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린이라는 새로운 테니스 초보자의 소비경험에 관한 연구 : 자기과시 욕구, 주류문화와의 갈등, 지식기반의 소비
Lim, Seami1; Jeong, Howon2*; Kim, Hanbeom3
Korean Journal of Sport Science, Vol.34, No.3, pp.456-465, 30 September 2023
https://doi.org/10.24985/kjss.2023.34.3.456
Abstract
PURPOSE
This study focuses on the experiences of novice tennis enthusiasts in Korea, aligning with the rising popularity of tennis as a burgeoning cultural phenomenon.
METHODS
Employing an ethnographic approach, we included eight participants with <5 years of tennis, in addition to three auxiliary participants.
RESULTS
The primary finding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irst, novice tennis players from the MZ generation actively employ tennis as a means of personal expression, sharing their tennis-related fashion and experiences on SNS. Second, most novice tennis players report a sense of detachment from the traditional club-centric tennis culture, gravitating toward casual court usage, spontaneous activities, and flexible membership structures. F inally, despite their modest technical proficiency, they avidly engage in knowledge-based consumption, displaying a profound grasp of tennis-related information.
초록
이 연구는 한국에서 테니스 인기도의 상승에 따른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서 테니스 초보자들의 참여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문화기술지 학문적 접근법을 채택하였다. 테니스 경험 5년 미만인 8명이 연구 참여자로 선정되었고, 또한 3명의 보조 연구 참여자가 연구에 참여하였다. 본 연구의 중요한 발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MZ세대의 초보 테니스 참여자들은 SNS에 자신의 테니스 관련 패션과 경험을 업로드함으로써, 테니스를 개인적 표현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둘째로, 대다수의 초보 테니스 참여자들은 기존의 동호회 중심의 테니스 문화로부터 소외감을 경험하며, 제한된 테니스 코트 이용과 즉흥적인 활동, 그리고 유연한 멤버십 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술적인 면에서는 초보자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정보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지식 중심의 테니스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한국 사회에서 테니스가 가속화되며 등장하는 신선한 문화 현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며, 테니스의 발전 전략을 세우는데 유용한 기준이 될 것이다.
서론
2019년부터 시작된 COVID-19 대유행은 우리 삶에 적지 않은 변화를 야기했다. 정부의 다중이용시설 방역수칙 및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하면서 스포츠활동 역시 크게 위축되었다. 그러나 COVID-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여가활동에 대한 욕구가 다시 커져갔고 다른 여가활동에 비해 스포츠활동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였다(Kim & Kang, 2021). 감염병 확산의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되는 실내 스포츠활동은 감소한 반면, 야외 스포츠활동이나 비접촉식 스포츠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Glebova et al., 2022). 특히, MZ 세대들은 코로나시대를 거치면서 소수 또는 개인적 스포츠 활동이 가능한 종목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되었다(Yoo et al., 2022).
COVID-19 사태를 거치는 동안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종목 중 하나가 테니스이다. 테니스는 코로나 이전에도 대중적인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었지만 COVID-19 시기에 들어 젊은 세대들의 유입이 활성화되면서 기존보다 더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Lee, 2022). 테니스가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코로나 확산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화려한 패션을 통해 젊은 세대들의 자기표현 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다(Seo, 2021).
젊은 테니스 동호인의 유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테니스 시설의 역시 증가하는 추세이다. 체육백서(2021)의 시설현황에 따르면, 공공체육시설에 있는 테니스장의 수는 2016년 기준으로 740개에서 2020년 말 기준으로 832개로 증가하였다(체육백서, 2021). 특히, 기존의 야외 테니스장으로는 테니스 참여자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몇 년 전부터는 상대적으로 환경적인 제약을 덜 받고, 실내에서 테니스를 배우거나 참여할 수 있는 실내 테니스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Lim & Kim, 2022). 아파트의 상가나 건물의 지하에 반코트 정도의 사이즈로 운영되는 실내 테니스 연습장은 주로 초보 테니스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으며, 수요에 비해 실외 테니스장이 적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2019년 이후, 서울과 수도권에 등록된 실내 테니스 연습장은 300여 개로 집계(2021년 8월 기준)됐다(Park, 2021. 08. 10.).
최근에는 새롭게 유입된 테니스 동호인을 일컫는 테린이(te-rin-e)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테니스와 어린이’의 합성어인 테린이는 기성세대와 구분되는 젊은 혹은 어린 테니스 초보자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MZ세대인 테린이는 새로운 테크놀로지 사용에 익숙하고 고가의 용품소비에도 주저함이 없는 경험가치를 중시하는 중요한 소비집단이다(Kim, 2021; Kim et al., 2021). 테린이의 테니스 소비문화는 기성세대와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멋진 용품과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 테린이의 모습에서 개성적인 의상을 통한 자기표현 및 SNS를 통한 상호관계성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전형적인 소비문화를 발견할 수 있다(Kim, 2023). 이처럼 테린이는 기존의 테니스라는 오래된 전통스포츠 속에서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의 새로운 테니스 소비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한편 테린이의 테니스 문화에는 도전적이고 갈등적 요소도 존재한다. 우선, 테린이들은 기존의 테니스 동호인에 비해 테니스장 예약 및 사용에 어려움이 있으며, 테니스 코치의 선정에도 어려움이 있다. 특히, 테니스 동호회 활동에 있어 기존 동호인들과의 갈등적 요소도 존재한다. Kim(2011)은 테니스 동호회에서는 고수와 하수 사이에 심각한 수준의 갈등이라는 하위문화가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이러한 하위문화는 거의 모든 테니스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Kang et al., 2010; Kim, 2013; Koo, 2008; Lee & Hahn, 2004; Seo, 2007). 이에 갈등적 상황 속에서 테린이들만의 가치소비를 추구해 가는 과정에 대해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할 것이다.
테린이의 폭발적인 성장, 시장 파급력 그리고 그들의 이끄는 독특한 소비문화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테린이의 소비경험에 관한 심층적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새롭게 등장한 테린이에 대한 이해를 통해 향후 생활체육 테니스 문화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측해보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진단해보는 것은 학술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주로 20-30대 등 젊은 세대가 주류인 테린이들의 문화를 탐색해봄으로서 젊은 세대가 가지고 있는 스포츠 문화적 특성에 대해서도 이해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테린이들의 소비경험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그 의미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테니스 문화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본 연구는 테린이들의 경험과 의미를 살펴보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문화기술지 방법을 사용하였으며, 주로 연구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문화기술지 연구방법은 연구참여자의 관점에서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행위자 본인의 관점에서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기술하고 그들의 삶의 경험적 자료를 산출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삶과 하위문화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Piran et al., 2023). 따라서 문화기술지 연구방법은 테니스 초보자 즉, 테린이들의 경험을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테니스 활동의 속 문화적 맥락을 파악하려는 본 연구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적합한 연구방법으로 판단되었다.
연구대상
연구참여자를 선정하기 위해 유목적표집(purposeful sampling)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전형적인 사례선정방법(typical case selection)을 통해 가장 널리 인정될 수 있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연구참여자를 선정하였다(Goetz & Lecompte,1984). 최종적으로 선정된 연구참여자는 경력 5년 이하, 20세 이상인 테니스 초보자 8명이며, 연구참여자의 선정이유는 다음과 같다.
테니스 초보자를 구분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은 존재 하지 않지만, 테니스 동호인 문화에서 숙련자가 되기 위해서는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테린이라고 불리는 테니스 초보자들은 주로 20-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20대 이상의 연구참여자를 선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연구자는 문화적 현상의 주체로서 테린이의 문화를 탐색하고자 하였으며, 이에 지속적으로 숙련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참여자를 선정하고자 노력하였다. 구체적으로 주 3회 이상 테니스 활동에 참여하거나, 지속적으로 정기적인 지도를 받고 있는 대상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 테니스 초보자들 중에서도 지도나 참여활동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대상들은 테니스와 관련한 비교적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을 것이고, 풍부한 텍스트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연구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33.6세, 테니스 경력은 평균 3.6년이다. 선정된 총 8명의 연구참여자와 3명의 보조 연구참여자들의 개인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연구참여자 외에 보조연구참여자들은 테린이들의 문화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코치와 경력이 오랜된 테니스 동호인으로 선정하였다. 보조연구참여자들은 기존의 테니스 동호회 문화를 이해하고 있으며, 평소 테린이들의 문화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로 구성하였다.
심층면담
심층면담은 자료가 충분히 확보되었다고 생각되는 시점까지 반복적으로 연구참여자에 대한 심층면담을 실시하였으며, 약 1-2회에 걸친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심층면담은 연구참여자별로 1대 1로 실시하였으며, 본격적인 심층면담에 앞서 연구참여자들과 충분한 라포(rapport)를 형성하기 위해 연구참여자가 편안하게 생각하는 질문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중심으로 면담을 시작하였다. 연구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심층면담에서는 주로 테니스 클럽 참여하게 된 계기와 과정 그리고 참여경험에 대해 질문하였다. 연구참여자가 경험하는 테니스와 관련한 클럽 활동, 개인활동, 테린이 시합 출전, 연습, 레슨, 그 밖에도 테니스 코트 내에서 파트너와의 상호작용, 테니스 치는 사람들과의 인간관계, 뒷풀이 모임에서의 대화 등 자신의 테니스 인생에 있어 경험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연구참여자들의 생생한 경험을 깊이 있게 탐구함으로써 그 경험 속에 내재된 의미를 이해하고자 하였다(Seidman, 2006).
연구윤리의 관점에서 연구자는 연구참여자의 신변보호와 자료의 보안, 그리고 자발적 참여의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또한 자료수집 이전에 연구참여자들에게 연구주제에 대해 미리 밝히고, 연구참여자가 희망하지 않거나 강제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연구참여자들에게 연구목적을 분명하게 알리고, 연구의 결과가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를 밝힌 후 참여 동의를 얻어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연구참여자의 신상과 이름은 가명으로 처리하는 것을 밝혔으며, 심층면담 과정에서 연구참여자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면담을 중단할 수 있음을 알리고, 개인정보는 철저히 보안 처리 될 것을 설명하였다.
자료분석
심층면담을 통해 얻어진 녹음자료와 심층면담 동안 연구자에 의해 기록된 자료들은 모두 전사하였다. 녹음자료를 전사(transcription)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연구참여자의 의도가 훼손되지 않도록 유지하도록 노력하였다. 또한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온라인 자료(SNS 등)도 수집하여 정리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텍스트 분석(textual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전사한 심층면담 내용을 반복적으로 검토하여 주제별 약호화 과정을 거쳐 의미를 생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를 여러 번 정독하면서 자료의 수집과 분석의 순환적 과정을 반복하였다. 자료분석 과정을 통해 텍스트가 가지고 있는 맥락적 의미를 분석하여 최종적으로 주요 주제와 하위 주제를 도출하였다(Spradley, 1979). 분석된 자료는 삼각검증법(triangulation)을 이용하여 자료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심층면담 과정에서 전술했던 내용과 의도가 연구자가 해석한 것과 동일한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동료 간 협의를 위하여 2명의 스포츠사회학 전공 교수 2명과 함께 연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연구결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서 테니스: 패션과 인스타그램(SNS)
연구참여자들은 테니스 활동을 실력향상 또는 승리라는 테니스 본연의 가치추구를 위한 것 만큼이나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가치실현의 통로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일반소비자들이 SNS에 패션과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SNS에서 자신과 유사한 관심사나 취미,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어 팔로워를 확보하는 것처럼(Zhang & Leung, 2015), 연구참여자 역시 SNS를 통해 테니스 패션을 과시하고 자아 정체성을 표출하는 것을 하나의 놀이로서 테니스를 소비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해준다. 기존의 테니스 참여자들에게도 부분적으로는 이러한 특성이 나타나지만(Lim & Kim, 2022), 테린이에게 있어 패션과 SNS를 통한 테니스 소비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 클럽은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각자의 스타일이 있어. 세트로 입고 나가면 자신감이 생기고, 또 SNS에 올려서 이제 다른 사람들하고도 친해지고. 그러는게 좋은거지. 운동이야 뭐. 매일 하는 거니까. (YY, M, 38years old)
나는 심한 것도 아니야. 내가 아는 테린이 언니는 아예 테니스 치러가서 옷 자랑 하려고 약간 대화가 잘 안 될 정도야. 테니스에 완전 재미 붙여서 인스타그램에 신상 옷 받은 거랑 라켓, 가방 테니스 관련 제품 산 것들 업로드 해야되니까. 테니스 치러가는게 테니스를 치는게 아니라 옷을 받은거, 산거 올릴려고 테니스 치러간다니까. 너무 심할 정도야. , 그런데 요새 젊은 세대들은 기존 테니스 동호인들보다 더 많이 SNS에 올리는 것 같아. 테니스 매니아들이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 마치 내가 이 테니스라는 운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과시하려고. 그리고 나이가 좀 있어도 테니스 자체가 젊은 이미지, 액티브한 이미지 이런게 좋아서 그런거 같아.(LSN, F, 41years old, Assistant Participant)
연구참여자들의 인터뷰 내용에서 알 수 있듯, 테린이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테니스 코트 안팎에서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라켓과 가방은 무엇이고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과시를 통해 자신들의 이미지를 형성하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참여자들의 테니스 소비 행동은 SNS를 통한 자기과시적 동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SNS에서 나타나는 자기과시란 자신의 이미지를 과장하거나 조장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인상을 주려는 행동을 의미한다(Yoo, 2021). 자신의 삶의 일부분을 SNS에 업로드 한다는 것은 행위자의 삶이 현실공간에서 가상공간으로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기 표현의 한 방식으로 SNS가 사용된다. SNS와 같은 가상공간에서의 나는, 실제의 나가 아니라 이상적으로 되고자 하는 나(ideal self)를 대표하는 가상의 나로 표현된다(Ellison, Steinfield & Lampe, 2007). SNS를 통해 나를 표현하는 방식은 주로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인상관리(Impression management)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Haferkamp et al., 2012; Tandoc et al., 2015).
이와 관련하여 Carpenter(2012)는 과시적인 표현성향이 강한 SNS 이용자 일수록 사람들과의 접속기회를 더 갖기 위해 이용시간이 길어지며 업데이트를 더 활발히 한다고 주장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의 응답내용에서도 자신이 운동하고 있는 모습을 SNS에 업로드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과시하는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마음에 드는 신발은 일단 10개 사. 인기 있는 제품은 미리 사 놔야 되니까. 그리고 이번에 루이OO에서 나온 라켓 가방 주문했잖니. 대기를 이미 걸었어. 우리나라에 몇 개 안 들어온다는데. 살 수 있을지 봐야지. 사면 내가 딱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할려고... (CMG, M, 41years old)
연구참여자 CMG는 평소에도 명품의류를 즐겨 입는 연구참여자였다. 연구참여자 CMG는 테니스를 취미생활로 즐기게 되면서, 테니스에 참여하면서도 테니스와 관련된 고가의 명품제품을 소비하고 그것을 SNS에 게시하였다. 테린이들은 SNS를 통해 테니스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였으며, 이러한 소비행위는 그들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었다(Kodžoman, 2019).
시즌이 딱 바뀌면 바로 사죠. 올해의 나온 옷을 입어야 되니까. 그리고 제 인스타 보셨던 것처럼 고급스럽게 호캉스를 하는데 그 선정 기준이 코트가 있냐 없냐의 차이예요. 그리고 제주도까지 가서도 뭔가 내가 테니스를 친다. 이런거. 거기 엄청 큰 실내코트가 있다는데, 가보고 싶은거예요. 그래서 바로 호텔 예약 했어요.. 그 호텔에 가야지 이쁜 테니스를 치고 신상 옷 입고 사진 찍어야 되니까. 옷도 추운데 치마입고 갔잖아요. 치마 입어야 이쁘니까(KHO, F, 44years old)
또한 연구참여자 KHO는 테니스 활동에 다소 제약이 발생하는 추운 겨울에도 보다 나은 환경에서 테니스를 즐기기 위해 실내코트가 있는 다른 지역의 고급 호텔을 예약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SNS에 게시하는 등 남들과는 차별화되고 고급화된 여가활동을 향유하고 있었다. 연구참여자들은 SNS를 통해 테니스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였으며, 이러한 소비행위는 그들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었다(Kodžoman, 2019).
Dimanche & Samdahl(2009)에 따르면 레크리에이션 전문화와 진지한 여가 참여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여가활동을 통해서 자기표현을 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며, 과시적 소비를 통해서 개인정체성과 사회정체성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과시적 소비를 통해서 개인정체성과 사회정체성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테린이들은 젊은 층에서 트렌디한 스포츠로 인기를 얻고 있는 테니스라는 종목에 참여하고 이와 관련 된 소비를 함으로써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일 부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테린이들은 이러한 여가 소비형태에서 다 소과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패션은 자신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매우 직관적인 수단이다. 이는 테니스 코트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테린이들은 과거 테니스 참여자들보다 패션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테린이들은 테니스코트에서 다양한 스타일, 색상, 디자인 등을 선택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드러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패션은 개인의 취향과 선호도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테린이들이 자신만의 자신감 또는 만족감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한다(Michalove, 2014)
해외에서 주문하는건 기본이지. 다 해. 이쁜거 딱 입고 백장 찍으면 이제 제일 이쁜 거 올리는거지. 알잖아. 나는 하도 옷을 많이 사서 입고 올리니까 협찬도 많이 들어와. 이것도 협찬이고. 인스타그램에 올려주고. 하니까. 광고로 수입이 있는건 아니지만 소소하게 옷도 이쁘게 입고 하는거지. (LSN, F, 41,years old, Assistant Participant)
테니스는 패션이죠. 사실 저는 처음에는 그런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여자친구가 테니스 같이 시작했는거든요. 여자친구는 인스타그램 하려고 테니스 치는 것 같아요. 옷도 엄청 많이 사고. 여자친구가 예쁜 옷 입고 사진찍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좋아요 개수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어쩔 수 없이 신상이라든지, 화려하게 입을 수밖에 없죠.(HSW, M, 33years old)
테니스 치면서 테니스만 치는게 아니라 좋은 곳 가면 사진도 찍고 이쁘게 포즈 취하고, 그냥 그게 노는 거지. 하루의 일을 함께 공유하고 친구들이 좋아요 눌러주는거 보고 댓글 달고. 얘기 하는거야. 그냥 일상이지.(CMG, M, 41years old).
SNS에서의 자기표현(self-presentation)은 SNS상에서 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여 내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를 알리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Kim & Kim, 2018). SNS와 연계된 활동을 추구하고, 패션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하려는 테린이들의 테니스 문화는 기존 전통적인 테니스 동호인의 문화와는 명확하게 대비된다. 전통적인 테니스 문화에서는 경기력이 상징권력으로서의 역할(Lee, 2012)을 하였다면, 테린이들의 테니스 문화에서는 테니스 실력보다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과시적 소비성향이 중시되는 문화가 주류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실력을 가지고 있는 테린이들이 실력으로 개인을 서열화 그리고 계급화하기보다는 각각의 참여자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테니스를 일종의 정체성을 표출하기 위한 매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테린이들은 SNS상에서 자신들의 경기 수준과 관계없이 자신이 테니스 치는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하고, 테니스와 관련한 취향, 정체성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었다. 이는 다양한 정체성을 수용하고 스포츠와 관련한 다양한 문화적 요소,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선택하는 MZ세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테니스 주류와의 갈등: 제한된 코트사용, 한시적이고 자유로운 멤버십
일반인에게 테니스는 비교적 대중적인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보자가 클럽에 가입하여 테니스를 즐기려고 시도하기에는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에 위치한 테니스클럽의 경우 매우 적은 수의 코트에서 테니스 운동을 진행하고 있어 새로운 회원을 받아들이는데 매우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실력이 떨어지는 초보자들이 테니스 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제한된다(Lim, 2016).
만약, 초보자들이 테니스클럽에 가입하더라도 초보수준을 벗어날 때까지 테니스클럽에서 기존의 고수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전통적인 테니스 문화에서 고수의 ‘권력’과 하수의 ‘소외’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Kim, Lim & Jang, 2022). 이에 대해 김한미(2012)는 테니스의 재미요인은 팽팽한 긴장이 유지되는 시합에 있고, 때문에 긴장감이 조성될 수 없는 하수와의 경기를 고수들이 외면한다고 분석하였다.
테니스클럽 내에서 초보자인 하수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다른 고수가 경기에 참여시켜주길 기다리거나, 자신과 실력이 비슷한 동호회원들끼리 경기를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전통적인 한국 테니스 동호인문화에서 고수들은 하수들의 경기에 들어갈 수 있지만, 하수는 고수들의 경기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이 금기시되어 있다(Lim et al., 2022). 이와 같은 전통적인 한국테니스 동호인 문화로 인해 테린이들은 기존의 테니스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있었다. 테린이들은 기존 동호인 문화 속으로 들어가 원하지 않는 사회화과정을 겪기 보다는 오히려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여 그 문화적 맥락 안에 위치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새로운 테니스 문화는 주로 테린이들이 주축이 된 인터넷 동호회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른 테린이들이 클럽에 등록하지 말라고 했어요. 들어가도 4-5시간동안 2게임하고 집에 온 적도 있다고 해서... 안끼워준대요, 그런데 저도 부담스러워서 안 들어가고 싶어요. 그냥 우리(테린이)끼리 공치고 하는게 좋아요. 저번에 우리 번개모임에 처음 들어온 여자가 클럽에 들어갔던거 말해주는데,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죄송합니다!’를 많이 말해본 적이 없대요. 처음 치면 공이 잘 안날라가고 그러잖아요. 그때마다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는데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제일 많이 외쳐본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약간 자괴감 든다고 (웃음).(KHA, F, 37years old)
인성검증 한다고 뒷풀이 가는거 별로예요. 내가 어떤 사람이어야 받아주는거예요? 식사를 가자고 하는데, 저는 가기 싫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권유하면 안 갈수도 없고, 가면 약간의 술이나 권유를 받아야 되는 것 자체가 약간 부담스러워요. 그냥 테니스 치고 씻고 혼자 집에 가서 맥주 한잔 하고 싶은 게 제 마음이었어요.(LJM, M, 34years old)
기존 동호회에 속해서 테니스를 친 KHA 연구참여자의 심층면담 내용에서 나타나듯, 테니스를 잘 못 쳐서 공이 옆 코트로 날아가 같이 랠리를 하는 파트너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 발생하면 테린이에게 지속적으로 미안함(경우에 따라 감사함)을 표시해야 태도가 암묵적으로 요구되고 있었다.
하지만 테린이 중심의 인터넷 테니스 동호회는 이러한 억압된 요구에서 그들을 일정부분 벗어날 수 있게 하였다. 인터넷이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참여하게 되는 테린이모임은 주로 코트를 예약한 사람이 같이 운동에 참여할 테린이들을 모집하고, 코트사용에 들어가는 비용을 참여자들끼리 나누어 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소 일회성이 짙은 인터넷동호회 모임은 전통적인 한국 동호인 문화의 중요한 키워드인 ‘회식문화’(Kim, Kim, Lim, & Park, 2018)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젊은 테린이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테린이들은 다소 실력이 부족하고 지속적인 참여가 가능하지 않더라도 참여하는데 부담이 덜하고 상대적으로 다른 참여자들과 상관없이 자유로운 활동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테린이들이 기존의 전통적인 테니스 동호인 문화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테니스 활동을 위한 코트를 확보하는 데 있었다. 많은 테니스 코트들이 테니스 동호회에 우선적으로 사용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에 새롭게 조직된 동호회가 정기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코트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공공 테니스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테린이들은 테니스 코트 예약을 매우 민감하고 치열한 경쟁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단 코트를 구하는 것부터가 문제죠. OOO코트를 예약하려면 동호회가 선점한 코트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의 코트 인터넷 예약이 화요일 10시에 열리는데 무슨 코트예약이 퇴근 후 시간이나 주말시간은 대학 수강신청보다 더 빠르게 나가요. 일단 빛의 속도로 예약부터 하고 그 다음에 사람들을 모으는거예요. 코트가 제일 중요하니까요. 이날 몇시에 칠사람? 하고 테린이 오픈 채팅에 올리면 되요. 사람은 금방 모이죠.(KHA, F, 39years old)
요새 테니스 인기가 너무 많아지니까 코트 구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나는 그냥 개인이 연대관을 한 경우이고, 안 그러면 나같은 테린이는 테니스를 치는게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봐야돼. 인터넷으로 열리는 예약은 10명이 달려들어서 예약을 하려고 해도 안되는데 그걸 매번 할 수가 없어서 내가 그냥 연 대관을 한거야. 그러다가 이제는 테니스 인기가 많아져서 다음에 돈을 그렇게 많이 내는데, 연대관도 안 받아주겠다고 하니까 답답한거지.(CMG, M, 41years old)
코트 예약 문제로 회의를 벌써 2번이나 했어요. 테린이들이 계속 민원을 넣으니까. 우리 클럽쪽에서는 이제 밀릴 수 밖에 없죠. 지난 몇 년 동안 그냥 편하게 테니스를 쳐 온 사람들이 갑자기 코트를 내준다고 생각하니까. 그 입장에서는 불편해졌고, 문제는 테린이들은 우리들이 기득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거예요.(CJH, M, 45years old, Assistant Participant)
부족한 시설에서 한정된 인원만이 향유하던 공간을 테린이들과 공유한다는 것은 기존의 테니스 동호회 입장에서도 매우 불편한 일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족한 테니스코트로 인해 기존 테니스 동호회도 테니스코트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도 테니스 코트 1면을 15명 이상의 회원이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기존 테니스동호회의 입장에서도 테니스코트를 새로운 동호회와 같이 추가적으로 공유한다는 것은 매우 불편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Lim & Yang, 2019).
반면, 테린이들 입장에서는 테니스코트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차별받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들은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기존 테니스동호회가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자신들의 테니스코트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지속적으로 테니스코트사용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기존 테니스 동호회와 주로 테린이들 중심으로 형성된 신규 테니스동호회와의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Jung, 2022). 이는 테린이들의 증가로 인해 테니스의 저변이 급속도롤 확대되면서 발생하는 문제이며, 한국 동호인 테니스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결되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지식 중심의 테니스참여: 나는 초보자이다. 하지만 전문가이다
지식중심의 스포츠 참여는 스포츠와 관련된 지식 및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고 학습하려는 능동적인 스포츠 소비과정 중 하나이다. 이것은 단순히 정보에 대해서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지식, 경험, 관심사를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과정이다(Kenyon & McPherson, 1974).
그 어느 때 보다 정보의 접근성이 용이해진 IT(Information technology) 시대가 도래 하면서 지식중심의 스포츠 참여는 하나의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테니스 종목에서도 지식 중심의 소비가 의미 있는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는 테린이들의 문화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테린이들은 경기력 향상을 위해 테니스 라켓, 스트링, 그립과 같은 용품부터 스윙, 플레이스타일과 관련한 정보를 습득하며, 이와 관련된 정보를 서로 활발히 교류하기도 한다. 그리고 교류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테린이들이 해외에서 유명코치를 섭외해서 그룹 레슨을 받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구참여자 LJM은 지식중심 테니스 참여 경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선수들 플레이도 보는데, 저는 일단 제 플레이스타일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죠. 내가 어떻게 치는지 알아야지 어떻게 칠지도 생각을 하니까. 물론 옆에 코치랑 선수들이 주변에 많아서 물어보는게 많이 도움이 되요. 그리고 상대방 보다는 내가 잘치는 것, 그리고 못 치는 것을 파악하고 시합을 엄청나게 나가면서 상대를 이제 하나 하나 파악하는 중이라고 해야되나? 연습하는 거 비디오로 찍는건 기본이죠.(LJM, M, 36years old)
연구참여자 LJM은 자신의 연습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하고, 전문가들에게 이와 관련된 피드백을 받는 방식으로 지식중심 테니스 참여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테니스 동작과 관련된 온라인 정보를 지속적으로 탐색하며, 이를 토대로 자신의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테니스 동호인들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순히 레슨을 받고 많은 경험(구력)을 쌓는데 주력(Lim & Kim, 2022)하였다면, 테린이들은 정보의 출처를 보다 확대하여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신의 실력이 도움이 되는 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테린이)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미국에서 온 OO샘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해서 섭외했어. 미국에서 와서 한국에서 레슨투어 돌았잖아. 우리(테린이) 같은 사람들 그룹핑해서 다 알려주고 레슨 해주고 다시 간걸로 아는데.(KJH, F, 28years old)
요새는 그냥 지식으로는 못 가르쳐요. 유투브 보고 와서 선수들은 왜 그런지 계속 물어보고..또 테린이들의 지식이 무슨 프로선수예요. 자기는 프로선수가 아닌데, 훈련을 프로선수처럼 받길 원하죠. 온라인에서 배운거 보여주면서 이거 하고 싶다고 훈련 하는거 보여주고 그래서 저도 맞춰줘요. 어느정도는. 요새는 저희 동네에 코트 근처에 피트니스는 테니스 PT랑 테니스 필라테스도 같이 있어서, 부상을 방지해 준다고 그러면 그 클라스를 다 들어요. 테니스치고 가는거죠. 프로선수들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마사지 받고 가고. 필라테스 하고 가고. (SJH, F, 33 years old, Assistant Participant)
테린이들은 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테니스와 관련된 최신 정보를 습득하고자 노력한다. 연구참여자 KJH는 SNS를 통해 외국에서 선진 테니스 교육정보를 가지고 있는 코치에게 직접 연락을 하여 국내에서 집단레슨을 기획하여 운영하기도 하였다. 더 나아가 테린이들은 정보수용자임과 동시에 정보습득의 매개나 확산주체로 역할을 수행한다.
테린이들의 적극적인 정보습득 및 확산의 경향에 대해 보조연구참여자인 테니스지도자 SJH는 테니스 레슨 참여자들이 예전과 다르게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도자에게도 다양한 요구를 한다고 진술하였다. 불과 5년전만 해도, 테니스 레슨은 지도자가 설정한 교육 목표와 방식에 따라 진행되었다. 하지만 최근 테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테니스 레슨의 경우, 테린이들은 자신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테니스 지도자들은 이를 충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공급자 중심의 테니스 레슨 방식이 소비자 중심의 테니스 레슨 방식으로 변화되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테린이들은 다양한 정보습득 채널을 통해 전문가에 가까운 정보 및 지식을 가지고 프로슈머(prosumer)로서 테니스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Ritzer et al., 2012).
한편, 테니스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주변사람과 교류하는 행동에 대한 일종의 자부심도 가지고 있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Davis & Duncan, 2006). 비록, 테니스 경기력은 선수들이나 다른 숙련자에 비해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지만, 테니스와 관련된 정보를 습득하는 것만큼은 선수나 숙련자 못지 않은 전문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이에 대해 연구참여자 YY는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
난 라켓만 이미 몇 번을 바꿨나...이미 남들 10년간 바꿀 라켓을 다 바꾼거야. 너무 궁금한게 많으니까. 계속 찾아보는거예요. 라켓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가. 스트링은 어떤 게 더 좋은가. 한국 유투브에 나오는거는 한계가 있으니까 이제 해외자료까지 찾아보고 있더라구요. 계속 정보를 찾다보니까내 플레이 스타일에 어떤 라켓이 좋은지 조언 듣고, 라켓 스타일 알아보고 시타 써보고, 줄도 몇 번이나 바꾸고, 내가 실력이 아직 좀 안 좋아서 그렇지 테니스 지식은 선수만큼은 된다고 생각해.(YY, M, 50years old)
연구참여자 YY는 테니스 관련 용기구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살펴봤을 때, 테니스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여가적 재미를 경험하는 것은 일종의 테니스에 참여하는 형태로 이해될 수 있다(Lim & Kim, 2022). 또한, 실력을 향상하는데 다소 오랜 시간이 요구되는 테니스 종목의 특성상, 쉽게 늘지 않는 경기력에 집중하는 대신 보상심리로 테니스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데 더욱 몰입하게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종의 테니스에 대한 관심을 표출하는 방법으로 테니스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
본 연구에는 새롭게 등장한 한국 동호인 테니스 문화 중 하나인 테린이들의 문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테린이들은 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존의 한국 청년들의 문화와 테니스가 가지고 있는 문화를 접합(articulation)하여 전통적인 동호인 테니스인들이 가지고 있는 하위문화와 구분되는 새롭고 독특한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하였다.
테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특성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 다. 우선, 테린이들은 테니스를 자기과시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테니스 활동 참여 모습은 SNS에 게시하고,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들과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최근 한국에서 트렌디한 스포츠종목으로 인정받고 있는 테니스를 소비하고 있음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외부에 테니스를 소비하는 자신을 과시하지만, 동호인 문화 안에서는 다소 소외(혹은 배제)되어 있다고 인식한다. 그래서 기존의 동호인 문화에 귀속되기 보다는 새로운 동호회를 만들어서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다. 또한, 테니스를 참여하는데 있어서 직접적인 연습 혹은 경기에 참여하는 것 이외에도, 테니스와 관련된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서로 교류하는 방식으로 테니스에 참여하고 있었다.
본 연구는 테린이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하지만, 질적 연구의 특성상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이 전체 테린이들의 문화를 대변한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테린이들의 참여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연구참여자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특성이 반영된 테린이 집단의 문화가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심층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서론에서 연구의 배경으로 전술한 바와 같이, 최근 한국에서 테니스의 인기는 매우 높아졌다. 인기가 높아진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그 변화의 중심에 청년층의 참여가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그들로 하여금 만들어진 한국의 테니스 열풍은 전통적인 테니스 동호인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으며, 테니스 동호인의 중요한 하위문화로서 자리잡고 있다. 테린이들로부터 시작된 테니스 분야에서의 변화를 의미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테린이들의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이 테니스라는 종목에 더 많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층이 중심이 된 테린이들의 문화가 몇 년간의 유행이 아닌, 지속적인 인기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CONFLICT OF INTEREST
논문 작성에 있어서 어떠한 조직으로부터 재정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지 않았으며 논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관계도 없음을 밝힌다.
AUTHOR CONTRIBUTION
Conceptualization: S Lim & H Jeong, Data curation: S Lim, Formal analysis: H Kim, Methodology: S Lim, Visualization: H Jeong & H Kim, Writing-original draft: S Lim & H Kim, Writingreview & editing: H jeong & H Kim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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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H. D. (2022.7.19.). More than ‘good shot’, ‘proof shot’… Why did the MZ generation fall for tennis? Chosun Ilbo. Retrieved from https://jobsn.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7/18/20220718000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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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 J. M. (2021.7.31.). A 100 year tennis look, permeate the MZ generation. Joongang Sunday. Retrieved from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118175#home
Table
Table 1.
No. | Name | Age | Tennis Career | Gender | Tennis club membership | Occupation | Note |
---|---|---|---|---|---|---|---|
1 | KHA | 37 | 3y | F | N | Swimming instructor | |
2 | KHO | 32 | 5y | F | Y | Internet shopping mall operator | |
3 | HSW | 31 | 2y | M | N | Researcher | |
4 | YY | 38 | 5y | M | Y | CEO of entertainment company | |
5 | LJM | 34 | 4y | M | Y | Employee | |
6 | KJH | 28 | 3y | F | Y | None | |
7 | CMG | 39 | 4y | M | Y | Distribution employee | |
8 | LMK | 30 | 3y | F | Y | Employee | |
9 | LSN | 39 | 27y | F | Y | Banker | Assistant Participant |
10 | SJH | 31 | 22y | F | Y | Tennis Coach | Assistant Participant |
11 | CJH | 43 | 33y | M | Y | Physical therapist | Assistant Participa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