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하는 중장년 남성의 운동 경험과 의미: 젠더수행을 거스르며 요가 하는 남자들

A study on the training experience and meaning of middle & young-old aged men doing yoga: The men who do yoga against gender performance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Sport Sci. 2017;28(1):60-80
Yonsei University
연세대학교
Received 2017 January 01; Revised 2017 February 13; Accepted 2017 March 07.

Abstract

목적

본 연구는 요가 하는 남성의 운동 경험과 의미를 밝히고자, 이들의 생활세계로 들어가 주관적 경험을 기술하고 중층적 의미 해석을 시도한 현상학적 연구(Phenomenological Research)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요가를 하는 남성이 왜 요가를 하는지, 요가 경험의 주관적 의미는 무엇인지, 특히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정상화되어 온 요가 경험이 젠더수행(Gender Performance)을 거스르는, 나아가 지배적인 젠더 몸 담론에 저항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문제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데 있다.

방법

이를 위해 요가를 6개월 이상, 매주하고 있는 중장년 남성 6명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결과

중장년 남성이 그들의 생활세계에서 경험한 요가의 체험적 의미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한국의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요가는 남성이 접하기 힘든 운동이었다. 남성을 받아주는 요가 학원의 부재로 이들에게 요가는 접하기 어려운 운동이었다. 둘째, 중장년 남성의 신체적 특성(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지병)과 개인적 배경(여성 친화적 일상)은 이들이 요가를 하는 데 따르는 제약을 극복하는 구체적인 동기가 되었다. 셋째, 요가는 수련보다 ‘대안적 운동’의 의미를 가진다. 요가는 기존에 남성적 운동으로 불리는 운동적 특성을 대체하는 운동으로 여겨졌다. 넷째, 요가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힐링(Healing)’의 의미였다. 다섯째, 요가 하는 중장년 남성은 오랜 기간 요가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중심이 되는 요가 문화에서 스스로를 주변화 하는 경험을 하고 있었다. 여섯째, 요가를 경험한 중장년 남성은 요가의 운동적 특성이 ‘여성만을 위한 것은 아님’을 체험하였으며 ‘남성도 할 수 있는 중성적인 운동’으로 의미화 하였다.

결론

결국, 중장년 남성이 요가를 하는 이유는 신체적 특수성과 개인적 배경과 같은 구체적 동기에서 시작되었고, 심신의 치료 및 치유가 주된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요가는 ‘내 몸에 맞는 대안적 운동’이자 ‘자기만의 시간’으로서 의미가 있었다. 아울러 중장년 남성의 운동 경험과 의미는 정형화된 젠더 스포츠 지형에 균열을 가한다는 점에서 젠더수행을 거스르고 있지만, 지배적인 젠더 몸 담론에 저항하고자한 의도성이 가미되지 않은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is a phenomenological research which tries to describe the subjective experience and to analyze multi-layered meanings, and it finds out the men's training experience and meaning.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why the men do Yoga and what the subjective meaning of Yoga experience, and the study examines critically whether Yoga experience especially focused on women is against gender performance and dominant body discourse.

Methods

For the study, 6 middle & young-old aged men who do Yoga more than 6 months every week are selected as participants.

Results

The meaning of Yoga for middle & young-old aged men in their lives is as follows. First, it is hard for men to experience Yoga because of social and cultural background. Finding Yoga class which takes men's membership is difficult. Second, middle & young-old aged men's physical feature(interest in their health and disease) and personal background(women friendly daily life) become specific motivation to overcome the barrier to do Yoga. Third, Yoga is 'alterative training', not a training. Yoga is considered as a training which replaces the feature of training called men's sports previously. Fourth, Yoga has a meaning of 'healing' to have our own time. Fifth, Yoga is changed by itself in Yoga culture which is focused on women even though middle & young-old aged men do Yoga for a long time. Sixth, middle & young-old aged men realize that the feature of Yoga is not 'for only women', and they thought it is 'neutral training that men can do too.'

Conclusion

Consequently, the reason why middle & young-old aged men do Yoga is started from the motivation regarding physical characteristics and personal background, and the main purpose is to cure and to heal our bodies and mind. For them, Yoga means 'alternative training to fit their bodies' and 'their own time'. Moreover, old male adult's training experience and meaning are against gender performance in that it cause a crack in stereotyped gender sports area, but it is notable that there is no intention to resist the dominant gender body discourse.

서론

요가는 인도에서 유래한 심신수련 방법으로 많은 사람이 즐기는 운동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요가의 발상지인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요가를 하는 추세이다. 요가는 다른 운동에 비해 정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명상과 호흡, 스트레칭을 기본으로 하는 특유의 운동법으로 많은 사람을 매료시켰다(Kim et al., 2016). 특히, 장소의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과 운동 기구와 장비가 불필요한 점,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가는 편리한 운동으로 정평이 나 있다. 또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낮은 운동으로서 대중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무엇보다 요가는 심신수련의 복합운동으로 알려지면서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세태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Korea Yoga Instructor Association(n.d.)의 자체 추산에 따르면, 한국의 요가 인구는 약 200만 명에 달하며 전국에 8,000여 개 이상의 요가원이 운영되고 있다. 이외에도 혼자서 요가를 하는 인구와 미등록된 수업까지 감안하면 요가 인구와 관련 수업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2015a)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요가는 “체육활동 참여 종목” 현황에서 8위(4.7%), “생활체육 강좌 및 강습 종목”에서는 수영(27.5%)과 보디빌딩(18.6%)에 이어 세 번째(12.6%)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요가는 “향후 참여 희망 운동종목” 중에서 수영(12.8%)과 골프(8.9%)에 이어 3위(7.4%)를 차지하는 등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운동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에서 요가는 대중이 즐기고 선호하는 인기 운동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전 세계 요가 인구는 남성보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특징을 보인다. 이는 국내외를 망라해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성인을 대상으로 요가 참가 비율을 확인한 결과 여성은 72%였으나 남성은 28%에 그쳤다(Cramer et al., 2016). 또한, 12개월에 걸쳐 요가를 한 비율에서도 여성은 73.7%였으나 남성은 26.3%의 수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되었다(Barnes et al., 2008; Macy, 2008; Saper et al., 2004). 이에 대해 Kwon(2016)은 “교육 수준이나 개인 소득, 건강 상태 등 다양한 인구사회학적 요인으로 인해 요가 참여의 성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한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요가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요가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여성이다.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2015b)에 따르면, 전체 요가 인구 가운데 여성은 97.6%를 차지하였으나 남성은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요가 인구는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같은 여성 편중 현상은 요가의 운동적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가는 인도에서 시작된 심신수련 방법으로 신체 움직임을 수반한 마음 수련이라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Patañjali, 1990). 일반적인 운동의 경우에는 신체 움직임에 의한 부수적 요소로 정신적인 부분이 다루어지지만, 요가의 경우에는 신체적 요소와 정신적 요소를 동일 선상에서 논의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요가만의 운동적 특성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대상의 구분이 없이 적용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인도에서 시작된 전통 요가는 수련자의 성별 편향성이 존재하지 않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 전통 요가의 ‘그루(Guru)’의 모습에는 남성성이나 여성성이 묻어나지 않으며 중성적 수련자로서의 정체성만이 부각 된다. 이 점에서 요가에 내재된 여성적 이미지는 인도의 전통 요가를 유입하는 과정에서 첨가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현대 대중 요가 속에 형성된 여성적 이미지는 문화적으로 재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한국이다. 한국에서 요가는 유입 이래 지금까지 여전히 여성 중심적 운동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요가의 문화적 성질을 규정하는 이미지는 젠더수행의 측면에서 고정관념을 양산하고 있다. 한국에서 요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유입되기 시작하였으며, 2000년대에 이르러 대중매체를 통해 여성 연예인이 즐기는 운동으로 소개된 바 있다. 그 영향으로 한국에서 요가는 심신수련보다 미용과 몸매관리, 다이어트 등에 효과적인 운동으로 각인되면서 여성에게 적합한 운동이라는 이미지를 끊임없이 생산하였다. 수련이 중심이 되는 요가가 아니라 여성 연예인을 앞세운 상업적 측면의 요가 소비를 부각하여 이를 통한 경제 효과를 노린 것이다. 특히, 남성 중심의 운동 문화가 지배적인 흐름을 형성한 가운데 이에 반하는 여성 중심적 운동은 여성의 기호를 반영한 전략적 대처였다고 볼 수 있다. 여성을 주요 대상으로 한 운동으로서의 요가는 기존 남성 중심적 운동 문화의 틈새를 노리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국에서 요가는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등장한 여성 전용 요가학원은 한국의 대중 요가 문화를 선도하였다. 전국의 여성 전용 요가학원들이 여성 고객층을 점진적으로 확보한 결과, ‘요가는 곧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가 퍼졌으며 여성 편중 현상은 굳어졌다. 반면, 요가와 남성은 자연스레 멀어지면서 요가 하는 남성은 ‘남성적이지 못한 운동’, ‘여성적인 운동’을 한다는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요가가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수용되고 있는 가운데 요가 하는 남성의 운동 경험이 어떠한지에 대한 고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요가 하는 남성의 운동 경험은 일반적이지 않은 특수한 사례로 구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조명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요가 하는 남성의 운동 경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이 궁금증은 오늘날 현대 요가가 왜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남성은 왜 요가와 멀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금까지 수행된 요가 관련 선행연구에서는 결과론적 접근에 치중한 나머지 요가가 ‘왜 여성 중심적 운동이 되었는지’, ‘왜 남성은 요가와 멀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원인 고찰에는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이는 여성 중심적인 운동으로 재편된 양상을 인식적 측면과 연계해 논의한 연구(Ahn, 2002; Ju & Yeo, 2003; Kang & Lim, 2013; Park, 2007) 등에서 분석된 것이 바람직하였으나 여기서도 구체적인 분석은 생략된 채 결과론적인 상황 묘사에 그친 아쉬움을 남겼다. 이 같은 연구 동향은 요가 하는 남성을 주제로 한 연구에서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다. 지금까지 수행된 남성 요가 관련 연구 역시 주로 심리 및 생리적 효과 검증(Choi, 2015; Chowdhary & Das, 2016; Dhikav et al., 2010; Sengupta et al., 2013; Flaherty, 2014; Yun & Pack, 2010, 2011)에 치중하였다. 이외에도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한 요가 프로그램 연구(Lee, 2008), 성인 남성의 요가 수련체계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Kwon, 2016) 등도 있었으나 여성 중심적 운동이 되어 버린 요가의 문화적 특수성에 의문을 제기한 연구는 부재하였다. 그 결과, 요가의 대중적 확산 과정에서 소외된 남성의 요가 경험을 다룬 연구 또한 부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선행연구에서 고찰되지 않은 요가에서의 여성 편중 현상 원인은 다음과 같은 근거를 바탕으로 추측할 수 있다. 첫 번째, ‘요가가 왜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것이다. 정적인 운동과 동적인 운동에 관한 고정관념의 영향이다(Birrell & Cole, 1994; Hall, 1996; Messner & Sabo, 1990). 예로부터 정적인 것은 여성, 동적인 것은 남성을 대변하는 이미지 속에서 다른 운동에 비해 정적인 운동으로 분류되는 요가는 여성적 이미지와 연결되어 왔다. 요가에 투영된 여성적 이미지는 사회문화적 통념에 상응한 것으로 여겨짐에 따라 요가가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적인 것이 곧 여성적인 것’이라는 왜곡된 사회통념의 연장 선상에서 정적인 운동의 이미지를 가진 요가는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수용된 것이다. 결국, 요가에 내재된 명상과 수련이 정적인 운동의 이미지를 양산하고 이 같은 외연적 이미지가 한국사회의 문화적 맥락(남성 중심적 운동 문화, 여성의 기호에 부합한 여성 중심적 운동의 부재, 운동 산업을 통한 경제 효과)과 결합하면서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재탄생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요가에서 여성 편중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지만 한국에서처럼 요가 인구의 성비 불균형이 심한 국가는 드물다. 따라서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볼 때, 한국사회의 대중 요가는 정적인 운동에 투영된 이미지와 사회적 맥락의 복합적 영향으로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 ‘남성은 왜 요가와 멀어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것이다.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은 운동의 영역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Bae, 2014; Bae & Choi, 2016; Lim, 1994; Nam & Lee, 2008; Yoon & Nam, 2009). 이는 남성적 운동과 여성적 운동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며 젠더수행의 지표로서 역할을 한다(Aitchison, 2007; Theberge, 1995; Van Ingen, 2003).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여겨지는 요가를 남성이 한다는 것은 젠더수행에 반하는 것이다(White & Duda, 1994). 유연함과 아름다움에 매몰되어 있는 여성 중심적 운동은 남성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보편적인 지론이다. 이에 따라 남성은 여성성이 강조된 여성적 운동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고 가급적 외면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인다. 여성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는 요가의 경우에는 남성의 접근이 사회문화적으로 차단된 특성을 보인다. 남성은 요가를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요가는 남자다움과는 거리가 먼 운동으로 규정되었다. 그 결과, 남자다움을 추구하는 남자들은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여겨지는 요가와 멀어지게 된 것이다. 특히, 고정된 젠더수행에 민감한 한국사회에서 남성이 여성 중심적 운동을 하는 것은 ‘남자답지 못한 것’으로 인식됨에 따라 남성은 요가와 물리적, 정서적 거리감을 형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남성은 요가에 관심 자체를 두지 않는 무관심 전략을 통해 남자다움을 유지함으로써 그들만의 고유한 젠더수행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수용되고 있는 요가의 대중적 흐름에 착안하여 요가 하는 남성의 운동 경험에 주목하고자 한다.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인식된 요가에서 남성은 부수적 존재로 주변의 영역에 위치한 소수자였다. 이로 인해 소수 남성이 하는 요가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여성이 절대 다수의 위치를 점유한 요가의 지배 문화 가운데 소수 남성의 부수적 운동 경험은 주목받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요가 하는 남성의 운동 경험은 오늘날 요가 문화 형성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수용되는 요가를 새롭게 고찰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특히, 젠더수행을 거스르는 남성의 경험을 통해 현대 대중 요가를 살펴보는 것은 운동 속에 있는 젠더 고정관념이 어떤 방식으로 발현되는지 확인할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금까지 간과된 남성의 관점에서 요가를 재해석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젠더’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성적 특질에 대한 단순한 지칭으로부터 그러한 특질을 생산하는 행위들에 대한 수행적인 개념”(Bae, 2004)이며, 젠더수행은 구성된 성적 특질에 상응하는 성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행위양식을 의미한다(Butler, 2011). 운동 영역에서 젠더수행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적합한 운동을 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곧 사회문화적으로 보편화된 성성을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Coakley, 1997). 이러한 맥락에서 요가 하는 남성의 운동 경험은 일반적인 운동 경험 외에 독특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특히, 남성과 여성의 영역을 인위적으로 구분하는 데 익숙한 한국사회에서 남성의 여성 중심적 운동 경험은 지금까지 관습적으로 이해됐던 경험의 의미와는 다를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요가에 열심인 남성이 왜 요가를 하는지, 요가 경험의 주관적 의미는 무엇인지, 특히 여성 중심적인 운동으로 정상화되어 온 요가 경험이 젠더수행을 거스르는, 나아가 지배적인 젠더 몸 담론에 저항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문제를 비판적으로 고찰해보고자 한다.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요가 하는 남성의 “생활세계와 주체적 경험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그 다층적 의미들을 해석”(Nho et al., 2012)하기 위하여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활용하였다. 현상학적 연구 방법은 연구자의 이론적 전제나 선입견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인식론적 관점에 뿌리를 둔다. 이를 통해 ‘사태 자체로(Zu den Sachen selbst)’ 돌아가 인간의 경험의 의미(lived meaning)와 경험적 본질(experiencing essence)을 그대로 드러내는 데 목적이 있다(Lee. 2007; Heidegger, 1972; Husserl, 1970; Park, 2009; Yeu, 2011). 이 연구에서는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활용하여 요가 하는 남성의 주관적 경험 세계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남성이 체험한 요가의 경험과 의미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는 이들의 꾸밈없는 일상을 무대로 고찰한다는 점에서 개인뿐만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공동체의 문화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따라서 요가 하는 남성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는 요가에 대한 주관적 경험과 의미를 가감 없이 확인시켜 주는 동시에 사회문화적 배경 가운에 이들의 경험을 총체적 맥락에서 검토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 참여자 선정 및 윤리적 고려

본 연구의 참여자는 현재(2016년 10월 기준) 요가를 하는 남성 가운데 선정하였다. 구체적인 선정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요가를 하는 일반인 남성이다. 요가 지도자(강사)나 지도자급의 수련자가 아니라 여가시간에 취미나 운동으로 요가를 하는 남성이다. 둘째, 최소 주 1회 이상 요가를 하고 있는 남성이다. 주 1회 이상이란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요가를 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곧 정기적인 참여를 의미한다. 셋째, 6개월 이상 요가를 하고 있는 남성이다. 6개월 이상이라 함은 취미나 운동으로 요가를 함에 있어 장기간에 걸쳐 진지하게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순수한 여가활동으로 요가를 하고 있는 남성이다. 요가를 하는 주된 목적이 경제적 보상이나 사회적 지위를 위한 것이 아닌 여가적 의미를 기반으로 하는 남성 가운데 선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위 기준을 모두 충족한 남성중에서 자신이 체험한 요가 경험과 의미를 생생하게 표현 및 묘사할 수 있는 남성 6명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에 참가한 참여자의 개인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Personal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하여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현직 요가 강사들로부터 연구 참여자 선정 기준에 충족하는 남성을 소개받았고, 이들 가운데 자발적으로 참가할 의사가 있는 6명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로 선정된 6명의 남성은 모두 마흔 전후의 중장년인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중장년 남성은 신체적으로 몸 관리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연령대로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경제활동을 가장 활발히 하는 생산 주체로서 일정한 수입을 확보하는 세대적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두 가지 특징은 중장년 남성이 요가를 하는 데 따르는 공통적 특징으로 여겨진다. 본 연구에 참가한 연구 참여자 역시 요가를 통한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 있었으며 요가 강습비를 지불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라는 공통적 특징을 보였다. 이들은 주로 가정 외 공간에서 요가를 하는 남성으로서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그룹(단체)식 요가, 핫요가(Hot Yoga)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 한승호는 성인이 된 후 프랑스의 미용학원에서 5년간 유학하였으며, 프랑스 공항 면세점과 국내 공항 및 백화점 면세점 등에서 일하였다. 평소 허리 디스크가 있었던 한승호는 스스로 “몸매와 건강에 관심이 많다”고 말하였다.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걸 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성향 탓에 다양한 취미활동을 한 경험이 있었다. 특히, 여러 종류의 운동을 경험해 본 특징이 있었다. 그가 요가 외 운동으로 경험한 종목은 수영, 탁구, 농구, 축구, 달리기(마라톤), 보디빌딩(헬스), 배드민턴, 테니스, 다트(Dart), 방송 댄스 등이었다. 현재 한승호는 국내 회사에 근무 중이며 사무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연구 참여자 임선영은 대학교 졸업 후 5년간 제약회사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하였다. 그러던 중 비염 수술을 위한 검사과정에서 신장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휴직(2014년 11월)과 퇴사(2015년 2월)를 순차적으로 경험하였다. 평소 신장 이상에 따른 전조증상이 있었으나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고 직장 생활로 인해 몸 상태가 더 악화되면서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휴직 기간에는 국선도를 했고 퇴사 후에는 뉴질랜드와 호주, 베트남을 여행하였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달랏(Da lat)이라는 고지대 마을에서 6개월간 체류하면서 직장생활에서 얻은 심신의 피로를 해소하고자 노력한 바 있다. 이 시기에 그는 국선도와 요가를 굉장히 즐겼다. 원래부터 여행을 좋아했던 임선영은 대학생 시절 필리핀, 호주, 중국 등에서 각각 1년 이상 체류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여자 친구와 함께 실버 쥬얼리(silver jewellery)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유의하고 있다.

연구 참여자 전운석은 운동을 직접 해본 경험은 많지 않고 헬스를 한 적이 있으나 이마저도 꾸준히 하지 않았다. 평소 운동에 관심이 많지 않고 건강관리의 목적으로 운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였다. 대학에서 의류학을 전공한 그는 학군장교(R.O.T.C)로 군 복무를 마쳤다. 제대 후 국내 케이블TV 채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든 경력이 있었는데,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여성채널 PD이다. 남성이지만 여성채널에서 패션전문 PD로 일한 경력이 있으며 채널 팀장을 맡아 프로그램을 제작한 바 있다. 직업적 특성상 여성을 대상으로 한 메이크업(makeup), 운동(Fitness) 프로그램을 제작한 경력이 있었다. 현재는 종합편성채널의 예능제작 책임프로듀서(Chief Producer)로 일하고 있다. 무용을 전공한 아내가 줌바(Zumba) 강사로 활동 중이지만 자신은 ‘스텝 밟는 운동’에 관심이 없기에 함께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연구 참여자 정희연은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한 교수이다. 어렸을 때는 학업과 대학 진학에 매진해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있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로스쿨(Law School) 교수라는 직업적 특성상 앉아 있는 일이 많다. 이로 인해 신체 활동량이 적어 허리가 아픈 경우도 많았고 체중이 90kg에 달한 비만이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면서 평소 모임이나 약속이 없는 한 1일 1식을 하는 편이라고 하였다. 2013년 12월 교통사고 이후 목 디스크 진단을 받고 현재 물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매일 오전 요가와 발레를 하고 있는 그는 종종 수영도 하고 있다. 이전에는 스키, 스케이트, 야구, 달리기, 테니스, 골프, 승마, 보디빌딩(헬스), 탁구를 해봤지만, 자신의 몸에 맞지 않아 모두 6개월 이상 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새로운 체험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정희연은 다양한 운동을 경험하였지만, 요가와 발레, 수영 외에는 꾸준히 하는 운동은 없었다.

연구 참여자 장기옥은 국내 유명 증권회사의 과장이다. 대학 졸업 후 입사하여 이직 한 번 없이 같은 회사에서 근무 중인 그는 회사원의 삶을 살고 있다. 대학생 시절 1년 정도 스쿼시(Squash)를 한 경험이 있었으나 이외에는 운동 경험이 거의 없었다. 요가를 하기 전 1년간 헬스를 했으나 꾸준히 나가지는 않았다고 하였다. 이따금 집 주변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기도 했으나 지속적인 운동은 아니었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요가를 접하게 된 그는 연구 참여자 중 가장 오래된 요가 경력을 갖고 있었다. 현재 아내와 같은 요가학원에 등록해 다니고 있으나 같은 시간대 수업을 함께 듣고 있지는 않았다.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아내와 다른 수업을 수강하고 있지만 주 4회 이상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장기옥은 운동 경험이 거의 없었지만, 요가는 오랜 기간(73개월) 꾸준히 하고 있다.

연구 참여자 이용규는 정신과 전문의이다. 그는 골프와 보디빌딩(헬스)을 오랫동안 한 운동 경험이 있었다. 2006년에 시작한 골프와 2009년에 시작한 보디빌딩은 경추 추간판 탈충증 증상의 악화로 그만두고 지금은 요가만 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라는 직업적 특성상 요가를 신체적 운동뿐만 아니라 정신적 치료의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였으며 자신이 치료하는 남성 환자에게도 자주 권한다고 하였다. 특이한 점은 요가를 시작하기 전, 그는 “요가는 여성의 전유물”로 여겼으나 요가를 하게 되었고, 평소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예민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용규는 “(관습)질서에 예민한 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젠더수행에 반하는 요가를 그만두지 않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그는 요가가 꼭 여성에게 유리한 운동은 아니며 남성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측면이 많은 운동으로 설명하는 등 요가의 운동적 특성을 분석하며 즐기는 태도를 보였다.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의 참가 의사를 확인하는 전화 통화나 메시지를 통해 연구의 목적과 내용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였고, 1회차 면담을 위해 대면한 자리에서 다시 한번 연구의 목적과 내용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본격적인 면담에 앞서 연구자를 소개(성명, 소속, 연락처 등)하고 연구 참여자의 권리(비밀보장,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 거부, 참여 중단 등)를 알린 후 연구 참여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연구 참여 동의서는 동일한 내용으로 작성한 두 개의 용지를 연구자 보관용과 연구 참여자 보관용으로 구분해 준비한 뒤 각각의 동의서에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의 서명을 모두하고 각자 보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면담 후 요구되는 연구 참여자의 역할(참여자 검토)에 대해 공지한 후 전반적인 동의 절차가 완료된 경우에 한하여 인터뷰를 시행하였다. 면담에 대한 녹음 역시 연구 참여자에게 필요성을 설명한 뒤 동의하는 경우에만 녹음하였다.

현상학적 연구 방법의 절차

본 연구에서는 van Manen(1990)의 현상학적 연구 절차에 따라 연구를 네 단계에 걸쳐 진행하였다. 첫 번째 단계는 현상에 대한 지향성 유지와 현상학적 환원의 단계이다.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요가 인구를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여성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요가의 여성 편중 현상으로 명명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여성의 참가 비중이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의 구분이 명확한 문화적 환경 속에서 동적인 것은 남성, 정적인 것은 여성의 것으로 치부해 온 문화적 관성의 영향으로 비교적 정적인 운동에 속하는 요가는 여성적 운동으로 분류해버렸다. 이 같은 조작적 분류에 따라 요가 하는 여성은 자연스럽지만, 요가 하는 남성은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를 하는 남성은 따가운 시선을 감내하며 요가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여성적 운동으로 인식된 요가를 하는 남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내거나(극복) 애써 외면해야만(부정) 요가를 즐길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연구자는 이 같은 상황적 특수성에 관심을 갖고 현상학적 환원을 시도하였으며, 여성적 운동에 참가하는 남성의 경험과 요가 하는 남성에 대한 선이해를 성찰하며 토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 역시 요가에 투영된 여성적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음을 자각하고 요가를 하는 남성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경험을 겪은 대로 탐구하는 단계로서 이는 곧 자료 수집의 단계이다. 연구자는 ‘있는 그대로의 경험’, ‘겪은 대로의 경험’을 탐구하기 위하여 비구조화된 면담을 하였다. 구조화된 면담과 반구조화된 면담은 경험에 관한 연구 참여자의 순수한 증언을 그대로 담아내기에 부분적인 제약이 따르므로, 비구조화된 면담을 통해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단, 연구 참여자 이용규의 경우, 연구 참여자의 요청에 따라 이메일을 통한 서면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에게 “요가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하는지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처럼 개방형 질문에서 시작해 “연구 참여자의 진술에 따라 주제를 좁혀가는 깔때기와 같은”(Nho et al., 2012) 방법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다. 개방형 질문으로 시작된 면담은 ‘남성 요가의 경험’과 ‘남성 요가의 주관적 의미’로 주제를 좁혀나갔고 ‘요가를 하게 된 동기’와 ‘요가에 대한 구체적 경험’, ‘요가를 하는 데 따르는 제약’처럼 요가 하는 남성이 경험하는 본질을 탐구하는 데 주력하였다. 면담은 편안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카페, 개인 연구실, 회사 VIP 접견실 등)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구 참여자들의 선호를 최대한 반영한 곳에서 실시하였다. 면담의 기간은 2016년 10월 13일부터 2016년 12월 16일까지였으며, 이 기간 동안 연구 참여자는 2~3회 이상의 면담에 참가하였다. 연구 참여자별 면담에 소요된 시간은 평균 103분이었으며 모든 내용은 녹음하여 전사하였다.

세 번째 단계는 현상학적 반성으로 주제를 구성하는 단계이다.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와의 1차 인터뷰를 마치고 전사하여 전체론적 접근(wholistic approach)과 선택적 접근(selective approach)을 시도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 참여자의 체험을 전체적 의미에서 주제 중심으로 분석하고 각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하는 사례를 선별하는 작업을 거쳤다(Cheon & Suh, 2014). 이 과정에서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e agreement)을 확보하기 위하여 남성 요가 관련 선행연구와 남성의 여성 중심적 운동 경험을 연구한 논문에서 통찰을 얻었다. 또한, 연구자는 해석학적 순환(hermeneutic cycle) 과정의 일환으로 연구 참가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주제 타당성을 확보하며 추가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이 과정에서 도출된 주제를 연구 참여자에게 전하고 이들로부터 피드백(feedback)을 받아 그 내용을 반영하여 분석 및 해석하였다. 도출된 주제를 전달받은 연구 참여자들은 대체로 ‘나의 경험을 잘 반영하였다’, ‘몰랐던 사실을 나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일상적인 얘기를 깊이 있게 풀어냈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고, ‘특별한 의미 없이 행동한 것이다’와 ‘너무 확대 해석해서 큰 의미를 두는 건 무리가 있다’ 등의 비판적 반응도 분석 및 해석 과정에 포함하였다.

네 번째 단계는 해석학적인 글쓰기의 단계이다.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의 일상 언어에 집중하여 요가 하는 남성의 경험과 그 의미를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언어를 선택하고자 노력하였다(Yeu, 2009). 이를 위해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가 말하고 표현한 일상 언어에 집중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일상 언어는 주제별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내는 단어이자 문장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고민의 시간을 거쳐 선택하였다. 이 연구에서 연구 참여자의 일상 언어는 요가 하는 남성의 경험과 젠더수행을 거스르는 운동의 의미가 무엇인지 집약적으로 드러내기에 체험적 본질을 잘 드러낼 수 있는지 따져가며 해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정리하면, 이 단계에서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의 언어로 요가 하는 남성의 여성적 운동 경험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 젠더수행의 맥락에서 경험의 의미와 본질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하고자 하였다.

결과

요가학원 찾아 삼만리: “남자 회원도 받아주나요?”

요가학원 또는 요가원(이하 요가학원)은 요가를 가르치거나 배우는 곳을 말한다. 대체로 요가를 배우기 위해 가는 장소로 익숙한 요가학원은 요가를 하기 위해 찾는 곳이다. 근래에는 요가가 다이어트나 몸매 관리에 효과적인 운동으로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이 운동하기 위해 찾는 장소로 유명해졌다. 운동으로서 요가가 큰 인기를 누림에 따라 요가학원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같은 추세와 상반된 경험으로 본 연구에 참가한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학원 찾기의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이들이 토로한 ‘요가학원 찾기의 어려움’은 남성이 요가를 하고자 할 때 겪는 진입장벽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들이 말하는 요가학원이란, 특별한 곳이 아니라 평소 우리가 길거리를 오가며 쉽게 볼 수 있는 사설 요가학원이었다. 현재 전국에 8,000여 개의 요가학원이 등록돼 있고 곳곳에 요가학원 홍보 전단이 흩뿌려져 있는 상황에서 유독 남성에게만 개방되지 않은 요가학원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으로 말미암아 남성에게 ‘요가학원 찾기’는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라기보다 ‘나(남성)를 받아주는 곳을 찾아가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한 80%가 안 받아주지 않나? 남자 안 받아주는 곳 많아요. (Han, 35세, 사무직원)

남자 안 받아주는 곳 있어요. [중략] 전화는 안 했죠. 왜냐하면은 그냥 홈페이지 들어가니깐 여성전용 돼있으니깐. (Jeon, 41세, 종합편성채널 예능 책임프로듀서)

주위에 남성하고 여성하고 같이 하는데 거기.. 밖에 없을 걸요. [중략] 남성을 받아주는 데도 있고 안 받아 주는 데도 있잖아요. (Chang, 39세, 증권사 과장)

핫요가 보단 일반 요가를 하고 싶었는데 받아주는 데가 없어서 선택에 제한이 생김. (Lee, 48세, 정신과 전문의 / 서면 인터뷰)

요가의 ‘붐(boom)’으로 표현해도 무방할 만큼 요가학원은 대중적인 운동 장소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수많은 요가학원 가운데 남자회원을 모집하는 곳은 드물었다.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에 따르면, 열 곳 중에 한두 곳 정도만 남자회원을 모집하는 실정이었다. 이에 대해 현직 요가학원 원장 및 강사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실제로 요가학원의 상당수가 남자회원을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여자회원의 등록이 제한되는 요가학원은 없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요가학원은 여성만을 위한 운동 장소로 보아도 무방하다. 이런 이유에서 요가를 하고자 하는 남성은 등록이 가능한 학원을 찾기 위한 수소문을 하거나 인터넷 검색 또는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찾아다니는 등에 노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의 경우, 남자회원을 모집하는 요가학원을 찾기까지 평균 7~8곳 이상의 학원을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이유에서 대부분의 남성은 그들을 받아주는 요가학원을 찾게 되면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운 좋게’ 남자회원을 모집하는 요가학원을 발견한 경우에도 학원의 위치, 등록비, 시설, 강사진에 모두 만족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이 다닐 수 있는 학원 자체가 적기 때문에 다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 참여자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연구 참여자 한승호는 남자회원을 처음 받은 요가학원에 등록한 경험이 있었는데, 남자회원을 위한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하다 보니 여기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던 경험을 하였다.

OO역에서도 사실 요가를 조금 했었거든요. 거기는 남자를 원래 안 받는 곳인데 저를 처음으로 받은 거예요, 한 번 남자를 받아 본 거예요. 당연히 샤워시설 따로 없고 탈의실도 따로 없는데 창고 같은 데를 탈의실로 쓰는데 샤워는 못 했거든요. 땀 흘리고 오면 집에 와서 씻는 걸로 했는데, 3개월 다녔는데 시스템은 좋았지만 아무래도 씻지를 못하니깐. 똑같은 돈 내고 씻지를 못하니깐…. (Han, 35세, 사무직원)

특이한 점은, 연구 참여자들은 남성이 요가를 하는 데 따르는 환경적 제약을 구조적 문제라기보다 여성 중심적 운동을 하려고 하는 남성의 문제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요가학원의 주요 소비자가 여성이기에 소수 남성이 요가를 하는 데 따르는 제약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 한승호의 경험처럼, 탈의실이나 샤워장과 같이 부대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학원에 다니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까닭은 구조적 문제를 개인적 문제로 치환해 여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남성이 요가를 하는 것은 보편적인 정서나 관습, 문화에 어울리지 않는 행위로 규정됨에 따라 남성이 요가를 함에 있어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은 온전히 당사자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요가 하는 남성은 현 상황을 이해하고 합리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저는 피부미용을 공부했잖아요. 프랑스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남자 안 받는 피부미용학원도 많거든요. 그래서 [남성을 안 받는 요가학원] 이해가 가요. (Han, 35세, 사무직원)

사실 남자들이 많이 안 하잖아요, 요가를. 그러니깐 경영 입장에서 봤을 때도, 뭐 예를 들어서 ‘한 타임에 20명 정도 한다’ 그러면 그 중에 지금도 남자 두 세 명이거든요. 그 남자, 두 세 명 때문에 남자 탈의실 따로 만들어야 되고. 화장실 따로 있어야 되고. 그런 부분들이 있잖아요. 경영 쪽에서 보면 그럴 거 같고. 내가 경영자라고 하면, 굳이 남자 몇 명 받자고 시설투자 해야 되나 그런 것도 있을 거고. (Lim, 36세, 개인 사업가)

연구 참여자 한승호와 임선영은 경영상의 이유로 남자회원의 모집을 꺼리는 요가학원의 운영 행태를 정당화하였다. 여자회원이 주요 고객으로 탄탄한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돈 안 되는 남자회원’의 수용 여부는 학원을 경영하는 사람의 몫이라는 것이다. 결국, 돈의 논리로 전환된 남성의 요가는 외면되거나 무시되어도 무관한 부차적인 것으로 평가 절하되었다. 이 같은 인식의 기저에는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으로 대표되는 젠더수행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Aitchison, 2007; Duncan, 1998; Gagen, 2000; Woodward, 2006). 요가는 여성 중심의 운동이기에 남성보다 여성이 하는 것이 권장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으므로 이러한 문화에 부합하지 않은 변질된 하위문화는 이질적이며 그릇된 것으로 취급하는 ‘문화적 관성’이 작용한 것이다(Gramsci, 1990). 요가가 ‘여자다움’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운동으로 부상함에 따라 요가 하는 남성은 ‘남자다움’에 반한 운동을 선택한 돌연변이로 자기 선택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기에 ‘인내’라는 대응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Park, 2002). 그 결과, 남성에게 요가는 요가학원 선택의 폭 제한, 불편한 부대시설의 사용 등을 개별적으로 극복할 때 즐길 수 있는 운동이었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요가는 “남성이 하기에는 여러모로 불편함이 있는 운동”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운동”이었으며, 부족한 학원과 시설의 제약도 순순히 수용해야만 하는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서 의미가 있었다.

요가 처음 접하기: “여탕에 간 느낌일 것 같았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요가를 학원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퀀스(sequence)에 따라 배우기 위해서는 학원이 가장 대중적인 장소이다. 따라서 요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의례 요가학원을 찾기 마련이고 그곳에서 요가를 처음 시작하는 것이 보편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남성회원을 모집하는 요가학원이 많지 않은 만큼 남성에게 요가학원은 익숙한 장소가 아니었다. 이로 인해 요가를 처음 접한 남성은 “마치 여자목욕탕에 들어간 것처럼 낯선 기분이 들 거 같았다”고 하였다. 특히, 핫요가와 같이 폐쇄적이고 어두운 조명을 사용하는 운동 공간에 처음 노출됐을 때는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연구 참여자들은 그들의 걱정과 달리 어색하기는 했지만 요가학원이 적응하지 못할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하였다.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학원에 여자들만 가득해 낯설고 어색했지만 그런 생소함이 부담스러워 요가를 그만둘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였다. 이들이 체험한 ‘어색함’이란, 낯선 분위기에 대한 생소함으로 이런 느낌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해소되었다고 한다. 연구 참여자들의 경우에는 요가를 하고자 하는 나름에 이유가 있는 사람이었기에 단지 낯선 분위기를 이유로 요가를 못할 건 아니었던 것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를 하고자 하는 목적이 분명했기에 낯선 공간에 대한 어색함을 견뎌냈던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를 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동기가 있었으므로 초창기 요가학원에서 느낀 ‘어색함’, ‘생소함’, ‘낯섦’이라는 감정에도 이를 부정하지 않고 인정 및 수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연구 참여자들이 요가를 하고자 한 궁극적인 목적에는 건강이 있었다. 건강은 운동하는 사람이 지향하는 가장 일반적인 목적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 역시 건강을 위해 요가를 하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운동의 목적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이 요가를 하고자 한 구체적인 동기를 살펴보면 ‘이들이 왜 요가를 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연구 참여자들의 신체적 특성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이 바로 ‘지병’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중장년 남성으로 증상이 그다지 심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수시로 겪는 사람이었다. 연구 참여자 한승호는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었으며, 정희연과 이용규는 목 디스크에 시달리고 있었다. 세 사람은 허리와 목이라는 부위에 질환이 있어 무리한 운동을 할 수 없었고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근력 운동 정도만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연구 참여자 임선영은 신장 이상으로 심한 근육운동을 할 수 없었고, 정운석은 당뇨로 인한 당 수치가 높은 상황이었다. 이 같은 이유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의 신체 특성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야만 했다.

경추 추간판 탈충증 증상이 악화되어서, 정형외과 치료 받고 나서 주치의로부터 요가 등의 운동을 권유 받아 시작하게 되었음. (Lee, 48세, 정신과 전문의 / 서면 인터뷰)

건강검진 당뇨 나와서 좀 건강.. ‘운동을 해야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중략] 유산소[운동]가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개념상 ‘땀이 많이 빠지면 유산소겠구나’ 싶어서 핫요가를.. (Jeon, 41세, 종합편성채널 예능 책임프로듀서)

한 2년 전에 신장이 안 좋다는 얘길 들어서. [중략] 간단하게 걷기 정도만 하고 있었는데 유산소도 빡시게 하면 근육이 무리가 가니깐, 그러다가 이제 ‘국선도랑 요가 이게 좋겠구나’ 하고 막연하게 그런 생각을 한 거죠. (Lim, 36세, 개인 사업가)

이렇듯 연구 참여자들에게 있어 요가는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선택한 운동이었다. 이들은 자기 몸에 맞는 운동으로서 요가를 시작한 것이다. 연구 참여자들의 몸 상태는 각기 달랐으나 모두 ‘내 몸에 가장 적합한 운동’을 하고자 요가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이 요가를 접하게 된 것은 자신의 지병을 고려한 체득적 선택이자 궁극적으로는 건강관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가 요가를 하고자 하는 구체적 동기로 작용하여 요가를 처음 접할 때 따르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외에도 연구 참여자들의 개인적인 배경 또한 요가를 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 참여자들은 물리적으로 여성이 많은 곳이나 정서적으로 여성적인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은 특징을 보였다. 연구 참여자 한승호와 임선영, 전운석은 직업적인 특성상 여성과 대면하거나 여성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일이 많았다. 한승호는 프랑스의 미용학원에서 5년간 유학하면서 여성이 중심이 되는 학교 문화 속에 오랜 기간 노출된 경험이 있었다. 귀국한 이후에도 사무직원으로 이직하기 전까지, 피부미용학원에 다니거나 면세점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며 여성 고객을 응대한 경험이 많은 특징이 있었다. 임선영 역시 실버 쥬얼리(silver jewellery) 사업을 하며 여성을 상대할 기회가 많은 특징이 있었고, 방송사 책임 프로듀서(Chief Producer)로 일하는 전운석의 경우에는 여성채널 팀장으로 근무하며 다수의 여성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개인적 배경으로 인해 ‘여성’과 ‘여성스러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여성 친화적인 상황에 빈번히 노출된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를 처음 접할 때 따르는 낯섦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여성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요가학원에서도 낯선 분위기에 자연스레 적응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였는데 이러한 적응양상은 이들의 "아비투스(Habitus)"(Bourdieu, 1986)와도 연관된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연구 참여자들의 신체적 특이사항은 요가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으며 이들의 개인적 배경은 요가를 하는 데 따르는 부정적 감정들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었다.

요가란 이름으로 운동하기: “수련이라기보다 ‘대안적 운동’이에요.”

남성이 가장 즐겨하는 운동이 바로 보디빌딩(헬스)이다(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2015b). 대표적인 개인 운동으로 지목되는 보디빌딩은 남성에 투영된 젠더 고정관념(Messner & Sabo, 1990)의 영향으로 많은 남성이 즐기는 운동이다. 연구 참여자들 역시 보디빌딩을 한 경험이 있었다. 구체적인 기간의 차이는 있었으나 모든 연구 참여자들은 보디빌딩을 경험해 보았다. 이들이 과거에 한 보디빌딩의 운동 경험과 요가의 운동 경험을 비교해 살펴보면 ‘연구 참여자들이 왜 요가를 하는지’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지속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이 요가를 하는 이유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찾았다. 이에 대해 연구 참여자들은 보디빌딩과 비교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연구 참여자 한승호와 정희연은 보디빌딩은 자신들과 맞지 않아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라고 설명하였다. 체력과 의지력이 약한 까닭에 혼자서 하는 운동에 취약한 한승호에게 있어 요가 수업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 동작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속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체득적으로 몸이 약한 편인 정희연의 경우에는 보디빌딩은 오랜 기간 할 수 없는 운동이었던 반면 동작이 스트레칭 위주로 구성된 요가는 그 특성상 꾸준히 참여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제가 이런저런... 잘하지는 않지만 운동을 많이 해봤는데 요가가 되게 좋은 점이 뭐냐면은 헬스장에 가면 놀거든요. 이거 드는 것도 한 1분 들고 핸드폰 한 2, 3분하고. [중략] 헬스장 가서 실내 사이클 하면서 핸드폰하고 있는 거예요. 힘들면 또 쉬고 가만히 있고. 혼자서 달리기 뛰는 것도 힘들면 또 안 가고 그러니깐 늘지가 않는 거잖아요. [중략] 안 하게 돼요. 다 이유가 있는 거 같아요, 안 하는 데에는. 역기는 힘들고 풀업도 힘들고 사이클도 재미없고. [중략] 요가는 내가 혼자 했으면 30분하고, 10분하고 그만 뒀을 건데. 눈치도 보이잖아요. 남자, 여자를 떠나서 내가 포기를 한다는 게 나약함을 보여주기 싫어서. (Han, 35세, 사무직원)

제가 몸이 약해서 헬스장을 몇 번 끊었다가 힘들어서 못해요. [중략] 헬스 이런 거 하면 몸에 힘이 약해가지고 쎈 걸 잘 못해요. 계속 할 수가 없어요. (Chung, 40세, 로스쿨 교수)

한승호와 정희연이 말한 지속성은 보디빌딩과 요가의 운동적 특성에서 기인한 부분도 있으나 운동을 하는 개인의 취향과 선호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즉, 요가가 보디빌딩에 비해 운동 지속성이 확보된 것이라기보다 이들의 개인 성향 및 특징이 요가에 잘 맞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 ‘흥미성(재미)’과 관련된 부분이다(Wellard, 2013). 연구 참여자들은 보디빌딩의 단조로운 운동 방식에 비해 요가의 다채로운 운동 방식이 매력적인 것으로 설명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있어 보디빌딩의 패턴화된 운동 방식은 연구 참여자들의 기호에 맞지 않은 것이었다. 오늘날 요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인도의 정통 요가 외에도 수업을 위해 만들어진 여러 형태의 요가가 전파되면서 대중성을 확보하는 추세이다. 연구 참여자들이 언급한 흥미성과 관련된 부분 역시 다양한 운동 방식에서 기인한 측면이 컸다. 비크람 요가, 아쉬탕가 요가, 플로우 요가, 비트 요가, 아딜리브리아, 덤벨 요가, 힐링 요가 그리고 필라테스까지 요가학원에서 운영하는 요가 관련 수업의 종류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학원에서 운동할 때 체험하는 다채로운 운동 방식으로 인해 요가는 지루하지 않다고 설명하였다.

저는 생각이 그거예요. 운동은 즐기면서 해야 된다. 재미없으면 오래 못하더라고요. 헬스는 재미없던데…. 헬스클럽. 한 달은 열심히 하는 데 그 다음부터는 좀 힘들잖아요. 여기[요가학원]는 보면 워킹[요가의 한 종류로 ‘워킹 요가’를 말함]이라든지. [중략] 이런 것도 하고 율동 같은 것도 하고. 비트 요가하고 워킹 요가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데 좀 활동적인 거. 음악 같은 게 인도 음악 중에서 신나는 음악 있잖아요. (Chang, 39세, 증권사 과장)

[가부좌 명상 동작을 취하며]요가라고 해서 다 막 이런 것만 있는 게 아니고 뛰는 것도 있고 요가 이렇게 막 “하나, 둘” 하는 것도 있고. 덤벨 들고. 별게 다 있어요. 음악 틀어놓고 춤추는 거. [동작을 취하면서]맘마미야~ 띠리띠리띠띠~. 이런 거. 아줌마 같이 이렇게 추는 거. 에어로빅 같이. (Han, 35세, 사무직원)

그러나 흥미성 관련된 측면 역시 요가 고유의 운동적 특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관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피트니스 클럽의 보디빌딩에서도 크로스핏(Cross fit)이나 G.X.(group exercise)처럼 새로운 운동이나 그룹식 운동 방식을 도입하여 다채로운 운동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 참여자들에게 있어 요가가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은 개인의 선호와 관련된 부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보디빌딩과 요가는 운동 방식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으나 체력증진과 건강관리에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점도 많다. 그러므로 연구 참여자들의 경우에는 단순히 보디빌딩이 싫어서 요가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남성이 즐겨하는 운동의 일반적 속성과는 다른 운동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 참여자들이 묘사한 요가의 운동적 특성은 “부드러움”, “유연함”, “안정과 편안함” 등으로 이는 남성적 운동에 투영된 전형적 이미지와는 대조적이다. 따라서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가 기존에 남성이 즐기던 전형적인 운동과는 다른 특성이 있는 “대안적 운동”으로 보고 있었다. 즉, 남성이 즐기는 운동에서 체험할 수 없는 운동 경험을 선호하는 남성이 요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장년 남성에게 요가의 의미: “나만의 시간”, “힐링(Healing)”

요가의 운동적 특성을 선호하는 연구 참여자들에게 있어 요가는 운동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중장년 남성이라는 연령대에 속한 이들에게 요가는 운동 외에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장년 남성인 연구 참여자들에게 있어 요가는 이들의 세대 특성을 그대로 담아내는 운동인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중장년 남성은 ‘일과 가정을 우선시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 속에 자신을 돌볼 여유가 없는 세대’로 묘사되고 있다. 흔히 ‘내가 없는 삶’을 사는 이 시대 중장년 남성에게 운동은 단순한 취미생활이나 건강관리의 차원에서 이해되기 일쑤였으나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요가 하는 남성인 연구 참여자들의 운동 경험에는 ‘자기만의 시간’이라는 의미가 있었으며 이를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들과는 다른 운동 경험으로 규정되지만, 자신이 선호하는 운동을 하면서 이를 통해 자기 시간을 갖고 ‘내 일상에서 소외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이메일 오고 카톡 오고 답장 보내다보면 되게 귀찮거든요. 지금도 제가 핸드폰은 묵음으로 해놓거든요. 그때[요가 할 때]는 아예 핸드폰을 꺼놓고 있으니깐 그게 제일 커요 사실. 제가 그래서 그런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출제, 시험 출제 같은 거 하러 가면 외부하고 연락이 끊기거든요. 이메일 안 오지, 전화도 안 오지, 내가 외부연락 안 하게 되지. 그러니깐 보통 사법시험이나 출제 같은 거 들어가면 되게 좋더라고요. 내 생각만 하면 되는 거고 다른 사람 생각 안 해도 되는 거고. 뭐랄까.. 나만의 시간인 거죠. (Chung, 40세, 로스쿨 교수)

이렇듯 연구 참여자 정희연에게 요가는 바쁜 일상 가운데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데 의미가 있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나만의 시간”이었는데, 이는 외부와 단절된 시간을 보냄으로써 온전히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다면 연구 참여자들에게 있어 자기만의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중장년 남성으로 연구 참여자들은 일과 가정에 치여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일이 많지 않았다. 이들에게 자기만을 위한 시간은 수면 시간 외에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내가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이들에게 요가는 자기 삶 속에서 소외된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서 의미가 있었다. 비록 짧은 시간에 불과하지만 요가를 하는 시간만큼은 자기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인 것이다. 연구 참여자들에 따르면, 요가 하는 시간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으로, ‘나만 생각하면 되는 시간’으로 의미화되고 있었다.

나아가 이들에게 요가는 정서적 치유를 말하는 “힐링”의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현대인에게 각광받는 단어인 힐링은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시대 중장년 남성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정희연은 요가가 “나만의 시간”의 의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힐링의 효과도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연구 참여자 임선영에게서도 요가를 통한 힐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선영은 과거 직장에서 체력적 한계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시에 겪었다. 그러던 중 신장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요가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에게 요가는 건강관리를 위한 것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것을 치유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하게 된 것도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임선영은 요가를 통해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이를 통해 자기감정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요가를 하는 것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과 전문의인 이용규도 ‘스트레스 관리’의 차원에서 요가를 주변 사람에게 권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정서적 치유인 “힐링”의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힐링도 있죠 사실은. 제가 엄청나게 바쁘거든요. 전화도 엄청나게 오고 이메일도 엄청나게 오거든요. 요가 가면 끊어지잖아요. 한 시간 동안은 다른 사람에게 방해 안 받으니깐, 사실 엄청나게 큰 거거든요. (Chung, 40세, 로스쿨 교수)

힘들었던 그런 게 쌓여 있다가 운동하면서 한 차원 내려가면서 이만큼의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지면서 행복해진다고 해야 하나? 잠시라도 운동하면서 잊으니까. (Lim, 36세, 개인 사업가)

마음수련을 통한 스트레스 관리도 되어서 제가 치료하는 남성 환자들에게도 자주 권함. (Lee, 48세, 정신과 전문의 / 서면 인터뷰)

일반적으로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독립적이고 분리된 공간에서 혼자서 운동을 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학원이라는 대중적 운동 장소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운동하며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또 힐링의 효과까지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소 모순된 행동으로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개방된 운동 장소에서 요가를 하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힐링을 한다는 게 가능한 것일까? 이는 요가의 운동적 특성과 연계해 분석할 때 해석이 가능하다. 요가는 기본적으로 혼자서 하는 심신수련으로 자기 내면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비록 요가학원에서 진행하는 그룹식 수업에서는 공간을 함께 사용하지만, 개인 매트 위에서 자기 운동을 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요가를 하는 남성은 여러 사람 속에서 가상의 독립된 공간을 형성하고 다른 회원들과 정서적으로 분리된 가운데 혼자서 운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원 간의 상호 소통이 없는 수업 방식과 요가학원만의 독특한 운동 문화는 이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나아가 운동을 통한 힐링을 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혼자 하는 요가.. 같이 하기도 하지만 혼자 하는 운동이에요. 혼자 생각하면서 하고. 아, 배드민턴을 몇 달 했었는데. 배드민턴 재미있잖아요. 저는 배드민턴만 딱 치고 제 운동만 하고 갔으면 좋겠는데 어르신들이 또 막 그런 거 있잖아요. 룰[rule]도 지켜야 하고 “너 왜 가? 좀 더 해” 그러면 더 쳐야하고 하루 종일 있으면서 또 술도 먹어야 되지, 예의도 지켜야 되지. 그게 되게 싫은 거예요. 한 넉 달하다가 그냥 그만 뒀어요. (Lim, 36세, 개인 사업가)

거울에 비치는 자기 모습 보기 바쁘지 남들 신경 쓸 겨를은 없어요. 혼자서 하는 운동이라고 보면 돼요. (Han, 35세, 사무직원)

그냥 혼자만의 시간이에요. 심지어 선생님하고도 소통이 없어요. (Jeon, 41세, 종합편성채널 예능 책임프로듀서)

한국사회의 여건상 중장년 남성은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경우가 드물다. 이에 따라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를 통해 자기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요가라는 운동을 이유로 수시로 자기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요가는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한 중장년 남성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혼자서 하는 요가의 운동적 특성상 함께 하지만 혼자서 하는 운동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결국, 중장년 남성인 연구 참여자들에게 있어 요가는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운동이자, “힐링”을 위한 운동으로서 사회문화적 상황 속에서 기인한 개인적 필요에 부합한 운동의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요가 문화 속의 이방인 : “요가학원은 여자들의 위한 공간”, “이왕이면 구석에 자리 잡기.”

요가 하는 남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남자가 요가를 한다’는 그 자체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시선, ‘남자가 왜 요가를 하느냐’는 불편한 감정이 섞인 시선, ‘남자도 요가를 할 수 있다’는 시선 등이 혼재된 가운데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그 자체가 요가 하는 남성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의 시선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라고 말하였다. 신체적 특이사항과 개인적 배경이 구체적 동기가 되어 요가를 하고 있는 연구 참여자들의 경우에는 주변 사람의 시선을 수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만큼 혹은 그 이상의 동기가 마련되지 않은 남성에게 주위의 시선은 극복하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에서 구체적인 동기가 없는 남성은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여겨지는 요가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에 의하면, 요가를 하는 데 따르는 주변 사람의 일반적인 시선은 다음과 같았다.

“어? 남자가 요가를 해?” 이런 반응이에요. “오빠, 왜 요가 해? 다른 운동 놔두고?”, “여자 엉덩이 보러 가죠?” 약간 이런 거. 처음에 제 여자 친구도 요가 한다고 하니깐 “안 돼” 그랬거든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다 여자들이잖아” 그랬거든요. (Lim, 36세, 개인 사업가)

저 운동하는 거 다른 선생님들[로스쿨 동료 교수들]도 아세요. “왜 요가 하냐, 같이 골프나 치자” 하세요. (Chung, 40세, 로스쿨 교수)

이처럼 요가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여겨지는 것이 보편적이다(Choi, 2013; Choi, 2015). 그러므로 요가 하는 남성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여성 중심적 운동을 하는 남성으로 바라보는 것이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중장년 남성으로 요가를 하고 있었고 이들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요가가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며 요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30, 40대 남성을 묘사하는 대표하는 단어가 ‘아저씨’라는 것을 고려할 때, ‘아저씨’와 ‘요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1년 이상 요가를 한 운동 경험이 있는 연구 참여자들에게도 요가는 여전히 여성 중심적 운동이었다. 요가를 직접 해본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이 이렇다는 것은 외부 타자로 분류되는 주변인의 시선에 대한 의식뿐만 아니라 요가를 통한 자기 경험에서도 이질성이 확인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학원에서 많은 여성과 함께 요가를 함으로써 소수의 위치에서 운동 경험을 갖게 된다. 이로 인해 회원 대다수와 다른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체감함으로써 요가학원에서의 문화적 이질성은 약화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 결과, 남성은 요가학원에서 부차적인 존재로 머물며 주변화 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요가학원에서 연구 참여자들의 수업 내 위치 선정 및 선호도에서도 잘 드러난다.

[요가학원에서 운동할 때] 피하는 건 아니지만 앞자리를 안 가는 건 그런 거 같아요. 괜히 키 크고 시커먼 놈이 앞에 있으면 요가라는 운동의 인상이 어떻게 보면 좀 약간... 순결한 건 아닌데... 약간 퓨어[pure]하다고 해야 하나? [중략] 다 여자인데 저만 남자니깐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약간 이질적일 수도 있겠구나. [중략] 굳이 따지자면 어울리지 않죠. 왜냐하면 이제 그게 중요한 건 아닌데 그렇잖아요. 일단 다 여성이고 키들도 한 160. 크면 170이고 저 혼자 180이고. 거울 보면 앞에서 보는 게 있고 앞으로 보면서 할 때가 있고 옆에서 보면서 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저 혼자 뿔뚝 서 있어요. (Lim, 36세, 개인 사업가)

연구 참여자 임선영이 다니고 있는 요가학원의 회원 성비는 1/10 정도였다. 10명 중 1명이 남성인 것이다.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30명 이상이 함께 수업할 때를 기준으로 보면, 남성은 평균 1~3명 정도 출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성비 불균형은 국내 대부분의 요가학원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상황이다. 일부 비크람 요가 전문 학원이나 아쉬탕가 수련자 모임 등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더 높아지지만, 이처럼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서는 여성 편중 현상에서 자유롭지 않은 실정이다. 임선영은 18개월에 걸쳐 요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요가학원은 여자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말하였다. 그의 경험에 의하면, 혼자서 하는 요가는 괜찮지만 여성과 함께 있는 공간에서 하는 요가수업에서는 자신을 “튀는 사람”으로 묘사하였다. 여성회원이 절대다수인 요가학원에서 남성회원의 존재는 이질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임선영 외 다른 연구 참여자들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쪽보다는 뒤쪽. 그러니깐 일단 최우선적으로 코너를 좋아하고 근데 코너도 다들 좋아해요, 사람들이. 그래서 코너 다 찼을 경우에는 뒤쪽, 아니면 사이드 끝. 주로 가운데 들어가 본 적은 없어요. 남자는 센터로 안 가요, 이왕이면 구석에 자리 잡지…. (Jeon, 41세, 종합편성채널 예능 책임프로듀서)

저는 맨 구석자리. 스팀 바로 앞에 뜨거운 데. 스팀 이쪽이 열이 고여서 뜨거워요. 가만히만 있으면 여기가 훨씬 뜨겁고 여기는 좀 안 좋거든요. 맨 처음에는 쑥스러워가지고 구석으로 갔는데 있다 보니깐 이 자리가 되게 뜨거운 자리예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고. 남자들은 다 구석에 있어서 이쪽에서 계속 해요. (Chung, 40세, 로스쿨 교수)

연구 참여자들은 “여성에 대한 배려”, “양보”를 빌미로 중앙에 위치한 매트를 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성이 많은 요가수업의 주인공은 여성이며 이들이 메인 매트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이런 분위기를 외면한 채 남성이 중앙 매트를 차지하게 되면 ‘민망함’과 ‘부끄러움’을 견뎌내야 하기에 ‘시선 처벌’이 두려운 남자들은 수업 공간의 뒤쪽이나 옆쪽으로 비켜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 참여자 전운석과 정희연 역시 요가학원의 그룹식 수업에서는 ‘구석 자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구석에 있는 매트를 선호하는 표면적 이유는 “그 자리가 편해서”였지만, 이면에는 여성 중심적 요가 문화의 영향이 작동한 결과로 분석된다. 연구 참여자들이 경험한 여성 중심적 요가 문화는 요가학원에서 운동하는 회원 대다수가 여성인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학원이 운영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남성은 소수 회원의 지위에서 수업에 참여하며 가능한 다수 회원의 운동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그들의 선호를 내세울 수 있었다. 이처럼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 문화 밖에 존재하는 외부자의 시선을 통해 정체성의 이질감을 수시로 확인하고, 요가학원에 존재하는 내부 문화의 영향으로 차별적 지위를 경험하고 있었다. 따라서 요가 하는 남성은 ‘요가 문화 속의 이방인’으로서 운동 경험을 하며 주변인의 의미로 그 문화를 수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요가에 대한 이미지: “요가 자체는 여성적 운동이 아니에요.”

연구 참여자들은 남성이 즐기지 않는 운동에 참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대해 연구 참여자들의 자기평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가 남성들이 즐기지 않는 운동이라는 점에 동의하였으며 그런 운동에 자신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유의 근거에는 남성적인 운동과 여성적인 운동에 대한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남성 스포츠로 분류되는 운동의 이미지에 비해 요가는 그에 부합하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이로 인해 요가는 여성이 해야 하는 운동으로 여겨져 온 것이다. 그 결과, 요가를 하는 대부분 사람은 여성이며 남성이 요가를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따라서 요가에 투영된 여성적 이미지는 요가를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규정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여성만이 요가를 즐기는 문화를 형성하는 데 이바지하였다. 요가에 내재된 젠더 고정관념은 연구 참여자들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연구 참여자들이 신체적 특이사항과 개인적 배경에 영향으로 요가를 시작하는 데 큰 거부감은 없었지만, 이들 역시 요가를 시작하기 전에는 ‘요가는 여성이 하는 운동’으로 여겼다.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를 하기 전, 요가에 투영된 여성적 이미지를 비판 없이 수용하였으며 요가가 여성 중심적 운동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하였다.

남자가 요가를 다니기에는 조금 그렇잖아요. 처음에는 절대 안 된다고 했죠. 여자만 가는 요가인데. 그때는 조금 순진한 사람이어서 절대 안 된다고 하다가 나름 친한 누나고 다니면 몸이 되게 좋아진다고 해서…. (Han, 35세, 사무직원)

가벼운 스트레칭 정도로 생각되었고, 전통 단 수련과 비슷한 줄 알았음. 여성들의 전유물로 생각함. (Lee, 48세, 정신과 전문의 / 서면 인터뷰)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의 생각은 요가를 직접 경험한 후부터 변화되었다. 요가를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여겼던 기존 이미지를 거두고 중성적 운동으로 정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요가를 오랜 기간 경험한 연구 참여자들에 의하면, 요가에 내재된 여성적 이미지는 그저 이미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요가에 투영된 여성적 이미지는 만들어진 것이며 요가는 여성만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는 점을 자신의 운동 경험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 참여자 전운석과 임선영 등은 “요가 자체는 여성적인 운동이 아니다”며 그들이 경험한 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운동 효과라는 이런 측면에서... 운동 자체가 남녀 구분되는 운동이 아니에요. 남녀 구분 개념에서는 그건 별로 없는 거 같아요. 근데 이제 상업화 과정이라고 해야 되나? 여성들한테 많이 어필을 했고 그러면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요. [중략] 요가 자체의 특성의 문제가 아니라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Jeon, 41세, 종합편성채널 예능 책임프로듀서)

여성적 운동, 남성적 운동. 이건 아닌 거 같아요. 굳이 그렇게 나눌 건 아닌 거 같아요. (Lim, 36세, 개인 사업가)

연구 참여자 이용규는 요가가 오히려 남성에게 더 유익한 운동으로 의미화하였다. 요가의 운동적 특성인 근력과 유연성 증진의 측면에서 볼 때, 요가는 남성에게 더 필요한 운동이라는 것이다. 그 역시 요가를 시작할 때에는 ‘정형외과 질환의 증상 개선’을 염두에 두었으나 요가를 할수록 “신체 활력이 올라가고 나이 들면서 부족해지는 근력과 유연성 강화, 마인드 컨트롤에 도움”을 받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는 남성에게도 필요한 신체적 개선사항이며 요가를 할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로 설명하였다. 다시 말해, 기존의 평가와 달리 요가는 남성에게도 필요한 운동이며 남성이 했을 때 얻게 되는 효과 역시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성이 꺼릴 운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연성이 많이 필요해서 여성에게 유리해 보이나 바꾸어서 생각하면 남성에게 부족한 점을 더 보충할 수 있어서 남성에게 더 필요해 보임. 근력이 필요한 부분도 많아서 지구력이나 반복 동작은 남성에게 유리해 보임. (Lee, 48세, 정신과 전문의 / 서면 인터뷰)

그러므로 연구 참여자들의 운동 경험에서 요가는 여성만을 위한 운동이 아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의 운동적 특성은 여성이나 남성, 어느 성에도 특화되어 있지 않고 누가 해도 좋은 운동이라고 설명하였다. 오히려 연구 참여자 이용규의 운동 경험처럼 남성에게 더 유익한 측면이 많은 운동으로 평가하기도 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에서 요가는 중성적 운동이었으며 남성에게도 효과가 큰 운동이었다. 이들은 모두 요가를 직접 경험한 후 요가에 대한 이미지가 변화했다고 하였으며 기존에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생각했던 이미지는 왜곡된 것이었다고 말하였다. 즉, 요가 자체는 여성 중심적 운동이 아니나 그 이미지가 왜곡 형성되어 여성만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요가의 여성 편중 현상은 이런 이미지와 깊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에서 요가는 여성적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으며 남성도 참여 수 있는 운동으로 그 의미를 재정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결론 및 논의

본 연구에서는 요가에 열심인 남성이 왜 요가를 하는지, 이들에게 요가의 주관적 의미는 무엇인지, 특히 여성 중심적인 운동으로 정상화되어 온 요가 경험이 젠더수행을 거스르는, 나아가 지배적인 젠더 몸 담론에 저항하는 것인지 등을 비판적으로 고찰해 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요가를 연구 참여자 선정 기준에 부합한 중장년 남성 6명과의 심층면담 및 서면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연구 참여자들이 요가를 하는 이유는 중장년 남성인 그들의 신체 특이사항과 개인적 배경에 따른 것이었으며 대안적 운동으로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은 지병을 갖고 있어 무리한 근력운동이나 심한 근육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명상과 호흡, 스트레칭이 주가 되는 요가를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자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에서 요가는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여겨져 남성이 꺼리는 운동이지만 요가를 하고자 하는 구체적 동기(신체적 특이사항, 개인적 배경)가 있는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에 투영된 여성적 이미지를 그대로 인정 및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요가는 기존 남성 중심적 운동으로 알려진 운동을 대체하는 대안적 운동으로서 의미가 있었다. 남성 중심적 운동으로 잘 알려진 보디빌딩(헬스)을 모든 연구 참여자들은 해 본 경험이 있지만, 이런 운동보다 요가의 운동적 특성이 더 잘 맞아 대안적 운동으로서 요가를 하는 것이었다. 결국, 만성 질환을 앓고 있고 여성과의 접촉에 대한 불편함이 심하지 않은 연구 참여자들의 경우, 요가의 운동적 특성이 자신의 몸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지속해서 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젠더 스포츠적 관점에서 분석할 때, 기존의 남성 스포츠나 여성 스포츠로 나눈 분류들이 운동적 특성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남성과 여성에 투영된 이미지에 따른 조작적 구분(Birrell, 1988; Donnelly, 1996; Elling & Knoppers, 2005; Hall, 1984)이 아니었나 하는 시사점을 남긴다. 다시 말해, 운동의 고유한 기능적 속성에 따라 남성과 여성 스포츠를 분류한 것이 아니라 남성적 이미지, 여성적 이미지에 주안을 두고 젠더 스포츠화한 것은 아닌지 성찰이 요구된다(Gramsci, 1990). 그런 의미에서 남성의 요가 경험은 운동에서 젠더수행의 무의미함을 잘 보여준다.

둘째, 남성에게 있어 자신에게 적합한 ‘요가학원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현재 대부분의 요가학원이 여성전용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남성을 받아주는 요가학원’은 많지 않았다. 연구 참여자들에 의하면 열 곳의 요가학원 중에서 두세 곳 정도의 요가학원만이 남자회원을 받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황에 대해서는 요가학원에 종사 중인 원장과 강사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즉, 대부분의 요가학원이 남성을 받지 않고 여성전용으로 운영하고 있음에 따라 남성은 요가학원을 등록하는 것부터 난항이었다. 요가학원을 등록하고자 하는 남성은 수소문하거나 인터넷 검색, 발품을 팔아가며 등록할 수 있는 학원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남성회원을 받는 요가학원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위치, 등록비, 시설, 강사진 등이 모두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부분들과 스스로 타협해 요가학원에 등록한 한 경우에는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한국에서 남성이 요가를 하는 것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이상적인 학원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은 해외 사례와 비교할 때 그 심각성을 더욱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인도를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는 남성도 요가를 제약 없이 한다는 점에서, 이는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상업화 및 대중화된 한국 요가 문화의 문제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맥락 속에서 요가를 접한 남성은 “여탕에 간 느낌일 거 같았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처럼 무리 없이 적응한 것처럼 보였다. 연구 참여자들이 요가를 하고자 하는 구체적 동기가 요가학원의 낯섦을 상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요가학원이라는 운동 장소에 대한 적응은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여성이 중심이 되는 학원 문화에는 여전히 생소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요가학원에서 남성은 여성이 중심이 되는 요가 문화를 받아들여 자신을 이방인에 위치에 규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통해 여성이 중심이 되는 요가 문화 속에 남성은 주변에서 요가를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이처럼 소극적인 태도의 원인은 여성이 절대다수인 학원의 문화에서 파생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 결과 남성은 요가 수업에서 중심 자리를 여성에게 내어주고 자신들은 주변으로 물러나는 태도를 견지하게 된 것이다. 요가 하는 남성은 자기 필요로 요가를 하고자 했고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는 환경 속에서 요가학원에 등록하였지만, 여성회원이 많은 학원 분위기에 압도되어 스스로를 주변화하는 경험을 자초하고 있었다.

셋째, 요가는 한국사회 중장년 남성에게 “나만의 시간”을 경험하게 해주며 이는 “힐링”의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 중장년 남성은 일과 가정 등에 치여 ‘내가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바쁜 일상 속에서 요가는 외부와 단절된 “나만의 시간”이었다. 연구 참여자 정희연은 전화, 메일, 문자, 카카오톡 등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요가라고 하였다. 그에게 요가는 다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개인적인 시간이었으며 이 시간에는 온전히 자기만 생각할 수 있기에 바쁜 생활 속에서도 요가를 계속하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정희연은 목 디스크라는 지병의 치료 차원에서 요가를 하는 것도 있었으나 신체적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적 치유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결국, “힐링”의 의미에서 요가를 하는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 참여자 임선영과 이용규 역시 마찬가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중장년 남성에게 요가는 잃어버린 내 시간을 찾아주는 운동으로 경험하고 있었으며 건강관리와 같은 신체적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적 치유의 의미도 첨가된 영혼 운동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요가의 운동적 효과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Park, 2013). 본래 요가는 명상과 호흡, 스트레칭이 주가 되어 심신을 수련하는 운동이다. 그런 면에서 연구 참여자들의 힐링은 명상과 호흡을 통한 자기 회복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요가가 추구하는 궁극적 경지를 말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넷째, 요가를 경험한 남성으로서 연구 참여자들은 요가의 운동적 특성은 ‘여성적인 것’과는 무관하다고 하였다. 비록 요가가 여성 중심적 운동으로 여겨져 일련의 문화를 형성했지만, “요가 그 자체는 여성적 운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일부 연구 참여자의 경우에는 요가가 여성보다 남성에게 필요한 운동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연구 참여자 이용규는 ‘유연성’이 뛰어난 여성이 하는 것보다 ‘유연성’을 개선하기 위한 남성이 하는 게 운동의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설명하였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요가에 내재된 여성성은 요가의 운동적 특성과는 무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요가 하는 남성은 요가의 운동적 특성을 추구하고자 운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운동 경험과 의미가 지배적인 젠더 몸 담론에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의도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 참여자들의 경우에는 흔히 ‘저항’으로 표현되는 대항의 방식으로 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 하고 있다’는 것으로 그들의 경험과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므로 연구에 참여한 중장년 남성의 요가는 젠더수행에 맞서는 스포츠 사례와는 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본 연구는 요가 관련 선행연구에서 소홀히 한 근본적인 궁금증이었던 요가의 여성 편중 현상에 원인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기존에 주목받지 못한 남성 요가의 이유와 의미, 그리고 이 경험이 젠더수행과 지배적인 젠더 몸 담론에 어떤 함의가 있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고찰한 점에서 선행연구와 차별성이 있다. 연구자는 현상학적 연구를 통해 요가 하는 남성의 주관적 경험과 의미를 탐구하고 동시에 사회문화적 배경 가운에 이들의 경험을 총체적 맥락 속에서 고찰하는 데 주력하였다. 그 결과, 위에서 논의한 것처럼 중장년 남성이 경험한 요가와 그 주관적 의미에 대해 본질적인 분석 및 해석을 시도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 연구는 요가 하는 남성의 경험과 주관적 의미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탐구한 점에서 남성 요가를 이해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며, ‘자기 역사’의 일환으로 현상을 경험한 당사자 중심의 심층적 탐구를 지향하는 연구로서 의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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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Personal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No Name Age
(Birth Year)
Education Occupation Marital Status Yoga Start Date Yoga Training Period Etc (Physical Characteristics)
1 Seoungho Han 35 (1982) Bachelor Office Worker Single January 2010 16 months Cervical Herniated InterVertebral Disc
2 Sunyoung Lim 36 (1981) Bachelor Private Entrepreneur Single June 2015 18 months Kidney Disease
3 Unsuk Jeon 41 (1976) Bachelor TV Chief Producer Married December 2015 11 months Diabetes
4 Heeyeon Chung 40 (1977) Ph,D. Professor Married November 2012 49 months Lumbar Herniated InterVertebral Disc
5 Kiyok Chang 39 (1978) Bachelor Chief of Securities Company Married November 2010 73 months
6 Yongkyu Lee 48 (1969) Master Psychiatrist Married May 2015 19 months Lumbar Herniated InterVertebral Disc

Participants' names are pseudony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