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균형발전 방안으로서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의 개최지 특성화 연구
Choi, Joohyun1; Lee, Jaekoo2*; Ha, HyoungJoo3
Korean Journal of Sport Science, Vol.34, No.3, pp.522-533, 30 September 2023
https://doi.org/10.24985/kjss.2023.34.3.522
Abstract
PURPOSE
This study presents a policy proposal to integrate the National Sports Festival and sport-specific competitions into a broader national balanced development plan, particularly targeting regions facing potential obsolescence.
METHODS
Applying both balanced growth theory and unbalanced growth theory, we analyzed the issue through a comprehensive review of the literature, encompassing both domestic and international cases.
RESULTS
Our findings lead to several key conclusions and policy recommendations. Firstly, we recommend the relocation of the National Sports Festival hosting rights to regions at risk of becoming obsolete. Secondly, we propose the designation of specific venues for each sport event. Thirdly, we emphasize the development of sports events that uniquely characterize specific regions. Fourthly, we suggest engaging local residents of host cities to form a robust sports event support staff. Fifthly, we advocate for the enhancement of local accommodation facilities. Lastly, we envision the transformation of the National Sports Festival into a “Korea Open” event.
초록
서론
“우리나라의 두 번째 분단이 일어나고 있다”와 “전국 시·군·구 2곳 중 1곳은 소멸위험 지역”이다 라는 말은 2023년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국토 불균형의 실상을 보여주는 표현들이다(Kim et al., 2021; Lee, 2022). 이러한 현상은 이미 지속적인 저출산과 함께 경제와 사회문화 활동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수도권은 과밀화(overconcentration)되고, 상대적으로 비수도권은 사막화(desertification)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한반도가 남북분단에 이어 수도권(과밀화)과 비수도권(사막화)으로 두 번째 분단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4월 한국고용정보원의 계간지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13곳(49.6%)이 '소멸위험 지역'에 해당한다고 발표되었다(Lee & Lee, 2023).
우리나라 헌법 제123조 제2항은 국가가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는 2004년에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제정하였고, 2020년에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정 시행하였으며, 2022년에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였다. 법령의 주요 골자는 지역 간에 발전 기회를 균등히 분배하고, 수도권의 인구 밀집과 과도한 집중을 억제하여 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정부의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부 부처에서는 여러 정책적 사업들이 추진됐다. 예를 들어,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적 역량을 갖춘 지방자치 단체를 대상으로 ‘제5차 문화도시’를 지정하여 약 2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2022), 행정안전부는 지방 청년들의 유출 방지 및 도시 청년들의 지방 이주 정착을 위해 ‘청년 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을 공모하고 있다(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2023a). 이처럼 정부 및 산하 단체에서 국토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제도와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본 연구 역시 정부의 국토 균형발전 목적과 여러 정책적 시도들과의 동일한 맥락에서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의 개최지역 특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제안 연구이다.
전국체육대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엘리트 스포츠 대회로써, 지난 100년 동안 국내 스포츠 발전과 지역 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전국체육대회는 1920년 전조선 야구대회를 시작으로 서울에서 처음 개최되었으며, 1957년 지방 순회 개최 원칙이 세워진 이후 지금까지 17개 광역시·도의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개최되어 왔다(Ko et al., 2020). 1957년 전국체육대회의 지방 순회 개최 원칙이 세워진 배경은 지역의 체육시설 확충 및 시·도민의 체육에 관한 인식을 제고하고, 전국적으로 체육이 보급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Ko et al., 2020). 즉 서울에만 집중된 스포츠 시설 인프라를 지방으로 분산시켜 균형 있는 지역발전을 위한 시도였다(Son & Ha, 2020). 그 결과, 전국체육대회는 지난 67년간 17개 광역시·도의 거점 지역에 스포츠 시설을 공급하고, 지역경제와 사회문화 발전에 크게 공헌하였다.
그러나, 현 상황은 지난 67년 동안 전국체육대회가 지방 순환 원칙에 따라 개최되어야 했던 시대와 크게 달라졌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2022년 기준 0.78명)은 급격히 줄어들었으며(Statistics Korea, 2022), 2020년 이후 총인구의 자연 감소도 시작되었다(Hong, 2022). 특히 지방 시군구의 인구감소는 지역소멸의 절대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출생아 수가 1,000명 미만으로 감소하면, 지역 거주민을 위한 행정, 교육, 의료, 문화시설 등의 사회적 서비스 제공 시스템이 붕괴하게 된다(Ban, 2023). 그로 인하여 거주민들은 다양한 생활문화 서비스와 경제활동이 가능한 도심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게 되고, 결국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토의 균형 있는 이용을 위해서라도 향후 소멸위험이 지방 시군구의 생존정책과 전략의 하나로 지역의 유동 인구(floating population)를 증가시키는 정책 사업들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며, 유동 인구를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정책 중의 하나는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이벤트일 것이다.
스포츠는 국내외적으로 유동 인구를 많이 발생시키는 유동인구 지수(floating population index)가 높은 분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국체육대회를 포함한 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대한체육회 산하 약 70개 회원종목단체의 각종 대회 개최는 개최지에 유동 인구를 상당수 증폭시킬 수 있으며, 유동 인구 증가에 의한 지역 경제와 생활 서비스 체계의 유지·존속으로 거주자의 정주율(settlement rate)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즉, 국토의 균형 있는 존속을 위한 정부의 정책추진 방향으로 전국체육대회를 포함한 각종 전문체육 및 생활 스포츠 대회의 개최지 선정 규정을 개정하고, 대회 개최권을 광역 시도 중심에서 소멸 예상 지역으로 전환하는 등의 개선 방안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된다.
전국체육대회에 관한 기존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전국체육대회의 운영방안 개선 연구(Kim & Jeon, 1998; Lee & Kim, 2022; Lee & Lee, 2002)와 전국체육대회의 사적 고찰 연구(Park & Ok, 2020; Son & Ha, 2020), 전국체육대회 사업화 연구(Moon, 2019), 순위 결정 개선 방안 연구(Kim & Choi, 2018) 등 여러 방면에서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하지만 지방소멸 및 국토 불균형 문제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전국체육대회 개최도시의 선정방식에 관한 연구는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문제
본 연구는 전국체육대회의 현재 상황과 경제적 및 사회적 영향력, 국토 불균형 및 인구감소 이슈를 조명하고, 스포츠 이벤트가 지역 균형발전에 미친 국외 사례를 참조하여 전국체육대회의 개최도시 선정방식에 관한 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나아가, 전국체육대회 개최지 특성화에 따라 예측되는 개최지의 기대효과를 도출할 것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현재 전국체육대회 개최방식과 운영 방식은 어떠한가? 둘째, 국토 균형발전과 지역사회스포츠의 발전에 관한 해외 사례는 무엇이 있는가? 셋째, 어떠한 방식으로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의 개최지역 특성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가? 넷째,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이론적 관점
균형 성장이론과 불균형 성장이론은 경제학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지역개발이론 중의 하나이다. 균형 성장이론은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 경우, 즉 경제 성장률과 인구 증가율이 서로 일치하는 경우를 가정하며, 이는 경제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보장한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또한, 균형성장 이론은 지역 간에 나타나는 생산활동으로 인해 지역의 균등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수도권은 많은 노동인구가 유입되어 결과적으로 평균임금이 감소한다는 것이고, 지방 도시는 노동인구의 부재로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임금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수도권 인구가 지방으로 이동하여 지역 균형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Pike et al., 2017). 균형 성장이론은 정부의 적극적인 균형 개발정책에 반대하며, 시장기능에 의해 자율적으로 균형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Uhm & Woo, 2018).
반면, 불균형 성장이론은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더라도, 이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일부 지역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다른 지역은 성장률이 낮게 나타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이는 지역 간의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을 내포하며, 이러한 불균형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다(Fujita, 2007). 불균형 성장이론은 지방 도시의 자본과 노동이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면 도심지역은 더욱 발전하고 지방 도시는 점차 낙후된다는 주장이다. 그 이유는 수도권에 발전한 산업은 다른 새로운 산업을 끌어들이지만, 지방 도시는 그렇지 못함으로써 점차 산업기반이 무너져 간다는 것이다(Seo, 1998).
균형 성장이론은 경제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경제정책 수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제의 성장률과 인구 증가율을 일치시키기 위해 적절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며, 이는 일자리 창출, 소비 증대 등의 방안을 통해 경제 성장을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불균형 성장 이론은 경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다룬다. 이론에 따르면, 성장률이 높은 지역은 경제발전의 주도적 역할을 하지만, 그 외의 지역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면서 지역 간의 격차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부의 정책 개입이 필요하며, 지역 간의 협력과 균형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Uhm & Woo, 2018).
현재 우리나라의 스포츠 시설 인프라 구조는 대도시에 집중된 지역 불균형 상태이다. 전국체육대회와 같은 전국규모의 스포츠 대회가 대도시 위주로 계속하여 개최될 경우, 지역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전국체육대회 개최도시를 소멸 예상 지역으로 전환·특성화하면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정부 정책은 균형 성장이론과 불균형 성장이론 사이에서 각 정부의 정책적 방향에 따라 변화되는 양상을 보여왔다(Cha, 2017). 전국체육대회의 개최지 선정 규정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균형 성장정책과 불균형 성장정책의 사이에서 적절하게 변경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의 개최지 특성화 방안을 위한 정책 제안 분석과정에서 균형 성장이론과 불균형 성장이론의 관점을 적용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본 연구는 국토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스포츠 이벤트의 전략적 활용 방안 중 하나로,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의 개최지 특성화 방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해석학적 연구 방법(Interpretive research methodology)을 적용하여 국가균형 발전 계획의 하나로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를 소멸이 예상되는 지역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제안을 탐구하였다. 해석학적 연구 방법은 텍스트 및 문서를 중심으로 인간 경험과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사용되며, 복잡한 사회 현상과 정책 문제에 적합한 접근 방법이다(Yanow, 2017). 이에 따라 본 연구는 Creswell & Creswell(2017)의 연구방법론에서 제시하는 질적연구에서의 자료 분석과정을 적용해 수집한 문헌을 분석하고 결과를 전개하였다. 우선 연구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관련 문헌을 수집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전국체육대회의 사업계획서와 결과보고서, 백서 등에서 기초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예산, 운영, 참가 현황 등과 같은 통계적 자료를 이용하여 전국체육대회의 현황을 파악하였다. 또한, 단행본, 학술논문, 정부보고서, 뉴스 기사 등과 같은 2차 자료를 활용하였고, 전국체육대회와 관련한 선행연구 및 유사한 보고자료들을 검토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되는 문헌분석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국체육대회와 관련한 선행연구를 분석하여 연구 흐름과 방향, 유사한 연구를 파악하였다. 둘째, 전국체육대회의 사업계획서와 결과 보고서, 백서 등을 통해 대회의 운영 방식, 예산 현황, 참가 현황, 제한사항 등의 전반적인 현황을 분석하였다. 셋째, 소멸 예상 지역 및 국토 불균형 문제와 관련된 선행연구 및 정부 보고서를 검토하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넷째, 국내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국토 균형발전의 모범적인 해외 사례를 조사하여 분석하였다. 이 데이터는 균형성장 이론과 불균형 성장 이론에 기반하여 정책 문제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 사용되었다.
해석 단계에서는 수집된 데이터를 읽고 주요 주제와 패턴을 식별하려는 노력이 진행되었다.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 관련 정책 문제에 대한 텍스트를 이해하고 해석을 수행하였다. 해석학적 연구에서는 반복적인 해석과 대화가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Yanow, 2017). 따라서 수집된 데이터와 해석을 반복적으로 검토하고, 연구자 간 논의와 대화를 통해 해석을 개선하고 의미를 더 깊이 파악하려는 노력이 진행되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해석된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의 개최지 특성화 방안에 관한 정책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방안은 그간 우리나라의 스포츠 이벤트 개최방식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며, 아울러 국토 균형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전략적인 정책이고, 향후 지속적인 연구와 정책추진에 따라 유의미한 성과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결과
전국체육대회의 개요
전국체육대회는 매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스포츠 경기대회로서, 1919년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여 1920년 조선체육회를 설립하고 전조선 야구대회로 출발하였다. 이후 1934년 조선 종합경기대회에서는 야구뿐만 아니라 축구, 정구, 농구, 육상 등 다섯 종목이 포함되어 단일 종목 대회에서 종합 대회로 전환되었다. 1948년에는 전국체육대회로 개칭되어 시도 대항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전국체육대회는 제37회 대회까지 서울에서 개최되었지만, 1957년 제 38회 대회부터는 지방 순회 개최 원칙에 따라 처음으로 경남 부산에서 개최되었다. 이후 개최지 순회 원칙은 지금까지 67년간 지속되어 왔다(Ko et al., 2020).
전국체육대회는 대회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그 영향력 또한 커졌다. 제1회 대회는 야구 1개 종목에서 시작하여, 제15회 대회에서는 5개 종목으로 늘어났고, 제33회 대회에서는 20개 종목, 제81회 대회에서는 40개 종목으로, 그리고 제103회 대회에서는 49개 종목으로 확장되어 왔다(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19; Ulsan Metropolitan City, 2022). 이 과정에서 전국체육대회는 여러 문제점도 겪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전국체육대회의 법·제도적 개선 방안’보고서에 따르면(Korea Institute of Sport Science, 2016), 전국체육대회가 다수의 문제점을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문제점은 전국체육대회에 대한 인식 저하, 시도 간의 과열 경쟁, 선수 자격의 모호성 등으로 인한 부정행위 발생 가능성의 증가, 전국체육대회 규모의 비대화에 따른 부담 증대, 그리고 공인 경기 용기구 구매 및 임대 관련 범주 문제 등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전국체육대회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대회 참가자 뿐만 아니라 대회를 주최하는 지자체와 관련 기업 등에도 큰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전국체육대회의 경제적 및 사회적 영향력
전국체육대회는 일반적으로 약 3만여 명이 참여하는 대회이며, 대회 참가자들은 선수단, 임원진, 기자단 등을 포함하고, 경기종목은 약 50개 선이며, 대회 기간은 7일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개최된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2,013개소 89,058객실이 대회 운영을 위해 사용되었으며,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총 39,000여 명을 수송하기 위한 차량이 운행되었다(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19). 또한, 대회 기간 중 86개 경기장이 사용되었고, 그중 35개 경기장은 개보수된 경기장이었다. 이러한 규모는 소멸 예상 지역에서 전국체육대회가 개최되면 지역 경제와 사회문화적인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국체육대회를 위한 총예산은 제97회 대회에서는 1,222억 원, 제98회 대회에서는 1,859억 원, 제99회 대회에서는 898억 원, 그리고 제100회 대회에서는 1,220억 원이 투입되었다 <Table 1>. 이는 대회를 위한 경기장 신축과 개보수 비용, 대회 운영경비 지출, 관광 소비지출 등의 항목이었다(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19).
전국체육대회의 경제적 가치를 살펴보면, 2014년 제주대회에서는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2,396억 원이었으며, 2016년 충남 아산대회에서는 2,334억 원, 2017년 충북·충주대회에서는 3,758억 원으로 분석되었다(Moon, 2019). Jung & Jin(2017)는 전국체육대회의 경제적 가치를 평균 2,377억 원으로 추정하였고, 평균 4,534명의 일자리를 창출하였다고 분석하였다(86~91회와 95~96회 대회 기준).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하는 지자체들은 대회 동안 다양한 문화행사와 이벤트를 개최하여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지역 경제활동을 촉진 시킨다. 더불어 대회 관련 산업 분야에서는 대회를 위한 행사장, 숙박시설, 식음료 등의 수요가 발생하여 해당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고용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전국체육대회는 개최지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스포츠 행사 중 하나로 인식되어왔다(Moon, 2019).
종목별 전국대회
전국체육대회는 일 년에 한 번 특정 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에 반해 종목별 전국대회는 연중 전국 각지에서 개최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종목별 전국대회는 참여 인원과 예산, 규모의 측면에서 전국체육대회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소규모이지만 빈도 측면에서는 연중 지속해서 개최되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회로 볼 수 있다. 종목별 전국대회는 협회장배 전국대회, 전국 학생대회, 오픈대회, 전국종별대회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개최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종목별 전국대회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비교적 생활체육 인구가 많고, 전국대회가 연중으로 개최되는 대한배드 민턴협회, 대한자전거연맹, 대한테니스협회의 전국대회 일정과 개최지역을 분석하였다.
우선 대한배드민턴협회의 2023년 전국대회의 일정과 개최지역을 살펴보면, 총 20개의 전국대회가 개최되고, 개최지역은 밀양에서 3회, 화순에서 3회, 당진에서 2회, 나머지 17개 지역(포천, 정읍, 서산, 청송, 강진, 울산 등)에서 1회의 대회가 개최된다(Badminton Korea Association, 2023). 이처럼 전국적으로 다양한 지역에서의 배드민턴 대회 개최는 배드민턴 대회의 특화도시가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대한자전거연맹의 현황도 유사했는데, 2022년 기준 총 28번의 전국대회 중 개최지역은 양양 5회, 진천선수촌 3회, 강화 3회, 영주 2회, 그 외 에15개 지역(창녕, 강진, 구미, 나주, 제천 등)에서 1회의 대회가 개최되었다(Korea Cycling Federation, 2022). 분석 결과 두 종목 모두 해당 종목을 특성화한 지역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비교적 종목별 대회의 지역 특성화가 잘 정착된 테니스의 경우를 살펴보면, 2023년 기준 총 26번의 전국대회 중 절반이 넘는 17번의 대회를 강원도 양구에서 개최한다(Korea Tennis Association, 2023). 양구는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테니스 시설 인프라를 구축하여 테니스 특화도시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는 전국체육대회와 종목별 전국대회의 개최지 선정과정을 개선하여 양구와 같은 스포츠 특화도시를 각 지역에 양성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지역소멸 및 국토 불균형과 전국체육대회
행정안전부는 지난 2021년 처음으로 전국적인 인구 조사를 실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감소지역 89개소를 선정하였다(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2023b). 정부는 앞으로 지속적인 인구감소지역 분석을 통해 5년 주기로 새로운 지역을 선정해 나갈 계획이다. 행정안전부의 자료 이외에도 인구감소에 관한 다양한 분석 보고서가 존재한다. 지난 2022년 4월 한국 고용정보원의 계간지는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절반이 소멸할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하였으며(Lee, 2022),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에서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 위험단계(0.5 미만) 지역은 2017년 85개(37.3%)였으나, 2040년에는 217개(95.2%)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고 예측하였다(Kim & Lee, 2017). 수도권에 인구와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6·25 이후의 남북분단에 이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분단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Kim et al., 2021). 지방 시군구의 인구감소는 지속적인 합계 출생률의 감소와 수도권 인구 과밀화, 국토 불균형 발전 등과 밀접하게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스포츠가 기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국체육대회의 개최도시 선정방식을 개선하여 지역소멸 문제에 긍정적 제안을 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전국체육대회의 개최도시 선정방식을 살펴보면, 지역 순환 개최는 지역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서울, 경기, 인천 등과 같은 대도시 지역은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어 전국체육대회의 개최에 큰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 시도지역에서는 스포츠 시설 인프라 미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Jung & Jin, 2017). Kwon(2022)은 국토 균형발전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국토 균형발전은 첫째, 위험 분산을 통한 국토의 지속적인 이용과 발전의 추구이며, 둘째, 헌법에 명시된 지역 균형발전의 실행이고, 셋째, 지역 간 격차를 줄임으로써 국가공동체의 통합을 조성하는 것이며, 넷째, 자원 배분의 효율성과 국가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1957년 첫 지방 순환개최 원칙이 개정된 배경에는 서울에만 집중된 스포츠 시설 인프라를 지방으로 분산시켜 균형 있는 국토발전을 하기 위함이었다(Son & Ha, 2020).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동일한 목적과 취지로 지방 순환개최 원칙의 세분화 규정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는 국토 불균형화가 심화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 개최지의 특성화 방안이 시기적으로 적절한 정책적 판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사례: 독일
독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균형 있는 국토발전을 이룬 나라 중의 하나이다. 독일 5대 대도시의 인구 현황을 살펴보면, 베를린 367만 명, 함부르크 185만 명, 뮌헨 148만 명, 쾰른 107만 명, 프랑크푸르트 75만 명이다(Destatis, 2023). 독일과 비교하여 한국의 5대 도시 인구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950만 명, 부산 335만 명, 인천 294만 명, 대구 238만 명, 대전 145만 명이다(Statistics Korea, 2022). 2021년 기준 독일의 인구가 8,320만 명으로 한국의 5,174만 명보다 약 두 배 가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5대 도시의 인구 비율은 한국보다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독일의 인구가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지방 도시에 분산된 것은 독일 정부의 다양한 지방 분산화 정책의 결과였다. 독일 스포츠 분야의 대표적인 분산화 정책은 전국적인 스포츠 인프라 구축 정책인 ‘골든 플랜(Golden Plan)’이었다.
독일은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클럽 시스템이 가장 잘 정착된 나라로 평가받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의 스포츠클럽 구축을 위한 본보기로 자주 인용되고 있다(Breuer et al., 2015). 독일 스포츠클럽의 성장요인은 1~4차에 걸쳐 진행된 독일 정부의 골든 플랜 정책에 있다. 독일의 분단 시기(1945-1990), 엘리트 스포츠 정책에 집중했던 동독과는 달리, 서독은 대중을 위한 생활체육 정책에도 적극적이었다(Hallmann & Petry, 2013). 서독은 모두를 위한 스포츠(sport for all)를 구현하기 위한 1차 골든 플랜(1961-1975)을 추진하였고, 이때 약 170억 마르크(약 87억 유로)가 스포츠 시설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사용되었다. 2~3차 골든 플랜(1976-1993)에는 약 200억 마르크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었으며, 그 결과 종합형 스포츠 시설은 두 배, 수영장 시설은 다섯 배로 크게 증가하였다(Rütten et al, 2010). 마지막 4차 골든 플랜(1992-2009)은 통일 이후 동독지역의 스포츠 시설 인프라 개선을 위해 추진되었고, 약 7,100만 유로가 사용되었다. 전국적이고 장기적인 골든 플랜 정책에 의해 현재 독일은 약 9만개의 스포츠클럽과 2,7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게 되었다(Breuer et al., 2020; Heiden et al., 2012). 독일 정부는 대도시 위주의 스포츠 대회가 아닌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지역 특성화되어 있는 스포츠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을 적절히 마련해 놓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국체육대회는 약 3만여 명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규모와 형태의 독일의 전국체육대회는 독일체조대회(Deutsches Turnfest)이며, 참가자가 약 8만 명 이상인 전국대회이다. 역대 개최도시 현황을 살펴보면 중소도시인 라이프치히(60만 명), 도르트문트(58만 명), 보훔(36만 명)에서도 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다. 이는 독일체조대회가 우리나라의 전국체육대회보다 두 배가 넘은 규모인데도 불구하고, 인구 30~60만 정도의 중소도시가 중심이 되어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5회(2017~2022)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한 도시의 인구 현황을 살펴보면, 충북 157만 명, 전북 187만 명, 서울 945만 명, 경북 270만 명, 울산 116만 명이었다. 전국체육대회 참가 인원이 약 3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독일보다 비교적 대도시에서 전국대회가 개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독일은 중소도시에서도 8만 명 이상의 전국대회를 충분히 개최할 수 있도록 스포츠 시설 기반을 중앙정부가 구축해 주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외 사례: 일본
본 연구는 인구소멸지역의 지역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전국체육대회와 각 종목 단체별 대회의 개최지 특성화 방안을 제안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감소, 지방 도시소멸, 수도권 인구 과밀화 등과 가장 유사한 상황을 경험한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출산율이 감소했고, 지역 도시가 소멸하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현황과 스포츠를 통한 지역발전의 노력을 분석하는 것은 본 연구의 정책적 제안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은 2008년 이후 인구감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특히 3대 대도시권으로 인구가 집중되었으며, 소멸 예상 지역의 평균 인구는 2005년 약 289만 명에서 2050년에는 절반 이하인 약 114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었다(Harada & Nakayama, 2018). 또한, ‘일본창성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에는 전국의 약 1,700개 지자체 중 절반 이상이 ‘소멸 가능지역1)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Harada & Nakayama, 2018). 일본 역시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소도시의 소멸은 정부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정책적 시도를 하고 있었다. 그중 스포츠 분야에서는 스포츠 기본계획(スポーツ基本計畵) 내에 스포츠 진흥을 통한 지역 활성화 정책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의 스포츠 기본계획은 스포츠를 통해 국민의 건강증진 및 스포츠산업 발전 등을 추진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계획으로 ‘스포츠 기본법’ 제9조에 따라 문부과학성이 5년마다 수립하고 있다. 스포츠 기본계획은 2011년 스포츠 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2012년부터 제1기(2012-2016)와 제2기(2017-2021)를 거쳐 2022년 3월 제3기(2022-2026)가 발표되었다.
제1~3기 스포츠 기본계획 중에서 제1기 스포츠 기본계획에는 지방 도시 활성화 계획으로 지역 종합형 스포츠클럽 육성, 스포츠 시설 설립, 엘리트 스포츠와의 연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의 종합형 지역 스포츠클럽은 스포츠 기본법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지원하도록 의무화되었다. 일본은 주민이 주체적으로 스포츠 참가를 할 수 있도록 종합형 지역 스포츠클럽을 육성하고 스포츠 지도자와 시설 정비에 집중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Korea Institute of Sport Science, 2018). 일본 정부는 지역 스포츠클럽이 새로운 공공성을 담당하고 지역사회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최소 1개 이상의 종합형 클럽을 각 시군구에 육성하고, 광역 시군구권 내 거점클럽(전국 300개소 내외)을 지원할 계획을 포함하였다(MEXT, 2012).
제1기 스포츠 기본계획에 포함된 스포츠 시설 측면을 살펴보면, 지역 스포츠클럽은 지역사회의 구심점으로 발전하고, 학교 체육시설 개방을 통해 지역주민이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방 도시의 학교와 폐교를 활용하여 지역 스포츠 활동 장소를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하였다. 예를 들어, 학교 내 야간조명시설 설치와 빈 교실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지역 스포츠 활동 공간으로 제공하고, 지역주민의 교류 장이 될 수 있도록 라커룸, 샤워실, 세미나실, 휴게실 등의 정비를 추진하였다. 또한, 자녀를 둔 부모들의 스포츠 참여기회를 늘리기 위해 탁아실, 수유실 등을 설치하는 방안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명시하였다(MEXT, 2012). 일본 정부는 스포츠 시설이 지역의 지역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지역 진흥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었다(Harada, 2017)
이와 더불어, 제1기 스포츠 기본계획에는 지역 엘리트 선수와의 지역 스포츠클럽 연계를 추진하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엘리트 선수들의 은퇴 후 진로에 관한 문제도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지역 종합형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하고, 해당 스포츠 클럽의 지도자로 은퇴한 엘리트 선수를 활용하여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였다. 이를 통해, 지역 스포츠클럽의 질적 수준을 향상하고, 엘리트 선수의 은퇴 후 직업에 관한 문제도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다(MEXT, 2012).
제2기 스포츠 기본계획에서는 2019년 럭비 월드컵과 2020년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에 대비해서, 일본대표팀 선수와 대회 참가국 선수 등과 지역주민이 교류하는 지방자치단체 '호스트 타운'제도를 계획하였다. 지방 도시의 스포츠 이벤트 활성화를 통해 스포츠 관광에 초점을 맞춰 유동 인구와 체류 인구를 높이겠다는 계획이었다. 2017년 스포츠 이벤트를 관람하기 위해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38만 명이며, 이를 담당하는 지역 스포츠 위원회는 56개였다. 일본 정부는 스포츠와 관광여행을 활성화하여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250만 명으로 늘리고 이를 위한 지역 스포츠 위원회를 170개까지 확대·설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MEXT, 2017).
스포츠와 관광여행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는 ‘스포츠 커미션(sports commission)’ 프로젝트이다. 스포츠 커미션이란 스포츠 이벤트 유치, 스포츠 전지훈련 유치, 이벤트 개최 지원, 스포츠 시설 정비, 스포츠 관광 촉진 등의 사업을 전개하여 교류를 통한 유동 및 체류 인구를 증가시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이다(Harada & Nakayama, 2018). 스포츠 커미션은 지자체나 공공기관 등이 사업 주체가 되어 전문 기업이나 전문가 등과 연계하고, 스포츠 이벤트의 유치와 스포츠 활동 등을 통한 지역 진흥을 목적으로 한다(Harada & Nakayama, 2018). 지역에 따라서는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기 어려울 수가 있다. 이러한 경우, 스포츠 커미션은 지자체가 스포츠 이벤트의 유치, 기획, 조정, 홍보 등의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한다(Harada & Nakayama, 2018).
제3기 스포츠 기본계획에서는 제2기의 스포츠 관광 계획의 연장선상에서 ‘스포츠를 통한 지역 창생,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지역 창생 만들기는 스포츠와 여행 산업을 융합하여 지방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계획이다. 아웃도어 스포츠 관광과 무술 관광 등의 여러 스포츠 이벤트를 지방 도시에서 개발하여 자립적 지역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스포츠를 통한 지역 창생 만들기 사업을 2021년 15.6%의 비율에서 2026년 전체 지자체의 40%까지 참여시키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MEXT, 2022)
일본 정부는 2014년 ‘지역-사람-일자리 창생법’을 제정한 이후 ‘지방 창생(地方創生)’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지방 창생은 지역 경제의 자립적 발전과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형성을 의미한다. 이전의 지역발전 전략은 정부의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한 지방 도시의 사회적 측면의 발전을 의미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지방 창생을 도입하면서 지역사회의 경제 능력을 향상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경제적 측면의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Harada & Nakayama, 2018).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소멸 예상 지역의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 유치는 일본 정부의 지방 창생과 그 목적 및 취지에서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지방 도시에서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기 위해 시설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의 기반으로 자립할 수 있으며, 유동 인구와 체류 인구를 증가시켜 정주 인구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책제안
전국체육대회는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스포츠 유산으로, 100년 이상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전통을 유지하면서 국가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국체육대회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본 연구의 정책 제안의 근거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의 개최지 특성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정책적 제안을 하고자 한다.
전국체육대회 개최지의 자격변경
본 연구의 첫 번째 정책 제안은 전국체육대회를 수도권 이외의 인구 100만 이하 중소도시(시·도·군 포함)에서만 개최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인구감소가 진행되어 앞으로 소멸이 예상되는 ‘소멸 예상 지역’을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 개최지로 지정하자는 것이다.
Lee(2016)의 ‘한국의 지방소멸에 관한 7가지 분석’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와 20~39세 여성 인구의 비율은 2016년에 역전되었다고 분석하였다. 이것은 두 지표 간의 비율이 1.0 이하로 내려가면 지역 인구소멸 위험이 가속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3년에 발표된 Lee & Lee(2023)의 연구에 따르면, 2023년 2월 기준으로 전체 228개 시군구 중 118곳이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어 전체의 52%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소멸 위험지수 값이 0.2 미만인 소멸 고위험지역이 51곳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멸위험 지역에서는 특히 청년과 여성들의 일자리 기회가 열악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Fig. 1>은 우리나라의 지역별 65세 이상 고령 인구와 20~39세 여성 인구의 상대 비를 나타낸 것이다. 이를 통해 시군구 기준 지방 소멸위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Lee & Lee, 2023). 지도를 살펴보면, 인구 50만 이상의 산업도시와 대도시 도심에서 소멸위험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경북 포항시(0.470), 대구 남구(0.487), 부산 금정구(0.462), 사하구(0.487), 남구(0.496)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20~39세 여성 인구가 65세 인구의 1/5에도 못 미치는 소멸 고위험지역으로 강원도 횡성군(0.186), 정선군(0.189), 평창군(0.189), 영월군(0.192), 경북 상주시(0.189), 충북 옥천군(0.198) 등이 신규 진입하였다. 시도별로 소멸위험 시군구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전북(92.9%)이었다. 전체 14개 시군구 중 13곳이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며, 강원(88.9%), 경북(87.0%), 전남(81.8%), 충남(80.0%) 등도 관내 시군의 4/5가 소멸위험 지역으로 나타났다(Lee & Lee, 2023). 이러한 지역들은 인구감소와 함께 경제활동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수도권과 인구 100만 이상 도시를 제외한 소멸 예상 지역에서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 개최를 제안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자리를 잡게 되면 소멸 예상 지역에서는 약 2~3년에 한 번씩 대규모 전국체육대회를 순환 개최할 수 있게 되고, 아울러 지역 특성화된 종목별 시설 인프라 구축에 따라 연중무휴의 엘리트 및 생활 스포츠 대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규모 전국체육대회 개최지를 지정화 및 특성화하려는 경우, 추진 단계에 따라 단계별 원칙을 수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방 시군구의 재정 자립도가 낮은 경우, 전국체육대회 등 전국규모의 대회를 갑작스럽게 개최하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적인 규모의 스포츠 시설과 충분한 숙박시설에 대한 투자 비용은 감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국체육대회 개최지 변경 추진은 단계적으로 진행하면서 정부의 재정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자체의 자체 예산을 직접 투입하기보다는, 지방소멸 대응 사업 추진을 위한 국가 예산인 ‘지방소멸 대응 기금’을 투입하여 개최지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연간 1조 원의 규모(광역 25%, 기초 75%)로 2022년부터 10년간 지방소멸지역에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2023c). 지방소멸 대응 기금과 전국체육대회 지원금 등을 활용하여 정부 차원에서의 스포츠 시설 인프라 구축이 추진되면 지자체의 재정적 어려움을 방지할 수 있다.
나아가, 소멸 예상 지역에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 시설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광역 시도를 넘어 공동 개최 방법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독일도 1990년에 약 9만 명이 참가한 독일체조대회를 중소도시인 도르트문트(인구 58만 명)와 보훔(인구 36만 명)에서 공동 개최한 사례가 있다(Deutscher Turner-Bund, 2015). 이러한 공동 개최는 초기 스포츠 시설 부족 문제를 예방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의 대회 개최지 지정화
본 연구의 두 번째 정책 제안은 대한체육회 산하 모든 회원종목단체가 주관하는 대회를 지정된 군소도시에서 개최하자는 것이다. 전국 체육대회를 소멸 예상 지역에서 개최하면 해당 지역은 약 2~3년에한 번씩 대회를 순환 개최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스포츠 시설 인프라의 구축이 완료되면 전국체육대회에 이어서 대한체육회의 약 70여 개 회원종목단체의 대회를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위에서 소개한 일본의 사례에서도, 스포츠 커미션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방 도시에서 지역 스포츠 대회를 자체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지역 스포츠 대회를 통해 유동 인구와 체류 인구가 증가하여 지역 스스로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지역 창생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Harada & Nakayama, 2018).
본 연구에서 주장하는 것은 소멸 예상 지역에 스포츠 시설 인프라를 구축하면 전국체육대회와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의 대회 이외에도 동하계 전국소년체전, 종목별 시도대회, 종목별 협회장기 대회, 시도별 종합 대회 등을 개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이는 전국체육대회와 종목별 전국대회의 효과성을 넘어 지방 도시의 연중 경제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지방 시군구의 경제 활성화와 정주 인구의 증가를 가져와 지역소멸 위험성을 낮추는데 기여 할 것으로 판단된다.
스포츠 종목별 지역 특성화
본 연구의 세 번째 정책 제안은 스포츠 종목별 지역 특성화 추진이다. 소멸 예상 지역의 스포츠 시설 인프라가 구축되고 나면 지역 특성에 맞는 스포츠 도시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지역에 특화된 스포츠 시설을 활용하여 지속해서 연중 종목별 전국대회와 시도별 대회 등을 개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성인 엘리트 선수뿐만 아니라 청소년 선수와 동호인 선수들도 해당 스포츠 종목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특성화 지역으로 유입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스포츠 종목별 지역 특성화의 대표적인 사례는 테니스를 특성화하여 지역 인지도를 높인 강원도 양구를 들 수 있다. 양구는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전국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테니스 시설 인프라를 구축하였고, 적극적인 대회 유치 활동을 통해 2023년 기준 양구에서 열리는 테니스 대회는 총 17개에 달한다(Korea Tennis Association, 2023). 양구는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 경제의 침체를 전국규모의 테니스 대회를 통해 개선해 가고 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세토우치 시마나미 카이도는 사이클 선수들의 메카로 불리며, 세토우치의 자연경관을 볼거리로 삼아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스포츠 진흥 사례이다. 이 지역은 8개의 섬을 다리로 연결하여 바다 위를 건너는 자전거길을 테마로 삼아 자전거 특화 도시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러한 사이클링 코스는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또한 자전거 대여와 관련된 시설 및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어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일반인들도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상징성 강화 등의 다양한 효과를 끌어내고 있다(Harada, 2017).
대한체육회에서도 스포츠 종목별 지역 특성화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매거진 ‘Sports 1’에 따르면, 각 시도 및 시군구의 특성과 색깔에 맞는 스포츠 이벤트를 개발하고, 문화, 교육, 관광 사업과 연계하여 지역 경제를 부양할 국내외 스포츠 대회를 유치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이를 통해 지방체육회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Korean Sport & Olympic Committee, 2023).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지역 스포츠 특성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자체 국제경기대회 지원 사업’은 특색있는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할 경우 약 10억 원의 대회 운영비를 지원하는 제도이다(Ko et al., 2020). 이 사업은 지역과 종목 간의 연계를 강화하여 지역사회의 스포츠 시설을 개선하고, 스포츠 활동을 촉진하며, 스포츠 브랜드화를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려는 사업이다.
Lee & Chung(2007)에 따르면, 지역사회의 스포츠 이벤트 개최 효과는 지역 응집성과 연대감이 향상되어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고, 스포츠 시설 인프라를 비롯한 도로, 교통, 공원 등 사회간접 자본이 축적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지역사회의 스포츠 참여인구 증가는 지역 거주 인구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Kim(2010)은 스포츠 이벤트가 시대의 요구에 맞춰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저출산/시군구의 소멸 위기에 따른 국토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국체육대회 역시 개최지 선정에 관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할 시점이다.
개최도시의 지역주민을 활용한 대회 지원 인력 개발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네 번째 정책은 개최도시의 지역주민을 활용한 대회 지원인력 개발이다. 전국체육대회와 같은 대규모 스포츠 대회를 위해서는 많은 운영 및 보조 인력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회 개최는 지역 경제발전과 더불어 지역주민의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는 특히 대도시와 수도권에서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으로 인해 일할 기회가 부족한 인구소멸 지역주민에게 중요한 수익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아울러 대회의 주최자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자체에서는 스포츠 대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개발해야 한다.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대회 지원을 위한 인력 풀(pool)을 구축해 놓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정주 인구 유입과 지역 경제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대회 지원 인력 개발은 스포츠 대회를 지속해서 개최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요소이다.
유동 인구 및 체류 인구(선수단/전지훈련 등)를 위한 지역 숙박 시설 개발
본 연구의 다섯 번째 정책 제안은 유동 인구와 체류 인구를 위한 지역 숙박시설 개발이다. 전국체육대회의 경우 약 3만여 명이 참여하며, 대회 기간은 약 7일간 지속된다. 서울특별시 보고서에 따르면, 제100회 서울 전국체육대회의 경우, 대회 기간 2,013개소 89,058객실이 사용되었다(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19). 이처럼 대규모의 인원을 지역 내에서 수용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경기시설 이외에도 지역 내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가장 우선하여 개선해야 할 부분 중의 하나가 숙박시설이며, 이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우선 지역주민들의 주택 및 잉여 주택을 펜션 및 민박 시설화하여 숙박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역주민의 민가 시설을 개선하여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숙박 공유 서비스의 형태로 대회가 개최되는 동안 참가자들에게 대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지자체는 지역 내에 활용되고 있지 않은 건물이나 폐교 등을 개선하여 유스호스텔로 개발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개선을 통해 전국체육대회뿐만 아니라 종목별 전지훈련 인구를 유입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개최지 숙박시설 개발은 결과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수익성을 높여 정주 인구의 경제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전국체육대회를 ‘코리아 오픈(Korea Open)’대회로 전환
본 연구의 마지막 정책 제안은 전국체육대회를 ‘코리아 오픈’대회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전국체육대회는 오늘날의 우리나라 실정과 미래에 부합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 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전국체육 대회가 지난 100여 년 전 20세기의 현실에서 출발하여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과거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전국체육대회는 우리나라 엘리트 선수들의 경연장이며,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공식적 비공식적인 존재가치에 대한 비난 중의 하나는 경기력 저하의 문제이다.
전국체육대회가 시도의 성적경쟁 대회로 치러지다 보니, 도전적인 아레테(arete) 정신과 멀어졌다는 것이다. 즉 전국체육대회는 본래의 취지였던 도전과 경기력 향상, 그리고 국위 선양을 위한 기량 발전에서 벗어나, 시도 대항의 점수제 순위경쟁으로 전락하였다는 것이다(Korea Institute of Sport Science, 2016).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체육대회가 다시 국제적인 K-스포츠의 위상과 여전히 존속하는 국위 선양이라는 엘리트 스포츠의 본질을 회복하고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회진행 방식이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전국체육대회를 국내대회(National, Domestic event)가 아닌 '코리아 오픈(Korea Open)'으로 전환하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는 외국의 선수들도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선수들에게도 국제적인 선수들과 교류 및 경쟁의 기회를 줄 수 있다. 물론 순위는 국내와 국제부문으로 분류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코리아 오픈대회로의 전환은 특성화된 종목이 있는 지역에 외국인 선수와 국내 동호인들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스포츠 관광 산업의 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존 전국체육대회에서 적용되었던 점수제 순위경쟁 방식을 대신하여 새로운 대회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더불어, 코리아 오픈대회의 개최를 위해 다양한 인프라와 시설, 그리고 많은 전문인력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계획과 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해외 스포츠 기관과의 적극적인 협력체계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국체육대회의 코리아 오픈대회로의 전환은 K-스포츠의 발전과 선수들의 기량 항상, 국제적인 스포츠 교류의 활성화, 그리고 지방 시군구의 자립 존속과 국토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국토 균형발전 방안으로서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의 개최지 특성화에 관한 연구이다. 이를 위해 국내 현황을 분석하고, 해외 사례를 비교 고찰하여 다음의 여섯 가지 정책 제안을 시도하였다. 첫째로 전국체육대회 개최지의 자격변경에 관한 정책 제안, 둘째로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의 대회 개최지 지정화 제안, 셋째로 스포츠 종목별 지역 특성화 제안, 넷째로 개최도시의 지역주민을 활용한 대회 지원 인력 개발 제안, 다섯째로 유동 인구 및 체류 인구를 위한 지역 숙박시설 개발 제안,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국체육대회를 코리아 오픈대회로의 전환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여섯 가지 정책 제안을 국내적 관점뿐만 아니라 국제적 관점에서도 시기적절한 제안이라 판단한다. 그 이유는 최근 국내외 안팎으로 스포츠 정책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트 스포츠 종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기존의 ‘스포츠의 발전(Development of Sports)’ 정책 패러다임은 스포츠를 사회적 도구로 이용하여 긍정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스포츠를 통한 발전(Sport for Development, SFD)’ 정책의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Ha et al., 2015; Kwon, 2015).
예를 들어, 독일은 SFD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 선진국 중 하나이다. 독일의 경우 유럽 내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한 국가이며, 1,340만 명의 다양한 출신의 이민자들이 거주하는 국가이다(Destatis, 2023). 독일 정부는 난민과 이주민의 조화로운 사회통합을 위해 스포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 스포츠클럽에서는 난민을 위한 무료 스포츠 강좌제공 및 다양한 이벤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Tokarski et al., 2022). 우리나라도 SFD 정책을 추진하였는데, 평창올림픽 유치과정에서 2004년 시작된 드림 프로그램(Dream program)이 대표적인 SFD 적용 사례이다. 동계스포츠를 경험하기 힘든 해외 지역의 청소년을 초청하여 스포츠를 경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엘리트 스포츠 선수양성이 아닌 사회 공익적인 측면을 강조한 프로그램이다(Pyeongchang 2018 Legacy Foundation, 2023).
그간 전국체육대회는 우수한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기 위한 스포츠의 발전(Development of Sports) 측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그러한 성과는 충분히 거두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개최지 특성화 방안들은 기존의 스포츠 발전 측면을 유지하면서도, 국제 스포츠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SFD를 실현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는 엘리트 스포츠 발전과 지역발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스포츠는 국가 이미지 제고 및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기도 하였다(Ha & Mangan, 2002). 비교적 최근인 2000년 이후에서야 정부의 정책 방향이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스포츠를 함께 강조하는 흐름으로 전환되고 있다. 박정희 정부의 ‘체력은 국력이다’라는 구호는 2022년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모두를 위한 스포츠, 촘촘한 스포츠 복지 실현’과 비교하여 그 맥락에서 큰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Choi, 2023). 정부도 이제는 엘리트 스포츠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스포츠를 통한 복지 실현이라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국내 스포츠 대회 중 경제적, 사회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를 국토 불균형과 지방 도시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 공익적 수단(SFD)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이는 현 정부의 국가정책 방향과 목적에 적절히 부합하는 연구 과제라고 생각된다.
대표적인 스포츠 선진국인 독일과 일본은 전국적인 스포츠 시설 인프라 구축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보급함으로써 지역 균형 발전 및 광범위한 생활 스포츠 저변을 마련하였다. 지방 소도시라고 할지라도 주민들은 걸어서 스포츠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지방 도시는 전국규모의 스포츠 대회를 유치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역경제의 활성화는 일자리 창출과 연결되며, 이는 지방 소도시로의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소멸 예상 지역에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본 연구의 주장은 현실적으로 재정적 제한이 뒤따른다.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군소도시에 대규모의 스포츠 시설을 구축하는데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매년 대도시 및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투입되었던 전국체육대회 예산 약 1천억 원을 국토 균형발전 측면에서 우선 소멸 예상 지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후 정부는 지역 스포츠 시설 예산을 증액하여 독일 정부의 골든 플랜과 같이 국가 주도의 전국적인 스포츠 시설 보급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불균형 성장 이론에서는 발전 초기에는 일부 지역이 선점 적으로 성장하면서 지역 간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Fujita, 2007). 이러한 관점에서 전국체육대회는 지난 67년간 대도시 위주로 개최되면서 지역 간의 스포츠 인프라의 불균형을 심화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향후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를 소멸 예상 지역에서 개최하게 되면 점차 완화될 수 있다. 이는 지역 스포츠 인프라 활용을 통한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전국체육대회의 개최도시 전환은 전국체육대회를 통해 인구 소멸 지역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그 지역의 매력을 더욱 부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전국체육대회 및 종목별 대회의 개최지 특성화 전략을 통해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하고,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 20~39세 여성 인구가 절반 아래로 감소함에 따라 출산율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지역 인구가 1만 명 미만이 되어 지자체의 자체 경영이 불가능한 도시를 소멸 가능지역으로 설명하였다 (Harada & Nakayama, 2018).
CONFLICT OF INTEREST
논문 작성에 있어서 어떠한 조직으로부터 재정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지 않았으며 논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관계도 없음을 밝힌다.
AUTHOR CONTRIBUTION
Conceptualization: J Choi, J Lee, H Ha, Formal analysis: J Choi, J Lee, H Ha, Methodology: J Choi, J Lee, Writing - original draft: J Choi, J Lee, Writing - review & editing: J Choi, J Lee, H Ha, Investigation: J Choi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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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eongchang 2018 Legacy Foundation (2023) Dream Program Retrieved from http://www.dreamprogram.or.kr/dream
Figure and Table
Table 1.
Event | Host city | Total budget | Stadium renovation and maintenance costs | Operating costs |
---|---|---|---|---|
100th | Seoul | 1,220 | 716 | 504 |
99th | Jeonbuk | 898 | 633 | 265 |
98th | Chungbuk | 1,859 | 1,610 | 249 |
97th | Chungnam | 1,222 | 986 | 236 |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