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필요성

한국 스포츠 시장에서는 이 세상에 선보이지 않은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창업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창업 활동의 모습 중, 해외에서 만들어진 제품과 서비스를 국내 스포츠 시장에 도입하여 이를 사업화하는 창업도 존재한다. Peres, Muller, & Mahajan (2010)의 연구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광범위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져 새로운 스포츠 종목이나 문화도 아주 빠르게 전파된다고 주장했다. 즉, 정보통신의 발달로 새로운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용이해졌으며, 해당 콘텐츠가 확산되는 기간은 현저히 단축되었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할 때 해외의 새로운 콘텐츠를 국내 시장에 도입하는 형태의 창업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매년 70여 개국, 만 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하는 골프 박람회(PGA Merchandise Show)는 미국 프로 골프 협회(Professional Golf Association, 이하 PGA) 주관으로 4만 명 이상이 박람회에 참여한다(PGA, 2017). 골프 박람회를 찾는 사람들의 다양한 목적 중 하나는 골프 관련 새로운 콘텐츠 발굴이다. 이들은 자신의 국가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자 한다.

창업은 누군가가 발견한 특정한 기회가 발단이 되는 특징을 지닌다(Busenitz, West III, Shepherd, Nelson, Chandler, & Zacharakis, 2003). 창업가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고 기회 발견을 통해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Logan & Ganster, 2007; Lumpkin & Lichtenstein, 2005; Fiet, 2007). 기회는 새로운 방법과 결과물 또는 이들 간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원자재와 함께 새로운 상품으로서의 제품과 서비스가 나타난 상황으로 정의된다(Casson, 1982; Eckhardt & Shane, 2003; Shane & Venkataraman, 2000).

기회를 바탕으로 하는 창업은 새로운 방법과 결과물, 이들 간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며 기존의 재화나 서비스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업 조직의 경우 이러한 기회를 이용하여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기 보다는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 능력을 최적화시키기 위한 노력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Kirzner, 1997).

보다 구체적으로 기회는 창의력과 학습에 기반 한 새로운 생각에서 시작되며(Short, Ketchen, Shook, & Ireland, 2010) 이를 잘 활용할 경우 창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Dimov, 2007). 구체적으로 시장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생각을 통해 생산된 가치가 시장 내 다양한 주체 및 자원들과 융합되는 과정에서 기회가 생성되며 이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발전될 수 있다(Casson, 1982; Israel, 1973; Schumpeter, 2013). 이에 더해, 기회를 잘 활용하여 시장의 요구에 맞는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창업은 현실화 될 수 있다(Schroeder, Buckman, & Cardozo, 1996).

Alvarez, Barney, & Young (2010)의 연구에서는 기회를 현실주의, 구성주의, 진화론 측면의 접근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현실주의적 접근 방식에서 기회는 특정 개인이 독점적으로 인지하며 특별히 감추고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 정의한다. 구성주의적 접근 방법의 경우 기회란 개별 사람의 현상, 재료, 자원에 대한 다른 해석을 통해 생성되는 것으로 가정한다. 진화론적 접근은 현실주의적 접근과 구성주의적 접근 간 갈등 축소에 초점을 두며, 시행착오를 통해 보이지 않은 변화가 나타난 부분을 기회라고 정의한다.

기회를 정의하는 다른 접근으로 Sarasvathy, Dew, Velamuri, & Venkataraman (2003)의 연구는 배분적(Allocative), 발견적(Discovery), 창조적(Creative)과 같은 관점을 통해 창업 기회를 설명한다. 여기서 배분적 관점에서의 기회는 목표 달성을 위해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정의된다. 발견적 관점은 기회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류를 수정하고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이라 제시하였다. 창의적 관점에서 기회란 새로운 방법과 이로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선행 연구들에서 제시하고 있는 기회에 대한 정의와 관점을 통해 특정 국가 또는 시장 밖 어디선가 이미 만들어진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국내의 새로운 시장에 도입하는 것을 창업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유는 이러한 형태의 창업을 단순한 수입유통과 같은 사업으로 간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제시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창업이 기반하고 있는 기회란 새로운 방법과 결과물, 방법과 결과물 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나타난 상황들 속에 새로운 시장을 포함하고 있다(Casson, 1982; Eckhardt & Shane, 2003; Shane & Venkataraman, 2000). 또한 현실주의적 접근에서는 이미 존재하지만 관찰되지 않는 것을 기회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할당적 관점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해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기회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특정 콘텐츠를 새로운 시장에 도입하는 부분은 하나의 기회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며 이러한 기회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사업을 창업으로 간주할 수 있다.

다만, 기회를 발전시켜 창업을 시작하더라도 이에 대한 성공 여부는 보장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민간의 창업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창업여건은 밝지가 않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Global Entrepreneurship Development Institute)에서 발표한 세계창업지수에 의하면 2015년과 2016년 기준 OECD 34개 국가 중 한국은 27위인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20년 기준, 창업 후 5년간 생존 가능한 기업들의 비율이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독인, 핀란드 등은 38%에서 48% 사이로 나타나는 것에 비해 한국은 29.2%에 불과한 실정이다(Kim, 2020, September).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스포츠 시장 내 존재하는 창의적인 생각들을 성공적인 창업으로 연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관련된 노력의 일환으로 창업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지속 가능한 사업 형태로서 안착되거나 다른 기업이 회사를 인수하는 단계까지의 일련의 활동을 구체적인 창업 과정으로 체계화하여 각 단계에 적합한 지원 위한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그 예시로서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 지원 사업을 살펴보면 초기창업패키지, 창업도약패키지, 글로벌 엑셀러레이팅으로 구분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 과정의 각 단계에 적합한 지원을 통해 창업 성공 가능성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회 발견 단계부터 시작하여 각 성장 단계 별로 나타나는 활동들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세부 단계별로 창업 초기 세운 목표를 달성하고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 나가는데 있어 영향을 미치는 촉진요인과 저해요인을 찾아낼 수 있다. 더 나아가 특정 콘텐츠가 어떠한 과정과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에 도입, 전파, 확산되어 나가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스포츠 콘텐츠는 사회 문화로써 일정한 단계를 거쳐 확산되어 나가는 모습을 보이며 각 단계는 사업의 성공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이는 문화적 확산이라는 개념과 연계시켜 설명 가능하다. 확산은 혁신이 전파되는 과정을 설명하며 주로 근대화에 기반을 두고 진행되어 왔다(Strang & Meyer 1993). 예컨대, 사회 구조라는 개념은 근대화를 통해 확산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연구들을 통하여 혁신이 확산되어 나가는 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Rogers (2003)는 혁신 확산 이론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사회 일부 구성원은 특정한 채널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혁신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확산이 가능한 혁신은 현재의 관념 또는 기술에 비해 상대적 효율성이 높아야 하며 혁신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가치, 경험, 욕구와 일치하는 속성을 지닌 것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특정한 혁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혁신의 범주 밖에 존재하는 사회 구성원이라도, 새로운 또는 다른 혁신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혁신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초기에 이를 인지하고 태도의 변화로 이어지며 최종적으로는 행동의 변화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보다 세부적으로 사람들은 혁신을 수용하는데 있어 인지, 관심, 평가, 사용, 수용과 같은 단계를 거치는 것이며 관련된 주요 요소로서는 정보원, 메시지, 매체, 수용자, 효과를 제시하였다.

하지만 해당 이론의 한계점은 비록 혁신 확산과 관련하여 의사소통 채널 등과 같은 매개체에 대해 언급하였지만 이러한 매개체에 대한 구체적인 역할과 진행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Seifried, Katz, & Tutka, 2017). 이러한 선행 연구의 제한점을 바탕으로 Seifried, Katz, & Tutka (2017)의 연구에서는 9가지 상호 작용 단계를 통해 미국 군대 내에서 볼링이라는 스포츠가 확산되어 나가는 사례를 중심으로 혁신 확산 과정을 도출하였다.

구체적으로 초기 3단계까지는 외부 충격(exogenous shocks), 선도자와의 연합(formal coalition of opinion leaders), 사회 체계 내 선도자와의 소통(internal communication between the opinion leaders of the social system)과 같은 과정이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혁신 선택(decision to select a specific innovation), 혁신을 위한 인력 확보 및 조직 구성(recruitment and/or the establishment of boundary spanners), 혁신의 발전 및 전파(develop and introduce the innovation)와 같은 과정을 제시하였다. 이후에는 사용가능한 미디어 활용(mass media outlets), 혁신의 실제적 확산(actual diffusion of an innovation), 혁신에 대한 지속 여부/재혁신 여부 결정(decisions to continue, discontinue, or re-invent the existing innovation must occur)과 같은 과정이 실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스포츠 콘텐츠 도입을 통한 창업 과정에 혁신 확산 과정 모델을 적용해 보았을 때 콘텐츠를 새로운 시장에 도입하고 이를 확산시켜 나가는 과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더 나아가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창업 시 설정한 가치를 달성하고 사업에 대한 지속 가능성을 높여 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데 있어 근간이 될 수 있어 본 연구는 이에 초점을 맞추었다.

연구목적

이러한 배경으로 본 연구의 목적은 해외에서 새롭게 생성되거나, 선진화된 형태의 스포츠 콘텐츠를 국내시장에 새롭게 도입하여 확산시켜 나가는 창업 과정을 기존 연구에서 제시한 혁신 확산 과정 모델을 적용하여 탐험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방법

연구대상은 풋골프, 여자축구, 스트릿컬처와 같은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국내에 도입하여 확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주체를 연구대상으로 설정하였다. 이유는 새롭게 창업이 시작된 시기가 유사하고 새롭게 생성 또는 발전된 스포츠 콘텐츠를 새로운 시장이라 할 수 있는 국내에 도입하기 위한 창업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풋골프는 발과 축구공을 사용하는 것 이외에는 골프장을 사용하고 골프 규칙과 경기 규칙이 유사하여 골프를 바탕으로 하여 새롭게 탄생한 스포츠이다. 2012년에 국제연맹이 처음 창설되었으며 국내에는 2016년에 처음으로 소개되었고 이후 적극 도입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 여자축구는 대회 출전을 위한 대표 선수 중심의 엘리트 선수 활동은 있었지만 여성 축구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는 거의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스트릿컬처는 일반적으로 서브 문화로서 인식되고 있으며 스포츠와 연관 지을 경우에는 엑스게임의 형태로 알려져 있다. 엑스게임에 포함된 대표적인 하계 종목으로는 스케이트보딩, BMX가 있으며 동계 종목으로는 기존의 전통적인 종목과 다른 유형의 스키와 스노보딩이 있다.

자료수집을 위해 삼각검증법을 활용하였으며 자료탐색, 심층면담, 관찰과 같은 방법을 활용하였다. 주요 자료 수집 대상을 각 조직이 운영하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에 게재한 콘텐츠로 설정하였으며 2017년 1년간의 콘텐츠를 수집하였다. SNS 상의 게재된 콘텐츠를 자료 탐색의 대상으로 설정한 이유는 대부분의 창업 조직의 경우 SNS를 주요 소통 채널로 사용하고 있고 활동 내역 관련 콘텐츠를 시기 순으로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심층면담의 경우 조직 별로 3명, 총 9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2017년 1년 동안 창업 활동 내역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다만 2018년의 경우 결과 도출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 있을 시 추가적인 심층면담을 진행하였다. 심층면담 대상은 조직 별 3명이 참여하였으며 각각 공동창업자, 임원, 구성원, 자문위원 중에서 구성되었다. 각 조직 창업자의 경우 본 연구의 저자로서 참여하고 있어 주관적 평가와 판단이 개입될 여지로 인해 면담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심층면담은 해당 기간 동안에 주기적으로 각 대상 별 최소 3회에서 최대 7회까지 진행하였다. 대상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Table 1>을 통해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관찰의 경우 해당 조직이 주관 또는 주최하는 이벤트 및 유관 회의 참관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자료 수집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연구자가 관련 있는 조직이 아닌 다른 조직에 대한 관찰 자료만을 분석 자료로써 활용하였다. 관찰을 통한 자료 수집은 2017년 1년간 진행되었으며 관찰 빈도는 이벤트의 경우 평균적으로 2회 정도, 회의 참관은 평균 5회 정도 이루어졌다.

연구결과 도출을 위해 수집된 자료들은 수집 시기에 무관하게 분석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유사한 시기에 스포츠 콘텐츠를 새로운 시장에 도입한 사례를 찾고 이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료분석방법

창업 경험이 있으며 스포츠경영을 전공하고 있는 석사 및 박사 과정생 3명이 코더로서 자료분석에 참여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 대상이 되는 3개의 조직과 연관성을 지닌 연구자의 주관적 평가 및 판단을 통해 나타날 수 있는 편향성을 줄이고 연구방법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기본적으로 자료조사, 심층면담, 관찰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통합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각 조직의 세부 활동 내역들에 대한 내용분석을 진행하여 요인을 도출하였다. 이후 도출된 요인을 바탕으로 범주화 및 항목화를 진행하였다. 이는 3단계로 진행되었으며 첫 번째 단계에서는 개별적으로 내용분석 결과를 범주화하였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상호 결과 공유를 통해 의견 수렴 과정을 진행하였으며 반영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개별 결과에 적용하였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통합 논의를 통해 최종적인 범주화 결과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요 활동을 항목화하였다.

다음으로 위의 범주화 및 항목화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3명의 코더들은 다시 Seifried, Katz, & Tutka (2017)의 연구에서 제시한 혁신 확산 과정 모델의 단계를 바탕으로 범주화를 진행하였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혁신 확산 과정 모델에서 제시하고 있는 각 단계 별로 앞서 진행한 범주화 및 항목화를 통해 도출된 주요 활동을 범주화하였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상호 도출된 결과를 교환하여 의견 과정을 진행하였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통합 논의를 진행하여 최종적인 범주화 결과를 도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