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598-2920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plore the effects of the student-athlete and student peer mentoring program as a collegiate class.
The peer mentoring program, conducted at A University in the first semester of the 2023 school year, was evaluated using practical action research (Zuber-Skeritt, 1996).
In the introduction stage, ‘relative and absolute evaluation’, ‘member ratio’, and ‘definition of professor role’ were categorized as challenge issues. In the progress stage, ‘de-formalized lecture method’, ‘student athlete’s coaching experience’, and ‘student’s experience of football culture’ were discovered as possibilities, while ‘vacancy and absence of mentor-mentee’, ‘limited group activities and limitations of team sports’, and ‘lack of objective evaluation’ required improvement. At the end stage, student-athletes experienced changes in values such as self-identity, football, and human relationships, as well as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changes in sports participation.
2023학년도 1학기 수도권 소재 A대학 체육계열 학과에서 개설 및 진행한 <피어멘토링> 강의를 연구환경으로, 담당 교수와 수강생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여 ‘실천적 실행연구(Zuber-Skeritt, 1996)’를 실시하였다.
첫째, 도입 단계에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구성원 비율’, ‘교수자 역할 정의’가 도전과제로 범주화되었다. 둘째, 진행 단계에서는 <피어멘토링>의 가능성으로 ‘탈형식화된 강의방식’, ‘학생선수의 지도자 체험’, ‘일반학생의 축구부 문화 체험’이 발견되었고, ‘결원 발생과 멘토-멘티 부재’, ‘제한된 그룹 활동과 팀스포츠의 한계’, ‘객관적 평가 부재’는 시행착오로 확인되었다. 셋째, 종료 단계에서는 <피어멘토링>를 통해 나타난 참여자들의 변화를 기술하였다. 학생선수들은 자아정체성, 축구, 인간관계 등의 가치관 변화를, 일반학생들은 스포츠 참여형태의 양적 및 질적 변화를 경험하였다.
우리나라 학생선수의 학습권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인 사회적 현안이다. 그동안 학습권 침해와 관련된 여러 사례가 보고되었고 이에 따라 다양한 해결방안이 제시되었지만, 그 실효성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오히려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 정책과 현장(학교운동부 주체)의 의견 차이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학생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정책 수혜 대상인 학생선수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변으로 본 연구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학원스포츠 구조의 근본적 개혁이 아닌 부분적 규제 때문이다(Kim & Chung, 2012; Lee & Cho, 2013; Myung, 2017). 1962년 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은 1983년 전부개정을 거치면서 제1조(목적)에 체육을 ‘국위선양’의 수단으로 규정하였다. 이 법에 따라 우리나라는 국가주도형으로 스포츠를 육성해왔으며, 여기서 학교관료제를 근간으로 한 체육특기자제도, 전국(소년)체육대회, 병역특례제도, 올림픽연금제도 등이 활용되었다(Park et al., 2018). 다시 말해, 엘리트 체육정책을 국정 기조로 설정하고, 앞서 열거한 하위 제도들이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다. 따라서 국내 학교운동부와 학생선수 문화는 오랜 기간 엘리트 체육정책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형성되었고, 하위 제도들은 그 문화를 유지 및 강화하는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학교운동부 및 학생선수와 관련된 문제들이 사회적 공감을 얻었고,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 선행연구(Myung & Jo, 2016, 2019)에서는 이 시기를 두고 우리나라 ‘학원스포츠의 과도기’로 규정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과도기에(앞에서 언급한) 엘리트 체육정책의 기조, 즉 학원스포츠 및 스포츠육성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개혁을 생략한 채, 하위 제도들에 대한 부분적 규제만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최저학력제도, 주말 리그제도, 합숙훈련 근절제도 등이 도입되었다. 여전히 대회 입상 실적으로만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프로구단 및 실업팀에 취업할 수 있는데, 학교 수업을 정상화하라는 요구는 학생선수의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러한 부분적 규제에 대한 반작용으로 학교를 떠나 제도권 밖인 사설클럽팀으로 옮겨 보다 자유롭게 훈련에만 집중하는 학생선수와 학부모가 증가하고 있다(Kim, 2021).
둘째, 현장의 욕구(needs)를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Kwon et al., 2019; Lim & Yu, 2014; Yoo et al., 2012). 첫 번째 원인이 학생선수의 취업 및 상급학교 진학과 관련된 구조적인 갈등이라면, 두 번째는 개별적인 갈등에 해당한다. 관련 당국은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방안으로 최저학력제도와 주말리그제도를 도입하였다. 여기서 최저학력제도란 학교 수업에 기반하여 최저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선수는 대회 참가를 금지하는 제도이다. 주말리그제도는 그동안 학기 중 개최되었던 토너먼트 형식의 전국 대회를 폐지 및 축소하여 학기 중 학교 수업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이 두 가지 제도의 공통점은 바로 ‘학교 수업’에 초점을 두고 있다. 주목할 점은 최저학력을 국어, 영어, 수학 등 입시 위주의 교과목을 중심으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다음은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와 유사한 문제의식을 가진 한 언론 보도의 내용이다.
“교육부는 국어, 영어, 수학을 최저학력 평가 과목으로 정했다. 그런데 그게 모든 학생에게 똑같이 적용돼서는 안 된다. 학생선수들은 문화·체육계 인재들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한다. (중략) 나는 대한 체육회 진로지도 강사로 일하면서 학생선수를 많이 만났다. 이들 모두 선수가 되고 싶은 건 결코 아니다. 정말 다양한 꿈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학생들은 운동과 학업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운동하면서 다른 꿈을 꾸지 못하는 환경, 그걸 개선해야 한다(Kim, 2019).”
학생선수 학습권 보호 정책은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방법론에서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학습권에 대한 의미를 ‘학교 수업’으로 한정하고 국영수에 초점화된 지식 습득, 즉 입시 교육으로 회귀함으로써 학생선수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간과하였다. 일찌감치 운동선수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이들을 다시 입시 교육의 틀 안으로 유인하고, 학업성적에 따라 차별적인 교육 기회(대회참가금지)를 제공하는 것은 평등권, 행복권, 직업선택의 자유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Myung & Choi, 2019). 학생으로서 학습할 권리와 전인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입장에는 이견이 없지만 무엇을 가르치고 배울 것인지, 즉 방법론에는 다양한 시도와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처럼 위의 두 가지 원인에서 국내 학생선수 학습권 보호 정책은 정책적 실효성과 현장의 수용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여 정책의 실효성과 현장의 공감을 확보할 수 있는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다. 그 결과, 대학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생축구선수-일반학생 피어멘토링(이하 피어멘토링)> 프로그램을 기획하였고, 이를 2023학년도 1학기 수도권 소재 A대학 체육계열 학과의 정규 강의로 개설하였다.
피어멘토링이란 동일한 경력이나 연령대에 있는 사람들 간의 관계이며,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특정 영역에서 더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상호 간 학습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Russell, 2007). 여기서 멘토링 관계가 일대일 또는 일대다수가 될 수 있고, 학습 과정은 일방적인 형태가 아닌 상호적이다. 유사 개념으로 학습멘토링, 피어튜터링 등이 있는데, 학생선수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들(Kim et al., 2020; Seo & Lim, 2011)은 ‘동료 간 상호 교수-학습’보다는 선배나 지도자의 일방적 멘토 역할에 주목해왔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피어멘토링> 프로그램은 학생선수가 또래집단인 교내 일반학생으로부터 자신이 희망하는 지식을 배우고, 상호 교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피어멘토링> 강의 사례는 학생선수 학습권 보호를 위한 여러 방법론 중 하나로서 그 가능성과 기대효과, 한계점과 시사점을 제공하기에 연구 대상으로서 학술적 및 실천적 가치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피어멘토링>은 대학 캠퍼스 내 일반학생의 스포츠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대학들은 운동부라는 캠퍼스 내 중요 자산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교내 구성원들이 학생선수의 경기를 관람하거나1 이들로부터 직접 스포츠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어멘토링>은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는데 일부 기여할 수 있다. 일반학생은 교내 또래집단인 학생선수에게 스포츠를 배움으로써 스포츠 참여의 양적 및 질적 수준 향상과 인적 네트워크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대학 캠퍼스의 스포츠 문화 형성에도 긍정적이다.
그동안 학생선수 학습권 보호를 위한 멘토링 프로젝트는 소수 선행연구에 의해 수행 및 보고된 바 있다. 대표적으로 Kim et al.(2020)의 초등학교 학생선수 학습멘토링에 관한 연구, Seo & Lim(2011)의 중학교 학생선수 학습멘토링 연구가 있다. 이 두 연구는 각각 초등, 중등 학생선수를 멘티로, 대학 일반학생을 멘토로 선정하여 학습멘토링을 실시하였다. 이는 학생선수 학습권을 위한 멘토링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본 연구와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방법론적 측면에서는 차이점이 분명하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피어멘토링>은 (1) 또래집단의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이 상호 멘토-멘티 역할을 한다는 점, (2) 학습 내용이 이론에서 벗어나 보다 실용적 지식을 자유롭게 선정한다는 점, (3) 그 대상을 대학교 학생선수로 확대했다는 점, (4) 비교과 프로그램이 아닌 정규 교과과정로 시도했다는 점 등에서 선행연구와의 차별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질적연구방법인 실행연구를 분석 틀로 활용하여 대학 <피어멘토링> 강의 사례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2023학년도 1학기 수도권 소재 A대학 체육계열 학과에서 개설 및 진행한 <피어멘토링> 강의를 연구환경으로, 담당 교수와 수강생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여 실행연구를 실시한다.
<피어멘토링> 사례는 대학 캠퍼스의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실천적 대안과 방법론적 구상을 공유하고, 대학 캠퍼스 내 스포츠 문화를 형성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대학 학생선수 학습권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후속 연구와 활발한 논의를 축적함으로써 다양한 정책 대안을 기대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피어멘토링> 도입 단계에서 나타난 이슈(도전과제)는 무엇인가? 둘째, <피어멘토링>의 진행 단계에서 나타난 가능성과 시행착오는 무엇인가? 셋째, <피어멘토링> 종료 단계에서 나타난 참여자의 변화와 그 의의는 무엇인가?
실행연구는 질적연구방법 중 하나로 객관적 사실과 이론의 발견 및 검증보다는 “반성적 실천의 자기순환과정(Lee et al., 2005, p. 19)”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반성적 실천의 주체는 연구 프로젝트의 ‘현장 실천가’ 또는 ‘관찰자로서 연구자’를 의미한다. 이러한 방법론적 특성으로 인해 교육 종사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로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활용되어왔다.
주로 학습자의 행동 변화를 위한 프로그램 도입(Choi & Son, 2017), 기존 학습 프로그램의 개선(Yang & Lee, 2020), 교수자의 교수법 개선(Kim & Kwon, 2015) 등의 연구로 구분할 수 있다. Kemmis & McTaggart(2000)가 제시한 실행연구의 특징(사회적, 참여적, 실용적, 협동적, 해방적, 비판적, 순환·반성적, 기존 이론 및 관행의 수정·보완)은 실행연구가 교육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온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본 연구 역시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의 실천적 대안과 새로운 교과목 도입을 위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분석 틀(frame work)로 실행연구가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Zuber-Skerritt(1996)는 실행연구의 유형을 기술적, 실천적, 해방적 실행연구로 분류하였는데,2 본 연구는 ‘실천적 실행연구’의 지침에 따라 대학 <학생축구선수-일반학생 피어멘토링(이하 피어멘토링)> 과정을 연구하였다.
본 연구의 절차는 Kemmis et al.(2014)가 제시한 실행연구의 네 단계를 준수하였다. 첫째, 문제 파악 및 변화의 계획이다. 본 연구는 연구 초기에 대학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 정책과 현장 간 갈등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원인과 실천적 대안(변화)을 고민하였다. 본 연구의 서론이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둘째, 계획의 실천, 변화의 과정 및 결과에 대한 관찰이다. 본 연구는 첫 번째 단계에서 실천적 대안으로 <피어멘토링>을 계획하였고, 이를 대학 정규 강의로 도입하여 실천하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도출된 가능성과 시행착오, 다양한 변화를 관찰 및 기록하였다.
셋째,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성찰(반성)이다. 이 단계는 실행연구가 다른 질적연구와 차별성을 가지는 부분이다. 본 연구자는 연구자와 실천가를 넘나들며 <피어멘토링>의 안팎에 위치하였고, 각 역할에서 자기성찰과 함께 반성적 연구일지를 작성하였다.
넷째, 수정된 계획, 실천과 관찰, 반성의 반복이다. 실행연구는 실천과 반성의 순환 과정에 기반한다. 본 연구는 초기 계획에 따라서 일방향적으로 <피어멘토링>을 수행하지 않고, 여러 시행착오와 계획의 수정을 반복하며 실천적 의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는 Jo(2002)이 실행연구 절차에서 강조한 ‘후속 연구자, 정책 입안자와의 결과 공유’를 위함이다.
Henson(1996)은 실행연구에서 교사의 참여수준에 따른 연구자의 역할을 세 가지로 분류하였는데, 본 연구자는 교실 현상에 가장 적극적인 ‘연구자로서 교사’ 역할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피어멘토링>을 직접 설계 및 운영하고 동시에 비판적 분석과 자기성찰을 수행하는 ‘실천가로서 연구자’ 또는 ‘연구자로서 실천가’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Henson(1996)에 따르면, 실천가로서 연구자는 연구문제 정의, 연구의 설계 및 수행, 결과 사용 등 모든 과정을 혼자서 또는 동료 연구자와 협력하여 수행한다. 본 연구는 전문가 동료 집단(스포츠교육학 및 스포츠사회학 박사, 축구부 지도자)과 반복적으로 문제를 공유하면서 <피어멘토링>을 계획, 수정, 실행하였으며 이 과정을 연구종료 시까지 순환적으로 반복하였다.
무엇보다 실행연구를 포함한 모든 질적연구는 연구자가 연구 도구로 활용되기 때문에 연구자의 배경과 전문성이 중요하다. 본 연구자는 약 15년간 학생선수 및 프로축구선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은퇴 후 교육학 석사 및 체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처럼 본 연구자의 학생선수, 프로축구선수, 교육자로서의 다양한 경험은 <피어멘토링>를 운영 및 연구하는데 있어 적절하다. 다만, 연구자의 주관성이 연구에 개입되는 상황을 경계하기 위해 연구자 반성일지와 동료 검증을 통해 노력하였음을 밝힌다.
본 연구는 실행연구의 대상이자 대학 강좌로서 <피어멘토링>을 다음과 같이 설계하였다. (1) 교과목명은 <축구선수-학생 피어멘토링>으로 명명하고, 2023학년도 1학기 대학 정규 강의로 개설 및 운영한다. 개설기간은 2023년 3월 6일부터 6월 21일까지이며, 16주간 총 32회 강의(블록수업)를 진행한다. (2) 전·후반기 각각 멘토링 조(학생선수 1인 + 일반학생 1인)를 구성하여 교수-학습 활동을 진행한다. 교수는 최소한의 개입과 중재 역할을 담당한다. (3) 주 2회 블록 수업으로 1회차 강의는 학생선수가 일반학생에게, 2회차 강의는 일반학생이 학생선수에게 각각 가르친다. (4) 교수-학습 내용과 평가 기준 및 방식은 학생 간 상호 협의하여 결정한다. (5) 성적평가방법은 ‘교수가 제시하는 항목 30%(출결 20% + 참여도 및 태도 10%)’와 ‘학생 간 상호협의에 따른 항목 70%(각 멘토링 조에서 설정한 학습내용의 성취도 및 평가기준)’로 구성한다. 연구환경 및 조건으로서 <피어멘토링>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Table 1>과 같다.
참여자들이 선택한 <피어멘토링>의 교수-학습 내용은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주로 학생선수들은 영어공부(스포츠선수 인터뷰 사례, 회화, 기초문법, 작문), 자격증 및 공인점수 준비(전문 및 생활스포츠 지도자,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토익, 토익스피킹), 2차 진로 탐색 및 계획 설계하기, 컴퓨터 활용능력(PPT, Excel) 이론 및 실습, 드로잉 및 포토샵 실습, Chat GPT 및 AI 활용법, 심리상담, 코딩프로그램 실습, 인문학, 독서 및 토론 등을 학습 내용으로 선택하였다.
일반학생들은 큰 틀에서 축구를 학습 주제로 고정하고, 개별적으로 배우고 싶거나 평소 궁금했던 내용을 자유롭게 선택하였다. 주로 드리블, 패스, 킥, 슛, 컨트롤, 약발연습 등 개인 기초기술과 공격수 및 수비수 움직임, 공간별 움직임 등 부분 전술을 선택하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실기보다는 축구 경기 분석, 경기 규칙과 같은 이론적 지식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으며, 생활스포츠지도자 축구 자격증 취득 을 위해 시험 대비에 초점을 두기도 했다.
이처럼 학생선수 및 일반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학습 목표를 자유롭게 선정하고, 멘토-멘티 간 상호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학습 내용과 방식 그리고 평가 기준을 도출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이 전·후반기에 각각 선택한 교수-학습 내용은 다음 <Table 3>과 같다.
본 연구는 <피어멘토링>의 수강생 전원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수강 정원은 30명으로 제한하였으며, <피어멘토링>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의 비율은 1:1로 구성하였다. 학생선수들은 스포츠계열 전공학과에 재학 중이면서 대한체육회에 선수로 등록된 자로 제한하였다. 일반학생은 성별, 전공, 학년에 별도로 제한을 두지 않았으며, 축구와 축구부 학생선수와의 <피어멘토링>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수강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 결과, 학생선수 15명, 일반학생 14명 총 29명이 <피어멘토링>에 참여하였다. 본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3>과 같다.
첫째, 참여관찰과 서술적 관찰을 병행하였다. 연구자가 <피어멘토링> 활동에 개입하거나 중재하는 상황은 참여관찰을, 참여가 불가한 상황은 서술적 관찰을 수행하였다. 주로 <피어멘토링>의 계획 및 평가 단계는 참여관찰로 이루어졌으며, 수행 단계는 한발 물러나서 서술적 관찰을 고수하였다. 관찰일지는 <피어멘토링>의 도입 단계부터 종료 시점 사이에 발생한 사건을 중심으로 기록하였다. 기록은 객관적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하되 연구자의 자기성찰과 반성도 포함하였다. 이 과정에서 사진 및 동영상 자료를 보조자료로 수집하였다.
둘째, 비형식적 대화와 반구조화된 심층면담을 병행하였다. 비형식적 대화는 <피어멘토링>에서 발생한 사건 중심으로 강의 전·후에 자유롭게 이루어졌으며, 별도의 녹취보다는 주요 사실을 요약하여 연구자가 연구일지에 기록하였다. 반구조화된 면담은 <피어멘토링> 종료 후 연구자가 사전에 공통 질문을 준비하여 진행하였으며, 모든 면담 내용은 녹취 및 보관하였다. 반구조화된 면담에서 사용한 주요 질문은 <Table 2>와 같다.
셋째, 서술형 질문지를 통해 참여자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았다. 서술형 질문지는 <피어멘토링> 종료 후 1회 실시하였다. 질문은 공통 질문으로 ‘<피어멘토링> 참여 소감’이다. 참여자들은 연구자가 제공한 질문지에 수기로 답변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Braun & Clarke(2006)가 제시한 ‘주제 분석(thematic analysis)’ 6단계를 준수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실천가로서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들’의 <피어멘토링> 참여 과정으로부터 공통적인 주제와 그 의미를 밝히는데 초점을 두었다. 질적 자료의 코딩(부호화) 및 주제의 범주화는 연구 문제(질문)를 중심으로 실시하였다. 구체적인 분석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원자료(raw data)의 텍스트화 및 시각화이다. 참여관찰과 서술적 관찰 시 기록한 관찰일지, 사진 및 동영상, 연구 참여자들과의 심층면담, 연구자의 반성적 연구일지 등을 연구자 PC에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모든 텍스트는 수집 당일에 정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둘째, 부호 생성이다. 방대한 양의 원자료를 반복해서 읽으면서 본 연구문제와 관련된 키워드와 문구를 부호화하였다. 연구문제에 답변이 될 수 있는 키워드를 코딩하였으며, 부호화된 키워드에 식별 가능한 번호와 이름을 부여하였다. 셋째, 초기 주제 생성이다. 앞서 도출한 부호들을 대조 및 조합하면서 추상적인 주제를 도출하였다. 유사한 부호끼리 범주화 작업을 실시하였으며, 범주 간 유사성과 차이점 등을 분석하였다. 넷째, 주제 점검 및 평가이다. 초기 주제를 뒷받침하는 부호를 교차적으로 검토하고, 주제 간 통합 및 제거를 통해 최종 주제를 선정하였다. 다섯째, 주제 명명 및 해석이다. 도출된 각 주제에 적절한 이름을 부여하고 각 주제가 지닌 특성을 파악하였다. 여섯째, 결과보고서 작성이다. 각 주제에 적절한 사례(연구자와 참여자의 경험, 진술 등)를 선택하고 그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본 연구는 Lincoln & Guba(1985)의 질적 연구 평가 기준과 Patton(2002)의 다각적 자료수집 기법을 준수함으로써 연구의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먼저 사실적 가치를 위해 도출된 주제에 대한 연구자와 참여자의 일관된 반응을 반복적으로 검토하였고, 기존 이론 및 관련 문헌자료(선행연구, 언론기사, 공문서 등)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적용성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전문가 집단의 동료 검증과 연구결과에 대한 연구 참여자의 재검토를 실시하여 일관성과 중립성을 확보하였다. 추가로 본 연구는 관찰일지, 연구자 반성일지, 심층면담, 관련 문헌 등 자료의 다각적 수집을 통해 연구자의 주관성 개입을 경계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본 연구자는 <피어멘토링>의 모든 참여자에게 강의에 대한 소개(도입배경, 목적, 운영방식, 기대효과 등)와 실행연구의 필요성 및 절차를 사전에 설명하였다. <피어멘토링> 강의와는 별도로 실행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강의 시 사진 및 동영상 촬영, 음성 녹취가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 심층면담과 서술형 질문지를 실시한다는 점을 공지하였다. 이후 연구 참여를 희망하는 자들은 참여 동의서를 작성하였고, 불참하는 학생에게는 어떠한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연구자는 참여자들에게 수집된 모든 자료를 익명으로 처리하고, 연구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였다.
본 연구는 대학 <학생축구선수-일반학생 피어멘토링(이하 피어멘토링)> 강의 사례를 통해 실천적 의의를 발견하고자 실행연구를 실시하였다. 연구결과는 실행연구의 방법론적 특성을 반영하여 강의의 도입 단계부터 종료 시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하였으며, 각 단계에서 의미 있는 주제를 범주화하여 근거 자료와 함께 제시하였다. 강의 도입 단계에서는 ‘해결해야 했던 도전과제들’을 이슈별로 범주화하였고, 진행 단계에서는 <피어멘토링>의 ‘가능성과 시행착오’를 도출하였다. 마지막으로 강의 종료 단계에서는 ‘참여자의 변화’를 중심으로 <피어멘토링>의 기대효과와 후속 과제를 제시하였다.
<피어멘토링>의 담당교수인 본 연구자는 강의 도입 단계부터 다양한 도전과제에 직면하였다. 소속 대학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강의였기 때문에 강의 진행에 대한 시나리오와 예상되는 시행착오를 반복적으로 검토하였다. 그 결과, 이 과정에서 경험한 도전 이슈는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구성원 비율’, ‘교수자 역할 정의’로 범주화되었다.
대학 정규 강좌로서 <피어멘토링>을 개설 및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성적 평가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국내 대학들은 일정 비율에 따라 상대평가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Lee et al., 2021), 이는 본 연구를 수행한 대학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피어멘토링> 강의는 교수-학습 내용과 진행방식 그리고 평가기준을 멘토-멘티 간 상호협의하기 때문에 각 멘토링 조별로 그 내용이 모두 상이하다. 이러한 특수성으로 인해 획일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일괄적 평가 기준이 아닌 교과목의 특성에 따라 학과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Lee et al., 2021).
이에 대한 대안으로 본 연구자는 동료 평가 방식과 참여도(태도, 몰입, 출결 등)를 반영한 평가 방식을 고려하였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성적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조건 없는 절대평가’를 적용할 필요가 있었다. 이는 본 연구자가 직면한 첫 번째 도전 이슈이자 행정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무엇보다 수강신청 및 개강 전에 신속하게 해결해야 하는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교내 행정 절차에 따라 2023년 1월 26일 ‘2023-1학기 성적특별평가계획서’ 신청 접수가 시작되었고, 신청 결과 2월 9일에 학교 본부(교무팀)로부터 ‘조건 없는 절대평가’를 최종 승인받았다. 다소 촉박했지만 <피어멘토링> 개설의 첫 번째 도전 이슈는 이렇게 해결되었다.
기존의 평가 방식을 벗어나 ‘조건 없는 절대평가’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학교 본부(교무팀)를 설득하기 위한 논리가 필요했다. 이는 본 연구자뿐만 아니라 향후 <피어멘토링>을 개설 희망하는 모든 대학과 담당교원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본 연구자는 교무팀에서 제시한 성적특별평가기준 A유형(A+ 및 A0: 0~40%, B+ 및 B0: 0~90%, C+ 이하 10% 이상), B유형(A+ 및 A0 0~50%), C유형(A+ 및 A0 0~100%) 중 C유형을 요청하였다.
성적평가항목은 크게 두 가지로 ‘교수자가 제시하는 항목(30%: 출결 20% + 참여도 및 태도 10%)’과 ‘학생 간 상호협의에 따른 항목(70%: 각 멘토링 조에서 결정한 학습내용의 성취도 및 평가기준)’을 제시하였고, 학점 기준은 A~A+:90점 이상, B~B+: 80점 이상, C~C+: 70점 이상, D 이하: 60~69점, F: 59점 이하로 설정하였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피어멘토링>이 특별평가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이유인데, 본 연구자는 다음과 같은 사유를 제시하였다.
- 본 교과목은 축구부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의 상호 교수-학습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수업임
- 구체적인 학습내용과 진행방식, 평가기준은 학생 간 상호협의하여 결정함
- 주 2회 블록수업으로, 1회차 강의에는 학생선수가 일반학생에게 축구를 가르침(예: 축구 기본 기술, 규칙, 경기전략, 등 자유롭게 선택)
- 2회차 강의에는 일반학생이 학생선수에게 이론 및 실용적 지식을 가르침(예: 컴퓨터활용능력, 영어회화, 경제, 시사, 사회문제, 은퇴 후 2차 진로 등 자유롭게 선택)
- 본 교과목은 학생 간 협동학습과 실습/실기 내용을 중심으로 운영됨
- 따라서 15개 멘토링 조(학생선수1인+일반학생1인)는 학습내용, 진행방식, 평가기준이 각각 상이하며, 획일적인 성적평가기준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
본 연구자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피어멘토링>이 지속 가능한 대학 강의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평가 방식에 대한 학칙 규정이 개정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매 학기 강의를 개설할 때마다 수강신청과 개강을 앞둔 시점에서 평가기준이 결정된다면 강의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 더 나아가 수강생들의 혼란과 불만도 초래한다(Lee, 2014). 따라서 <피어멘토링> 강의가 정규 교과목으로 편제되기 위해서는 성적평가기준의 예외 적용을 담은 학칙 규정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국내 대학들은 (일부 차이는 있지만) 외국어 강의나 실습·실기 강의에 ‘조건 없는 절대평가’ 방식을 예외 적용하고 있다(Jung, 2020). 이와 함께 Pass/Fail 방식도 좋은 대안이며, <피어멘토링> 본질에 충실한 교수자의 수업 계획과 수강생의 참여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다음은 <피어멘토링>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한 전제조건들이다. <피어멘토링> 특성상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의 상호 교수-학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적절한 비율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구성원 비율을 조정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첫째,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의 1:1 양적 비율이다. 전체 수강정원(30명)에서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이 15명씩 구성되어야 소외되는 수강생이 발생하지 않고 <피어멘토링>을 수행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잘 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느 한 쪽이 더 많이 수강하거나 덜 수강하게 되면 멘토-멘티 선정에 차질이 발생한다. 본 연구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먼저 축구부 학생선수들에게 강의에 대한 설명 후 수강 신청을 권유하였다. 불특정다수인 일반학생을 사전에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먼저 교과목 대상 학년에 해당하는 학생선수들 중 수강희망자를 확인한 후 부족한 인원은 15명에 한하여 다른 학년에게도 수강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축구부 학생 15명이 우선 수강신청 기간을 통해 신청하고 일반학생은 정규 수강신청시간에 합류함으로써 구성원 비율을 1:1에 근접하게 구성할 수 있었다.
둘째, 젠더 및 전공 다양성이다. 구성원의 젠더와 전공 다양성은 <피어멘토링>의 수업 내용과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생선수 전원이 ‘남성 축구선수’로 결정된 상황에서 여성 및 다양한 전공의 일반학생 참여가 중요한 요점이었다. 한쪽으로 편중된 일반학생의 젠더 및 전공은 <피어멘토링> 교수-학습내용의 다양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일반학생에게는 축구가 멘토링 수업 내용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학생선수는 다양한 전공 지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반학생의 젠더 및 전공 비율 문제는 본 연구자가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었음을 밝힌다. 일반학생은 불특정다수가 수강신청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사전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방법에서 제시했듯이) 본 연구에서는 우연히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피어멘토링>에 참여하여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는 향후 보완해야 할 과제로 여전히 남아있다.
그동안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방안으로 ‘멘토링’ 학습법이 적지 않게 제안되어왔다(Kim et al., 2015; Lee & Ahn, 2014; Seo & Lim, 2011). 이들 연구가 제안한 멘토링은 학생선수가 일반학생 및 교사 멘토로부터 일방향적으로 지식을 제공받는 형태이다. 이와 달리 본 연구의 <피어멘토링>은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이 양방향적인 교수-학습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그 차이점이 있다. 따라서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의 적절한 비율과 일반학생의 젠더 및 전공의 다양한 구성은 <피어멘토링>의 도입 단계에서 중요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
강의 도입 단계에서 도출된 세 번째 도전 이슈는 ‘교수자의 역할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또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이다.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의 상호 협동학습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피어멘토링> 강의에서 교수자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담당교수가 주도적으로 강의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피어멘토링>의 본질을 흩트리지 않으면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수자의 개입이 불가피하기도 하다. 이에 본 연구자는 완전한 자유방임형보다는 관찰과 피드백 제공을 통해 구성원들이 <피어멘토링>의 목적과 진행방향을 잃지 않도록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반복적으로 고민하였다.
본 연구자가 강의 도입 단계에서 규정한 교수자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첫째, 16주간 강의 운영 방식을 총괄한다. 교수자가 1주차부터 16주차 강의까지 모든 차시의 강의 운영 방식을 사전에 설정한다. 단, 1주차 강의에서 수강생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일부 수정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강의소개(1개 차시), 멘토-멘티 및 교수-학습내용 선정(2개 차시), 멘토링(11개 차시), 멘토링 결과발표(2개 차시)로 운영 방식을 결정하였다. 이처럼 큰 틀에서 교수자는 16주간(또는 15주) 강의 운영 방식을 환경에 맞춰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본 연구자는 멘토-멘티 및 교수-학습내용 선정을 전후반기로 나눠 두 차례 실시하였는데, 교수자의 선호 교수법에 따라 1회 또는 3회 이상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둘째, 멘토-멘티 및 교수-학습내용 선정을 위한 문서 양식을 제공하고 선정 과정을 중재한다. 교수자는 수강생들이 멘토-멘티, 교수-학습내용을 선정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 수강생은 자신이 원하는 동료(멘토-멘티)를 선별하기 위해서 몇 가지 정보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교수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본 연구자는 수강생들이 자신의 전공, 선호하는 교수-학습내용, 학습방식, 평가방법 등을 기재할 수 있는 문서 양식을 개발하여 전·후반기 멘토-멘티 선정과정에 활용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였다. 수강생들은 교수자로부터 문서 양식을 제공받아 수기로 작성한 후 구성원들과 공유하였다. 이후 선호하는 멘토-멘티와 교수-학습내용을 선택하였고, 특정 사람이 중복 선택되거나 선택받지 못한 사람이 발생한 경우에는 추첨을 통해 순서대로 결정하도록 중재하였다. 이 과정에서 개인 식별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이는 교수자의 중요한 역할이었다.
셋째, 상호 교수-학습 및 평가 과정에서 개입을 최소화한다. 전반적인 강의 운영 방식과 멘토-멘티 및 교수-학습내용이 결정되면 교수자는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 불필요한 개입을 해서는 안 된다. 본 연구자는 상호 교수-학습 기간 중 출결관리와 부상자 발생, 용기구 파손 등 안전사고, 학생의 질문 및 도움 요청을 예외 상황으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예외 상황은 교수자마다 다르게 설정할 수 있지만 <피어멘토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본 연구자도 일방적 지시 형태의 교수법이 익숙하기 때문에 강의 시 예외 상황을 반복적으로 확인 및 점검하였으며, 불필요한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교수자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이유다.
<피어멘토링>과 유사한 학습자 중심의 협동학습에서는 교수자의 철저한 준비와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며, 지나친 중재는 학습자의 자율성과 학습자 간 상호작용을 축소한다(Yoon, 2010). 교과목은 다르지만, Han(2004)은 협동학습에서의 교사 역할로 ‘수업구조 기획’, ‘협동적 비계 교수(scaffolding instruction)’, ‘전략적 언어 활용’, ‘학습조절장치 마련’을 제시하였다. 이는 본 연구 결과와 향후 <피어멘토링>을 준비하는 교수자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도입 단계를 거쳐 멘토링(상호 교수-학습)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피어멘토링>의 가능성과 시행착오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학생선수와 일반학생 모두에게서 높은 참여만족도를 빈번히 관찰하였고 특히, 교수-학습 내용을 자율적으로 선택 및 주도하는 새로운 방식에 신선한 반응을 보였다. 학생선수들은 그동안 소홀해왔던 ‘축구를 가르치는 행위’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하면서 나와 타인에 대한 성찰을 경험하였다. 일반학생들은 평소 접근이 쉽지 않았던 학생선수와의 교류를 통해 축구부 문화와 특성을 이해하였다. 한편, 멘토링(상호 교수-학습) 과정에서 ‘결원 발생과 멘토-멘티 부재’, ‘제한된 그룹 활동과 팀스포츠의 한계’, ‘객관적 평가 부재’ 등 시행착오를 경험하기도 했다.
본 연구는 학생선수와 일반학생 모두에게서 탈형식화된 강의방식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확인하였다. 먼저 학생선수들은 그동안 배우고 싶었지만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은 지식과 선호하는 교수-학습법을 자율적으로 선택했다는 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본 연구의 서론에서 확인했듯이, 국내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 정책과 현장(학생선수) 사이에 ‘갈등’이 존재하는데(Myung, 2017), 그 원인은 학습권에 대한 의미를 ‘학교 수업’과 ‘국영수에 초점화된 지식’으로 규정함으로써 학생선수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Myung & Choi, 2019).
그러나 <피어멘토링>은 학생선수에게 필요한 실용적 지식의 학습 기회를 제공하였다. 더 나아가 일방적 교수법이 아닌 동료학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차별성이 있다. 이렇듯 탈형식화된 강의방식은 학생선수의 학습동기와 참여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이와 관련된 주요 진술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반학생 친구에게 새로운 걸 배울 수 있어서 매주 강의를 기다렸다. 한 번도 지각이나 결석을 하지 않은 유일한 수업이었다.” 학생선수
“일반 강의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내용을 일반학생 친구에게 배우니 부담이 적었다. 나는 인공지능의 사용방법과 필요성을 배웠고, 컴퓨터를 하나도 못 만졌는데 지금은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학생선수
“운동선수 영어 인터뷰 같은 실생활에 필요한 영어 회화를 배울 기회가 없었는데 이 시간을 통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이런 수업을 더 듣고 싶다.” 학생선수
일반학생들은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축구 전문가에게 심층적인 1:1교육을 제공받았다는 점과 이러한 경험을 대학 캠퍼스에서 했다는 점에 호응하였다. 국내 대학들은 전공 및 교양 교과목으로 ‘축구’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담당교원에 의한 일방적 교수법을 따른다. 이렇다보니 담당교원이 다수 수강생을 가르쳐야 할 뿐만 아니라 현직 축구선수가 담당교원으로 참여하는 사례는 (일회성 특강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무하다. 그러나 <피어멘토링>은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대학 축구선수들이 그룹이 아닌 1:1로 축구를 가르친다는 점에서 일반학생에게 의미 있는 경험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경험 역시 탈형식화된 강의방식으로부터 도출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대학 캠퍼스에서 그것도 강의로 축구선수에게 1:1 축구레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아마 우리나라에서 처음이지 않을까싶다. 한 학기 동안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일반학생
“전문가에게 축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음 학기에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일반학생
“평소에 배워보고 싶었던 축구를 전문가에게 배우고 실전에 적용해 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일반학생
<피어멘토링>의 강의방식은 학습자 중심이자 동료 간 협동학습이라는 점에서 탈형식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학습자 중심과 협동학습에 기반한 교수-학습 모델에서 참여자의 높은 만족도는 실증적으로 검증된 바 있으며(Lee, H. J., 2020; Shin & Kwon, 2014), 이는 본 연구에서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피어멘토링>은 그 동안 강의실 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학생선수의 학습 동기와 실용적 지식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그 만족도가 지닌 의미는 일부 차이가 있다.
학생선수들은 <피어멘토링> 과정을 통해 축구 지도(coaching)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였다. 오랜 기간 선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 온 것과 달리, 매주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 계획하고 고민하는 낯선 경험이었다. 대부분의 스포츠선수는 은퇴 후 지도자를 꿈꾸지만 현역 시절부터 그에 대한 준비(지도자 공부, 자격증 취득 등)는 미흡한 실정이다(Myung et al., 2015). 실제로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선수 중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거나 취득 계획이 있는 사람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주 <피어멘토링>을 진행하면서 학생선수들은 자신의 부족한 지도 능력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그러면서 효과적인 지도법, 즉 잘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더 나아가 대학 재학 중 전문 및 생활스포츠지도사,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자격증 취득의 필요성을 깨닫기도 했고, 이는 <피어멘토링>의 학습내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들은 강의가 진행될수록 빈번히 관찰되었다. 다음의 진술내용에서도 학생선수들의 지도자 간접 체험을 통한 인식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르치는 것을 쉽게 생각했었는데 지도자도 전문적인 교육과 공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학생선수
“지도자처럼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좋았다. 그동안 나를 가르쳐줬던 선생님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쉬운 일이 아니다.” 학생선수
“(일반학생이) 매주 배우고 싶은 기술을 생각해왔고, 배우려는 자세와 태도가 좋았다. 더 많은 걸 알려드리지 못해 아쉬웠고 가르치는 건 처음이다보니 많이 서툴러서 미안한 적이 있었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 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학생선수
이처럼 학생선수의 지도자 간접 체험은 타인에 대한 이해이자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선행연구들이 보고한 학생선수의 제한된 대인관계, 미흡한 2차 진로준비행동과 중도 탈락(은퇴) 후 겪는 어려움(Lim et al., 2010; Myung et al., 2015; Seo et al., 2018)에 실천적 대안을 제공한다. <피어멘토링>이 단순히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뿐만 아니라 자기성찰과 변화라는 효과를 잠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수 선행연구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우리나라 학생선수들은 폐쇄적인 시공간에서 그들만의 섬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Hong & Yu, 2007). 여기에는 합숙훈련이라는 독특한 문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가족을 포함한 외부인의 접근이 쉽지 않다(Myung & Jung, 2019). 그렇다보니 학생선수들은 함께 먹고 자고 훈련하면서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렇듯 견고하게 형성된 운동부 또래집단에 비구성원, 즉 일반학생의 접근은 더더욱 쉽지 않다. 이러한 폐쇄적 집단 문화는 학생선수 관점에서 교우관계의 편협성과 제한된 인적 네트워크 그리고 다양성의 결여 문제를 야기한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학술적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기도 했다(Hong & Yu, 2007; Lim et al., 2021; Myung & Jung, 2019).
그러나 본 연구는 이 문제가 단순히 학생선수에게만 해당되지 않고 교내 구성원인 일반학생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동안 학생선수의 관점에서 논의되었던 폐쇄적 집단 문화를 일반학생의 관점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일반학생들이 <피어멘토링>에 참여하기 전에 학생선수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음을 확인하였다. 주로 ‘학습능력이 부족하다’, ‘거칠다’, ‘강하다’, ‘무섭다’, ‘우리(일반학생)와 다르다’ 등이었다. Joo et al.(2013) 역시 일반학생의 43.59%가 학생선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확인한 일반학생의 학생선수에 대한 선입견이 경험적으로도 검증된 것이다.
“(학생선수가) 전반적으로 학습능력이 좋고 성실하고 꾸준하게 참여해서 가르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공부와 진로에 관심이 많아서 즐겁게 가르쳤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축구부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졌다.” 일반학생
“실습뿐만 아니라 이론을 공부할 때도 좋은 수업태도를 보였으며 매시간 성실히 학습활동을 이수하였고 탁월한 성취를 보였다. (중략) 성장한 모습을 봤다.” 일반학생
“(학생선수가) 영어 문장을 읽고 해석하면서 문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자기주도적인 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략) 의외였다.” 일반학생
“한 학기 동안 모든 수업에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어려운 프로그래밍에 대한 수업에서도 뛰어난 이해도를 보여줬다.” 일반학생
“그동안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축구부 학생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축구부 학생들의 삶을 공유할 수 있어서 뜻깊은 수업이 었다.” 일반학생
“학생선수와 만나 서로의 삶을 공유하면서 생각보다 통하는 것도 많았고 서로 하지 못한 경험도 간접적으로 할 수 있었다.” 일반학생
<피어멘토링> 과정에서 학생선수를 경험한 일반학생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던 선입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위의 진술내용이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교류의 기회였다. 문제는 초중등 및 대학 재학 중에 일반학생과 학생선수의 교류 기회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구조적 및 문화적인 차단으로 인해 서로 교류하기 어려운 것이 현재 우리나라 학교의 현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피어멘토링>의 사례는 중요한 의의를 제공한다. 그동안 활발히 논의되어왔던 ‘고립된 학생선수 문화’를 일반학생의 관점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교류의 기회’를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함을 말이다.
<피어멘토링> 과정에서 가장 먼저 도출된 문제는 결석자 발생으 로 인한 멘토 혹은 멘티의 부재 상황이었다. <피어멘토링>은 말 그대로 멘토-멘티가 존재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본 연구자는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을 사전에 준비하거나 참여자들에게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했다. 이에 기존의 학칙 규정에 근거하여 출결을 처리하되, 멘토-멘티의 부재와 그에 따른 대처 방안은 담당교원인 본 연구자가 판단하여 결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결석자에 대비한 처리 규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결석 예정자는 반드시 수업 전에 멘토 또는 멘티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한다. 멘토 또는 멘티의 결석 여부를 인지하지 못할 경우 해당 수업에서 빠른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결석자 멘토를 기다리다가 학습 활동을 하지 못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추가로 결석예정자 멘토는 멘티에게 해당 시간의 학습 자료를 SNS 또는 전자메일을 통해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을 위반할 시 출결 점수에 페널티를 부과하도록 한다. 예컨대, 공결 신청했더라도 동료에게 사전 연락 없이 결석할 경우, 출석 점수를 일부 감점할 수 있다.
둘째, 결석자가 발생했을 시 다른 멘토링 조와 협동 학습을 진행한다. 만약 멘토가 결석으로 부재한 경우, 멘티는 자신이 배우고 싶은 멘토링 조에 합류하여 배운다. 반대로 멘티가 부재하면 멘토는 자신이 가르칠 수 있는 멘토링 조에 합류한다. 이 과정은 교수자의 중재와 당사자 간의 협의에 따라 이루어진다.
셋째, 출석률 제고를 위한 고려사항이다. 본 연구자는 이 문제를 접하면서 향후 <피어멘토링> 강의에서는 출결사항이 보다 중요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음을 자각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학생선수의 정기훈련 일정, 일반학생의 강의 기피요일 및 시간 등을 고려하여 강의 일정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성적평가에서 출결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결석자의 발생과 멘토-멘티의 부재는 <피어멘토링>의 강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피어멘토링>과 유사한 특징을 지닌 협동학습에서 학습자 간의 “긍정적 상호의존성(Han, 2004, p. 119)”과 “교수활동 및 상호작용(Yu, 2011, p. 203)”은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학습자들이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상호 간 높은 의존을 통해서 협동 학습, 즉 <피어멘토링>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에서 발견한 첫 번째 시행착오인 결원 발생은 <피어멘토링>에 치명적일 수 있다. 물론 불가피한 결석은 (학칙에서도 보호해주는 만큼) 교수자의 통제 불가 영역이지만, 학습자의 불필요한 결석을 예방하고 학습자 간 긍정적 상호의존성을 높이기 위한 교수자의 사전 인지와 역할이 중요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실행한 <피어멘토링>은 1:1 교수-학습활동을 전제로 이루어졌다. 이론과 축구 실기를 다루는 활동에서 모두 동일하다. 1:1 교수-학습활동은 심층적이고 개별적인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모든 상황이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이론 지식을 다루는 강의 시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축구 실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점을 드러냈다. 1:1 축구 레슨은 볼 컨트롤, 패스, 슛, 킥, 드리블 등의 개인 기술을 습득하는데 유효한 교수-학습법이지만, 축구가 팀스포츠 종목이라는 점에서 활동 범위의 제한이 있었다. 일반학생들은 개인 기술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분 전술, 팀 전술, 그룹게임, 실제 경기 등 ‘팀으로서의 축구’도 경험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매주 1:1 상황에서만 이루어지는 축구 실기수업은 수강생 특히, 일반학생의 다양한 학습 활동에 한계를 보였다. 더 나아가 학습자의 지루함과 단조로움이 관찰되기도 했다. 본 연구자는 강의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강생들과 토론을 진행하였다. 이 시간을 통해 수강생들의 제한된 축구 실기 활동을 확인하였고, 해결방안에 대해 의견을 종합하였다. 토론을 통해 도출된 실기 운영방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매주 1:1 개인훈련과 그룹훈련을 병행한다. 구체적으로 강의시간을 1:1 개인훈련(40분), 그룹훈련(20분)으로 분배하여 매주 개인과 그룹훈련을 모두 진행하기로 하였다. 둘째, 그룹훈련은 교수자가 주도하여 진행한다. 1:1 개인훈련은 학생 간 상호작용을 통해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그룹훈련은 여러 의견을 종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교수자가 매주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운영하기로 했다. 이 부분에서 교수자의 실기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셋째, 그룹훈련 시 소외되는 참여자가 없도록 유의한다. 1:1 개인훈련과 달리, 그룹훈련 시에는 실기능력에 따라 참여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스포츠의 특성상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이 활동이 대학 수업이라는 점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학생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교수자와 학습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그룹훈련 시 유의하기로 약속하였다.
이처럼 본 연구는 1:1 상호 교수-학습을 기본 전제로 <피어멘토링>을 시작하였지만, 축구 실기수업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팀스포츠뿐만 아니라 개인종목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스포츠 활동은 기본 전제로 경쟁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Coakley et al., 2011). 예컨대, 배드민턴이나 테니스와 같은 개인종목 역시 경쟁을 이룰 상대가 필요하고, 상대의 움직임과 전략에 따라 다양한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혼자서 하는 훈련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생선수가 일반학생에게 스포츠 실기를 가르치는 활동에서만큼은 1:1 교수-학습 방식과 함께 교수자의 그룹 지도가 일부 허용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교수자가 <피어멘토링>에서 스포츠 실기 지도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스포츠 실기수업에서 교수자의 실기 전문성은 참여자의 수업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Kim & Hwang, 2018).
본 연구자는 전·후반기에 각각 멘토링 조와 교수-학습 내용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에게 학습내용에 대한 평가 기준과 방식을 결정하도록 하였다. 참여자들은 상호 협의 후 각자만의 방식으로 평가 기준과 방법을 제시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연구자는 명확한 지시보다는 모호하게 운영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였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교수-학습 내용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과 방식을 제시하지 못했고, 본 연구자 역시 명확한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연구자의 반성일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선택한 학습 내용은 내 예상보다 신선했다. 그런데 평가 기준과 방식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명확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객관적인 평가 기준과 방식을 제시하는 것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 한편으로는 (학생들에게 표현하진 않았지만)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 위안하기도 했다.”
“강의가 진행되면서 모호했던 평가 기준과 방식이 학생들의 수업 태도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자각했다. 출결 관리에 큰 비중을 두고, 실제 수업 참여 과정에서는 적극적이지 않은 일부 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잘 배우고, 잘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객관적인 기준과 방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연구자의 이러한 우려와 자각은 일부 학생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유로운 강의 분위기에 만족하는 참여자도 있었지만, 멘토 또는 멘티의 진지하지 않은 참여 태도로 인해 적극적인 교수-학습을 경험하지 못한 참여자도 있었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한 참여자의 서술형 질문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강의분위기가 자유로워서 학생들이 편한 마음으로 즐겁게 수강할 수 있었다. 축구기술도 많이 배웠다. 하지만 자유로운 만큼 학생들이 너무 풀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는 것 같다.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평가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학습자 중심의 그룹 활동에서 교수자가 그룹 내 학습자의 수행 과정을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Kwon & Kim, 2020). 그리고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와 모호한 평가 기준이 진지한 수업 참여에 걸림돌로 작용하였다. 엄격하지 않은 평가 방식은 <피어멘토링>의 본질을 흩트리지 않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추진력을 저하하는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역으로 상대평가 방식이 참여자의 학습동기와 수행성과의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이를 반증한다(Berger et al., 2013).
물론 <피어멘토링>은 사전·사후 평가를 통해 성적을 서열화하는데 주요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이 자유롭게 교수-학습 내용을 선택하고 주도적으로 강의를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오히려 획일적이고 엄격한 평가 기준은 <피어멘토링>과 같은 학습자 중심의 수업이 지닌 차별성과 특수성을 저해할 수 있다(Lee, H. J., 2020).
따라서 <피어멘토링>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참여자의 진지한 수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아쉽게도 <피어멘토링> 진행 단계에서는 그 방안을 찾지 못했지만, 본 연구는 사후 강의평가와 참여자의 서술형 질문지 등을 통해 평가 방식의 보완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으며, 후속 연구에서의 보완이 여전히 필요함을 밝힌다.
첫째, 자기 및 동료 평가를 도입한다. 본 연구는 ‘교수자가 제시하는 항목(30%: 출결 20% + 참여도 및 태도 10%)’과 ‘학생 간 상호협의에 따른 항목(70%: 각 멘토링 조에서 결정한 학습내용의 성취도 및 평가기준)’을 제시하였다. 여기에 자기 평가와 동료 평가를 새롭게 도입하여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자기 및 동료 평가 항목은 교수가 개발하여 일괄 적용한다.
둘째, ‘교수자가 제시하는 항목’을 강화한다. 교수자는 사전에 공개한 관찰 체크리스트와 내용을 기반으로 참여자들의 수업 참여 및 태도를 엄밀하게 기록한다. 이 과정에서 ‘익명의 제보 시스템’을 운영하여 평가에 참고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이 항목을 10%로 구성했지만 최소 20%에서 최대 30%까지 강화한다.
셋째, 실제 교수-학습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 및 제출한다. 멘토가 가르칠 내용을 잘 준비하고 가르쳤는지, 멘티가 잘 이행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남기기 위함이다. 본 연구의 <피어멘토링>에서는 교수-학습 계획서와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는데, 향후 <피어멘토링>에서는 학습 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추가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대와 우려를 가지고 시작한 <피어멘토링>은 다양한 측면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무엇보다 참여자들은 처음 경험한 <피어멘토링>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고, 자기성찰과 변화를 경험하였다. 학생선수들은 가치관과 일상의 변화, 일반학생들은 스포츠 참여형태의 양적 및 질적 변화를 경험하였다. 참여자들뿐만 아니라 <피어멘토링>의 담당교원인 본 연구자 역시 스스로의 인식 변화와 깨달음을 경험하였다.
또래 집단인 교내 일반학생들이 보여준 축구를 대하는 태도는 학생선수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늘 같은 공간에서 동일한 구성원들과 훈련하고 일상을 보내왔던 학생선수들은 비구성원(일반학생)이 축구에 참여하는 모습을 근거리에서 관찰해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매주 자신에게 축구를 배우고 질문하는 일반학생들의 모습은 어쩌면 생소한 경험이기도 했다.
학생선수들은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진지하게 참여하는 일반학생들을 보면서 그동안 자신에게 익숙했던 ‘축구’와 ‘스포츠’를 낯설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반복된 훈련과 경기로 익숙해진 축구를 새롭게 바라보고, ‘축구하는 나’를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축구가 지닌 사회적 가치와 의미, 대중의 관심, 축구선수로서 책임감과 자존감 등이 학생선수들이 느낀 감정이었다.
“나의 멘토뿐 아니라 이 수업에 참여한 일반학생들이 보여준 축구 열정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매일하는 축구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말 소중한 스포츠고 활동이라는 걸 깨달았다.” 학생선수
“여학생들이 매수업마다 적극적으로 축구를 배웠다. 축구선수도 아닌데 이렇게 축구를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면서도 기분이 묘했다. (이 강의를 듣고 난 후) 축구부 훈련시간에 운동장에 들어가면 책임감이 달라진 거 같다.” 학생선수
이처럼 <피어멘토링>은 익숙했던 축구와 축구선수로서 정체성 및 역할을 타인을 통해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한 학생선수는 <피어멘토링> 참여 이후 교내 동아리에 가입하여 일반학생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변화도 경험하였다. 관계의 확장은 학생선수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보고된 학생선수의 제한된 교우관계를 고려해보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어린 시절부터 다소 편협했던 일상과 활동 범위 그리고 인간관계를 확장하려는 인식 변화와 노력이 어렵지 않게 관찰되었다.
학생선수들이 새로운 관점에서 축구를 바라보고, 축구선수로서 자신을 성찰하며, 축구부라는 좁은 영역에서 보다 넓은 사회로 나아가려는 변화의 모습은 결국 ‘문화다양성(Paek & Yoo, 2022)’으로 설명할 수 있다. 나(우리)와는 조금 다른 삶을 사는 사람, 나의 익숙한 일상과는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과의 교류가 학생선수 개인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다름 아닌 또래집단이라는 점은 학생선수에게 더욱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Bandura & Walters, 1977). 학생선수의 가치관 변화는 <피어멘토링>이 의도했던 학습결과는 아니었다. 그러나 본 연구는 <피어멘토링>이 (연구자가 기대했던) 효율적인 교수-학습법을 넘어 학생선수의 ‘문화다양성’ 경험과 ‘변화’라는 가능성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사실 본 연구자는 <피어멘토링>을 계획할 당시 학생선수에 초점을 두고 여러 학습 효과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피어멘토링>은 학생선수뿐만 아니라 일반학생의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스포츠 참여의 양적 및 질적 변화이며, 이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보는 스포츠(간접 참여)의 변화이다. 축구부 학생선수와의 교류는 새로운 유형의 친구를 사귀는 과정이었다. 일반학생들은 자신의 멘토가 뛰는 대학 축구경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는 교내외에서 열리는 U리그 축구경기의 관람으로 이어졌다. 교내 경기는 직접 관람으로, 교외 경기는 온라인 실시간 중계를 챙겨보며 축구부와 자신의 멘토를 응원하였다. 그리고 매주 강의실에서 만나 지난 U리그 경기 결과에 대해 서로 격려하며, 분석하는 모습도 빈번히 관찰되었다. 추가로 본교 출신 졸업생이 활동 중인 프로축구팀과 리그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참여자들도 있었다.
둘째, 하는 스포츠(직접 참여)의 변화이다. 학생선수와의 축구 수업은 전문적인 축구를 경험하게 해주었고, 취미활동 그 이상으로 축구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피어멘토링> 참여 전에는 단순히 즐기는 축구였다면, 이후에는 보다 전문적인 축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관찰되었다. 여가시간에 축구(연습) 참여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발전된 기량과 전문화된 축구를 기대하기도 했다. 바로 스포츠 직접 참여의 양적 및 질적 변화를 경험한 것이다.
“수업을 통해 학교에 (축구부) 동생이 생겼고 축구 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중략) U리그 축구경기가 있는 날에는 나도 모르게 운동장에 가서 구경하곤 했다. 아는 사람이 선수로 뛰는 경기라서 더 재밌고 몰입하게 된다.” 일반학생
“(축구선수) 친구가 생긴 거 같아서 재밌는 수업이었다. 하루는 U리그 경기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봤는데 너무 자세하게 설명해줘서 좋았다. 축구가 더 재밌어졌다.” 일반학생
“이 수업을 듣고 나서 축구가 더 좋아졌다. 학교 축구 동아리도 가입했고, 우리학교 출신이 뛰는 국내 프로축구도 챙겨보고 있다.” 일반학생
“선수한테 배워서 그런지 나도 전문가가 된 거 같은 기분이었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축구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전문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 일반학생
<피어멘토링>은 일반학생의 스포츠 참여 활성화와 교내(대학) 스포츠 문화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서론에서도 언급했듯이, 국내 대학들이 소속 운동부와 학생선수 자원을 활용하여 교내 스포츠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Shin & Kim(2020)는 대학 운동부(특히, U리그)의 주요 역할이자 평가 지표로 ‘스포츠문화 확산’을 제시하였는데, 같은 맥락에서 <피어멘토링>이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Park & Eum(2016)이 제안한 체육전공 대학생의 재능기부(스포츠 자원봉사)를 소속 대학의 캠퍼스에서부터 실천하여 지역사회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준다. 이처럼 <피어멘토링>이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실천적 대안뿐만 아니라 일반학생 더 나아가 대학의 스포츠 문화 형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대학의 정규 강좌로서 정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본 연구자가 16주간의 <학생축구선수-일반학생 피어멘토링(이하 피어멘토링)> 실행연구를 마치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좋았다’였다. 사실 매주 강의를 관찰하면서 들었던 생각이기도 하다. 강의 3주차에 기록했던 연구일지의 내용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 2019년부터 출강 중인 **대학교. 이번 학기부터 ‘학생축구선수-일반학생 피어멘토링’ 강의를 도입하여 운영 중이다. 수강생은 학생선수 전공인 스포츠레저학 15명을 중심으로 공학, 언론학, 경영학, 경제학, 심리학, 의학 등 14명의 일반학생이 참여한다. 이 강의는 월, 수 블록으로 진행되는데 월요일은 일반학생이 학생선수에게, 수요일은 학생선수가 일반학생에게 각각 멘토가 된다. 담당교수인 나는 큰 틀에서 방향을 기획, 조정하고 최소한의 중재 역할을 담당한다. O.T. 이후 2주차에는 1:1 멘토 그룹을 구성한 후 교수-학습 내용과 방법, 평가 방식 등을 상호 결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나는 각 멘토링 조의 계획안을 수시로 점검하고 보다 효율적인 내용과 방식을 권유하였다. 그리고 최종 계획안이 완성되었다. 3주차인 이번 주에는 본격적으로 상호 교수-학습 활동을 시작하였다. 학생선수들은 영어회화, 언론 인터뷰, 자격증 취득, 성격 유형에 따른 멘탈 관리, 컴퓨터활용능력, 드로잉 등을 학습내용으로 선택했다. 학생들은 축구 기본 기술과 포지션별 움직임, 전술 및 전략 이론 등을 배운다. 이제 시작 단계지만 나의 기대와 우려보다 수강생들의 참여도와 만족감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강의의 도입 배경과 목적은 (1)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은 물론 보다 실용적 지식을 또래 집단으로부터 교수받고 (2) 학생은 교내 축구 전문가이자 동료인 학생선수로부터 축구 기술과 지식을 배우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3) 학생선수와 학생 모두에게 상호 간 이해, 캠퍼스 내 인적 네크워크 확장, 다양성 존중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인 만큼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잘 정착시켜서 대학 운동부와 캠퍼스 문화에 긍정적인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 연구자 반성일지
3주차 연구일지에 기록한 바람대로 본 연구자는 <피어멘토링>이 대학 운동부와 캠퍼스 문화에 긍정적인 사례가 되었다고 자평한다. 다만, <피어멘토링>이 대학 강좌로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여러 도전 과제와 시행착오에 대한 보완이 필요함을 밝힌다.
본 연구에서 <피어멘토링>을 통해 기대했던 부분들이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고, 예상하지 못한 시행착오가 도출되기도 했다. 본 연구자가 사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기대효과도 있었다. <피어멘토링>에 관한 실행연구는 바로 이러한 부분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나열하여 학술적 가치는 물론 향후 대학에서의 적용 가능성과 같은 실천적 의의를 제공하였다.
본 연구를 기점으로 학원스포츠 현장에서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이 시도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본 연구의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 정책과 현장(학교운동부 주체)의 이견이 좁혀지고, 더 나아가 실효성 있는 정책이 발굴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 연구는 새로운 접근법과 실천 사례를 제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후속연구에서의 지속적 관심과 논의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본 연구는 <학생축구선수-일반학생 피어멘토링(이하 피어멘토링)>의 도입, 진행, 종료 단계로 구분하여 대학 학생선수 학습권과 관련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먼저 도입 단계에서는 연구자가 직면한 도전과제와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현장감 있게 기술하였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구성원 비율’, ‘교수자 역할 정의’가 도전과제로 범주화되었고, 대학의 행정적 지원과 연구자 개인의 노력으로 이를 극복해나갔다.
다음으로 진행 단계에서는 <피어멘토링>의 가능성과 시행착오를 발견하였고, 각 주제가 지닌 의미를 제시하였다. ‘탈형식화된 강의방식’, ‘학생선수의 지도자 체험’, ‘일반학생의 축구부 문화 체험’은 가능성을 보여준 반면, ‘결원 발생과 멘토-멘티 부재’, ‘제한된 그룹 활동과 팀스포츠의 한계’, ‘객관적 평가 부재’라는 시행착오를 경험하기도 했다. 기존 방식과는 차별화된 강의 운영에 참여자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고,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은 새로운 역할과 문화를 체험함으로써 <피어멘토링>이 기대했던 학습 효과를 보여줬다. 한편 1:1 동료 교수-학습의 특수성으로 인해 발생한 시행착오들은 향후 보완해야 할 과제로 제시하였다.
마지막 종료 단계에서는 <피어멘토링>를 통해 나타난 참여자들의 변화를 기술하였다. 학생선수들은 일반학생과의 교류로부터 자기를 성찰하고, 익숙했던 축구와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며 가치관과 행동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일반학생들은 전문적인 1:1 축구 강습과 학생선수와의 관계 형성을 통해 스포츠 참여형태의 양적 및 질적 변화를 경험하였다. 이 단계에서 <피어멘토링>이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의 변화는 물론 대학 스포츠 문화 형성에도 긍정적임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실행연구의 대상으로서 <피어멘토링>의 학술적 가치와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 및 대학 캠퍼스의 스포츠 문화 형성을 위한 실천적 의의를 제공하였다. <피어멘토링>이 대학 강좌로서 새로운 시도인 만큼 후속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특히, 본 연구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논의를 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실행연구)와 논의의 축적으로부터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 정책과 대학 스포츠 문화의 선진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학술적 및 실천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한계점이 발견되었으며, 따라서 후속연구에서의 보완이 필요함을 밝힌다. 첫째, 본 연구는 <피어멘토링>을 정규 교과과정으로 도입하여 실천하였으며, 이는 참여자들의 참여동기와 형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본 연구를 통해 <피어멘토링>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하였는데, 이는 참여자들이 정규 교과과정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전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어멘토링>을 정규 교과과정으로 도입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으며, 그 가능성도 대학 특성과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비교과 프로그램으로서 <피어멘토링>을 기획하여 실행연구를 수행한다면 본 연구의 연장선에서 의미 있는 논의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둘째, (논의에서도 언급한 부분으로) 학생선수의 참여 종목을 다양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축구 종목으로 한정하여 <피어멘토링>을 운영하였다. 그러나 대학 운동부의 종목 다양성과 일반학생들의 수요를 고려했을 때 후속연구에서는 참여 종목을 확대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밝힌다. 단체종목과 개인종목, 구기와 비구기 종목 등 종목의 특성에 따라 본 연구와 차별화된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 실행연구는 실천의 효율성 증진, 실천적 실행연구는 실천가의 이해와 전문성 발달, 해방적 실행연구는 체제 또는 조직의 개선에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 차용한 실천적 실행연구는 실천가(연구자)의 실천적 숙고와 자기성찰에 초점을 둔다(Lee et al, 2005).
CONFLICT OF INTEREST
논문 작성에 있어서 어떠한 조직으로부터 재정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지 않았으며 논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관계도 없음을 밝힌다.
AUTHOR CONTRIBUTION
Conceptualization: Wangsung Myung, Data curation: Wangsung Myung, Formal analysis: Wangsung Myung, Methodology: Wangsung Myung, Projectadministration: Wangsung Myung, Visualization: Wangsung Myung, Writingoriginal draft: Wangsung Myung, Writing-review & editing: Wangsung Myung
Jung, J. H. (2020.5.8.). ‘Absolute evaluation vs. relative evaluation’… Disagreement over evaluation method for ‘Corona semester’. MoneyToday. Retrieved from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50815298222525
Kim, S. H. (2019.11.17.). [Interview] Gyeonggi provincial assemblyman Hwang Dae-ho: “Why do we only harass the school’s sports team? Improving the entrance exam system comes first.”. Sports Kyunghyang. Retrieved from https://sports.khan.co.kr/sports/sk_index.html?art_id=201911171402003&sec_id=530101&pt=nv
Kim, S. H. (2021.2.25.). Controversy over ‘expedient training camp’ for athletic teams due to ban on permanent training camps. Financial Times. Retrieved from https://www.fnnews.com/news/202102250927083950
Items | Conten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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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 name | - Football player and student peer mentoring |
Period | - March 6 ~ June 21, 2023 |
- 32 lectures over 16 weeks (block classes) | |
Class outline | - Mutual learning is carried out between soccer club student-athletes and general students. |
- Student athletes learn various theoretical and practical knowledge from students, and students learn basic soccer skills, game management strategies, and rules from student athletes. | |
- Through this, not only practical knowledge but also interpersonal skills such as communication, cooperation, consideration, respect, and understanding among students can be cultivated. | |
Class type and method | - Students lead teaching and learning, and professors play a mediating role. The specific learning content and method of progress are decided through mutual consultation between students. |
- Block classes take place twice a week, and in the first class, student athletes teach soccer to regular students. | |
- In the second lecture, general students teach theoretical and practical knowledge to student athletes. | |
Operation | - Lectures, practical training, team projects |
Evaluation | - 30% of items suggested by proffesorr (20% attendance + 10% participation and attitude) |
- 70% of items based on mutual agreement between students (achievement of learning content and evaluation standards set by each mentoring group) | |
Progress plan | - Week 1: Orientation |
- Week 2: Selection of mentor-mentee and teaching-learning content | |
- Weeks 3-7: Interactive teaching-learning | |
- Week 8: Reporting Mentoring Results | |
- Week 9: Selection of mentor-mentee and teaching-learning content | |
- Weeks 10-15: Interactive teaching-learning | |
- Week 16: Reporting Mentoring Results |
Questio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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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tivation for participation in <Peer mentoring> |
- What you expected before participating |
- What you were satisfied with |
- What you were dissatisfied with |
- Changes before and after participation |
- What <Peer mentoring> can improve |
- Anything else you want to say to the professor |
Items | No. | Gender | Grade | Major | Selected learning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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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half of the class | Second half of the class | |||||
Student-athlete | 1* | M | 3 | sport | English Conversation | PPT, Chat GPT |
2* | M | 3 | sport | Computer literacy (PPT) | Artificial intelligence (A.I.) | |
3* | M | 3 | sport | Career counseling, certification preparation | Self PR | |
4 | M | 3 | sport | Drawing, photoshop | English Conversation | |
5 | M | 3 | sport | English interview | English interview | |
6 | M | 3 | sport | English interview | Basic English | |
7 | M | 3 | sport | English Conversation | Humanities (reading, book report, discussion) | |
8* | M | 2 | sport | English Conversation | PPT | |
9* | M | 2 | sport | Job after retirement | English interview | |
10 | M | 2 | sport | Computer literacy (EXCEL) | Humanities (reading, book report, discussion) | |
11 | M | 2 | sport | Coding basics | 2nd job search | |
12 | M | 2 | sport | Psychology (counseling, personality, human relationships) | Drawing basics | |
13 | M | 2 | sport | Career preparation | TOEIC | |
14 | M | 2 | sport | TOEIC, certification | Computer literacy | |
15 | M | 2 | sport | TOEIC, certification | Computer literacy | |
Student | 1* | M | 4 | Economics | Basic skills, tactics | Basic skills, tactics |
2* | M | 4 | Psychology | Basic skills, sports spirit | Kick | |
3* | M | 3 | Industrial Engineering | Football coach certification | Defense ability | |
4 | M | 4 | Digital Media | Basic skills | Basic skills | |
5 | M | 4 | Digital Convergence | Basic skills | Basic skills | |
6 | M | 4 | Digital Convergence | Position role | Shoot, partial strategy | |
7 | M | 4 | Digital Convergence | Decompression | Weak feet | |
8 | M | 4 | Digital Convergence | Space passing ability | Kick | |
9 | M | 2 | Business | Decompression | Basic skills | |
10 | M | 3 | Medicine | Weak feet | Basic skills | |
11 | M | 3 | Digital Convergence | Movement during the game | Defense ability | |
12* | F | 3 | Business | Dribble | Basic skills | |
13 | F | 3 | Business | Basic skills | Ball touch | |
14* | F | 2 | Digital Media | Basic skills, ball touch | Basic skil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