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대 린샤오쥔: 새롭게 부상하는 대항적 민족주의 담론의 서사인가?

Hwang Daeheon vs. Lín Xiàojùn: Is It a Narrative of an Emerging Discourse of Antagonistic Nationalism in Korea?

Abstract

PURPOSE This study examines the ways in which the media framing of the conflict between Hwang Daeheon and Lín Xiàojùn has constructed nationalistic discourse and investigates whether this narrative is a form of antagonistic nationalism that is characterized by anti-Chinese sentiment. METHODS This study adopts a literature review as its primary research method, incorporating earlier academic studies and media reports, including newspaper and broadcast news articles, placing a particular focus on media framing analysis and critical discourse analysis. News articles were collected from the BIG KINDS database of the Korea Press Foundation. In all, 289 articles from 12 nationwide daily newspapers and 5 major broadcasting stations were selected for the analysis. The data were examined through qualitative textual analysis that is based on a media framing approach. RESULTS The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 the media constructs a dichotomous our-ing and other-ing framework, where Hwang Daeheon is positioned as “one of us” but Lín Xiàojùn is reframed as Lín Xiàojùn, reinforcing a nationalist discourse differentiating between the identities of “ourselves” and “others.” Second, the media expands interpersonal conflict between the two athletes into a broader national confrontation, framing it as a Korea–China issue, contributing to the formation of a nationalistic narrative of opposition. Third, through frames fostering negative perceptions of China and Lín Xiàojùn, media discourse develops an antagonistic nationalism that is characterized by anti-Chinese sentiment. From these framing processes and discursive patterns, the narrative of Hwang Daeheon versus Lín Xiàojùn can be understood as a manifestation of an emerging form of antagonistic nationalism toward China. However, taking various domestic and international cases into account, it remains uncertain whether this antagonistic nationalism can become firmly entrenched within the domain of sport. CONCLUSIONS This study contributes to offering theoretical and empirical insights into the construction of antagonistic nationalism, the intersection of sports migration and nationalism in global contexts, and the role of media framing in shaping discourse within sport.

keyword
Antagonistic nationalismMedia FramingDiscourseHwang DaeheonLín XiàojùnAnti-Chinese sentiment

초록

[목적] 본 연구에서는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 구도에 대한 미디어 보도의 프레이밍을 분석하고 그 안에 내재하는 민족주의 담론의 양상을 파악함으로써 이들의 서사가 과연 반중·혐중의 대항적 민족주의로 부상하는 실재인지를 고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방법] 본 고에서는 문헌 고찰을 연구방법으로 설정하였으며 문헌에는 관련 연구, 서적들과 더불어 신문, 방송 등의 기사들이 다수 포함되기에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과 비판적 담론 분석이 주로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를 통해 12개의 전국일간지 및 5개의 주요 방송사 기사들을 검색, 수집하였다. 이 중 총 289건의 기사가 연구 대상으로 선정되었고, 수집된 미디어 기사들에 대하여 문장 단위의 텍스트 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 연구결과 첫째, 미디어는 우리화와 타자화라는 프레임을 통해 황대헌은 우리로, 그리고 임효준은 린샤오쥔이라는 타자로 인식하게 만들고 이는 우리와 타자를 구분하는 민족주의 담론으로 진척되게 한다. 둘째, 미디어는 황대헌과 린샤오쥔 개인 간의 갈등을 넘어 한국 대 중국이라는 구도의 프레임을 통해 국가 대항으로서의 민족주의 담론을 형성하게 한다. 셋째, 미디어는 중국, 그리고 린샤오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는 프레임을 통해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관계를 반중·혐중으로서의 민족주의 담론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러한 미디어의 프레임들과 담론적 양상들을 통해 황대헌 대 린샤오쥔의 서사는 중국에 대한 새로운 대항적 민족주의 담론의 실재(實在)가 될 가능성을 담보한다. 그러나 다양한 국내외 사례들을 살펴볼 때 이러한 대항적 민족주의가 스포츠의 장에서 고착될지 그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아직 열려 있다고 판단된다.

[결론] 대항적 민족주의가 어떠한 기제를 통해 구축되어 가는지, 그리고 국제 관계 속에 나타나는 스포츠 이주와 민족주의의 결합, 스포츠의 장에서 미디어의 특정 프레임 작업과 담론 형성 흐름 등 다양한 학문적 측면에 본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 사료된다는 점에서 본 고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주요 용어
대항적 민족주의미디어 프레이밍담론황대헌린샤오쥔반중·혐중

서 론

대항적 민족주의(Antagonistic Nationalism)란 역사 및 사회적 맥락, 정치적 상황 등에 따라 재현되는 갈등으로 인해 우리에게 대비되는 상대를 적(敵), 혹은 타자로 구분함에 따라 민족의 공동체, 국가 정체성 등을 강화하는 현상의 총체를 일컫는다(Dagdelen, 2023; Han, 2022; Kang, 2012; Y. T. Kim, 2023). 이러한 대항적 민족주의의 대표적 사례들을 예로 들자면 발칸 전쟁으로 인한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의 영유권 분쟁, 키프로스 전쟁으로 인한 튀르키예와 그리스의 영유권 분쟁, 카슈미르 분쟁으로 인한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관계 등을 들 수 있으며 이외에도 고유의 역사, 지리, 사회적 배경 등에 따라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발생한다(Günal, 2026; Miller, 2013). 무엇보다 우리에게 있어 대항적 민족주의를 논하자면 역사적 배경에 기반을 둔 남북, 한일 관계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Kang, 2012).

대항적 민족주의로 인한 국가 간 관계는 스포츠 경기를 통해 가장 상징적으로 투영된다. 우리나라의 남북전(南北戰), 한일전(韓日戰)은 종목을 불문하고 그 양태가 극명히 드러나며 앞서 언급했던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Krysieniel, 2023), 튀르키예와 그리스 등의 축구(Kartakoullis & Loizou, 2009), 인도와 파키스탄의 크리켓(Devan, 2012) 등에서 대항적 민족주의가 스포츠의 장에서 재구성되고, 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의 축구 전쟁, 100년 전쟁에 기반한 영국과 프랑스의 매치 등 해외에서도 역사, 정치, 시대적 배경 등에 따라 민족주의를 수반하는 다양한 스포츠 라이벌 관계(rivalry)가 종목을 불문하고 전 세계적으로 다수 존재한다는 것은 선행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Bairner, 2001; Holt, 2022). 이처럼 스포츠는 민족주의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장이며(Bairner & Han, 2022; Billig, 1995; Brentin & Cooley, 2015) 이는 흔히 대항적 민족주의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스포츠를 통한 민족주의 담론의 구축과 대중적 확산의 중심에 ‘미디어’가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다(Jeong & Kim, 2025; Joo, 2016; Joo & Oh, 2023; Kim, 2020). 미디어는 단순한 사실의 전달자를 넘어 특정한 프레이밍을 통해 대중의 이해를 도모하면서 특정한 감정과 행위를 유도하는 담론을 형성하고 이를 보편화시킨다(Giddens & Sutton, 2021; Kim & Kim, 2024). 특히 특정 국가에 대한 반감과 혐오의 적대 정서가 존재할 때, 미디어는 해당 국가를 타자화의 대상으로 설정함으로써 단순한 외국인 혐오(Xenophobia)를 넘어 민족주의 담론의 발현을 주도하는 중추적 기제로 기능한다(Joo et al., 2026; Lew, 2020; Rosenthal, 2018). 따라서 스포츠 장에서 나타나는 대항적 민족주의 담론의 실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를 매개하고 재생산하는 미디어 보도 프레임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한편, 최근 국내에서는 새로운 대항적 민족주의의 부상(浮上) 조짐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중 “혐중·혐한 정서가 양국에서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악화하면서 큰 피해를 줬다”면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 저와 중국 지도자 모두가 동의했다”는 발언을 통해 우리 사회의 중국 혐오에 대한 우려를 표하였는데(M. Y. Kim, 2026; Y. R. Park, 2026) 이처럼 우리 사회에는 현재 반중(反中), 그리고 반중을 넘어 혐중(嫌中)이라는 키워드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Lee, 2025; Lu & Oh, 2023).1)

그 원인으로 기자조선(箕子朝鮮) 및 동북공정(東北工程), 문화 귀속권 분쟁, 황사, 사드(THAAD) 배치,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등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사회, 문화, 환경, 정치적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국 간 갈등에 따라 2020년대 들어 이러한 반중·혐중 현상은 더욱 강화 및 만연하고 있으며 언론의 기사 내용과 빈도 등을 분석하는 작업들을 통해서도 그 실체가 입증되어 오고 있다(Choi, 2023; Jeon, 2021; W. Y. Lee, 2022).

이러한 반중 현상은 국내 스포츠계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그 갈등이 가장 고조된 양상으로 드러난 것이 사드 갈등 및 코로나19 시기의 흐름과 맞물려 개최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의 판정 시비라 할 수 있으며(Byun & Choi, 2022; Cho & Heo, 2022; Jung, 2022; Kim, 2022; Kim & Kang, 2022; Kim & Kim, 2024; Lee et al., 2022), 그 대회 중 중국 대표팀 코치를 역임했던 빅토르 안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차후 성남시청 지도자 채용에 실패한 사건은 스포츠계에서도 반중 정서의 파급력이 어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할 수 있다(Jeong & Kim, 2025).

당시 사회적 상황에 따라 스포츠 분야에서도 반중 정서가 크게 확산되었고, 10~30대 등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는 더욱 공고화되어 가고 있다(Choi, 2023; Lee et al., 2022; Jeong & Kim, 2025; Son, 2024). 이에 따라 중국이 우리에게 새로운 대항적 민족주의의 대상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한 지점이라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대항적 민족주의 관련 체육학계의 연구 자료는 남북, 한일 관계 등을 중심으로 다수 존재하지만(Chung, 2004; Chung & Kim, 2011; D. K. Kim, 2010; Kim, 2020; Kuk, 2021) 체육계에서 반중·혐중 현상과 관련된 민족주의 연구가 상당히 미흡하다는 실정도 본 주제 탐구의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 Jung & Oh(2018)는 다문화 사회로 진전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배타적이고 국수적인 스포츠 민족주의의 지양은 시대적 사명이고, 앞으로는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스포츠 민족주의로의 방향 설정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반중·혐중의 현상이 사회적으로, 그리고 스포츠의 장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지금이를 방치하고 조장하기보다는 상호 국가 간 관계를 원만하게 형성하고 국익을 위해 서로 화합과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려는 세계화의 흐름에 있어서 이 현상의 심도 있는 파악은 학술적으로도,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나름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황대헌과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의 서사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한국과 중국 간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쇼트트랙이라는 종목에서 개인 간의 갈등이 한 개인의 귀화와 맞물려 특정 사회적 맥락의 흐름에 따라 국가 간 대결의 구도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 근거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귀화한 국가의 선택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예전 빅토르 안의 경우 러시아로 귀화했지만 국내의 여론은어느 정도 유연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Jeong & Kim, 2025; Kim, 2014; Lee, 2015). 그 이유는 빅토르 안이 빙상연맹에 의한 피해자라는 프레임이 작용함과 더불어 그의 활약을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두었기 때문이었다. 린샤오쥔은 귀화 후 황대헌에 대한 성추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고 갈등의 상대방인 황대헌이 대표팀 동료들에 대한 소위 ‘팀킬 논란’으로 국내 여론이 좋은 편이 아니다(Kim, 2024; Kwon, 2026). 또한 귀화 후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어 유의미한 활동을 했다는 점은 빅토르 안의 사례와 상당 부분 비교 가능한 지점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 구도가 그 서사에 연속성을 지닌다는 측면이다. 개인 간의 갈등이 원인으로 작용하여 한 개인이 귀화한 2020년 6월부터 수많은 스포츠 이벤트를 거쳐 올해 개최된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의 라이벌 구도까지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은 미디어에 나타난 반중·혐중의 대중 심리를 긴 호흡으로 확인 가능한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 및 쇼트트랙이라는 종목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측면 때문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빙상 종목 중 우리나라는 쇼트트랙 강국이기에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는 연구에 필요한 자원들을 탐색하는데 보다 용이하다는 이점을 담보한다. 이러한 측면들을 살펴볼 때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대항적 민족주의의 새로운 부상 가능성으로서 확인하기에 적절한 사례라고 판단된다.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서사는 두 사람의 갈등과 이로 인한 한 개인의 귀화가 미디어의 맥락 속에서 중국에의 대항적 민족주의와 결합하며 재구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국내의 보기 드문 사례이다. 이는 기존에 개별적 차원에서 연구되었던 스포츠 민족주의, 귀화 선수, 스포츠 이주 등 관련 분야들이 통합되어 나타나는 국제화 시대의 새로운 민족주의 패러다임과 분석 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학문적 차별성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 구도에 대한 미디어 보도의 프레이밍을 분석하고 그 안에 내재하는 민족주의 담론의 양상을 파악함으로써 이들의 서사가 과연 반중·혐중의 대항적 민족주의로 부상하는 실재인지를 고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스포츠라는 장에서의 개인과 개인의 갈등이 귀화라는 선택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미디어 보도를 통해 국가 간 대결의 구도로 프레임이 형성되는지, 또한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어떠한 민족주의 담론이 형성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자못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항적 민족주의가 어떠한 기제를 통해 구축되어 가는지, 그리고 국제 관계 속에 나타나는 스포츠 이주, 미디어의 스포츠 활용과 담론 형성의 흐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문헌 고찰을 연구방법으로 설정하였다. 문헌에는 관련 연구, 서적들과 더불어 신문, 방송 등의 기사들이 다수 포함되기에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과 비판적 담론 분석이 연구의 기반을 형성한다.

먼저,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의 전제는 미디어가 특정한 사건 보도 시 단순한 객관적 사실뿐만 아니라 해당 사건에 대한 의미를 수용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어떠한 틀 짓기(Framing), 즉 프레임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프레이밍 이론2)에서는 미디어의 프레임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의해 수용자의 생각과 해석, 의견 등에 영향을 끼침을 언급하는데(Entman, 1993), 이는 수용자들이 특정 현안에 대해 그 원인을 분석하고 관련 해결 방안을 강구함에 있어 미디어의 프레임에 의존한다는 점에 착안하는 것이다(Hahn et al., 2018).

Entman(1993), Gamson and Modigliani(1989), Lim and Park(2012) 등은 미디어 제공자의 의도에 따라 미디어의 보도 이미지와 논평의 종류 등 기사의 내용, 뿐만 아니라 어느 면에 어떠한 크기로 보도할지 등이 결정되고 이를 토대로 관련 담론이 형성될 수 있음을 언급하는데, 본 연구에서도 황대헌 대 린샤오쥔의 이슈에 대하여 미디어가 특정한 프레임을 전달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형성된 담론들이 수용자의 인식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 가정한다. 특히 앞서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포츠에서의 민족주의 담론의 형성을 확인함에 있어 미디어의 지대한 영향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음으로는 비판적 담론 분석이다. Iem(2011)은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 방법을 통해 추출한 프레임들만으로는 제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당시 사회를 반영하는 언어의 사용이나 제한된 서술이 있음을 언급하며 연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당 텍스트의 사회, 역사적 측면을 보다 심도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또한 Yang and Hyun(2018)은 프레임을 중심으로 담론이 형성됨을 언급하는데, 이처럼 미디어의 프레임과 담론은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이에 미디어의 프레임에 숨겨진 행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담론 분석(Critical Discourse Analysis)이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과 연구 방법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고 Iem(2011)은 제시한다. Omrow(2018)와 Piazza(2014) 등도 환경과 교육 등 다양한 사회 현안들을 분석하면서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과 비판적 담론 분석을 결합한 방식을 채택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Van Dijk(2023)는 사회과학 연구 분야에서 미디어의 프레임을 고찰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담론 분석의 병행은 효과적인 방법론임을 주지시킨다.

비판적 담론 분석은 언어 구조 실현의 밑바탕이 되는 사회적 맥락과 다양한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연관되면서 야기되는 언어학적 표출과 이에 따른 프레임의 변화를 연구하는 담론 분석의 일환이다(Fairclough, 2013). 이 분석은 우리 생활에서의 일상적인 대화보다는 신문 보도나 정치적 인터뷰 같은 대중 매체 텍스트처럼 화자 간 불평등이 수반되거나 담론적 차원에서 적극적 프레이밍이 가능한 자료들의 분석에 주로 이용되며 절차로는 미시적 차원에서의 텍스트 분석과 담론 추출, 거시적 차원에서의 사회적 영향 분석 순으로 진행된다(Lee, 2005).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문헌 고찰의 토대 위에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과 비판적 담론 분석이 병행, 결합되어 함께 수행되는 것은 적절한 연구방법이라 여겨진다.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본 연구에서는 민족주의, 미디어, 귀화 등과 관련된 다양한 문헌들, 그리고 주지했다시피 그중 미디어 자료들은 황대헌과 린샤오쥔 간의 서사를 소재로 한 기사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자료 수집하였다.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과 비판적 담론 분석을 위한 대상으로는 황대헌과 린샤오쥔 간의 갈등과 관련된 신문, 방송 등 미디어 매체들로 설정하였으며 이 자료들은 한국언론진흥재단(Korea Press Foundation)의 빅카인즈(BIG KINDS, http://www.kinds.or.kr)를 통해 검색, 수집되었다.

검색 시 기본 단어 ‘쇼트트랙’, 반드시 포함하는 단어로 ‘황대헌’, 1개 이상 포함하는 단어로 ‘임효준’, ‘린샤오쥔’으로 설정하였고, 검색기간은 린샤오쥔의 귀화일인 2020년 6월 3일부터 최근 폐막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종료된 달이자 연구 대상 수집의 마지막 시점인 2026년 2월 28일까지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빅카인즈(BIG KINDS)에서 위의 조건으로 검색이 되지 않았던 OBS(OBS 경인TV)의 기사는 해당 홈페이지에서 직접 검색을 하여 자료를 보완하였다. 3)

검색 결과 총 보도 건수는 713건이었으며, 이 중 신문매체는 12개의 전국일간지, 방송매체는 5개의 방송사를 선정하여4) 해당 기사 299건 중 제목 및 내용 포함 단순 사실만을 보도한 자료,5) 단순 사진만 게재된 자료, 중복되는 기사 자료들을 제외한 결과 총 289건을 추려내었고 이는 <Table 1>과 같다. 그리고 <Table 2>에는 2020년부터 2026년까지의 전국일간지 및 주요 방송사 기사량과 각 해당연도의 스포츠 관련 주요 이벤트들을 정리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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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The status of analyzed articles by media companies
Types Media outlets Number of articles Percentage (%)
Nationwide daily newspapers The Kyunghyang Shinmun 10 3.5
Kukmin Ilbo 16 5.5
The Dong-A Ilbo 17 5.9
The Munhwa Il-bo 12 4.2
The Seoul Shinmun 23 8.0
The Segye Times 46 15.9
Asia Today 4 1.4
The Chosunilbo 41 14.2
JoongAngIlbo 53 18.3
The Hankyoreh 13 4.5
HANKOOK ILBO 20 6.9
Broadcasting stations KBS 2 0.7
MBC 2 0.7
OBS 1 0.3
SBS 13 4.5
YTN 16 5.5
Total 28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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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2
Number of articles and related sporting events from 2020 to 2026
Year Number of articles Related events
2020 03) Hyo-Jun Lim’s Naturalization to China
2021 13 2021~2022 Season National Team Selection Match
2022 76 Olympic Winter Games Beijing 2022,
2022~2023 ISU(International Skating Union) World Cup Short Track Speed Skating
2023 48 2022~2023 ISU World Cup Short Track Speed Skating
2024 29 2024 ISU World Short Track Speed Skating Championships
2025 36 2025~2026 Season National Team Selection Match,
IX Asian Winter Games Harbin 2025
2026 87 Olympic Winter Games Milan–Cortina d'Ampezzo 2026
Total 289

분석 방법 및 절차

본 연구의 목적은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에 대한 미디어의 프레임을 분석하고 이러한 프레이밍이 어떠한 민족주의 담론을 형성하는지 그 양상을 파악하는 데 있다. 이에 이 서사가 새로운 대항적 민족주의의 부상을 반영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문헌을 고찰하고 미디어 기사들의 경우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과 비판적 담론 분석을 활용한 문장 단위의 텍스트 분석을 실시하였다.

실제 국내외 미디어 프레이밍 및 미디어 담론 관련의 스포츠 및 그외 다양한 분야 연구들에서 문장 단위의 텍스트 분석이 주 분석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로 미디어가 특정 현상에 대해 어떠한 프레이밍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 어떠한 담론이 내재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기사에 담긴 내용의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전제된다(Entman, 1991, 1993; Gamson & Modigliani, 1989; Lim & Park, 2012; McCree, 2005, 2016; Park & Lim, 2006).

그렇기에 본 연구에서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을 통해 미디어의 프레임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비판적 담론 분석을 통해 민족주의적 차원에서 특정 프레임의 내용들이 어떻게 담론화 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문장 자체의 특징이나 문장 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내용 전체의 의미를 추론하는 접근방식인 문장 단위 텍스트 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의 절차는 Entman(1991, 1993)과 Iem(2011), Lim and Park(2012), Jeong and Kim(2023), Park and Lim(2006) 등의 연구에서 착안하였으며 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대상인 289건의 기사들에서 유사한 뉘앙스, 즉 프레임을 제시하는 보도들을 제목과 내용을 포함한 맥락을 파악하여 분류하였다. 둘째, 연구대상에서 기사의 내용에 특정 프레임과 이를 정당화하는 담론 등을 내재하고 있는 문장 및 해당 맥락을 포함하는 문단 자체를 추출하였다. 셋째, 추출된 문장들을 바탕으로 그 내용에 따라 귀납적 방법으로 범주화하였다. 넷째, 범주화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텍스트에 나타난 미디어의 프레임, 그 안에 내재한 민족주의 담론 및 사회적 영향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도출된 결과들을 토대로 선행연구 및 각종 문헌들을 활용하여 논의하였다.

결과 및 논의

본 장에서는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에 관한 미디어의 프레임을 살펴보고 이러한 프레임의 작용 가운데 민족주의의 담론이 어떠한 양상으로 내재되어 있는지, 그리고 한국과 중국 간 대항적 민족주의가 새롭게 부상하는 실재인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황대헌 대 린샤오쥔의 갈등: 미디어 프레이밍과 민족주의 담론

본 절에서는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에 관한 미디어 프레이밍과 내재된 민족주의 담론의 양상에 대해 살펴보았다. 미디어는 주로 세 가지의 프레임을 통해 두 사람의 갈등을 다루고 있으며 각 프레임들은 기사에 단독적으로 반영되거나 두세 개의 프레임들이 하나의 기사에 혼재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미디어가 두 사람의 갈등에 대해 어떠한 프레이밍을 투영하는지 각각 살펴보고, 그리고 이 안에 어떠한 민족주의적 담론화가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1. 우리화와 타자화하기: 황대헌, 그리고 임효준에서 린샤오쥔으로

Chae(2010)와 Joo(2016)는 미디어가 민족주의 담론을 확산시키는 첨병의 역할을 수행하며 이러한 과정에는 ‘우리’와 ‘타자’를 구분하는 프레임이 기본적으로 전제됨을 언급한다(Joo & Oh, 2023).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에서 이러한 우리화와 타자화의 미디어 프레임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여러 기사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미디어의 우리화와 타자화 프레임은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우리화와 타자화가 이루어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임효준(25)이 황대헌(22·한국체대)과 성추행 논란으로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면서 중국으로 귀화했다. 황대헌을 필두로 남자 대표팀은 조직력을 가다듬었지만, 이준서가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쳐 월드컵 대회를 제대로 뛰지 못했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다른 팀 레이스를 방해해 옐로카드도 받았다. 그러나 3차 대회에서 은메달, 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점점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Park, 2021).

황대헌은 다시 힘을 냈다. 판정 논란 다음 날인 8일 밝은 표정으로 공식 훈련에 참가했고, 훈련 뒤엔 “응원해 주시는 국민이 많아 뒤가 든든하다”라며 의젓하게 말했다. 온 국민이 공분하는 상황에서도 황대헌은 침착하게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 종목인 남자 1,500m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대헌의 금메달은 기존 남자 대표팀 에이스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이 중국 귀화를 택하고, 쇼트트랙 대표팀이 각종 악재로 어수선해진 상황에서 만든 메달이라 더 값졌다(Seo, 2022).

2021년 3월경 그의 귀화 및 귀화명이 알려졌을 당시 분위기는 분명 반감이었으나(Jung, 2021), 미디어의 기사 대부분은 위의 첫 번째 기사와 같이 임효준을 린샤오쥔이라 즉각적으로 타자화하지는 않는다(Ha, 2022; Park, 2021; Yang, 2022). 시간이 지나면서 “임효준(귀화명 린샤오쥔)” 이런 식으로 그의 귀화명을 함께 표기하지만 대부분 기사들이 임효준을 선행하여 표기한다(Cho, 2022; Moon, 2022; Pi, 2022; Seo, 2022). 당시에는 임효준의 귀화가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가 황대헌 및 우리나라 선수들을 상대로 경기를 벌이는 시점이 아니다.

그러나 임효준이 중국 대표로 경기를 치른 대회 이후 아래의 첫 번째 기사와 같은 내용들이 등장한다. 임효준의 활약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황대헌이 “린샤오쥔 선수 말씀하시는 거죠?”라고 되묻는다(Kwon, 2023; Lee, 2023). 이후 미디어들은 일제히 이 문장에 주목하고 이를 제목 삼는다.6) 이후 미디어에서는 황대헌 대 린샤오쥔으로 프레임을 잡고, 이제는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 이런 식으로 임효준이 아닌 린샤오쥔을 먼저 표기하고 임효준이란 한국명을 괄호 안에 넣게 된다(Hwang, 2023; Jeong, 2025; Song, 2023). 또한 아래두 번째 기사와 같이 지금까지 린샤오쥔 표기 후 한국명 임효준이라 지칭하던 것도 한국명을 제외하고 린샤오쥔이라 보도7)하는 기사들이 다수 발생한다(Jang, 2025; Y. J. Kim, 2025; Nam, 2025; G. I. Park, 2026).

“임효준 선수의 월드컵 경기 모습 어떻게 보셨나요?” “린샤오쥔 선수 말씀하시는 거죠?”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홍보대사 위촉식이 열린 9일 서울 송파구 제너시스BBQ그룹 본사. 대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간판 황대헌(24·강원도청)은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임효준·27)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렇게 되물었다(Lee, 2023).

황대헌은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준결승 3조 경기에서 2분23초283의 기록으로 1위에 오르며 준결승 티켓을 얻었다. [중략] 한편 린샤오쥔(중국)은 4조 경기 도중 넘어져 완주에 실패했다. 황대헌과의 맞대결도 무산됐다(G. I. Park, 2026).

위의 기사들을 통해 황대헌 대 임효준에서 황대헌 대 임효준(귀화명 린샤오쥔), 황대헌 대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 그리고 황대헌 대 린샤오쥔의 순으로 두 사람이 대상화됨을 알 수 있다. Jeong and Kim(2025)은 민족주의라는 기치 하에 한 개인의 언행과 시대상의 변화, 무엇보다 미디어의 프레임과 형성된 담론에 따라 한 개인이 우리화되고, 또 우리화되었던 그 개인이 극적으로 타자화될 수도 있음을 언급하는데 이는 본 연구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또한 McCree(2005, 2016)는 귀화한 운동선수가 활약 정도에 따라 귀화한 국가에서는 우리화되기도 하나 자신의 모국에서는 귀화한 국가와의 역사, 사회, 정치적 맥락에 근거하여 타자화되는 미디어 연구 사례를 제시하는데 이는 본 연구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Turner(2004, 2010)는 현대 사회에서 유명인의 존재와 그 이름은 단순한 개인을 넘어 대중의 감정적 투사 속에서 이데올로기를 구체화하는 하나의 담론 체계(Celebrity as a discursive effect)로 기능함을 언급하는데 이러한 맥락은 스포츠 분야에서도 유효하게 나타난다. Cho(2014)는 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에서 박태환과 쑨양의 라이벌 구도가 어떻게 미디어의 맥락 속에서 그들의 이름 자체가 민족주의 담론으로 형성되는지 실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디어는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을 다룸에 있어 우리화와 타자화라는 지속적인 프레임을 통해 그들의 이름들 그 자체로 국가 정체성이 드러나는 하나의 민족주의 담론을 투사하고 재생산하는 기호적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Cho, 2014; Turner, 2004, 2010). 그리하여 세간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선수로서의 황대헌으로, 그리고 임효준은 타자로서의 린샤오쥔으로 인식된다는 설명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2. 대결 구도 형성하기: 황대헌 대 린샤오쥔에서 한국 대 중국으로

앞서 살펴본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우리화’ 및 ‘타자화’ 양상은 미디어에서 두 선수의 대결을 불가피한 라이벌 구도로 형성시키는 기제로 작용하며, 이러한 흐름은 아래와 제시된 바와 같이 구체적인 언론보도 사례들을 통해 확인된다. 특히 미디어는 내용 맥락상 둘 중 한 사람에 대한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황대헌의 기사에는 린샤오쥔을, 린샤오쥔의 기사에는 황대헌을 지속적으로 소환하고 있다. 이는 양자를 끊임없이 대비되는 존재로 부각하는 인상을 남김으로써 대중에게 상호 적대적인 타자 인식을 공고히 하는 프레임적 특성을 보여준다(Kang, 2025; H. K. Kim, 2023; Park, 2026).8)

중국으로 귀화한 한국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이 황대헌(강원도청)이 출전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딴 후 이를 의식한 듯한 반응을 전해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9일 임효준은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小紅書)’에 “내가 돌아오길 기다려. 너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울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임효준이 이같은 글을 올린 데에는 과거 황대헌과의 인연 때문으로 보인다. [중략] 이들의 인연은 악연으로도 이어져 있다(Kang, 2022).

황대헌은 경기 뒤 중국 선수와의 경쟁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오늘경기에 관한 질문만 해달라”고 말했다. 다음 시즌에 관한 생각을 물었을 때 똑같이 답변했다. 황대헌은 린샤오쥔과 불편한 관계다. 2018 평창올림픽에선 함께 출전해 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2019년 사이가 틀어졌다. [중략] 황대헌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22~23시즌엔 국제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린샤오쥔은 그 사이 중국 대표로 발탁돼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했다. 린샤오쥔이 차기 시즌 중국대표팀에 합류하면 두 선수는 월드컵 시리즈와 세계선수권에서 만나게 된다(H. K. Kim, 2023).

그들의 갈등의 초반에는 위의 기사처럼 악연, 불편한 관계, 숙적 등으로 언급하면서(Bae, 2025; Hwang, 2026; Kang, 2022; H. K. Kim, 2023; Nam, 2026; Song, 2023) 개인 대 개인의 대결 구도로 프레임이 형성된다. 그렇지만 쇼트트랙 월드컵,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하얼빈 아시안게임, 밀라노 올림픽 등 여러 국제 대회들에 린샤오쥔이 중국 대표로 출전하면서 미디어는 이 둘의 관계에 국가 대항의 프레임을 주입하는 증거들을 남긴다.

아래에 제시되는 기사들과 같이 태극기(혹은 태극마크)와 오성홍기의 대비, 한-중 대립 구도, 린샤오쥔의 빨간 유니폼(중국의 상징)과 그가 중국을 새로운 조국이라 부르거나 해당 국가의 국가를 들으며 자부심을 느낀다는 등의 내용 강조를 통해(Go, 2024; Hwang, 2023; Moon, 2022; Nam, 2026; Noh et al., 2025) 언론에서는 민족주의적 장치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게 된다. 이는 민족주의를 활용하는 미디어의 지속적인 셈법으로 볼 수 있다(Jeong & Kim, 2025). 민족주의가 영어로 내셔널리즘이라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민족, 국가 등 그 단위가 집단, 공동체이고 그 전제에는 타자에 대한 설정의 강화가 전제되는 만큼(Anderson, 2005; Giddens & Sutton, 2021; D. K. Kim, 2010; Molina, 2010) 황대헌 대 린샤오쥔의 대결은 국가 대 국가의 프레임으로 미디어를 통해 필연적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대회 각각 韓-中 대표로 나란히 출전. ‘황타스틱’ 황대헌(24·강원도청)과 ‘제2의 안현수’ 린샤오쥔(임효준·27)이 드디어 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21일 시작하는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 각각 한국과 중국 대표로 출전한다. 황대헌과 린샤오쥔이 국제대회에 같이 참가하는 건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있던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4년 만이다(Hwang, 2023).

한 선수는 2022 베이징에 이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까지 3 연속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를 누빈다. 다른 한 선수는 ‘임효준’이라는 한국 이름을 버리고 중국으로 귀화해 오성기를 달고 빙판위를 달린다. 지독한 악연의 실타래로 얽힌 두 선수는 이제 8년 만에 올림픽이라는 ‘외나무다리’에서 재회해 여론전, 법정 다툼이 아닌 스케이트로 승부를 가린다(Nam, 2026).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대결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기 시작하고, 쇼트트랙뿐만 아니라 축구, 농구, 배구 등 다양한 종목들에서 ‘남북전’, ‘한일전’과 같이 ‘한중(韓中)전’이란 표현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만큼 한국과 중국의 대결도 대중들의 관심 대상이 된다(Lee, 2026; Nam, 2026).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관계는 미디어의 개인 간 라이벌 구도를 넘어 국가 대 국가의 프레임에 의해 국가 대항의 민족주의적 담론으로 나아가게 된다. 미디어의 프레임에 따라 민족주의 담론을 통해 한 개인이 국가를 상징하게 되는 현상은 과거 여러 연구 사례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Jung & Oh, 2018; Joo, 2016; D. K. Kim, 2010).

이처럼, 앞선 맥락들을 살펴보았을 때 미디어는 황대헌과 린샤오쥔 개인 간의 갈등을 넘어 한국 대 중국이라는 구도의 프레임을 통해 국가 대항으로서의 민족주의 담론을 형성하게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미디어의 프레이밍은 대중으로 하여금 중국을 스포츠 현장에서 우리 사회에 내재된 반중·혐중 정서를 투사할 수 있는 ‘배타적 타자’로 인식하게 만든다(Joo et al., 2026; Lew, 2020; Rosenthal, 2018). 즉, 미디어가 구축한 국가 대항 구도는 스포츠의 장을 매개로 삼아 중국이라는 대상을 향한 구체적인 반(反)·혐(嫌)의 프레임과 적대적 담론들을 본격적으로 재생산해내는 구도로 이어질 수 있는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볼 수 있다.

3. 부정적 인식 심기: 반(反)·혐(嫌)의 대상으로

반중·혐중 현상에 관한 연구들 및 사회적 함의들은 상당히 진척되어 있으며(Jeon, 2021; Lee, 2025; W. Y. Lee, 2022; Lu & Oh, 2023; Son, 2024). Choi(2023)는 미디어 분석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수교 이래로 혐중의 단계가 간헐적 발생기, 빈번기를 거쳐 이제는 만연기에 접어들었음을 주지시킨다. 이러한 사회 전반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을 다루는 미디어 기사들에서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후 잇단 악재 속에 에이스였던 임효준과 심석희가 빠지면서 역대 최약체 전력으로 평가받지만,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입니다.[중략] [황대헌/쇼트트랙 국가대표 : (중국의) 텃세나 판정에 대해서 불리한 거는 어느 정도 있지만, 이겨낼 수 있는 연습량과 또 집중도를 가지고 충분히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a, 2022).

[“숙소 찾아와 테러하듯”…쇼트트랙 황대헌, 숙소 찾아온 中팬들]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에서 국가대표 황대헌(23)이 중국 팬들에게 위협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중략] 숙소 방까지 찾아온 중국 팬들이 황대헌이 실격당한 것에 대해 조롱했고, 린샤오쥔(중국·한국명 임효준)의 이름까지 거론했다. 이후 황대헌은 남자 5,000 m 계주 결승에도 결장했다(C. H. Kim, 2023).

미디어는 반칙왕으로(Bae, 2025; Nam, 2025; Yang, 2025), 홈어드밴티지가 아닌 텃세로(Jeong, 2025; Yang, 2025), 중국 팬들의 위협을 테러로 표현하는 등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통해 스포츠의 장에서도 반중·혐중의 담론으로 이끌어감을 확인할 수 있다(Ha, 2022; C. H. Kim, 2023). 위의 기사들과 같이 중국인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면서9) 중국에 대한 미디어의 부정적 인식 형성 프레임이 반중·혐중의 담론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Choi(2023), Lee(2025), Lu and Oh(2023) 등 다수의 연구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인터넷의 한 기사에서도 “’金 딱 하나’ 한국 초비상, 중국 욕할게 아니다!…38년 만의 ‘최소’ 금메달 위기”10)라는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기사 제목이 눈에 띄는데, 이를 반중·혐중의 눈으로 보게 된다면 우리에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제목의 기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중국에 대한 미디어의 부정적 프레이밍은 린샤오쥔 개인에게도 전이되어 나타난다.

중국으로 귀화한 한국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이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는 듯한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9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황대헌(강원도청)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중략] 이후 이날 오후 11시 35분(현지 시각) 임효준은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小紅書)에 “내가 돌아오길 기다려! 나는 너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싸울 것!”이라고 적었다. 이와 함께 중국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뒷모습 사진과 ‘Lin xiao jun’이라고 적힌 자신의 스케이트 사진을 게시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국적 회복 시도하겠다는 거냐” “누구보고 기다리라는 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사진 속) 미세먼지 너무심하다” “마스크 꼭 쓰고 다녀야겠다” “중국말 잘한다” 등의 조롱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Jeong, 2022).

한톈위는 “한국 여성과 중국 여성의 차이점은 무엇이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임효준은 “솔직히 중국 여성이 한국 여성보다 더 예쁜 것 같다”며 “중국 여성과 만나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여성의 외모를 놓고 차별적 발언을 하는 모습을 두고 “최소한의 예절도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임효준은 올림픽 개막 전후로 SNS를 통해 논란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혼성 계주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딴 후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 점퍼를 입고 ‘중국의 첫 금메달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한국 대표팀 황대헌이 남자 1,500 m에서 금메달을 딴 날에는 “내가 돌아오길 기다려. 너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울 것”이라는 글도 올렸다(Lee, 2022).

위의 첫 번째 기사를 살펴보면 임효준의 SNS에 마스크, 미세먼지, 언어 등 중국과 관련된 조롱 섞인 부정적 댓글들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기사에서는 한국과 중국 여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가 차별적이고 예의 없는 사람이란 프레임이 발생한다. 또한 Noh et al.(2025)의 연구 및 Park and Kim(2026)의 기사11) 등에서는 그에게 매국노,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져 있음을 언급하는데 이러한 모든 점들은 Lee(2025)와 Lu and Oh(2023)의 연구에서 언급된 한국인이 바라보는 부정적인 중국인의 면모를 상당 부분 반영한다.

타자화된 임효준, 린샤오쥔은 조국을 배신한 중국인 그 자체가 되며 그와 관련된 미디어 댓글도 반중·혐중과 연관 지어 부정적인 추세가 강하다(Jeong, 2022; J. Y. Lee, 2022; Park & Kim, 2026).12)

심지어 린샤오쥔이 조국을 저격했다는 기사까지 등장하는데(Moon, 2022) 이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추성훈이 일본으로 귀화한 후 결승에서 우리나라의 안동진 선수를 만나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작성된 “‘한 맺힌’ 日귀화 아키야마, 조국을 메쳤다”(“Akiyama, naturalized to Japan”, 2020)라는 기사 제목이 떠오를 만큼 자극적이고도 적대적이다(Kang & Lee, 2002). 이 또한 반중·혐중의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예전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 후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을 때 많은 국민들이 그에게 갈채를 보냈으나, 그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 코치를 역임한 것을 계기로 부정적인 여론에 맞닥뜨리게 되었고 결국 국내에서 성남시청 실업팀 코치 임용에 탈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국내에서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음을 반영하는 사례이다(Jeong & Kim, 2025). 한 개인의 귀화에 있어 국적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 대목이다.

결국, 스포츠의 장에서도 사회 전반에 만연한 반중·혐중 정서가 미디어 프레임을 통해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미디어는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 구도를 매개로 중국, 그리고 중국인인 린샤오쥔 개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이는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사적 서사가 미디어라는 장치와 결합하면서, 한국 사회의 지배적인 반중·혐중 민족주의 담론을 재생산하고 확산시키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통로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Joo, 2016; Yang, 2010).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서사: 새로운 대항적 민족주의 부상은 실재(實在)하는가?

미디어는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에 대해 ‘우리화’와 ‘타자화’라는 지속적인 프레임을 동원하며, 그들 이름 자체를 국가 정체성이 투사되는 하나의 민족주의 담론으로 형성되게 한다. 그리하여 대중에게 황대헌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체로, 귀화한 린샤오쥔은 배타적 타자로 인식되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미디어의 프레이밍은 개인 간의 경쟁을 넘어 우리는 한국으로, 타자는 중국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국가 대항 담론을 구축하고, 미디어의 수용자들로 하여금 스포츠의 장에서 우리 사회 내부의 반중·혐중 정서를 분출할 수 있는 ‘배타적 타자’로 인식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스포츠의 장을 매개로 삼아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는 미디어 프레임의 기제는 사회 전반에 만연한 반(反)·혐(嫌)의 정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이데올로기적 통로로 기능하게 된다. 이러한 미디어의 민족주의적 프레임들과 담론적 양상들이 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서사는 단순한 스포츠 라이벌 관계를 초월하여 한국 사회 내 중국에 대한 새로운 대항적 민족주의 담론의 실재가 될 가능성을 담보하게 되는 것이다.

Jeon(2021)에 따르면 타자화의 기저에는 혐오가 존재하며,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 있어 반중·혐중의 담론이 한국 사회의 인식 속에서 굳게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Choi, 2023; Jeon, 2021). 중요한 것은 특정 국가에 대한 반·혐의 정서가 미디어의 타자화 기제를 통해 단순히 외국인 혐오(Xenophobia)의 차원을 넘어 대항적 민족주의 담론으로 진척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미디어는 이러한 민족주의 담론 발현을 주도하는 중추적 기제로 기능한다(Joo et al., 2026; Lew, 2020; Rosenthal, 2018). 현재 중국은 우리와 정치, 경제,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갈등을 빚어오고 있지만 최근 들어 문화적 영역에서의 대립 구도가 두드러지는데(J. Y. Lee, 2022), 사회 문화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인 스포츠의 영역에서도 반중·혐중의 담론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본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관계가 한일 관계처럼 대항적 민족주의의 대상으로 고착화되었다고 예단할 수 있을까? 몇 가지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나라와 미국 간에 나타난 국내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2002년 당시 효순이, 미선이 사건, 이른바 미군 여중생 압사 사고가 발생하였고, 제19회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미국의 안톤 오노가 우리나라의 김동성에게 편파 판정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반미의 저항 이데올로기로서의 민족주의적 감정이 촉발, 심화되었다(Chung, 2006; Hong & Cho, 2025). 이러한 ‘반미’는 2000년대 미디어 민족주의 담론의 단골 소재이자 지속적인 사회 현상의 하나였으나 이후 진보나 보수 정권 구분할 것 없이 한미 관계 개선 및 동맹의 발전, 강화에 경주한 결과 현재는 당시와 같은 반미 감정 및 민족주의 담론이 인식되지 않는다(Jeon, 2011; Kim, 2005; A. K. Kim, 2025; Oh, 2015). 또한 대미 의식과 관련된 연구들은 2000년대 초반에는 반미가 중심이었지만 2010년대에는 반미 인식의 변화, 그리고 2020년대 들어서는 반미 담론과 연관되어서는 그 주제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음으로는 해외 사례를 하나 제시하고자 한다. 독일과 잉글랜드는 축구계 대표적인 라이벌이다. 이 기저에는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실제적 충돌이 자리한다. 전쟁 이후 1966년 제8회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와 독일(당시 서독)의 결승은 과거의 적대를 상징적 형태로 재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Bairner, 2001; Giulianotti, 1999). 하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 CoE), 북대서양 조약 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 등 국제 체제 속에서 협력을 유지하는 관계로서 정치, 외교, 문화적으로 친밀함을 유지하고 있다. 두 나라 간 축구 경기는 지금도 유명한 민족주의 담론이 녹아있는 라이벌 관계이지만 이는 실제 적대의 반영이 아닌 과거의 기억을 재현하는 장으로서 기능할 뿐이다(Armstrong & Giulianotti, 2001; Giulianotti, 1999).

우리나라와 중국 간에는 1992년 여름 수교 이래 여러 역사·문화 분쟁, THAAD, 황사 등 다양한 갈등에 직면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8월 5일 대통령실이 반중·혐중 정서를 완화하고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지리적·경제적으로 밀접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데 이어, 2026년 1월 7일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내용을 직접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M. Y. Kim, 2026; Park, 2025; Park, 2026), 정부는 중국을 배척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W. Y. Lee(2022)는 한국과 중국이 수교 이후 지속적인 갈등 속에서 서로 대화하고 상호 간 문제를 극복하려는 국가적 의지가 분명하며, 이처럼 양국 간에 산적한 과제들을 잘 해결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방향이 시대적 흐름이라 주장한다.

종합해볼 때, 본 연구에서 제시한 국내외 사례들은 국가 간 형성된 대항적 민족주의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00년대 초반 반미 감정이 한미 동맹 강화 및 여러 정책적 노력 속에서 완화되었고, 과거 실제적 적대 관계였던 독일과 잉글랜드가 CoE, NATO 등 다자간 협력 체제 속에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등은 스포츠가 과거 기억의 상징적 재현으로 잔존할 수 있지만 그것이 국가 및 국민의 감정과 현재의 관계성을 무조건적으로 대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미디어의 프레임에 의해 형성되는 민족주의 담론이 국가적 차원의 의지와 상호 개선을 위한 구조적 노력 등에 따라 충분히 변화하거나 그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중국에 대한 대항적 민족주의가 한국의 스포츠 장과 우리 사회 속에서 고착될지 그 여부는 양국의 갈등 극복을 위한 국가적 노력과 시대적 흐름, 그리고 이를 대하는 미디어의 프레임이 어떠한지 등에 의해 아직 열려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결론 및 제언

현재 국내에서는 반중·혐중의 정서가 만연한 실정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서사에 투영되고 이를 통한 중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의 만연화가 다양한 스포츠의 장에서도 번성하는 데에는 미디어의 역할이 지대하였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여기에는 미디어의 민족주의 프레임과 조성된 대항적 민족주의 담론의 계산에 수용자, 즉 대중들의 조응(照應)이 이뤄질 때 중국에 대하여 새롭게 부상하는 대항적 민족주의의 실재(實在)가 우리 안에서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내셔널리즘의 시각보다는 그들의 대결을 드라마로 즐길 줄 아는 대중의 성숙한 자세가 요구된다’는 스포츠 철학자 김정효 교수의 미디어 인터뷰(Park & Kim, 2026)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Jung and Oh(2018)는 배타적이고 국수적인 스포츠 민족주의를 지양하고, 이와 더불어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스포츠 민족주의로의 방향 설정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Noh et al.(2005)은 스포츠가 갈등과 대립의 장이 아닌 협력과 공존의 장으로 기능하는 문화적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언급하는데, 이러한 주장들은 현재 우리나라의 미디어가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스포츠와 결합하는 방식에 대해 가하는 일침인 듯하다.

황대헌과 임효준의 갈등은 최근 들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본 연구가 마무리될 즈음 황대헌 측에서 이 사건에 대한 새로운 입장 표명이 있었다. 이에 대해 임효준 측은 대응할 게 없다고 했지만향후 이 두 사람의 서사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자못 흥미롭다.13) 그리고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대결 가능성이 희박해진 이제부터의 시점에서 미디어는 이 둘의 향후 서사를 어떠한 프레임과 담론으로 그려낼 것인가? 다음으로는 본 연구의 요약과 제언을 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갈등 구도에 대한 미디어 보도의 프레이밍을 분석하고 그 안에 내재하는 민족주의 담론의 양상을 파악함으로써 이들의 서사가 과연 반중·혐중의 대항적 민족주의로 부상하는 실재인지를 고찰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디어는 우리화와 타자화라는 프레임을 통해 황대헌, 그리고 임효준을 린샤오쥔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이는 우리와 타자를 구분하는 민족주의 담론으로 진척되게 하였다. 둘째, 황대헌과 린샤오쥔 개인 간의 갈등에서 한국 대 중국이라는 구도의 프레임을 통해 국가 대항으로서의 민족주의 담론이 형성되는 데 기여하였다. 셋째, 중국, 그리고 린샤오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는 프레임을 통해 반중· 혐중으로서의 민족주의 담론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이러한 프레임들과 담론적 양상들을 통해 황대헌 대 린샤오쥔의 서사는 중국에 대한 새로운 대항적 민족주의 담론의 실재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여러 국내외 사례들을 통해 이러한 대항적 민족주의가 스포츠의 장에서 고착될지 그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아직열려 있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는 대항적 민족주의가 어떠한 기제를 통해 구축되어 가는지, 그리고 국제 관계 속에 나타나는 스포츠 이주와 민족주의의 결합, 스포츠의 장에서 미디어의 특정 프레임 작업과 담론 형성의 흐름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본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을 지니고 있다. 먼저 황대헌과 린샤오쥔이라는 인물 간 갈등 사례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장기간에 걸친 서사를 다루지만, 특정 사례 연구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미디어 프레이밍 분석이라는 연구 방법으로 인해 기사 자료 중심이라는 점에서 연구 대상의 다양성이 제한된다는 한계가 명확하다. 또한 대항적 민족주의에 대한 한국의 프레임을 중심으로 연구하였기에 중국의 반한(反韓), 혐한(嫌韓)에 대한 부분은 설명이 부족하며 무엇보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일반화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한계들에 대한 후속 작업이 이루어질 때 본 연구는 비로소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의 제한점들을 바탕으로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황대헌과 린샤오쥔 이외의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해 본 연구에서 밝혀지는 중국에 대한 대항적 민족주의 현상의 일반화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작업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둘째,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연구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가와 스포츠 선수 등 실제 관계자들의 면담, 설문 등 다른 시각에서의 연구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다루지 못한 중국 및 우리나라에 대항적인 국가들에 대하여 본 사례와 비교 분석하고 이를 통해 대항적 민족주의 담론 재현의 구조를 보다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CONFLICT OF INTEREST

본 연구와 관련하여 연구비 지원 이외에 논문의 내용 및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음을 밝힌다.

AUTHOR CONTRIBUTION

Conceptualization: Eden Jeong, Jong-Ho Kim; Data curation: Eden Jeong; Formal analysis: Eden Jeong, Jong-Ho Kim; Methodology: Eden Jeong, Jong-Ho Kim; Project administration: Jong-Ho Kim; Visualization: Eden Jeong; Writing–original draft: Eden Jeong; Writing–review & editing: Eden Jeong, Jong-Ho Kim.

Notes

1)

반(反)이 태도의 문제를 강조한다면 혐(嫌)은 적극적인 감정과 행동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살펴볼 때, 반중은 중국, 중국인, 중국문화 등에 대하여 이성적 측면의 반감 및 거부감을 일컫는 반면, 혐중은 혐오를 바탕으로 하는 분노, 두려움, 차별 등 반중에 비해 더욱 부정적 감정의 기저가 더해진다(Choi, 2023; Chung, 2022). 국내에서는 반중과 혐중이 구분되어 사용되고 혐중이라는 단어가 근 10년 사이에 자주 나타나지만 학계에서보다는 언론을 중심으로 다뤄지고 (Choi, 2023) 논문의 제목으로도 반중이 다수이다. 국외 연구들에서는 대개 반중, 혐중의 구분 없이 ‘anti-Chinese sentiment’라는 용어로 제시되는 경향이다. 국내 연구들중 ‘반’뿐만 아니라 ‘혐’을 제목으로 사용하더라도 혐이라는 단어를 ‘anti’로 영역하거나(Chung, 2022; Joh, 2026; Kang, 2020; Lee, 2025) 아예 ‘hyeom’이라 제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Choi(2023)는 반중과 혐중의 의미가 일상에서 명확하게 구분되어 사용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에 기인한다고 언급한다.

2)

미디어 프레이밍 이론은 Goffman(1974)의 연구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 그는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을 해석할 때 한 개인은 자신의 가치와 관점이 담긴 프레임을 이용한다고 주장한다.

3)

임효준이 2020년 6월 3일 귀화했음에도 2020년 당시 기사는 총 1건이고, 전국일간지 및 주요 방송사에서는 0건이었으며 1건도 귀화가 아닌 황대헌과 임효준의 사건에 대한 항소심서 임효준의 무죄가 확정되었다는 내용의 기사이다. 그 시점 임효준의 중국 귀화에 대한 소문이 있었지만 본인이 “구체적으로 귀화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운동하며 선수로 뛴다는 이야기였다. 중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제의가 왔다. 다만 대표팀에서 뛰는 것은 아니다”라고 인터뷰를 하였고(Kim, 2021) 그의 중국 귀화 사실이 2021년 3월에 와서야 공식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기에(Lee, 2021) 2020년의 기사량이 다른 연도와 비교할 때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 판단된다.

4)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에는 전국일간지 및 주요 방송사뿐만 아니라 경제일간지, 지역일간지, 지역주간지, 전문지, 스포츠신문, 인터넷신문 등 다양한 매체들이 검색된다. 그럼에도 본 연구에서 전국일간지와 방송사를 분석 대상으로 삼은 까닭은 이러한 전국 주요 매체들의 사회에서 수행되는 의제 설정 기능과 공적 담론 형성의 영향력을 고려한 것이다(Billig, 1995; McCombs et al, 1972). 국내의 언론시장은 소수의 전국종합일간지와 지상파 등 주요 미디어를 중심으로 구조화되어 있고 이들은 공적 담론을 형성하는 주요 매체로 기능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미디어 관련 연구에서도 전국일간지 및 주요 방송국이 분석 대상으로 널리 채택되어 오고 있기에 본 연구에서 대상의 선정은 정당성을 확보한다고 판단된다(Jeong & Kim, 2023; Kang & Min, 2010; Lee, 2013).

5)

‘제목 장사’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는 기사의 제목까지는 텍스트 분석 대상으로 보지 않았으나, 기사의 제목 그 자체적으로 충분히 독립적인 저널리즘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기사의 내용이 단순 사실만을 보도하더라도 해당 기사의 제목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대중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에 현재는 제목 또한 텍스트 분석의 대상으로 여겨진다(Bahng & Park, 2009; S. J. Kim, 2010; Kim & Lee, 2011; Kim & Yang, 2013; Rhee et al., 2007; Yu, 2009).

6)

황대헌은 “린샤오쥔 선수 말씀하시는 거죠?”라고 말했지만 “린샤오쥔 신경 안 써요!”라는 식의 자극적 느낌의 미디어 기사도 등장한다(Kwon, 2023). 이는 미디어의 타자화 프레임이 어떤식으로 작용하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7)

황대헌의 발언 이후 기사 제목에서는 이미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아닌 “린샤오쥔”으로만 표기하는 미디어가 대다수을 이루게 된다(Bae, 2025; Go, 2024; Hwang, 2023; Joo, 2023; Song, 2023). 굳이 임효준이라 따로 지칭하지 않아도 이제는 린샤오쥔이 누군지 수용자들은 알고 있다는 전제가 밑바탕이 되었다고 해석된다.

8)

<Table 2>를 참고해보면,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는 린샤오쥔의 규정상 출전 불가로,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황대헌의 대표선발전 탈락으로 인해 둘 중 한 명이 출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의 기사들을 살펴보면 황대헌의 기사에는 린샤오쥔이, 린샤오쥔의 기사에는 황대헌의 존재가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등 둘의 경기 출전 및 내용 여부와 상관없이 황대헌과 임효준을 필연적으로 함께 엮어서 작성하는 식의 기사가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9)

해당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교양이 없고, 잠재적 범죄자나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존재라는 점이다.

10)

우리나라가 1992년 이래 가장 적은 금메달 획득의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의 기사이고 이 기사에는 중국에 관련된 내용이 부재하고 제목만 이러하다(J. H. Kim, 2026). 중국의 성적이 저조한 것과 우리의 금메달이 1개에 불과한 것이 무슨 상관이 있나 싶겠지만 반중·혐중의 프레임이 기저에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제목이 된다. 심지어 우리나라 사람의 경기도 아닌데 중국 선수가 다른 나라 선수와의 경기에서 패배했을 때 “중국멸망”(Min, 2026)과 같은 중국의 패배에 대해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한 제목의 기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1)

이 기사에서 스포츠 철학자 김정효 교수는 “빙상연맹이 가장 뼈아파할 나라를 선택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렇더라도 그에게 ‘매국노’라는 프레임은 옳지 않다. [중략] 임효준의 선택을 내셔널리즘 시각으로 배신이라 재단하기보다, 얄궂은 운명이 빚어낸 대결의 드라마로 즐기는 성숙함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한다. 이 인터뷰가 2026년 2월 4일자 기사에 실렸으니 그에 대한 매국노, 배신자 프레임은 그의 귀화 이후 지속적으로, 그리고 강력하게 작용한 듯 보인다(Park & Kim, 2026).

12)

다만 소위 황대헌의 ‘팀킬’ 사태로 인하여 황대헌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었고 과거 사건이 임효준의 무죄로 선고됨에 따라 이에 대한 동정론도 소수 존재한다(Kim, 2024; Kwon, 2026; Nam, 2024).

13)

소위 ‘팀킬 논란’과 이로 인한 과거 린샤오쥔(임효준)과의 사건 및 동료 여자 선수들의 증언이 재조명되면서 황대헌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변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황대헌은 자신의 엉덩이가 살짝이 아니라 완전히 노출되었고 린샤오쥔은 사과 대신 조롱을 했으며 추후 사과는 했지만 확인서를 종용했다고 언급한다. 임효준은 대법원 무죄 판결을 통해 결백은 증명이 되었으며 확인서의 존재는 알지 못했고 동석한 지도자가 벌인 일이라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밝힌다(Kim & Park, 2026). 재밌는 점은 올림픽 이후의 시점부터 여러 기사에서 린샤오쥔이 아닌 임효준으로 지칭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호칭의 변화는 확실히 기사의 흐름 및 미디어 댓글 등 황대헌에 대한 부정적 인식 증가 및 임효준에 대한 동정론 발생 등 여론의 반영이 이루어진 측면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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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mission Date
2026-05-04
Revised Date
2026-07-27
Accepted Date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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