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동일시의 이론적 정당성

Abstract

Purpose

Lock and Heere (2017) argued that two different theories of social identity theory(SIT) and role identity theory have been used in previous studies of team identification. However, they failed to provide why such phenomenon existed in the literature of team identification. Thus, the first purpose of the study is to provide the possible reasons why the two theories were used as the ground of team identification in the previous literature. In addition, the current study examined whether team identification was properly developed from SIT by incorporating the cases of organizational identification and consumer-company identification in business literature.

Results & Conclusion

There are two possible explanations on why the two theories have been used in team identification studies. First, in the initial studies of team identification, theoretical ground of team identification was lacking. Thus, without a firm theoretical guidelines, authors might have used the two theories as the ground of team identification. Second, as previous literature noted, the two theories are like the two different sides of a single theory. Thus, authors may have not recognized the need of differentiating the two theories and used the two theories as the ground of team identification. This study also examined whether team identification was properly developed from SIT. The social category in team identification includes two different social identities(team members and fans), which is quite different from a social category with single identity in it. The locus of social category of team was arbitrarily expanded to include fans in the same category. This case is quite similar with consumer-company identification in marketing literature. Future study needs to examine whether the locus of social category can be expanded to include two different social identities.

keyword
team identificationsocial identity theoryrole identity theoryfanssocial category

초록

목적

Lock & Heere(2017)는 팀동일시 연구에서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이 비정상적으로 혼재되어 사용되었다고 주장을 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왜 그 두 개의 이론이 혼재되어서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팀동일시 연구에서 왜 두 개의 이론이 혼재되어 사용되었는가에 대한 이유를 분석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이 두 개의 이론이 어떻게 팀동일시와 팬의 행동을 설명하는데 적용이 될 수 있는 지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팀동일시라는 개념이 사회정체성이론을 정확하게 반영을 하고 있는 지를 조직동일시개념과 소비자-기업 동일시 개념을 차용하여 알아보았다.

결과 및 결론

팀동일시 연구에서 왜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이 혼재되어 사용되었는지는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는 팀동일시 초기 연구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론의 부재이다. 초기 연구에서 경험적인 결과들을 제시하는 것에 급급한 나머지 팀동일시라는 개념이 어떠한 이론적 근간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한 충분한 고찰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연구자들이 이 두 개의 이론을 혼합하여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선행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듯이 이 두 개의 이론은 마치 한 이론의 양면이라고 할 정도로 유사한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다보니 사전연구에서 이 두 개의 이론을 굳이 구분하여 사용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두 이론이 팀동일시의 근간이 되는 이론으로 제시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팀동일시라는 개념이 사회정체성이론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지를 점검하였다. 팀동일시 개념 안에 존재하는 사회적 범주는 팀이라는 범주와 팬이라는 범주 두 개가 존재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사회정체성이론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회적 범주와 상이한 면이 존재한다. 팀이라는 범주의 범위가 임의적으로 확장되어 그 범위 안에 팬이라는 집단이 포함된 상태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개념은 마케팅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기업 동일시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주요 용어
팀동일시사회정체성이론역할정체성이론

서 론

1990년대는 스포츠경영학(sport management)이 세부 내용별로 다양하게 분화하는 과정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스포츠 조직에 대한 학문이라는 기본적인 틀을 벗어나서 스포츠 마케팅, 스포츠소비자 행동에 대한 다양한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이러한 학문적 수요에 대한 응답으로 Sport Marketing Quarterly(SMQ)도 발간을 시작하였고 Sport Marketing Association이 학술활동을 시작하였다. 이러한 학문적 다양성의 발전과 함께 스포츠소비자행동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들이 시작되었는데 이 때 가장 큰 연구주제로 관심을 받던 것이 팀동일시라는 개념이었다.

팀동일시는 프로스포츠관람객의 구매행동에 대한 많은 부분을 경험적으로 설명하면서 팀에 대한 충성도와 함께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 개념에 대한 초기 사용의 역사를 따져 보면 Gantz(1981)의 연구에서 최초로 선수/팀 동일시(player/team identification)라는 단어가 등장하였다. 하지만 팀동일시라는 개념이 중심이 된 연구의 시초는 Daniel Wann과 그의 연구진들에게 공을 돌려야 할 것이다. 특히 Wann & Branscombe(1990, 1993)은 구글의 citation index현황을 보았을 때, 2019년 4월 현재 715 회(i.e., Wann & Brabscombe, 1990)와 1,406회(i.e., Wann & Brabscombe, 1993)를 기록하고 있어 명실상부 팀동일시 연구에 있어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들 중의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Wann과 그의 동료들이 팀동일시에 대한 초기 연구를 진행하였고 양적인 성장을 이루는데 기여한 공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쩌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팀동일시의 개념적 그리고 이론적 문제는 이 때 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이 팀동일시라는 개념을 사용한 초기의 연구들에서 정확하게 팀동일시가 어떠한 이론적 바탕에서 발전한 개념인지 그리고 팀동일시라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구체화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Lock & Heere(2017)는 팀동일시라는 개념의 이론적 근거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팀동일시 연구들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이론적 근거에 대한 그들의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Gantz(1981)가 처음으로 팀동일시에 대한 경험적 연구를 수행한 후 36년 만의 일이다. 팀동일시에 대한 이론적 탐구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Lock & Heere(2017)의 연구가 가지는 긍정적인 공헌은 존재하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못한 팀동일시에 대한 이론적 탐구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다음과 같은 부족한 부분이 존재한다.

첫째, 팀동일시의 이론적 근거로 제시된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의 이분법적인 접근법에 대한 재고찰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Lock & Heere(2017)의 경우 이 두 이론은 분명히 충분한 차별성이 존재하고 이 두 이론이 차별적으로 팀동일시 연구에 적용이 되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Stets & Burke(2000)의 연구를 바탕으로 두 이론을 구별해서 사용하는 이분법적인 접근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제시하면서 왜 두 이론이 혼재되어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고자 한다. 둘째, Lock & Heere(2017)의 연구에서는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을 사용하여 팀동일시를 설명하면서 각 이론의 차별적 적용의 예를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선행연구들의 내용이 누락된 부분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보충을 통해 팀동일시의 선행연구에서 이 두 이론들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셋째, Lock & Heere(2017)가 팀동일시에 대한 이론적 담론을 제시하였지만 이 담론 역시 팀동일시라는 개념이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으로부터 발전된 개념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담론이었다. 하지만 팀동일시라는 개념이 사회정체성이론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학문적도전은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팀동일시라는 개념이 사회정체성이론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팀동일시의 이론적 근거: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

팀동일시를 사용한 최근의 연구들 중에서는 많은 경우 팀동일시 개념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i.e., Carlson et al., 2009; Matsuoka et al., 2002) 팀동일시 연구 초기 보다는 이론적인 근거와 이를 바탕으로 한 개념적인 구체화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Lock & Heere(2017)는 팀동일시의 이론적 배경에 대하여 흥미로운 주장을 제기하였다. 이들의 주장은 팀동일시 변인을 사용한 연구들이 두 개의 다른 이론 즉 사회정체성이론(Social Identity Theory)과 역할정체성이론(Role Identity Theory)을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생긴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째는 팀동일시 개념이 사용되기 시작한 초기부터 이 개념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정확하게 밝히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겠다. 물론 Lock & Heere(2017)가 주장한 것처럼 팀동일시 개념이 사회학과 사회심리학 두 개의 구별되는 학문을 바탕으로 발전되어 온 것도 이러한 혼돈을 만든 이유가 되겠지만 어떤 모학문을 바탕으로 하였던 간에 시작부터 팀동일시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명확하게 하고 연구들이 이루어졌다면 두 개의 다른 이론을 사용하는 그런 현상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팀동일시가 주된 변인으로 소개된 최초의 연구라고 볼 수 있는 Wann & Branscombe(1990, p. 112)의 연구에서는 ‘social identity literature’라는 단어와 사회정체성이론의 문헌들 (i.e., Tajfel, 1981, 1982; Tajfel & Turner, 1979)이 제시되면서 팀동일시라는 것이 사회정체성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을 것이라는 유추만 가능할 뿐 정확한 이론적 근간을 설명하지 않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아마도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이 구분이 필요하지 않은 두 개의 이론이어서 사전 연구에서 이 부분을 굳이 구별하여 사용하지 않다보니 내용적으로 유사하면서 다른 이름을 가진 두 개의 이론이 혼용되어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한 정확한 논의를 위해서는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장에서는 두 개의 이론에 대한 설명을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사회정체성이론은 Tajfel & Turner에 의해 1979년에 소개 된 이 후, 집단 내의 행동과 집단 간의 행동에 대한 설명으로 사용되면서 인간의 사회정체성에 대한 설명의 중심에 존재해오고 있는 이론이다. 사회정체성이론은 근본적으로 범주화(categorization), 동일시(identification), 그리고 집단비교(group comparison)라는 3가지 과정을 통해 설명된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기를 범주화 한다. 예를 들어, ‘나는 학생이다’, ‘나는 배드민턴 동아리의 회원이다’, 혹은 ‘나는 군인이다’처럼 집단을 지칭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여 사회적범주 안에 자신을 포함시킨다. 그리고 동일시를 통해 그 집단 안에 있는 사람들을 ‘우리’라고 부르고 그 집단 밖에 존재하는 외집단 사람들을 ‘그들’이라 부르면서 자기의 집단과 외집단사이에 선을 긋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집단과 다른 집단을 비교함으로써 자신의 자존감을 보호하거나 증진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집단간의 행동에 대한 이론으로 사회정체성이론보다 먼저 소개되고 발전된 이론으로는 Realistic group conflict theory(Sherif et al., 1961)가 존재한다. Minimal Group Experiment를 바탕으로 사회정체성이론이 발전하기 시작한 때가 1970년대 (Tajfel et al., 1971)라면 Realistic group conflict theory는 이보다 약 10년 정도 전인 1960년대에 제시되었다(Sherif et al., 1961). Realistic group conflict theory에서는 집단간의 갈등은 두 집단이 어떠한 자원을 확보하는데 경쟁을 할 경우에 생긴다고 하였다. 물론 사회정체성이론이 이 이론을 반박하지는 않지만 사회정체성이론에서는 이보다 더 광범위하게 집단간의 범주화와 비교를 다루고 있다. 즉 두 집단이 자원에 대한 경쟁을 하지 않더라도 집단간의 비교와 내집단(in-group)에 대한 편향적인 우호가 존재한다는 것이 사회정체성이론이 주장하는 바이다(Tajfel et al., 1971).

이 두 개의 이론으로 스포츠팬들의 행동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한 팀의 스포츠 팬들은 팀과 그 팀을 응원하는 팬이라는 집단으로 사회적범주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 팬들은 서로를 내집단(in-group)으로 인지한다. 내집단(in-group)이라는 것은 당연히 상대적인 외집단(out-group)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며 스포츠팀과 팬의 환경에서 외집단이란 일반적으로 나의 팀과 경기를 하는 경쟁의 관계에 있는 다른 팀 혹은 그 팀을 지지하는 팬들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스포츠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스테디움이라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내집단과 외집단의 구분이 확실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집단은 승리라는 자원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상황은 realistic group conflict theory나 사회정체성이론 모두가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두 이론이 구별되어 적용될 수 있는 상황은 일상생활에서 너무나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개인은 Y대학교의 마크가 있는 옷을 입고 있고 다른 한 개인은 K대학교의 마크가 있는 옷을 입고 있다가 우연하게 길에서 마주치게 되었고 이 두 사람은 상대방이 입고 있는 옷을 보게 된다. 이 두 사람은 상대방을 보면서 저 사람과 나는 다른 사회적범주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단지 상대방이 입고 있는 옷을 보고 내집단과 외집단을 나누게 된다. 이 상황에서는 realistic group conflict theory에서 제시하고 있는 어떠한 자원에 대한 쟁탈이 조건 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사회정체성이론에서 제시하고 있는 minimal group paradigm을 바탕으로 이 두 사람은 서로를 외집단에 속하는 사람으로 인지를 하게 된다. 따라서 스포츠팬들에 대한 행동을 설명하는데 있어 realistic group conflict theory나 사회정체성이론이 모두 사용될 수 있지만 사회정체성이론의 사용이 스포츠팬들의 행동을 설명하는데 더 적절한 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정체성이론이 집단 안에서의 개인의 정체성과 집단 간의 관계를 중요시 하였다면 역할정체성이론(Role identity theory)은 개인이 사회구조 안에서 갖고 있는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Stets & Burke, 2000). 사회정체성이론의 관점에서 사람을 정의하게 되면 ‘그 사람이 누구냐?(being)’의 관점이지만 역할정체성이론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 사람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doing)’로 정의되는 차이가 있다.

사회정체성이론에서는 개인에 대한 정의가 그 개인이 속해있는 집단과 그 집단 안에서 그 개인이 하는 행동과 역할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개인이 하는 행동과 역할이 집단이라는 개념 안에 묻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사회정체성이론은 사람들의 행동보다는 사회적 범주 안에서 개인이 보여주는 인지적 결과물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역할정체성이론에서는 이들의 행동적 결과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의 차이는 결국 하나의 현상(즉 개인에 대한 정체성)을 어떤 관점을 가지고 보는지에 대한 차이일 뿐이지 사회구조 안에 존재하는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설명이라는 점에서 이 두 개의 이론이 다르지 않다(Stets & Burke, 2000). 물론 Hogg et al.(1995)의 비교에서는 이 두 개의 이론의 차이점이 강조되면서 이 두 개의 이론이 하나의 이론으로 융합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지만 이후, Stets & Burke(2000)는 이 두 개의 이론은 상당히 유사한 이론들이며 서로가 상당한 교집합을 갖고 있어 구분되기 어렵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뉴욕양키즈라는 프로야구팀과 뉴욕양키즈의 팬들은 하나의 사회적 범주를 형성하고 뉴욕양키즈와 경기를 하는 상대 팀과 상대 팀의 팬들을 외집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뉴욕양키즈의 팬들은 뉴욕양키즈가 경기에 이겼을 때 상대보다 우월한 집단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자신들의 향상된 자존감을 즐기게 된다. 이 예에서 뉴욕양키즈라는 팀과 그 팀의 팬들을 하나의 사회적 범주로 형성하고 그 안에 있는 팬으로서의 ‘나’를 정의하는 것이 사회정체성이론의 관점이며 ‘팬’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을 강조(예를 들어 뉴욕양키즈의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뉴욕양키즈를 응원하는 행동)하는 것이 역할정체성이론의 관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팬이라는 것(being)’과 팬으로서 ‘응원을 하는 것(doing)’을 구분할 수 있는 지와 구분을 해야하는 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학교라는 환경에서 A라는 교사는 교사이기 때문에 수업을 가르친다. 즉 교사라는 직업 그 자체는 A라는 교사를 교사라는 사회적범주 안에 포함시키게 되며 교사이기 때문에 수업을 가르치는 역할이 주어진다. 이 두 가지를 분리해서 생각을 하기 어렵고 이 두 가지를 분리하는 것이 이 개인에 대한 이해를 더 잘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지도 않는다.

Stets & Burke(2000)는 이러한 이유로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이 한 이론의 두 가지 측면(“contrasting sides of a single theory”)이라고 제시를 한 것이다. 결국, Lock & Heere(2017)의 주장처럼 팀동일시 연구에서 두 개의 다른 이론이 사용된 이유는 두 이론이 너무나 유사해서 이 두 개의 이론을 구분지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의 적용

위에서는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의 유사점을 바탕으로 두 이론이 상당한 공통점을 갖고 있는 두 개의 이론이라는 것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Hogg et al.(1995)이나 이를 바탕으로 한 Lock & Heere(2017)의 연구에서처럼 두 이론이 구별될 수 있는 이론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스포츠팬들의 행동을 설명하는 데 있어 어떤 이론이 어떠한 측면에서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팬들의 행동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두 개의 이론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 지와 팀동일시의 측정도구에 있어서 두 이론의 적용, 그리고 팀동일시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두 이론의 적용을 탐색하고자 한다.

Hogg et al.(1995)Stets & Burke(2000)는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이 상당히 유사한 이론이라는 것을 제시하면서도 이 두 개의 이론이 가지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였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은 내집단과 외집단의 구분이다. 사회정체성이론은 사회적범주화를 통해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분하지만 역할정체성이론에서는 하나의 사회적구조(social structure) 안에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다양한 역할을 보유하면서 존재한다는 것을 가정하기 때문에 하위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스포츠 경기와 스포츠팬의 행동을 설명하는데 있어 외집단의 존재는 아마도 필수적인 요건일 것이다. 나의 팀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른 팀의 존재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고 나의 팀이 경기를 하기 위해서도 상대팀이 존재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포츠팬들의 내집단, 외집단, 그리고 집단 간의 비교 측면을 본다면 역할정체성이론보다는 사회정체성이론이 더 많은 효용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Look & Heere(2017)의 기본적인 주장은 팀동일시의 많은 연구들이 사회정체성이론을 이론적 기반으로 사용한 것은 많지만 몇 개의 연구는 역할정체성이론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사회정체성이론의 사용과 유사한 수준으로 역할정체성이론이 팀동일시를 설명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전제를 이들의 논문 전반에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경기라는 구조에 있어서 내집단 외집단의 구분이 필요하고 팬들과 팀의 사회적범주가 확연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역할정체성이론보다는 사회정체성이론이 더 높은 설명력을 갖는다.

Lock & Heere(2017)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팀동일시 측정도구들의 이론적 배경을 역추적하면서 팀동일시를 측정하는데 사용된 이론들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들은 Trail et al.(2003)의 TII를 예로 들면서 이 측정도구가 이론적 배경이 없이 개발되었지만 문항의 내용으로 보았을 때 사회정체성이론보다는 역할정체성이론이 적용된 문항이라고 제시하였다. 이 주장에 사용된 문항은 ‘I consider myself to be a ‘real’ fan of the team’인데 이 문항이 어떠한 이유로 사회정체성보다는 역할정체성을 묻는 문항인지는 제시되어있지 않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들은 Wann & Branscombe(1993)의 SSIS측정도구의 문항인 ‘How important is being a fan to you?’라는 문항도 사회정체성이론보다는 역할정체성이론을 반영하고 있는 문항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위에서 제시된 내용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이슈가 논의될 수 있는데 첫째는 ‘I consider myself to be a real fan of the team’이라는 문항이 정확하게 어떠한 이유로 역할정체성의 내용을 측정하는 문항인지에 대한 Lock & Heere의 설명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 문항을 다른 사회 집단에 적용을 해본다면 ‘나는 이 동아리의 진정한 회원이다’ 혹은 ‘나는 이 학교의 진정한 학생이다’ 정도로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항들에서 나에 대한 정의는 어느 집단에 대한 멤버십을 강조하는 문항으로 오히려 사회정체성의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Lock & Heere(2017)가 ‘I consider myself to be a real fan of the team’이라는 문항이 사회정체성이론이 아닌 역할정체성이론을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아마도 분석의 수준(i.e., level of analysis)의 차이를 고려한 것일 것이다. 이들의 논문에서 두 이론이 구분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분석의 수준’의 차이라고 언급하면서 사회정체성은 집단을 그리고 역할정체성은 개인을 분석의 중심에 놓고 있다고 제시한다. 따라서 문항에 ‘fan’이라는 단어가 강조되면 그 문항은 역할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문항이고 ‘team’이라는 단어가 강조가 되면 그 문항은 사회정체성이론을 바탕으로 한 문항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상당히 조심해서 접근되어야 할 부분이다. 사회정체성이 역할정체성보다 집단에 대한 인지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정체성이론 역시 집단 안에서의 개인에 대한 설명이기 때문이다. Ravasi & Recom(2003)은 조직정체성 연구에서 다루어져 온 분석의 수준을 언급하면서 “For instance, social identity theory focuses on the perception of individual, whereas other theories take organizational level or even society-level phenomena into account (p.122)” 라고 제시하고 있다. 즉 사회정체성이 다루고 있는 것은 개인의 수준이고 이 개인을 집단과의 관계 안에서 설명하는 것이지 분석의 수준이 조직 자체인 것은 아닌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Stets & Burke(2000)도 사회정체성이론의 관점이 사회적 범주를 강조하고는 있지만 사회정체성이론도 역시 사회적 범주 안에 존재하는 개인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고 제시한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의 주장은 결국 ‘나는 ○○팀의 팬이다’라는 문항이 딱히 하나의 이론(역할정체성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Lock & Heere(2017)는 팀동일시라는 현상을 표현하는 명칭에 있어서도 두 개의 이론이 다르게 적용된 결과라고 제시하고 있다. Look & Heere는 fan identification이라는 단어는 ‘fan’ 한 명이 가지는 ‘fan’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이 명칭은 역할정체성이론에 기반을 둔 명칭이라고 설명으로 하고 있으며 team identification이라는 단어는 ‘team’이라는 집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사회정체성이론에 바탕을 둔 명칭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Lock & Heere(2017)도 최근에 보여지는 명칭의 사용과 팀동일시 연구에서 사회정체성이론이 주로 사용이 된다는 점을 들어 “Given the theoretical nuances we have discussed, there seems little justification for the continued use of fan or spectator identification to problems focussed on the connotations of group membership” (p. 15)라고 제시하면서 fan identification이라는 단어의 사용이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음을 제시하였다.

이와 함께 우리는 fan identification이라는 단어가 스포츠팬들의 행동양식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유용한 개념인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Swanson & Kent(2015)는 fan identification이라는 명칭은 정확하게는 fan group identification을 의미하며 ‘fan’들이 모여 있는 집단 안에서 개인이 가지는 사회정체성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팬을 정의하는 과정에서는 팬과 팀의 관계가 팬과 다른 팬들의 관계보다 더 중요하다. 팀이 있어야 그 팀의 팬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 팀을 응원하는 다른 팬들과의 관계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팬이 동일시를 하는 가장 1차적인 대상은 팀이지 그 팀을 응원하는 다른 팬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스포츠소비자행동에서 관심을 갖는 팬들의 라이센싱제품의 구매나 티켓구매를 설명해줄 수 있는 단어는 fan identification보다는 team identification이 더 적절한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팀동일시: 사회정체성이론의 적절한 적용인가?

지금까지의 많은 경험적 연구들은 팀동일시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스포츠소비자 특히 관람스포츠 소비자에 대한 행동을 연구하여 왔다. 그 시작이 갖고 있는 비이론적인 부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팀동일시라는 연구는 스포츠소비자행동 연구에서 어쩌면 양적으로 가장 큰 하나의 줄기를 형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경험적 연구결과의 축적이 이루어져 있는 상황에서 Lock & Heere(2017)의 이론적 담론은 분명히 팀동일시 연구에 있어서 큰 자양분이 될 것이고 이는 앞으로 팀동일시라는 개념을 사용한 연구들의 이론적 근거를 탄탄하게 해 줄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좀 더 근본적인 수준에서 팀동일시에 대한 이론적 타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앞에서도 제시가 되었듯이 애초에 팀동일시라는 단어가 만들어질 때 이론적으로 충분한 고찰을 하지 못하였고 또한 많은 연구에서 사회정체성이론을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서 아무런 학문적 도전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팀동일시라는 개념과 내용상 또는 구조상 유사한 개념들을 사용하여 팀동일시라는 개념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이론적 타당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팀동일시 개념과 가장 근거리에 존재하는 개념을 찾아보자면 조직행동학에서 다루고 있는 organizational identification(조직동일시)일 것이다. 물론 팀동일시 변인을 사용한 모든 선행연구들이 조직행동학에서 사용되고 있는 조직동일시를 근접한 개념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선행연구에서 조직동일시의 개념(Ashforth & Mael, 1989)을 차용하기도 하였으며 조직동일시를 측정하는 문항(Mael & Ashforth, 1992)을 직접 사용하기도 하였기 때문에 팀동일시 개념과 조직동일시의 개념에 상당한 교집합이 존재한다는 것에는 큰 이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i.e., Fink et al, 2002; Kwon & Armstrong, 2002; Kwon & Armstrong, 2004).

많은 팀동일시 선행연구에서 조직동일시의 개념과 측정도구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개념적, 이론적 고찰이 충분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많은 연구에서 조직이라는 부분과 팀이라는 부분이 같은 분석 수준에 있다고 가정하고 조직동일시의 개념이 차용되어왔으며, 이 연구들을 심사하는 심사자들도 이를 충분히 인정하였기 때문에 선행연구들이 출판이 되어온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리고 이러한 암묵적 동의는 국내의 연구 뿐만 아니라 국외 저널을 통해 출판된 논문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Fink et al., 2002; Kwon & Armstrong, 2002; Kwon & Armstrong, 2004; Kwon & Kwak, 2014; Swanson et al., 2003).

하지만 스포츠팀과 팬들의 관계가 조직과 조직원의 관계와 동일하게 취급되는 것이 사회정체성이론을 적용하는데 있어 아무런 개념적 괴리가 없는 지 확인하는 절차는 필요하다. 사회정체성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양한 사회적 분류를 사용하여 자기와 타인을 분류한다 (Tajfel & Turner, 1979). 이러한 분류에는 성별, 종교, 나이, 직업 등이 사용될 수 있다. 즉 사회정체성이론에서 말하는 내집단과 외집단을 보았을 때 내집단은 해당 집단 안에 동일한 사회정체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조직에는 조직이라는 분류 안에 조직원이라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이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한 조직을 위해 일을 하는 동일한 사회정체성을 공유한다.

스포츠팀과 팬의 상황에서도 이러한 똑 같은 분류와 멤버십이 가능할까? 팀동일시라고 불리어지는 이 개념을 조직동일시의 개념으로 본다면 이 팀동일시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팀이라는 사회적 범주(social category)안에서 이 팀을 위해 일하는 조직원, 예를 들어 프론트 오피스의 직원들과 선수, 감독, 코치 등의 일원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하지만 스포츠소비자행동 연구에서 얘기하는 팀동일시는 그 팀을 위해 일하는 조직원이 갖고 있는 정체성이 아니며 그 팀의 소비자가 갖고 있는 정체성을 의미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적 괴리가 생기는 이유는 팀이라는 사회적 범주(social category)안에 두 개의 사회정체성을 갖고 있는 두 개의 집단이 동시에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한 부류는 팀이라는 조직의 조직원이며 스포츠서비스의 공급자이고 다른 한 부류는 팬이라고 불리는 소비자이다. 물론 이들이 팀이라는 조직과 ‘하나’라는 인식(oneness)을 갖고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은 높지만 공급자와 소비자를 하나의 사회적 분류(social category)에 포함시킨다는 것은 기본적인 사회정체성이론과는 개념적인 괴리를 보일 수 있다.

팀동일시와 유사하게 소비자와 공급자를 하나의 사회적분류안에 포함을 시킨 개념은 스포츠소비자관련 연구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은 아니다. 일반 마케팅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기업에 대한 고객의 동일시(customer identification with a company) 혹은 고객-기업동일시(consumer-company identification, c-c identification)라는 개념을 사용하여왔다(Bhattacharya et al, 1995; Bhattacharya & Sen, 2003; Marine et al., 2009; Pérez et al., 2013). 이 개념의 이론적인 근간은 사회정체성이론과 조직동일시이론이기때문에(Bhattacharya, et al., 1995) 어떤 시각으로 보던 간에 팀동일시와 상당히 유사한 이론적 근간을 공유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고객-기업동일시라는 개념은 팀동일시가 공식적으로 사용된 1990년(Wann & Branscombe, 1990) 보다 시기적으로 늦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마케팅에서 고객-기업동일시와 스포츠마케팅에서 팀동일시가 처음으로 소개된 연구(i.e., Bhattacharya, et al., 1995; Wann & Branscombe, 1990)들이 갖고 있는 내용적인 접근방법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Bhattacharya et al.(1995)의 연구에서는 고객-기업동일시의 이론적 근거가 사회정체성이론과 조직동일시이론에 있다는 것을 정확히 명시하면서 어떤 이유로 소비자가 공급자와 하나의 사회집단으로 구별될 수 있는 지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Bhattacharya et al.(1995)의 방식과는 상이하게 Wann & Branscombe (1990, p. 112)의 연구에서는 ‘social identity literature’라는 단어와 Tajfel(1981, 1982)Tajfel & Turner (1979)의 연구들이 제시되면서 팀동일시라는 것이 사회정체성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뉘앙스 정도만 제시가 되었을 뿐 어떠한 논리적 과정으로 사회정체성이론이 팀동일시라는 개념으로 발전하였는지에 대한 설명은 제시가 되지 않았다.

일반 마케팅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고객-기업동일시의 개념적 출발은 ‘한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그 회사의 조직원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직원으로 보는 것이 옳다’라는 것이다(Bhattacharya et al., 1995). Bhattacharya et al.(1995)은 그들의 연구에서 소비자들을 ‘member’로 칭하면서 공급자로서의 조직원과 유사한 대상으로 취급하였다. 즉, 조직이라는 사회적범주(social category)를 공급자만의 범주에서 확장하여 소비자를 같은 범주 안에 포함시킨 것이다.

Bhattacharya et al.(1995)은 기존 조직이라는 사회적범주를 확장하여 소비자들을 같은 사회적 범주 안으로 포함시키긴 하였지만 소비자들이라는 사회정체성과 공급자라는 사회정체성을 동일하게 보지는 않았다. 만약 이 두 집단을 정말 하나의 사회적 범주로 간주하였다면 굳이 고객-기업동일시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낼 필요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조직동일시를 사용하여 이 사회적 범주 안에 있는 모든 개인들의 사회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임의적으로 확장된 사회적 범주 안에 구별되는 사회정체성을 가진 다수의 집단(두 개 이상의 집단)이 존재하는 것이 사회정체성이론과 개념적 괴리를 일으킬 요소가 없는 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사회정체성이론에서 제시되는 사회적 범주라는 것이 유연함보다는 엄밀한 성격을 갖고 있고 그로 인해 한 사회적 범주에 복수의 정체성으로 구분될 수 있는 사람들이 포함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라면 팀동일시나 고객-기업동일시는 상당히 비이론적인 개념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회적 범주의 임의적 확장이 가능한 지 아닌 지에 따라 스포츠소비자행동 연구에서 사용되고 있는 팀동일시라는 단어는 다양한 수준의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정은 아마도 두 가지의 다른 관점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Bhattacharya et al.(1995)처럼 소비자도 조직의 멤버가 될 수 있다(예를 들어 나는 코카콜라를 마시는 소비자이며 코카콜라라는 회사와 동일시를 인지한다)는 관점이다. 즉 사회정체성이론에서 제시하는 사회적 범주에 소비자와 공급자가 같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점을 사용한 수정이다. 이 관점은 어떻게 보면 최소한의 수정을 가하면서 사회정체성이론을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팀동일시라는 명칭이 갖고 있는 문제는 팬이라는 소비자집단과 팀이라는 공급자집단을 동시에 반영하지 못하고 팀이라는 단어만이 명칭에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혼돈은 팬과 팀이라는 두 개의 다른 사회정체성을 지닌 집단을 하나의 사회적 범주에 포함시키고 이를 대표할 수 있는 하나의 단어를 찾아내려고 하였기 때문에 생긴 오류이다. 일반 마케팅에서도 소비자와 공급자를 하나의 사회적 범주 안에 넣는 방법을 사용하였지만(Bhattacharya et al., 1995; Bhattacharya & Sen, 2003; Marine et al., 2009; Pérez et al., 2013) 이 범주 안에 있는 두 개의 구별되는 사회정체성을 모두 인정하였기에 고객-기업동일시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이다. 따라서 팀과 팬이라는 두 개의 정체성을 다 나타낼 수 있는 ‘팀에 대한 팬의 동일시(fan identification with a team)’ 혹은 표기의 편의상 팬-팀동일시(Fan-Team Identification)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한 수정 제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수정은 사회정체성이론에서 말하고 있는 사회적 범주에 팀과 팬이 같이 공존하지 못한다는 관점에서의 수정이다. 팬과 팀이 하나의 사회적 범주 안에 포함되지 못한다면 팀동일시라는 개념은 상당히 비이론적인 개념이 될 것이고 결국 팀동일시는 사회정체성이론을 잘못 적용한 개념이 된다. 어떻게 보면 이 관점에서의 수정은 수정의 수준이 아니라 이 개념의 폐기의 수준이 될 수 있다. 팀동일시가 이론의 부정확한 적용이었다면 이 개념의 사용을 지양하고 이론적인 문제가 없는 다른 개념의 사용이 제안될 필요가 있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팀동일시에 대한 이론적 고찰이 이루어진 Lock & Heere(2017)의 연구를 바탕으로 이들의 연구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못한 부분에 대한 보충과 함께 Lock & Heere(2017)의 주장과 달리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를 제시하였다. 또한 팀동일시라는 개념이 사회정체성이론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지를 조직동일시와 고객-기업동일시를 사용하여 점검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결론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팀동일시 선행연구에서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이 혼재되어 사용된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팀동일시라는 개념이 사용되기 시작한 초기에 이 개념에 대한 이론적 배경이나 이론적 적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정체성이론과 역할정체성이론이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특별한 구별이 없이 혼재되어서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높다.

둘째, 사회정체성이론에서 말하는 사회적 범주 안에는 하나의 사회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포함된다. 하지만 팀동일시라는 개념의 사회적 범주에는 팀(공급자)과 그 팀을 응원하는 팬(소비자)들이 공존하고 있어 사회정체성이론에서 제시하고 있는 기본적인 사회적 범주와 상이한 측면이 존재한다. 팀이라는 사회적 범주의 범위가 임의적으로 확장이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적용은 팀동일시라는 개념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 마케팅 문헌에도 고객-기업동일시라는 개념이 유사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사회정체성이론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회적 범주가 유연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이러한 범위의 확장이 이론적으로 문제가 없는 지는 향후 연구에서 충분히 고찰이 되어야하겠다. 이러한 고찰과는 별도로 팀동일시라는 명칭이 팀이라는 사회적 범주는 반영을 하고 있지만 이 사회적 범주 안에 존재하는 팬을 반영하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에 팀에 대한 팬의 동일시(fan identification with a team) 혹은 팬-팀동일시로 수정이 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향후 연구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위에서 제시한 것과 마찬가지로 팀동일시나 고객-기업동일시라는 것이 사회정체성이론의 틀 안에서 설명이 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정확한 이론적 고찰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이에 대한 정확한 이론적 고찰이 있어야만 팀동일시 개념이나 고객-기업동일시 개념이 향후 연구에서 이론적인 정당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지가 결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현재 스포츠소비자행동 연구에서는 유사한 다수의 개념들이 사용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서, 팀동일시와 함께 팀충성도(태도적 충성도, 행동적 충성도)나 팀에 대한 심리적몰입(Psychologicla Commitment to Team; Mahony et al., 2000)등이 팀과 팬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변인들로 사용되고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 개념들이 이론적으로 또는 개념적인 수준에서 차별화가 될 수 있는 개념인지를 확인하여 향후 스포츠소비자 연구에 있어서 발전된 간결성(parsimony)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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