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심리적 경험과 대처 방안

Abstract

This study conducted to explore K-League (Korea Professional Football League) referees’ psychological experience and coping strategies just after the moment of wrong judgment. Open-ended questionnaire were conducted on 35 full-time referees who participated in the K-League winter training camp. The data were categorized by inductive content analysis. The results were as follows. Psychological experience yielded 45 raw data points, which were based on the following 10 sub categories; increased anxiety, rumination wrong judgment, concern about reprimand, and feeling apologetic; and four general categories including, psychological fragmentation, feeling helpless, concern about reputation, and acknowledgment of wrong judgment. Thus, K-league referees experience a psychological turbulence just after the moment of the bad calls and worsen feelings of helplessness about the wrong decisions. Also, K-league referees worry about further disadvantages following the misjudgement and admit their bad calls feeling sorry for teams and athletes who were in the incidents. Coping strategies yielded 55 raw data points from which the following categories were identified 11 sub categories; increasing concentration, attempting to forget wrong judgment, apologizing on wrong judgment, and change in thinking; and four general categories including, emotional self-support, avoiding situation, correcting the error and thinking, and changing of refereeing approach. Therefore, K-league referees enhance their concentration in order to not reoccur wrong judgement after the moment of the mistakes and try to forget the incidents of wrong judgement. Also, K-league referees apology to the teams and athletes who experienced the bad calls and make efforts to correct the mistakes if possible. Moreover, K-league referees try to modify a criteria of judgement in order to manage aftereffects of wrong judgement and make decisions correctly by approaching the scenes of the wrong judgement. The study emphasizes the importance of referee psychological stability on the field and the need for psychological support. The study is expected to encourage further research on sports referees in Korea to ensure they receive appropriate psychological support.

keyword
K-League RefereeWrong JudgmentPsychological ExperienceCoping Strategy

초록

본 연구는 K리그전임심판을 대상으로 오심 자각 직후 심리적 경험과 대처 방안을 탐색할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2016년 K리그전임심판 동계훈련에 참여한 35명의 심판을 대상으로 개방형설문을 진행하여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수집된 자료는 귀납적 내용분석을 통해 범주화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심리적 경험은 총 45개의 원자료가 수집되었으며, 불안 증가, 오심 반추, 불이익 걱정, 미안함 등 10개 세부영역과 심리적 균열, 판정 무력감, 평판하락 걱정, 오심 인정 등 4개 일반영역이 탐색되었다. 즉, K리그심판은 오심을 자각한 순간 심리적 균열이 일어나고, 판정에 대한 무력감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이후 발생할 불이익을 걱정하며, 자신의 실책을 인정해 해당 팀과 선수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둘째, 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대처 방안은 총 55개의 원자료가 수집되었으며, 주의집중 강화, 오심망각 노력, 오심에 사과, 사고 전환 등 11개 세부영역과 정서적 자기지지, 상황 회피, 사고와 판정번복, 판정방식 전환 등 4개 일반영역이 탐색되었다. 즉, K리그심판은 오심을 자각 순간 이후 오심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집중을 강화하고, 오심사건 망각을 위해 노력함은 물론 해당팀의 선수나 지도자에게 오심을 사과하고 가능한 경우 판정을 정정한다. 또한 판정기준을 변화시켜 오심의 여파를 관리하고 상황에 근접하여 보다 정확하게 판정하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판정상황에서 심판의 심리적 안정의 중요성과 심리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결과로써 본 연구가 국내 심판 대상의 연구와 심리지원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주요 용어
K리그심판오심심리적 경험대처 방안

서 론

축구 경기에서 심판은 경기에 관여된 모두를 결정적 순간에 직면시키는 절대자이다. 축구심판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다양한 판단과 결정을 하게 되는데, 결정의 결과는 경기 흐름을 만들고 이러한 흐름은 심판 자신의 판단과 결정으로 환류된다. 인간은 판단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편향(bias)이나 휴리스틱(heuristic) 등 다양한 오류를 범한다(Lee et al., 2015). 인간은 이러한 오류를 인정해 수정하거나 무시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류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축구심판의 경기 운영 과정에서 판단과 결정의 오류는 필연적이다. 축구에서 오심은 경기의 일부로 수용(Goo & Kim, 2006)되곤 하는데, 그 배경에는 오심의 수용보다 오심을 막을 수 없다는 의미의 역설이 자리한다. 특히, 축구는 흐름이 중시되는 아날로그 경기(Yun & Lee, 2006)로 경기 운영과 진행에는 연속성의 맥락이 전제되어 있다. 이처럼 경기 맥락이 중시되기 때문에 경기 흐름 속에서 심판의 판단과 결정의 오류가 다른 종목에 비해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맥락에 따른 판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오심의 가능성도 높다. 오심을 직감한 순간 심판은 어떠한 마음이 들까? 그리고 어떻게 대처할까?

축구 경기에서 심판의 오심은 신체적, 심리적, 환경적, 경험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심판의 오심은 심판경력이나 성격 등 개인적 문제나 관중 규모, 소음 등의 환경 문제로 발생하기도 한다(Park, 2003). 뿐만 아니라 심판의 오심은 홈어드벤티지를 인식해 홈팀에 유리하게 판정(Anderson et al., 2012)하고, 학연이나 지연, 또는 동료심판이나 지도자로부터 판정과 관련한 불법 타협을 제안(Kwon et al., 2011)받는 등 상황 및 사회문화적 맥락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심판은 판정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판정 오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정 영역의 전문가는 농축된 경험적 지식을 토대로 휴리스틱을 효과적으로 사용(Souchon et al., 2013)하기도 하지만, 휴리스틱의 부정확성으로 판단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Lex et al., 2014). 예컨대, 판단과 의사결정의 대표적인 전문 영역인 법관의 판단에도 정박효과, 확증편향, 후견편향 등의 오류가 나타난다(Kim & Choi, 2010; Park et al., 2005). 즉,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도 판단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제시된 정보를 검토할 기회가 부여되지 않으면 판단의 오류가 발생한다(Simon, 2004). 이는 경험과 경력이 풍부한 심판도 긴박한 경기상황에서 판단오류를 범할 개연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스포츠에서 심판의 판정 오류를 주제로 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반칙상황에서 축구선수가 의성어적 표현을 했을 때 심판의 페널티 빈도가 증가(Lex et al., 2014)하고, 홈팀과 원정팀에 더 관대하거나 엄격하게 판정(Anderson et al., 2012; Poolton at al., 2011)한다. 또한 판정이 모호한 상황에서 지도자의 탄성이나 관중의 소리는 판정의 방향을 유도하기도 하며(Nevill et al., 2002; Souchon et al., 2013), 팀에 대한 사전정보나 선입견이 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Jones et al., 2002)는 심판의 판단과 결정 과정에서 오류 원인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심판의 판정은 심판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해당 종목의 경기단체, 나아가 스포츠 자체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Yoo, 2012). 심판의 판정실책(Park, 2003)이나 심판판정의 공정성과 책임(Kim et al., 2012; Lee, 2006; Seo, 2009; Yeun, 2015), 심판과 판정에 관한 사회적 문제(Hong & Ham, 2013; Kim, 2015; Kwon & Kwon, 2013; Kwon et al., 2011; Pang, 2004; Yoo, 2012) 및 해결 방안(An & Seo,2016; Kim, 2016; Seo, 2011) 등의 연구는 오심이 심판 개인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스포츠 시스템에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심판은 오심으로 인해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에 직면한다. 심판은 판정실책, 판정항의, 비합리적 배정, 심판매수, 관중 및 사람들과의 충돌, 실력에 대한 불신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경험(Han & Yun, 2009; Lee & Jung, 2011; Rainey, 1999; Yoo & Park, 2001)하며, 이러한 스트레스는 경기상황 뿐만 아니라 경기 종료 이후까지 지속된다. 즉, 심판은 판정 이후 관중의 거센 반응, 선수 및 지도자 항의에 의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데, 이러한 스트레스의 누적은 직무만족도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직무탈진이나 탈퇴로 이어지기도 한다(Parsons & Bairner, 2015).

심판은 경기에서 오심을 직감한 순간부터 심리적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혼란은 이후 증폭되면서 판정 오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역설적이지만 심판의 오심 가능성은 오심을 직감한 순간부터 심리적 항상성의 붕괴로 인해 증가할 개연성이 있다. 실제로 심판은 오심 이후 심리적 균형을 잃어 보상판정을 하거나 심한 경우 편파판정, 보복판정을 하기도 한다(Lee & Jung, 2011; Plessner & Betsch, 2001). 한편, 심판은 심리적 불균형 상황에서 감정 대처, 자기조절, 사회적지지 추구 등을 통해 균형을 유지하려 한다(Han & Yun, 2009).

오심에 대응하기 위한 심판의 행동에는 심판 경험이 매개하는데, 축구경기에서 경험이 많은 1급 심판은 오심했을 때 상대적으로 판정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반면, 경험이 부족한 2급, 3급 심판은 판정 기준이 흔들려 판정실책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Park, 2003). 이는 심판의 숙련성이 판정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Ggasemi et al., 2009). 실제로 숙련된 심판은 초보심판에 비해 명제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이 풍부(Han et al., 2012)하기 때문에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고, 충분히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안정되고 유연하게 판정한다(Park et al., 2014).

이처럼 경험이 많은 심판이 오심에 안정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는 심리적 자원이 매개한다. 이러한 심리적 자원과 관련해 판단과 의사결정의 오류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판단과 결정의 오류 가능성 자각, 지식이나 정보의 이해와 적용이 다름을 인식, 인간의 판단이나 의사결정 특성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Kim & Choi, 2010). 심판 역시 오심으로 인한 심리적 불균형으로 유발되는 이차오심 예방과 판정의 항상성 유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개인에게 심판 경험은 성취의 계기를 제공하거나 개인의 시간관념 형성을 돕고 사회적 관계망과 인간관계 기술을 확장(Hong & Hahm, 2013)해주는 의미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을 대상으로 한 심리적 경험 논의가 압박감이나 스트레스에 집중되는 이유는 판정에서 오심 순간의 기억이 모두에게 강렬하기 때문일 것이다. 심판과 심판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심판의 다양한 심리적 경험으로 관심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축구는 긴박한 상황이 연속되는 경기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심판의 판단과 의사결정에서 오류의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다. 이러한 위험을 인식해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심판판정의 정확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심판의 판단을 돕기 위해 공의 궤적을 추적하는 호크아이나 자기장을 이용해 골라인 통과 여부를 판단하는 자이로스 시스템, 선수나 공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전파발신기나 레이더, GPS 활용(Ko, 2010) 등이 소개되고 있다. 이처럼 심판의 오심이 경기장의 변수를 넘어 경기장 외부의 스포츠 체제와 연결된 문제임을 감안하면 심판 판정과 오심 논의는 체육계와 체육학계의 상보적 협력이 필요하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는 K리그 전임심판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2016년 현재 K리그에는 국제심판이나 1급 심판 중 판정 능력을 인정받은 46명의 전임심판이 활동하고 있다. K리그심판은 경기당 평균 43.1개의 판정을 하고 판정의 정확성은 90% 수준이다(K-League, 2013). K리그심판은 축구 심판으로 능력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공정한 판정 압박과 고강도의 체력 요구, 팀이나 관중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책무도 포함된다(Yun, 2014). 즉, K리그심판은 비교적 전문성을 갖춘 심판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경기 진행이나 선수의 노련한 플레이가 전개되는 경기 수준의 특성상 판정 과정에서 판단과 결정의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이상에 따라 본 연구는 K리그 축구심판을 대상으로 경기에서 오심을 자각한 순간의 심리적 경험과 오심 순간의 심리적 경험에 대처하는 방식을 탐색할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본 연구가 체육계에 심판의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는 동시에 체육학계에 심판판정의 공정정과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에 대한관심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연구 방법

자료제공자

본 연구에는 2016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소속의 K리그전임심판 35명이 자료를 제공하였다. K리그심판은 41세 미만으로 대한축구협회 1급 심판 또는 국제심판 경력자이며, 내셔널리그 이상의 경기에서 최소 10회 이상 심판 경력을 자격 요건으로 한다. 본 연구에는 2016년 2월 T시에서 진행된 심판 동계훈련에 참여한 K리그 전임심판 중 개인 사정이 있어 불참한 11명을 제외한 전임심판 전체가 자료를 제공하였다. 자료제공자는 모두 남성이며 평균연령은 39.43세(±6.20), 심판경력은 14.06년(±3.20)이다.

조사도구

본 연구에서는 개방형설문지를 사용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개방형설문은 관찰이나 인터뷰 등의 방법에 비해 효율적이며 여러 대상자의 다양한 경험을 자유롭게 응답하도록 유도하는 장점(Lee, 2007)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 접근의 현실적 어려움, 연구주제의 민감성, 자료수집의 시간제한 등을 고려했을 때 개방형설문이 적절하다 판단하였다. 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심리적 경험과 대처 방안을 탐색하기 위해 축구심판의 심리적 특성과 심판판정을 주제로 한 선행연구(Park, 2003; Yoo & Park, 2001; Yun, 2014)를 고찰하고 연구자간 협의를 통해 설문지를 제작하였다. 제작한 설문지는 축구협회의 심판 관계자 2인에게 문항 구성의 적절성과 이해 여부에 관해 내용타당도를 검증하였다. 개방형설문지의 질문문항은 “심판 경험을 떠올려보세요. 축구경기 중 판정실책을 직감한 순간 어떤 마음과 생각이 들었나요? 그리고 이후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로 구성하였다. 이외 성별, 연령, 심판경력 등 개인정보 작성란을 포함하였다.

연구절차

본 연구는 개방형설문지 제작, 자료수집, 귀납적 범주화 순으로 진행하였다. 먼저 개방형설문지 제작 단계에서는 축구심판의 판정에 관한 선행연구를 고찰하고 설문지 구성 및 문항 개발에 대한 연구자간 협의를 2차례 진행하였다. 연구자간 협의에서는 판정실책에 대한 주심과 부심의 심리 경험이 다를 가능성을 고려하여 설문 대상과 질문문항의 차별화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K리그심판의 포괄적인 심리 경험을 탐색하고 주심과 부심은 형식의 차이일 뿐 내용 측면에서는 동일한 오심 경험과 심리적 대응을 한다는 축구협회 심판전문가 2인의 의견을 반영해 질문 문항을 구성하고 이를 토대로 자료를 수집하는데 합의하였다.

자료수집 단계에서는 K리그심판 동계훈련지를 방문하여 제작한 개방형설문지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K리그전임심판 동계훈련프로그램의 일환으로써 연구자는 동계훈련프로그램 중 심판심리교육을 진행하며 자료를 수집하였다. 심리교육 전 설문의 목적을 설명하고 참여자의 응답이 향후 축구심판의 판정실책에 대한 심리적 경험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대처방안을 모색, 심판 심리교육의 토대 자료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설문자료를 연구자료로만 사용하겠다는 약속과 원하지 않을 경우 설문에 응답하지 않아도 됨을 상기시켰다. 설문은 약 10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설문종료 후 즉시 회수하였다.

귀납적 범주화 단계에서는 개방형설문 자료를 토대로 일련의 내용분석 과정을 거쳐 범주화하였다. 귀납적 범주화 결과에 대해서는 연구자간 협의, 스포츠심리학 전공 박사과정 검토, 축구심판 관계자 의견 수렴을 통해 내용타당도를 검증하였다.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는 귀납적 내용분석(Lee, 2007)을 통해 분석하였다. 개방형설문을 통해 수집된 자료는 먼저 함축된 의미를 파악하면서 응답내용이 훼손되거나 변질되지 않는 선에서 자료를 정리, 요약하였다. 그리고 공통되거나 중복된 원자료를 통합한 뒤 원자료는 유사성에 따라 세부영역으로, 세부영역은 일반영역으로 범주화하였다. 원자료와 세부영역, 일반영역의 응답빈도와 비율을 산출하였다.

자료분석 과정에서는 연구자 해석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용타당도 확보 노력을 경주하였다. 연구자간 지속적인 협의 과정을 거쳐 상호 의견이 일치될 때까지 논의하였고, 스포츠심리학 전공 박사과정 5인과 축구심판 경력이 풍부한 축구심판 관계자 1인으로부터 명명 및 영역분류의 적절성을 검토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심리적 경험과 대처 방안을 탐색한 결과 및 논의는 다음과 같다.

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심리적 경험

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심리적 경험에 관한 개방형설문 결과, 총 47개 원자료가 수집되었다. 수집된 원자료의 귀납적 내용분석 결과 <Table 1>과 같이 불안 증가, 오심 반추, 불이익 걱정 등 10개 세부영역과 심리적 균열, 판정 무력감, 평판하락 걱정, 오심 인정 등 4개 일반영역으로 범주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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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Psychological experience of the referee immediately after awareness judgment mistakes
Raw data(Frequency) Sub category
(Frequency)
General category
(Frequency, %)
Anxiety rises(7), Get nervous(1), Tension rises(1), Fear of repeat mistake(1), Psychological withering(1) Increased anxiety(11) Psychological
fragmentation
(16/34.1%)
Agitation of mind(2), It was a big deal(2), Shameful(1), Embarrassed(1) Embarrassment(5)
Afterimage of judgment mistake(3), Remember of judgment mistake(2), Regret(1), Reproach oneself(1) Rumination of
judgment mistake(7)
Feeling helpless
(13/27.6%)
decline of concentration judgment(2), Narrow view(1) Attention degradation(3)
See the atmosphere(1), It will be the drop ball(1), It will reverse the judgment(1) Increased confusion(3)
Discipline concerned(4), Worry about me come to damage(1), Assignment exclusion worried(1), Deduction worried(1) Concern about
reprimand (7)
Concern about reputation
(11/23.4%)
Worried about protests of head coach after game(1), Worried about protests of the player(1), Worried about protests of fans(1) Protest worry(3)
Worry about losing trust of the judgment(1) Loss of trust concerns(1)
Sorry to damage team and player(2), Expected to win damage team(2) Feeling apologetic(4) Acknowledgment of
judgment mistake
(7/14.9%)
Acknowledge mistake (2), Admit a mistake to damage player(1) Acknowledge mistake(3)

구체적으로 심리적 균열은 모두 16개 원자료가 수집되었고, 불안 증가(11, 23.4%)와 당혹감(5, 10.6%) 2개 세부영역이 도출되었다. 심리적 균열과 관련해 K리그심판은 오심 자각 직후 불안감 상승을 가장 많이 경험하고, 마음의 동요가 일어 큰일났다는 생각과 창피함, 심리적 위축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심판 스스로 “실수를 직감하는 순간 아차 큰일났다라는 생각이 들고 번복을 할까 아니야 그냥가자라고 생각한다. 잊어버리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하지만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라고 응답하였다. 즉, K리그심판은 경기 중 오심을 자각했을 때 불안과 긴장감이 증가되고 이차오심에 대한 두려움과 초조함, 실수에 대한 부끄러움과 당황스러움을 경험한다.

오심으로 인해 증가된 긴장과 불안은 이차오심의 위험을 높인다. 일반적으로 불안은 주의영역을 제한해 지각의 범위를 축소(Kim et al., 2005)시키는데,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치는 축구 종목의 특성과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는 심판의 임무를 고려하면 긴장과 불안 증가는 판정 정보에 대한 적절한 주의조절을 방해해 이차오심을 발생시킬 개연성이 있다. 실제 경기가 중요할수록 심판의 판정실책에 대한 불안감은 증가(Lee & Jung, 2011)하며, 심판의 스트레스나 부정정서는 의사결정력을 저하시켜 편파판정이나 보복판정 같은 오심을 유발한다(Neil et al., 2013; Yoo & Park, 2000).

심판은 자신의 판정실책으로 당혹감을 느끼며 심리적으로 동요된다. 경기 동안 평정심 유지가 심판의 의무이지만, 판정실책을 자각한 순간까지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특정 수행상황에서의 실수는 심리적 항상성 붕괴를 통해 수행을 약화(Jeon & Yun, 2014)시키는데, 예를 들어 오심 이후 심판의 보상판정이나 편파판정(Kim et al., 2012; Seo, 2009)은 심리적 불균형으로 초래된 수행력의 저하로 해석할 수 있다.

판정 무력감은 모두 13개 원자료가 수집되었고, 오심 반추(7, 14.9%), 주의력 저하(3, 6.4%), 혼란 증가(3, 6.4%) 등 3개 세부영역이 도출되었다. 판정 무력감과 관련해 K리그심판은 오심의 잔상(3)을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심 되새김(2), 판정 집중력 저하(2), 후회(1), 번복할까(1), 드롭할까(1) 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판은 “머릿속에 잔상이 많이 남아서 남은 시간 심판수행을 하기 어려워진다.”, “아 왜 그랬지, 그냥 불지 말걸 그랬나 지금이라도 드롭볼로 해버릴까?” 라며 오심 이후 혼란과 판정의 어려움을 언급하였다. 즉, K리그심판은 오심 이후 오심 장면이 잔상으로 남아 집중력 저하, 후회와 자책감 유발, 판정 번복에 대한 판단 혼란을 겪는다.

오심사건의 반복 회상은 이후 적절한 주의집중을 방해한다. 또한 오심에 대한 후회와 자책감은 좌절이나 실망 같은 부정정서를 동반(Gilovich & Medvec, 1995)하고 미래 의사결정 양식에 영향을 미친다(Hwang, 2013; Ryu, 2010). 따라서 오심 반추는 결과적으로 이차오심의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심판은 판정실책 이후 해당사건에 대한 유연한 사고 조절과 적절한 주의 조절을 통해 부정정서를 예방하고 이차오심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지 전략이 필요하다.

더불어, 심판은 오심 자각 직후 판정실책에 대한 주변의 반응을 살피거나 드롭볼을 할지, 판정을 번복할지 망설인다. 보편적으로 판단의 혼란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발생(Morgan, 1980)하고, 인지적 분주함이 합리적인 정보처리를 방해해 인지적 오류를 촉진한다는 점(Choi & Choi, 2002)을 고려하면 경기 흐름과 승패가 좌우되는 민감한 상황에서의 오심은 심판의 인지적 분주함을 야기해 판단의 오류를 촉진할 수 있다.

평판하락 걱정은 모두 11개 원자료가 수집되었으며, 불이익 걱정(7, 14.9%), 항의 걱정(3, 6.4%), 신뢰상실 우려(1, 2.1%) 등 3개 세부영역이 도출되었다. 평판하락 걱정과 관련해 K리그심판은 오심 직후 경기 후 받게 될 징계 걱정(4)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독, 선수, 팬의 항의(3)와 경기 배정 배제(1), 감점(1) 등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심판은 “오심을 직감한 순간 다음 주 배정은 없겠구나. 징계 먹겠구나. 경기 종료 후 감독, 선수, 팬들이 심판실이나 주차장 앞에서 항의하겠구나 생각이 든다.” 라고 응답하였다. 이처럼 K리그심판은 오심 직후 평가나 경기 배정의 불이익, 피해팀이나 관중으로부터의 판정 항의, 그리고 판정 신뢰감 상실을 걱정한다.

K리그심판의 판정은 경기를 운영하는 동안 경기감독관이나 심판위원장, 분석담당위원에 의해 평가된다. 경기 중 현장평가나 경기 후 영상평가를 통한 판정의 정확성 여부는 심판능력과 자질의 평가지표가 된다. 이러한 평가를 거쳐 오심이나 실수가 판명될 경우 K리그심판은 정도에 따라 보수교육, 경기배정 취소 및 정지, 등급 조정, 하부리그 강등, 보수 삭감, 계약 해지 등의 징계를 받는다. 이 같은 심판평가 방식은 판정의 정확성을 강화하는 장치가 되는 한편, 심판의 압박감을 가중시키므로 실책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환경 조성(Seo, 2014)도 필요하다.

판정실책 이후 심판은 피해팀의 감독이나 선수, 관중 등의 항의를 우려한다. 축구심판은 심판판정 이후 관중의 거센 반응, 선수 및 지도자 항의에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한다(Yoo & Park, 2001). 문제는 항의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가 경기 종료 이후까지 지속된다는 점인데, 이러한 스트레스의 누적은 심판으로 하여금 직무만족도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직무탈진과 탈퇴를 야기(Parsons & Bairner, 2015)하므로 항의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이 심판 개인은 물론 축구협회 등 조직차원에서도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편, 심판은 자신의 실책 하나로 다른 정확한 판정까지 의심을 받거나 이후 판정에 대한 신뢰감 하락을 걱정하기도 한다. 심판에게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다. 예컨대, 지도자, 선수, 관중으로부터 신뢰받는 심판의 오심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반응해 주지만 신뢰받지 못하는 심판은 정확한 판정조차 오심으로 의심받는다. 따라서 심판은 오심이 구성원에게 신뢰감을 상실하게 하는 사건이 될까봐 우려한다. 이처럼 심판은 경기에서 발생하는 오심 하나로 이후 미치게 될 파장까지 생각하여 자신의 판정능력 평가절하를 염려한다. 오심 후 판정실책에 대한 동료심판의 비판을 걱정하는 댄스스포츠 심판의 경험(Lee & Jung, 2011)과는 차이가 있다.

오심 인정은 모두 7개 원자료가 수집되었으며, 미안함(4, 8.5%)과 실책 인정(3, 6.4%) 2개 세부영역이 도출되었다. 오심 인정과 관련해 K리그심판은 오심 자각 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피해 팀과 선수에게 미안함(2)을 가장 많이 경험하며, 오심당한 팀이 승리하기를 기대(1)하고 잘못했다고 생각(1)한다고 응답하였다. 한 심판은 “나는 실수했을 때 선수나 지도자에게 말 또는 제스처로 미안하다고 한다.” 라고 응답하였다. 즉, K리그 심판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오심 사건의 파장이 커지지 않기를 희망하면서 오심당한 팀이 승리하기를 기대한다.

심판은 오심 직후 자신의 잘못을 수용하고 피해팀과 선수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몇몇 심판은 “내 판단이 맞을 거야.”라며 판정실책을 부인하거나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와 같이 합리화하기도 했는데, 이는 실책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반응과는 대조적이다. 실책 인정은 이후 적절한 대처 방안 모색과 심리적 항상성 유지에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심판 스스로 자신의 실수를 수용하고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면 이후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심판의 미안함은 자칫 보상판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보상판정의 위험성 인식이 중요하다.

이상을 종합하면 K리그심판은 경기에서 오심을 자각한 순간 심리적 균열이 일어나고, 이 균열로부터 판정 관련 무력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심판으로서 자신의 평판이 하락될 것을 걱정한다. 한편, 자신의 판정실책을 인정해 피해팀이나 선수에게 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대처 방안

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대처 방안에 관한 개방형설문 결과, 59개 원자료가 수집되었다. 수집된 자료 중 ‘경험이 쌓일수록 경험으로 대처하는 것 같다’, ‘한라산 등반’, ‘경기영상분석’, ‘반복훈련’ 등 의미가 모호하거나 경기종료 이후의 대처방식에 관한 4개 자료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총 55개 원자료에 대한 귀납적 내용분석 결과 <Table 2>와 같이 주의집중 강화, 오심망각 노력, 오심에 사과, 사고 전환 등 11개 세부영역과 정서적 자기지지, 상황 회피, 사고와 판정정정, 판정방식 전환 등 4개 일반영역으로 범주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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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2.
Coping strategies of the referee immediately after awareness judgment mistakes
Raw data(Frequency) Sub category
(Frequency)
General category
(Frequency, %)
Try to focus more(10) Increasing concentration (10) Emotional self-support,
(20/36.4%)
Try to maintain fairness(3), Try to calm(2), Effort maintains composure(2) Judgment balance effort(6)
Do not want compensation decision(2), Do not want to repeat the mistakes(1), Mind that begin always first time(1) Prevention of
secondary mistake(4)
The effort to forget quickly(11), The other think to forget quickly(3) Attempting to forget
judgment mistake(14)
Avoiding situation
(16/29.1%)
Prayer is that you do not have a goal(1), I prayed to the damage team win(1) Pray(2)
Apologize to the damage player(5), Admit one's mistake (2), Apologize to the coach(1) Apologizing on
judgment mistake (8)
Correcting the error
and thinking
(10/18.2%)
Judgment reverse(1), When correction must be possible to judgment(1) Correct judgment(2)
Change thinking from the inertia of Judgment mistake (3), It recalls the coping strategy in a similar situation.(1) Change in thinking(4) Changing of
refereeing approach
(9/16.3%)
Judge in sufficient time(1), Let down the threshold of determination(1) Judgment criteria change(2)
It moves much more(1), The decision to approach the situation as much as possible(1) Proximity judgment(2)
Compensation judgment(1) Compensation judgment(1)

구체적으로 정서적 자기지지는 모두 20개 원자료가 수집되었고, 주의집중 강화(10, 18.2%), 균형유지 노력(6, 10.9%), 이차오심 예방(4, 7.3%) 등 3개 세부 영역이 도출되었다. 특히, 정서적 자기지지와 관련해 K리그심판은 오심 대처 방안으로 더 집중하려고 한다(10)는 응답을 가장 많이 했으며, 공정성 유지 노력(3), 침착하려 노력함(2), 평정심 유지 노력(2), 보상판정 않으려고 함(2) 등의 응답을 중복 제시하였다.

몇몇 심판은 “판정실책 했을 때 직감적으로 집중력과 움직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더욱 판정에 집중하려고 한다.”, “해당 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다음 상황에서 해당 팀에게 또 다시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경기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라며 이차오심 예방을 위해 집중력을 강화한다고 응답하였다. 즉, K리그심판은 오심 원인을 주의산만으로 인식해 집중력을 강화하고, 심리적 균열을 예방 또는 회복하기 위해 평정심을 유지하려 하며, 보상 판정의 위험성을 자각해 더욱 공정해야 함을 상기한다.

심판은 경기 동안 경기장의 소음과 관중의 응원 및 야유, 시야를 분산시키는 여러 장애 요인으로부터 주의집중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주의집중 강화의 대응 방식은 불안이나 긴장감을 조절해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정확한 판정정보의 추적을 유도해 이차오심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심판은 판정의 균형을 잃을까봐 더욱 공정하려고 노력하는데, 경험이 풍부한 선수의 자동화된 심리적 완충기(Jeon & Yun, 2014; Krane & Williams, 2010)를 감안하면, K리그심판 역시 오심 이후 심리적 안정을 위한 심리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한 것으로 유추된다.

심판은 오심 이후 동일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차원에서 대처한다. 특히, 심판은 오심의 전조로 보상 판정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홈어드벤티지를 인식한 심판이 판정의 공정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홈팀에 더 많은 페널티를 부여한다는 점(Poolton et al., 2011)을 감안하면 오심 이후 더욱 공정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판단 오류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역설에 직면시킬 수도 있다. 실제, 인간은 인지적 오류의 가능성을 자각해도 여전히 판단과 결정에서 편향이 발생한다(Choi & Choi, 2002).

상황 회피는 모두 16개 원자료가 수집되었고, 오심망각 노력(14, 25.5%)과 기도함(2, 3.6%) 2개 세부영역이 도출되었다. 상황 회피에 관련된 대처 방안으로 전임심판은 빨리 잊으려고 노력한다(11)는 응답을 가장 많이 언급하였다. 한 심판은 “판정에 대한 실책을 잊으려고 노력한다. 한 번의 실책을 계속 기억하고 있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실책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고 한다.” 라고 응답하였다. 즉, K리그심판은 오심사건을 빨리 잊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거나 자신의 판정실책이 팀의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라며 간절히 기도한다.

오심사건을 망각하기 위한 심판의 노력은 주로 주의의 초점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한 심판은 “불안하지만 빨리 그 생각을 잊어버리려고 한다. 오심에 대한 부분이 생각나려고 하면 다른 생각에 몰입한다.”라고 응답하였다. 하지만 주의분산, 주의배치는 비교적 부적응적인 정서조절 방략(Min et al., 2000)이기 때문에 주의초점을 적절하게 전환하거나 사건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건설적인 대처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사과와 판정번복은 모두 10개 원자료가 수집되었고, 오심에 사과(8, 14.5%)와 판정정정(2, 3.6%) 2개 세부영역이 도출되었다. 사과와 판정번복에 관한 대처 방안으로 심판은 오심 피해자에게 사과(5)하는 방안을 가장 많이 언급했으며, 지도자에게 사과(1)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판정을 정정(1)한다. 한 심판은 “경기 중 오심일 때는 Go on 또는 Change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어차피 두 결정 모두 선수와 팬, 관중, 미디어로부터 비난과 비판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생각에 오심 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올바른 판정으로 정정해서 경기를 진행한 적이 있다.“라고 서술하였다. 즉, K리그 심판은 자신의 판정실책을 자각했을 때 실수를 인정하고 해당 선수나 지도자에게 사과하며, 경우에 따라 판정을 번복하기도 한다.

사과의 대처 방안은 심판 개인차원 뿐만 아니라 연맹이나 협회 등 조직차원에서의 위기 대응 전략으로써 팬이나 관중은 사과를 포함한 실수 수용 태도에 보다 긍정적으로 반응한다(Shin et al., 2014). 한편, 판정정정과 관련한 대응은 심판의 경력이나 경험과 관련된다. 경험이 많지 않은 심판은 오심인정과 판정번복을 갈등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심판은 오심인정과 판정번복에 대해 비교적 건설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숙련심판은 초보심판에 비해 반칙 상황 인식은 빠르지만 반칙의 판단과 결정에 충분한 시간을 갖는데(Park et al., 2014), 이는 경험이 풍부한 심판일수록 상황을 지각한 뒤 의사결정시간을 상대적으로 길게 가지고 판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판정방식 전환은 모두 9개 원자료가 수집되었고, 사고 전환(4, 7.3%), 판정기준 변화(2, 3.6%), 근접 판정(2, 3.6%), 보상판정(1, 1.8%) 등 4개 세부영역이 도출되었다. K리그심판은 판정방식 전환에 관한 대처방안으로 오심관성으로부터 사고 전환(3)을 가장 많이 언급했으며, 비슷한 상황에서의 대처방식을 회상함(1), 판정의 역치를 낮춤(1), 상황에 최대한 접근해 판정(1) 등의 대처 방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심판은 “판정실책의 정도와 난이도성을 보고 보상판정을 했던 적이 있다. 보상판정을 해주고 나면 차라리 마음이 편해져 공정하게 경기운영을 하게 된다.”라며 보상판정의 경험을 서술하였다. 즉, K리그심판은 오심 후 오심사건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고를 전환하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판단, 이차오심 예방을 위해 판정의 역치를 낮추고 상황에 근접하기 위해 더 많이 움직이려한다. 한편, 특정 심판은 보상판정 경험을 솔직하게 토로하며 보상판정의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심판은 오심 이후 판정기준을 변화시켜 오심의 여파가 커지지 않도록 조절한다. 한 심판은 “수위를 많이 낮춰 아주 작은 몸싸움이라도 파울 판정을 해서 경기를 중단시킨다.” 등 판정 수위를 조절한다고 언급하였다. 선수는 심판 오심 이후 불만이나 적대감을 심판에게 직접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팀에 과격한 행위로 표출(Lee & Lim, 2000)하기도 한다. 따라서 심판은 자신의 실책이 양팀의 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판정기준을 엄격히 한다. 선수와 심판간에는 판정에 대한 견해 차이(Choi & Choi, 1999; Goo & Kim, 2006)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심판은 판정의 일관성과 상황에 따른 융통성을 적절히 발휘해야 한다(Pang, 2004).

심판은 오심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판정상황에 물리적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사실 축구경기에서 심판의 평균이동거리가 9~13km(Castagna et al., 2007; Krustrup et al., 2002), 숙련심판이 초보심판보다 시각기술이 우수하다는 점(Ggasemi et al., 2009) 등을 감안하면 체력이나 움직임 효율성, 시각 탐색 전략 등의 차이가 오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심판은 체력을 기반으로 활발히 움직여 판정상황에 근접(Park & Choi, 2014)해 오류의 위험을 감소시켜야 한다.

오심 직후 심판은 실수를 만회하고 미안함으로 보상판정을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Kim et al., 2012; Seo, 2009). 보상판정은 오심으로 인한 불이익을 오심으로 상쇄시키려는 의도적 오심이다. 불이익의 반복이며 판정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이므로 오심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은 아니다. 보상판정의 기저에는 실책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이 자리하기 때문에 심판은 오심사건의 심리적 영향을 적절한 방식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심리 전략이 필요하다.

이상을 종합하면 K리그심판은 경기 중 판정실책을 자각했을 때 오심사건을 망각하거나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 더욱 집중하는 방식으로 심리적 안정을 도모한다. 또한 더욱 활발하게 움직여 상황에 최대한 근접하여 판정하고 판정의 역치를 낮춰 이차오심을 예방하는 한편,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팀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피해팀에 보상판정을 하기도 한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K리그전임심판을 대상으로 오심 자각 직후의 심리적 경험과 대처 방안을 탐색하기 위해 진행하였다. 개방형설문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귀납적으로 범주화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심리적 경험에 관한 개방형설문 결과, 총 45개 원자료가 수집되었으며, 불안 증가, 오심 반추, 불이익 걱정, 미안함 등의 10개 세부영역과 심리적 균열, 판정 무력감, 평판하락 걱정, 오심 인정 등 4개 일반영역이 탐색되었다. 즉, K리그심판은 오심을 자각한 순간 심리적 균열이 일어나고, 판정에 대한 무력감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이후 발생할 불이익을 걱정하며, 자신의 실책을 인정해 해당 팀과 선수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이처럼 오심을 자각한 순간 심판 스스로 오심에 정서적으로 반응하기 보다는 이성적으로 대응하고 오심으로 인한 안정성 붕괴에 적절한 대응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대처 방안에 관한 개방형설문 결과, 총 55개 원자료가 수집되었으며, 주의집중 강화, 오심망각 노력, 오심에 사과, 사고 전환 등 11개 세부영역과 정서적 자기지지, 상황 회피, 사과와 판정정정, 판정방식 전환 등 4개 일반영역이 탐색되었다. 즉, K리그심판은 오심을 자각한 순간 이후 오심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집중을 강화하고, 오심사건 망각을 위해 노력함은 물론 해당팀의 선수나 지도자에게 오심을 사과하고 가능한 경우 판정을 정정한다. 또한 판정기준을 변화시켜 오심의 여파를 관리하고 상황에 근접하여 보다 정확하게 판정하려고 한다. 이처럼 오심을 자각한 순간 심판은 오심에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오심 자각 직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셋째, K리그심판의 오심 자각 직후 심리적 경험과 대처 방안에 따르면 오심을 자각한 순간 심판은 판정의 균형감을 상실할 위험이 증가하고 판정 균형감의 상실은 정서적 대응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오심에 대한 심리적 반응이나 대응 방식은 공히 정서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오심에 대한 대응이나 대처 방식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나 접근 보다는 개인적 차원의 대응 경험 중심으로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론을 토대로 제언을 하면, 먼저 정서적 반응의 개인적 누적 수준에서 진행되는 오심 직후의 경험이나 오심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려했을 때 심판판정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 K리그 전임심판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심리교육이나 개입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심판에게 판정실책은 때로는 심리적 외상이 되기도 한다. 오심의 여파가 경기 종료 이후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판의 심리적 조절과 관리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독일, 스페인 등 심판 대상의 심리지원 프로그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스포츠심리학에서는 선수와 지도자, 팀에 주목해 심판에 대한 관심과 연구 노력은 제한적이었다. 심판도 스포츠 내 구성원이며, 심판판정이 선수의 수행과 경기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심판의 심리적 경험에 대한 체계적 이해는 심판의 판정 전문성 향상은 물론 판정 정확성을 높여 스포츠 자체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 연구가 선수와 지도자는 물론 스포츠계 구성원 모두가 심판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고, 심판 스스로 판정의 전문성 향상에 대한 노력의 필요성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하는 동시에, 체육학계에 심판에 대한 학문적 관심의 기화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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