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598-2920
PURPOSE This study aimed to explore the re-socialization process of college soccer players who rejoin college soccer clubs after dropping out. METHODS A case study approach was employed, and participants were selected using the snowball sampling method.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participant observation, and literature reviews. The authenticity of the data was validated through triangulation, member checking, and peer debriefing. All research procedures were conducted following approval from the institutional review board. RESULTS The study revealed several key findings. First, participants faced numerous challenges during the re-socialization process into sports, including interpersonal, academic, and emotional difficulties. Second, distinctive features of the re-socialization process emerged, including the determination and effort required for adapting to university life, support from socialization agents within the university, and rapid re-socialization following dropout. Third, experiences within collegiate soccer clubs indicated low barriers to entry for former athletes, academic success through complementary relationships, a hierarchical culture familiar to student-athletes, and enhanced satisfaction in interpersonal relationships and a sense of belonging. CONCLUSIONS This study underscores the importance of institutional support that enables college athletes to participate in sports clubs, facilitating the successful re-socialization of athletes who have dropped out.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대학 축구선수들이 중도탈락 이후에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재사회화하는 과정을 탐색하는 것이다.
[방법] 연구방법은 사례연구를 차용하였다. 연구참여자는 눈덩이 표집법을 통해 선정했다. 연구 자료는 심층면담과 참여관찰, 선행연구 고찰을 통해 수집했고 다원화와 구성원 검토, 동료협의 등을 통해 자료의 진실성을 입증하고자 했다. 연구의 모든 과정은 IRB심의를 승인받은 이후에 진행했다.
[결과] 첫째, 스포츠 재사회화 과정에서 연구참여자들이 겪은 어려움에 대해 탐색했고 인간관계, 학업, 감정 문제로 나타났다. 둘째, 스포츠 재사회화 과정에서 나타난 특성은 대학생활에 대한 의지와 노력, 대학 내 사회화 주관자의 도움 그리고 중도탈락 이후 신속한 재사회화다. 셋째, 대학 축구 동아리에서의 경험은 진입장벽이 없는 선수출신, 상호보완적 관계를 통한 학업 달성, 학생선수에게 익숙한 위계문화, 인간관계와 소속감에 대한 갈증 해소로 도출했다
[결론] 본 연구는 대학 운동선수들이 대학 스포츠 동아리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의 필요성을 촉진하며, 이를 통해 중도 탈락하는 대학 운동선수들의 성공적인 재사회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2000년대 이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성적으로 인해 축구에 대한 열기가 대단하다. 대한민국은 월드컵 본선에 총 11회, 연속 10회 진출한 국가로서 2002년 4강 신화를 비롯해 2010년과 2022년에는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손흥민과 김민재, 황희찬 등 국내 축구선수들의 활약은 축구에 대한 대중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축구선수의 아름다운 이면에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노선에서 벗어난 많은 이들이 있다. Kim(2015.8.12.)은 초, 중, 고, 대학교를 지나 K리그 팀에 입단할 확률이 0.8%에 불과하다고 했으며,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프로팀에 진출하더라도 살아남을 확률과 국가대표가 될 가능성은 거의 불가능이라 하였다. 이 어려움은 대학 축구선수들도 피할 수 없는데, 대학 축구선수 현황은 2,581명인 반면, K리그1 축구선수 현황은 433명이다(Korea Football Association, 2022). 이처럼 한정된 K리그 팀과 우선지명이라는 시스템까지 고려해 본다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축구를 지속했더라도 프로팀에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은 자신이 전공하던 종목에서 은퇴를 하게 되며, 낯선 사회나 학교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운동에만 전념한 운동선수들이 중도탈락 이후에 새로운 사회에서 적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Jang & Kim, 2016). 이는 운동부 시절에 운동에만 몰두하여 중도탈락 이후의 삶에 대해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Byun, 2014; Kim, 2020). Hong & Yu(2007)는 운동선수들이 운동을 그만두고 학교생활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하였다.
대학 시기는 자신의 전문성과 진로 분야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이를 뒤로 한 채로 운동을 그만두고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많은 문제가 초래 될 것이다(Kim & Cho, 2017). 특히 사회로 진입하기 전 마지막 단계인 대학에서 중도탈락을 하는 것은 초, 중, 고등학교에 비해 대처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중도탈락하는 대학 운동선수들의 사회적응과 재사회화를 위한 도움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이를 위해 체육학계에서는 운동선수들의 은퇴 문제에 대한 학술적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이 연구들은 학생 선수들의 문화를 여실하게 들추어내어 이들의 학습권 및 생활권을 보호하고 은퇴 이후의 삶을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대안이 도입되는 데 기여 했다(Myung et al., 2020). 또한 대학 운동선수들의 은퇴 원인과 은퇴 이후의 삶에서 겪는 경험,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한 연구(Kim & Cho, 2017; Lim, 2013)와 대학 축구선수들이 은퇴 이후에 우등생으로 변화되는 사례를 확인한 연구가 수행되기도 했다(Jang, 2010).
한편, 대학 동아리 활동은 대학 생활에 있어서 정규 교육과정만으로 성취하기 힘든 부분을 채워주는 고유한 활동 영역이 있으며 교육적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Kim, 2018). 특히 대학 스포츠 동아리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발달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며 스포츠맨십이나 협동, 배려 등 전인 형성에도 많은 교육적 의미를 부여한다(Choi, 2017; Chun & Lee, 2011; Jang & Kim, 2013; Kim, 2011; Lee & Lee, 2021). 대학 축구 동아리 역시 신체 및 사회성의 발달과 스포츠맨십, 예절, 경쟁, 규칙 준수 등의 기본 원리를 배우고 내면화하여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한다 (Lee, 2019; Lee et al., 2017).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대학 축구 선수들이 중도탈락 이후에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입단하고 활동하는 일련의 재사회화 과정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운동선수들의 스포츠 사회화 과정을 주제로 한 연구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탈사회화 과정과 재사회화 과정에서 학교나 직장, 동호회 등 새로운 환경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을 탐색하고자 했다(Choi, 2022; Choi et al., 2018; Jang & Kim, 2016; Kim & Kim, 2014; Kim et al., 2020; Lee, 2022; Lee et al., 2014; Park, 2011; Sim et al., 2020; Yun et al., 2013 등). 이 연구들은 운동선수들의 은퇴 이후의 삶을 조명하여 새로 만난 사회와 사람들 속에서 적응해 나가고 이에 따른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 주목했다. 결과적으로 은퇴하는 선수들을 비롯해 관련된 정책 책임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처럼 스포츠 사회화 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운동선수들의 현상이나 경험을 탐색하고자 한 연구는 다양한 종목에서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대학 동아리가 가진 많은 교육적 혜택에도 불구하고 대학 운동선수가 대학 스포츠 동아리로 재사회화하는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연구는 기존의 연구들과 차별성을 가지면서도 중도탈락 전, 후에 있는 대학 운동선수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학 축구선수들의 재사회화 과정에서 겪는 경험과 이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회적 관계 그리고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주는 사회 및 문화 요인들을 논의하는 것은 스포츠 사회화 연구에서 매우 유용한 탐구가 될 것이다(Coakley, 2011).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대학 축구선수들이 중도탈락 이후에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재사회화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탐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참여자들이 겪은 문제와 특성 그리고 경험을 이해하고 논의할 것이다. 이 연구는 대학 운동선수들에게 대학 스포츠 동아리 참여를 장려하여 사회적응에 필요한 자질과 능력을 함양하고 성공적인 재사회화를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학 운동선수들이 대학 스포츠 동아리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학술적·실천적 측면에서 본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스포츠 탈사회화 과정에서 대학 축구선수들이 경험한 어려움은 무엇인가?
둘째, 스포츠 재사회화 과정에서 대학 축구선수들에게 나타난 특성은 무엇인가?
셋째, 대학 축구동아리에서 대학 축구선수들이 겪었던 경험은 무엇인가?
본 연구는 특정 사례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와 분석에 중점을 두는 사례연구를 연구방법으로 채택하였다. 대학 운동선수들이 중도탈락 이후에 대학 스포츠 동아리로 재사회화는 사례가 많지 않으므로 사례연구는 본 연구에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Yin(2014)이 제시한 사례연구의 세 가지 전제 조건에 따라 연구방법으로 선정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중도탈락한 대학 축구선수들이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재사회화하는 과정이 “어떻게”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연구문제를 가진다.
둘째, 연구자들이 연구참여자들의 재사회화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
셋째, 중도탈락한 대학 축구선수들이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재사회화하는 과정은 현시점과 앞으로 일어날 현상이다.
본 연구는 눈덩이 표집법(Snowball Sampling)을 활용하여 연구참 여자를 모집했다. 먼저 대학 축구 동아리에서 훈련부장을 맡았던 졸업생 S에게 접촉을 시도하여 연구를 시작했고 다른 연구참여자를 소개받아 연구를 지속했다. 참여자 선정 기준은 첫째, 대학에서 중도탈락한 대학 축구선수인 경우, 둘째, 대학 축구 동아리 활동 참가 경험이 1년 이상인 경우, 셋째, 연구의 목적과 과정을 이해하고 연구 참여에 있어서 자발적으로 동의한 경우다. 최종적으로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자발적 은퇴를 선택한 이후 대학 축구 동아리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5명의 연구참여자가 선정되었다. 연구참여자의 개인적 특성은 다음 <Table 1>과 같다.
No. | Name | Age | Athletic career | Duration of club | Occupation |
---|---|---|---|---|---|
1 | KYS | 29 | 11y | 3y | test taker |
2 | SMK | 27 | 11y | 4y | graduate student |
3 | CBH | 26 | 10y | 4y | licensed realtor |
4 | KKN | 25 | 10y | 3y | college student |
5 | JCY | 24 | 12y | 2y | college student |
본 연구에서 탐구한 대학 축구 동아리는 경기도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창단 50년이 넘은 전통이 있는 동아리다. 대학 내 축구 동아리는 학과마다 혹은 단과대마다 존재하기도 하지만 본 연구집단은 중앙 동아리에 속해있다. 따라서 축구를 좋아하면서도 실력이 우수한 편에 있는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대학 축구선수 출신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중도 탈락한 이후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입단해서 활동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이 연구집단의 관례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일반 학생들과 축구선수 출신 학생들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본 연구는 심층면담을 활용하여 주된 자료를 수집했다. 이를 위한 질문지는 본 연구의 주제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참고했으며, 전문가 조언을 반영하여 반 구조화된 질문지를 구성했다. 심층면담 당일에는 구성한 질문지를 토대로 반 구조화된 질문을 사용하여 다양한 답변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심층면담은 2023년 4월과 5월 중, 연구참여자의 일정에 맞추어 1회 실시했으며, 40분에서 60분 이내로 소요되었다. 추가적인 자료와 정확한 해석이 요구될 때는 2차 심층면담을 유선상으로 진행했다. 심층면담의 모든 내용은 휴대폰 1대와 태블릿 PC 1대, 총 2대를 이용하여 녹취하고 저장했다. 심층면담의 모든 과정은 연구참여자의 동의 이후 진행되었다. 구체적인 심층면담 내용은 다음 <Table 2>와 같다.
Top categories | Sub categories |
---|---|
Difficulties and problems during the re-socialization process | |
Socio-cultural background experienced during the resocialization process | |
Characteristics exhibited during the re-socialization process |
본 연구는 비참여관찰을 통해 추가적인 자료를 수집했다. 먼저 관찰자의 역할로써 대학 축구 동아리의 활동과 연구참여자들의 역할 및 행동 등을 파악하고자 했다. 점차 참여자의 역할로써 대학 축구 동아리 활동에서 연구참여자들의 자세한 대화나 행동, 관계, 표현 방법 등 상호작용 과정과 감각적인 측면까지 이해하고자 했다. 비참여 관찰은 3월과 4월, 5월, 총 3번 진행했다. 대학 축구 동아리 활동 전 동아리 방에서의 운동 준비 과정부터 본 운동 시간까지 약 4시간 정도를 관찰했고 5월에는 OBYB 행사에 참여하여 관찰을 진행했다.
Creswell & Poth(2021)는 사례연구에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을 사례에 대한 기술로 구성된다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은 분석 절차를 제시하였다. 먼저 연구참여자들과 실시한 심층면담 내용은 24시간 이내로 전사 작업을 하여 컴퓨터 파일에 나열하였다. 또한 비참여관찰 과정에서 기록한 노트는 한 번 더 확인하고 정리하였다. 이후 전체 텍스트를 반복적으로 살펴보면서 사례에 대한 맥락을 기술하였다. 이 과정에서 의미있는 진술이나 행동, 관계들을 주제별로 선정 하였다. 마지막으로 범주화된 자료를 토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면서 결과 및 논의를 작성하였다.
본 연구는 주제와 관점을 올바르게 설명하기 위해 심층면담과 비참여관찰, 선행연구 고찰을 다각적으로 실시했다(Creswell & Poth, 2021). 첫째, 심층면담을 통해 연구참여자들이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입단하는 재사회화 과정에서 나타난 특성과 경험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둘째, 비참여관찰을 통해 상황적, 환경적 맥락 등 외부인의 관점에서 확인하고자 했다. 셋째, 선행연구와 본 연구에서 탐색한 결과를 충분히 비교하고 분석하였다. 이 외에도 본 연구자의 주관적, 잘못된 해석을 줄이고자 구성원 검토와 동료 협의(스포츠사회학 교수1인, 박사과정 2인)를 실시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건국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아 진행했다.
이번 장에서는 대학 축구선수들이 중도탈락 이후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입단하고 활동하는 일련의 재사회화 과정에 주목하고자 한다. 연구참여자들이 스포츠 탈사회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스포츠 재사회화 과정에서 나타난 특성 그리고 대학 축구 동아리에서의 경험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구체적인 결과와 논의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생선수들은 학교 안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데, 이것을 섬 문화라고 한다. 이에 운동선수들은 은퇴 이후에 마치 섬에서 육지로 나온 사람처럼 모든 것을 새롭고 낯설게 느낀다. 이들은 은퇴 이후 새로운 사회에서 만난 사람 및 동료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Yu & Yi, 2004). 연구참여자들 역시 중도탈락 이후 인간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축구부 시절 의 한정적인 인간관계로 인해 일반 학생들과의 관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대학 생활 중에 인간관계에 있어서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있어서 좀 어려웠습니다. 제가 있었던 대학교에서는 과가 축구 특기자 밖에 없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이랑은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적어서”
(SMK, 27)
“저희 과가 단절되어 있잖아요. 그리고 전과도 못하니깐 더욱 다른 학과 사람들이랑 소통도 안되고 단지 수업에서 만나는 것 외적으로 만나기는 쉽지 않았고 동아리 들어가기 전까지 일반 학생들과 특별한 교류는 없었어요”
(CBH, 26)
위의 진술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연구참여자들은 오랜 기간 축구부 생활을 하면서 제한된 인간관계를 맺었고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결국 이들은 대학에서 새롭게 만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꼈고 다가가기조차 힘들었다. 더욱이 연구참여자들이 속한 대학의 단절된 환경은 중도탈락 이후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차단했다.
이러한 점에서 운동선수들이 중도탈락 이후 새로운 삶에서 마주하는 인간관계 문제를 위한 해결책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이에 기숙사 폐지나 학습권 등 학생 선수들을 위한 여러 제도가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이 실현된 이후에 현장에서 제대로 된 운영이 실시되고 있는지에 대한 체육학계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 운동선수들이 운동을 그만두고도 대학에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특히 사회적 관계 형성에 직면하는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연구참여자들은 축구선수라는 꿈을 위해 10년 넘게 축구에만 몰두했다. 이들은 학교 공부나 학업보다는 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로 인해 중도탈락 이후 마주친 학업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직면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수업을 듣거나 과제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이라면 기본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는 컴퓨터 작업이나 수강 신청에도 제한이 있었다. 이에 연구참여자들은 대부분 목적이 없는 상태로 학업을 이어가거나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운동을 하면서 오랫동안 공부를 안했기 때문에 어려웠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어요. 공부보다 더 어려웠던 것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고 특히 과제를 할 때 한글이나 피피티를 안 해봐서 좀 그랬죠. 그리고 수강 신청을 하는 방법도 몰랐으니깐”
(SMK, 27)
“공부는 애초에 안 했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사실 팀플이 걸리면 그렇게 긴장해요. 이 사람들한테 폐를 끼치면 안 되는데 당장 한글이랑 피피티도 할 줄 모르고 만들어 본 적도 없고 그래서 그냥 커피를 인원에 맞춰서 사고 말해요. 제가 운동을 오래 해서 방해가 될 것 같습니다”
(CBH, 26)
이와 같은 운동선수들의 학업 결손은 지속적으로 언급된 사회 문제 중 하나이다. Chun(2008)은 학생선수들의 수업결손이 학력 저하를 초래한다고 하였으며, Kang(2003)은 학생선수들의 학업 결손에 대한 대처가 매우 미비하다고 지적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학창 시절에 학업에 필요한 기본적 소양과 기능을 익히지 못한 연구참여자들이 중도탈락 이후 대학교 학업 과정에서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연구참여자들의 학업 결손 문제는 심각했으며 일반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다.
학생선수들의 학업 결손 문제는 주말리그제나 최저학력제, C⁰ 룰 등의 도입 이후에도 여전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Choi et al., 2021; Kim, 2015 등). 그리고 이 문제는 본 연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제도에 대해 계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학생 선수들이 실제 현장에서 경험하는 제도적 장치와 현실의 차이는 정부에서 도입한 정책에 대해 추가적인 성찰이 요구됨을 나타낸다(Park, 2022).
연구참여자들은 오랜 기간 축구선수라는 한 가지 목표만을 가지고 살아왔다. 이들은 축구에만 전념했기 때문에 다른 일에는 소홀히 여길 수밖에 없었다. 학업을 충실하지 못했고 축구부 친구들과 한정적인 인간관계를 가졌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연구참여자들은 중도탈락 이후 혼자가 되어 모든 것을 스스로 담당한다는 것에 있어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운동을 그만두고 나서 외로움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합숙생활과 단체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혼자가 되니깐 엄청 외로웠어요. 그리고 대학 생활은 막막했어요.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모르고”
(KYS, 29)
“저는 외로운 것이 제일 힘들었어요. 항상 단체 생활을 해서 혼자 다닐 일이 없었는데 그만두고 나서 축구부 친구들이랑 다른 시간표를 듣고 일반 학생들이랑 듣다 보니 계속 혼자 다녀야 하는 그런 것이 있어서. 그리고 제가 생각을 많이 하고 그만두어서 후회는 없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막막함은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KKN, 25)
위의 진술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연구참여자들은 오랫동안 단체 생활을 했기 때문에 중도탈락 이후 혼자 학교를 다니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외로움을 느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 막막함을 느끼기도 했다. 더욱이 연구참여자들이 속한 대학의 학과는 축구 특기자들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는데,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연구참여자들은 운동을 그만둔 이후 주변 학생들에게 도움을 받거나 관계를 형성하는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은퇴 이후 운동선수들의 감정 문제는 선행연구에서도 보고한 바 있다. Chung(2010)은 은퇴한 국가대표 여자 농구선수들의 심리적 반응과 어려움에 대해 밝혔는데, 은퇴 이후의 생활에 대한 막막함과 은퇴 준비 미비로 인한 두려움, 대인관계 어려움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하였다. Jang & Kim(2016)은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비자발적 및 복합적 은퇴는 중도탈락 이후에 많은 상실감을 줄 수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학생선수들의 운동부 문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함은 현시점에서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운동선수들이 중도 탈락이나 은퇴 이후에 마주하는 부정적인 감정은 어쩌면 이들이 운동부 시절 겪었던 생활과 환경으로부터 기인하는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감정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궁극적인 원인, 즉 학업 결손과 한정적인 인간관계, 대학 생활 결여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연구참여자들은 중도탈락 이후에 감정적인 문제와 인간관계 문제, 학업 문제를 겪으면서 힘든 대학 생활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을 나타냈다. 이들은 일반 학생들과 대학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저는 운동을 그만두고 바로 교수님을 찾아갔어요. 앞으로 어떻게 학교를 다녀야하고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해야되는지 물어봤죠.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아예 감이 안 왔으니깐”
(KYS, 29)
“사실 저희가 알고 있던 대학 생활이라고 하면 과동기들과 같이 밥도 먹고 수업이 끝나면 같이 생활하고 학생회의 이벤트나 행사에 같이 참여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쉬웠죠”
(SMK, 27)
위의 진술을 살펴보면 연구참여자들은 대학 생활을 통해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연구참여자는 중도탈락 이후에는 물론 축구부 시절부터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하였다. Kim & Hong(2022)은 운동선수들이 은퇴 이후에 사회적 변화를 겪어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것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새로운 사회에 잘 적응하고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연구참여자들은 중도탈락 이후에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마주하기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오랜 기간 자신이 전공한 운동 종목에 전념한 운동선수들이 중도 탈락 이후에 낯선 사회에서 직면하는 어려움과 고통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목표와 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준비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어려운 시간을 극복해 나가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데 이어질 것이다.
위와 같이 연구참여자들은 중도탈락 이후 힘든 상황 속에서 적응하고 나아가 자신의 목표를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결국 이러한 노력과 의지는 연구참여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환경으로 재사회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들은 학과 선배나 조교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대학 축구 동아리에 입단하거나 반대로학과 교수, 지인 등의 소개를 통해 가입하게 되었다.
“운동을 그만두고 학과 교수님께서 어떤 선배(학과 조교)한테 연락을 하라고 했어요. 연락처를 주면서 연락을 해봐라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선배가 동아리 입단을 추천 하셨고 교수님도 동아리에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가게 됐어요”
(KYS, 29)
“운동을 그만두고 나서 먼저 그만둔 과 선배에게 어떻게 하면 대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연락을 드렸는데, 일단 동아리를 들어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다른 학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축구부의 껍데기를 벗으라고 했어요. 그래서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완전 저의 인생을 변화시켰어요. 아무래도 축구 동아리다보니깐 축구를 한 제가 사람들이랑 금방 친해질 수밖에 없었고 그러면서 점점 축구 동아리 자체에 녹아들었어요.”
(CBH, 26)
“우선은 축구를 그만두고 얼마 안 지나고 동아리에 바로 입단을 했습니다. 입단 과정은 먼저 그만둔 축구부 선배가 있는데 선배가 조금 눈치가 없었던건지, 이상했는지(웃음) 축구를 그만두자마자 축구 동아리에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저로써 사실 말도 안 되고 이해가 안 되었어요. 근데 그 선배가 와서 축구 안 해도 된다. 들어와서 학교생활 적응 하는 거 배워라. 그 한마디에 바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SMK, 27)
이처럼 모든 연구참여자들은 대학 내 사회화 주관자의 도움을 통해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입단을 하게 되었다. Park(2011)은 운동선수들이 중도탈락 이후 자신의 가족이나 선후배 등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위로를 받거나 재사회화에 매우 긍정적인 작용을 미친다고 하였다. Choi et al.(2018)의 연구에서도 은퇴 이후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구선수들이 먼저 은퇴를 한 동료 및 선배들을 통해서 직장인 축구팀으로 수월하게 재사회화를 이루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도 사회화 주관자의 도움은 중도탈락한 대학 축구 선수들이 새로운 환경과 사회에 적응하고 나아가 재사회화를 이루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에서는 중도탈락하는 대학 선수들을 위해 담당 교수 및 직원들의 도움이나 일반학생들과의 멘토링 프로그램(Myung, 2024) 등이 도입되어 활발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한편, SMK(27)의 심층면담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운동선수들은 자신이 전공한 운동 종목으로 재사회화하는 것을 꺼린다고 알 수 있다(Kim, 2014; Lee, 2021).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사회화 주관자의 도움이 있을지라도 중도탈락 및 선수 본인이 마주한 사회나 학교에서의 적응을 위한 의지가 없다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세를 기본적으로 지닐 때 사회화 주관자의 역할은 엘리트 선수들이 탈사회화 이후 성공적인 사회적응과 재사회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운동선수들이 중도탈락 이후 낙담하지 않고 대학 생활에 대한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대학 차원에서는 상담 및 심리 프로그램이나 기초 교육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들이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입단하는 과정을 보면서 중도탈락 이후 재사회화는데 소요된 기간에 대해 주목하게 되었다. 이들은 대부분 중도탈락 이후 한 달 이내에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입단을 했다. 한 연구참여자는 축구를 그만두고 바로 군대로 입대를 했기 때문에 군대를 전역한 이후에 대학 축구 동아리로 입단을 했다.
“저는 그만둔 당일 날 바로 들어갔던 것 같아요. 아마 한 시간도 안 지나고 들어갔을 거예요. 운이 좋은 건지 그만둔 날이 동아리 운동하는 날이라 그날 바로 가서 운동했어요(웃음)”
(SMK, 27)
Lee(2022)는 은퇴 시점을 기점으로 연구참여자의 재사회화 기간과 처한 환경에 따라 상이한 연구결과가 논의될 수 있다고 하였다. 본 연구자는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연구참여자들이 중도탈락 이후 재사회화를 이루는 데 얼마만큼의 기간이 소요되었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연구참여자들은 중도탈락을 경험하고 대부분 한 달 이내로 대학 축구 동아리에 입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들은 대학 축구 동아리로 무사히 재사회화를 이루어 새로운 삶의 출발을 알렸다.
선행연구(Kim & Kim, 2014; Yun et al., 2013 등)를 종합해 보면, 엘리트 운동선수들이 은퇴 이후에 낯선 환경 속에서 사회부적응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겪는다고 한다. 이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고도의 심리적 불안감이나 관계 차단, 스트레스 해소(무조건 놀기), 가출 등의 문제를 나타내는 반면, 은퇴 이후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한 경우에는 수월한 적응 과정을 보여주었다(Im et al., 2017). 이는 새로운 사회에서 실질적인 적응 방안을 찾는데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중도탈락한 운동선수들이 새로운 사회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실마리를 찾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본 연구에서 확인한 것처럼 중도탈락 이후 빠른 기간 내에 재사회화하를 이루어 성공적인 사회적 변화를 맞이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운동 선수들이 운동을 그만둔 이후에 방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요구됨을 시사한다. 또한 추후 연구에서는 중도탈락을 한 이후 재사회화하는 기간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학 축구 동아리는 축구에 대한 관심과 소질, 목적 등을 가진 대학생들이 모인 집단이다. 이렇게 구성된 대학생들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이에 축구선수 출신인 연구참여자들은 대학 축구 동아리 내에서 엄청난 관심과 지지를 받는다. 일반 학생들은 축구를 잘하는 대학 축구선수들과 친해지고자 접근했고 축구에 관해 질문하여 도움을 받기도 했다. 연구참여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반 학생들과 보다 수월하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스포츠 조직 내에는 다양한 장벽이 존재한다. 조직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권력 체계를 형성하거나 규율과 권력을 강제하기도 한다 (Gwon, 2015). 실력 차이로 발생하는 텃세를 비롯해 다양한 진입장벽으로 인해 동호회에 입문하는 과정에서 중도탈락이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Hahn, 2003). 반면 섬 문화를 가진 연구참여자들은 인간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축구 동아리에서 쉽게 적응했고 다른 구성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했다. 이유는 한 가지다. 축구를 목표로 하는 대학 축구 동아리에서 축구선수 출신인 연구참여자들은 다른 구성원으로부터 인정과 우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Kang & Park(2008)은 스포츠 활동에 있어서 같은 관심사로 대화하는 것은 더욱 질 높은 인간관계를 형상하는 데 기여한다고 하였다. Coakley(2011)는 사회적 관계 형성과 사회적 지지 등이 스포츠 참가를 시작하고 지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연구참여자들은 중도탈락 이후에 입단한 대학 축구 동아리에서 축구를 매개로 하여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축구선수 출신으로 지지를 받음으로써 대학 축구 동아리 활동을 지속해 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를 통해 운동선수들이 운동을 그만둔 이후에 자신이 전공한 종목의 스포츠 조직으로 재사회화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는 보다 원활한 적응과 재사회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포츠 조직 내 선수 출신의 역할은 일반 참여자들의 기량에 직간접적으로도 기여할 수 있으며, 나아가 생활체육의 전반적인 발전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Kim et al., 2020).
위에서 보았듯이 연구참여자들은 중도탈락 이후 대학교 학업에 있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고 시작조차 하지 않은 연구참여자도 있었다. 하지만 연구참여자들은 대학 축구 동아리에서 만난 일반 학생들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면서 이들의 문화를 습득해 나갔는데, 그중 학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들은 일반 학생들에게 수강 신청을 하는 방법부터 좋은 수업을 추천받기도 했다. 대학 축구 동아리 입단 전에는 혼자 수업을 들어서 외롭고 어려웠지만 이제는 일반 학생들과 수업을 같이 듣고 도서관에 가서 공부도 함께 했다.
“동아리에서 알게 된 선배들이 학업에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중략) 근데 이 형들이 수강 신청하는 것도 도와주고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알려주었어요. 이렇게 조금씩 스스로 공부하고 과제를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요”
(KYS, 29)
“시간표를 어떻게 짜야 되는지, 관심 있었던 수업이 좋은 수업인지 아닌지도 잘 알려주었어요. 수업도 같이 듣자고 해서 같이 들었는데, 혼자가 아니라 같이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SMK, 27)
Lee & Nam(2013)은 중요타자에게 받는 학문적 지원이나 독려가 학업성취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인다고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대학 축구 동아리에서 만난 일반 학생들의 도움을 통해 대학교 학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는데, 모든 연구참여자들은 한 번 이상의 성적장학금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졸업할 때까지 성적장학금을 놓치지 않고 받은 연구 참여자도 있었다. 이 경험은 더 높은 학업과 진로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국가고시 시험이나 자격증 공부, 대학원 진학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외에도 일반 학생들의 권유를 통해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 대외활동 등의 경험을 하기도 했다.
“군대 가기 전에는 공부가 재밌기도 하고 뜻이 있어서 학교 공부도 열심히 했고 파란 학기제라고 교수님이랑 같이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논문도 썼어요. 동아리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알게 되니깐 학교생활을 하면서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아진 느낌이에요. 학생회 같은 것도 아는 사람이 없었으면 못했을 거고”
(KKN, 25)
“현재 직업(공인중개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요. 저희 동아리 형들이 저한테 말하는 직업이나 자영업을 해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공인중개사를 꿈꾸면서 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그때 공부하는 방법도 많이 알려줬죠”
(CBH, 26)
“저는 동아리 친구들한테 학업이나 대학 생활에 필요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이런 관계 형성이 좀 좋았던 것 같은데, 애들이랑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자극도 받았고 이런 좋은 영향으로 공부를 도전하고 새로운 목표(소방관)를 찾는데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1학년 때는 축구부 여서 많이 안 좋았는데, 2학년 1학기 때 4.25, 2학기 때 4점 정도 나왔고 장학금도 다 받았어요”
(JCY, 24)
이와 같이 연구참여자들은 일반 학생들의 도움을 통해 새로 시작한 대학 학업에서 높은 학업 성취도를 나타냈으며 학업 목표를 성취했다. 또한 대학 생활에서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기도 했다. Kang & Park(2008)은 스포츠클럽 활동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다양한 정보와 도움을 주고받는다고 하였으며, Lee et al.(2009) 은 동일한 관심사로 인해 모인 축구 동호회 동료들이 축구 동호회를 매개로 하여 상호작용을 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관계를 이룬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대학 축구선수들과 일반 학생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나누는 상호보완적 관계를 나타냈다. 연구참여자들은 일반 학생들에게 축구와 관련된 도움을 주었고 반대로 일반 학생들은 연구 참여자들에게 학업과 대학 생활에 필요한 도움과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대학 스포츠 동아리와 생활체육 스포츠 조직 내 운동선수 출신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수립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연구참여자들은 대학 축구 동아리의 환경에 만족했고 동료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을 보았다. 이들은 대학 축구 동아리 내의 선후배 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다고 느꼈는데, 축구부 시절과 같이 선후배 간의 악습이 없고 선배들이 잘 챙겨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참여관찰을 하면서 연구참여자들이 느낀 것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나이가 어린 후배들이 동아리 활동 전에 축구용품을 챙기는 모습과 운동장에서 만난 선배들을 향해 크게 인사를 하는 모습, 쉬는 시간에 선배들에게 물을 가져다주는 모습 등은 연구자라는 외부인의 관점에서 일반적인 관행으로 여기는 데 의문이 들었다. 이에 연구참여자들과 2차 면담을 진행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위에서부터 내려온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신입생 때는 당연히 후배이기도 하고 어렸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동아리 방에서 공을 가져온다던가 선배들에게 물을 챙겨주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했어요. 제가 축구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이미 선후배 관계가 중요했기 때문에 동아리에서도 똑같이(예의바르게) 했는데”
(SMK, 27)
“일단은 제가 20살 때 동아리에 들어갔을 때 선배들이 많았어요. (중략) 저는 선배들의 말을 잘 듣고 어떻게 하면 밉보이지 않고 잘 적응을 할 수 있는지 아니깐 형들도 좋아해주고. 이러한 점 때문에 동아리에서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KKN, 25)
본 연구자는 심층면담과 비참여관찰을 통해 대학 축구 동아리 내에도 수직적인 선후배 관계와 위계적인 문화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Kim & Kim(2015)과 Kim et al.(2020)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체육대학 스포츠동아리나 스포츠 조직안에 존재하는 수직적인 선후배 관계와 규칙적이고 체계적인 생활방식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부당함을 느끼며 자율적인 행동과 선택을 하지 못하게 한다고 하였다. 반면 연구참여자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별다른 문제 없이 적응했다.
Coakley(2011)는 일상생활에서 상처를 경험한 아동이 조직적 스포츠에 참여하면서부터 상처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고 하였는데, 고통은 스포츠 참가로 인해 생기는 정상적인 결과이며 운동선수로서의 상징과 같은 존재로 여긴다고 하였다. 이러한 맥락으로 볼 때 연구참여자들은 축구부 시절의 엄격한 생활과 수직적인 선후배 관계 등을 이미 경험하여 중도탈락 이후 입단한 대학 축구 동아리 내에 존재하는 위계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잘 적응하여 동료들과 좋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위계문화에 대한 익숙함)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지 혹은 부정적으로 평가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다양한 방면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연구참여자들은 졸업 이후에도 대학 축구 동아리 행사(OBYB)에 참여하여 동아리 활동을 지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OBYB는 대학 축구 동아리 내 선후배 간의 교류와 동아리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행사이다. 이 행사는 한 학기에 한 번씩 일 년에 총 두 번을 진행하며, 오전에는 축구 친선 경기와 오후에는 식사 및 뒤풀이가 이어진다. 연구참여자들 가운데 3명은 졸업생인데, 이들 모두는 졸업 이후에도 대학 축구 동아리 활동에 참여했다.
“OBYB 전은 일 년에 두 번하게 되는데, 졸업생들과 현재 재학생들이 모여서 친선 경기랑 회식을 하는 아주 좋은 제도인 것 같아요. 졸업생들은 재학생들을 격려해주고 재학생들도 좀 더 졸업생들을 공조하면서 동아리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KYS, 29)
본 연구자는 이번 OBYB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2023년 5월에 비참여관찰을 진행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50명 이상이 되는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모였다. 특히 졸업생 팀에는 대학 축구선수 출신 10명 정도가 참여했다. 오후에는 단체로 식사를 나눈 이후 뒤풀이를 진행했다. 여기에는 연구참여자들을 비롯해 대학 축구선수 출신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대학 축구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일반 학생들과 교류하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동아리에 오면 뭔가 편한 것 같아요. (중략)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랑 같이 운동하고 밥 먹고 술 먹고 같이 자고 하는 것들이 다 행복해요(웃음). 이래서 저는 OBYB나 행사에 무조건 참여하려고 하고 이외에도 모이면 거의 다 나가요”
(CBH, 26)
위의 진술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연구참여자들은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대학 축구 동아리에 참여하여 일반 학생들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했다. 또한 이들은 대학 축구 동아리에 속하여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Na et al.(2016)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사회적 관계가 은퇴한 선수들에게 중요한 자산이 된다고 하였다. Kim & Hong(2022)은 은퇴한 선수들이 인적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여 사회적응에 많은 도움을 받으며, 이러한 인적 네트워킹은 해당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갖게 해준다고 하였다. 이에 연구자들은 선수들의 사회적응을 위해 동아리나 소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권고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연구참여자들은 대학 축구 동아리를 매개로 하여 일반 학생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지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오랜 기간 축구부 생활로 인해 생긴 소속감에 대한 갈증을 대학 축구 동아리 참여를 통해 해소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연구참여자들은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졸업생 신분으로 대학 축구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일반 학생들과의 관계를 이어 나갔다.
운동선수들의 은퇴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계의 관심은 매우 높다. 이에 운동선수들의 스포츠 사회화 과정을 분석하는 탐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었다. 이 연구들은 운동(학생)선수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함과 동시에 정책적 방안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대학 운동선수들을 향한 관심은 부족했으며, 특히 대학 스포츠 동아리로 재사회화하는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대학 운동선수들이 중도탈락 이후 대학 스포츠 동아리로 재사회화하는 연구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포츠로부터의 탈사회화 과정을 시작으로 스포츠 재사회화 과정과 재사회화를 이룬 대학 축구 동아리에서의 경험을 총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대학 축구선수들이 겪은 어려움과 나타난 특성 그리고 사회적·문화적 배경을 종합적으로 탐색하고자 했다.
먼저, 연구참여자들이 스포츠 탈사회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즉 감정 문제와 인간관계 문제, 학업 문제를 확인했다. 학생선수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 및 제도가 도입된 현시점에도 여전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학생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적 방안에 대해 비판적인 성찰이 요구되며 현장에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개선 방안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스포츠 재사회화 과정에서 나타난 특성에 대해 살펴보았으며, 대학생활에 대한 의지와 노력, 대학 내 사회화 주관자의 도움, 신속한 재사회화를 탐색했다. 이는 대학에서 중도탈락하는 운동선수들에게 어떻게 은퇴를 맞이해야 하는지,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등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참여자들이 재사회화를 이룬 대학 축구 동아리에서의 경험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진입장벽이 없는 선수출신, 상호 보완적 관계를 통한 학업 달성, 학생선수에게 익숙한 위계문화, 인간 관계와 소속감에 대한 갈증 해소로 확인했다. 이 결과는 대학 운동선 수들에게 대학 스포츠 동아리 참여를 장려하고 나아가 이를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운동선수들의 재사회화 과정을 다루는 후속 연구에서도 개인적 측면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 즉 환경적·상황적인 맥락을 분석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본 연구는 대학 축구 동아리 참여를 통해 대학 축구선수들이 중도탈락 이후에 가진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 등 성공적인 재사회화 과정을 탐색했다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싶다. 이 연구는 중도탈락 전, 후에 있는 대학 운동선수들에게 대학 스포츠 동아리 참여를 권장하여 성공적인 사회적응과 재사회화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대학 운동선수들이 대학 동아리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추후에도 다양한 종목의 대학 운동선수들이 대학 스포츠 동아리로 재사회화하는 일련의 스포츠 사회화 과정을 총체적으로 탐색하는 연구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Conceptualization: S Min, Y Choi, Data curation: S Min, K Jang, Formal analysis: S Min, Y Choi, Methodology: S Min, Y Choi, Project administration: Y Choi, Visualization: S Min, Y Choi, Writing-original draft: S Min, Writing-review & editing: Y Choi, K Jang
2015.8.12, What are the chances of becoming a successful professional soccer player., Retrieved from , https://sports.news.nate.com/view/20150812n08302,
2022, Player registration status (October 2022)., Retrieved from , https://www.kfa.or.kr/kfa/data_room.php?act=regist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