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제대군인의 조정 참여와 회복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A Qualitative Study on Rowing Participation and Recovery Experiences of Injured Veterans in South Korea

Abstract

PURPOSE This study explores the multidimensional changes experienced by injured veterans through participation in adaptive rowing programs. It qualitatively examines the ways in which rowing is more than a physical activity, being also a means of healing, supporting psychological, social, and identity-based recovery in veterans having been discharged due to injury. METHODS A qualitative case study methodology was adopted. Eight veterans who had experienced physical or psychological injury and participated in a structured rowing program were purposively sampled. Data were collected through semistructured in-depth interviews, participatory observation, and reflective memos. Thematic analysis was adopted to extract key patterns and meaning units. RESULTS The results were understood in terms of two overarching themes. First, before rehabilitation, participants reported significant loss of physical function, restrictions in their autonomy, psychological trauma, confusion of identity, social isolation, and relational disconnection. Second, following their participation in rowing activities, they experienced noticeable improvements in terms of physical health, emotional stability, self-esteem, interpersonal bonding, and a renewed sense of belonging. The environment of the rowing team provided rhythm and structure, cooperation, and emotional resonance, facilitating the extension of holistic recovery beyond physical rehabilitation. CONCLUSIONS Rowing was more than a sport for participants, also serving as an integrative medium that brought holistic recovery to injured veterans. These findings indicate that team sports such as rowing can play a transformative role in supporting psychological resilience, social reintegration, and the reconstruction of personal identity. Future rehabilitation programs should actively ´incorporate community-based interventions of this type.

keyword
Injured veteransRowingAdaptive sportsSelf-identitySocial relationships

초록

[목적] 본 연구는 부상으로 인해 전역한 제대군인들이 조정(rowing) 활동에 참여하면서 경험하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변화 과정을 탐색하고, 이를 통해 조정 스포츠가 재활에 미치는 다차원적 영향을 질적으로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방법] 본 연구는 질적 사례연구 방법에 따라 수행되었으며, 신체적 또는 정신적 부상을 경험하고 조정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상 제대군인 8명을 유의표집하여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반구조화된 심층 인터뷰와 참여관찰을 통해 수집된 자료는 주제분석을 통해 분석하였다.

[결과] 연구 결과는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도출되었다. 첫째, 재활 초기의 부상 제대군인들은 신체 기능 저하와 일상생활의 제약, 외상 후 스트레스와 정체성의 혼란, 사회적 고립과 관계 단절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들은 ‘쓸모없는 존재’라는 인식을 내면화하고,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었다. 둘째, 조정 참여 이후 이들은 점진적으로 신체 능력을 회복하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자존감을 되찾으며, 동료들과의 훈련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고 소속감을 회복하였다. 특히, 팀 스포츠로서 조정이 제공하는 리듬감, 협업, 몰입감은 심리적 안정감과 공동체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기능적 회복을 넘어 삶의 의미 재구성 과정으로 작용하였다.

[결론] 조정은 부상 제대군인에게 단순한 스포츠 활동을 넘어, 신체적 재활과 심리적 안정, 사회적 통합을 동시에 촉진하는 전인적 재활 수단으로 기능하였다. 본 연구는 기존 재활 정책과 프로그램이 신체 중심에서 벗어나 참여자 주도적이고 공동체 기반의 회복 모델로 확장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향후 부상 제대군인을 위한 통합 재활 프로그램 설계 시, 조정과 같은 팀 기반 스포츠의 체계적 도입 및 제도화가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주요 용어
부상 제대군인조정적응형 스포츠정체성사회적 관계

서 론

한국은 분단국가로서 지속적인 군사적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군인들은 강도 높은 훈련과 실전적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2015년 목함지뢰 폭발 사건과 같은 군사적 충돌뿐만 아니라, 훈련 중에 발생하는 사고, 반복적인 신체적 부담으로 인한 부상 등이 발생하고 있다.1) 이러한 부상은 단순한 신체적 손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심리적 스트레스와 사회적 재적응의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신체적 능력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부상을 입은 군인들은 기능 상실, 정체성 혼란, 심리적 불안정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Caddick et al., 2015b; Nicholls et al., 2012). 군대 조직은 신체적 능력을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기 때문에, 부상 제대군인들은 역할 상실과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며, 이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사회적 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Caddick & Smith, 2014). 그러나 한국의 부상 제대군인들은 충분한 재활 지원 없이 조기 전역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신체적 회복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할의 상실, 정체성 재정립의 어려움, 그리고 심리적 불안정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Kim et al., 2024).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포츠를 활용한 재활이 부상 군인들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회복을 돕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Caddick et al., 2015a, 2015b; Caddick & Smith, 2014; Carless et al., 2014). 기존 연구에서는 스포츠 활동이 신체적 회복을 촉진하고, PTSD 증상을 완화하며(Caddick et al., 2015b),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을 밝혀왔다(Beauchamp & Rhodes, 2020; Ruissen et al., 2020). 예를 들어, Serfioti and Hunt(2022)는 모터스포츠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부상 군인들이 운동을 통해 신체 건강과 주관적 웰빙을 개선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활에 대한 동기 부여, 신체 이미지 수용,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채택 등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이점이 있다는 점을 보고했다. 이처럼, 신체활동과 스포츠는 부상 군인의 신체 및 정신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재활 프로그램의 일부로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조정(rowing)은 전신의 협응을 요구하는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운동으로서, 팀 기반 훈련과 협동, 그리고 소속감 등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상 군인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 회복을 동시에 촉진할 잠재력이 있는 종목으로 고려될 수 있다(Ye et al., 2021). 또한, 조정은 전신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으로 하체 사용이 제한적인 부상 군인들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더 나아가 조정은 팀워크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로서, 군대 조직의 문화와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어 군 경험이 있는 부상 제대군인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조정과 같은 수중 스포츠는 신체 기능을 향상시키고(Amelia, 2012; Hammill et al., 2018; Hoogenboom & Lomax, 2024; Moriello et al., 2017), PTSD 및 우울증 증상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Herold et al., 2016; Kheiri et al., 2024; Mozafarizadeh et al., 2018).

그러나, 이러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조정을 활용한 부상 군인의 스포츠 재활 연구는 부족하며, 특히 조정 참여가 부상 군인들의 회복 경험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더욱이 부상 군인의 재활 스포츠 참여와 회복 경험은 의료·복지 지원 체계, 군 조직 문화, 장애 및 적응체육 인프라 등 사회·제도적 맥락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어, 특정 국가에서 축적된 연구 결과를 다른 문화권에 그대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제대군인의 외상 경험과 외상 후 성장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며, 부상 및 외상이 제대 이후 삶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기 시작하였다(Kim et al., 2024).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외상 경험과 적응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스포츠 참여가 회복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탐색하지 못하였다. 특히, 조정과 같은 적응형 스포츠가 부상 제대군인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 회복 경험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에 본 연구는 부상 제대군인이 경험하는 신체적·심리적·사회적문제를 탐색하고, 조정 참여를 통해 어떠한 회복 경험을 형성하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스포츠 재활이 부상 제대군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 향후 부상 제대군인을 위한 재활 지원체계 및 정책의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데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본 연구는 부상 제대군인들이 부상 이후 직면하게 되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문제를 살펴보고, 조정(rowing) 참여가 이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탐색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이와 같은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질적 사례연구(qualitative case study)를 수행하였다. 질적 사례연구는 특정 집단이 경험하는 현상을 실제 삶의 맥락 속에서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참여자의 경험과 의미를 다각적으로 탐색하는 데 적합한 연구방법이다. 본 연구에서는 군 복무 중 부상을 경험한 후 조정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부상 제대군인들의 경험을 하나의 사례(case)로 이해하고, 부상 이후 삶의 변화와 조정 참여 경험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사회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m) 인식론을 기반으로 수행되었다. 사회구성주의는 개인의 경험과 의미가 사회적 상호작용 및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구성되고 재구성된다고 본다. 이에 본 연구는 부상 제대군인들의 부상과 재활 경험이 개인의 내면적 경험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환경 속에서 형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으로 이해하였다. 따라서 연구 참여자들이 부상 이후의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조정 참여를 통해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의미를 형성해 가는지를 참여자의 관점에서 탐색하고자 하였다.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한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기 위해 유목적적 표집방법(purposive sampling)을 활용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선정기준은 첫째, 군 복무 중 부상(신체적/정신적 부상 포함)으로 인해 중도 전역한 자, 둘째, 부상(신체적/정신적 부상 포함)으로 인한 제대 이후 조정(rowing)에 1년 이상 참여한 자, 셋째, 조정대회에 참가해 본 경험이 있는 자로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 모집문건을 부상 제대군인들이 자주 방문하는 장소의 게시판과 홈페이지에 게시하였고, 연구목적에 부합한 8명의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군 복무 형태, 군 경력, 현재 직업 및 조정 참여 기간 등에서 차이를 보였으나, 모두 군 복무 중 부상을 경험한 후 전역하였으며, 이후 조정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참여자 구성은 부상 이후 신체적·심리적·사회적 변화를 경험하는 과정과 조정 참여의 의미를 다양한 삶의 맥락속에서 심층적으로 탐색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나이는 30세~42세 사이였으며, 평균 군 복무기간은 5년이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발목 절단, 하반신 절단, 하반신 마비 등의 신체적 부상과 PTSD, 우울증 등의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의 세부적인 사항은 <Table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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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Characteristic of participants
Code Age Affiliations Rank History of physical and psychiatric disorders Military service Occupation Careers (rowing)
P1 33 Marine Corps Captain Ankle amputation (left), nonogranic sleep disorder 7 Government employees 2
P2 34 Marine Corps seaman recruit Multiple fragment wound, PTSD, mixed anxiety 2 Government employees 2
P3 30 army PFC Paraplegia, PTSD 1 Athletes 5
P4 42 army Staff Sergeant Paraplegia, mixed anxiety 10 Athletes 2
P5 35 army PFC Monoplegia, Depressive episode 8 Graduate student 4
P6 34 army corporal Monoplegia, Depressive episode 2 Government employees 3
P7 39 army First Lt Paraplegia, PTSD 2 Self-employed 5
P8 38 air force Master Sergeant Ankle amputation(Right), PTSD 8 Self-employed 1

데이터 수집

인터뷰는 군 복무 경험이 있는 3인의 연구자가 함께 수행하였다. 이러한 연구자들의 배경을 바탕으로 연구 참여자들과 비교적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이 편한 분위기에서 인터뷰할 수 있도록 소속 직장 및 훈련장, 체육관 등 연구 참여자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장소에 방문하여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총 2회에 걸쳐 실시되었으며, 회당 약 60분 내외로 진행되었다. 1차 인터뷰에서는 반구조화 면담을 활용하여 부상 경험과 부상 이후 일상생활에서 겪은 어려움, 조정 참여 계기 및 경험, 그리고 조정 참여 이후 신체적·심리적·사회적 변화 경험을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2차 인터뷰에서는 참여관찰을 병행하였다. 연구자들은 참여자들의 조정 활동 현장을 방문하여 훈련 과정, 참여자 간 상호작용 및 경기 참여 과정 등을 관찰하였으며, 관찰 과정에서 현장노트를 작성하였다. 또한 연구자들은 자료수집 과정에서 자신의 이해와 해석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 하기 위한 메모를 작성하였다. 이러한 자료는 분석 과정에서 연구자의 해석을 성찰하고 검토하는 자료로 활용되었다.

또한 참여자들에게 부상 당시와 조정 활동 경험이 담긴 사진을 준비하도록 요청한 후, 해당 사진에 담긴 의미와 경험을 이야기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풍부한 자료를 수집하고자 하였다. 이는 참여자들의 당시 경험과 느낌을 생생하게 불러 일으키고(Phoenix, 2013), 나아가 연구 참여자의 시선에서 해당 경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Cope et al.,2015). 추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전화와 메신저를 활용하여 데이터의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데이터 분석

인터뷰 내용은 연구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기를 통해 녹음되었다. 인터뷰가 종료된 즉시 전사하였다. 전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3인의 연구자가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 녹음의 내용이 완벽히 이해되었는지를파악했다. 이후 연구자 3인이 전사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데이터 간 비교하는 작업이 수행되었다. 데이터 분석은 반성적 주제분석(reflexive thematic analysis)를 기반으로 수행되었으며, 참여자의 경험에서 도출된 의미를 보다 깊이 있게 해석하기 위해 귀납적이고 반성적인 분석 접근을 하였다(Braun & Clarke, 2021). 먼저, 연구자들은 전사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며 자료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쳤으며, 참여자의 경험을 나타내는 의미있는 진술과 사건을 중심으로 초기 코드를 생성하였다. 이후 유사한 의미를 지닌 코드들을 비교·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잠정적인 주제를 구성하였으며, 자료 전체의 맥락 속에서 각 주제의 의미와 적절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였다.

분석 과정에서 부상 이후 경험하는 신체적 어려움, 심리적 어려움, 사회적 어려움 및 조정 참여를 통한 변화 경험과 관련된 다양한 코드가 생성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부상 제대군인의 회복 경험에 관한 주제를 도출하였다.

또한 연구자들은 분석 과정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논의와 성찰을 수행하였으며, 도출된 주제가 참여자의 경험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검토하였다. 이후 선행연구와의 비교를 통해 연구 결과의 의미를 해석하였으며, 동료 연구자와의 토론을 통해 분석 결과의 타당성을 재확인하였다.

연구의 진실성

연구의 진실성과 해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찰 자료, 심층면담 자료, 사진 자료 및 문서자료를 활용한 삼각검증(triangulation)을 실시하였다. 또한 자료 분석 과정에서 연구자 간 동료 검토(peer debriefing)를 통해 자료 해석과 결과 도출의 적절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였으며, 자료 간 일관성과 상호 보완성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연구 결과가 참여자의 경험과 의미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참여자 검토(member checking)를 실시하였으며, 분석 결과와 해석 내용을 참여자에게 공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자 3인은 모두 군 복무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은 연구 참여자들과의 신뢰관계 형성과 심층적인 자료수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자신의 군 복무 경험과 가치관이 자료의 해석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자료수집 및 분석 전 과정에서 지속적인 성찰(reflexivity)을 수행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은 인터뷰와 참여관찰 과정에서 반성메모를 작성하였으며, 연구자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이해와 가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였다. 또한 연구자 간 정기적인 논의와 동료 검토를 통해 개인적 경험과 참여자의 경험을 구분하고,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검토함으로써 연구 결과의 신뢰성과 해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한편, 본 연구는 연구 수행에 앞서 소속 대학 기관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받았다. 자료 수집에 앞서 연구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절차를 충분히 설명한 후 자발적인 연구 참여 동의를 획득하였으며, 연구 참여 과정에서 불편함이나 부담을 느낄 경우 언제든지 연구 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자의 익명성과 기밀성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참여자에게 코드번호를 부여하였으며, 자료 전사 과정에서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하거나 수정하였다.

연구결과

본 연구에서는 부상 제대군인의 신체적 제한, 심리적 불안, 사회적 단절이라는 세 가지 주요 어려움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문제들은 재활을 방해하고, 사회 복귀를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조정(rowing)은 구조화된 훈련, 팀워크, 성취감을 제공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1>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도식화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부상 제대군인이 전역 이후 직면하는 세 가지 어려움과 조정 참여를 통해 나타난 재활 효과 간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조정이 부상 제대군인의 회복과 삶의 전환을 지원하는 과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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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The impact of rowing rehabilitation on injured veterans
KJSS-37-3-515_F1.tif

부상 이후 제대군인의 삶의 변화

부상 제대군인들은 신체적 기능의 손실뿐만 아니라, 정체성의 변화와 사회적 관계 단절이라는 복합적인 문제를 경험하고 있었다. 군 복무 시기에는 강한 신체 능력과 조직 내 역할이 자아 정체성의 핵심 요소였으나, 부상 후 전역하면서 이러한 기반이 무너진다. 본 연구에서는 부상 제대군인들이 전역 후 겪는 어려움을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측면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1. 신체 기능 저하와 자율성의 제약

부상을 입은 군인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신체적 손실을 경험했다. 군대라는 특성상, 이들의 부상은 단순 경미한 부상이 아니라 생과 사를 넘나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 참여자들 역시 발목 부상, 하지 마비 등 심각한 신체적 손실을 겪었다. 참여자 P2는 훈련 중 예기치 못한 포격을 맞아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들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은 상황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그날 이후 제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훈련 중 잠시 쉬고 있던 시간에 갑작스럽게 포격이 시작됐고, 함께 있던 후임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저와 선임도 큰 부상을 입으면서 다리를 움직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P2)

그(P2)에게 부상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동료의 죽음과 자신의 신체 기능 상실이 동시에 일어난 극단적인 상황이었다. 연구 참여자들 역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며, 부상 이후 이전에는 자연스럽게 수행하던 기본적인 활동들이 이제는 도전적인 과제가 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동과 같은 일상적인 행동조차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삶의 범위가 급격히 축소된다는 점을 실감하게 되었다. 참여자 P1은 신체적 변화로 인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상을 경험해야 한다는 점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횡단보도 앞에 서서 신호등을 바라보고 있는데 녹색불이 깜빡이기시작했어요. 예전에는 그런 상황이면 별생각 없이 뛰어서 건너갔을텐데, 그때는 목발을 짚고 있으니까 발걸음을 마음대로 옮길 수도 없더라고요. ‘지금 건너도 될까?, 아니면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 할까?’하는 생각부터 하게 됐어요. 예전에는 한 번도 고민해본 적 없었죠.이런 제 모습을 보니까, 내가 정말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이 그 순간가장 크게 와닿았습니다. 마음이 답답하고 허탈했어요. (P1)

그(P1)에게 신호등 하나를 건너는 행위조차도 과거와 현재를 가르는 경계선이 되었다. 과거에는 아무런 고민 없이 뛰어 건너던 일이 이제는 깊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로 여겨지는 것이다. 이는 신체적 어려움이 단순한 기능적 제한을 넘어, 일상생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위협하는 요소임을 보여준다. 특히, 부상 제대군인들에게 신체적 기능 상실은 특정한 움직임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의미를 넘어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었음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군인으로서 자신의 신체 능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수하다고 인식해왔다는 점에서,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한 신체적 상실이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부상 이후, 이들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으며, 이는 새로운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여자 P8은 부상 후 자신이 더 이상 과거처럼 운동할 수 없다는 점이 큰 충격이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운동하는 시간이 가장 즐거웠는데, 다친 뒤에는 몸이 따라주지 않더라고요. 예전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는 걸 느끼는 순간, 운동을 계속할 마음도 점점 없어졌어요. (P8)

이처럼 연구 참여자들에게 신체적 어려움은 단순한 기능 손실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와 연결되어 있었다. 신체적 변화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삶을 계획하고 살아가는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은 신체적 회복뿐만 아니라, 새로운 신체 상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삶의 방식까지 바꾸어야 했다.

2. 심리적 외상과 정체성 혼란

부상은 단순한 신체적 손실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성까지 깊은 영향을 미친다. 군인들에게 신체적 능력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자신을 증명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는 군대에서의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할과 자존감에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부상을 입는 순간, 그들은 더 이상 이전의 자신일 수 없다는 현실과 마주하게 되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부상을 당하고 나니까 가장 막막했던 건 앞으로의 삶이었습니다. 이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 예전처럼 살 수는 없는 건지 그런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P7)

심리적 충격은 단순히 정체성의 혼란으로 끝나지 않고,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정신적 후유증으로도 이어진다. PTSD는 심각한 외상 경험 이후 반복적인 불안, 감각 과민 반응 등을 동반하며, 이는 부상 제대군인들에게 큰 문제로 남겨진다. 참여자 P2는 부상 이후, 일상생활에서도 끊임없는 불안을 느꼈다고 한다.

주변에서 갑작스러운 소리가 들리면 전투기나 포격 소리처럼 느껴질때가 많았어요. 비행기 소리만 들어도 몸이 먼저 반응해서 침대 밑으로 숨곤 했고, 아무리 괜찮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었죠. (P2)

그(P2)는 과거 전투 중 겪었던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되살아나며, 사소한 소리조차도 생명의 위협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끊임없는 장애물로 작용했다. PTSD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는 과거 경험에 대한 반복적인 회상과 감각적 재경험이며, 이는 특정한 상황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들은 전장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며, 이는 사회적 고립과 대인관계 회피로도 이어질 수 있다. PTSD를 겪는 부상 제대군인들은 주변 환경을 위협적으로 인식하기 쉬우며, 이로 인해 과민 반응을 보이거나 외부 자극을 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에게 부상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의미했다. 이전에는 분명했던 목표와 계획들이 한순간에 붕괴되었고, 이들은 완전히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신체적 손실이 단순한 기능적 문제를 넘어서 정체성의 변화를 초래하는 이유는, 군인으로서의 자아와 신체적 능력이 강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신체적 능력을 기반으로 팀원들과 협력하고, 작전을 수행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었지만, 부상 이후 이들은 자신의 역할과 존재 의미를 재정립해야 하는 과제와 직면했다. 참여자 P8은 부상 이후 자신이 점점 무력감을 느낀다고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예전처럼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어요. 특히 좋아했던 운동도더 이상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하나씩 포기하는 일이 생길수록 제 삶의 범위도 함께 좁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P8)

이처럼, 부상 제대군인들이 경험하는 심리적 어려움은 신체적 손실보다 더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사회 복귀에도 중요한 걸림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 사회적 고립과 관계 단절

부상 후 군인들은 인간관계의 단절과 군대 내 소외, 그리고 사회적 제도의 한계로 인해 더욱 깊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부상을 입은 순간부터 기존의 관계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며, 자신이 군대에서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로 인식되고, 사회로 복귀한 이후에도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된다고 진술한다.

먼저, 부상을 입은 군인들은 친구, 연인, 가족과의 관계에서 단절을 경험하며, 이는 신체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으로 설명된다. 참여자 P3은 부상 후 인간관계에서 단절을 다음과 같이 경험했다고 진술한다.

다치기 전에는 늘 함께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부상을 당한 뒤에는하나둘 연락이 끊기기 시작했어요.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관계가 점점 멀어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들었습니다. 그 외로움이 생각보다 오래갔어요. (P3)

그(P3)는 자신이 부상을 입은 후 사회적 관계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체감했으며, 이를 신체적, 심리적 고통만큼 큰 어려움으로 느꼈다고 한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은 군대 내에서 자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존재’로 취급되는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건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까지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조직은 저를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사람으로 바라봤고, 그때 제가설 자리를 없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P4)

부상 제대군인들은 군대에서뿐만 아니라, 전역 이후 사회에서도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며, 이는 사회적 관계의 단절과 더불어 이들이 직면하는 또 다른 어려움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가의 보훈 체계는 부상 제대군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복지 자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부상 제대군인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복지 지원이 넉넉했다면 갈등이 생기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받을 수 있는 자원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 유가족과 부상 제대군인들이서로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며 지원을 요구하게 됩니다. 결국 같은 지원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거죠. (P1)

이처럼, 한정된 자원을 두고 부상 제대군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도 분쟁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부상 제대군인들이 사회적 관계에서 점점 더 소외감을 느끼게 하며, 사회적 고립과 함께 신체적·심리적 회복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조정 참여를 통한 회복과 적응

본 연구는 조정(rowing)이 부상 제대군인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회복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지 분석하였다. 조정은 전신을 활용하는 스포츠로서, 신체 기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부상 제대군인들이 심리적 안정과 사회적 유대감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신체 기능 회복과 건강 증진

부상을 당한 이후에 참여자들은 새로운 삶에 적응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참여자들은 조정 참여가 신체적 부상과 장애를 극복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처음에는 작은 일도 혼자 해결하기가 어려웠어요. 몸을 움직이는 것자체가 부담이었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조정을 꾸준히 하면서 몸에 힘이 생기고 움직임도 훨씬안정되다 보니, 예전에는 도움을 받던 일들을 혼자 할 수 있게 됐어요. (P3)

다수의 연구 참여자들은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스포츠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조정은 노를 활용한 전신운동으로, 상체 근력 발달에 효과적인 종목이다(Hoogenboom & Lomax, 2024; Moriello et al., 2017). 부상 후 휠체어를 사용하게 된 참가자들은 이전에는 휠체어 사용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이동 및생활 속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중에서도 휠체어에 다시 올라타는 과정이 가장 큰 도전 과제였으며, 조정을 통해 강화된 상체 근력이 이러한 적응 과정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부상 이후 신체 활동이 부족해지면서 근육량이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부상 이전, 이들은 군인으로서 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부상과 장애로 인해 신체적 변화가 나타났고, 이는 자신감 상실로 이어졌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은 조정 훈련을 통해 신체적 능력이 점차 향상되었으며, 동시에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달라진 제 몸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조정을 하면서 근력이 붙고 몸이 변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게 되니까생각도 달라졌어요. 예전처럼 부족한 부분만 보는 게 아니라, 아직도제 몸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P4)

또한, 참여자(P1)의 진술처럼 조정 활동은 심폐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 부상 이후, 이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달릴 수 없었기 때문에, 숨이 가빠질 정도의 강도 높은 운동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정에 참여하면서 점차 숨이 차오르는 강도 높은 운동을 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심폐지구력이 향상되었다고 언급했다.

예전에는 운동을 하면 몸이 한계에 이를 때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는데, 부상을 당한 뒤에는 그런 경험이 사라졌어요. 그런데 조정을 하면서는 다시 온몸을 사용하는 느낌을 받게 됐습니다. 힘들긴 하지만 몸이 살아 있다는 걸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운동이었어요. (P1)

연구에 참여한 부상 제대군인들은 조정 활동을 통해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 참가자는 부상 후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서 예전보다 활동량이 현저히 감소했고, 이로 인해 체중 증가를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정 활동을 지속하면서 운동을 통한 자연스러운 체중 감량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부상 이후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였던 체중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 정서적 회복과 자존감 회복

연구 참여자들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군에서 부상을 입으며,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삶에 적응해야 했다. 특히, 많은 군인이 신체적 능력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부상을 당하면서, 제대 이후 삶의 극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신체적 능력 상실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문제로도 이어졌다. 연구자가 “조정을 통해 얻은 가장 큰 혜택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했을 때, 많은 연구 참여자들은 조정이 자유를 만끽하게 해주고, 현재의 신체적 제약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고 진술했다.

조정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건 물 위에 나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노를 젓다 보면 몸도 한결 가벼워지고 마음도 편안해졌어요. 늘 따라다니던 걱정들도 그 순간만큼은 뒤로 물러나는 것 같았습니다. (P2)

몇몇 연구 참여자들은 물 위에서 지상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감정을 느꼈으며, 이는 일상생활에서 휠체어나 목발로 인해 제한되었던 움직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상태를 경험하는 것을 의미했다. 참여자(P4)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행복감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물 위에 나가 있는 동안만큼은 장애가 있다는 사실도 잠시 잊게 됩니다. 평소에 몸 때문에 느끼던 불편함이나 답답함이 줄어들고, 온전히제 움직임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에게는 그 시간이 정말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P4)

조정 활동에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과정은 연구 참여자들에게 심리적 회복과 자존감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목표를 향한 도전은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며, 성취감은 자신감 회복으로 이어졌다. 특히, 연구 참여자 중 일부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경기 종료 후 목표를 달성하면서 강한 성취감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하고 싶은 일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조정을 시작하고 나서는 다음훈련, 다음 대회처럼 기다려지는 순간들이 생겼습니다. 그런 목표들이 하나씩 생기니까 생활에도 활력이 생겼고,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P3)

이러한 성취 경험은 자존감을 높이고, 가족과 친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일상생활 적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조정에는 다양한 세부 종목이 있는데, 몇몇 종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료들과 함께하는 단체종목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고, 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장애의 종류와 정도를 구분하기보다는 나와 같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땀을 흘리고 한 목적을 가지고 나아간다는 사실에서 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사회적 유대감과 소속감 형성

연구 참여자들은 부상으로 인해 제대한 후, 동료들과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고립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군 복무 중에는 강한 유대감을 형성했던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었지만, 전역 후에는 사회와의 단절을 경험하며 외로움을 느꼈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정은 부상 군인들 간 교류를 촉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이들의 고립감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조정 활동을 함께하며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동료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단절된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고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해졌다.

낯설다는 느낌이 거의 없었습니다. 서로 살아온 경험이 비슷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나만 이런 일을 겪은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도 훨씬 편해졌어요. (P5)

조정 활동에 참여하면서 같은 팀 동료뿐만 아니라, 상대 팀 선수들과도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군대라는 집단이 가지는 특성과 부상·장애로 인한 공통된 경험이 서로 간의 이해와 연대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된다. 부상 이전과 마찬가지로, 팀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강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는 경쟁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관계로 이어졌다.

조정을 시작하고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함께할 사람들이 생겼다는거예요. 운동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습니다. 기록을 경쟁하기보다 서로 격려하면서 함께 운동하는 분위기가 저에게는 더 의미 있게 느껴졌어요. (P3)

참여자들은 조정 활동을 통해 형성된 유대감을 바탕으로, 일상에서도 상대 팀 선수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우정을 쌓아갔다. 단순한 스포츠 활동을 넘어, 공통된 경험을 가진 부상 제대군인들 간의 연결망이 형성되었으며, 이는 서로를 지원하는 관계로 확장되었다. 특히, 한 연구 참여자는 조정 활동을 통해 알게 된 동료를 통해 자녀의 양육 방식을 공유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스포츠가 부상 제대군인들의 사회적 관계망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조정은 혼자 잘한다고 되는 운동이 아니잖아요. 서로 호흡을 맞추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팀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저 혼자 힘이 부족한 날에도 동료들이 함께해 주니까 끝까지 해낼 수있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P8)

이러한 사회적 교류의 바탕에는 동료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자리하고 있었다. 경쟁적인 스포츠 환경에서도 서로를 믿고 함께 훈련하며 형성된 신뢰는 같은 팀 동료뿐만 아니라 상대 팀 선수들에게도 확장되었다.

이러한 신뢰를 기반으로, 참여자들은 단순히 조정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부상 관리, 약물 치료,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 병원 정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를 공유하며 상호 지원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정보 공유는 부상 제대군인들 간의 사회적 관계를 더욱 깊게 형성하는 기반이 되었다.

조정을 하면서 사람들과 가까워지다 보니 필요한 정보도 서로 자연스럽게 주고받게 됐어요. 누군가는 재활 경험을 이야기해 주고, 또 다른사람은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관계들이생기면서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도 훨씬 줄어들었죠. (P6)

논 의

본 연구는 부상 제대군인이 부상 이후 어떠한 어려움을 경험하는지, 그리고 조정(rowing) 참여가 이들의 회복 과정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탐색하였다. 연구 결과, 참여자들은 부상 이후 신체 기능의 상실뿐 아니라 정체성의 혼란과 사회적 관계 단절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조정 참여는 이러한 어려움을 완화하고 새로운 삶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 연구의 결과는 회복이 신체적 기능 향상에서 심리적 안정, 그리고 사회적 적응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라기 보다, 신체적·심리적·사회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재구성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부상 제대군인이 경험한 어려움은 단순한 신체 기능 저하에 국한되지 않았다. 군 복무 시기 신체적 능력은 군인으로서의 역할 수행과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되며(Binks & Cambridge, 2018), 부상은 이러한 기반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사건으로 경험되었다. 이는 부상이 단순한 의학적 손상을 넘어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전환적 사건임을 시사한다(Cardow et al., 2024). 이러한 맥락에서 조정은 단순한 운동 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참여자들에게 조정은 변화된 신체를 다시 경험하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이었다. 즉, 조정은 단순한 신체활동을 넘어 변화된 신체에 대한 적응, 정체성의 재구성, 사회적 관계의 회복을 촉진하는 복합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었다.

본 연구의 몇 가지 이론적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다. 먼저, 부상 제대군인의 회복을 기능회복(functional recovery)이 아닌 정체성 재구성(identity reconstruction)의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성을 제기한다는 점이다. 기존 연구들은 스포츠 참여가 부상 군인의 신체 건강 증진, PTSD 완화, 사회적 유대감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Caddick & Smith, 2014; Kim et al., 2024). 그러나 본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단순한 신체 능력의 향상이 아니었다. 참여자들은 조정을 통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부상 이전의 군인 정체성에 머무르기보다 변화된 현실 속에서 새로운 이해와 역할을 형성해 나가고 있었다. 이는 부상 이후의 적응 과정이 상실된 기능을 회복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삶의 조건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Brittain et al., 2022).

둘째, 조정이 사회적 관계 회복을 넘어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부상 제대군인은 전역 이후 소속감 상실과 사회적 단절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으며(Cardow et al., 2024; Pease et al., 2015), 이는 우울감과 고립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Blore et al., 2015; Xue et al., 2015). 본 연구에서도 사회적 고립과 관계 단절은 참여자들이 경험한 핵심적인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정을 통해 형성된 관계는 단순한 친목 관계에 머물지 않았다. 참여자들은 병원, 재활 프로그램, 보훈 서비스, 직업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의 적응 과정을 지원하였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상호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었다. 즉, 조정은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활동을 넘어 사회 복귀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교환하고 상호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으로 기능하였다. 이는 단순한 정서적 유대 형성을 넘어 정보와 자원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자본의 형성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스포츠 참여가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존 논의를 보다 구체화 한다(Caddick et al., 2015a; Laferrier et al., 2015; Shirazipour et al., 2017),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조정이 지닌 환경적/관계적 특성에 주목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참여자들은 조정 경험을 통해서 자유와 해방감을 경험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자연환경과의 접촉이 정서적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의(Hansen-Ketchum & Halpenny, 2011; Wheeler et al., 2012)와 연결될 수 있다. 또한 조정은 개인의 수행보다 구성원 간 리듬과 움직임이 강조되는 대표적인 팀 스포츠이다. 이러한 특성은 군 조직에서 경험했던 협력과 동료애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하며, 부상 이후 상실된 소속감과 사회적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 결과는 부상 제대군인을 위한 스포츠 재활 프로그램이 신체 기능 회복 중심의 접근을 넘어 정체성 회복과 사회적 통합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조정 프로그램은 체력 향상만을 목표로 운영되기보다 목표 설정, 성취 경험, 동료 지지,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등을 포함하는 통합적 재활 프로그램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확인된 정보 공유와 상호지원 경험은 스포츠 프로그램이 단순한 운동 참여의 장을 넘어 사회적 지원 체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스포츠 활동을 통해 병원, 재활 프로그램, 보훈 서비스, 취업 정보 등을 공유하며 서로의 적응 과정을 지원하고 있었다. 이는 스포츠 참여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형성과 지역사회 적응을 촉진하는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Laferrier et al., 2015).

마지막으로, 조정은 하체 사용이 제한된 참여자도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팀 기반 활동이라는 특성을 지닌 스포츠이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조정은 부상 제대군인의 장기적인 사회 참여를 촉진하고 공동체 복귀를 지원할 수 있는 적응형 스포츠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부상 제대군인의 조정(rowing) 참여 경험을 탐색함으로써 조정이 이들의 회복 과정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참여자들은 부상 이후 신체 기능의 변화뿐 아니라 정체성 혼란과 사회적 관계 단절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조정 참여는 이러한 어려움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에게 조정은 단순한 운동 활동이 아니라 변화된 신체에 적응하고 새로운 목표와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통합적 회복 경험의 장으로 의미화되고 있었다.

특히, 본 연구는 부상 제대군인의 회복을 단순한 신체 기능 회복의 관점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참여자들은 조정을 통해 신체적 능력 향상을 경험하는 동시에 변화된 현실 속에서 자신을 새롭게 이해하고 향후 삶의 방향을 재설정하고 있었다. 또한 조정 과정에서 형성된 관계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정보 공유와 정서적 지지, 상호 지원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관계를 재구성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부상 제대군인의 회복이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차원이 상호작용하며 이루어지는 과정임을 보여주며(Caddick & Smith, 2014; Brittain et al., 2022), 조정이 이러한 회복을 지원하는 의미 있는 실천적 맥락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지닌다. 첫째, 본 연구는 조정 활동에 최소 1년 이상 참여한 부상 제대군인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이러한 특성은 조정 참여의 의미와 회복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할 수 있었지만, 참여 초기 단계의 경험이나 중도 탈락자의 경험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조정 참여 동기, 참여 지속, 그리고 중도 탈락 경험 등을 포함하여 스포츠 재활 참여 과정 전반을 보다 심층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남성 부상 제대군인만을 대상으로 수행되어 여성 부상 제대군인의 경험을 반영하지 못하였다. 기존 연구에서도 부상 제대군인과 적응형 스포츠에 관한 연구는 남성 참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Brittain et al., 2022; Shirazipour et al., 2017), 성별에 따른 경험의 차이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여성 부상 제대군인을 포함하여 성별에 따른 스포츠 재활 경험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조정 참여 경험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다른 적응형 스포츠와의 비교는 수행하지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수영, 사이클, 휠체어 스포츠 등 다양한 종목과의 비교를 통해 조정의 특수성과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Hansen-Ketchum & Halpenny, 2011; Wheeler et al., 2012).

마지막으로, 향후 연구에서는 스포츠 재활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과 참여 경험 간의 관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적응형 장비 지원, 지도자의 전문성, 단계별 프로그램 구성, 기관 간 연계 체계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참여 지속과 회복 경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규명함으로써, 부상 제대군인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스포츠 재활 프로그램 및 지원 환경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1)

연구에서 사용하는 부상 제대군인이란 병역법 및 군인사법에 따라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사람 중 군 복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적 손상이나 질병으로 인해 치료, 재활 또는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제대군인을 의미한다(Military Manpower Administration, 2021).

CONFLICT OF INTEREST

본 연구와 관련하여 연구비 지원 이외에 논문의 내용 및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음을 밝힌다.

AUTHOR CONTRIBUTION

Conceptualization: Chanwoo Park, Daehwan Kim, Data curation: Chanwoo Park, Chulho Eom, Formal analysis: Chanwoo Park, Chulho Eom, Daehwan Kim, Methodology: Chanwoo Park, Daehwan Kim, Projectadministration: Chulho Eom, Visualization: Chanwoo Park, Chulho Eom, Writing-original draft: Chanwoo Park, Writing-review & editing: Daehw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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