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 현상에 관한 근거 이론 연구
Park, Yongnam*
Korean Journal of Sport Science, Vol.35, No.1, pp.181-194, 31 March 2024
https://doi.org/10.24985/kjss.2024.35.1.181
Abstract
PURPOSE
This study sought to explore elementary school (ES) teachers' avoidance of teaching model-based instruction (MBI) in physical education (PE) lessons.
METHODS
An open-ended questionnaire (n=93) and three focus group interviews (FGI ) were conducted with seven ES teachers.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using grounded theory analysis procedures (Strauss & Corbin, 1997).
RESULTS
Accordingly, we derived a grounded theory paradigm model composed of the core phenomenon (ES teacher’s avoidance of MBI in PE lessons), causal conditions (traditional difficulties of Elementary PE lessons, mismatch between MBI and ES teachers/PE lessons, lack of experience and teacher knowledge for/in MBI), contextual conditions (complex instructor organization, powerful trend of play), intervening conditions (value orientation for fun-focused PE, misunderstanding about PE curriculum), interactive strategies (focus on screening physical activities, preparing for PE lessons with YouTube rather than teacher guide book), and results (learner inclusive effects and de-curricularization).
CONCLUSIONS
ES teachers’ avoidance of MBI in PE lessons is a result of several reported problems with elementary PE lessons and is likely to be a recurring problem in the future. To encourage ES teachers’ MBI in PE lessons, efforts should be made to build practical knowledge of model use in pre- and in-service teacher education.
초록
[방법]
93명의 초등교사로부터 얻은 개방형 설문 결과와 7명의 초등교사가 참여한 FGI를 통해 자료가 수집되었다. 수집된 자료는 근거 이론 분석 절차(Strauss & Corbin, 1997)에 따라 분석되었다.
[결과]
자료 분석 결과, 중심 현상(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 현상), 인과적 상황(초등체육수업의 전통적 장애 요인, 모형과 초등체육수업/교수자 사이의 부정합, 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경험 및 교사 지식 부족), 맥락적 상황(복잡한 초등체육 교수 체계, 강력한 놀이 수업 트렌드), 중재적 조건(흥미 중심의 체육수업 가치 정향, 신체활동가치 교육과정에 대한 오해), 상호작용 전략(교수 방법보다는 신체활동 선정, 유튜브 위주의 수업 준비), 결과(학습자 포괄 효과 및 탈교육과정화)로 이어지는 근거 이론 패러다임 모형이 도출되었다.
서론
교수 전략 및 스타일(teaching strategies and style)에서 Moston (1966)의 수업 스펙트럼(spectrum of teaching style), 그리고 수업모형(teaching model)에 이르기까지 학교체육에서 신체활동을 잘 가르치기 위한 학문적, 실천적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정규 체육수업에서의 수업모형 적용, 즉 모형 기반 체육수업(model-based instruction)은 스포츠교육학이라는 학문이 학교체육 지붕 아래 터를 잡게 한 일등 공신이다(Choi, 2021).
1980년대부터 북미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등장한 수업모형은 학교체육을 중심으로 그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하였으며(Casey & MacPhail, 2018), 최근에는 무용을 포함한 생활체육, 전문적 코칭 장면에서도 효과를 인정받아 활용되고 있다(Choi, Kwon, & Park, 2015; Jang & Lee, 2019). 신체활동을 가르치는 행위를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설계함으로써 효율적인 수업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수업모형은 수업 목표, 내용, 방법 등을 결정 짓는 프레임워크로 교사의 계획적, 실천적, 성찰적 교수 행동이 담긴 체육수업을 견인한다(Casey, 2014; Jang & Lee, 2014).
체육수업 연구 차원에서는 단편적인 과정-결과(process-product) 효율성 연구(effectiveness research)에서 벗어나 실제학습시간, 학습조직과 같은 여러 변인이 복합적으로 등장하고, 특히 수업 설정(settings), 설계(design)에 따른 비교연구(comparative research)가 진행되면서 수업모형의 효과 검증은 체육수업 연구의 한 줄기 주제로 자리 잡았다(Metzler, 2014; Sliverman & Skonie, 1997).
또한 실천적 맥락에서도 ‘아나공’ 수업을 탈피하고 효율적 체육교사, 반성적 체육교사 등 ‘좋은 체육교사’의 모습을 구현하기 노력(Son & Park, 2017)으로 모형 기반 체육수업이 강조되었다. 자연스럽게 직전 및 현직교사교육에서도 교사 전문성의 핵심 내용으로 간주되었고(Jang & Lee, 2014; Kirk, 2013), 그 결과 이제 모형에 관한 교사 지식을 묻는 문항은 거의 매년 초중등 교사 임용시험에 등장하고 있다.
주지하듯 초등교사는 중등교사와 달리 단일 교과전담교사가 아닌, 담임교사제를 바탕으로 초등 교육과정에 편제된 모든 교과를 가르치는 것을 전제하여 양성기관에서 교육받고 임용된다. 따라서 사범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교과교육 관련 학점을 이수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다양한 교과를 가르치는 상황에서 체육이라는 특정 교과에만 전념하여 수업을 연구하고 준비하기는 어려우며(Kong et al., 2006), 효율적인 수업을 만드는 본인만의 수업 절차나 전략을 갖는 기회 역시 부족하다. 따라서 모형은 초등교사에게 수업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확률 높은 장치라 할 수 있다. 또한 모형 기반 체육수업의 실천 과정은 모형 실행에 필요한 교사 지식을 넘어 부족한 체육수업전문성을 축적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으므로(Jang & Lee, 2014), 오히려 초등체육에서 더 중요성이 강조된다고도 볼 수 있다.
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국내에 모형이 소개된 이후 초기 수행된 학교급 현장에서 체육수업모형의 활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구(Jang, 2002; Lee, O., 2013)를 시작으로, 개별 모형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Lim & Kim, 2005; Moon, 2000), 수정 모형 개발 연구(Lee, 2012; Lee, O., 2014), 교사의 모형 실천 경험과 학생 인식을 규명한 연구(Choi, 2009; Jo, 2014; Lee, O., 2010), 예비교사교육에서의 수업모형 활용 사례연구(Choi, 2015, 2018; Mun, 2006) 등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모형 기반 체육 수업 사례(Youn, 2023; Youn & Jung, 2023)도 등장하였다.
학문적 영역에서 체육수업모형 보급과 확산에 기여하는 사례연구와 효과 검증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각에서 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 양상이 제기되었다(Park, 2023). 국외 연구에서도 이러한 의심에 힘을 싣는 증언을 확인할 수 있었다. Bechtel과 O’Sullivan(2007)은 모형이 등장한 지 3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이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하지 않아 여전히 체육교육의 혁신과제로 남아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Casey(2014)는 모형 기반 체육수업 관련 연구물들을 귀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통해, 모형의 효과와 동시에 상당한 모형 적응 시간, 모형 중심으로의 개념 전환에 따른 혼란스러움, 적용 초기에 겪는 좌절감 등 교사들이 주저할만한 여러 지점들을 확인시켜주었다.
반면, 국내에서는 초등체육에서 개별 모형 사례 연구를 통해 모형 적용의 어려움을 함께 탐색한 연구(Kim, 2005; Kim, 2014; Yun, 2014)는 있었으나, 특정 수업모형이 아닌 모형 기반 체육수업 자체의 실천 가능성에 문제를 제기한다거나, 초등교사들이 겪는 어려움과 기피 현상을 보고한 국내 연구는 찾을 수 없었다. 또한 문제 제기의 직접적인 응답이 될 수 있는 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실천에 대한 양적 연구 역시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초등교사들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 양상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우선적으로 초등교사들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실천 양상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중심 현상으로 삼아 근거 이론적 접근(grounded theory approach)을 통해 중심 현상을 둘러싼 다양한 상황과 조건, 결과를 파악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초등체육수업에서의 모형 활용의 난점과 해결 방향의 단초를 학계와 현장에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방법
본 연구에 적용된 근거 이론적 접근은 복합적인 문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 사건과 핵심 변인을 발견하여 실용적인 이론을 도출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된다(Morse, 2001). 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 현상 역시 매우 복잡다단하여 단순한 원인-결과의 관계로 설명하기에 무리가 있어 다각적인 조건과 매개 현상을 탐색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했다. 또한 중심 현상인 모형 기반 체육수업에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의 성격을 규명하고 이에 따른 연구 참여자들의 대처와 그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전달해야 학계와 현장 교사들 모두에게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여 근거 이론을 구체적인 자료 분석 방법으로 선택하였다.
연구는 크게 두 가지 단계를 거쳐 진행되었다. 먼저 초등교사 93명을 대상으로 개방형 설문을 실시하여 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 수업 기피 현상을 확인하였다. 이후 7명의 핵심 연구참여자를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여 모형 기반 체육수업의 기피 현상에 관한 심층적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자료 수집
1단계 자료 수집(2022년 8월)에서 초등 1급 정교사 연수에 참석한 초등교사 93명(남 21, 여 72)을 대상으로 간단한 개방형 설문을 실시하였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들은 평균 나이 28.2세, 평균 교육 경력 3.4년의 저경력 교사였다. 이들은 최근 4년 이내 임용시험에 합격한 자들로 가장 최신의 체육수업모형 관련 이론을 양성기관과 임용시험 준비과정에서 학습하였기에, 모형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지니고 있었다. 개방형 설문의 내용은 모형 기반 체육수업 실천 경험 여부, 실천한 모형의 종류, 모형을 활용하거나 활용하지 않는 이유를 적는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2단계 자료 수집(2023년 1~5월)을 위한 핵심 연구참여자 선정은 다음 몇 가지 준거(criterion)에 따라 유목적적으로(purposeful sampling) 이루어졌다(Creswell, 2009). 첫째, 현재를 포함하여 최근 3년 동안 지속해서 체육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를 선정하였다. 둘째, 체육과의 모든 영역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교사를 선정하였다. 이는 특정 영역에서의 지도 경험으로는 체육수업에서의 모형 활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어서였다. 셋째, 초등교사의 전형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력 5년 이상의 체육 관련 학위를 받지 않은 교사로 제한사항을 두었다. 굳이 학위 소지 여부를 제한사항으로 둔 까닭은 개방형 설문 결과에서 학위 논문 작성을 위해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실천하는 독특한 양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넷째, 체육전담교사와 담임교사의 비율을 최대한 유사하게 맞추려고 노력하였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핵심 연구참여자 총 7명이었으며 구체적인 정보는 <Table 1>과 같다.
연구자는 총 세 번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FGI)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첫 번째 인터뷰는 ZOOM을 활용한 비대면 인터뷰로 진행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 회의에 익숙해진 덕분에 연구참여자들의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인터뷰 내용은 간단한 자기소개와 개방형 설문 결과에 대한 분석, 모형 기반 체육수업에 대한 의견과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약 60분간 진행되었다.
2-3회차 그룹인터뷰는 체육전담교사 그룹(일룡, 진현, 혜영), 담임교사 그룹(소영, 남희, 양화, 승철)으로 나누어 대면하여 진행되었다. 두 번째 인터뷰는 첫 번째 인터뷰에서 확인된 연구참여자들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 원인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었다. 연구자는 그룹 인터뷰 동안 연구참여자들의 상호작용을 관찰하며 메모를 적어나갔으며, 인터뷰 중간중간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의 심층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 질문으로 인터뷰를 이어 나갔다. 인터뷰 시간은 체육전담교사 그룹은 약 90분, 담임교사 그룹은 약 60분이 소요되었다.
1회차 인터뷰는 ZOOM 녹화 기능을 활용하여 보존하였고, 2-3회차 인터뷰는 휴대폰으로 녹음되었다. 모든 면담 내용은 한글 파일로 전사되었다.
자료 분석
개방형 설문은 초등교사들이 얼마나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실천하는지, 그 양상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되었다. 모형 기반 체육수업 실천 여부는 백분율로 수치화하였으며, 개방형 문항이었던 실천 동기, 실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답변은 귀납적으로 범주화하여 대표되는 답변으로 묶었다. 예를 들어, ‘필요 없어서(7)’,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9)’, ‘활용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음(6)’는 ‘필요성을 못 느껴서(22, 32.84%)’라는 대표 답변으로 범주화하고 수치를 기록하는 방식이었다.
FGI를 통해 수집된 자료는 근거 이론 분석 절차(Strauss & Corbin, 1997)에 따라 충실히 분석되었다. 구체적인 분석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연구자는 전사 텍스트 파일을 읽으며 유의미한 인터뷰 내용에 적합한 개념어를 한글 메모 기능을 활용해서 적는 방식으로 개방 코딩(open coding)을 실시하였다. 개념어는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들이 표현한 어휘 그대로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하였다. 이후 개념어를 서로 비교해가며 유사한 맥락의 개념어들을 범주화하여 하위범주 코드 26개를 생성하였다.
축 코딩(axis coding) 과정에서는 생성된 하위범주 코드들을 근거 이론 패러다임 모형에 따라 분류하고 통합시키는 작업이 이루어졌다(Schreiber & Stem, 2001). 이 단계에서는 중심 현상인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 현상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을 인과적 상황과 맥락적 상황으로, 연구참여자들의 대응 전략과 전략 형성에 영향을 미친 코드들은 상호전략과 중재적 조건으로, 최종적으로 연구자들의 의도적인 상호전략에 따른 현 체육수업의 특징과 양상에 관련된 코드들을 결과로 분류하였다.
마지막으로 축 코딩 결과 연결된 범주들을 이론적 차원으로 도출하는 선택 코딩(selective coding)을 실시하였다. 연구자는 패러다임의 구성 요소별로 배분된 26개의 코드를 범주화하여 상위 핵심 범주(core categories)를 도출하였다(Table 2의 예시 참조). 또한 패러다임 구성 요소에 해당하는 핵심 범주를 포괄할 수 있는 주제 코드를 생성하여 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양상, 전후 맥락들을 <Figure 1>과 같이 도식으로 가시화시킬 수 있었다.
자료의 진실성
본 연구에서는 연구참여자 검토(member checks)와 전문가 디브리핑(peer debriefing)을 실시하여 자료의 진실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였다(Patton, 2002). 자료 분석과정에서 연구자는 전화 면담 및 메일로 연구참여자에게 분석 내용을 공유하여 연구자의 왜곡된 수용이 있었는지 검토받았다. 특히 모형 기반 체육수업의 ‘기피’라는 용어는 자료 수집 및 분석 초기 과정에서 ‘실천 부족’, ‘미실천’, ‘외면’이라는 용어와 혼용되다가 연구참여자 검토를 통해 확정되었다. 또한, 체육수업모형 관련 연구를 진행한 예비교사교육자 1명, 스포츠 교육학 박사학위를 소지한 초등교사 2명과 전체 코딩 과정을 검토하여 자료 분석 및 해석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최소화하였다.
연구결과 및 논의
자료 분석 결과, 187개의 개념어로부터 하위범주 26개, 상위범주 15개가 형성되었다. 각 범주 간의 관계는 Strauss와 Corbin(1997) 이 제시한 근거 이론 패러다임 모형에 따라 인과적 상황, 맥락적 상황, 중심 현상, 중재적 조건, 상호작용 전략,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의 도식으로 가시화할 수 있었다. 본고에서는 중심 현상을 먼저 제시한 뒤, 다른 상황 및 조건과의 관계를 설명하고자 한다.
중심 현상: 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 현상
개방형 설문 결과, 체육수업 경험이 있는 93명의 초등교사 중 5명(5.37%)만이 모형 기반 체육수업실천 경험이 있다고 답하였다.1 이들 5명이 활용한 체육수업 모형을 적는 문항(복수 허용)의 응답은 총 9개로 이해중심게임모형(3), 협동학습모형(2), 직접교수모형(2), 탐구학습모형(1), 하나로수업모형(1)이었으며, 개별화수업모형, 책임감모형, 스포츠교육모형은 응답에 없었다. 또한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실천한 이유와 동기에는 학위 논문 작성(1명), 학교체육연구대회 등 각종 연구대회 참가(4명)로 응답하였다.
모형을 체육수업에 활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응답(n=67)은 ‘필요성을 못 느껴서’(n=22, 32.84%), ‘실천하기 어려워서’(n=18, 26.87%), ‘현재 수업에 만족해서’(n=9, 13.43%), ‘모형에 대해 잘 몰라서(n=9, 13.43%)’, ‘특별한 이유 없음’(n=5, 7.46%), ‘다른 교사도 하지 않아서’(n=4, 5.97%)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개방형 설문 결과를 두고 연구참여자들은 다음과 같이 반응하였다.
양화: 저는 사실 그리 놀랍지 않네요. 제 주변에서 모형을 활용해서 체육 수업 하는 교사는 한 번도 보질 못했어요.
일룡: 연구대회 보고서는 논문 형식이니 학문적인 것도 신경 써야 하니까 모형을 활용했겠지요. 그분들도 일상 체육수업에서는 모형을 염두에 두고 수업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소영: 간혹 체육 교과로 공개 수업하시는 분들 지도안에서 체육수업모형을 본 것 외에는 임용 공부 이후에 체육수업모형의 이름을 들은 기억도 없어요. (연구참여자 1차 FGI)
위 FGI 원자료와 개방형 설문은 초등교사들이 학위 논문 작성, 연구대회 참가와 같은 특수한 동기를 제외하지 않고서는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심지어 개방형 설문은 초등 1급 정교사 자격 연수에 참여한 초등교사, 즉 예비교사교육과정과 임용시험 준비 단계에서 체육수업모형에 대해 학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교사들에 의해 수행되었다는 점에서 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 현상은 ‘인지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양상’이라 판단할 수 있다.
주지하듯 예비교사교육과정에서 체육수업모형은 체육교과교육론, 체육교재연구및지도법 등의 강좌에서 핵심적인 수업 주제이다. 강의 교재로 활용되는 각종 이론서도 체육수업모형에 상당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더불어 체육수업모형을 활용한 수업 비평 방식으로 예비초등교사의 체육수업전문성 제고를 위해 노력한 결과를 보고한 Choi(2015)의 연구 외 An(2001), Choi(2018), Jang(2002), Ko와 Lee(2017) 등 다수의 교사교육자들의 연구물들은 체육수업모형을 예비교사가 학습해야 할 주요한 교사 지식으로 인정하고 있다. 예비교사교육과정, 교사교육자의 연구물, 그리고 임용시험 기출 동향에서 공통적으로 체육수업모형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음에도, 현장 교사들이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기피하고 있는 현상은 심각한 학문과 실천, 이론과 실제 간의 괴리 현상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인과적 상황: 모형 기반 체육수업 어려워 못해요
인과적 상황은 중심 현상이 발생하는 결정적 원인으로, 최종 주제 코드는 ‘모형 기반 체육수업 어려워 못해요’였다. 연구참여자들은 전통적으로 보고되는 ‘초등체육수업의 어려움’과 ‘모형과 초등체육수업의 부정합’, ‘모형 기반 체육수업에 대한 경험과 교사 지식 부족’으로 인해 모형 활용을 기피하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1. 초등체육수업의 전통적 장애 요인
체육수업모형은 한 차시 수업에 분절적으로 적용되기보다는 최소한 하나의 학습 제재나 단원 전체에 걸쳐 적용된다(Metzler, 2011). 자료 분석 결과, 낮은 교과 지위 및 인식과 날씨 변수, 공간 부족 등 기왕의 보고된 초등체육수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Kim, 2008; Kong et al., 2006)들이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체육수업 운영을 어렵게 만들면서 연구참여자들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실천 동기를 저하시키고 있었다. 대규모 학교에 근무하는 연구참여자들은 “일주일에 한번 체육관과 운동장을 쓰는 상황에서 모형 기반 체육수업은 무리”(승철, 남희)라 밝힌 반면, 소규모 학교 근무 교사들은 “7명 학생으로 이해중심게임 모형 적용은 어렵다”(일룡)거나, “적은 학생이 할 수 있는 신체활동을 선정하는 것이 모형 선정보다 급선무”(양화)로 생각하는 등 학교급 환경에 따라 모형 적용의 어려움에 대한 해석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2. 모형과 초등체육수업의 부정합
교사가 느끼는 초등체육수업의 어려움이 외적 요인이라면 체육수업모형과의 정합성 부족은 모형의 특징과 같이 모형 자체에 내재된 내적 요인과 이라 볼 수 있다. 연구참여자들은 ‘초등체육수업과 모형과의 부정합’, ‘교사 신념과의 불일치’를 이유로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체육수업모형은 스포츠를 가르치는 맥락에서 개발된 경우가 많다(Metzler, 2011). 연구참여자들은 정식 스포츠가 아닌, 변형 게임이나 놀이 수준의 신체활동을 학습 내용으로 삼는 초등체육수업의 특성 때문에 모형이 초등체육수업과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종목 스포츠를 배우지 않는 초등에는 스포츠교육모형이 어울리지 않는 다고 생각해요. 시즌 개념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요. (중략) 이해중심게임모형도 결국 마지막 단계에는 정식 게임을 해야 하는데, 초등은 변형 게임에서 그칠 수밖에 없어요. (연구참여자 일룡, 1차 FGI)
초등학생의 신체 기술이나 지적 발달 수준에 모형이 다소 무리라는 의견도 있었다. 연구참여자 혜영은 “학생 다수가 기능이 부족하고 처음 경험하는 신체활동이 많아 서로 가르치는 것이 불가능하다(동료교수모형)”는 이유, 진현은 “학습의 진도를 학생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개별화수업모형)”는 이유로 체육수업모형이 초등 체육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비추었다.
더불어 교사의 신념이나 교육철학과 모형이 맞지 않는 양상도 모형 기반 체육수업의 활용 의지를 약화시키고 있었다. 각 모형의 특성과 초등체육수업과 정합성은 차치하더라도, 연구참여자들은 모형의 단계나 절차를 준수하며 생기는 복잡한 수업 흐름보다는 단순한 수업 흐름으로 학습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더 선호하였다. 또한 굳이 모형을 활용해서 책임감과 같은 덕목을 가르치지 않아도 되며(책임감모형), 간접체험활동으로 신체활동 시간이 축소되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있었다(하나로수업모형).
3. 모형 기반 체육수업 경험 및 교사 지식 부족
연구자가 가장 주목한 맥락적 상황은 초등교사들의 모형 기반 체육 수업에 대한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다. 연구참여자들은 교사가 되어서는 물론이고, 초중고 학생 그리고 예비교사인 교육대학교 학생의 위치에서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대학교 입학하고서 ‘아나공 수업’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제 초등학교 시절 체육수업 장면이 생각나면서 단어가 이해됐어요. 그런데 임용시험을 위해 모형 공부할 때는, ‘내가 이런 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나?’ 생각이 들었어요. 수학 같은 경우는 공부하다가 ‘아! 나도 이런 순서로 배웠었지.’ 떠오르거든요. (중략) 교대에서 들은 여러 실기수업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공부한 모형의 특징이나 단계가 드러났던 수업은 딱히 떠오르지 않아요. (혜영, 2차 전담 FGI)
유사한 맥락에서 연구참여자 승철은 “교생실습에서 체육수업을 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고, 운이 좋으면 한 차시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볼 수 있다”며, 모든 교과 수업을 관찰하는 교육실습에서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충분히 경험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하나의 단원이나 학습 제재를 여러 차시에 걸쳐 학습하는 모형 기반 체육수업은 사실, 교사가 학생의 입장에서 경험하는 견습관찰(apprenticeship of observation) 시기가 유일한 기회라 할 수 있다.
견습관찰이 교사에게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교사의 수업지식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Choi, 2009). 심지어 교사는 견습관찰 기간의 경험, 즉 ‘자신이 보고 배운 대로 가르치는 경향’을 가진다(Hockly, 2000; Lawson, 1983; McGinnis et al., 2005 as cited in Jo & Lee, 2012, p. 587). 자료 분석 결과, 견습관찰과 양성기관에서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에 대한 경험 부재는 자연스럽게 연구 참여자들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에 관한 교사 지식, 특히 실천적 지식(knowledge in practice)의 형성을 어렵게 만들었다. 저경력 연구 참여 교사들은 모형의 목표, 구조, 내용과 방법 등 임용시험을 위해 암기한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 등 형식적 지식(knowledge for practice)을 지니고 있음에도 막상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험을 위한 텍스트 암기 수준에서 형성된 교사 지식은 실천적 힘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양화: 이해중심게임모형이 경쟁 영역에 효과적 활용될 수 있다고 배웠어요. 그런데 막상 수업에 적용하려면, 변형 과제에 대한 아이디어가 쉽게 안 떠올라요.
승철: 맞아요. 협동학습모형의 여러 가지 구조가 있잖아요? 그거 임용 준비할 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런데 막상 그 구조로 학습활동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아요.
연구자: 참고할 수 있는 지도안들을 쉽게 구할 수 있지 않나요? OO스쿨 같은 교사 커뮤니티에 많을 것 같은데요.
승철: (웃음) 많죠. 그런데 모든 차시의 수업이 있지는 않죠. 제가 하려고 하는 수업의 학습목표가 일치하는 모형 기반 체육수업 지도안을 찾는 것에 자꾸 실패하니까... 결국 아예 안 찾게 되죠. (2차 담임 FGI)
위 원자료처럼 연구참여자 진현도 “책임감모형의 단계별로 단원의 차시를 구성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제시한 체육수업모형과 초등체육의 정합성에 관한 의심도 결국 교사 지식의 결여가 원인일 수 있다. 연구참여자들이 스포츠교육모형을 초등체육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해서 적합하지 못하다, 학생 상호 교수가 가능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실천적 지식이 부족해서 결국 초등체육수업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닿았을 수도 있다. 구체적인 예시로 책임감모형의 경우 정의적 영역의 초점을 맞춘 모형이라는 인식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들(Choi, 2009; Choi & Kim, 2009; Lee, J., 2013)이 제시되었다. 그럼에도 교사의 실천적 지식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학문적 영역과 실천적 영역의 유리(遊離)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교사의 실천적 지식의 부족은 모형 기반 체육수업 실행의 성공 여부에 있어 불확실한 태도를 만들고, 교수 효능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Barrett & Turner, 2000; Jang & Lee, 2014)는 점에서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 현상의 핵심적인 인과적 상황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맥락적 상황: 모형 기반 체육수업 필요 없어 안 해요
맥락적 상황은 중심 현상이 발생하는 맥락에서 발견되는 일련의 속성들로, 중심 현상을 유도하는 구체적 조건이다(Strauss & Corbin, 1997). 인과적 상황이 초등교사들이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하고 싶어도 ‘못’하게 만드는 상황이라면, 맥락적 상황은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안’ 해도 되는 선택적 상황을 지지하는 하위 코드들이 형성되었다.
1. 복잡한 초등체육수업 교수 체계
연구 참여 교사들 모두는 주당 체육수업 시수 3시간을 오롯이 혼자서 책임지고 있지 않았다. 체육전담교사인 일룡과 진현은 주당 2시간을 가르치고, 나머지 1시간은 학년 담임교사들이 지도한다. 담임을 맡고 있는 연구참여자들 역시 1시간만 체육을 가르치거나 스포츠강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체육전담교사, 스포츠강사, 담임교사가 모두 공존하는 초등체육 교수 체계가 정상적인 체육과 교육과정을 어렵게 한다는 연구들(Park & Jeong, 2023; Park et al., 2020)이 최근 보고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체육수업을 분담하여 지도하는 교수 체계가 담임교사들의 교재연구 및 전문성 신장의 동기를 약화시켜 모형 기반 체육수업 실행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담임교사들은 체육전담교사, 스포츠강사도 지원되는 상황에서 일주일에 1시간밖에 가르치지 않는 체육수업을 두고 교재 연구에 열정을 쏟기에는 “가성비 없는 교과”로 묘사하고 있었다.
남희: 저는 일주일에 한 시간 체육을 가르치고 표현 영역만 담당하고 나머지 영역은 전담 선생님이 해요. 사실 국어, 수학과 같이 시수도 많고 평가에도 예민한 교과 수업 준비에 더 열심일 수밖에 없어요.
양화: 가성비가 부족하다고 할까? 체육수업을 한 시간밖에 안 가르치는 데 모형 기반 체육수업 하자고 수업연구를 열심히 하라는 것은 전체 교과를 가르치는 담임교사에게는 무리한 요구예요. (2차 담임 FGI)
소영: 저도 사실 스포츠강사 선생님이 수업을 거의 준비해주셔서 모형을 고민하는 일은 없어요.
이와 같은 맥락적 상황은 하나의 교과를 두고 여러 교수자가 공존하는 현상은 체계적인 수업 운영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해당 교과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동기를 상실시키는 부작용이 있다(Park et al., 2021)는 선행연구를 지지한다.
2. 초등체육의 강력한 트렌드, ‘놀이’
“놀이는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눈에 띄는 초등체육 트렌드”이다(Park, 2023, p. 41). 연구참여자들 역시 놀이 중심 체육수업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놀이는 자발성, 내재적 동기, 즐거움과 긴장감 및 몰입과 같은 교육적 가치를 바탕으로 초등체육수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교육과정을 놀이로 대체하는 현장의 양상은 놀이 중심 체육수업이 교육과정의 목표 구현에 이바지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생산하고 있다(Han & Park, 2023; Son & Park, 2022). 연구참여자들은 “복잡한 규칙과 어려운 기술이 필요 없어서”(진현), “모든 학생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양화)와 같은 이유로 단순한 놀이가 초등체육에 더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단순한 놀이로 수업을 해야 학생들이 집중해요. 신체활동량도 훨씬 많구요. 물론 모형을 활용하는 장점도 있겠지만, 놀이의 장점이 더 크게 다가오니 많은 교사들이 놀이를 중심으로 체육수업을 하는 것 아닐까요? (혜영, 2차 전담 FGI)
무릇 모형 기반 체육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명확한 목표 설정, 일관성 있는 평가이며, 이는 곧 교육과정의 충실한 운영을 담보한다(Han, 2023). 연구참여자들이 인터뷰에서 묘사한 놀이 수업은 단편적인 지도, 단순한 수업 전개만으로 충분하기에 모형의 효용성이 무력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모형 없이도 잘 가르칠 수 있는 체육수업’이란 사고가 연구참여자들 전체에 공유되고 있었다.
중재적 조건: 재미있어야 하는 교과, 재미만 있어도 되는 교과
중재적 조건은 중심 현상에 대한 연구참여자들의 의도적인 대응인 상호전략을 촉진하는 기제이다(Schreiber & Stem, 2001). 연구참여자들의 흥미 중심의 체육수업 가치 정향과 체육과 교육과정에 대한 곡해는 체육을 ‘재미있어야 하는 교과, 재미만 있어도 되는 교과’로 인식하여 모형 기반 체육수업과 거리가 먼 상호전략을 유도하고 있었다.
1. 흥미 중심의 체육수업 가치 정향
좋은 수업에 대한 교사의 신념은 교수 행동과 직결된다(Moon & Park, 2022). 연구참여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좋은 체육수업의 우위 조건은 흥미였다. 그룹인터뷰에서 연구참여자 승철의 “학생들이 재미있어하는 수업, 교사 역시 가르치기 재미있는 수업이 좋은 체육수업”이라는 신념에 다른 연구참여자들도 강하게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러한 신념은 모형 기반 체육수업보다는 교수-학습 과정에서의 학생과 교사의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삼는 상호전략을 이끌고 있었다.
남희: 우리가 고민하는 가장 큰 체육수업 고민이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수업이잖아요? 그러려면 재미가 있어야 해요. 수업이 재미있어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래야 수업 목표에 도달하든 말든 하죠.
소영: 저도 항상 수업 준비할 때 이 활동을 학생들이 재미있어할지를 먼저 고민하는 것 같아요.
승철: 교사도 가르치기 재미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가르치는 데 보람과 흥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결국 학생의 반응이에요. 배움이 즐거워야, 가르침도 즐거운 법이죠. (3차 담임 FGI)
참여자들의 흥미 중심의 체육수업 가치 정향이 반드시 잘못되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흥미만을 고려하여 설계하는 수업, 교수 방법에서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는 설계보다는 신체활동 선정에서만 흥미를 고려하는 자세는 좋은 체육수업을 보장하지 못한다. Quennerstedt et al.(2002)은 ‘Busy, Happy and Good?’이라는 Placek(1983)의 질문이 40년이 지난 현재에도 성공적인 체육수업을 논할 때 자주 인용되고 있다고 밝히며, 이제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세 가지 조건을 넘어 학생의 학습에 주목한 수업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Ward와 Griggs(2018) 역시 ‘Busy(신체활동량), Happy(즐거움) and Good(규율)’이 현재 초등체육에서도 유효한 밈(meme)이라고 보고하며, 이러한 밈을 넘어서기 위한 초등체육의 개선을 역설하였다. 요컨대, ‘체육수업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연구참여자들의 가치 정향은 학습 제재 선정 단계에서 놀이와 같은 단순한 구조의 신체활동을 선택하게 만들고, 굳이 모형을 활용하지 않아도 가르치지 않아도 되는 수업 설계로 이어지고 있었다.
2. 신체활동가치 교육과정에 대한 오해
두 번째 중재적 조건은 연구참여자들의 체육과 교육과정에 대한 왜곡이었다. 신체활동가치 중심 교육과정의 궁극적 목적을 가치의 함양에만 두고, 체육수업을 수단화, 도구화하는 왜곡은 연구참여자들이 ‘신체활동가치의 함양이 이루어졌는가?’라는 질문에만 천착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체계적인 기능 습득과 수업 목표-내용과 일관된 평가와 같은 모형 기반 체육수업의 장점이 무력화되어 모형의 적용 여부는 고려 대상 조차 되지 않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집된 자료에 따르면 연구참여자들은 신체활동가치 중심의 교육과정에 대한 해석에서 지나치게 정의적 영역에 방점을 두고 있었다. 특히 도전과 경쟁과 같은 영역의 수업에서 기능의 신장이나 전략의 탐색보다는 “재미있게 참여하는 태도”(소영), “도전하는 그 자체”(혜영), “배려와 협동이 있는 경쟁”(일룡)을 강조하는 모습을 드러내었다.
교육과정부터 도전이나 경쟁 같은 가치를 배우는 것을 강조하니까, 교사들은 가치나 태도를 기를 수 있는 체육수업을 해야죠. (중략) 아이들이 기능적으로 부족하더라도 체육수업에 즐겁게 참여하도록 만들어야 해요. 그래야 그 가치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으니깐요. 전제는 ‘재미’예요. (진현, 2차 전담 FGI)
경력 교사인 일룡은 과거에 비해 심동적 영역보다 정의적 영역에 더 예민한 자신의 수업을 두고 신체활동가치 중심 교육과정의 영향이라는 자체 분석을 내놓았다. 가치가 수행을 연성화(軟性化)한다는 신체활동가치 교육과정에 대한 비판(MoE, 2022)은 교육과정 개정에도 반영될 정도로 수용 가능한 주장이다. 그러나 현 체육과 교육 과정이 의도하는 신체활동가치의 함양은 교육과정에 충실한 체육수업을 전제로 심동적, 인지적, 정의적 영역의 균형 있는 발달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치를 함양하는 것이지(MOE, 2015), 단위 체육수업에서 특별히 정의적 영역에 집중하여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재미있는 수업이 교육과정 목표 구현의 전제’라는 연구참여자들의 인식은 체육과를 ‘재미만 있어도 되는 교과’로 오인하게 만든다. 결국 연구참여자들이 가진 흥미 중심의 체육수업 가치 정향과 더불어 신체활동가치 교육과정의 왜곡 역시 중심 현상에 대한 연구참여자들의 상호전략에 있어 기능 습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교수모형이나, 전술 이해를 유도하는 모형이 불필요한 양상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상호작용 전략: 방법보다는 내용, 텍스트보다는 동영상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라는 중심 현상에 대한 연구참여자들의 상호작용 전략은 교수 방법보다는 신체활동 선정을 우위로 삼고 지도서 보다는 유튜브(YouTube) 위주의 시각 자료를 활용하여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1. 교수 방법보다 중요한 신체활동 선정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하지 않는 연구참여자들이 교재 연구 및 체육수업 준비 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인 노력은 ‘어떻게(how)’가 아닌 ‘무엇(what)’에 관련된 것들이었다. 예컨대, 학생들이 공을 정확히 던질 수 있도록 가르치는 방법보다는 공을 정확히 던져야 하는 신체활동은 무엇인가를 집중적으로 고민하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 같은 의미로 들리지만, 후자는 학생들에게 수업 목표 달성에 적합한 신체활동 선정에 국한된 질문이고 전자는 교수 단서나 피드백의 제공, 점검과 과제의 수정, 발문 등 수업 전체를 시뮬레이션하는 훨씬 복잡한 교수 방법적 질문이다.
혜영: 저는 수업 준비할 때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확인하고 이 내용을 그대로 할지, 아니면 더 좋은 활동이 있는지 찾아봐요.
연구자: 더 좋다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세요.
혜영: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어렵지 않은 활동이요.
연구자: 그럼 그 활동을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한 전략은 세우시나요?
혜영: .... 사실 활동을 결정하고 나서는 용기구 확인하는 정도에서 끝나요.
연구자: 동기 유발이라든가 활동을 어려워하는 학생이 나오면 어떻게 할지, 이런 것들 고민하셨을 거 같은데요.
진현: 놀이는 동기 유발이 필요 없죠. 그리고 그때그때 피드백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활동에서 필요한 기능도 단순하니까요. (3차 전담 FGI)
다른 연구참여자들도 입을 모아 체육수업 준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신체활동의 선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참여자들의 신체활동 선정 준거는 학생들이 흥미를 유지한 상태에서 최대한 많은 신체활동량을 확보하는 것으로, 주로 놀이가 대상이 되고 있었다. 단순한 규칙과 복잡하지 않은 기술로 대표되는 놀이는 연구참여자들의 교수 방법적인 노력의 필요성을 상쇄시키고 있었다. 동시에 연구참여자들은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무슨 놀이가 어떤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개발되는지”(Han & Park, 2023, p. 74)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자료 수집 및 분석과정에서 연구자의 이목을 끈 대목은 일부 연구참여자들이 모형의 아이디어를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몇 연구참여자들은 모형 기반 체육수업은 아니었으나 모형의 특징이나 세부 구조 등을 수업에 적용한 경험이 있었다. 비록 많은 횟수는 아니었지만 연구참여자 소영은 표현 수업에서 동료교수 방법을, 양화는 다른 나라 민속춤을 가르칠 때 인문학적인 접근을, 승철은 스포츠교육모형의 다양한 학생 역할 부여를, 그리고 진현은 유튜브에서 찾은 게임을 변형하여 과제를 제시한 경험이 있었다. 모형 기반 체육수업이라 할 수 없으나 수업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형의 조각들을 활용한 셈이다.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은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라는 중심 현상에 대한 대응으로 선택한 연구참여자들의 상호전략이 모형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쉽고 빠르게 결정지을 수 있는 재미있는 신체활동 선정이라는 점이다. 모형 기반 체육수업의 실천은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Dyson(2002)은 미국 초등교사들이 협동학습모형을 활용한 체육수업을 실천하기 위해 상당한 적응 시간이 필요했으며, 익숙해지기까지는 2년 이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리고 Pill(2008) 역시 모형을 적용하면 체육수업을 위한 초등교사의 업무량이 상당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이에 관해 연구참여자 남희는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전담교사가 아닌 담임교사에게 요구하는 것은 다른 교과를 가르치지 말라는 말과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였다.
2. 유튜브 위주의 체육수업 준비
연구참여자들이 신체활동 선정을 포함하여 체육수업 준비과정에서 가장 빈번하게 참고한 것은 지도서가 아닌, 유튜브와 같은 오픈 리소스(open resources) 동영상 자료로 드러났다.
연구자: 교재 연구하실 때는 지도서 외에 주로 어떤 자료들을 보시나요?
남희: 지도서는 교과서에 있는 활동을 할 때만 봐요. 저는 유튜브에서 주로 수업 아이디어를 찾아요.
양화: 저도 비슷해요. 유튜브에서 먼저 찾고 마땅한 게 없으면 초등체육 놀이책을 보는 것 같아요. (2차 담임 FGI)
출판된 지도서 중 다수의 출판사가 모형을 염두에 두고 지도서를 집필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작 도전의 경우 많은 출판사들이 직접교수모형의 단계를 따라 집필하였으며, 경쟁 영역의 경우 이해중심게임모형의 특징이나 아이디어를 부분적으로 활용한 사례도 보인다(Lee, J., 2014). 결국 지도서대로 가르치기만 해도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할 수 있음에도 연구참여자들은 지도서보다는 유튜브 위주의 영상물, 교사 커뮤니티에 탑재된 아이디어 텍스트, 놀이책 등을 활용하고 있었다.
연구참여자들이 교재연구 및 체육수업 준비 과정에서 유튜브를 선호하는 이유에는 “교과서보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많아서”(혜영), “텍스트보다 영상이 훨씬 이해하기 편해서”(진현), “아이들에게 이미 적용하고 올린 영상이라 믿음이 가서”(일룡) 등이 있었다. 모형 기반 체육수업은 수업 준비과정에서 내용 지식과 교수 지식을 확인해야 하는 등 상당한 교사의 노력이 필요하며(Pill, 2008), 이는 물리적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연구참여자들은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위해 지도서 또는 관련 도서를 탐독하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보다, 다른 교사가 실천한 동영상 소스를 통해 수업 준비 시간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을 선호하고 있었다.
체육은 다른 교과보다 더 유튜브 자료를 많이 찾아봐요. 텍스트가 아니라 동영상이니까 훨씬 활동을 이해하기 쉬워서 학생들에게 영상을 보고 수업에 들어오라고 할 때도 있어요. (중략) 이미 다른 선생님이 수업한 영상을 가지고 설명하니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도 알 수 있어서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어요. (일룡, 3차 전담 FGI)
결과: 학습자 포괄 효과 및 탈교육과정화
근거 이론 패러다임 모형에서 결과는 중심 현상에 따른 연구참여자들의 상호작용이 영향을 끼치며 발생하는 결과적 양상이며, 이는 또다른 중심 현상이 될 수 있다(Charmaz, 2014). 본 연구의 결과 범주로는 ‘학습자 포괄 효과’와 ‘탈교육과정화’가 도출되었다.
1. 더 많은 학습자를 포괄하는 수업
연구참여자들이 모형 기반 체육수업의 필요성, 혹은 기피 현상의 문제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나름 자신의 체육수업에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참여자들은 단순한 수업 흐름과 재미있는 신체활동 선정에 방점이 찍힌 수업이 더 많은 학습자를 포괄하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소영: 체육수업모형이 무작정 싫어서 모형 활용 수업을 안 하는 것이 아니에요. 현재 체육수업에 아이들이 만족해하니까 필요성을 못 느껴요. 만약 수학 수업에서도 모형을 활용하지 않았을 때 아이들이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저는 모형을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요.
연구자: 어떤 부분에서 아이들이 만족한다고 느끼시는 건가요?
소영: 일단 활동을 포기하는 애들이 없어요. 활동을 이해 못하는 학생도,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도 거의 없어요. (3차 담임 그룹 FGI)
인지적, 심동적 차이에 따른 퍼포먼스의 개인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신체활동은 다수의 학습자를 수업에 포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학습자 포괄 범위, 외연의 확장은 신체활동 선정에 따른 효과이지, 모형을 활용하지 않아서 발생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개별화수업모형이 주도적 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쳐 전체 학습자에서 고루 운동기능 향상 효과가 있다는 연구(Moon & Nam, 2020), 이해중심게임모형 수업에서 기능이 낮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고한 연구(Ko, 2015), 협동학습모형 적용 수업에서 체육 소외 학생의 긍정적 변화를 밝힌 연구(Hwang & Lee, 2019) 등은 모형 기반 체육수업에서도 충분히 많은 학습자를 수업에 포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시켜주었다.
2. 탈교육과정화
학습자 포괄 효과가 중심 현상에 대한 상호작용 전략의 긍정적 결말이라면, 수집된 자료에서 드러난 탈교육과정적인 모습은 부정적 결과에 해당한다. 모형 기반 체육수업은 자연스러운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를 견인한다(Han, 2023). 그러나 연구참여자들의 상호작용 전략인 놀이 중심의 신체활동 선정, 유튜브에 의존한 교재 연구 및 체육수업 준비는 교수평 일체화를 무너뜨리고 교과서와 지도서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잘못된 교육과정 운영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유튜브에 탑재된 타인의 수업 영상은 연구참여교사의 체육수업 준비 노력을 감소시켜 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일부 연구참여자들은 교육과정 운영 계획에 있는 수업 자료를 유튜브에서 찾지 못했을 때, 교육과정 계획을 무시하고 유튜브에서 검색이 가능한 전혀 무관한 신체활동으로 수업하기도 하였다.
양화: 유튜브에 수업하려고 하는 차시에 해당하는 신체활동이 없으면 곤란을 겪기도 해요.
연구자: 그럴 때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시나요?
양화: 교과서대로 가르칠 때도 있고 그냥 차시와 무관하게 적절한 신체활동을 유튜브에서 찾아서 해요.
연구자: 차시와 무관하다는 말씀이 무슨 뜻이죠?
양화: 수업 목표가 다른 수업이죠. 조금 심할 때는 도전 영역 가르치는 시간에 경쟁 영역 신체활동을 하기도 해요.
남희: 저도 그럴 때가 간혹 있어요. 엄밀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해선 안되는 수업이지만 수업을 아예 안하는 것보다는, 그리고 내가 자신 없이 가르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낫다고 생각해요. (2차 담임 FGI)
교육과정 영역과 차시 수업 목표를 무시하고 다른 신체활동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반복, 심화되면 전체 교과 교육과정의 비정상적인 운영으로 연결된다. 연구참여자 소영과 남희는 놀이 중심 체육수업으로 체육과 교육과정을 연간 운영 계획에 따라 운영하지 못하면서, ‘수행평가를 위한 수업’을 한 경험이 있음을 고백했다. 궁극적으로 좋은 체육수업을 하기 위해 유튜브의 신체활동을 참고하는 것이 아닌, 신체활동을 하기 위해 교육과정 영역을 결정하고 차시 목표를 수립하는 것은 결국 놀이와 같은 신체활동이 교육과정을 대체하는 오류(Han & Park, 2023)를 범하는 것이다.
결론
본 연구의 결과를 간략히 요약하면 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라는 중심 현상에는 체육 수업을 못 하게 만드는 인과적 상황(초등체육수업의 전통적 장애 요인, 모형과 초등체육수업의 부정합, 교사 신념과의 불일치)과 체육수업을 안 하게 만드는 맥락적 상황(복잡한 초등체육 교수 체계, 놀이 중심 체육수업)이 다각적, 다면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또한 흥미 중심의 체육수업 가치 정향과 신체활동가치 교육과정에 대한 오해의 중재적 조건은 초등교사들이 모형 기반 체육수업 대신 교수 방법보다는 신체활동 선정, 지도서보다는 유튜브를 활용한 체육수업을 상호전략으로 삼도록 만들었다. 결국 이러한 상호전략은 더 많은 학습자를 수업으로 포괄하였으나,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체육수업 운영 양상을 생산하고 있었다.
연구 결과와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본 연구의 결론과 제언을 함께 제시한다.
첫째, 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 현상은 지속 보고되고 있는 초등체육수업 문제점들의 복합적 산물이다. 다시 말해, 모형 자체의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인과적, 맥락적 상황의 범주들, 예를 들어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수업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복잡한 교수 체계와 전통적인 장애 요인들, 그리고 놀이 중심 체육수업의 문제 양상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동시에 진행될 때, 교사들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초등교사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 기피는 향후 반복적으로 문제 제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연구 결과에서 확인하였듯이 초등교사들은 모형 기반 체육수업의 대안을 찾아가고 있으며, 모형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놀이와 같은 쉬운 신체활동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즐겁게 땀 흘릴 수 있는 체육수업만이 ‘좋은 초등체육수업’의 표상(表象)이 되어가고 있다. 학생들은 체육수업을 마치 학업 스트레스를 푸는 해독제(Kirk, 2005) 정도로 여기고 있진 않은지, 교사들은 피상적인 재미와 즐거움만을 체육교육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학계는 이러한 현장을 방관하고 있지 않은지, 모두의 점검과 반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모형 기반 체육수업이 초등체육수업의 마스터키는 될 수 없으나, 교육과정의 맥락 안에서 효율적인 체육수업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우리는 실천을 독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셋째, 모형 활용을 위한 실천적 지식이 초등교사의 모형 활용 가능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 최근 초등 임용시험 체육과 문항을 보면 과거 형식적 지식을 묻던 동향에서 벗어나, 교사의 실천적 아이디어를 요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효과적인 실천적 지식의 형성은 양성기관의 실기수업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모형 기반의 실기수업을 통해 견습 관찰의 형태로 예비교사들의 실천적 지식 형성을 도와야 한다. 또한 실천적 지식을 바탕으로 모형을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일부 연구참여자들은 모형의 장점이 되는 구조나 아이디어를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통합된 개념틀의 제공이나 교수평 일체화와 같은 장점들은 완전체의 모형 기반 체육수업에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라도 선행 연구에서 검증된 모형의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수업맥락에 따라 부분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엄격한 잣대만으로 모든 교과를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사에게 정형화된 모형 기반 체육수업을 고집스럽게 요구한다면, 초등체육에서의 메츨러 트랩(Choi, 2021)은 학문적 영역에서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1) 모형 기반 체육수업 실천 경험을 묻는 문항은 현직 교사 경력 중으로, 기간과 일회성의 실천을 제외한다는 제한사항을 두었다. 예비교사교육에서의 교육실습과 일회성 수업을 모형 기반 체육수업의 실천으로 간주하기 힘들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CONFLICT OF INTEREST
논문 작성에 있어서 어떠한 조직으로부터 재정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지 않았으며 논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관계도 없음을 밝힌다.
AUTHOR CONTRIBUTION
Conceptualization: Yongnam Park, Data curation: Yongnam Park, Formal analysis: Yongnam Park, Methodology: Yongnam Park, Projectadministration: Yongnam Park, Visualization: Yongnam Park, Writing-original draft: Yongnam Park, Writing-review&editing: Yongnam Park
REFERENCES
Quennerstedt, M., Landi, D., & Casey, A. (2022). Busier, happier and good(er)-40 years on from “busy, happy, and good” as success in teaching PE. 2022 British Educational Research Association Conference. Liverpool, UK. https://pureportal.strath.ac.uk/en/publications/busier-happier-and-gooder-40-years-on-from-busy-happy-and-good-as
Figure and Tables
Table 1.
Pseudonym / Gender | Teaching career | Position | Grade level |
---|---|---|---|
Il-ryong / M | 17 years | PE specialist | 5th |
Jin-hyeon / M | 13 years | PE specialist | 5-6th |
So-young / F | 13 years | classroom teacher | 3rd |
Nam-hui / F | 10 years | classroom teacher | 6th |
Yang-hwa / F | 9 years | classroom teacher | 4th |
Seung-cheol / M | 6 years | classroom teacher | 5th |
Hye-young / F | 5 years | PE specialist | 4th |
Table 2.
paradigm: themes | category
|
conceptual terms | |
---|---|---|---|
high-level | low-level | ||
casual condition: | traditional difficulties of elementary PE lessons | low status and recognition as a subject | instrumental subjects, PE assessments don't matter, prioritize knowledge-based subjects over PE, subjects that don't require accidents |
limitations of weather and space | classroom PE lessons in rainy weather, yellow dust, fine dust, hot/cold weather, small playgrounds, shared playground/gym, missing or insufficient equipment | ||
mismatch between MBI and ES teachers/PE lessons | inappropriate for elementary PE lessons | can’t each other cause of low skills(peer teaching model), not compatible with PE curriculum in ES(sports education model), too difficult structure for ES students(TGfU), difficulties for ES students to determine their own learning progress(personalized system for instruction) … | |
“I can’t practice MBI.” | inconsistency with teacher beliefs | preference for simple lesson flow rather than MBI, PE model is centered on sports, virtues do not need to be taught through MBI, ALT-PE is prioritized, I don’t like indirect experience activities in PE lessons … | |
lack of ES teachers’ experiences and teacher knowledge in MBI | lack of ES teachers’ experiences in MBI | lack of MBI experience in apprenticeships of observation apprenticeships, no experiences with MBI in pre-service teacher education, observed only in teaching practicum, lack of experience implementing MBI, no fellow teachers practicing MBI … | |
lack of teacher knowledge for/in MBI | difficulty selecting physical activity on a step-by-step basis(TPSR), difficult to transform assignments(TGfU), I’m not good at demonstrating(direct instruction mo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