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사 교육을 위한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 경험 및 교사 교육적 의미 탐색
Cho, Mi-Hye; Kwon, Min-Jung *
체육과학연구Korean Journal of Sport Science, Vol.27, No.1, pp.133-152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find out what experiences pre-service physical education teachers have before, during and after student teaching along with teacher educational meanings in the experiences. The subjects of this study were 7 senior students in department of physical education of B university located in A city. Th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daily records of student teaching and in-depth interview(group and individual).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using the methods of Smith & Kinsella(2009) and Spradley(1980). The analysis showed expectation for learning(knowledge, skills, behavior) and realization(feeling, stimulation, awareness) before student teaching, fight and compromise with 'me'(body, spirit, life), 'you'(teacher, student) and 'it'(instruction, environment, episode) during student teaching, and regret of 'instruction'(plan, execution, evaluation), 'relationship'(forming, maintaining, improving) and 'role'(teacher, attitude, sense of calling) after student teaching. These characteristics were discussed in 4 aspects of educational meanings including seeking essence, seeking forms, seeking roles and seeking status. Lastly, the study suggested unification of student teaching contents, introduction of exclusive teacher system for student teaching, establishment of evaluation system for student teaching program and development of field ability strengthening program available to connect with student teaching in physical education.
초록
이 연구의 목적은 예비체육교사들이 교육실습 전-중-후에 어떠한 경험을 갖게 되며, 그러한 경험 내면에 담겨 있는 교사 교육적 의미를 탐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 참여자로 A지역의 B대학 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인 4학년 학생 7명을 선정하였다. 자료 수집은 교육실습 일지(1차) 및 심층면담(그룹 및 개별)을 통해 이루어졌다. 수집된 자료는 주로 Smith & Kinsella(2009), Spradley(1980)의 분석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교육실습 전에는 배움(지식, 기술, 행동)과 깨달음(느낌, 자극, 의식)에 대한 기대, 실습 중에는 ‘나(신체, 정신, 생활)’, ‘너(교사, 학생)’, ‘그것(수업, 환경, 에피소드)’과의 싸움과 타협, 실습 후에는 ‘수업(계획, 실행, 평가)’, ‘관계(형성, 유지, 개선)’, ‘역할(교사, 태도, 소명감)’에 대한 아쉬움이라는 경험 특성을 나타냈다. 이러한 특성은 체육과 교육실습의 본질(本質) 찾기, 상(象) 찾기, 역할(役割) 찾기, 위상(位相) 찾기와 같은 네 가지 측면의 교육적 의미로 논의하였다. 끝으로, 본 연구 결과에 따라 체육 교과의 교육적 가치와 특성을 담아낼 수 있는 예비체육교사의 교육 실습 구현을 위해 주목해야 할 사안으로 체육과 교육실습 내용의 일원화, 교육실습 전담 지도교사제 도입, 교육실습 프로그램의 평가 시스템 마련, 교육실습과 연계 가능한 현장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을 제안하였다.
서 론
한국에서의 교육실습은 소위 교생실습(practicum)으로 대표되고 있다(Kang, 2013). 예비교사로서의 교육실습생(이하 교생)이 교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관문이며, 대학에서 학습해 온 교육학 이론 및 전공 이론(교과교육학, 교과내용학) 관련 경험적·실천적 지식을 직접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교육실습은 예비교사의 교직에 대한 가치관 및 사고에 영향을 미치며(Cho & Park, 2006),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교사상을 만들어가는 경험도 갖도록 한다(Kwon & Cho, 2013). 뿐만 아니라 교육실습 과정에서 지도교사, 학생, 동료 예비교사, 교육 환경 등과의 관계를 형성·유지하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Jeong, 2014).
그러나 실제 교육실습 현장에서는 예비교사들이 갖게 되는 경험지(經驗知)와 체득지(體得知)가 무관심으로 인해 그대로 사장되거나 오히려 더 큰 문제와 갈등을 발생시키기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Han, 2015). 교육실습 프로그램, 교사의 전문성(교사 지식 등)의 문제에 대한 이해 방식, 교원 임용의 문제, 학교와 대학 간의 협력 문제 등 교육실습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는 크고 작은 문제들1)은 교육실습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동안 국내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실습’은 교사양성의 질적인 변화를 위해 꽤 오랜 기간 동안 교사양성과정의 주요 논제로 다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실습의 비중이나 질은 여전히 답보 상태라 할 수 있다. 특히 교사 임용 시험 합격자 선발 과정에서도 수업 실연의 과정에 일부 포함되는 정도로만 교육실습의 과정 및 결과를 반영하거나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형식적 운영’에 그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Kang, 2013). 전술한 바와 같이 교사양성 과정에서 교육실습은 예비교사에게 필요한 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와 해석의 과정, 특히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현상에 터하여 교직 적성의 점검, 평가, 개발의 과정을 제공한다(Kang, 2013)는 측면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문제의 반복 및 지속은 교원양성 교육과정의 전반적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한편, 체육과의 경우 열린 공간에서 신체활동을 핵심으로 하는 다양한 가치들을 가르쳐야 하는 교과 특성과 교수학습 내용 및 방법의 다양성으로 인해 예비 체육교사가 초보 수준에서 숙련 수준으로 발전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결국 체육 교과에서는 장기간 또는 다수의 교육실습 경험 제공이야말로 예비 체육교사로서 소유해야 할 체육 교과 고유의 신체활동 관련 교육 철학, 교수학습 방법과 관련된 경험 중심 지식의 균형 있는 학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체육 교과에서 교육실습은 교과 수업 내·외와 관련된 전반적인 노하우와 인식을 형성하도록 하는 성찰적 경험의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현장 적합형 체육교육 전문가 양성에 필요한 사전 교육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Song & Pyun, 2009).
그동안 국내의 예비교사 교육실습 관련 연구는 초·중등 교육 분야에서 다양한 주제로 수행되어 왔다. 그 중 중등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한 주요 연구 범위는 교육실습 기간 동안의 경험을 질적 분석 방법으로 분석하여 예비교사가 교육철학을 정립해 나가는 양상이나 반성적 사고 수준을 향상시키는 과정, 성장모형 패러다임의 형성 등을 탐구한 연구(Sung, 2014; Cho et al., 2008; Jo, 2004), 교육실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관계 형성을 탐구한 연구(Ahn & Cho, 2004; Jeong, 2014; Hwang & Kim, 2014), 교육실습 프로그램 개발 및 개선 관련 연구(Kim, 2014; Seo et al., 2006), 교사양성 과정에서의 교육실습 제도에 대한 반성과 개선 관련 연구(Kang, 2013; Song, 2014)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연구들은 현행 교사양성과정에서 운영되고 있는 교육실습이 예비교사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교육적 의미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예비교사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관계나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교육 시스템을 비평함으로써 교육실습의 교육적 역할을 재조명할 수 있는 제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체육과의 경우에는 예비체육교사들이 교육실습 기간 동안 겪게 되는 경험(반성)의 내용과 만족 정도 등을 분석하여 교육실습이 예비체육교사들의 진로·직업 선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체육 교사교육의 과정 및 결과에 어떻게 작용을 하게 되는지 등을 탐구하는 연구(kim & Moon, 2014; Song & Pyun, 2009; Lee & Lee, 2011), 예비체육교사의 교육과정 및 교재(교수학습과정안 등) 개발 과정을 탐구한 연구(Kim, 2012; Sung & Chang, 2013), 교육실습 경험에 터한 수업 지식(내용교수지식-체육과 PCK 등) 형성 과정을 탐구한 연구(Youn & Son, 2012; Lee, 2011)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연구들은 예비체육교사들의 교육실습 경험이 체육교사로서의 전문성을 갖추는 과정과 향후 진로·직업 선택의 과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 및 논의하고 있다. 이처럼 교원양성과정에서 교육실습을 주요 초점으로 하는 연구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고, 특히 체육 교과에서의 교육실습 관련 연구는 주로 교육과정, 수업 지식, 교수방법(교재) 측면 등의 주제로 수행되어 왔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연구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체육과 교육실습의 교육적 성과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답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소 다른 관점에서의 심층적인 분석과 논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에 본 연구는 예비 체육교사들이 교육실습 전-중-후에 어떠한 경험을 갖게 되며 그러한 경험들을 종합적인 경험 요인의 특성으로 구성해 냄으로써 경험 내면에 담겨 있는 교사 교육적 함의를 탐색하는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가 기존의 연구와 차별성을 갖는 측면은 첫째, 교육실습 자체를 구심점으로 한 예비체육교사들의 경험을 시간적 흐름(단계)에 따라 탐색 및 분석하여 각 단계별 경험에 담겨진 교육적 의미는 무엇인지 논의하는 것에 있다. 둘째, 예비체육교사들의 교육실습 경험 분석은 연구자의 관점에서 단순히 긍정적·부정적 경험으로 양분하는 방식이 아닌, 예비체육교사들의 경험을 최대한 확산적으로 드러내도록 한 후 그 결과를 의미 있는 경험 요인의 특성으로 묶어내는 방식을 시도하는 것에 있다. 셋째, 본 연구 결과로 도출되는 교육실습 경험을 토대로 체육교사 교육적 관점에서 논의할 수 있는 체육 교과 고유의 시사점을 도출해 내는 것에 있다. 끝으로, 이러한 시도들은 그동안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 관련 문제점들을 보다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한 고민 과정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연구방법
연구 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A광역시 B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4학년 학생들로, ‘교육실습’ 과목의 강의를 수강한 재학생 중 교육실습 과목 및 실습에 대한 열의가 높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7명의 예비체육교사이다.
Table 1.
Name | Gender | Practice School | Individual Interview | |
---|---|---|---|---|
School Class | School Type | |||
A | Male | Middle school | Coeducational school | ○ |
B | Male | High school | Coeducational school | |
C | Female | Middle school | Male school | ○ |
D | Male | Middle school | Coeducational school | |
E | Female | High school | Coeducational school | |
F | Female | Middle school | Male school | |
G | Male | High school | Male school | ○ |
이들의 선정은 2015년 1학기에 개설된 교육실습 과목을 담당한 교수의 추천, 4주의 교육실습 기간 동안 작성한 ‘실습 일지’의 작성 태도나 작성 내용의 충실성, 자신 및 주변 상황에 대한 반성 여부, 수업 중 교육실습 경험에 대한 발표 내용(발표력), 교육실습 과목 수강 중 교내 수업실연 대회 참가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졌다. 이러한 선정 기준을 설정한 이유는 본 연구가 기존의 연구와 차별성을 갖기 위해 예비체육교사들이 기존의 단순화된 경험 분류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확산적이고 심도 있는 경험 내용을 자신 있게 표현해 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자료 수집
교육실습일지
예비체육교사들의 실습 경험 분석을 위한 1차 수집 자료로 교육 실습 일지를 이용하였다. 교육 실습 일지는 ‘교육 실습’ 과목을 수강하는 모든 학생들이 실제 실습 기간 중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교육 실습 일지 쓰기’ 과제로, 자신의 교육 실습 경험을 매일 작성하도록 한 것이다. 일지의 양식, 작성 내용 및 방식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침을 제시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연구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실습 경험을 유도하거나 편중된 경험으로 작성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교육실습 일지 쓰기 과제의 제출은 1주차부터 4주차까지 1주 간격으로 개별 제출하도록 하였으며, 실습 기간 중에는 교육실습 과목의 수업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담당 교수의 메일로 제출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제출 방식으로 수집된 실습일지는 개별 학생마다 총 4편(4주분)을 제출해야 하므로 교육실습이 끝난 후에는 약 140편의 일지를 수집할 수 있었다. 각 일지는 작성자의 개별 경험의 범위 및 내용, 기록 방식 등에 따라 다양한 분량으로 구분·수집하였으며, 1주분 일지의 양은 학생 1인당 2쪽~4쪽으로 4주 분량을 모두 수집한 결과 약 450쪽의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다. 이렇게 예비체육교사에 의해 작성된 교육 실습 일지는 최종적으로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 본 연구에서 사용되었다. 특히 일지에 담긴 모든 내용은 예비체육교사들의 실습 전-중-후의 과정에서 직접적·간접적 경험을 파악하는데 주요한 원자료로 활용하였으며, 추후 심층 그룹 면담자 선정 및 면담을 통한 2차 자료수집의 토대가 되었다.
그룹 심층면담
1차로 수집한 예비체육교사들의 4주간 교육실습 일지를 토대로 교육실습 전-중-후에 대한 경험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연구자가 직접 개발한 반구조화된 면담지를 활용하여 그룹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심층 그룹 면담 대상자로 선정된 7명의 예비체육교사들과 총 2회의 면담을 실시하였고, 1차 면담은 1시간 20분, 2차 면담은 1시간 25분 동안 진행되었다. 면담 장소로는 소규모 회의실을 사용하였으며, 본격적인 면담을 시작하기 전(약 10분정도)에는 평소 근황이나 임용 시험 준비 및 취업 준비 과정 등에 대해 질문을 하는 등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룹 심층면담의 주요 내용 영역은 교육실습 전-중-후로 구분하였는데, 구체적으로 교육실습 ‘전’ 단계에서는 교육실습에 대한 자신과 주변의 인식, 실습 준비 과정과 관련된 내용들로 구성하였다. 교육실습 ‘중’ 단계에서는 교사, 수업, 학생, 환경 등의 측면에서 실제 경험을 확산적으로 답변하되, 경험 뿐 아니라 경험을 둘러싼 다양한 에피소드나 그에 대한 의견들 또한 자연스럽게 답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교육실습 ‘후’ 단계에서는 실습 ‘전’ 및 ‘중’ 단계와 종합적으로 비교해 볼 때, 만족 또는 실망스러웠던 경험들을 다양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예비체육교사들의 그룹 심층면담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질문들은 추후 개별 심층면담을 통해 내용을 보완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메모해 두었다. 그룹 심층면담의 전 과정은 예비체육교사들의 동의를 얻어 녹음기로 녹취한 후 전사하여 1차 수집 자료(실습 일지)와 함께 분석(내용 교차 분석 등)에 활용되었다.
개별 심층면담
2차 자료 수집을 위한 그룹 심층면담 과정 중 예비체육교사들의 답변 내용에서 추가 질문이 발생하거나, 답변 내용을 보다 구체적이고 내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 경우, 추가적인 개별 심층면담을 진행하였다. 그룹 면담 대상자 7명 중 3명의 예비체육교사들에게 개별 심층면담을 의뢰하였고, 추가 면담에 대한 동의를 구한 후 별도의 면담 일정을 정하여 개별적으로 1회의 추가 면담을 실시하였다. 개별 면담 소요 시간으로는 약 1시간~1시간 10분 동안 진행하였으며, 면담 내용은 주로 실습 ‘전’ 및 ‘중’ 단계에서의 경험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나 실습 ‘후’ 단계에서의 내면적 정서 상태 등을 파악하는 질문들로 구성되었다.
자료 분석 및 진실성
본 연구에서는 교육실습 일지의 내용을 분석하기 위해서 Broun & Clarke (2006)가 제안한 6단계 주제분석법(thematic analysis)을 기초로 하여 분석하였다 (Hall et al., 2012). 즉, 실습일지를 1차 연구 자료로 간주한 상태에서 전체적으로 본 연구목적에 부합하는 단어나 구절에 밑줄을 그어 주요 분석 단위로 선별하고, 각 단위마다 별도의 식별 표시를 하면서 직접 코드를 부여하였다. 이러한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 경험으로써 유의미한 내용들을 범주화하여 개념화 작업을 시도하였다. 나열된 개념들은 적합한 명칭을 붙이고(naming) 더 구체적인 상위 주제로 묶어 내거나 또는 분류시키면서 상위 주제와 하위 주제의 관계를 형성시켜 나갔다.
둘째, 예비체육교사들과의 심층면담(그룹 및 개별 면담)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Spradley (1980)의 영역 분석 및 분류 체계 분석 방법도 사용하였다. 우선 전사된 면담 자료들은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예비체육교사 스스로 의미 있는 경험이라고 표현하거나 요약한 용어 들에 밑줄을 긋고, 본 연구를 위한 주제가 될 수 있는 내용들에 특징적인 표시를 하며 자료를 분절화 하였다. 이렇게 분절화 시킨 각각의 자료들에 내포된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를 생성하고 기록하면서 더욱 구체적인 자료 분류 작업을 실시하였다. 이렇게 1차 분석된 자료들은 2차적으로 분류 체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1차로 도출된 주제들을 서로 비교하면서 더욱 포괄적인 실습 경험 관련 주제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중영역과 대영역을 순차적으로 도출해 냄으로써 분류 체계를 구성하였다. 이렇게 분석한 모든 자료는 상호 비교 및 대조 작업을 거쳤다. 특히 교육실습 일지와 면담 자료 분석을 통해 구성한 범주 및 분류 체계를 서로 비교하고 수정 보완함으로써 다음의 <Table 2>와 같이 분석 및 구조화되었다.
Table 2.
Stage | Themes of Experience | Content Factors | Subtleties of Factor | ||
---|---|---|---|---|---|
Before student teaching | Intentional expectation | Learning | Knowledge | Practical intellectualization of major knowledge | |
Skill | Teaching skill, Instruction management skill, Skill related to forming-maintaining-improving relationships | ||||
Behavior | Behavior(attitude) and positive habits as a PE teacher | ||||
Realization | Felling | Feeling of psychological/mental changes | |||
Stimulation | Verbal/Behavioral/Physical stimulation | ||||
Awareness | Awareness of not knowing yet, Awareness of things forgotten | ||||
During student teaching | Fight and compromise | Fight | Compromise | ||
Me | Body | Imbalanced bio-rhythms, Physical deterioration | Being lazy Compensating Deleting |
||
Spirit(Psychology) | Frustration, Disappointment | ||||
Life | Personal lifestyle changes, Adaptation to busy school schedule | ||||
You | Guidance teacher | Professionalism, PE teaching style, Student teacher teaching method | Active resistance Being independent |
||
Homeroom teacher | Personal character, Homeroom work method, Student teacher teaching method | ||||
Student | Various tendencies, Perception and prejudice toward student teachers | ||||
It | Instruction | Instruction preparation-execution-reflection | Postponing Giving up |
||
Environment (Culture) |
Physical training facilities(equipment), Student teaching culture of school | ||||
Episode | Episode during PE instruction/class management | ||||
After student teaching |
Reflective regret | Instruction | Plan | Instruction design/teaching materials development based on the curriculum | |
Execution | Effective instruction, Learner management | ||||
Evaluation | Concept of evaluation, Connection between evaluation contents and methods(tools) | ||||
Relationship | Forming | Forming relationship based on intimacy-distance between teachers and students | |||
Maintaining | Maintaining of understanding/love/respect toward student | ||||
Improving | Improving of relationship between guidance teacher and student teacher/student teacher and student | ||||
Role | Teacher | Role as a PE teacher/Homeroom teacher | |||
Attitude | Active attitude, Reflective attitude | ||||
Sense of calling | Sense of calling as a teacher/supporter of life |
또한 연구 수행 과정에서 자료의 분석과 해석에 대한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성원 검토 및 전문가 검토(동료 협의)를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 참여한 예비체육교사들에게 최초로 작성된 연구 결과를 제시하여 연구자가 도출한 연구 결과(주제)와 같은 방식 및 내용으로 진술되는 것이 본래의 의미를 왜곡하여 해석한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검증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스포츠교육학 전공 교수 1명, 스포츠교육학 박사학위를 소지한 현직 체육교사 2명에게 연구 과정 및 결과를 제공하여 신뢰성과 타당성을 검증받았다. 이렇게 수행된 구성원 검토 및 전문가 검토는 본 연구의 자료수집-분석-해석의 과정을 통해 도출된 연구 결과의 진실성을 높이는데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에 대한경험 특성 및 의미
교육실습 전 경험: ‘의도적 기대’
우선 예비체육교사들이 작성한 교육실습 일지를 분석한 결과 교육실습이 시작되기 전 단계에 대한 내용으로 가장 빈번하게 다루어진 내용은 교육실습에 대한 ‘기대’였다. 특히 그룹 심층면담을 통해 예비체육교사들의 실습 전 기대 경험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결과 ‘배움’과 ‘깨달음’에 대한 기대 경험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각 경험에 대한 세부적인 경험 요소가 내포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그룹 심층면담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예비체육교사들은 주로 대학에서 배운 전공 지식이 학교체육 현장에서 실천적 지식으로 활용되는 과정, 수업을 구심점으로 하는 교수 기술 및 수업 운영 관련 기술, 교사로서 학생과 적절한 관계를 맺는 방법과 기술, 체육교사로서의 바람직한 행동이나 습관 등에서 ‘배움’의 경험을 갖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정말 뭐든 많이 배우고 오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어요. 학교에서 배운 전공 지식이 학교 현장에서 정말 쓰이고 있는지도 궁금했고, 특히 교수법 이론이 정말로 활용되고 있는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같은 것들이요(A, 남, 그룹 면담)
우리는 학생들을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모르잖아요.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방법들? 학생들과 적절한 관계를 맺는 법? 같은 것들 배울 수 있겠다고 기대한 것 같아요(E, 여, 그룹 면담).
보고 배울 수 있는 체육선생님을 만나고 싶었어요. 말투, 행동 같은 것들이요. 습관도 좋고, 또 이론적으로는 학생들에게 존댓말을 서야 한다고 했는데, 진짜 그래야 하는지 어떻게 조절해서 써야 학생들과 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지 배우는 거요(B, 남, 그룹 면담)
다음은 ‘깨달음’에 대한 기대 경험이다. 예비체육교사들은 자신의 심리적, 정신적 변화 체감, 지도교사, 참여, 문화 등에 의한 언어적, 행동적, 물리적 자극, 그동안 잊고 있었거나 새로움에 대한 의식을 통해 ‘깨달음’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과연 내가 교사로서 적합한 사람인가를 생각할 때마다 정말 혼란스러운데, 그런 것들이 어느 쪽으로든 바뀐다는 느낌을 받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F, 여, 그룹 면담).
제가 남들 앞에서 말을 하거나 먼저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성격이 아닌데, 누구에게든, 어떤 것이든 어떤 충격? 자극? 을 받아서 좋은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E, 여, 그룹 면담)
아, 학교현장이 이런거구나, 이건 책에서도 교수님들한테서도 배울 수 없는 그런거구나 라는 걸 깨닫게 되면 좋겠고…(중략)…어릴 때부터 교사가 꿈이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어요(D, 남, 그룹 면담).
이처럼 예비체육교사들의 ‘배움’과 ‘깨달음’의 경험에 대한 기대를 살펴보면, 대부분 긍정적인 기대임을 알 수 있다. 즉, 교육실습 전 단계에서 이들이 갖는 ‘배움’과 ‘깨달음’에 대한 기대는 현장 중심적 경험 요소들을 향한 갈망이자 갈망을 현실화 시키고 싶은 심리적 작용에 의한 의도적 성격이 내포된 기대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선배들한테 교생 나가면 진짜 별거 없다는 얘기 너무 많이 들었거든요. 그게 완전 복불복이라고요. 그래도 저는 그런 학교 안갈꺼다, 뭐라도 배우고 오게 될거다 라고 일부러 생각하고 갔던 것 같아요(A, 남, 개별 면담)
교생 나가기 전부터 안 좋은 것만 생각하면 힘들 것 같아서, 교생 때 아니면 경험 못할 것 같은 것들은 가서 꼭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면서 준비했어요(G, 남, 개별 면담)
위의 면담에서 ‘일부러 생각하고 갔던 것’이나 ‘꼭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면서 준비’했다는 내용은 예비체육교사들이 교육실습 전 단계에서 의도적으로 긍정적 기대를 생성해 내고 있음을 나타낸다. 즉, 이론(대학)과 실제(학교 현장)의 간극을 경험하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상쇄시키고자 하는 의도적인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교육실습 전 단계에서의 기대 경험은 예비체육교사로서 실습 준비 단계의 적극적 태도 또한 담고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바람직한 현상이기도 하다. 또한 예비체육교사들이 주로 대학에서 배운 지식 사용 및 효과 검증,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 중심의 반성을 하며(Kim, 2010), 실습수업을 통해 지식구성 불협화음을 경험한다(Youn, 2010)는 선행연구 결과와 비교해 볼 때 유사점과 차이점을 담고 있다. 즉, 예비체육교사들은 교육실습 전 단계에서도 지식과 수업 측면의 배움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유사점과 체육교사 개인적 측면의 배움에 대해서도 기대한다는 차이점을 동시에 담고 있다. 다만, 이러한 ‘의도적 기대’는 다음 단계인 실습 중 및 실습 후 단계의 경험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내포하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교육실습 중: 나, 너, 그것과의 싸움과 타협
예비체육교사들의 ‘교육실습 중’ 경험 요인들의 주요 특성은 ‘싸움’ 이었다. 여기서 ‘싸움’의 대상은 ‘나, 너, 그것’으로 대상화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대상들과의 싸움을 통해 예비체육교사로서 감내해야 할 교육 실습 과정상의 경험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나’와의 싸움과 타협
교육실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의 경우 예비체육교사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자신과의 싸움을 매우 힘든 경험으로 표현해 내고 있었다.
실습 첫날 출근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전날은 거의 한숨도 못잔 것 같아요. 그 후에도 일주일 정도는 계속 힘들었어요(F, 여, 그룹 면담).
등교 시간, 점심 시간, 하교 시간에 계속 교문 지도를 해보라고 하셔서 시간에 쫒기는 것이 너무 신경 쓰이고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4교시 수업 참관 날에는 거의 점심도 못 먹고 나갔고요(B, 남, 그룹 면담).
이처럼 예비체육교사들은 대학생으로서의 자유로운 생활이 아닌 교사로서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생활을 경험하게 되면서 생체 리듬의 불균형과 그에 따른 체력 저하에 저항해야 하는 상황들에 놓이게 되었다.
평소 제 성격이면 생활지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학생들을 말로 지도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솔직히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좌절도 했어요(C, 여, 그룹 면담).
실습 시작하고 나서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제가 학교 다닐 때와 비교할수록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워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계속해서 고민해야 했어요. 좌절도 많이 하게 되고요(A, 남, 그룹 면담).
이들의 면담 내용은 Han (2015)의 연구에서와 같이 예비체육교사들이 대학 생활에서의 시간 활용법과 교직 사회에서 요구되는 시간 활용법의 차이를 처음으로 체험하게 되면서 체계화되고 조직화된 시간 엄수의 태도를 갖추어야만 하는 사회인의 모습을 직시하게 되었음을 나타낸다. 이 외에도 비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교사로서의 생활 패턴이나 학교 스케줄의 이해와 수용 측면에서도 ‘나’ 스스로를 설득시켜 나가는 경험도 갖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점심 시간에 학생들과 교실에서 밥을 먹어야 할 때 너무 어색하고 민망하고 그래서 혼자 속으로 괜찮다 괜찮다 계속 외우면서 먹었는데, 이런 생활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어요(C, 여, 그룹 면담).
교직원 연수를 못간다는 선생님들한테 교감선생님이랑 부장선생님이 막 뭐라 하시더라고요. 무조건 학교 스케줄에 따라야지 개인 스케줄 필요 없다고요. 또 선생님들이 너무 바쁘고 똑 같은 생활을 반복하니까 내가 그런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 할수록 점점 혼란스럽고 힘들었어요(E, 여, 그룹 면담).
위와 같은 경험은 자신이 ‘교사로서의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초기 어려움이자 최초의 ‘나와의 싸움’의 경험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신체나 생활 측면의 경우 ‘교육실습’이라고 하는 새로운 상황에 자신을 적응시키기 위해 주력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경험이며, 정신 및 심리 측면의 경우 처음으로 교직 업무를 수행하는 ‘나’에 대해 발견하게 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경험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예비체육교사들은 ‘나’와의 싸움을 끝내기 위해 ‘타협’을 시도하는 경험도 만들어갔음을 알 수 있었다. 교직사회는 이들을 예비교사라는 이유로 관대하거나 처벌을 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Kim & Kang, 2014). 이들이 선택한 타협의 방식은 ‘게으르기, ‘보상하기’, ‘삭제하기’이며, 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과 협의하는 모습들을 의미한다.
1주 정도 지나고 나서는 일부러라도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오늘 해야 할 일을 일부러 게으름 피우기도 했어요. 스트레스 덜 받으려고요(A, 남, 개별 면담).
2주 지나고 나서 저에게 선물을 사줬어요. 그동안 사고 싶었던 옷이랑 수업에서 신을 운동화를 사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어요(C, 여, 개별 면담).
교생실습 전보다 임용시험 공부를 많이 못하는 것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기로 했어요. 엄청 피곤한 날은 과감하게 공부하지 않고 일찍 자버리거나 친구랑 맛있는거 먹으면서 수다도 떨고요.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경험들을 잊으려고 했어요(G, 남, 개별 면담).
비록 본 연구에 참여한 모든 예비체육교사가 이러한 방식의 타협 경험을 생성해 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세 가지 타협 방식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자 하는 의지력에 대한 또 다른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는 Youn(2012)의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예비체육교사들의 실습 경험을 통한 변화의 과정이나 Han(2015)의 연구에서 논의하는 갈등 해결 측면과 다소 다른 관점의 해석이다. 즉, 교육실습이라는 새로운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에 보다 빨리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만의 타협 방식을 생성해 냄으로써 나와의 싸움 과정에서 스스로를 배려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이는 예비체육교사들의 실습 초기 적응 방식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실습 교육의 방향을 논의하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이 될 수 있다.
‘너’와의 싸움과 타협
교육실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예비체육교사들은 자신과의 싸움과 더불어 지도교사, 담임교사,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너와의 싸움’ 경험도 겪어내고 있었다. 우선 지도교사의 경우 체육교사로서의 전문성, 수업 중 발현되는 교수 스타일, 교생 지도 방식에서 자신이 기대했던 경험의 내용 및 수준과 차이가 드러나 내면적으로 지도교사에 대한 적대감마저 갖게 되는 경험이다.
우리가 좋은 체육교사가 아니라고 하는 모든 것들을 하고 계셨어요. 전문성을 배우려고 실습을 나가는 것이잖아요. 반대로 그 분이 하라는 대로는 하지 말아야 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겉으로는 예 하고, 속으로는 계속 그 분과 싸우는거죠(C, 여, 그룹 면담).
아무리 가르치는 스타일이 다양하다고 해도 전문성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군대식 수업을 하고 있으니까 힘들었어요(D, 남, 그룹 면담).
교생을 귀찮아 한다는 것만 봐도 그 선생님은 교생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뭔가 배우고 갈 생각은 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회식 자리에서도 같이 앉기도 싫었어요(F, 여, 그룹 면담)
담임교사 업무의 경우에는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나 학급 운영 관련 업무 스타일에 비추어 교사로서의 성품이 어떠한지 파악해 나갔음을 알 수 있었다.
조회나 종례 시간에 별 것도 아닌데 윽박지르는 장면을 봤을 때는 교사로서의 성품에서 별로 좋은 느낌은 받지 못했어요. 개인적으로 밝은 성격이 아닌데 담임 맡은 것도 좋지 않아 보였고요(G, 남, 그룹 면담)
담임 업무를 가르쳐 주시는데, 그냥 하다보면 알게 된다는 식으로 하시니까 별로였어요. 그래도 저는 배우려고 간 교생인데, 보면 안다는 식으로 건성으로 얘기하니까 화가 나더라고요(D, 남, 그룹 면담).
이처럼 부정적인 경험이 대부분이었음은 실습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생 지도와 관련된 담임업무 배정 측면에 대해 재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지도교사는 교생이 실제 교육현장에서 교사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지원해 주는 멘토이자 교육실습 과정의 성패를 결정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Jeong, 2014).
한편, 학생 측면으로는 교생으로서 학생을 대하는 것에 스스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지 못한 채 실습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학생들의 성향 및 학생들과의 관계 형성 방법 파악 등에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저희가 위치가 참 애매한 것 같았어요. 선생님들 앞에서는 배워야 하는 학생이지만, 학생들 앞에서는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으로 있어야 하잖아요. 또 학생들 성향이 너무 다양한데, 파악도 안되고 맞추기도 힘들었어요(G, 남, 그룹 면담).
어떨 때는 학생들이 저희를 그냥 형이나 누나처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그러면 좀 속상하기도 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지만 의욕을 잃게 되기도 하고요(C, 여, 그룹 면담).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 마주치게 된 학생의 성향, 교생에 대한 편견은 학교 현장의 현실을 파악하는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었지만, 그들과의 관계 형성과 유지 과정은 오히려 자신이 예비체육교사로서 수행해야 할 역할의 종류와 범위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느끼도록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경험들은 ‘나’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 ‘너’라고 하는 객체에 의해 겪게 되는 경험들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너와의 싸움’ 측면에서도 ‘적극적 반항’과 ‘홀로 서기’와 같은 타협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경험을 생성해 내고 있었다.
연구수업을 혼자 준비해 보라셔서 교수학습과정안이나 자료들을 만들어서 계속 가지고 갔어요. 좀 귀찮게 여겼지만 어쩔수 없이 건성으로라도 봐주기는 하시더라고요(C, 여, 개별 심층 면담).
담임 업무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그냥 선배들한테 물어보거나 저 학교다닐 때 생각하면서 하려고 했어요. 그게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라도 경험하고 가는게 나중에 후회 없을 것 같아서요(G, 남, 개별 면담).
학생과 살짝 말싸움이 났는데, 담임교사에게 물어봤는데 바쁘다고 답을 듣지 못했어요. 기다리거나 기대하느니 차라리 제가 그냥 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혼자 끙끙거리면서 그 학생이랑 따로 만나서 풀었어요(A, 남, 개별 면담).
위와 같이 ‘적극적 반항’은 실습 지도에 무관심을 보이는 지도교사에게 스스로 연구한 자료들의 검토 및 피드백을 부탁하는 등의 적극적 태도를 보여 지도를 받아내고야 마는 타협 경험이다. 반면, ‘홀로 서기’는 지도교사나 담임교사에 대한 기대 수준이 매우 낮을 경우 스스로 모든 것을 감내하면서 성장해 가기 위해 노력하는 타협 경험이다. 이러한 대비적 방식의 타협 경험은 교육실습생들과 학생들 간의 관계에 한계가 존재하며, 지도교사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논의한 Jeong(2014)의 연구와 다소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본 연구에서는 한계의 인정보다는 예비체육교사들 스스로 타협 방식 생성의 경험을 통해 갈등을 극복하고자 시도하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 중 갈등 해결 방식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한 시사점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과의 싸움과 타협
‘교육실습 중’ 단계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경험 특성은 ‘그것’과의 ‘싸움’이다. 여기서 ‘그것’은 수업, 교육환경 및 문화, 에피소드 경험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특히 수업은 대부분의 예비교사들이 교육실습 과정 중 겪게 되는 ’수업연구’에 대한 준비-실행-반성 과정과 관련된 체육수업 설계 측면의 경험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목별로 1명씩 꼭 대표 수업연구를 해야 한다고 해서 준비하는데 정말 막막해서 미칠 것 같았어요. 일주일동안 잠을 못잤어요(B, 남, 그룹 면담).
단원계획안이랑 교수학습과정안 작성하는걸 잘 안해봐서 단원설정 이유인가? 그런 것에서부터 막혔어요. 써본 경험이 없으니까 당연히 수업도 엉망이고 평가회 때는 고개를 들 수 없었어요(D, 남, 그룹 면담).
2주째부터는 지도교사 수업을 계속 제가 맡아서 했거든요. 잘못된 점 잘된 점을 써서 수업을 반성해 보라고 하는데, 잘 하고 잘 못하고의 기준도 안가르쳐 주고 하라니까 답답하고 확가 났어요.(G, 남, 그룹 면담).
이처럼 ‘교육실습 중’ 단계에서 예비체육교사들에게 ‘수업’은 가장 긴 시간동안 스스로 싸워서 극복해야 하는 것이었다. 이는 Kim & Moon(2014)의 연구에서 교육실습을 통한 ‘수업’ 측면의 모든 경험은 경험 주체자의 능동적 해석과 의미 부여에 의해서만이 교육적 의미와 실천적 지식으로 전환된다고 논의한 것과 관련성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의 ‘수업’ 측면의 경험이 교육적 의미를 담아내지 못한 채 단순히 부정적인 경험으로 기억되고 있음은 교육실습 중 경험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담고 있다.
교육환경 및 문화 측면의 경험은 다음 면담에서 볼 수 있듯이 예비체육교사들이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열악한 체육수업 관련 시설 및 용・기구,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실습 문화와의 싸움이었다.
티볼 수업을 하는데 1루, 2루, 3루를 표시하는 베이스도 없었고, 글러브 안에도 곰팡이가 가득 들어 있어서 학생들이 싫어했어요(E, 여, 그룹 면담).
꾸미기 체조를 하는데 매트가 너무 위험했어요. 옆구리가 다 터져 있었고, 가운데 구멍이 나 있어서 학생들이 걸어가다 발이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요(B, 남, 그룹 면담).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교생 실습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교직실무 강의 때는 교사들 전부 바쁘다고 아예 안들어왔어요. 이럴꺼면 그냥 교생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F, 여, 그룹 면담).
위와 같이 종목별 용기구 실태나 안전을 위협하는 매트, 학교 내 실습 문화와의 싸움은 예비체육교사의 신분으로서는 승산 없는 싸움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학교의 교육실습 풍토나 분위기가 얼마나 보수적이냐에 따라 예비체육교사들의 교수행동이나 역량 구현 정도에 제한을 받게 된다(Yang & Lee, 2015)는 주장과 관련성을 갖는다. 이렇게 학교현장에서 교육실습에 대한 필요성과 교육적 가치를 간과하는 실습 문화는 예비체육교사들의 배움에 대한 의지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실습 중 교육환경 극복 사례나 방법에 대한 지도 뿐 아니라 실습 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은 교육실습에서 간과되지 않아야 할 중요한 교육적 경험으로 간주될 필요가 있다.
에피소드의 경우는 교육실습 중 돌발적 상황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자신만의 숨겨진 경험들로 나타났다. 주로 체육수업 중 돌발 상황에 대한 미숙한 대처, 학생들의 모둠별 이동 및 과제활동으로의 집중력 유도 실패 등을 언급했다.
혼자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갑자기 학생들끼리 말다툼이 벌어진거에요. 제가 가서 큰 소리로 제지를 하는데도 학생들은 저를 무시하고 계속 욕을 하더라고요. 창피했고, 난감했어요(G, 남, 그룹 면담).
담당 선생님이 알려주신대로 모둠별 연습 시간을 주었는데, 잡담하지 말고 연습하라고 주의를 줬어요. 잠깐 하는 척 하더니 제가 보고 있는데도 공을 가지고 뺏기 놀이를 하더라고요. 결국 선생님이 오셔서 혼을 내니까 잠잠해 졌는데, 정말 숨고 싶었어요(D, 남, 그룹 면담).
또한 학급 운영 측면에서도 조회 및 종례 시간에 산만한 분위기가 지속되거나 청소 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과 같이 예기치 못한 난감한 상황과 싸움을 해야 했던 것과 관련된 경험이었다.
혼자 조회를 해보라고 하셔서 쪽지에 적어주신 내용을 보면서 전달 사항을 전달하고 있는데도 돌아다니는 학생들이 있었어요. 창문으로 담당 선생님이 보고 계셨는데, 정말 민망하고 창피하더라고요(C, 여, 그룹 면담).
종례 마치고 청소 지도를 할 때 한두명은 이미 도망갔고 비짜루로 칼싸움하고 있어서 하지 말라는데도 계속 하다가 결국 지나가시던 교감 선생님이 그걸 보시는 바람에 불려가서 혼났어요(B, 남, 그룹 면담).
이처럼 에피소드는 학교 현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과의 싸움 경험들로 구성되고 있었다. 이는 교육실습이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인식하고 학생의 반응과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즉각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그것과의 싸움’ 경험에서도 예비체육교사의 주관적 관점에 터한 ‘미루기’와 ‘포기하기’의 타협 경험을 생성해 내고 있었다. 우선 ‘미루기’는 수업과 에피소드에 대한 타협으로, 실습 중 수업이나 돌발적 상황 대처에 대한 미숙함은 현실적으로 정규 교사 임용 후에 점차적으로 극복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경험이었다.
현실적으로 어차피 교생 때는 배울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진짜 교사가 되고 나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우게 되겠죠(D, 남, 개별 심층 면담).
교사가 되고 나면 교사 모임도 있고, 연수도 있다고 하던데요, 차라리 그 때 마음 편하게 배울 수 있을테니까 지금은 그냥 시키는대로 하자라는 생각이 컸어요(A, 남, 개별 심층면담).
또한 ‘포기하기’는 교육 환경 및 실습 문화에 대한 타협으로, 지도교사조차 극복에 주력하지 않거나 예산 증액과 같은 시스템적 개선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예비체육교사 신분으로는 극복 시도를 포기해 버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경험이었다.
환경은 그냥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 했어요. 선생님들도 학교에 돈이 없어서 기구를 더 이상 살수 없다고 했는데,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생각해요(G, 남, 개별 면담).
실습 중에 기구 같은 것처럼 환경을 어떻게 좋게 만들어서 수업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은 포기하게 된 것 같아요. 교생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죠(A, 남, 개별 면담).
학교 선생님들이 모두 저희를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 민망하고 화도 나지만, 그 학교 분위기 자체가 그러니까 나중엔 그냥 포기하게 되더라구요(C, 여, 개별 면담).
이러한 ‘포기하기’는 예비체육교사들에게 자칫 학교체육 현장의 열악함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더 이상 환경 측면의 극복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구실을 만들어 낼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에 예비체육교사들의 교육실습 지도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임을 시사한다.
교육실습 후: ‘반성적’ 아쉬움
예비체육교사들의 ‘교육실습 후’ 경험과 관련하여 실습 일지와 면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아쉬움’이 대표적인 경험 특성으로 나타났으며, 구체적으로는 수업, 관계, 역할 측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우선, ‘수업’에 대한 아쉬움은 일종의 수업 설계와 관련된 경험 부족을 의미한다.
실습이 끝나고 나서는 수업 측면이 무조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죠. 대학 때 배웠던 교육과정에 근거한 학습 목표 설정이나 단원계획안, 교수학습과정안 만들어보고 하는거 많이 해보고 싶었거든요(A, 남, 그룹 면담).
저는 수업할 때 학생들 집중시키는 방법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워요. 체육교사는 뒤에도 눈이 달려 있어야 한다는 말 있잖아요.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될 수 있는지 진짜 배우고 싶었어요(D, 남, 개별 심층 면담).
수행평가를 해보라고 하셨는데, 그냥 개수만 세서 적고 기준이랑 비교해서 점수 주던데 혼란스러웠어요. 교육과정 배울 때는 다양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방법이나 기준 개발 같은 건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거든요(C, 여, 그룹 면담).
위와 같이 교육과정에 근거한 학습목표 설정, 교수학습과정안 개발, 수업 중 주의 집중과 같은 수업 운영 기술, 다양한 평가 방법 등에 대한 아쉬움은 결국 수업의 계획-실행-평가로 이어지는 수업 설계 측면에 대해 체계적으로 지도받거나 직접 체험해 보지 못한 것과 관련된 아쉬움 경험을 의미했다.
다음으로는 ‘관계’에 대한 아쉬움은 교사 및 학생과의 관계의 형성-유지-개선 관련 경험의 부족을 의미했다.
학생들과 무조건 형처럼 오빠처럼 친근하게 관계를 갖는 것이 교육실습에서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나중에는 적당하게 거리를 둬야 하는데 그걸 못해서 좀 끌려 다녔던 것이 아쉬워요(D, 남, 그룹 면담).
나중엔 애들이 막 기어오르더라고요. 막판에는 저한테 반말도 해서 황당했어요…(중략)…결국 나중에는 회의도 들고 그래서 짜증도 나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애들이니까 잘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애들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쉽죠(B, 남, 그룹 면담).
예전에 선배가 교생실습 다녀온 후에도 담당 선생님이랑 연락하고 지내서 임용 준비할 때 도움도 받고 잘 지낸다는 얘기 들었거든요. 저도 그렇게 잘 지내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쉬워요(G, 남, 그룹 면담)
위와 같이 관계에 대한 아쉬움은 학생과 약간의 거리감을 갖는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것, 실습기간 동안 학생들에 대해 인격체로 존중하는 마음을 ‘유지’하지 못한 것, 지도교사와 멘토-멘티 관계로 ‘개선’을 시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주된 경험 요소들이었다.
마지막으로 ‘역할’에 대한 아쉬움은 교사, 태도, 소명감과 관련된 경험 부족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교사는 체육교사 및 담임교사로서의 역할 수행, 태도는 실습 기간 중 경험한 다중 역할에서의 적극적 태도 및 지속적인반성 실천의 경험 부족을 의미하고 있었다.
체육수업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어서 체육교사는 학교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 거의 체험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중략)…체육교사이면서 담임교사 는 어떨까 궁금했는데, 이 부분도 뿌듯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해서 아쉬워요(A, 남, 그룹 면담).
어떨 때는 내가 체육교사 실습하러 온건지 생활지도 교사 실습하러 온건지 헷갈리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체육교사면 체육수업을 기본으로 하고 생활지도를 해야 하는데, 저는 거의 반대였던 것 같아요(B, 남, 그룹 면담).
저는 나중에 담임에다가 생활지도부장님 하시는 다른 체육선생님이 교문지도도 하라고 해서 그거까지 하다 보니까 너무 힘들어서 대충하게 된 면이 있어요…(중략)…지금 생각해 보면 담임 역할을 많이 고민해 보지 못한 것이 후회되고 아쉬워요(D, 남, 그룹 면담).
또한 소명감에 대한 아쉬움은 체육의 가치를 가르치는 ‘체육 교사’가 된다는 자부심, 체육교사도 학생들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교사’임을 체감하게 되는 경험 부족을 의미한다.
체육수업은 이제 운동기능 중심이 아니라 가치중심이라고 하잖아요. 실습 때 애들한테 그걸 가르치면서 같이 좋아하고 즐기는 경험을 하고, 결국 아이들의 삶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험을 많이 못해보니까 지금도 계속 머리 속에 남더라고요(A, 남, 그룹 면담).
체육교사로서 정말 자랑스럽다? 체육교사가 되기로 한 것은 잘한 것 같다? 뭐 그런거 느끼고 싶었는데, 어느 정도는 느꼈는데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 그런 것이 있어요(C, 여, 그룹 면담).
위와 같은 교육실습 후 아쉬움들은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적 관점과 태도에 의해 생성되는 경험 요소들로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지금 와서 아쉽고 후회되고 하는데, 실습하는 중에 지금 느끼는 것들을 그 때 그 때 반성하고 고쳐나가려고 노력했으면 좋았겠다 싶어요(G, 남, 개별 면담).
실습하면서는 뭐가 부족한 건 엄청 많은 것 같은데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는 모르겠고, 그러니까 바로 노력하지 못하고 고치지 못한 것을 더 후회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담당 선생님이랑 그런 얘기들을 즉각적으로 많이 하면 좋았겠죠(E, 여, 개별 면담).
면담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예비체육교사들의 교육실습 후 단계에서의 ‘아쉬움’은 반성에 터한 아쉬움이다. 교육실습 ‘전’ 단계와 ‘중’ 단계에서 보다 많은 내용으로 반성을 하고 반성한 내용을 즉각적으로 실천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특히 이들이 경험한 반성의 수준은 ‘행위 후 반성2)’임을 알 수 있다. 즉, 예비체육교사들은 비체계적인 프로그램 운영 뿐 아니라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에 처해지게 되면서 ‘행위 후 반성’의 경험이라도 축적될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담당 선생님들이 너무 바빠서 그냥 교생한테 업무를 떠민다는 느낌? 즉시는 아니더라도 하루에 한번씩이라도 피드백을 주시면 좋았을텐데 그것도 못하고 돌아와서 많이 아쉬워요(C, 여, 그룹 면담).
종례 마치고 항상 실습 일지를 들고 가서 검사를 받아요. 항상 30초도 안걸렸던 것 같아요. 읽지도 않으시고 대화도 없고 그냥 사인만 해줘요. 수업 마치고도 말이 없으시고요. 답답했죠(G, 남, 개별 면담).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예비체육교사들은 교육실습을 통해 ‘교육’ 받기를 원한다. 특히 교육실습 후 단계의 아쉬움에 대한 경험 내용을 고려해 볼 때, 그들이 원하는 교육은 교육실습 기간 동안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반성 내용과 반성 방법에 대한 교육과 관련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예비체육교사들의 반성적 아쉬움에 대한 경험은 현행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이 ‘어떠한 교육적 가치를 갖는가?’와 ‘어떠한 교육 내용과 방법으로 실행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비판적 물음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체육과 교육실습의 교사 교육적 의미
체육과 교육실습의 본질(本質) 찾기
본 연구에서 예비체육교사들은 교육실습 전 단계에서 ‘의도적 기대’라는 경험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었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해 볼 여지가 있다. 우선, ‘기대’ 경험은 교육실습이 ‘예비체육교사’에서 ‘체육교사’로 발전하는 과정(過程)이자 경로(經路)이기를 바라는 기대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기대’는 교육실습 과정에서 겪게 될 경험의 내용이 의미 있는 긍정적 경험으로 다가오기를 바라며 의도적으로 ‘선택’한 기대로 해석할 수 있다. 예비체육교사들이 기존의 교육실습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을 의도적으로 부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서 그 해석의 여지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교육실습 전 단계에서의 ‘의도적 기대’ 경험은 예비체육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실습의 본질이 과연 존재하는가와 그들이 교육실습에서 의도적으로 기대하는 ‘긍정적 경험’은 어떠한 경험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예비체육교사를 위한 교육실습의 현장경험 중심 교사 교육의 의미를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kim & Moon, 2014; Youn & Son, 2012).
교사양성기관에서의 교육실습은 예비교사가 학교 현장에서의 실천적 수행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며, 집중적인 학교 경험을 토대로 교사로서의 전문적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이다(Baek & Ham, 2007; NCATE, 2001). 따라서 교육실습은 학교 현장에서 해당 교과를 ‘가르친다’는 것과 관련된 총체적 경험을 예비교사들에게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예비교사를 위한 교육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적극적인 배움의 태도를 발전시키고 교사로서의 출발 능력과 성장 능력을 스스로 탐구 및 개발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Korthagen, 2001). 특히 체육과의 경우 신체활동과 관련된 지식을 교육의 핵심 개념으로 다루는 교과 특성과 다양한 신체활동을 필수적으로 활용하는 교과 내용의 다양성으로 인해 타 교과에 비해 학교현장에서의 교육 경험이 매우 중요한 교육 내용이 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이것이 체육과 교육실습의 본질이자 주요한 교육적 가치여야 하며, 이들이 소유하고 축적하게 되는 경험들은 곧 ‘교육적 경험’이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적 경험은 듀이가 이야기하는 경험의 일반 원리인 계속성의 원리와 상호작용의 원리를 모두 담아내고 있는 경험으로써, 인간의 총체적이며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고 지속적으로 배움을 추구하는 태도를 형성할 수 있는 경험을 의미한다(Jeong, 2011). 예비교사 시절 겪게 되는 교직에 관한 각종 경험들은 교직 입문 후 각자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심화 및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되는데(Hur & Jung, 2013), 체육과 교육실습에서의 경험도 듀이가 이야기하는 교육적 경험의 색(色)을 온전하게 입혀낼 때 비로소 교육실습의 본질을 찾아낼 수 있다.
따라서 체육과 교육실습은 예비체육교사들이 좋은 체육교사가 되기 위해 총체적이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적 경험’으로 가득 찬 배움과 깨달음의 길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적 경험’에 대한 의도적 기대는 곧 ‘배움’에 대한 갈망이자 열망임을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일반적인 경험이 아닌 예비체육교사 교육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체육과 고유의 교육실습 경험을 찾아 그들이 스스로 ‘교육적 경험’으로 내면화시킬 수 있는 배움의 길(기회)을 제공하는 것이 곧 체육과 교육실습의 본질을 찾고 그 기반을 공고히 하는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체육과 교육실습의 상(象) 찾기
본 연구에서 예비체육교사들은 교육실습 중 단계에서 다양한 대상과의 ‘싸움과 타협’이라는 경험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러한 특성은 외형적으로 볼 때 부정적 경험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있으나 경험의 세부 요소와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단편적 해석에 의한 부정적 경험으로 단정 짓기 어려운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나와의 싸움’은 교육실습 중 단계 내에서도 초기에 겪게 되는 어려움 경험으로써 주로 ‘나’를 교육실습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키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을 의미한다. 이는 예비체육교사의 교직사회화 관련 갈등 측면에서 의미를 해석해 볼 수 있다. 즉, ‘나와의 싸움’의 경우 주로 실습 초기 단계에서 가장 먼저 겪게 되는 ‘시간’으로 표현되는 교직 사회의 규율 엄수를 위한 노력이다. 일반적으로 ‘시간’은 예비교사가 교육실습 초기에 반드시 내면화해야 할 사회화 기제로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Han, 2015). 따라서 이 시기의 싸움은 예비체육교사가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스스로 감내해 내는 과정 상 수반되는 ‘적응통(適應痛)’을 의미한다.
또한 ‘너와의 싸움’과 ‘그것과의 싸움’ 은 지도교사나 학생과의 ‘관계’ 맺기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 경험으로써 실습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며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나를 둘러싼 ‘주변’과의 싸움을 의미한다. 이는 예비교사의 교육실습이 갖는 교육적 가치 측면에서 의미를 해석해 볼 수 있다. 즉, ‘너와의 싸움’과 ‘그것과의 싸움’의 중심에는 ‘체육수업’ 또는 ‘가르치기(교수)’라고 하는 개념이 내포되어 있음을 주목해 볼 수 있다. 결국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 중 단계 내 ‘싸움’은 좋은 체육수업을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배우고자 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성장통(成長痛)’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예비교사가 경험하게 되는 교육실습의 교육적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교육적 가치3)에 대한 판단을 우선으로 하게 된다(Baek & Ham, 2007). 특히 교육실습의 가치 중 실천적 교수역량(practical teaching competence)은 실제 교수 상황에서 교사가 교과 교육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실천적 수행 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예비체육교사들의 싸움의 중심에 ‘체육수업’과 ‘가르치기(교수)'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실습 중 단계의 싸움에서 예비체육교사들은 자신들 나름대로의 ‘타협’ 방식을 생성해 내고 있었던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내면을 살펴보면 싸움에 대한 타협을 생성하는 것은 ‘체육수업’과 ‘가르치기(교수)’ 측면에 대한 배움의 욕구가 적절하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예로, ‘너와의 싸움’에 대해서는 ‘적극적 반항’과 ‘홀로서기’와 같은 타협 경험을 하였는데, 이는 주어진 상황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체육수업 및 교수 관련 전문성을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해소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 표출로도 볼 수 있다. 즉, 이들의 타협은 전술한 교육실습 전 단계에서의 배움과 깨달음에 대한 기대가 실현될 가능이 매우 낮음을 인지하게 되면서, 새롭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방식의 배움을 추구하는 또 다른 한 단면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는 전술한 바와 같이 Jeong(2014)의 연구에서는 교육실습 중 예비교사들의 교육적 경험과 역량 발휘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주장과 다소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비록 거칠고 서툰 방식이지만 본 연구에서는 예비체육교사들이 단순히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주변’과의 싸움으로 인해 수반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이 그러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체육과 교육실습은 그만의 독특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가? 일반적으로 학습 주체로서의 학습자가 배움에 대한 욕망을 갖기 위한 필수 요소 가운데 하나는 ‘학습욕망’이다(Jin & Ro, 2015). 본 연구에 참여한 예비체육교사들 또한 가르치는 교사임과 동시에 배우고자 실습에 참여한 ‘예비교사’임을 고려해 볼 때, 이들이 주체적인 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배움에 대한 욕망 즉, 학습욕망에 대한 인정과 보살핌일 것이다.
따라서 교육실습에는 교육적 가치를 담아내고 구현해 내며 예비체육교사들의 학습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실습의 ‘과정(課程)4)’이 존재해야 한다. 즉, 교육실습 기간 동안 예비체육교사들이 학습해야 할 것들의 내용과 범위가 존재하고, 그러한 내용들은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직된 채 제공되는 ‘과정(課程)’이 존재해야만 체육과 교육실습의 본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교육실습의 모습을 찾게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체육과 교육실습이 예비체육교사의 ‘체육교사 됨’에 필요한 하나의 ‘과정(過程)’이자 누구나 자연스럽게 거쳐 가게 되는 ‘경로(徑路)’로만 존재하는 것은 단편적 관점임을 인지해야 한다. 예비교사 자신이 주어진 갈등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한 적극적 태도로 교육실습에 임할 수 있는 ‘과정(過程)’과 교육적 의미를 담은 ‘과정(課程)’을 함께 제공해 줄 때 교육실습이 참된 예비체육교사교육의 한 측면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Ahn & Cho, 2004). 체육과 교육실습의 과정(課程)을 찾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곧 체육과 교육실습의 상(象)을 되찾아 내는 일이다.
체육과 교육실습의 역할(役割) 찾기
본 연구에서 예비체육교사들의 교육실습 중 단계와 교육실습 후 단계에서의 경험 특성 및 요소, 경험의 내면에 담겨진 의미를 살펴보면, 교육실습이 ‘체육과 교육실습’으로서의 교육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특히 교육실습 중 단계에서의 주요 경험 특성인 싸움과 타협의 중심에 ‘수업’과 ‘가르치기(교수)’가 존재해 있는 것을 보면, 예비체육교사가 교육실습 기간에 필수적으로 경험해야 할 ‘수업 실연(實演)5)’을 통한 ‘가르치기’의 적극적 체험 기회가 부족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최근까지 국내 교사 양성기관의 교육과정에서 ‘잘 가르치는 능력’과 같은 수업의 실제성이 이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져 왔다는 견해를 뒷받침 하는 측면이기도 하다(Kim, 2005; Kim, 2010; Lee & Kim, 2007).
우선, ‘너와의 싸움’은 교육실습 중 단계에서 실습 전에 기대했던 수준까지의 배움과 깨달음을 경험하지 못한 것과 관련된 경험 특성을 의미한다. 또한 ‘그것과의 싸움’인 수업(계획-실행-반성), 교육환경, 에피소드 관련 경험 요소들은 체육 교과를 ‘잘 가르치는 능력’을 직접적으로 실연(實演)해 보는 경험을 통해 수업 전문성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소유하도록 교육적 의도성을 가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함으로 인해 생성된 경험 특성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Park(2011)은 Levin(1993)이 예비교사 시절에 실제 문제 상황과 유사한 경험을 겪었던 교사가 경험을 겪지 못했던 교사에 비해 실제 문제해결력이 높다고 밝힌 내용을 토대로 예비교사는 수업 실연을 통해 교사에게 필요한 역할 및 실제적인 수업 관련 지식, 교수 기능 등을 배우게 될 기회를 제공받을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예비체육교사들은 지도교사의 수업 관찰 내용을 자신만의 수업 상황으로 재구성(설계)하는 과정을 거친 후 수업 실연이라는 상황 내에서 직접 수업을 전개하는 하위 경험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수업 실연의 경험은 예비체육교사의 내용교수지식(실천적 지식)을 생성해 내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가르치는 것’에 대한 이론과 실제의 간극을 좁혀 실천적 교수 역량도 갖추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Baek & Ham, 2007; Kim, 2010). 이와 관련하여 Kim(2005)은 교육실습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대학에서 배운 이론의 실제 적용과 실천, 교직 생활 경험, 교육현장 연구 및 실천의 기회 제공 등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의미와 가치들은 대부분 교육 현장에서의 직접 체험을 통해 내면화될 수 있는 것들로써 특히 교육실습 기간 동안의 수업 및 교사로서의 역할을 ‘실연(實演)’ 경험을 통해 생성하고 축적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실습의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역할임을 뒷받침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체육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되는 교수학습과정안 작성, 그에 터한 수업 실행 및 평가 등의 경험을 생성하고 축적해 나가기 위한 수업 설계-전개-반성의 체계를 갖춘 체육 수업 실연(實演) 기회의 제공이야말로 교육실습의 주된 역할임을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체육과 교육실습의 위상(位相) 찾기
예비교사들의 교사자격 취득을 위한 필수과정의 일부로써 교육실습이 중요하다는 견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수많은 연구를 통해 강조되어 왔다(Kang, 2013). 또한 정부의 교육정책 및 방향에 따라 대학 교육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 중심 실습 교육’의 필요성 및 가치는 갈수록 확대·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와 본 연구 결과를 견주어 보면, 교육실습이 과연 그러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즉, 현장 중심의 예비체육교사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제도적 차원에서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Youn & Son, 2012)은 교육실습의 위상에 대한 재고(再考) 및 위상 정립을 위한 노력이 대체적으로 부족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 결과를 돌이켜 보면, 교육실습 전 단계의 기대 경험으로는 대학에서 미처 배우지 못하는 현장 중심의 배움과 깨달음에 대한 기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전공 지식의 실천적 지식화 등과 같은 배움에 대한 기대, 각종 자극이나 심리적 변화 등과 같은 깨달음에 대한 기대는 예비체육교사들이 ‘체육교사 됨’의 과정을 종합적으로 엮어낼 수 있는 중요한 ‘현장’ 중심 경험이다. 그리고 교육실습 중 및 후 단계의 경험 또한 예비체육교사들이 학교체육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 및 환경과의 직접 교류 과정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비로소 생성해 낼 수 있는 경험 요소들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교육실습 중 단계 경험인 나, 너, 그것과의 싸움은 예비체육교사가 교육실습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놓임으로써 몸소 겪어낼 수밖에 없는 경험들이다. 또한 교육실습 후 단계의 수업, 관계, 역할에 대한 아쉬움 또한 교육실습이라는 ‘현장 중심의 경험’이기에 겪어낼 수 있는 경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교육실습 현장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대학에서도 이러한 경험들과 관련된 의미나 가치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해 보는 교육을 실시하는데 적극적이지 않다. 교사양성과정이라는 큰 틀 내에서 바라볼 때 단순 ‘통과의례’ 정도로만 인식되는 낮은 위상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는 오랫동안 교사교육에서 교육실습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표면적으로만 강조해 왔을 뿐, 교육 실습이 왜 필수적인 과정으로 존재해야 하고, 그 중요성과 가치는 왜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향후에도 왜 그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면밀하게 분석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전술한 내용들은 반드시 교육실습생의 경험에 터하여 도출해야 할 뿐 아니라 그러한 연구가 곧 교육실습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Jo, 2008)임을 일반화시키는 것에 다소 소홀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교육실습생의 경험을 양적·질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교육적 가치를 공론화하는 작업에는 열의를 보여 왔지만, 그러한 작업이 예비체육교사의 교사교육 과정과 어떠한 연계성을 가지며, 교육과정 내부에서 교육 실습의 위상은 어떠해야 하는지, 위상 정립을 위해 구체적으로는 어떠한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 및 논의하는 것에 다소 소홀했음을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예비체육교사교육에서 교육실습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자구책만으로는 역부족임을 인식하고, 대학과 실습 학교 간 연계와 소통 방식의 다양화를 도모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연계 과정의 유연성 및 체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 연계 결과의 실효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평가 시스템 마련 등의 노력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 향후에는 교육실습 자체만을 논의하는 미시적 관점에서 벗어나 대학과 실습 학교 간 연계 과정 및 결과가 곧 교사양성과정 중 필수적이고 매우 중요한 교육과정 중 하나로 존재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이 곧 체육과 교육 실습의 위상(位相)을 되찾고 정립하는 일이며, 교육 실습이 체육과 교사교육의 무게를 온전히 감당해 낼 수 있는 ‘중심체(重心體)’로서 존재하도록 하는 일이 될 것이다.
결론 및 제언
그동안 교사양성 과정에서 교육실습의 문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논의되어 왔다. 그러한 논의와 개선 노력들은 교과별 교육실습 내용 및 방법 측면에서 긍정적 변화를 보인 것도 사실이지만, 변화의 속도와 질을 살펴보면 여전히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급변하는 학교 현장과 달리 대학에 기점을 두고 있는 교사양성 교육, 특히 교육실습은 예비교사들이 필수적으로 소유해야 할 교육적 경험 제공 측면에서 많은 부분들을 간과하게 되는 한계를 품고 있다.
특히 체육과의 경우 최근 학교체육 활성화 정책에 따라 예비체육교사들이 교육실습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체험해야 할 역할과 책무의 경험은 실로 방대한 양으로 증가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외 어떤 나라들보다도 학생들의 학교체육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 실제로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의 체육수업 시수가 증가하고, 교육과정 외의 측면에서도 학교스포츠클럽, 토요스포츠데이 등에서 급격한 발전을 이루어 낸 특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예비체육교사들의 학교 현장 체험을 위한 교육 실습 내용과 방법 측면의 다양성과 체계성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과 지원으로 이루어내야 할 시점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동향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에 대한 경험들이 시간의 흐름인 교육실습 전-중-후에 따라 어떠한 특성을 나타내는지, 또한 그러한 특성들은 교사 교육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특히 논의에서는 본 연구를 통해 나타난 예비체육교사들의 경험 특성들이 외형상 부정적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그러한 경험들은 예비체육교사들의 배움에 대한 열망, 즉 급변하는 학교체육 현장에서의 다양한 교육적 경험에 대한 갈망으로부터 기인하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과거부터 반복적,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교육실습의 문제를 예비체육교사의 경험을 통해 드러내되, 교사교육자의 관점이 아닌 예비체육교사의 관점을 투영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교사교육 문제를 논의 및 해석하고자 시도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교육실습에 대한 체육과 고유의 교육적 방향과 가치에 대한 고민, 체육과 교육실습의 실제적 개선을 위한 교사교육적 논의로 이어지는데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교과를 막론하고 교육실습은 교사양성을 위한 교육적 과정으로 인정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특히 급변하는 학교체육 현장에서 교육적 활동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체육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체육과 교육실습에 대한 반성과 대책이 보다 복합적 차원에서 강구되어야 할 때이다. 이제 본 연구를 토대로 체육 교과의 교육적 가치와 특성을 담아낼 수 있는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이 학교체육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 주목해야 할 몇 가지 사안들을 제언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러한 방향에 부합하는 교육 내용을 국가수준 또는 지역수준으로 일원화시키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은 실습 학교와 교육실습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의 재량에 의해 교육목적-내용-방법-평가가 구성 및 실행되어 왔다. 이는 외형적으로는 교육실습을 행하는 단위학교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하고, 예비체육교사들에게 다양한 교육 상황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일관성과 체계성을 갖추지 못한 교육실습 내용이라면, 오히려 국가수준이나 지역수준에서 예비체육교사들이 교육실습 중 바라보아야 할 방향과 실제로 경험해야 할 교육적 내용을 일관적으로 개발-보급하는 것이 실천적 측면에서 보다 바람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미 일원화된 교육실습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고 있는 국외의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발견하고, 국내의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둘째, 예비체육교사의 교육실습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설계-실행할 수 있는 교육실습 전담 지도교사제 도입이나 기존의 수석교사제 활용이 필요하다. 현재와 같은 지도교사 배치 및 지도 시스템은 이론적 측면과 실천적 측면을 조화롭게 융합할 수 있는 전문성을 담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단위 학교별 즉흥적인 실습 업무 배정 및 지도교사 역할 부여는 교육실습 내용의 양과 질을 떨어뜨리고 방법의 비체계성 구조를 생성해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실습을 계획하는 학교와 지도교사의 사전 선정 및 사전 교육(연수)를 통해 교과별 교육실습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설계-실행할 수 있는 지원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수석교사가 소속 지역교육청 내 실습 학교 및 지도교사를 전담하여 실습 프로그램 전반을 컨설팅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셋째, 교육실습 프로그램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교육실습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교육실습 담당 교사와 예비체육교사 모두 과거에 비해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성찰 과정으로 접근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교육에 있어서 평가는 보다 나은 과정과 결과를 형성해 내기 위한 순환 구조의 기점이자 종점이라고 볼 때, 교육실습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 또한 예비체육교사들의 현장감 있는 교육적 경험을 핵심으로 하는 체육과 교육실습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개념이자 교육 과정(課程) 중 일부임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넷째, 예비체육교사의 학교현장 경험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교육실습과 연계 가능한 현장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려는 대학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 교육실습이 교사양성 과정을 위한 교육 정책의 일부분이라고 볼 때, 교육실습 기간의 연장이나 횟수 증가 등과 같은 그간의 논의를 확대-시행하는 것이 단기간 내에 현실화되기 어려운 점도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정책적 개선 및 변화의 미진함을 탓하기 전에 대학별 자구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며, 교육실습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현장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개발-운영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즉, 학교체육 현장의 교육적 경험이 교육실습 뿐 아니라 보다 확대된 실습의 장에서 학습될 수 있다는 해석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다만, 교수-학습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일반적 실습의 개념을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Notes
1) 교육실습과 관련된 최근의 연구 중 Kang(2013)은 가장 핵심적이라고 생각되는 4가지 문제를 선정하여 한국 교사 양성과정에서 교육실습 교육에 대한 성찰과 미래 방향을 논의한 바 있다.
2) Seo(2005)는 「반성적 교사교육의 허(虛)와 실(實)」에서 Schon(1983)의 반성론에 근거하여 ‘행위 후 반성’은 앎과 행위의 상호작용을 특징으로 하지만, ‘행위 중 반성’은 앎과 행위의 상호작용 뿐 아니라 즉석 실천이 동반되어야 함을 특징으로 한다고 소개하였다. 결국 이러한 ‘행위 중 반성’의 특징은 교사의 실천적 지식을 형성-발전시키도록 하는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사의 실천적 지식을 강조하는 반성적 교사교육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 져야 한다.
3) Baek & Ham(2007)은 Baek(2000)의 연구와 Park et al.(2003)의 연구 등 교육실습 관련 연구들을 분석하여 교육실습의 교육적 가치 평가를 위한 3가지 평가 준거로 실천적 교수역량, 교직 준비도, 인격적 성숙으로 도출한 바 있다.
4) 여기서의 ‘과정(課程)’은 ‘과정(過程)과 그 의미가 다르다. 전자의 사전적 의미는 ’해야 할 일의 정도‘로써 교육 분야에서는 일정한 기간에 교육하거나 학습해야 할 과목의 내용과 분량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나 후자는 어떠한 일이 되어가는 ’경로(經路)‘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5) Kim(2010)은 예비체육교사의 수업 시연, 수업 실연, 수업 실행의 차이를 논하였다. 수업 시연(試演)은 수업을 공개하기 전의 시험적 성격, 수업 실연(實演)은 실제 무대에서의 공개의 의미를 내포하는 공식적 성격, 수업 실행(實行)은 현직 교사로서 현장에 나가 실제 수업을 행하는 실제적 성격으로 개념화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는 예비체육교사가 교육실습 기간 중 겪게 되는 경험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으므로 ‘수업 실연(實演)’의 개념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References
Standards for professional development schools (National Council for Accreditation of Teacher Education) (2001, October, 11, 2015) National Council for Accreditation of Teacher Education (2001). Standards for professional development schools.Retrieved October, 11, 2015, from http://www.ncate.org/LinkClick.aspx?fileticket=FcHbf2B%2b670%3d&tabid=499 , http://www.ncate.org/LinkClick.aspx?fileticket=FcHbf2B%2b670%3d&tabid=499
A study on improving the system of student teaching ( , , , , et al., ) (2003) Seoul: Ministry of Education & Human Resources Development Park, Y. M., Kim, K. T., Lee, S. Y., Park, K. M., & Song, M. Y. (2003). A study on improving the system of student teaching.Seoul: Ministry of Education & Human Resources Develop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