과 대사를 텍스트 분석 방법을 통해 분석하였다. 신뢰도와 타당도 확보를 위하여, 다각도 분석방법 중 동료 간 검토와 전문가 조언을 사용하였으며 사실감을 높이기 위하여 영화 속 분석 장면 혹은 대화를 직접 인용하여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 일반 영화 속에서 등장인물을 통해 비춰진 체육인의 이미지는 크게 ‘폭력’, ‘결핍’, ‘실패’ 3가지로 나타났다. 이는 스포츠를 소재로 하여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제작된 스포츠 영화와 다르게 일반 영화 속에 그려진 ‘체육인’의 이미지는 부정적이며 왜곡, 편향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이러한 이미지의 괴리가 나타나는 이유와 왜곡된 체육의 이미지를 시정할 수 있는 대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서 론
현대 사회는 정보화·기계화를 통해 경제적·시간적 여유를 제공함으로써 영화 관람과 같은 문화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인들의 적극적인 영화 관람은 영화 산업을 빠르게 발전시켰고, 영화가 다루는 범위 또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한국영화의 총 관객 수는 1억 명을 넘어서 역대 최다 관객 수를 경신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일 년에 2편씩 영화를 본 것으로 실제 극장을 찾는 국민들로 계산해 보면 적어도 일 년에 3∼4번씩은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또한 각종 대기업들의 영화산업 진출로 인해 이윤추구를 위한 상업적 영화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막대한 홍보·배급 능력을 바탕으로 천 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영화들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실로 엄청나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사건들이 영화를 통해 재조명되고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불러 모아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영화는 한 가지 감각이 아닌 다양한 감각을 통해 이미지를 습득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정도가 높다. 또한 한 사람이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함께 관람한다는 점에서 대중성을 가지고 있고, 그 진실 여부에 관계없이 영화 속에 나오는 이미지를 맹목적으로 신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공공성을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영화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그 영향력이 매우 커서 어떤 내용이나 현상이 왜곡되어 전달될 때, 사회 전반에 걸쳐 부정적 측면이 매우 강하게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2011년 가을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가 개봉되어 우리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 대중들의 관심은 정부 및 관계 부처가 장애인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대책을 만들고 이를 기초로 한 법안이 시행되게 하였다(오아라와 박상수, 2012). 그러나 이를 통해 특수교사 및 특수학교에 관한 이미지가 심하게 왜곡된 것도 사실이다.
또한 영화는 무명이었던 배우를 벼락 스타로 만들기도 한다. 영화 속 주인공이 입었던 옷과 각종 패션 용품들은 매출이 급증하고 영화 속 배경이 됐던 곳을 보기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기도 한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자동차나 전자 제품 등도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가 증가하기도 하며 이를 잘 아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을 영화에 노출시키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마케팅 전략을 시행한다.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영화의 세계와 그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현실세계 사이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영화를 받아들인다. 한편의 영화가 관객에게 전해주는 메지는 분명 현실과 괴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 속 지식체계, 문화, 사회생활에 막대한 영향력을 주기도 한다(신승호 등, 2010). 즉, 현대 사회에서 영화가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여가 생활의 하나로써 관람 문화의 하나가 아니라 유행을 창조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매우 중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비중 있는 문화인 것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인물에 대한 인식이나 상황, 대상에 관한 이미지가 바뀔 수도 있다.
최근 영화를 통해 ‘체육’의 의미를 재조명해보고 역사적 사건을 회고하려는 목적으로 여러 편의 스포츠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다. 스포츠 영화란 단순히 스포츠 활동을 영화 장면 속에 등장시킨 것이 아니라, 영화 속에서 스포츠 경기를 소재로 하고 선수, 코치와 같이 스포츠 종사자들이 주연 배우로 등장하여 스포츠에 대한 지식과 정보, 가치, 정신 등을 전달하는 이야기로 구성된 영화를 말한다(최정은과 이루지, 2003). 스포츠가 거짓 없는 승부, 정직한 대결, 신체적 한계를 돌파하는 기록의 경기라면 스포츠 영화는 스포츠의 리얼리티를 담아내는 최고의 매체이다(주성철, 2006).
국민들은 이러한 스포츠 영화를 통해 ‘체육’의 가치를 알고 실제적인 사건을 기반으로 한 줄거리 속에서 웃고 우는 동안 일상 속에서 느끼지 못했던 체육의 의미와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는 영화 관람을 통해 고도의 각성 상태에서 인지하게 되면서 그 지속력과 영향력이 학술 논문 및 단행본, 뉴스 및 대화, 토론을 통한 것 보다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표 1>과 같이 스포츠를 주요 소재로 하여 다룬 영화들을 통해 총 삼천 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스포츠를 접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해당 스포츠에 대한 문화를 생산해 내면서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영화 속에서 그리는 스포츠 현상을 둘러싼 다양한 이미지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영화를 통한 이미지의 전달은 대화 및 글을 통할 때보다 훨씬 더 직접적이고 생생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미지는 시각적인 영상만으로 형성되기 보다는 대상이 가지는 특성, 감정, 신념, 개성 등이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총체이기 때문이다(Reynolds & Gutman, 1984).
표 1.
영화 제목 | 줄거리 | 동원 관객 (만 명) |
개봉 연도 |
---|---|---|---|
YMCA 야구단 | 조선 최초의 야구단인 'YMCA야구단'의 결성과 을사조약 체결 후 일본군과의 숙명적인 대결을 그린 영화 | 148 | 2002 |
슈퍼스타 감사용 | 한국 프로 야구 초창기에 열악한 선수구성으로 꼴찌를 전전하던 삼미 슈퍼스타즈에 실존했던 투수 감사용(이범수)이라는 인물의 1승을 향한 도전을 그린 이야기 | 63 | 2004 |
역도산 | 훌륭한 스모선수였지만 순수 일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멸시받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프로레슬러가 되어 돌아온 역도산(설경구)이 국민적 영웅이 되는 일대기 | 138 | 2004 |
댄서의 순정 | 연길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채린(문근영)이 위장 결혼한 영생(박건형)에게 댄스스포츠를 배워 댄스스포츠 대회에 출전하게 되는 이야기 | 219 | 2005 |
말아톤 | 달리기에만큼은 정상인보다도 월등한 능력을 갖고 있는 자폐증 환자인 초원(조승우)이가 마라톤 대회에 나가게 되는 과정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 | 514 | 2005 |
주먹이 운다 | 잘 나가던 복싱스타였지만 도박으로 인해 길거리 한복판에서 돈을 받고 사람들에게 매 맞아 주는 일을 하는 태식(최민식)과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싸우는 19세 소년원 복서 상환(류승범)이 신인왕전에 출전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 172 | 2005 |
천하장사 마돈나 |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동구(류덕환)가 수술비를 벌기위해 씨름부에 들어가 씨름대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 62 | 2006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덴마크와의 결승전까지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야기 | 404 | 2007 |
킹콩을 들다 | 서울 올림픽 역도 동메달 리스트 이지봉(이범수)이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둔 후 시골의 한 여자중학교 역도부 코치로 부임하여 시골 소녀들이 역도를 배워가고 열정을 키워가는 스토리 | 123 | 2009 |
국가대표 |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나가노 동계 올림픽 출전을 위한 연습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해체위기를 극복하는 감동적인 이야기 | 848 | 2009 |
글러브 | ‘충주성심학교’의 청각자애를 가진 학생들로 구성된 야구부가 중학교 야구부와 맞붙어 전국대회 첫 출전을 목표로 연습하여 도전하는 이야기 | 188 | 2011 |
퍼펙트 게임 | 1980년대, 전 국민에게 사랑을 받던 프로야구 시절 속에서 최고의 투수로 손꼽혔던 최동원(조승우)과 선동열(양동근)의 맞대결을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낸 이야기 | 150 | 2011 |
코리아 | 실화를 바탕으로 1991년 일본 자바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이 여자복식 우승을 하기까지의 갈등과 환희의 과정을 담은 이야기 | 187 | 2012 |
또한 이러한 영화들은 스포츠를 통한 줄거리 전개를 통해 스포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형성에 기여하였으며 스포츠를 넘어 체육이 가진 다양한 가치들을 소개하고 전달하는 매개체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였다고 볼 수있다.**
<표 1>의 영화들은 감독이 스포츠를 통해 줄거리를 구성하고자 하는 의도적인 목적성 가운데 이야기가 펼쳐지므로 감동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되고 있으며 스포츠의 아름다운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체적으로 이런 스포츠 영화들은 스포츠를 통해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자 한다. 또한 스포츠 영화들은 대게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영화의 소재가 되는 그 실화는 이미 그 자체로 친근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 영화로 전환될 때 많은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이동연, 2010).
이러한 스포츠 영화를 대상으로 하여 그 안에 재현되는 체육 또는 등장인물(체육인)에 관한 이미지 연구는 계속해서 이루어져왔다(이뢰, 2013; 오아라와 박상수, 2012; 신승오 등, 2010; 김승민, 2005; 서재철, 2005; 최정은과 이루지, 2003; 이학준과 이천희, 1998). 이 연구들은 스포츠 영화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스포츠에 관한 전반적인 이미지가 감독의 의도성과 목적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 영화라는 장르를 관람하는 관객도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일반 영화에 비해 파급력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스포츠 영화를 제외하고서도 매년 수 십 편의 영화가 쏟아지며 그 가운데 수 백 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아 사회적 파급력을 가진 영화들이 상당수 제작되고 있다. 그리고 그 영화들 속에는 자연스럽게 스포츠가 소개되고 관련 장면이나 대사를 통해 체육에 관한 다양한 이미지들이 제공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영화를 통해 제공되는 체육에 대한 이미지는 체육에 대한 스키마(Schema)를 형성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동안 스포츠를 주제로 하는 영화 속에서 체육의 이미지에 대한 분석과 그 교육적 혹은 사회적 의미를 탐구하는 연구는 이루어져 왔으나(이동연, 2010; 이기천, 2006; 이학준, 2006; 이보영, 2001) 일반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체육 혹은 체육인의 이미지에 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체육의 이미지는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형성되어 왔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스포츠 영화 속에서 그려진 운동선수 및 지도자의 모습을 통해서 이미지가 형성되기도 하고(박대권과 박창범, 2009; 이보영, 2001), 각종 대중 매체 및 학문적 논의를 통해서도 형성되었다. 하지만 영화는 가장 파급력이 큰 매스미디어임을 생각해 볼 때, 스포츠를 주제로 하지 않는 영화 속에 노출된 ‘체육인’의 이미지는 오히려 더 큰 인식을 심어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한 번 각인된 인식 및 이미지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굉장히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스포츠 영화가 아닌 일반 영화 속에 투사된 ‘체육인’에 관한 이미지 분석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2000년 이후 스포츠를 주요 소재로 하지 않은 한국 영화들 중에서 1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영화를 선별하였다. 선별한 영화 중 10편의 영화를 선정하여 장면 및 대사를 분석한 후 그 속에 비추어진 체육인의 이미지를 고찰해보고 이러한 이미지의 형성 구조 및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연구 대상
대중성과 공공성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대중 매체 가운데서도 그 파급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여 본 연구에서는 체육인에 관한 영화 속 이미지 분석을 위해, 스포츠를 주요 소재로 하지 않는 영화 중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영화를 2000년 이후부터 선별하였다. 선별된 영화 속에서 체육인의 이미지가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가를 분석하고자 한다.
연구 대상 선정 기준
영화 속 체육인의 이미지를 분석하기 위해서 체육학 전공 교수, 박사, 석사로 구성된 3인의 전문가 협의를 거쳐 대상 영화를 선정하였다. 어떤 영화가 관객들에게 얼마만큼의 이미지 전달력과 영향력을 가졌는가는 관객들이 얼마나 그 영화를 관람했는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00년 이후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총 293편 중(2013년 6월 5일 기준)에서 체육관련 장면 및 대사가 나오는 영화를 선별하기 위해서 영화의 줄거리와 영화 감상평, 리뷰 등을 읽고 실제 영화를 반복해서 관람하였다<그림 1>.
영화의 종류는 한국 사회 속 체육인의 이미지를 분석하고자 하는 본 연구의 목적에 따라 국내 영화로 한정하였으며 스포츠 영화인 <표 1>의 영화를 제외하고, 관객 수 100만 명 이상의 영화로 제한하여 2000년 이후에 개봉된 영화들을 선정하였다.
연구 대상 영화
선정된 영화는 총 10편으로 체육, 체육인의 이미지가 비중 있게 등장하는 영화들이다. 연구 대상으로 선정된 영화명과 개봉년도 및 관객 수는 <표 2>와 같다.
표 2.
번호 | 영화명 | 개봉년도 | 관객(만명) |
---|---|---|---|
1 | 신라의 달밤 | 2001 | 441 |
2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 2005 | 253 |
3 | 괴물 | 2006 | 1,301 |
4 | 하모니 | 2010 | 306 |
5 | 황해 | 2010 | 216 |
6 | 오직 그대만 | 2011 | 102 |
7 | 수상한 고객들 | 2011 | 102 |
8 | 내가 살인범이다 | 2012 | 272 |
9 |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 2012 | 471 |
10 | 전설의 주먹 | 2013 | 174 |
자료 분석
영화를 분석하는 방법은 기호학적 분석 방법을 사용하여 영화의 텍스트를 분석하였다. 텍스트 분석은 참여관찰, 심층면접, 구술 생애사 연구 등과 함께 질적 연구방법론의 한 분야를 이루는 것이다. 텍스트는 한 작가에 의해 생산되지만 세상 밖으로 보여지면 작가보다는 ‘독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Rosenau, 1992). 즉, 감독이 만든 영화 속 텍스트는 관객들과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그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이러한 텍스트를 해석하는데 절대적인 법칙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다중적 의미체로서의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황인숙, 2010).
본 연구에서는 텍스트 분석의 결과를 영화 속 장면과 함께 총체적으로 분석하여 영화 속 체육인들의 이미지를 제시하였다. 텍스트 분석은 텍스트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메시지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그 속에 담긴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가치를 탐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Jensen & Jankowski, 1991). 분석 순서는 4단계로 진행되는데 대상 영화 중 체육인들의 이미지가 나온 장면들을 시청하고 대사를 전사한 후 반복해서 숙독하면서 내용을 분석하였다. 이는 김성옥(2011)이 활용한 프로토콜을 본 연구에 맞게 수정·보완한 것이다.
표 3.
구분 | 내용 | |
---|---|---|
자료 분석 절차 |
1단계 | 체육관련 대사 및 장면이 있는 부분에 임의 장면 번호를 부여한다. |
2단계 | 장면을 반복 청취하고 대사를 전사한다. | |
3단계 | 인물의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대표 단어 및 장면을 선정한다. | |
4단계 | 단어 및 장면을 통해 영화 속 체육인들의 이미지를 분석한다. |
분석 결과는 대사/말투, 관계, 배경/내용, 시선/인식의 4가지 범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를 인물, 사건, 배경이라고 볼 때, 영화는 이러한 요소를 총체적으로 구성한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과 같다(서재철, 2005). 따라서 영화속 인물, 사건, 배경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냈으며, 이를 통해 인물의 성격과 역할, 개인/사회적 인식, 인물과 인물, 인물과 집단/사회의 관계 등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신뢰성 검증
본 연구에서는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하여 질적 연구에서 자주 활용되는 Lincoln & Guba(1985)가 제시한 다각도 분석방법(triangulation) 중, 동료 간 검토와 전문가 조언을 사용하였다. 연구진 3명은 영화를 보며 텍스트 분석을 위해 전사한 내용과 그에 대한 해석을 일치시키기 위하여 3번에 걸친 회의를 진행하였다. 1차적으로 각 연구진이 영화를 분석한 결과를 논의하였으며, 2차적으로 함께 영화를 보며 분석하고 해석하였다. 3차 회의를 통해 연구진 간의 불일치된 해석과 분석을 최대한 일치시키기 위한 논의는 과정을 거쳤다.
연구진 외에도 체육학을 전공으로 연구하는 전문가들에게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여주고 왜곡되거나 편향된 해석이 없는지를 확인하였으며. 전문가의 의견을 개방적으로 수용하려고 노력함으로써 지적된 내용이 전문가들의 합의에 도달할 때 까지 계속적으로 수정하였다.
또한 주관적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한계를 인식하고 분석이 편향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체육’의 이미지와 관련된 여러 문헌자료를 참고하였으며, 필요한 경우 해당 장면 혹은 대화를 직접 인용하고 이를 제시함으로써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연구결과
영화 속에 나타난 체육인의 이미지 : 개별
신라의 달밤
영화 <신라의 달밤>에서 최기동은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이다. 본 영화에 비춰진 체육인의 이미지는 조연 및 단역으로 등장하는 인물에 의해 투사되는 이미지보다 더욱 더 그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최기동은 현재 체육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며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캐릭터이다. 담임을 맡고 있는 학급의 제자가 폭력배의 길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물불을 가리지 않고 말리며 마음속에 정의를 품고 있는 의로운 모습이 영화 속에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인공을 영화 속에서는 욕설을 입에 달고 살며, 허구언날 술만 마시며 학창시절 공부는 전교 꼴등인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비 오는 날 운동장에서 체력 단련을 위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비를 맞은 채 운동을 하고 교실에는 항상 트레이닝복을 입고 몽둥이를 들고 들어간다. 영화 속에서 제자의 누나는 친구로 등장하는 깔끔한 정장을 입은 폭력배의 두목을 오히려 담임선생님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주인공이 갖고 있는 열정과 의로움이 외모와 대사 말투와 행동으로 인해서 우스운 모습으로 이야기를 통해 전개되어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을 주는 형태로 영화는 시종일관 전개되고 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연인 혹은 가족 간의 사랑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영화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박성원은 대학시절 대학농구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의 실력 있는 대학 농구선수였지만, 감독을 폭행한 사건으로 농구를 그만두게 된다. 대학 농구 시절 중요한 게임에서 마지막 슛 찬스에서 2점 뒤지고 있는 상황, 3점을 넣으라는 감독의 지시를 무시하고 연인을 위해 2점 덩크슛을 넣은 후 프러포즈하는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농구를 그만둔 박성원이 일하고 있는 업종은 사채업계로 채무자에게 전화하여 욕과 협박을 하는 것이 일상이다. 스스로를 ‘인간말종’이라고 부르며 패배의식이 빠져있는 인물이다. 그러던 그에게 존재를 몰랐던 딸을 만나 조금씩 따뜻한 인물로 변해가며 사채업계를 떠나며 채무자를 걱정해주고, 마지막에는 ‘새 생명 프로젝트 이벤트’에 참가하여 다시 한 번 농구 코트에 서게 된다.
괴물
영화 <괴물>에서 박남주는 집중력이 뛰어난 양궁 선수이다. 그러나 결단력이 없어 시간을 많이 끄는 것이 단점이다. 결국 이로 인해서 중요한 시합에서 마지막 화살을 쏘지 못하고 우승대신 동메달을 획득한다. 그리고 시합 후 괴물에게 잡혀간 조카의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조카를 구출하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쓴다.
박남주는 <괴물>에서 다른 식구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받고 있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사회 운동하다가 수배되어 도주하고 있는 작은 오빠와 약간 모자란 듯한 홀아비 큰오빠는 TV에 나오는 남주를 함께 응원하고 자랑스러워 하지만 마음 한켠에 항상 아쉬움도 갖고 있다.
박남주는 조카를 구하기 위해 양궁을 메고 한강 다리로 뛰어가 괴물과 맞서 싸우고 마지막 장면에서 괴물의 입에 불화살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명중시킨다. 이를 통해 처음에 결단력이 없었던 이미지가 과감하고 용기 있으며, 결단력을 갖춘 이미지로 전환된다.
하모니
영화 <하모니>는 여성수감소에 수감되어 있는 여자 죄수들이 합창단을 만들어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노래를 부르는 감동적인 영화이다. 이 영화 속에 나오는 연실은 프로레슬링 선수였으나, 코치가 치는 사기를 참지 못하고 살해하게 된다. 살해과정에 대해 연실이 얘기하는 장면을 보면 겁만 줄 생각으로 레슬링 기술을 썼는데, 목이 돌아가서 사망하게 되었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살인과정이 나온다.
그녀는 수감자들 사이에서 군기 반장이자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다소 코믹한 캐릭터로 나온다. 대사들을 보면 과격하면서도 폭력적인 언어를 주로 사용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동료 제소자의 아들이 입양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수감자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눈물을 흘리는 인간적인 면도 보여준다. 사랑하는 남자가 있지만, 자신의 얼굴과 모습, 전과 등 모든 것을 속이며 3년 동안 편지로만 연락하는 사이로 자신의 외모와 전과에 대하여 부끄러워하는 소심한 인물로 비춰진다.
황해
영화에서 사건 전개의 중심에 있는 전 유도 국가대표 김승현은 경기 체육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러나 지적이며 학자스타일의 교수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장면은 하나도 없다. 김승현은 유흥업계의 대부로 룸살롱과 안마 시술소를 운영하고 있다. 검정색 양복을 입고 등장하며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시종일관 거만한 명령조의 말투로 손짓과 함께 이야기 한다. 영화 속 다른 등장인물들과의 관계도 복수의 원한관계를 맺고 있었다. 호형호제 하는 친구로부터 청부 살인을 의뢰받음과 동시에 자신의 아내로부터도 청부살인을 의뢰받아 결국 비참하게 숨지게 된다.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들도 김승현을 교수가 아닌 조폭으로 생각하며 숨진데 대한 동정 및 안타까움보다는 한심하게 생각하고 비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뉴스에 소개되는 김승현 교수의 피살과 실상 유흥업소의 대부로 군림했던 사실을 보도하는 기사를 통해서도 피해자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는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영화 황해에서 김승현은 짧게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를 쥐고 있으며 그의 죽음을 통해서 영화는 전개되어간다. 그리고 김승현 경기 체육대학교 교수가 전 유도 국가대표라는 점과 현재 유흥업계의 대부라는 사실을 통해서 유도와 체육대학으로 연결되는 체육인들의 이미지가 폭력과 연관되어 시종일관 부정적으로 제시되었다.
오직 그대만
영화 <오직 그대만>에 나오는 장철민은 복싱 선수로 99년 전국체전 미들급에서 ‘전 경기 K.O. 승’을 기록한 복싱계 유망주였다. 하지만 젊은 날의 잘못된 판단으로 어두운 길을 가게 되고 4년 3개월간 감옥에 수감되면서 그의 복싱 인생은 끝나게 된다. 출소 후 낮에는 생수배달, 밤에는 주차관리 요원으로 일하며 살아간다. 주차관리 일을 하며 알게 된 연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그 여인은 앞을 못 보는 장님이었다.
영화 속 장철민은 항상 똑같은 허름한 후드 집업과 닳은 신발을 착용하고 나온다. 연인에게는 항상 따뜻하고 사랑스런 말투로 이야기하지만, 관장과 코치에게는 죄송스러운 말투, 다른 인물들에게는 차가운 말투로 이야기한다. 일 년에 300밖에 벌지 못하는 이종격투기로 전향하여 술집에서 이벤트성 경기에 참여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연인의 눈을 고치기 위해 태국으로 건너가 승부조작에 가담한다. 그러나 예전에는 자신보다 한 수 밑이었지만, 이제는 라이벌이자 최고의 선수인 동료에게 배신당해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된다.
수상한 고객들
영화 <수상한 고객들>은 전체적으로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한 영화이다. 이 영화 주인공인 배병우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로 투수로 활약했지만 은퇴 후에는 보험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초반에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에 집착하여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지만, 점차 고객들의 삶을 이해하고 도와주며 진정성있는 캐릭터로 비춰진다. 야구 선수 시절에 ‘단순한 직구’ 밖에 던지지 못하는 투수로 나오며 승자만 인터뷰하는 기자에게 자신도 인터뷰 해달라며 화내고, 포수가 상대팀 4번 타자를 고의사구로 거르자는 작전을 타자에게 직구로 빈볼을 던지는 등 자존심이 강한 인물로 나온다. 자신의 고객 중 한 명이 보험금을 타기위해 자살하자 유족들에게 자살방조혐의로 고소당하기도 한다. 함께 야구 선수 생활을 한 포수와 형, 동생 사이로 의리 있게 지내는 모습이 나오며 후반부로 갈수록 인간적이고 따뜻한 모습을 많이 보이게 된다.
내가 살인범이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는 공소시효가 지난 연쇄살인범을 밝혀내기 위해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와 살인범의 희생자의 유족들이 교묘한 함정을 꾸미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연쇄살인범 J는 체육대학에서 유도를 전공한 인물로 나온다. 100m를 12초대로 달리는 형사의 추격에서 도망가고, 싸움에서 형사를 업어치기로 제압한다. 10명의 부녀자를 살해한 연쇄살인범 J는 싸이코패스를 기질을 지니어 자신이 살해한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하기도 하고, 자신의 살인 행각들을 하나의 ‘show’로 생각하며 매스컴에 노출되는 걸 즐기는 인물로 나온다. 유가족과 형사에게 J는 법을 통한 심판이 아닌 직접 죽이고 싶은 강한 원한의 대상이다.
J는 체육을 전공한 인물로 신체능력이 뛰어나 공소시효가 끝날 때까지 경찰의 추격을 매번 따돌릴 수 있었으며, 자신의 그러한 능력에 대하여 굉장히 자부심을 갖고 방송을 통해서도 이 사실을 이야기 한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본 영화의 제목은 <범죄와의 전쟁>이다. 이미 제목에서부터 본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범죄 및 나쁜 놈들의 이미지와 강력하게 연관되어 관객들에게 인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영화 속 조연으로 등장하는 김서방은 태권도를 전공했으며 자신을 무도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주인공의 처남이 되면서 본의 아니게 유흥업소를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무도인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항상 자신감 있고 당당한 모습이었지만 점차 영화가 전개되면서 유흥업계의 인물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이미지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런 주인공의 모습을 주변 인물들은 비웃는다. 매형은 가족들을 부양하지 못한다는 것을 빌미로 유흥업소로 끌어들이고 싸움이 일어나는 순간 김서방의 태권도 동작은 주변 사람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그리고 싸움이 일어나자 폭력배들에게 맞고 쫓겨나는 장면을 통해서 비참한 모습까지도 보여진다.
본 영화에서 김서방은 자신이 이야기하는 무도인으로서의 정의로운 삶 보다는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는 무능력한 가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결국에는 폭력배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사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전설의 주먹
<전설의 주먹>에 주인공 중 한명으로 나오는 임덕규는 고등학교 시절 복싱 선수로 나온다. 학창시절에 다니던 학교와 그 지역에서 싸움을 잘하는 학생으로 유명했고, 절친한 친구 2명 모두 한 싸움을 하는 학생들이었다. 뛰어난 복싱 실력을 바탕으로 88올림픽 복싱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였으나, 실력보다는 출전 경험을 우선 시 한다는 부정한 판정으로 인해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한다. 선발전에서 패한 날, 술을 마시며 거리를 다니다가 친구를 폭행하고 폭력배와 폭력 사건에 휘말려 경찰서로 잡혀간다.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복싱을 그만둔 임덕규는 어른이 된 후 홀로 딸을 키우며 국수집을 운영하게 된다. 월세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딸이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창시절 한 때 싸움을 잘했던 사람들을 모아 토너먼트 경기를 진행하는 ‘전설의 주먹’이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는 이야기다.
복싱 선수들에게 코치는 ‘너희 같이 공부 못하고 없는 집 자식들이 부자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 복싱 선수였던 임덕규가 약한 학생들을 괴롭히고 폭행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장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부정한 판결을 하는 장면 등을 통하여 체육에 대한 이미지를 엿볼 수 있다.
영화 속에 나타난 체육인의 이미지 : 통합
본 연구에서는 2000년대 이후 개봉한 영화 중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총 10편의 영화를 중심으로 내용을 분석하였다<표4∼13>. 각각의 영화에 대한 이미지 분석을 바탕으로 ‘체육인’들의 이미지를 도출하기 위하여 범주를 5가지로 설정하였다. 분석 범주는 운동종목, 직업, 말투 및 행동, 타인의 인식, 주된 관계 다섯 가지이며 이를 바탕으로 영화를 통해 그려지고 있는 전체적인 ‘체육인’들의 이미지를 총체적으로 제시하였다<표 14>.
표 4.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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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성별, 종목) |
최기동(남, 체육교사) |
대사/말투 | “니가 뒤지고 싶어서 환장을 했냐?” “아나~ 이 새끼 이거~” “(당차게)나~ 최기동이야. 강산고 24회” “(형사에게 화내며)제가 친구나 팔아먹을 놈으로 보입니까?” “(싸워서 경찰서 간 학생에게)치고 받은 후에 소주한잔 하면서 풀고, 또 친구 먹고, 그게 진정한 사나이들의 세계야~” |
관계 | 옛날에는 모범생이었으나 현재는 조직의 두목이 된 친구와 재회. 조직에 들어가고자 하는 학생의 담임선생님. |
배경/내용 | 술집에서 일하는 제자들을 찾으러 감. 회 4점을 한 젓가락으로 집어 먹음. 비 오는 날 비를 맞으며 덤벨운동을 함. 교실에 들어갈 때 항상 몽둥이를 들고 들어감. |
시선/인식 | “선생이 허구언날 술인가?” “저런 것도 선생이라고, 참말로” “선생님이 더 깡패 같아요.” “공부는 전교 꼴등이였는데, 쌈박질은 전교 1등 이었단다!” |
표 5.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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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성별, 종목) |
박성원(남, 대학농구) |
대사/말투 | 초반: “(채무자에게 짜증나는 말투로) 빨간 날 출근해서 이지랄하고 있는데 뭐가 안녕이야. 자꾸 이런식으로 나오면 신혼집이고 나발이고 싸그리 압류
들어간다.” 후반: “(채무자에게 걱정하는 말투로)내 뒤로 오는 놈들 아주 무서워. 잘 피하고, 그 동안 괴롭혀서 미안해” “내가 이렇게 사는 게 우습게 보여? 우습게 보이냐고” |
관계 | 옛 애인 사이에 존재를 몰랐던 자신의 딸을 만나 처음에는 부정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딸을 사랑하게 됨. |
배경/내용 | 대학 농구 득점왕 이였으나, 감독을 폭행한 사건으로 농구를 그만두고 사채업계에서 종사. 대학 농구시절,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3점 뒤진 상황에서 2점 덩크슛 후 프러포즈 함. |
시선/인식 | “(스스로에게) 이건 완전 인간말종아니야!, 나 같은 새끼는 하루에 담배 열 갑씩 피고 뒈져야 돼” “근본이 나쁜 사람은 아니란 얘기네” “(새 생명 프로젝트에 참가)한 명의 천사로, 하나의 희망으로 우리 앞에 서게 된 것입니다” |
표 6.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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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성별, 종목) |
박남주(여, 양궁) |
대사/말투 | 꽤 비중 있는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대사가 많지 않음. 냉정한 말투. “(전화로 냉정하게) 나 남주. 진짜 찾았어. 엄청 큰 하수구. 원효대교 북쪽아래” |
관계 | 잡혀간 조카를 위해 위험을 무릅씀. 가족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고 있음. |
배경/내용 | 양궁 선수로서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는 비운의 캐릭터로 입상은 항상 하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함. 괴물에게 잡혀간 조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특기인 활을 가지고 괴물과 맞서 싸움.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괴물에게 불화살을 쏴서 물리침. |
시선/인식 | [TV 중계]“집중력이 좋은 만큼 시간을 많이 끈다. 이게 최대의 단점이죠.” “저 선수 시간 끄는 스타일이 결국 이런 결과를 나타냈군요.” |
표 7.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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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성별, 종목) |
연실(여, 프로레슬링) |
대사/말투 | “(주머니에 손을 넣고 삐딱하게 서서) 아이고~ 이년이 이거 빠져가지고” “내가 죽여 봐서 아는데요~ 사람 죽일 때는 그냥 눈깔을 확!” “(울면서)무슨 법이 엄마와 아들을 떨어뜨리는데요..” |
관계 | 수감자들 사이에서 군기반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 사랑하는 남자가 있으나, 신분을 밝히지 못한 채 3년 동안 속이고 있음. |
배경/내용 | 프로레슬링 선수였으나, 코치가 사기를 치자 겁만 줄려고 기술을 썼는데 목이 돌아가서 사망하여 살인죄로 수감. 입양되어 가는 동료 재소자 아들을 붙들고 소리내어 움. |
시선/인식 | “내 목도 헤드락 걸어서 돌려버리게?” “사람 죽이는 게 취미야?” |
표 8.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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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성별, 종목) |
김승현(남, 유도) |
대사/말투 | 말투: 거만한 명령조 ‘어이!’ ‘~하지 마’ ‘(손짓하며)일로 와봐’ |
관계 | 두 명의 주변사람(부인, 친한 형)에게 청부살인의 표적이 되어 피살됨 |
배경/내용 | 현재 경기체육대학 교수로 재직 중. 업소 총 7개(안마시술소 4개, 룸살롱 3개) 운영하는 유흥업계 대부. |
시선/인식 | [경찰대사] “교수란 인간이 완전 조폭이네” “저쪽에서 완전 유명한 사람이던데요” |
표 9.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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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성별, 종목) |
장철민(남, 복싱) |
대사/말투 | 사랑하는 연인에게 다정다감한 말투. 냉정하고 차분한 말투. 관장과 코치에게는 죄송한듯한 말투. “(뉘우치는 말투로 연인에게)나 서른살이고, 권투했었고, 어렸을 때 아주 나쁘게 살았어요. 지금은 그렇게 안 살아요. 그런 놈 이예요.. 나” “(무릎 꿇고) 사죄드리러 왔습니다, 관장님. 죄송합니다.” |
관계 | 관장과 코치에게 항상 미안해 함. 앞이 보이지 않는 연인과 사랑에 빠짐. 현역 시절 자신보다 한 수 밑이지만 라이벌이었던 선수와 현재 처지가 바뀜. |
배경/내용 | 99년 전국체전 미들급 전 경기 K. O.승. 현재 낮에는 생수배달, 밤에는 주차관리를 하며 생활. 운동을 그만두고 사람 패는 일, 돈 받으러 다니는 일을 했었음. 4년 3개월 감옥 수감. 고아. 이종격투기로 전향하여 돈을 벌기위해 술집에서 경기함. 돈을 벌기위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배신당해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됨. 항상 똑같은 허름한 옷과 신발을 착용. |
시선/인식 | 체육관 관장 및 코치가 다시 운동하기를 바람. “동양챔피언이 1년에 300 버는데 말 다했지 뭐.” |
표 10.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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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성별, 종목) |
배병우(남, 야구) |
대사/말투 | “형! 여긴 사회야~ 좀 더 준다고 하면 그냥 가는거야.” “(포수에게) 나 저 새끼 거르기 싫어” “앞으로 껄쩍대는 놈들 있으면 나한테 이야기해요. 내가 꼴통을 때려 부숴 줄 테니까.” “(자신 있게)왜 저는 인터뷰 안해요? 다음에 승리하면 그 때 한번 합시다.” |
관계 | 불순한 의도로 고객들에게 접근하지만, 그들의 순수함에 변화되어 고객들을 진심으로 도움. 함께 야구선수 생활을 한 포수와 계속적으로 친한 형,동생 관계로 지냄. |
배경/내용 | 전직 프로야구선수(투수)였으나 은퇴 후, 현재 더 많은 연봉을 주는 회사로 옮김. 포수가 상대팀 4번 타자를 고의사구로 거르자고 하자, 빈볼을 던짐. |
시선/인식 | “그 친구 단순해서 직구밖에 없어요.” “자네는 참 좋은 친구야” 죽은 황우철 유족이 자살방조혐의로 고소함. “사람이 그런 질문을 했으면, 당연히 말렸어야 하는 거 아니야???...(중략)... 사람이니까 따뜻한 말 한마디만 했어도..” |
표 11.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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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성별, 종목) |
J(남, 체대 유도전공) |
대사/말투 | “(자신 있는 말투로 생방송 중)지금까지 내가 안 잡힌 이유니까. 이두석 쇼 하지마라” “3분이면 끝이다. 이 개새끼야” “내 애를 가지면 못 죽일꺼라 생각했나봐~ 내가 애새끼를 얼마나 싫어하는데..” |
관계 | 담당 형사와 추격전 끝에 도망가서 공소시효가 지날 때까지 잡히지 않지만, 원한으로 인하여 유가족들이 모여 살인하려는 대상. 형사(희생자의 약혼자)에게 결국 살해당함. |
배경/내용 | 10명의 부녀자를 살해한 연곡동 연쇄살인범. 싸이코패스(살인 사실을 이야기하며 웃다, 울다가 반복함) 기질을 가진 살인범. |
시선/인식 | “항상 매스컴에 노출되기 원하는 과대망상증 환자였어. 그래서 살인을 선택한 거고” “저런 새낀 죽어야 돼” |
표 12.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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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성별, 종목) |
김서방(남, 태권도) |
대사/말투 | “(못 내키는 듯 마지못해) 제가 명색이 무도인 출신 아닙니까. 무도인으로서 밤일 한다는 게 아무래도 좀......” “(거드름을 피며)마! 니 뭐고? 가 앉아라.” “나 운동한다. 앉아라.” “태권도 7단이다!” “니 200 줬다며, 그럼 1300 남은 거 아닌가? 반띵하자!...(중략) 니 양심적으로 해라. 돈 관계는 깨끗해야한다” |
관계 | 극 중 주인공의 처남으로 유흥업소에서 함께 일하게 됨. |
배경/내용 | 폭력배인 가족을 따라 유흥업소에서 매니저로 일함. 무도인으로서 자존심이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퇴색해감. |
시선/인식 | “야! 이 이기적인 새끼야~ 네 새끼들도 니처럼 살게 놔둘래?” 싸움이 일어나려고 하는 순간에 어설픈 동작으로 비웃음을 삼. |
표 13.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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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성별, 종목) |
임덕규(남, 복싱) |
대사/말투 | “(위협하는 말투로)내가 니 친구냐? 조심해라.” “(딸을 위로하며) 아빠 같았으면 볼펜이 아니라 만년필로 확 찍었을텐데...” |
관계 | 복싱을 하며 학교를 다니던 학창시절에 함께한 절친한 친구 2명을 격투기 프로그램인 ‘전설의 주먹’을 통해 다시 만남. 딸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능력 없는 아빠를 원망함. |
배경/내용 | 홀로 딸을 키우며 국수집을 운영하나 가게 월세도 제대로 내기 힘든 형편으로 딸의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설의 주먹’이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 과거 88 올림픽 복싱 국가대표 선발전에 부정한 판정으로 올림픽에 못나가게 됨. 판정패 후, 술을 마시며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친구들을 때리고, 폭력배와 폭력 사건에 휘말려 입건 됨. |
시선/인식 | “그렇게 레벨이 다른 애들을 왜 그렇게 너는 때리고 다녔냐?” “넌 진짜 쓰레기였어.” “전설이 아니라 왕따지, 왕따. 주먹 쓰는 놈들 우리가 그냥 무시하고 피해준거 아니야!” “복싱을 왜 하는 거라고 했지?...부자 되려고 하는 거다. 너희같이 공부 못하고 없는 집 자식들이 부자 되는 길은 메달 따서 연금타거나 프로 가서 챔피언 되는 길 밖에 없어.” |
표 14.
번호 | 운동 종목 | 직 업 | 말투·행동 | 타인의 인식 | 주된 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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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둔 이유(기재시) | |||||
1 | · | 체육교사 | 거만함, 폭력적, 정의적, 의리 | 냉소적 시선 무식한 사람 |
사제관계 우정관계 |
2 | 농구 | 사채업자 | 폭력적 자의적 패배의식, 솔직함 |
냉정한 사람 →희망, 헌신의 캐릭터 | 채무관계 부녀관계 |
감독폭행 | |||||
3 | 양궁 | 양궁선수 | 냉정함, 차분함 침착함, 용맹함 |
집중력은 높으나 결단력 부족 | 가족관계 |
4 | 레슬링 | 수감자 | 폭력적, 소심함, 정이 많음 |
분위기 메이커 | 우정관계 |
코치살해 | |||||
5 | 유도 | 교수 (유흥업계 대부) |
거만함 | 조폭 살인의 표적 |
원한관계 |
6 | 복싱 | 폭력배 → 생수배달, 주차관리 → 이종격투기 선수 | 폭력적, 냉정함, 차분함, 다정다감(애인) | 승부조작 가담 생계가 어려움 |
라이벌관계 사제관계 연인관계 |
폭행사건 | |||||
7 | 야구 | 보험회사 직원 | 무모함, 거만함, 돈을 밝힘, 자존심, 의리 |
단순함, 무정함 → 인간적 따뜻함 |
우정관계 고객관계 |
8 | 유도 | 연쇄살인범 | 거만함, 폭력적, 과대망상, 잔인 | 싸이코패스 과대망상증환자 죽이고 싶은 자 |
원한관계 |
9 | 태권도 | 유흥업소 매니저 | 폭력적, 무모함, 돈을 밝힘, 거만함, 자만심 |
냉소적 시선 무시함 |
친척관계 조직관계 |
10 | 복싱 | 국수집 사장 | 폭력적, 의리, 자상함(딸, 가족) |
폭력적, 왕따, 가난함, 무시 |
우정관계 부녀관계 |
폭행사건 |
운동종목
분석대상 영화 10편중 운동종목은 투기종목(유도, 태권도, 복싱, 레슬링)이 6편으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이 종목을 전공하거나 선수생활을 한 인물들은 5명이 남성이었으며 모두 폭력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구기종목은 두 편에서 보여졌는데(농구와 야구), 이 영화들에서는 인물들이 초반에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였으나 영화 후반부에는 모두 긍정적인 이미지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직업
직업은 10편의 영화 속 인물 모두 다른 직업을 갖고 있었으며, 이 중 세 편의 영화 속 인물만 운동을 그만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선수생활이나 체육관련 직업을 갖고 있었다(괴물:양궁선수, 황해:체육대학교수, 신라의 달밤:체육교사). 운동을 그만 두고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7명의 인물 중, 4명의 인물 배경으로 운동을 그만둔 이유가 영화 속에 소개되었는데 모두 폭력(폭행사건, 살인)과 관련되어 운동을 그만두었다. 운동을 그만 둔 후에는 사채업자, 생수배달, 유흥업소, 보험회사, 작은 국수집, 범죄자 등으로 그리고 있었으며, 대부분이 자신 혹은 가족들의 생계가 곤란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처지였다.
말투, 행동
인물의 언행에서 나타나는 특성 중 ‘폭력적’이라는 특성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특성은 ‘거만함’이였고, ‘의리’있는 모습도 많이 보여졌다. 이 외에도 긍정적인 이미지로는 ‘정이 많음’, ‘침착함’, ‘차분함’ 등이 나타났고 부정적인 이미지로는 ‘돈을 밝힘’, ‘무모함’, ‘패배의식’ 등이 나타났다.
결 론
영화 속 체육인의 이미지는 <표 1>에서 제시한 스포츠 영화 속 이미지와는 많은 차이점이 있었다. 스포츠 영화는 일상적인 삶에서 체험하기 힘든 도전정신과 감동적인 드라마, 따뜻한 인간미를 가지고 있었으며 또한 예측하기 힘든 스포츠의 특성이 관객들을 사로잡고 이를 통해 체육이 무엇인지를 전달하고 있었다(이학준, 2006). 그 속에는 재미와 감동 교훈이 있었고 이를 통해 스포츠가 가진 가치가 영화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분석한 영화에서 그려진 체육인의 이미지는 상당부분 왜곡되어 있거나 부정적 시선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물론 영화 속에서 나타나는 체육인의 모습이 현실 속 일부 체육인의 모습과 일치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또한, ‘체육’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인물이 아닌 다른 인물들도 충분히 내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로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영화에서 일부 체육인들에게서 나타나는 부정적인 언행과 시선들이 반복적으로 보여지면서 마치 대부분의 체육인이 그러한 모습이라고 관객들에게 왜곡되어 인식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또한, 감독들이 영화를 제작함에 있어서 폭력적인 역할이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필요로 하는 배역에는 ‘체육인’을 등장시키는 점도 사회 속에 이미 내재되어 버린 ‘체육인’에 대한 인식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일반 영화속 등장인물을 통해 비춰진 체육인의 이미지는 크게 폭력의 이미지, 결핍이 이미지, 실패의 이미지로 나타났다. 솔직함, 차분함, 자상함, 의리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도 연구결과 드러났으나 이는 인물의 주변적 요소로 제시되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영화 속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긍정적 이미지를 압도하고 있었다.
폭력의 이미지
본 연구에서 영화 속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보여지는 가장 대표적인 체육의 이미지는 폭력의 이미지였다.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폭력적인 성격을 대사와 행동을 통해 표출하였으며 그들이 갖고 있는 영화 속 직업도 폭력과 관련 있는 직업들이 많았다.
직업과 언어 그리고 행동이 하나의 구조를 이루어 함께 비추어지면서, ‘체육인=폭력’의 구조가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제공되고 있었다(그림 2).
결핍의 이미지
대상에 대한 이미지는 주어지는 것 보다 형성된다고 설명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한 개인은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많은 것들에 대해서 새롭게 배워가며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전혀 관심이 없거나 부족한 대상의 경우에는 처음 접하거나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형성되는 이미지가 큰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영화 속 체육의 이미지는 ‘결핍’의 상태로 나타나고 있었다. ‘결핍’이란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거나 모자란다는 뜻이다. 이러한 결핍의 이미지는 크게 4가지로 구성되었다.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한 결핍, 경제적인 결핍, 비리나 부정·부패로 인한 도덕적 결핍, 과장된 행동 및 우스운 행동을 통해 희화화하면서 지적 결핍을 드러내고 있었다(그림 3).
현대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도덕적 결핍 및 경제적 결핍과 같은 사회적 범주와 함께 가정환경 및 지적 수준과 같은 개인적 범주의 요소들 모두 부족한 상태로 제시하므로 ‘체육인=결핍(부족함)’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실패(패배자)의 이미지
스포츠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체육인의 모습은 대부분 역경을 딛고 승리하는 모습이나,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일반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체육인은 인생에서 체육인으로서 실패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운동선수로 등장한 인물들은 선수 생활 중 폭력 사건 등을 통해 선수 생활을 그만두게 되고, 비교적 기량이 뛰어난 선수로 등장한 양궁 선수도 중요한 순간에는 결단력이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일반영화 분석을 통해 비춰진 체육인은 대부분 실패자의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그림 4).
운동으로서의 실패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 체육인은 모두 관계적 실패를 경험한다. 부녀지간으로 나오는 경우에는 자녀와 사이가 좋지 않고, 부부관계가 나오는 영화에는 대부분 아내를 잃었거나 미움을 받고 있다. 우정이 강조되는 친구관계가 나오는 경우에도, 의리 있게 나오는 부분도 있지만 이와 반대로 반드시 라이벌이나 친구에게 배신당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즉, 영화 속에서 체육인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실패하는 사람으로 비춰진다. 이 때문에 영화 속에서 원한관계를 맺고 영화가 전개되곤 한다.
이러한 실패자의 모습들은 영화 속 장면이나 이야기 전개 속에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자기 스스로를 자책하고 패배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으로도 표출된다.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제작된 스포츠 영화와 다르게 일반 영화 속에 그려진 ‘체육’의 이미지는 본 연구 결과 왜곡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이미지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누적되어 마치 실제와 같은 착각 및 편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렇게 왜곡된 ‘체육’에 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에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무분별하게 반복해서 나타나는 영화 속 왜곡된 체육 및 체육인의 이미지를 시정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부정적인 ‘체육인’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긍정적인 미디어 콘텐츠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것도 적극적 대처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한 체육인에 관한 다큐멘터리나 스포츠가 가지는 바람직한 가치들을 드러낼 수 있는 미디어의 제작이 필요하다. 이는 왜곡된 체육인의 모습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각의 사례 속에서 체육인들이 부정적 이미지로 활용되는 맥락을 질적 분석을 통해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많은 영화 속에서 영광보다는 실패와 아픔 등을 지니고 주변적 인물로 살아가는 체육인들이 영화의 내러티브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분석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영화 속에 그려진 감동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본 연구에서 그려진 인물과 사건을 통해 분석한 체육의 이미지는 대부분이 부정적이고 성공과는 거리가 먼 실패한 인생으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스포츠 영화와 일반 영화 속에서 비춰지는 체육에 관한 이미지의 괴리는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는지 추후 후속 연구를 통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Notes
** ‘체육’이라는 용어는 다양한 신체활동, 운동, 스포츠, 레크리에이션 등의 유사개념을 포함할 수 있도록 정의(국민체육진흥법 제 2조)되어 있으나, 생활 속에서는 ‘체육’과 ‘스포츠’라는 용어가 혼용되어 사용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혼재 속에서 체육학계에서는 ‘스포츠’라는 용어를 하나의 문화적 형태로서, 경쟁 유무를 떠나 신체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회현상으로 사용하는 추세이지만(체육백서, 2010), 본 논문에서는 체육 개념에 대한 정의를 바탕으로 ‘체육’의 개념을 ‘스포츠’보다 확대하여 상위 개념으로써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