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학습 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의 극복 계기와 성장 과정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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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PURPOSE

This study identifies girls with learned helplessness in middle school physical education coping mechanism and growth process.

METHODS

Eight female 9th graders who previously experienced learned helplessness in physical education were purposely selected with their physical education teachers’ recommendation. After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data were analyzed using inducted data analysis.

RESULTS

Findings show that the girls could overcome learned helplessness through their own will and with support of peers and physical education teachers. Moreover, they have undergone various growth processes after coping with learned helplessness. Recently, they have self-confidence in physical education classes and desire to learn physical education. Additionally, results showed that the girls’ learning will in physical education influenced other subject matters, which helped them overcome new challenges in their school and daily lives.

CONCLUSIONS

Results can be used as practical guidelines to develop educational programs and create policies for girls with learned helplessness.

keyword
GirlsMiddle SchoolLearned helplessnessCoping incidentsGrowth process

초록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이전에 학습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을 대상으로 체육 수업에서 무기력을 극복한 계기는 무엇이고, 그 이후 어떠한 성장 과정을 거쳤는가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탐색하는데 있다.

[방법]

이는 서울특별시 소재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면서 과거에 체육 수업에서 학습 무기력을 경험한 8명의 여학생을 체육 교사의 도움을 받아 임의 선정하였다.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과 귀납적 자료 분석을 수행하였다.

[결과]

학습 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들은 자신, 또래 친구, 체육교사의 영향으로 체육 수업에서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었다. 즉, 여중생들은 생각의 전환을 통해 스스로 경험한 작은 성공과 경쟁적 자극, 또래의 격려와 응원, 체육 교사의 세심한 배려로 무기력에서 벗어나 수업 참여 의지를 회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학습무기력을 극복한 여중생들은 다양한 형태로 성장 과정을 밟아가고 있었다. 체육활동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그 자신감으로 인해 체육활동에 관한 깊이 있는 학습의 열망을 갖게 되었다. 또한 이들은 체육 수업에서 회복된 학습 의지를 타 교과의 학습 몰입으로 전이되는 경험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학교생활과 삶 속에서 새로운 도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결론]

본 연구의 결과는 학습무기력과 같은 부정적인 경험을 겪고 있는 여학생들의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정책 수립 방안에 실제적인 지침 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주요 용어
여학생중학교 체육학습무기력극복 계기성장 과정

서론

우리나라에서는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등의 다각도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지만 여학생 실천율이 크게 향상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남학생의 하루 60분 이상 주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23.4%인 반면 여학생의 실천율은 8.8%로 조사되었고, 남학생의 주3일 이상 고강도 신체활동 실천율은 46.6%, 여학생은 25.8%로 보고되고 있다(KDCA, 2023). Lee et al.(2013)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학생의 체육활동 참여는 단일 요인보다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선행 연구(Cameron & Humbert, 2020; Doolittle, 2016; Dumith et al., 2011)에 따르면, 여학생의 체육활동 비(非)참여 비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시점이 중학교 시기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여중생의 체육 활동에 관한 학술적 관심이 다차원적이고 종합적인 연구로 진행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 여학생 체육활동에 대한 연구는 실태 분석(Hwang & Hwang, 2013; Kim et al., 2016), 수업 소외 현상(Lee et al., 2011), 기피 요인과 유형(Kim & Yim, 2014; Yang, 2003), 무기력 원인과 유형(Kwon & You, 2022), 촉진 원인과 저해 요인(Lee et al., 2013), 프로그램 개발(Hong & Lee, 2017), 정책 분석과 활성화 방안(Jin & Lee, 2016; Kim, 2016; Kim & Hong, 2017; Lee, 2015; Um et al., 2015) 등으로 광범위하게 수행되어 왔다(Kwon & You, 2022). 이 광범위한 선행 연구들은 2가지 특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선행 연구들은 여학생들의 체육 활동 실태의 저조한 모습과 함께, 부정적인 모습의 원인들(예: 기피, 소외, 저해, 무기력 등)을 다각도로 찾는 노력을 진행해 왔다. 둘째, 선행 연구들은 여학생들의 체육활동 활성화에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 개발과 정책 방안들을 제안해 왔다.

이처럼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에 관한 광범위한 학술 연구가 국내에서 지속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학생들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서 탐색된 긍정적인 모습 또는 모범 사례에 관한 연구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학생들의 체육 활동 활성화를 위해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밝혀서 대안을 찾는 학술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여학생들의 체육 활동에 관한 모범적이고 긍정적인 사례 탐색을 통해서 그 내용들을 확산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후자의 방향처럼 연구를 시도한 선행 연구(Lee, 2015; Nam & Lee, 2018)가 일부 존재한다. 그러나 Nam & Lee(2018)가 분석한 여학생의 신체활동 참가 촉진 요인은 여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의해서 도출된 것이 아니라, 해외 연구물을 대상으로 체계적 문헌분석을 통해 도출된 한계가 남아 있다. 또한 Lee(2015)도 초등 여학생이 적극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이유를 ‘쉽게 따라할 수 있고 수준에 맞게 변형이 되어서,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경험한 내용이어서,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라고 밝혔지만, 이 또한 초등학교 여학생이 아닌 초등 교사의 시각에서 도출된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여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체육활동 경험과 관련된 모범적인 사례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체육 활동에 어려움을 겪거나 부정적인 경험을 갖고 있는 여학생들이 그 어려움에서 벗어나 체육 활동에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된 여학생들의 이야기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이전에 체육 수업에서 학습무기력을 경험했다가 이를 극복한 여학생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여학생의 반복적인 실패 경험이 학습무기력으로 내성화되면 체육 활동 참여와 노력을 전혀 하지 않으려는 강력한 동기 결핍으로 이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은 반복적인 실패를 경험한 후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갖게 됨에 따라 이를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현상으로 정의된다(Choi & Hyun, 2018; Kim & Kim, 2017; You & Kim, 2015). 선행연구(Choi & Hyun, 2018; Shin, 2015)에 따르면, 학습 무기력의 발생 원인은 내적 요인과 외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외적 요인에 해당하는 환경적 요인(예: 가정, 학교, 학원 등)이 학습무기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는 청소년들이 가장 오랜 시간동안 머물며 자연스럽게 학습된 무기력을 가장 많이 경험하는 공간으로 보고되고 있다(Kim, 2022; Kim & Kim, 2017; Kim et al., 2021; Park et al., 2012).

학습무기력에 대한 학술적 관심은 그 동안 체육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 분야(예: 교육학, 심리학, 상담학, 간호학, 청소년학 등)에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학습무기력을 바라보는 학자의 관점도 매우 상이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과거에 운동 수행의 반복적인 실패 경험으로 인해 체육활동에 두려움을 갖고 있거나, 또래와 교사와의 원활하지 못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체육활동에 참여를 주저하는 현상을 학습무기력으로 규정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규정한 학습무기력은 중학교 체육 수업에서 발생한 학습된 무기력의 요인을 탐색한 선행연구(Kwon & You, 2022; Park et al., 2012)의 공통된 결과에서 도출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전의 체육 수업에서 학습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들이 어떤 계기로 학습무기력을 극복하게 되었고, 학습무기력을 극복한 이후에 여중생들에게 학업과 일상생활 측면에서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는지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즉 본 연구는 체육 학습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의 극복 계기와 성장 과정을 이해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본 연구를 통해 학습무기력을 극복한 여학생들의 경험을 탐색하고, 극복 이후 이들의 변화된 모습을 공유화함으로써 학습무기력과 같은 부정적인 경험을 겪고 있는 여학생들의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정책 수립 방안에 실제적인 지침 또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체육 수업에서 학습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이 무기력을 극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둘째, 학습무기력을 극복한 여중생은 체육 수업에서 어떠한 성장 과정을 거치고 있는가?

연구 방법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과거에 체육 수업에서 학습무기력을 경험했다가 이를 극복한 여중생 8명이다. 이들은 서울특별시 소재 남녀공학 A중학교에 3학년으로 재학 중인 여중생들로,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체육 교사의 도움을 받아 임의 선정(purposive sampling) 되었다. A중학교 재직 체육교사에게 연구 목적에 대한 사전 설명을 한 후 연구 목적에 부합하고 성의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는 10명의 여중생들을 추천 받았다. 10명의 여학생들은은 중학교 1학년 또는 2학년 재학 중에 체육 수업에서의 좌절과 실패 경험으로 최소 2학기 이상 체육 수업에 대한 흥미를 잃었거나 학습 의지의 결여로 인해 낮은 체육 성적을 받았지만 중학교 3학년에 올라와서는 학습무기력을 극복한 여학생들이다.

본 연구에서는 추천받은 10명을 대상으로 연구의 목적과 절차를 설명한 후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8명의 여중생(김빨강, 김주황, 김노랑, 김파랑, 김분홍, 민초록, 임하양, 정연두1)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연구의 목적과 진행 과정에 대하여 이들의 학부모들에게 설명하고 본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서를 받았다. 또한 연구 참여자의 윤리적 보호를 위해 연구자들의 소속 대학 연구윤리심의위원회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으로부터 연구 프로토콜, 연구 과정과 절차 등에 대한 승인을 받아 그대로 수행하였다.

자료 수집

본 연구의 목적은 체육 수업에서 학습무기력을 극복한 여중생들의 전환 계기와 성장 과정을 이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수행하였다. 심층 면담은 연구 참여자인 8명의 여중생들이 재학 중인 교내에서 진행하였으며, 점심 시간 또는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하여 1명당 2~3회의 개별 면담을 회당 약 20-30분 동안 진행하였다. 면담 시간은 여중생의 연령과 특성을 고려하여 장시간으로 진행하지 못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면담 횟수를 늘리거나 후속 질문을 추가하였다. 후속 질문은 개별 면담에서 여중생들이 충분하게 답변하지 못했거나 추가 설명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하여 카카오톡 또는 문자 메시지를 활용하였다. 이는 미성년자인 여중생들이 자유롭고 편하게 자신의 과거 느낌과 경험 등을 이야기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개별 심층 면담에서 활용한 면담지는 사전에 준비된 반구조화된 면담 질문을 활용하였으며, 면담 질문은 과거 경험한 체육 수업의 실패감 또는 좌절감, 체육 수업에서 학습 흥미 또는 동기가 상실된 감정과 그 원인, 학습무기력을 느꼈을 때의 감정과 무기력을 극복하게 된 계기 또는 사건, 학습무기력을 극복하고 난 후 체육 수업에 대한 생각과 감정, 학습무기력을 극복한 후의 학교생활 또는 일상생활의 변화 등으로 구성되었다. 심층 면담 과정에서 여중생들의 사전 동의 하에 모든 면담 내용은 녹취되었으며, 녹취된 내용은 전사되었다.

자료 분석과 연구의 진실성

본 연구에서 개별 심층 면담으로 수집된 자료들은 귀납적 분석(inductive categorical analysis)을 활용하여 분석되었다(Creswell & Poth, 2017). 수집된 면담 자료에서 도출된 연구 참여자의 이야기는 전사된 후 빠짐없이 분석되었으며, 이 때 연구 참여자들의 면담에서 노출되는 단어나 관련성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통해 여학생의 학습무기력 극복 계기와 성장 과정을 발견하였다. 발견된 패턴에서 범주화되는 내용들은 상·하위 범주로 나누어져 검토되었으며, 각 범주들간의 유사성이나 차이점을 확인하여 분류 작업을 실시하였다. 지속적인 분류 작업을 통해 대 주제와 하위 주제를 최종적으로 확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의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동료협의회와 구성원 간 검토를 활용하였다. 먼저 본 연구에서는 동료협의를 활용하여 자료 분석 과정에서 주관적 해석으로 오류를 범하거나 독단적인 시선으로 연구를 진행할 가능성을 예방하고자 하였다. 연구 과정 중 수시로 질적 연구 경험이 있는 체육교육 전문가 2명에게 자문을 받고 그 과정 속에서 상반되거나 상이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검토를 받았다. 동시에 자료 분석을 마치고 연구 결과부문의 초안을 작성한 후, 8명의 여중생들에게 자신들의 면담 내용이 언급되고 있는 부분이 연구자에 의해 제대로 해석되었는지 확인을 받았다.

연구결과 및 논의

본 연구에서는 이전에 체육 수업에서 학습무기력을 경험하였으나 무기력을 극복한 계기와 전환과정을 통해 성장한 여중생들의 이야기를 탐색하였다.

학습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의 극복 계기

1. 생각의 전환: 작은 성공 경험과 경쟁적 자극

본 연구에서 여중생들이 체육수업에서 무기력을 경험했다가 이를 극복하게 된 계기는 생각의 전환을 통한 작은 성공 경험과 경쟁적 자극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여중생들은 체육수업에서 자신의 운동 수행이 교사나 또래에게 부정적으로 평가받는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위축되고, ‘나는 할 수 없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경우가 많았다. 이는 여중생들이 스스로 주어진 학습 참여의 기회를 포기하고, 체육 수업에 대한 기대감을 갖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의 수행과 참여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돌아보고, 더불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극복 의지를 가질 때, 체육수업에서의 고질적인 학습무기력은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즉 학습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들은 체육수업에서 스스로의 변화 의지와 근본적인 의문 제기 등을 통하여 탈출구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제가 스스로 ‘이렇게 좀 더 하면 뭔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의욕이라든가? 아님‘내가 이렇게 해서 안 된 건가?’ 하는 이런 생각? (연구 참여자 배파랑 인터뷰)

그렇다면 이들이 체육 수업에서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도록 그들을 변화시킨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체육 수업에서 체득한 작은 성공 경험이 생각의 전환을 유도한 것이다.

운동장에서 땡볕에서 뛰어다니면서 하는 게 엄청 힘들긴 했는데 막 플라잉디스크를 잡거나 하면서 점수가 나고 그러는 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솔직히 신체적 조건이 딸리는 게 있기는 한데 그래도 뛰어다니면서 숨이(턱 끝을 가리키며) 여기까지 차오르는데도 재미있는 거예요. (연구참여자 민초록 인터뷰)

이처럼 체육수업에서의 작은 성공 경험은 여중생으로 하여금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신체 활동 수행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 넣음으로써 자기 주도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Nam & Lee, 2018). 때로는 이들이 자신들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신체활동에 대해 과감하게 도전하고 스스로 그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는 체육 수업의 성공 경험이 결국 학생들의 생각 전환을 유도한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의 생각 전환이 부여하는 교육적 역할은 Park et al.(2008)의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교 여학생들의 경우 체육 수업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체육수업에서 배운 실기 내용을 연습함으로써 자신의 한계 또는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실천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여학생들의 성공 경험은 현재 수행하는 활동뿐만 아니라, 앞으로 배우게 될 신체 활동에 대한 기대, 적극적인 참여 의지, 지속적인 노력을 갖게 하며, 신체활동에 대한 자신의 한계에 맞서서 두려움에 대한 도전을 강화시키는 자발적인 회복을 유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밝혀진 부분은 여중생들이 체육 수업에서 경쟁 상황을 무조건 싫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Nam & Lee(2018)에 따르면, 운동종목이 공평한 경쟁으로 이루어질 때 여학생들의 신체활동 참가가 촉진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여중생들은 본인보다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기력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이들은 경쟁 구도를 즐기기도 하며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지하여 책임감을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약간 체육수업을 할 때, 경쟁자가 있으면 더 끈기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나보다도 기술을 더 많이 쓰고 체력도 더 좋고 하면 그렇게 자극을 느끼는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김빨강 인터뷰)

다른 친구들끼리 경쟁하는 구도인 게 좀 좋은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정연두 인터뷰)

과거 일부 선행연구에서는 체육수업에서의 경쟁은 다소 부정적인 요인으로 인식되곤 했지만, 선의의 경쟁은 체육 교육의 중요한 부문이다(Ministry of Education, 2015). 이처럼 체육수업에서 이루어지는 선의의 경쟁은 여학생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체육 수업에 더욱 열심히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타인을 보며 자극을 받고, 또한 자신보다 기술이나 역량이 뛰어난 경쟁자와 선의를 경쟁을 하며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을 갖게 만든다. 또한 경쟁에서 승리할 때 이들은 기쁨을 느끼며, 그 승리의 기쁨은 여중생들이 체육수업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즉 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들은 경쟁 상황에서 자극받고 이 자극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함으로써 극복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2. 또래의 격려와 응원

본 연구에서 밝혀진 두 번째 극복 계기는 또래의 격려와 응원이다. 여중생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그들이 체육수업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원인은 바로 또래 원인이다(Kwon & You, 2022; Nam & Lee, 2018; Shannon, 2016). 그동안 여중생들은 또래의 시선이나 말, 행동에 큰 영향을 받는 여중생의 특성상 주변에 체육수업 활동에 의욕적이지 않고 오히려 체육수업 참여에 반감을 갖고 있는 또래 여중생들이 있을 경우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해 체육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Park et al., 2012; Walseth et al., 2018).여학생의 경우 남학생보다 관계적 욕구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학습무기력의 학습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지만(Choi & Hyun, 2018; Ha, 2013), 오히려 본 연구에서는 이 점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여중생들은 교사의 칭찬만큼이나 또래의 인정 또는 격려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며, 자신이 또래로부터 인정과 격려를 받고 싶은 만큼 또래에게 동일한 행동을 실천하고 있었다. 심지어 교사가 미처 제공하지 못하는 피드백을 또래에게 즉각적으로 제공하는 등의 적극적인 동료 교수의 역할도 자처하고 있었다.

애들이랑 같이 리그전을 했으니까 다 재미있었어요. 개인평가도 재미있었고, 친구들이랑 던지고 잡고 골 넣고 하는 게 다 재미있었어요. 개인평가도 그 때는 뭔가 단체로 했었어요. 한 명 던지면 두 명 던지고 줄줄이 가서 수행평가를 코스별로 돌았는데 그거를 하니까 다 같이 이제 “조금 더 던져! 조금만 더 화이팅!” 이런 식으로 서로 격려해주고 그러니까 이제 ‘나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하면서 원래 원칙이 막 자리에 딱 멈춰서 움직이면 안 되는데 선생님이 안 보실 때는 “조금 더 앞으로 가!” 하면서 던지고 골 넣고 하다보니까 “아~ 잘했어!!” 막 이렇게 서로 하면서 더 재미있었어요. (연구참여자 민초록 인터뷰)

Kwon & You(2022)에 따르면, 여중생에게 학습무기력이 발생하는 핵심 원인 중 하나는 또래의 영향이다. 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들은 열심히 참여하고 싶지만, 또래 친구들이 열심히 참여하지 않아서 또는 본인만 열심히 참여하는 것이 눈치 보여서 주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 참여자들의 면담에 따르면, 또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 이들은 친구들이 체육수업에 참여한다고 하면 본인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고, 또한 일부 여중생들은 과거 다투었던 친구와 체육 수업에서 같은 모둠으로 편성되어 수업에 참여하다 보니 점차 관계가 완화되는 경험을 하였다고 밝혔다. 이처럼 체육수업 참여의 학습무기력을 경험했으나 이를 극복한 여중생들은 체육수업에서 또래로부터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었다. 또한, 또래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등 일련의 선순환 구조 속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다 같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끼리 응원하고 격려하면서 협동을 통해 점수를 내고 했을 때, 행복한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김주황 인터뷰)

수행평가가 있을 때는 따로 학교에 남아서 연습을 한다든지, 친구들끼리 반에서 조금이나마 동작이나 이런 걸 물어보기도 하고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남자애들이 운동을 더 잘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이건 어떻게 하는 거야?”, “나 잘하고 있지?” 하면서 조언을 구해요. (중략) 잘하는 친구들한테요. (연구참여자 민초록 인터뷰)

이처럼 체육학습 무기력의 극복은 또래에 의해 건강하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은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받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에 도움을 주고받는 형태로 학습무기력의 극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거나 수행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 교사가 아닌 또래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거나 피드백을 요청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는 또래와의 상호작용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체육 수업은 그들의 학습무기력을 극복시키는 좋은 전략이 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즉 본 연구는 또래간의 인정, 칭찬, 격려가 학습무기력을 경험한 학습자들에게 참여 동기를 불어 넣어주고, 체육 수업에서 자연스럽게 무기력을 극복하고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탐색하였다.

3. 체육 교사의 세심한 배려

체육 수업에서 교사들의 말 한마디와 시선은 여중생들을 움직이게 하고, 반대로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만드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Constantinou et al., 2009; Fisette, 2013; Kwon & You, 2022; Nam & Lee, 2018). 즉 여중생들의 체육수업 학습무기력 여하는 교사의 역할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즉 체육 교사의 태도에 의해 얼마든지 여중생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무기력에 빠진 여중생들을 구출시킬 수 있다. 체육수업 중 학습활동에 부진한 여중생이 있는 경우 교사의 포기나 무관심은 여중생으로 하여금 스스로 ‘구제불능’의 정서를 느끼게 하며. ‘선생님께서도 포기한 나’라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체육 선생님들이 가르쳐 주실 때, 제가 안 되니까 약간 뭔가 그냥 포기하실 때? “그래 너는 안 되니까 그냥 이렇게 해라” 이렇게 말씀하실 때, 그게 저는 너무 속상한 거예요. 그래도 저는 막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그냥, 그냥 그렇게 해~”라고 하시니깐 ‘어? 나는 열심히 하고 싶은데 왜 뭔가 잘 안 해주시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연구 참여자 김주황 인터뷰)

면담을 통해 김주황 학생은 평소 체육수업 학습무기력을 경험했던 당시에도 포기하지 말고 노력해보자는 생각을 했지만 교사가 자신의 수행에 대해 칭찬은 고사하고 오히려 포기하거나 방치한다는 느낌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김주황 학생은 스스로 잘 안 되어도 한번 해 보고자 했던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속상한 감정이 들었고 교사와 교과에 대한 실망감으로 나타나 결국 체육수업에서 학습 무기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로 체육 교사가 여중생의 신체ㆍ정서적 특성에 대해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관심과 조치를 취한다면 많은 여중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Nam & Lee, 2018). 실제로 본 연구의 결과, 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들은 체육 교사의 적극적인 격려와 기회 제공이 주어졌을 때, 체육수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높아졌으며, 자신들의 무기력을 극복하게 만들어준 주요 요인이 되었다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본 연구가 수행된 A중학교의 경우 남녀공학교로서 혼성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체육 교사는 남학생과 여학생을 분리하여 평가를 진행함으로써 이성 학생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함을 원천 차단하고, 오로지 평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이는 외모나 평가에 예민한 사춘기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수업 조치로, 여중생과 남중생 모두 체육수업에 효과적으로 참여하게 만들고, 동시에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었다.

아 제가 좀 남자애들 시선에 신경 쓰는 스타일인데.. 살이 쪄 가지고요. 그리고 외모에 대해서 신경을 쓰는 스타일인데, 이번에 달리기 했을 때도 선생님이 남자애들은 잠시 나가 있으라고 하셔 가지고, 그게 배려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연구참여자 임하양 인터뷰)

이 부분에서 체육 교사가 보여준 여중생의 특수성에 대한 고려는 ‘편견’이 아닌 ‘배려’의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체육 교사들은 체육 수업에 부진한 학생이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여학생들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체육 교사들이 여중생들의 신체ㆍ정서적 특성을 고려하여 난이도 조정, 규칙의 변형, 다양한 활동 경험 등을 제공한다면 여학생들의 참여 기회가 많아질 것이고 무기력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초등학교 때는 항상 하던 피구, 축구 이런 거 하잖아요. 티볼도 어쩌다 한 번씩 하고요. 그런데 중학교는 뭔가 여러 가지를 배운다고 해야 하나? 원래 저희 배구도 안 했었는데 배구도 배우고 피클볼도 뭔지 몰랐는데, 배우고요. 되게 좀 다양한 게 많은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김분홍 인터뷰)

체육 교사는 또래, 가족 등과 마찬가지로 여학생의 체육활동 참여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s) 중의 하나이다(Nam & Lee, 2018). 따라서 여중생의 신체적, 정서적 특성 등을 고려한 체육 수업 설계와 운영은 여중생의 학습 무기력을 최소화하고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 수 있는 바람직한 교수전략으로 볼 수 있다(Kim et al., 2016).

학습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의 성장 과정

1. 실패 경험을 자신감으로 승화: 이젠 나도 할 수 있어!

여중생들의 무기력 유발 요인으로 밝혀진 실패 경험은 그들을 체육 수업 현장에서 주변인이나 들러리로 전락시키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무기력을 극복한 여중생들은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에 갇혀 있지 않고, 그들이 접해보지 못한 신체활동이나 남학생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신체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단은 어느 부분에서나 못한다고 생각한 것을 한 번쯤은 ‘아 나 저번에 이것도 했었는데, 이런 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면서 해보게 됐고, 그리고 약간 체육을 하고 나면 제 자신이 또 뿌듯해져서 ‘나 이런 것도 해본 사람이야.’, ‘아, 나 좀 잘하는 것 같은데?’ 이러면서 좀 긍정적이 된 것 같아요. 일단은 체력이 늘게 되니까 책상에 앉아있을 수 있는 시간이 늘게 되었고, 뭔가 좀 전에는 부딪혀보다가 안 되면 그냥 ‘그만할래.’ 하는 게 많았는데 ‘내가 몸으로 하는 것도 했는데 다른 것 뭐 안 되겠어?’하는 생각이 드니까 약간 도전적이 된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민초록 인터뷰)

나아가 이들은 현재의 학습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많은 경험을 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치지고 있었다. 실제로 다양한 신체활동 경험은 모든 학생들의 신체활동에 대한 안목을 확장시키고 그 경험을 가지는 과정 속에서 자신들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You, 2023).

많은 것들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다양하게요. 아직 안 해보긴 했는데, 남자애들만 좀 하는 종목 같은 것 있잖아요. 축구라든가 그런 건 아직 안 해봤단 말이에요. 그런 것들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축구도 배워보고 싶고, 농구도 그렇고, 티볼도 한 번 더 배워보고 싶어요. (중략) 체육 시간에 구기대회 연습을 통해서 축구를 혼자서 도전했어요. 학교에 남아서도 하고요. ‘나도 골을 넣을 수 있지 않을까?’하고 자세를 잡고 골 차는 걸 도전 했어요. 축구뿐만 아니라 농구도 기술을 쓰는 걸 체육 시간에 배운 것을 토대로 도전을 했어요. ‘뭔가 이거 체육수업 때 했던 거 같은데 비슷하게 해볼까?’라는 도전정신이 많이 생기는 거 같아요. 또 남자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걸 보고 여자아이들도 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연습하는 날마다 여자아이들도 같이 축구를 했어요. (연구 참여자 배파랑 인터뷰)

이처럼 학습무기력을 경험했지만 마침내 이를 극복한 여중생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무기력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되었고, 실패 경험을 자신감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본 연구에 참여한 모든 여중생들은 학습 무기력의 극복으로 인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성격이 밝아지면서 내면의 우울감 등이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체육 수업에서의 내적 동기가 증진된 여중생들은 체육 수업 속에서 자아를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육 교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학생일수록 자기 인식을 정확하게 한다는 점에서 Ko et al.(2011)의 연구 결과와 대부분 일치한다. 따라서 Pyo et al.(2010)의 주장처럼 여학생들의 내적 동기 유발을 위한 다양한 교수전략이 혼성 체육수업에서 적극적으로 모색될 필요가 있다.

2. 깊이 있는 학습 열망: 더 많이 배우고 싶어요!

체육 수업의 환경은 단위 학교의 지역, 유형, 규모 등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르다. 체육 수업의 특성상 제한된 수업 시간 동안 교수-학습과정 속에서 다양한 신체활동의 기본기를 완벽하게 숙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Nam & Lee, 2018). 이는 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들에게는 더욱 큰 장애물이 되곤 한다. 기본기가 탄탄할수록 수업과 평가에서 좋은 기량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지만, 기능 습득이 더디거나 기본기를 온전히 갖추지 못한 여중생들의 경우 지속적인 참여의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기본기가 탄탄하지 않았지만 체육 수업의 학습을 포기하지 않았고 향후 체육 수업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학습 열망을 소유하고 있었다.

배구를 조금 더 많이 배워보고 싶어요. (중략) 더 깊이 있게 배우면, 더 잘해져서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친구들끼리도 격차가 있으니까 그것을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실력이 맞으면 저희들끼리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연구참여자 김노랑 인터뷰)

과거 체육수업 시간에 배운 학습 내용이지만, 이 학습 내용을 보다 깊이 학습하고 또한 깊이 있는 학습을 통해 심층적으로 얻게 되는 기능 습득은 여중생들에게 체육 수업을 더욱 재미있고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여중생들은 체육수업 시간에 비록 미완(未完)의 실력일지라도 오히려 미완의 실력이기 때문에 더욱 많이 노력하고 많이 성장할 수 있음을 인지함으로써 향후 신체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단 배드민턴도 자세하게 배워보고 싶고, 농구도요. 지금은 그냥 친구들하고 공 던지고 골대 앞에서 이렇게 넣고 하는 그런 상황인데, 농구도 배워보고 싶고 공으로 하는 이제 손으로 공으로 하는 탁구라든지 그런 것도 배워보고 싶어요. (연구참여자 김빨강 인터뷰)

이처럼 여중생들은 자신의 체육수업 참여의 현황을 인지하고 다양한 신체활동의 섭렵에 대한 의지와 더욱 깊이 있는 기능 습득을 갈망하는 열의를 표현하고 있었다. 깊이 있은 학습의 열망은 이들을 더욱 열심히 참여시키는 원천이 되는 동시에 여중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배움의 깊이가 더욱 넓고 깊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깊이 있는 학습(deep learning)은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으로, 학습자가 학습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그것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 또는 확장할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깊이 있게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Ministry of Education, 2022; You, 2023). 본 연구에서도 일부 연구 참여자들은 깊이 있는 학습에 대한 높은 의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일부 신체활동에 대한 집중적인 학습 의지를 갖고 있었고, 동시에 다양한 신체 활동에 대한 학습 열망도 가지고 있었다.

3. 학습몰입과 학습전이: 이상하게 공부가 잘돼요~

최근에 운동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보고서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Estrada-Tenorio et al., 2020; Lee, 2014; Youth Sport Trust, 2022). 본 연구에서 무기력을 극복한 여중생들은 체육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부수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 이들은 이유를 정확히 모르지만 체육수업 참여가 자신의 학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 김빨강 학생의 경우에도 체육 수업의 참여가 다른 교과 수업에도 긍정적인 전이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연구참여자 김빨강 여중생의 면담을 통해서 교과 간 학습 전이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일단은 체육을 할 때, 아무래도 신나게 뛰어놀고 하니까 그 체육 다음 수업에는 그대로 신이 나 있어서 좀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 생각이 생기는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김빨강 인터뷰)

학습 전이는 교육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활용(Hyun, 2021; Shin & Hyun, 2021)하는 것으로, 학습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다양하다. 그 중, 교육내용에 대한 자신감 또는 교육을 통한 학습자의 자기인식 변화가 학습 전이의 주요 변수임을 알 수 있다(Foley & Kaise, 2013; Hyun, 2021). 본 연구에서도 체육 수업에 대한 소소한 만족감이 타 교과 수업의 기대감으로 연장되고 있었고 학습 몰입의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 김노랑 학생은 체육활동에 참여한 후 공부에 집중을 더 잘하게 되었고, 다른 교과의 학습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설명이 잘 들린다고 이야기함으로써 이전보다 학습 몰입이 잘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뭔지 모르겠는데 몸을 움직이고 난 후부터는 공부에 좀 더 집중이 잘 됐던 것 같아요. 선생님 말씀도 뭔가 더 잘 들리는 것 같고요. (연구참여자 김노랑 인터뷰).

본 연구에서 탐색된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은 운동이 학업의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 연구들의 결과를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학습 무기력을 경험했다가 이를 극복한 여중생들의 생생한 경험이라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4. 마음의 치유와 새로운 도전: 우리의 삶으로 스며든 체육!!!

본 연구에서 학습무기력을 극복한 여중생들은 체육수업 참여로 인해 마음의 치유를 얻고,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체육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었다. 이들은 체육 수업이 다가오면 마음이 들뜨고 신나는 마음이 들며, 체육 수업이 끝나도 그 감정이 지속되는 정서적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Nam & Lee, 2018; Standiford, 2013). 동시에 이들은 과거였다면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전하지 못했던 신체활동에 쉽게 도전하게 되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되었다.

체육이 움직이는 과목이다 보니까 확실히 사람이 더 활발해지는 것 같아요. (중략) 약간 도전적 이어지기도 하고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체육시간에 새로운 활동을 할 때, 참여하거나 그럴 때 느끼는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김주황 인터뷰)

제가 사실 좀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데, 뛰니까 그게 좀 많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중략) 저를 도전적인 사람으로 만든 것 같아요. 원래였으면 전혀 참여를 하지 않았을 수업에 참여를 하게 된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임하양 인터뷰)

물론 본 연구의 참여자인 여중생에 따라 개인차는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무기력을 극복한 후 체육 수업을 통해 긍정적인 자신의 변화를 인지하고 있었다. 면담 시 김빨강 여중생은 학습무기력을 경험하던 당시에는 평가나 기록 측정을 할 때 다른 친구들에 비해 낮은 점수나 기록을 보며 ‘나만 못하는 것 같은’ 마음으로 스스로 쉽게 위축되었고, 더 나아가 자신과 같은 팀을 이루게 될 또래 친구들에게 혹여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체육활동 참여 자체가 어려웠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이제 해당 여중생은 자유롭고 신나는 마음으로 체육 수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과거와는 다르게 또래 친구들의 시선이나 평가, 기록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체육 수업 참여 그 자체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체육시간이 오면 다 무시하고 뛰어 놀 수 있고, 막 체육시간이 기다려지는 그런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중략) 최대한 체육시간 만큼은 뛰어 놀려고 하고요. (연구 참여자 김빨강 인터뷰)

체육 수업에서 진정한 즐거움을 경험하고 학습무기력을 극복하면서 여중생들은 자연스럽게 학교 안과 밖의 생활체육 활동에도 관심을 갖게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이들은 정규 체육 수업 시간 이외의 체육 활동에 대한 욕구가 자연스럽게 생겨났고 그 욕구를 새로운 도전으로 연결하고 있었다(Chen, 2011; Jin & Lee, 2016). 이들은 새로운 도전을 방과 후 체육활동 또는 학교 밖 수업을 수강함으로써 실제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여름방학 때 배드민턴 방과 후 수업을 신청해서 했었는데 그때 확실히 체력이 늘은 것 같아요. 배드민턴을 좋아하기도 하고 재미있으니까 이왕 하는 거 기술도 좀 배워보자 해서 신청했어요(연구참여자 김주황 인터뷰).

좀 재미있는 종목을 찾아서 따로 배워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제가 배워 봤었는데 되게 재미있고 활기차지더라고요(연구참여자 임하양 인터뷰)

연구 참여자 김주황 학생은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정규 체육교과 외 시간을 할애하여 배드민턴을 배웠고, 임하양 학생은 학교 밖 수업으로 배구 수업을 수강하였다. 2명의 여중생 모두가 정규수업 시간 외 별도 시간을 할애하여 생활 체육으로 자신들의 신체활동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현상은 정과 체육이 생활체육과 자연스럽게 연계되어 평생 체육으로 이동하는 전형적인 모습으로 볼 수 있다(Jung, 2017).

결론 및 제언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각도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본 연구도 여러 가지 원인으로 체육 활동에 흥미가 없거나 학습 의욕이 전혀 없는 여중생들을 긍정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 교육적 전략을 탐색하기 위해 실행되었다. 이에 본 연구는 이전에 학습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을 대상으로 체육 수업에서 어떤 계기로 무기력을 극복했고, 그 이후 어떤 성장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탐색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학습 무기력을 경험한 여중생들은 자신, 또래 친구, 체육교사의 영향으로 체육 수업에서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었다. 즉, 여중생 스스로 경험한 작은 성공과 경쟁적 자극으로 인한 생각의 전환, 또래의 격려와 응원, 체육 교사의 세심한 배려로 무기력을 벗어나 수업 참여 의지를 회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즉, 학습무기력의 주요 원인이었던 3주체(자신, 또래, 체육교사)와의 관계설정이 해결됨으로써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무기력을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둘째, 학습무기력을 극복한 여중생들은 다양한 형태로 성장 과정을 밟아가고 있었다. 체육활동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그 자신감으로 인해 체육활동에 관한 깊이 있는 학습 열망을 갖게 되었다. 또한, 이들은 체육 수업에서 회복된 학습 의지를 타 교과의 학습 몰입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경험했으며, 자신의 학교생활과 일상생활 속에서 새로운 도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즉, 본 연구에서는 여중생들이 학습무기력을 극복하는 자체에 그치지 않고 교과 학습은 물론 학교생활과 일상생활에로의 확장된 성장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연구에 대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체육 수업에서 학습무기력을 극복한 여중생의 전환 계기와 경험들이 더욱 다양하게 탐색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 소재 중학교 1개교에 재학 중인 여중생 8명의 사례를 통해서 여중생의 학습무기력 극복 경험을 탐색하였다. 본 연구 주제를 소재로 다양한 연령층(예: 고학년 여자 초등생, 여고생 등)과 다양한 지역소재 여중생들의 사례 연구가 심층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둘째, 체육 수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학생의 학습무기력 뿐만 아니라 남학생의 학습 무기력에 관한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학교체육 현장에서 성차에 관계없이 학습무기력을 경험하는 학생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여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술적 관심이 거의 적은 남학생의 체육수업 학습권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후속연구를 통해 보다 심층적인 남학생의 체육수업 학습무기력과 극복 과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1) 본 연구에서 사용된 성명은 익명임

CONFLICT OF INTEREST

논문 작성에 있어서 어떠한 조직으로부터 재정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지 않았으며 논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관계도 없음을 밝힌다.

AUTHOR CONTRIBUTION

Concepualization: J Kwon, Data curation: J Kwon, Formal analysis: J You, Methodology: J Kwon, Project administration: J You, Writing-original draft: J Kwon, Writing review&editing: J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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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mission Date
2023-07-13
Revised Date
2023-10-11
Accepted Date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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