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연구방법
연구 참여자
자료 수집
Table 1.
자료 분석 및 진실성
Table 2.
연구결과 및 논의
운동만 수행한 레슬링 학생선수들의 운동부 생활
꿈을 잃게 하는 과도한 훈련생활
코치님은 아침에 달리기를 제대로 못 한다고 계속해서 시키고, 우리는 힘들어 쩔쩔매고 있는데도 정신력으로 버티면 된다고 말하세요. 다른 학교 애들은 우리보다 운동을 더 많이 하는데 어떻게 메달을 딸 수 있냐며 대학 간 선배들도 참고 훈련했으니 견디라고만 하세요. 진짜 아침훈련은 죽겠고 지옥이에요(‘다’ 학생선수).
처음에는 훈련이 심해서 적응하기 어려워 힘들었는데 좋은 대학에 가서 국가대표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참고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근데 1학년 겨울방학 때 온종일 하는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점점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꿈이고 대학이고 모두 싫어졌어요(‘가’ 학생선수).
오늘도 운동이 싫어서 오후에 훈련하러 가지 않고 게임방에 계속 있다가 집에 늦게 들어갔다. 부모님은 벌써 아시고 화부터 내셨다. 말을 해도 통하지 않았다. 운동이 힘들어서 싫은 건데 코치님과 부모님은 제 마음도 몰라주고 막무가내로 운동만 하라고 한다. 계속해서 이렇게 운동하는 게 너무 힘들고 이젠 그만했으면 좋겠다(‘나’ 학생선수 운동일기).
학생의 본분을 다하지 못하는 학교생활
아침에 운동복과 수건만 챙겨서 등교하고 있어요. 늦게 일어나는 날이면, 아침에 그 전날 가방을 그냥 들고 나오는 경우도 있고요…. 책을 안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아마 1학년 때 받은 책이 아직도 그대로 있을 거예요. 저희한테는 볼 시간도 없지만, 필요 없는 무거운 짐 같은 거로 생각해요(‘다’ 학생선수).
수업시간에는 힘들어서 툭하면 엎드려 자거나 졸아요. 선생님들은 수업 시간에 졸아도 크게 신경 쓰지 않으세요. 깨우는 선생님이 계시면 잠깐 일어나서 있다가 눈치 보며 또 졸곤 했어요. 잠을 안 잘 때는 그냥 멍하니 앉아 있어요.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몰라서 성적은 바닥이고, 이젠 하도 모르니까 알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이러느니 아예 대회 때처럼 컨디션 조절하면서 수업 안 들어가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요(‘나’ 학생선수).
오전 수업은 피곤함을 달래는 쉬는 시간이고, 쉬는 시간에는 잠을 자든지 아니면 배고프니까 애들하고 매점에 가서 먹는 게 다예요. 다른 친구들과 놀 시간도 없고, 체육대회, 수학여행이 언젠지 알지도 못해요…. 학교는 대회에 나갈 때만 필요한 이름 정도죠. 이제는 학교의 일에 신경 쓰지도 않아요. 자주 중학교 때가 생각나고 그리워요(‘가’ 학생선수).
공부병행으로 인한 레슬링 학생선수들의 변화
훈련에서의 수동자에서 의욕적인 능동자로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어요. 좀 있으면 예전처럼 돌아가거나, 시합을 앞두고는 아침과 저녁 훈련도 다시 할 거로 생각했어요. 근데 아닌 거예요. 아침 훈련 없이 수업하니까 졸리지도 않고, 잘 몰라도 들으려고 했어요. 근데 자꾸 들으니까 조금씩 알게 되고, 운동과 관련지어 생각도 해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오후 훈련이 좀 힘들어도 부원들과 즐겁게 집중해서 열심히 하고 있고, 잘못된 기술을 고치려고 노력해요. 제대로 못 하면 코치님께 혼나기도 하는데 크게 힘들지 않아요. 체력이 부족한 것은 저녁에 개인 훈련을 하면서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다’ 학생선수).
오후 훈련만 있으니까 그 시간만은 열심히 노력하려고요. 요새는 아픈 데도 없고 훈련이 부족하면 저녁에 헬스장에서 보충하고 할 만해요…. 이상하게도 운동을 많이 안 했다는 생각이 들어 시합에서 잘할 수 있는지 걱정했는데 전국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거든요. 다음 시합에는 더욱더 자신 있게 시합해서 좋은 성적으로 꿈을 찾아가고 싶어요(‘가’ 학생선수).
시합장에서 후배하고 응원하면서 친구가 메달을 따서 기분이 좋았다. 시합에 져서 마음이 불편하였지만, 코치님께서는 시합 내용이 좋았으니 열심히 하면 된다고 힘을 주셨다. 수업을 마치고 운동해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후 훈련을 열심히 해서 좋아진 것 같다. 이제는 운동이 하고 싶어지니 열심히 훈련하여 코치님과 부모님께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야겠다(‘나’ 학생선수 운동일기).
학교의 주변인에서 거듭나는 학생으로
전에는 훈련 끝나면 수업 직전에 교실로 들어가거나 지각하기 일쑤였어요. 지금은 친구들보다 일찍 등교해서 수업 준비하고 모르면 짝한테 물어보면서 책과 노트에 적으니까 모두 다른 눈으로 보더라고요. 사실 공부는 지금도 너무 어렵고 수업 시간에 들어도 잘 모르겠어요. 많이 늦었지만, 수업 안 하고 운동만 하는 것보다는 수업을 받으면서 운동하는 게 좋은 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반 친구들이 운동 얘기 물어보고, 아이들에게 저와 다른 진로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신기하고 반 친구들과 친해져서 이제야 진짜로 학교에 다니는 기분이 들어요(‘나’ 학생선수).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지는 쪽이 음료수를 사주는 족구경기를 했다. 우리가 이겨 음료수를 얻어먹었다. 친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공짜로 먹어서 맛있기도 하고, 시원해서 더위와 갈증이 확 풀렸다. 항상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있으면 즐겁고, 학교에 있는 시간 중에 제일 재미있다(‘가’ 학생선수 운동일기).
처음에는 공부가 중학교와는 수준도 다르고 어려워서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보면서 좀이라도 공부하려고 했어요. 아직도 성적은 엉망이지만, 수업 내용이 점점 이해가 가고, 과제물을 친구들에게 물어서 아는 만큼 내니까 좀 오른 것 같아요. 전보다는 시험 때 아는 문제도 있고, 특히 시험지를 보면 전에는 글자만 보였는데 지금은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 많이 좋아져 답을 찍지는 않아요(‘다’ 학생선수).
운동만 할 때는 바보가 되는 줄 알았어요. 공부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모든 면에서 좋은 것 같아요. 전에는 학교에 있으면 불편했는데 이젠 누구한테도 떳떳해요. 제가 전에 학교는 시합에 나갈 때만 필요한 이름이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해요(‘가’ 학생선수).
일상에서의 미성숙자에서 성찰하는 학생선수로
원래는 대화를 많이 했는데 운동이 힘들면서 좀…. 제가 잘못했지요. 이제는 저녁에 혼자 훈련하거나 숙제를 하면 항상 칭찬해 주시고,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면 어머니께서 반겨주시면서 식사도 주시고 항상 감사드려요. 친구들도 잘 대해주고, 공부는 잘 못 하는데도 숙제라도 해 가면 선생님들이 칭찬해 주셔서 모두 감사해요. 그래서 부모님과 운동 얘기보다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 새로운 친구 만나서 있었던 얘기를 많이 해요(‘다’ 학생선수).
전에는 훈련에 가라고 해도 더 자고 가겠다고 짜증 부리고, 운동하기 싫어서 안 간다고 떼쓰고 그랬어요. 부모님도 바쁘신데 저 때문에 많이 힘드셨을 거예요. 코치님도 제가 운동 안 나가면 찾으러 다니시고 속상하게 많이 했는데 운동을 다시 하면서 반겨주셨어요. 전에 일을 생각하면 창피하고 죄송하지요…. 요즘은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면서 생각지도 않은 버릇이 생겼어요. 이상하게도 모든 분이 잘 해 주시는 것에 감사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웃고 그래요(‘나’ 학생선수).
주말에 결혼식장에 가서 친척들을 만났는데 어렸을 때만 뵙고 운동하면서 자주 못 뵈어서 누군지도 잘 몰랐어요. 근데 한 분이 갑자기 “너 이제 운동 잘하고 있지. 너의 부모님이 운동 똑바로 안 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 이렇게 얘기하시는 거예요. 얼마나 창피하고 부모님께 죄송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이제는 부모님께 죄송스러운 일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거예요(‘가’ 학생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