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598-2920
Drawing on Bernstein theory (1990, 1996) of pedagogic discourse, this study is aimed at exploring the construction of pedagogical meaning in physical education policy in Korea and providing critical implications for the development of policies for physical education and school sport. Both open-ended questionnaires (n=22) and in-depth interviews (n=9) were conducted. The collected data was commissioned by an inductive data analysis to look at patterns of regulative discourses embedded with physical education policy influencing on teachers’ educational practice. This study identified three main discourses constructing and constituting policies; sport, moral, and health. Sport discourse was the most dominant through the policy, in which two sub-discourses were central: ‘competition’ and ‘exclusion.’ Moral discourse had a strong connection with ‘crime reduction’ and ‘academic achievement.’ The structure of health discourse alleged increase in youth physical inactivity associated with sedentary living leads to an obesity epidemic. This study argued that there were significant dangers which dominant regulative discourses created a limited universe of possibilities for physical education. Therefore, we must not lose sight of the powerful discourses produced in the primary field, which have an impact on shaping forms of policy and practice in physical education. Furthermore, we need to examine in detail forms of physical education practice in order to achieve alignment in the school practice with current dominant discourses.
본 연구의 목적은 Bernstein의 <교육담론의 사회적 구성> 이론을 중심으로 학교체육정책에 담긴 주요 담론의 교육적 의미 형성에 대해서 분석하고, 학교체육정책의 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학교체육정책 관련 문서를 분석하고, 체육교사를 대상으로 개방형 설문(n=22)과 심층면담(n=9)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귀납적 범주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경쟁과 소외의 스포츠 담론, 학교폭력 예방과 학업향상을 중심으로 한 인성담론, 비만위기와 신체평가를 중시하는 건강담론이 주요 규제담론으로 작용하여 교사의 학교체육 실천에 영향을 주었다. 지나친 승부와 경쟁을 중시하는 학교스포츠클럽과 리그, 인성에 대한 정책의 모호성, 측정중심의 건강에 대한 잘못된 재개념화는 학교체육 전체의 교육적 본질을 약하게 할 우려가 있다. 이에 학교체육정책에 담긴 지배적 담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스포츠교육학 관점과 위치에서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시사점 탐색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스포츠, 인성, 건강 담론의 교육화 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실천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학교체육정책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교육적 고려가 정책 형성과정에 제대로 반영될 때 학교체육의 교육적 의미가 학교현장에서 실천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2010년대 이후 학교체육정책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한국 학교체육의 지형이 새롭게 변화고 있다. 더불어 유·청소년 건강과 인성 등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학교체육의 목표와 내용이 재개념화 되면서 학교체육의 사회적 기능과 공적가치가 확장되고 있다(You, 2015; Jung, 2015). 특히 2013년 제정된 학교체육진흥법은 학교체육 활성화에 기반이 되었으며,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은 학교체육의 위상을 높이고 그 영역을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으로 확장하는 시발점이 되고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시설비를 제외하고 1조에 가까운 예산이 학교체육정책에 투입되었다(Department of Education, 2015). 매우 짧은 기간에 학교체육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법과 제도의 개선, 전폭적인 재정적 지원은 그 동안 침체하였던 학교체육 정상화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학교체육의 양적인 성장에 비해서 학교체육정책의 질적인 부분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Jung et al., 2013). 즉, 학교체육정책의 실질적인 교육적 효과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를 규명하는 작업은 정책을 통한 교사와 학생의 교육적 성장과 체육교육 본원의 목적인 전인교육을 위한 정책의 역할과 위치를 제대로 노정하는 일이다(Jung, 2016; Ward, 2012).
몇몇 체육교육학자는 이미 학교체육정책이 사회의 긴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는 ‘겹핍-보완’의 성격을 가지기보다는 교육적 논리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정책의 교육적 의미와 효과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Choi et al., 2014; Kwon, 2012; Jung, 2016). 이러한 점에서 학교체육정책은 체육이라는 활동을 보다 바람직하게 이루어지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조건들을 지원하고 정비하여 학교를 활기차게 해야 한다(Lee et al., 2014). 또한, 교사와 학생의 삶에 혜택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잘못된 정책은 차라리 없느니만 못할 정도로 교육의 방향을 오도하며, 교사와 학생의 삶에 영향을 주지 못하거나 오히려 방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Lee et al., 2014). 학교체육정책이 교사와 학생의 교육적 활동과 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정책은 ‘교육적’으로 특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 또는 성격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크게 교육철학적 관점과 교육사회학적 관점으로 논의할 수 있다. 교육철학에 기반을 두고 체육이 지닌 교육적 잠재력을 바탕으로 전인교육을 위한 체육의 역할을 정책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Choi et al., 2014). 철학적 또는 경험적으로 도출된 교육적 의미를 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학교체육정책이 사회·정치적 영향에 따라 급격하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으며, 학교현장의 복잡하고 다양한 맥락에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정책의 사회적인 가치와 이해를 바탕으로 정책의 교육적 의미 ‘형성’을 파악할 수 있다(Jung, 2016).
그동안 정책 형성과 실천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해서 바라보고 성과를 일방적인 기준에 의해서 탐구하여 정책의 ‘교육적 의미 도출’과 ‘교육적 의미 형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Bowe et al., 1992; Kirk, 2010). 특히, 학교체육정책이 학교체육의 모습과 실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탐구하는 것에는 소홀하였다. 따라서 정책을 연속적이고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일종의 복합적인 ‘과정’으로 바라봐야 하며, 정책에 의해서 기존의 교육형태가 강화되거나 혹은 새로운 교육적 의미를 형성하는 것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Ball, 1994; Penney & Evans, 1999). 따라서 본 연구는 정책의 역동성에 더욱 주목하여, 학교체육정책에 담긴 ‘어떠한’ 담론의 활동이 학교체육의 교육적 실천에 영향을 주는 지, 즉, 담론의 교육적 의미 형성과정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2010년 이후 학교체육정책의 발전과 더불어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를 밝히려는 연구와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학교스포츠클럽과 같은 학교 체육정책의 세부프로그램 성과를 실증주의적 입장에서 해석하여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효과를 평가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정책의 전반적인 교육적 가치와 방향(Kwon, 2012; Ko & Eum, 2012), 정책에 대한 학생의 만족도 및 인성발달 등에 미치는 효과(Seo et al., 2015; Sin et al., 2015; Cha & Kim, 2014), 국가단위의 학교체육정책 평가(Kwon & You, 2013; Jin & You, 2015)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 학교체육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정책의 올바른 실행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였으며, 정책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그려내었다. 특히 Seo et al.(2015)는 학교스포츠클럽활동의 적절성(운영시간, 공간, 용기구 등), 효과성(인성교육, 학교폭력 예방, 학습 증진 등), 효율성(정책의 효율성)을 교육 성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기존의 연구들은 학교체육정책이 어떠한 방식으로 체육교육을 정의하고, 학교체육 실천에 영향을 주는지와 관련된 정책의 역동성을 살펴보는 데 다소 소홀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정책의 교육적 의미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형성’되고 ‘구성’된다는 사회구성주의 관점(Jung, 2014a; Bernstein, 1990; Kirk, 2010)에서 학교체육정책에 담긴 핵심적인 담론이 학교체육의 교육적 실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 지 살펴보았다. 이에 연구의 목적은 Bernstein의 <교육담론의 사회적 구성> 이론을 바탕으로 학교체육정책과 학교체육의 교육적 의미 형성에 대해 분석하고,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학교체육정책 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는데 있다. 본 연구는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와 성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학교체육정책의 효과에 대한 체계적이고 발전적 평가를 위한 기초적인 이론·경험적 근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먼저 Jung(2016)의 논의를 중심으로 Bernstein의 <교육담론의 사회적 구성> 이론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연구에 핵심개념인 교육담론과 규제담론에 대해서 알아본다.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 형성을 살펴보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방법을 살펴본다. 연구 결과로 학교체육정책의 지배적인 담론인 스포츠, 인성, 건강이 구체적으로 체육교사의 학교체육 실천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며, 이를 바탕으로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와 효과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Bernstein(1990, 1996)은 1980년대에 기존의 교육사회학자들이 계층, 젠더, 인종, 지역과 관련하여 학교교육에서 계층과 지식의 재생산의 결과에만 중점을 둔 것을 비판하며, 학교 교과목의 사회적 구성에 대한 연구에서 교육담론(pedagogic discourse) 개념을 중심에 두고 담론과 지식의 재생산의 과정을 제시하였다. 그에 의하면 교육담론은 특정한 담론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담론들이 교육영역의 교과에서 특수한 관계에 따라 선택적으로 전달되고 습득되는 일종의 ‘규칙’과 ‘규율’을 의미한다(Bernstein, 1996). 따라서 Bernstein 이론은 교육영역 밖에 있는 담론이 어떻게 교육적인 목적을 가지고 재맥락화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매우 유용한 통찰을 제시한다(Gard & Wright, 2001). 이러한 점에서 Bernstein 이론은 학교체육정책에 내재된 주요 담론의 학교체육에서 의미형성과정에 대해 살펴보는데 주요한 기반이 된다.
Bernstein에 의하면, 학교체육정책에서 체육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 중에서 지배적인 담론이 정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생성하게 되고 이것이 학교체육 실천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재맥락 과정이 담론의 ‘교육적 전이(educational transition)’ 또는 ‘교육화(pedagogisation)이며, ‘교육적 장치(pedagogic device)’를 통해서 이루어진다(Singh, 2001). 즉, 체육교육 영역의 주요 담론(또는 지식)의 생산과 이동, 재생산은 교육담론이라는 특수한 메커니즘을 지닌다. 요컨대, 학교 외부에서 다양한 지식과 담론이 생산·분배되어, 이중에서 지배적 담론의 일부가 학교체육정책에서 특정 목적에 의해서 선택·변용되어 학교 현장으로 전달된다. 교육담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담론의 사회적 구성>이론의 핵심 개념인 담론의 생산(일차영역), 재생산(이차영역), 재맥락화(재맥락화영역)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Fig. 1>에서 알 수 있듯, Bernstein은 담론(또는 지식)의 생산, 재생산, 재맥락화영역을 제시하였다. <교육담론의 사회적 구성> 이론에 따르면 학교체육정책은 신체와 관련된 주요 담론을 받아드려 정책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조건과 맥락에 따라 담론의 성격을 부분적으로 선택하여 정책의 내용을 재구성한다. 담론의 재구성을 거친 지배적인 정책 텍스트는 학교현장에 전달되어 지배적인 텍스트로 자리 잡게 되며 학교, 사회, 교사, 학생 등의 특성에 따라 정책이 변형되어 실천된다. 여기에서 텍스트는 주요한 교육과정 문서, 교수학습방법, 교육적 목표, 상징, 그림, 언어를 모두 포함한다. 이러한 일련의 교육적 전이가 특정한 법칙에 따라 작용하여, 지배적 담론이 학교현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지식 구성을 일으키고 교수학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교육담론의 사회적 구성>이론의 주요내용이다. 교육적 지식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권력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이미 구축된 사회적 구조에서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일차영역에서는 건강, 스포츠, 올림픽, 여가, 시티즌십(인성) 등 다양한 지식과 담론이 대학, 연구기관, 사회적 실천에 의해 생산된다. 일차영역의 담론들은 교육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재맥락화 과정을 통해서 정책에 선택적으로 수용된 후 이차영역인 학교현장에서 교육적 지식으로 재생산되어 교육실천에 영향을 준다. 일차영역에서 생산된 담론은 학교체육에 대한 올바른 교육적 모습을 규정하고 정의하는 상징으로 작용하여 학교체육의 실천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규제담론(regulative discourse)’이라고 할 수 있다(Bernstein, 1990).
이차영역은 학교체육정책이 직접 실천되는 곳(초중등학교)으로, 일차영역에서 생성된 담론이 정책을 통해 교육관련 지식과 인식으로 전이, 획득, 변화되는 영역이다. 이차영역에서 정책의 주요 텍스트는 교수담론(instructional discourse)에 의해 전달된다. 교수담론은 학생의 계층, 인종, 성과 같은 사회·경제적 특성과 함께 교사, 지역, 학부모의 특성, 교사와 학생의 관계 등에서 생성되는 담론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정책의 목적과 내용은 학교현장의 성격 및 특징과 학생의 사회·문화적인 배경에 의해 새롭게 해석·적용·수정을 거칠 수밖에 없고, 때로는 강한 저항을 받기도 한다. 즉, 정책과 현장의 괴리는 불가피한 일이다.
재맥락화 영역은 일차영역과 이차영역을 연결하며, 교육담론이 형성되는 곳이다. 재맥락화 영역에서 교육부와 같은 정부 관련 기관의 ‘공식적 재맥락화 영역’과 교육관련 학회와 같은 ‘교육적 재맥락화 영역’의 권력관계와 상호작용으로 일차영역의 담론들이 선별적으로 정책에 담기는 과정인 재맥락화 과정인 ‘교육화(pedagogisation)’가 진행된다. 이때 담론들은 기존의 성격과 모습에서 변형되어 선택적으로 사용되거나 특정한 부분이 강조·변용된다. 예를 들어, 건강은 현대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인 담론이자 지식으로 건강에 대한 지식과 인식의 폭은 상당히 넓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주로 비만과 관련된 수치만이 강조되어 재맥락화영역에서 학교체육 정책에 접합되어 되고 있다(Burrow & Wright, 2004).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 건강이 학교체육정책에서 비만도 측정 결과로 재맥락화 영역에서 변용되어 학교체육의 건강실천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교육담론은 ‘일차영역에서 생성된 담론과 지식을 정책에 선택적으로 재배치하는 질서’이자 정책과 관련된 추상적 개념과 도덕적 실천을 규제하는 규율이다(Jung, 2016, p.120). 교육담론은 학교체육에서 교육적으로 가치 있고 중요한 지식과 인식을 중심으로 학교체육 실천과 관련된 도덕적 질서와 규칙을 사회적으로 구성한다(Singh, 2001). 다시 말하여, 학교체육에서 ‘무엇이 교육적 활동인가’에 대한 인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작용을 하며, 학교체육에서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지식을 정책에 담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의 사회적 정체성을 형성한다. 따라서 교육담론은 과학적 사실이나 고정된 실체나 성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교육에 대한 의미형성과정이라는 점에서(Kirk, 2010) 학교체육의 교육적 의미는 학교체육정책의 교육담론의 양상에 의해서 형성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교육담론은 일차영역에서 생산되는 학교 외부의 지배적인 정치, 경제, 사회적 활동인 ‘규제 담론’과 이차영역의 학교 내부의 교사와 학생의 관계, 교사와 학생의 특성을 포함한 ‘교수담론’의 상호작용으로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일종의 규칙이다. 재맥락화 영역에서 학교 밖의 사회 거시적 담론과 학교 현장의 미시적 담론의 복잡한 상호작용 속에서 교육담론이 구성된다. 거시적 담론이 주로 권력과 통제의 역학적 관계에 의한 지배적인 텍스트라면(규제담론), 미시적 담론은 교육시스템, 학교, 교실 내부에서의 지배적 텍스트의 작용(교수담론)이라 볼 수 있다.
교육담론에 있어서 특히 규제담론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규제담론이 일차영역에서 사회, 경제, 정치, 문화적 맥락에서 생성되어 이차영역에서 학교체육의 교수담론(예. 교수학습방법, 교사와 학생의 관계, 도덕적 실천)을 규제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교수담론은 규제담론에 내포되어 이차영역에서 지배적인 담론을 더욱 분명히 드러낸다. 예를 들어, 일차영역에서 생성된 엘리트 스포츠 담론(규제담론)이 재맥락화 영역에서 학교체육정책에 ‘경쟁 중심의 스포츠 활동’으로 정책의 주요한 텍스트로 작용한다면, 학교현장에서는 경쟁스포츠 중심의 스포츠 클럽운영(교수담론)이 강조될 가능성이 높다. 엘리트 체육 담론은 규제담론으로 작용하여, 이차영역에서 새로운 교수-학생의 관계(예. 코치-선수의 관계)와 교수학습(예. 훈련과 시합 중심의 수업)은 물론 교육목적(예. 스포츠 기술습득과 경쟁)과 학생에 따른 스포츠 참여의 차이(예. 남녀 학생의 불평등 심화) 등 학교체육의 실천에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교육담론과 규제담론의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학교체육정책에서 규제담론에 의한 교육적 의미 형성을 중심으로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 형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 형성을 탐색하기 위해 2014년 7월에서 2015년 12월까지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 범위는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학교스포츠클럽 리그, 학생건강체력평가(PAPS), 토요스포츠데이 등 일반학생 체육활동으로 설정하였다. 다음과 같이 크게 두 단계에 걸쳐서 연구가 진행되었다.
첫째, 연구의 전반부(6개월)에는 학교체육정책 분석을 위한 이론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학교체육정책을 교육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위해 기존의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본 연구의 핵심이 되는 분석의 틀인 Bernstein의 <교육담론의 사회적 구성> 이론에 대해서 발전시켜 학교체육정책에 적용하였다. 또한, 국가에서 발행된 학교체육정책 문서를 분석하고, 연구 참여자 5명을 대상으로 학교체육정책에 대한 인식과 정책이 체육수업에 미친 영향에 대한 사전 연구를 실시하여, 개방형 설문과 심층면담의 문항을 점검하고, 연구목적과 연구문제의 적절성에 대해 검토하였다.
둘째, 연구의 후반부(12개월)는 사전 연구에서 수정·보완된 질문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개방형 설문과 심층면담을 시행하였다. 기존의 정책문서분석 결과와 함께 수집된 자료를 귀납적으로 분석하여, 주요 규제담론이 체육교사의 체육실천에 주는 영향과 관련된 교육적 의미형성에 대해서 깊게 들여다보고자 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22명의 교사를 동일집단 목적표집(purposeful sampling)을 통해 선별적으로 모집하였다(Table 1 참고). 학교체육정책의 실천 양상에 대해서 풍부한 진술이 제공 가능한 대상자 선정에 있어 학교체육정책 관심도와 관여도, 성별, 학교의 특성(초등, 중등, 고등/공립, 사립), 교사 학업 수준(학사, 석사, 박사), 교사 경력(1년에서 17년) 등을 고려하였다.
No. | Location | Sex | Education | Teacher Experience |
---|---|---|---|---|
1 | Seoul | Male | Master | 7 |
2 | Chungbuk | Male | Bachelor | 5 |
3 | Seoul | Female | Bachelor | 2 |
4 | Seoul | Male | Master | 4 |
5 | Seoul | Male | Master | 7 |
6 | Gyeonggi | Female | Bachelor | 10 |
7 | Seoul | Male | Master | 9 |
8 | Seoul | Female | Bachelor | 3 |
9 | Gyeonggi | Male | Doctor | 16 |
10 | Seoul | Male | Bachelor | 2 |
11 | Seoul | Female | Master | 7 |
12 | Seoul | Male | Bachelor | 8 |
13 | Seoul | Male | Bachelor | 7 |
14 | Seoul | Male | Master | 8 |
15 | Seoul | Male | Master | 6 |
16 | Seoul | Male | Master | 17 |
17 | Seoul | Male | Bachelor | 5 |
18 | Gyeonggi | Female | Master | 10 |
19 | Gyeonggi | Female | Bachelor | 8 |
20 | Gyeonggi | Female | Bachelor | 6 |
21 | Gyeonggi | Female | Bachelor | 1 |
22 | Seoul | Male | Bachelor | 7 |
또한, 선정된 연구 참여자의 추천을 받아 추가적으로 참여자 수를 확보하였다. 연구의 참여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용 설명서 및 동의서를 통해 연구의 목적, 과정, 일정, 전반적의 주의사항, 윤리적인 문제 등에 대해 미리 안내하였다.
자료 수집은 크게 정책문서와 개방형설문 및 심층면담으로 이루어졌다. 정책문서는 학교체육정책 운용의 바탕이 되는 <학교체육진흥법 시행령>과 학교체육정책 실행의 전반적인 계획과 사업을 제시한 <2015년 학교체육 주요업무계획>을 핵심적인 자료로 채택하였다. 또한, 개방형설문을 미리 시행하여(n=22) 설문 결과를 토대로 이 중에서 9명의 심층면담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심층면담은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진행되었고, 면담은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이루어졌다. 개방형 설문과 심층면담은 학교체육정책이 체육수업, 교사, 학생, 학교에 미치는 긍정적·부정적 영향 및 시사점, 학교스포츠클럽과 PAPS 등 주요 프로그램의 특징과 실천양상, 학교체육정책 개선을 위한 방안 등의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반구조화된 면담을 중심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하여 사전에 구체적인 면담 날짜를 정한 후 연구 참여자가 자유롭게 본인의 생각을 최대한 말 할 수 있도록 면담에 사용될 핵심적인 질문을 미리 알려주었다. 또한, 연구자가 연구 참여자의 질적인 답변을 높이기 위해 경청과 상황에 따라 질문 내용을 변경하고, 추가적인 질문을 중점적으로 진행하였다. 참여자의 동의 아래 녹취를 실시하고, 연구자가 직접 전사를 하여 면담 내용을 귀납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된 내용 중 의미 파악이 필요한 부분은 이메일을 통해 연구 참여자의 검토를 받았다.
수집된 자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유의미한 주제를 귀납적 분석의 과정을 통해 찾아내는 귀납적 범주분석(Charmaz, 2006)을 통해 담론의 세부적인 속성과 체육교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범주분석은 가장 작은 단위인 개념(concept)을 명명화하며 점진적으로 의미 있고 넓은 주제에 따라 범주(category)로 구조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정책에 대한 연구 참여자들이 경험한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학교체육정책이 학교체육 실천에 영향을 준 주요 규제담론과 이에 따른 정책의 교육적 효과와 관련된 주제를 범주화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와 함께, 정책 문서 분석 선행연구(Jung, 2014a, 2014b)에서 이루어진 범주분석 결과를 참고하여 각각의 규제담론을 보다 자세히 드러내고자 하였다.
초기코딩과 초점코딩(Charmaz, 2006)을 실시하여 초기코딩에는 단어와 줄 코딩을 중심으로 연구 주제와 관련된 가능한 많은 범주들을 개방적으로 도출하고, 이후 초점코딩을 통해 가장 의미 있고 빈번히 나타나는 범주 간 비교와 통합 등을 통해 범주의 적합성을 결정하였다. 사전연구를 통한 초기코딩에서는 학교체육정책의 핵심 규제 담론으로 스포츠(경쟁), 인성, 건강이 도출되었다. 이후 본 연구에서 초기코딩을 바탕으로 진행된 초점코딩에 규제담론의 하위 범주가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스포츠담론에서는 승리, 경쟁, 소외, 인성담론에서는 학교폭력 예방과 학업 향상, 건강담론에서는 비만, 신체평가 등을 중심으로 하위 코딩이 세련화 되었다. 초점코딩이 끝난 이후 수집된 자료와 도출된 범주의 지속적인 비교를 통해 규제담론의 구체적 속성과 교육적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규제담론과 깊은 관련성이 있는 기존의 이론 및 연구들을 고려하여 규제담론이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형성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해석적 과정을 거쳤다. 해석의 과정에서 학교체육정책 개선을 위한 시사점을 함께 도출하였다.
분석된 자료는 연구 참여자들의 검토를 통해 연구에서 사용될 본인의 진술에 대한 확인과 추가적 이해를 도모하여 연구의 진실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학교체육정책 전문가(2인), 학교체육 연구자(3인)의 동료 점검을 실시하여, 연구자가 분류하고 해석한 주제에 대한 검토 과정을 거쳤다. 서울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SNUIRB)를 심의를 거쳐서 연구 참여자에 대한 윤리적 타당성을 확보하고 참여자의 권리 보호 및 안정을 최대한 보장하고자 하였다.
학교체육정책의 규제담론으로 작용하여 교사의 학교체육 실천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담론으로 스포츠, 인성, 건강이 도출되었다. 이러한 담론들은 그 자체로는 교육적 지식은 아니지만, 학교체육실천에서 교육적인 지식으로 사용이 되는 교육화 과정, 즉 재맥락화 과정을 거쳐 정책에 선택적‧변형적으로 반영되어, 이차영역인 학교에서 교사의 학교체육정책 실행에 영향을 주었다.
스포츠는 그 자체로 거대한 담론으로 건강, 여가, 올림픽 등 다른 담론들과 매우 밀접하게 접합되어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그려진다(Jung, 2014b). 특히 현대사회에서 스포츠는 세계화와 상업화의 양대 물결의 과정에서 전 세계가 함께 공유하고 소비하는 매우 강력한 문화현상이다. 사람들은 종종 스포츠가 가진 경쟁과 승리, 예측 불가능성, 상업성 등에 열광하곤 한다.
스포츠를 통한 건강, 교육, 사회통합, 지역사회 발달 등 스포츠를 통한(development through sport) 사회적 공익 증대 및 복지 향상은 전 세계적으로 오랜 스포츠 문화 전통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왔다(Green, 2006).모두를 위한 스포츠(Sport For All), 즉 모든 사람이 스포츠, 여가, 운동에 참여하고 자유롭게 누릴 권리가 1980년대 이후 강조됐다. 그러나 다른 한편 엘리트 스포츠의 발전을 강조(development of sport)하는 주요 담론이 더욱 강조되면서, 복지와 공익을 위한 담론과 갈등을 일으키며 올림픽을 중심으로 스포츠 경기에서 소수의 승리와 경쟁이 더욱 중요시 되었다(Green, 2006). 한국의 학교체육정책과 관련하여 스포츠가 가진 두 가지 성격이 함께 드러나기는 했지만, 무엇보다 스포츠를 통한 복지와 공익보다는 ‘승리’와 ‘경쟁’담론이 더욱 강하게 체육교사의 정책 실천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학교체육정책 문서에서 스포츠 담론은 그 자체로 거대 담론으로 건강, 여가, 인성 등의 담론과 밀접하게 접합되어 있다(Jung, 2014b). 스포츠 참여를 늘리는 것에서 비만 방지와 학교폭력 예방을 추구하는 논리가 재개념화 과정을 거쳐 학교체육정책에 내재하여 학교로 전달되었다. 이러한 정책의 시행이 이차 영역인 학교에서는 건강한 신체와 올바른 인성함양을 통해 즐거운 학교생활과 학교폭력을 줄이는데 기여하기보다는 스포츠클럽리그를 중심으로 경쟁을 통한 승리추구가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많은 교사가 지적하였다. 이러한 경쟁과 승리 중심의 담론이 교사의 스포츠클럽 실천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학생들의 스포츠 체험에 대한 질과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스포츠클럽리그에 각종 운동선수 출신의 코치와 교육적 마인드와 리그에 대한 취지나 철학이 없는 교사들의 경쟁심의 과열은 아주 큰 부작용을 낳고 있어요. 때때로 학생을 윽박지르거나 아주 사소한 전문적인 규칙(유니폼 착용 방법, 백넘버의 유무) 까지 들어 멀리서 참가하러 온 선수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학생들 앞에서 교사들의 다툼까지 보이면서 오히려 학생들에게 반인성적인 행동을 모델링 하죠. 단순히 경기하는 것을 넘어서 참여와 올바른 경쟁에 대한 의식이나 취지를 일선의 교사와 학생들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연구참여자 17).
승리지상주의에 빠진 체육교사는 스포츠클럽의 교육적 목표와 내용을 교육적 의도로 지도하기보다는 승리를 갈구하는 코치로 변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면서 올바른 스포츠 문화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것’, 즉 승리지상주의 태도를 습득하게 된다.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지도에 따라서 체육교사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으며, 지나치게 ‘승리’에 집착하다 보니 학생들에게 폭언하거나 부정선수를 투입하는 등 기존학교 운동부의 문제점을 답습하고 있다는 연구들도 스포츠 담론의 부정적인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Kwon, 2012; Lee & Lee, 2015). 이렇게 학교체육정책에 담긴 지배적인 성취 지향적 스포츠담론이 체육교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결국 학교체육의 실천에 그대로 영향을 주고 있다. 스포츠에서 경쟁의 가치는 매우 중요하고 배워야 하는 교육적 내용이지만, 과도한 경쟁과 승리중심의 학교스포츠클럽 리그가 경쟁의 본질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편, 승리와 경쟁 중심의 스포츠클럽활동과 스포츠클럽리그 운영은 스포츠 참여에 대한 학생들의 소외를 촉진하고 있다. 많은 체육교사들이 클럽리그의 경쟁적 요소로 인해 학생들이 평등한 참여가 어렵고 기존에 운동을 좋아하거나 잘하는 학생들에게 그 혜택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경쟁 중심의 스포츠 담론이 또 다른 차별의 장을 형성하여 학교 현장에서는 바람직한 교육담론을 형성하지 못하고 체육교과에 오히려 위협을 주고 있다.
스포츠클럽활동과 리그에서 축구와 같은 몇몇 경쟁스포츠만 강조되고 있고 리그대회에서 승리하는 것에 집착하고 있는게 사실이에요. 많은 학생들이 좋아하고 원하는 운동을 제공하기는 한계가 있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운동에 관심이 없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여학생들은 체육에서 점점 더 멀어질 수가 있어요. 이것이 ‘체육’과목에 대한 커다란 위협이라고 생각합니다(연구참여자 12).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나 방과 후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의 대부분이 학생의 수요를 반영하기보다는 축구, 농구와 같은 경쟁스포츠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고, 건강관련 활동은 이에 비해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Sin et al., 2015). 경쟁 스포츠 중심의 스포츠클럽 운영은 학교체육정책과 체육교과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강화될 수 있다. 스포츠에서 경쟁에 대한 갈망과 추구는 또한 신자유주의의 수월성과 밀접하다(Jung et al., 2015). 수월성은 인재의 양성과 경쟁의 중요성을 부각하여 사회적 약자에 대한 소외를 일으킨다. 이에 경쟁 중심의 학교스포츠클럽 운영은 운동실력이 부족한 남학생이나 여학생의 소외 원인이 될 수 있다. 비록 여학생의 스포츠 참여를 위한 정책이 쏟아지고는 있지만, 모든 학생이 승리에 대한 부담감 없이 자유롭게 다양한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함을 많은 연구 참여자들이 강조하였다.
경쟁 활동 중심의 중학교 스포츠클럽 활동 운영은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이 체육시수의 증가는 긍정적인 부분이라 인정하였지만, 내실 있는 정책 운용이 되지 않아 정책이 오히려 체육수업의 질을 하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갑자기 늘어난 체육시수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교과 교사들이 창의적 체험활동에 투입되고 있어요. 그러나 문제는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부분 경쟁 활동(경기, 시합)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특별한 교사의 역할이 없이 누구나 쉽게 체육수업을 하는 현실입니다. ‘아나공 수업’이니 교사가 심판정도 보는게 전부죠.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실시하는 스포츠클럽활동이 체육수업의 질을 떨어트리는 거죠. 하향평준화 시키는 거죠. 애들이 붕 뜨는 노는 시간으로 인식하고, 체육시간에 와서 그런 줄 알고 자꾸. 하향평준화 이 부분은 애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핵심이에요(연구참여자 2)
스포츠 담론에서 ‘경쟁’은 재맥락화 영역을 거쳐, 승리 중심의 리그 운영이나 ‘아나공’처럼 몇몇 경쟁스포츠 중심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 강하게 내재하여 있는 만큼, 이차영역에서 어떻게 경쟁 담론을 교육적 철학을 가지고 적절한 방법과 태도로 가르치느냐에 따라서 교육담론의 성격이 달라 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교육담론은 ‘스포츠’라는 규제담론 뿐만 아니라 ‘교사의 교육활동’과 같은 교수담론에 의해 변화한다(Jung, 2014a, 2016). 만약 경쟁을 더욱더 강조한다면 체육 전체에 대한 교육담론이 ‘경쟁 중심의 스포츠’로 정의되어, 다양한 신체활동의 기회 및 체육의 인지적, 정의적 가치 등은 상대적으로 배제 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 교사의 스포츠클럽활동 지도는 경쟁 체육이 ‘공을 가지고 자유롭게 경기하는 것’이라는 고정된 관념을 강화할 뿐 아니라 기존의 체육교사의 전문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 체육은 ‘아나공’ 수업이 아닌 학생의 심동적, 인지적, 정의적 영역의 발달을 위해 스포츠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기능·지식·태도를 가르쳐야 하는 교육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스포츠 담론이 학생들의 스포츠 체험을 확장하고 ‘스포츠를 보다 스포츠답게’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스포츠가 지닌 문화적 측면을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을 때 경쟁의 가치를 올바르게 습득할 수 있다.
스포츠클럽 리그를 통해 학생은 학교를 대표하여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그 학생 본인과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다. 교육감배 리그를 통해 학생 본인이 가질 수 있는 스포츠경험이 풍부해지고, 단순히 ‘학교에서 볼 좀 찬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가서 가슴 뛰는 승부에 세계에 빠지기도 하고, 같은 팀이 되는 선생님, 친구들과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기도 하며, 조금 더 나은 기술을 익히기 위해 구슬땀을 흘려서 기술을 익힌 순간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스포츠를 스포츠답게 만들어주는 공식 경기를 경험하는 것은 그 학생의 건강한 자아형성과 생활체육의 활성화에 동시에 기여하는 것이다(연구 참여자 3).
스포츠클럽 리그에서 단순히 승리를 강조하거나 스포츠클럽 활동에서 경쟁 중심의 운동 기능 습득만을 강조하지 않고 스포츠의 다양한 기능과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포츠 담론을 올바르게 실천하는 것이 바로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Kwon, 2012). Bernstein이 강조한 교육담론은 ‘스포츠’라는 규제담론이 학교체육에 미치는 강력함과 더불어 이러한 담론이 실천되는 학교체육의 교육적 실천(즉, 교수담론)이 상호작용하여 작동한다. 다시 말해서, 학교체육정책에서 스포츠 담론이 학생의 요구나 필요, 사회의 신체문화를 제대로 반영하여 학교체육에서 재생산될 때, 소수의 학생이 아닌 대다수 학생이 스포츠가 지닌 교육적 가치를 내면화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스포츠를 사랑하면서 평생 즐기고 활기찬 삶을 살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Choi, 2010; Kirk, 2010).
스포츠담론은 대부분 국가에서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지배적인 학교체육정책 담론으로 학교체육의 교육적 실천(pedagogical practice)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Griggs & Ward, 2012; Kirk, 2010).스포츠담론은 그동안 체조와 육상중심의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스포츠활동을 제공하고, 스포츠맨십과 같은 스포츠에 담긴 가치를 교육을 통해 전달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지만, 단편적인 스포츠 기능 습득 중심의 체육수업과 교사중심의 일방적인 교수방법을 초래하였다. 미래 시대는 학생 개인의 선택과 학습이 중요해지고, 이에 따라 스포츠 문화를 향유하고 비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진다는 점에서(Griggs & Ward, 2012), 반복적이고 단편적인 운동기능 습득과 전통적인 경쟁 중심의 팀 스포츠 참여를 넘어 학생들이 진정으로 스포츠를 즐기고 사랑하며, 스포츠 문화에 평생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학교체육정책의 활성화 정책의 주요 배경에는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자살이 그려낸 사회적 위기에 대한 도덕적 표상에 있다(Department of Education, 2014, 2015). 정책을 담론과 이야기 구조(policy as discourse and storyline)로 바라볼 때, 인성담론은 학생들이 직면한 사회적인 위기인 폭력을 예방하고 우수한 시민으로 양성하려는 국가의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Green, 2006). 학교체육진흥법의 제1조 목적에는 ‘체육활동 활성화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학생들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신체와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또한, 교육부 학교체육 주요 업무계획에서 학교체육 활성화를 전인적 성장을 위한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인성교육 실천 우수 학교스포츠클럽 4,500팀을 지원하여 건전한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모델 확산도 추구하였다. 그러나 재개념화 과정에서 스포츠와 인성의 관계가 명확하게 정의 내려지지 않은 채 정책이 이차영역에서 실행되면서 대부분의 교사는 정책에서 그려내는 인성에 대해서 모호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학생의 인성을 스포츠클럽활동의 간접적 효과 또는 우연적인 결과로 인식하고 있다.
정책과 인성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모르겠고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 같아요. 스포츠클럽 활동에서 좋아하는 종목에 1년간 꾸준히 참여하여 학생 개인이 의미있는 성과를 얻어갈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학급을 벗어나 농구를 좋아하는 같은 학년 친구들이 농구 종목을 신청해서 1년 동안 함께 운동하고 실력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것이에요. 이는 궁극적으로는 스포츠 참여를 통한 바른 인성 함양과도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연구참여자 4).
Seo et al.(2015) 연구에서 체육교사들은 중등 학교스포츠클럽의 인성관련 효과를 학생들의 학교생활의 즐거움과 동료애, 활발하고 적극적인 신체활동 참여로 인식하였다. 이는 특정 학교체육정책이 학교폭력을 직접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책이 스포츠 참여에서 얻을 수 있는 자신감, 긍정적 태도, 공동체 의식, 자기희생 등을 습득하는 데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여 청소년들의 사회성 발달 및 학교만족도 증가로 인해 일탈행위가 줄어들어 학교폭력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논리이다(Kim & Cha, 2015; Cha & Kim, 2014). 스포츠인성교육과 관련하여 스트레스 해소, 자기 효능감 증가, 개인·사회적 기술 향상, 우울·충동·분노·공격성 감소, 학교생활 적응 등 연구에 따라 인성의 효과를 다르게 바라보았다(Ahn, 2012; Coalter, 2007).
또한, 학교스포츠클럽이나 토요스포츠데이와 같은 폭넓은 스포츠 활동이 학생들의 학업성취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몇몇 교사들이 언급하였다.
스포츠 활동이 신체적으로 학생들의 발달을 도울 뿐 아니라 인지적인 측면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뇌에 흘러가는 혈류량이 증가해서 그렇기도 하고 학생들의 태도가 바뀌고 학교생활이 즐거워지면 자연스럽게 다른 수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연구참여자 19).
또 다른 측면에서 정책문서에서는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분노와 우울함을 억제하여 안정감 및 행복감을 유발함으로써 자신감과 수업집중력이 높아지는 등 수업태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추진배경을 제시하고 있다(Department of Education, 2014, 2015). 학교체육정책에 꾸준히 참가한 학생들의 학업 동기가 올라가고, 뇌를 활성화시켜 학습 능률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본다. 이렇게 인성 담론은 스포츠 참여를 통한 사회성, 집중력 등의 매개변인을 바탕으로 학교폭력 예방과 학업성취도 향상이라는 두 가지 핵심 아이디어와 접합 되는 것이며, 이는 영국 등 외국의 학교체육정책에서도 유사하게 발견된다(Jung et al., 2013). 인성과 학교폭력예방 및 학업성취 접합은 인성의 본질적 특성 또는 내재적인 특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인성의 외재적인 효과에 보다 주목하는 것으로, 스포츠를 통한 인성적 효과를 부산물로 여기는 정책의 모습이라 볼 수 있다.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은 스포츠 활동의 체험을 통해 올바른 인성 요소를 내면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Department of Education, 2015). 그러나 인성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교육적인 사료가 부족하여 일종의 구호에 그치고 있다. 스포츠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겨 무비판적으로 인성효과를 받아드리고 있다(Coalter, 2007). 보다 구체적으로 바른 인성의 요소가 무엇이고, 종목마다 어떠한 방식으로 그것을 성취할 것인가는 빠져있다. 비록 재개념화 영역에서 정책문서에 인성 관련 텍스트가 반영되어 있기는 하지만, 2012년에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해결책, 즉 수단적 목적으로 스포츠를 활용하려는 것에서 그 한계가 분명하다. 즉, 학교폭력 예방이라는 수단적, 즉흥적, 단발적인 방식으로 재개념화가 이루어져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 어떠한 방식으로 인성 함양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고찰이 부족하였고, 실제 현장의 교사들도 이에 대한 교수 형태, 방식, 내용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스포츠클럽을 운영하는 상황이다.
아무도 학교스포츠클럽 활동과 학교폭력의 연관성에 대해서 자세히 고민하지 않아요. 사실 어떻게 할지도 모르고요. 학교정책 발전을 위해서는 중학교 교육과정 내 학교스포츠클럽의 시스템을 시급히 개정해야 합니다. 학교폭력예방과 해결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운영상의 문제점을 가진다면 체육교육에 화살이 되어 돌아올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운영하기 쉬운 방법을 찾아 제시해주거나 컨설팅을 직접 해주는 방식의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연구참여자 20).
학교체육진흥정책에서 개인의 신체적 욕구 해소와 스포츠에 참여하면 자존감이나 리더십 등이 개발되어 개인의 성품과 사회성이 증대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Department of Education, 2015), 이를 정책의 실천의 맥락에서 어떻게 적용될 지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즉, 정책에서는 상당히 모호한 형태로 스포츠 참여 확대가 인성함양 기회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정을 하여 학교 현장에서도 학교체육정책을 통한 인성함양의 측면에 대한 실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Jung, 2014b).
분명 인성 함양은 스포츠의 핵심적인 가치이다. 스포츠 활동에서 인성교육을 위한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프로그램의 개발과 그것을 운영할 전문가 양성을 통해 학생의 인성적 효과를 기대해야 한다. 학교체육정책에서 구성된 프로그램이 주로 경쟁 스포츠가 이루어지는 클럽활동을 고려할 때 경쟁을 싫어하는 여학생이나 운동기능이 부족한 학생들은 오히려 스포츠 리그에서 소외되는 등 스포츠의 역기능으로 인해 적지 않은 수의 학생들이 스포츠를 오히려 적대시 하는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Lee, 2015). 스포츠를 통한 인성함양은 학생의 상황과 체육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맥락, 우연적 요소 등이 상호작용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유도하는 것이라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스포츠 종목, 성별, 인종에 따라서 큰 차이가 날 수 있기에 개인별 특성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Coalter, 2007).
나아가 인성담론에 있어서 스포츠클럽과 같은 학교체육정책에서 학생들은 무엇보다 대인관계 기술과 같은 사회성 발달을 도모할 수 있고 이것이 학교에 대한 만족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Kim & Cha, 2015; Ahn, 2012; Choi & Kim, 2015). 따라서 인성 담론의 교육적 형성은 또래 문화를 중심으로 재맥락화 영역에서 보다 구체화 되어 이차영역의 학교에서 공동체의식 함양과 팀워크, 스포츠맨십 등이 제대로 실천될 때 그 효과가 클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체육정책을 통한 인성 효과를 말할 때는 무엇보다 스포츠 종목, 학생 수, 프로그램의 내용, 교사의 교수 행위 등 학생들의 긍정적인 변화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Coalter, 2007).
건강담론은 인성과 함께 학교체육정책의 정당화를 굳건히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축이다. 건강이 현대사회에 개인의 삶에 매우 중요한 의미이자 상징으로 자리 잡은만큼 학생들의 신체활동 시간을 증가시켜 보다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토대를 학교체육정책을 통해 실현하고자 한다(Department of Education, 2014, 2015). 특히, 학교체육진흥법 제8조 및 9조에 제시된 학생건강체력평가는 건강담론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정책으로 학생의 체력을 증진하고 국가적으로 의료비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의 체력저하와 비만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하면서 체육계 내에서 건강 체력 증진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의 교육정책 과제에서도 건강증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생의 체력측정과 처방을 함께 시행하여 학생들에게 신체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목적을 두고 있다(Jin & You, 2015).
학교체육정책 문서에서는 건강과 비만관련 자연 과학적 지식을 일종의 ‘사실(fact)’로 가정하고 이를 정책문서에서 재맥락화여 비만과 관련된 국민의 건강을 ‘전염병’ 문제처럼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게 한다(Beck, 1992; Grad & Wright, 2001). 신체활동 부족이 비만 문제를 야기하고, 비만은 사회의 위기를 일으킨다는 논리이다. 학교체육정책은 ‘비만’이라는 사회의 위협과 이로 인한 각종 성인병 등과 같은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는 국가의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인정받고 있다(Jung, 2014b). 더 나아가 PAPS는 그 결과로 데이터와 도표를 양산해서 위험에 대한 척도를 국가적 차원에서 보여주고 있다.
비록 건강 담론으로 인해 학교가 학생들의 건강 체력에 관심을 가지고, 신체활동 7560+이나 PAPS와 같은 건강관련 프로그램이 학교현장에 전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사실이지만, 건강 담론이 재맥락화 과정을 거치면서 체력평가 중심 또는 형식적인 정책 수행으로 성격이 바뀌어 학교에서 제대로 된 건강 관련 활동이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건강에 대한 개념을 왜곡하고 있다. 특히, 아래의 교사가 지적하였듯, 건강은 단순히 일괄적인 기준을 모든 학생에게 적용된다고 향상되는 것이 아닌 복잡하고 총체적인 개념이지만, 학교현장에서는 건강을 단순히 특정한 수치로 환원하고 있다.
비만이 사회계층에 따라 분포를 달리한다는 연구가 있듯이, 학생의 건강 체력이 가정과 지역 사회의 배경과 무관하지 않기에 학교마다 일괄적인 기준을 마련해놓고 거기에 맞추라는 식의 평가는 공정하지 않아요. 건강은 단순히 수치가 아닌데. 비만은 생활습관과 식습관과 더욱 밀접한 것이에요. 게다가 학생의 건강 체력이 보건, 체육교사가 관리한다고 해서 몇 달 만에 향상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운동에 재미를 붙인다고 해서 비만이 곧바로 해결되거나 건강 체력 요소의 수치가 향상되는 것은 아닙니다(연구참여자 5).
학생 비만은 유전적 영향과 식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학생의 성장 발달 특성에 따라서 큰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과체중이나 비만 예방을 곧 건강의 증진이라고 생각하는 사고가 이차영역에서 지배적일 때, 학교체육에서 학생들에게 건강한 생활방식을 전달하고 신체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기보다는 체력 측정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들이 건강에 대한 사회적 표상을 ‘날씬함’, ‘음식’, ‘보기 좋음’, ‘운동’으로 범주화하고 비만에 대해 뚱뚱함, 무책임감과 같이 부정적이고 근거 없는 왜곡된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Nam, 2010), 건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지식을 탐구를 위해 신체적 건강과 더불어 정신적 건강,안전 등 건강의 통합적인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이 요구된다(Jung et al., 2015).
유전적인 영향이나 사회경제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날씬한 것이 건강하고 좋은 것이며 뚱뚱한 것이 게으르고 나쁘다는 잘못된 사회적 표상은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일으킬 수 있다(Nam, 2010). 특히, PAPS에서 저체력 또는 비만 판정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건강체력증진을 위해 건강체력교실을 운영하도록 강조하는 점은 정책이 오히려 이러한 잘못된 표상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건강에 대한 학생들의 올바른 인식이 건강 담론의 교육적 의미 형성의 지침이 되어야 한다. 즉, 재맥락화 영역에서 학교체육정책에 건강관련 부분에서 건강과 비만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표상과 학생들의 잘못된 신체인식 등에 대한 내용이 강조될 때 이차영역의 학교에서 바람직한 건강 관련 교육적 의미가 형성되고 실천될 수 있다.
한편 건강담론은 학교체육정책에서 PAPS 4-5등급 결과와 같은 강력한 신체평가담론을 생성하여, 학교 현장의 건강관련 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PAPS는 건강을 제대로 가르치는데 있는 것이 아닌 교사에게 잡무와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PAPS는 약간 측정에 민감하고 딱딱하잖아요. 건강이란 내용이 딱딱해. 딱딱한 체력 수준만 측정을 하는. 비만인 학생이 갑자기 살을 뺄 수 없는 것이고. 포인트는 측정을 잘 해서 처방을 잘 해줘야 하는 데 교육청은 관심사가 아니고요. 너무 어려워요. 하면 되는데 너무 힘들어요. 내가 담당하는 게 9개 반인데 한 반에 40명입니다(연구참여자 19).
국가 수준의 신체평가는 신자유주의 중요한 특징 중에 하나로 국가 수준에서 문제 학교나 학생을 구분하여 이에 대한 효율적인 처방을 목적으로 진행되며, 매년 그 결과를 보고하여 이에 대한 성과를 지급하는 것이 주요한 특징이다(Jung et al., 2015). 이러한 ‘결과 보여주기식’ 정책은 정책의 보다 세밀한 운영에 대한 초점을 흐리게 하고 정책을 실행하는 사람(교사)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게 한다. 또한, 건강담론은 각자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는’ 시민을 지향하는 신자유주의적 가치가 반영되어 있다(Macdonald, 2011). 즉, 비만과 과체중인 ‘문제’시민에 대한 문제점을 국가가 제기하는 반면, 그에 대한 책임은 시민에게 있다는 것이다. PAPS는 그 역할의 중심에 있다.
체육교사는 학생의 몸에 대해서 측정을 해야 하고, 그 측정값에 따라서 건강운동교실과 같은 적절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학생의 가정환경, 유전적 특성 등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거나 전무하다. 국가에 의해서 학생들의 몸은 평가되고, 규제되면, 지배하게 되고, 학생들은 이에 따라 건강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고 살을 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건강에 대한 평가는 등급화를 야기하고, 학생들의 측정값을 그들의 동료와 비교하게 된다(McEvilly et al., 2014). 학교체육정책에서 건강을 단순한 측정으로 여기면, 교육적으로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건강의 개념이 그만큼 복합적이고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성격인 만큼 학교체육에서 학생들에게 바른 신체이미지를 심어주고 건강에 대한 이해, 지식, 태도, 동기, 기술 등을 가르쳐 활기찬 삶의 방식을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주기 위한 PAPS의 개선이 절실하다.
더욱이 PAPS가 학교평가와 이어지면서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은 평가 수치에 대한 도덕적 딜레마 상황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학생건강체력평가가 본래의 취지와 목적에서 벗어나 보여주기 식 평가로 전락하였다고 강조하였다. 학교의 좋은 결과를 위해서 평가에 유리한 종목으로 PAPS를 실시하고, 4~5등급의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 편법을 사용하여 좋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측정하기도 한다. 그만큼 PAPS 프로그램이 교사에게 그 중요성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교사들은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이는 신체평가 담론과 건강 담론이 함께 상호작용하여, 정책의 수행에 대한 교육담론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형성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PAPS는 측정한 것을 기록지로 뽑아서 애들에게 주고 처방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요. 아무도 안 해요. 등급이 낮으면 그 학교를 평가하는 수치가 떨어져서 학교 평가가 떨어지고. PAPS는 교사 입장에서 엄청 귀찮은 일이고 의미 없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요. 이게 대게 쉽게 조작될 수 있는 경우가 많고요. 남들도 그렇게 조작할 수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교육청에서 그렇게 수치를 요구하니까 더 짜증나고 꾀가 나는 거죠. 내가 아무리 열심히 잘해도 학생들의 건강이 막 좋아질 수 없어요. 저는 있는 그대로 측정하고 올리고 싶어도 부장님이 일단 그거 이렇게 맞춰지라 그렇게 하니까. 4년간 PAPS가 오르는 건 있을 수 없어요(정책 결과에서 보듯). 근데 교육청에서는 그거면 된 거죠(연구참여자 7).
체육교사는 학생들의 건강수치 측정과 관련하여 윤리적, 도덕적 갈등을 겪고 있다. 즉, 신체평가는 교수담론에 매우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이유는 양적인 수치를 평가하는 비율평가는 교육적인 의미를 주지 못하고, 정책을 외형적인 측면에서만 운영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Jin & You, 2015). 무엇보다 학생의 건강 문제를 가정이나 사회에 연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교사에게 단시간에 학생의 체력적 능력을 향상하라고 하는 것은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평가 수치에 대한 외부의 압박 등 건강측정이라는 강력한 규제담론은 교사들이 PAPS를 형식적이고 불필요한 잡무로 여기게 하며, 때로는 공정하지 않는 수단을 사용하도록 강요한다. 더욱이 체육교사의 주요 업무를 교육이 아닌 측정의 좁은 의미로 한정하면서 학생들의 건강과 밀접한 체육의 가치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Jung, 2014b; Macdonald, 2014).
교육담론은 일차영역의 규제담론과 이차영역의 교수담론이 상호작용하여 교육적 의미를 형성하는 일종의 법칙이자 메커니즘이다(Bernstein, 1990).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는 사회적으로 형성되고, 특히 학교체육을 둘러싼 주요 담론들이 정책에 담겨 학교체육의 실천에 영향을 준다. 이에 본 연구는 학교체육정책에 내재한 규제담론이 체육실천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스포츠, 인성, 건강 담론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Fig. 2>에서 일차영역과 재맥락화 영역의 교차점은 일차영역의 여러 담론 중에서 스포츠, 인성, 건강은 핵심적인 규제담론이 학교체육정책 형성에 선택적으로 반영되었음을 의미한다. 학교체육의 전통적인 역할과 목표, 학교폭력예방 등 사회적 이슈와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핵심 담론들이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그 의미가 변형 또는 변용되어 학교체육정책에 담겼다. 한편, 재맥락화 영역과 이차영역의 교차점은 학교체육정책의 주요 담론이 교사의 체육실천과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보여준다. 경쟁, 소외, 인성효과에 대한 의문, 비만, 신체평가 등 새로운 담론이 교사의 교육실천에 영향을 주었다.
학교체육정책은 분명 학교체육 위상 증가와 학생의 스포츠 참여 증진 등 긍정적 측면도 제공하였다. 그러나 교육담론을 이루는 중요한 축인 규제담론의 방향에서 학교체육정책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방향만을 지향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 결과를 통해서 드러났다. 이번 장에서는 교육담론과 규제담론에 대한 논의와 결과에서 드러난 각각의 핵심담론에 대한 논의를 통해 학교체육 정책의 교육적 의미 형성과 학교체육정책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서 더욱 심도 깊게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일차영역에서 생성된 규제담론 중 학교체육정책에 담겨 체육교사의 정책 실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스포츠, 인성, 건강담론을 제시하였다. 정책에 담긴 규제담론과 학교 밖의 아이디어는 교육적인 것이 아니지만, 그것이 재맥락화 과정에서 정책에 다양한 방식으로 선택적으로 녹아들고, 그 정책들이 학교에 들어오면서 교사의 수업에 의해서(교수담론) 규제담론이 재생산되는 법칙과 과정이 교육담론이다(Singh, 2001). 교사의 교수법이나 학생과의 관계 등 교수담론은 필연적으로 규제담론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반대로 학교체육정책에 담긴 규제담론은 교수담론에 의해서 새롭게 교육적으로 구성되고 발현된다. 교육담론이 구성되는 곳이 재맥락화 영역이며, 재맥락화 영역에서 규제담론이 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정책에 반영된다면, 교육적인 목소리가 학교 현장에 보다 실질적인 메시지로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Kirk, 2010; Kirk & Macdonald, 2001). 즉, 일차영역에서 생성되는 학교체육과 관련된 규제담론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맥락화 영역에서 받아들여지고, 이차영역인 학교로 전달되느냐에 따라 정책의 교육적 실천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담론은 학교체육지식의 구성으로도 볼 수 있다. 학교체육정책에 담긴 핵심적인 규제담론인 스포츠, 인성, 건강은 이차영역인 학교체육에서 반드시 가르쳐야 할 중요한 교육목표이자 교육내용으로 합법화되는 과정을 겪는다. 학교체육정책은 기존의 체육교육 지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재개념화 할 수 있으며, 이것이 교수담론에 영향을 주어 체육교사의 교육적 활동의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 담론의 경우 현재 실천 중인 정책에서는 건강의 개념을 협소화시켜 교사와 학생에게 잘못된 건강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우려가 있다(Jung, 2014b). 학교체육정책에서 건강이라는 규제담론이 건강의 의미를 비만 예방의 측면으로만 재개념화하여 측정 중심의 PAPS 운영과 체육활동 참여 시간의 증가가 건강 향상으로 직접적으로 이어진다는 잘못된 지식을 재맥락화 영역에서 생산하고, 학교로 재생산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의 왕따와 자살률 증가로 인한 학교폭력 예방이 인성교육이라는 인식이 학교체육에 퍼지고 있으며, 경쟁 중심의 스포츠 담론의 보편성으로 인한 스포츠클럽리그의 강조와 스포츠 강사의 경쟁 스포츠 중심수업 등은 규제담론의 지배성을 보여준다. 즉, 규제담론의 강력함으로 규제담론이 교수담론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체육교육의 교육담론을 구성하는 것이다.
Bernstein의 이론에 비추어 규제담론의 측면에서 학교체육정책은 스포츠, 건강, 인성 등 지배적 담론에 의해 학교체육에 미치는 영향이 거시적 측면에서 모든 학교가 유사하게 적용되며, 각 학교의 교사, 학생, 학부모의 특성 등에 따라 실천 양상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결과를 토대로 분석해 볼 때, 대체로 학교체육정책이 체육의 개선이나 혁신에 집중되기보다는 기존 체육의 지배적인 담론을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하고 경쟁이나 비만과 같은 특정 담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정책 실천에 있어 교육적인 고려나 평등에 대한 의식은 약해 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학교체육정책에서 드러난 규제담론이 논리성과 일관성을 지닌 명확한 지침을 주지 못하여 오히려 정책의 복잡성만 가중하고 있다(Jung, 2014b).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는 학교체육에 대한 문제의식과 개선에 대한 반성과 성찰보다는 오히려 기존의 교육방식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Jung, 2016; Penney & Evans, 1999).
Jung(2014b)는 정책 문헌 분석을 통해 학교체육진흥법에 담긴 핵심적인 규제담론으로 학교체육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신체문화담론인 건강, 시티즌십(인성), 스포츠, 평생체육 등을 도출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사회연결망을 활용한 Cha & Kim(2015)의 연구에서도 건강 체력과 인성이 학교스포츠클럽에서 핵심이 되는 가치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이차영역에서 학교의 체육실천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담론으로 스포츠, 인성, 건강을 교사의 목소리를 통해 귀납적으로 드러냄으로써 현재 한국의 학교체육정책에서 정책의 교육적인 의미 형성에 대표적인 담론을 확인하고 그 의미를 파악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스포츠담론은 기존의 체육수업에서 지배적으로 작용한 ‘경쟁’의 요소가 학교스포츠클럽으로 인해 더욱 가중되었다. 이에 학교체육 정상화에 기여하기보다는 경쟁중심의 체육수업을 더욱 가속화 하는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즉, 스포츠의 승리와 경쟁의 매력적인 요소가 교육적으로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학교스포츠클럽리그에서 운동기능이 우수한 일부 학생을 여러 종목에 출전시키는 등 올바른 스포츠 문화 형성에 한계를 보인 것이 사실이다. 승리가 최우선이 되는 ‘경쟁’ 중심의 스포츠 환경에서는 모든 학생이 스포츠에 균등하게 참여해서 스포츠맨십, 즐거움, 건강, 사회성을 배울 기회가 약화할 수 밖에 없다(Ward, 2012). 경쟁적 팀 일변도로 추진되는 클럽은 개인의 적성과 관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장기적으로는 스포츠 참여 획일화와 양극화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으며, 운동 기능이 부족하거나 개인적 성향이 강한 학생에게 오히려 스포츠 활동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다(Flintoff, 2003; Ward, 2012). 학교 차원에서 대교경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점심시간, 방과 후 시간 등을 최대한 활용하여 교내리그 형태의 경기를 보다 다양화하여 학생들의 참여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더 나아가 스포츠 관람 등의 스포츠감상, 스포츠백일장, 스포츠 사생대회, 스포츠 영화, 사진전 등 융합형 스포츠 프로그램, 스포츠 체험, 진로, 봉사 프로그램 등 다양한 스포츠 문화 콘텐츠 개발 및 확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 인성교육의 역할이 체육교과의 주요한 목표로 인식되면서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입시 스트레스 등의 문제를 학교체육이 담당해야 한다는 책무성이 높아지고 있다(Jung et al., 2015). 그러나 인성문제는 단순히 체육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인성과 폭력은 매우 복합적이고 복잡한 문제이다. 스포츠와 학습 능력 발달 역시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학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태도가 길러지긴 하지만 학생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Seo et al., 2015). 가정교육, 사회의 환경, 또래 관계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학생의 생리적·심리적·사회적 발달과 함께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Coalter, 2007). 학교체육정책이 인성 문제를 즉시 해결해 줄 것이라는 가정과 믿음은 체육이 지니는 본질적인 목적보다는 즉흥적, 일시적, 단발적인 일종의 정치적 도구로 작용할 위험이 높다. 따라서 학교체육은 학생들의 개인적·사회적 측면에서 그들의 인성 발달수준과 영역에 대한 탐색을 통해 스포츠 활동을 통한 개별적 인성 발달을 촉진해야 하며, 더 나아가 일상생활로 확대할 수 있는 구체적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Park, 2012).
마지막으로 건강담론에서 PAPS의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는 재맥락화 과정에서 건강의 의미를 협소하고 좁게 재개념화 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만과 건강의 문제는 복잡한 사회적 이슈인데도 불구하고 신체활동과 건강을 너무나 단순한 원인-결과 효과(즉, 에너지 소비와 신체활동)로 규정했기 때문이다(McEvilly et al., 2014). 이러한 건강담론의 영향은 학생이 본인의 신체에 대한 이미지를 잘못 각인하여 ‘마른 몸이 곧 건강’이라는 신체문화가 강화될 우려가 있다. 학교체육정책에서 체육실천이 학생들에게 불안감과 죄책감, 불행을 주는 비교육적인 교육담론의 영향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잘못된 관념은 학생들의 건강과 웰빙을 저하하게 된다. 따라서 건강담론과 관련하여 교육자는 비판적 실천가가 되어야 한다. 체육교사는 건강이 사회에서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 사회적 민감성을 가져야하며, 그들의 체육교육 실천에서 학생의 잘못된 건강에 대한 통념을 제거하도록 도와야 한다(Jung, 2015). 나아가 건강 개념의 복잡성, 정신건강의 중요성, 문화적 맥락에서 건강의 차이 등 올바른 건강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될 수 있도록 건강에 대한 학교체육정책의 실행에 대한 전면적 수정이 필요하다(Jung et al., 2015). 학교체육은 단순히 살을 빼고 비만을 막는 것이 아니라 건강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더불어 정신건강을 포함한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교과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상식처럼 여겨지는 관습이나 부분적 과학적 사실들이 규제담론과 결합하여 선택적으로 반영되어 학교체육정책에 당연한 것처럼 재맥화되는 과정이 규제담론의 교육화 과정이다. 이것이 규제담론의 지배성이며,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 형성과정이다. 스포츠, 건강, 인성 등 지배적인 규제담론이 바람직하지 않은 교육적 의미를 형성하는 것은 결국 기존의 체육수업을 개선하기보다는 오히려 체육수업 혁신에 가장 큰 장애가 된다. 즉, 학교체육정책이 소기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핵심담론이 재맥락화 영역에서 학교체육정책에 반영될 때 현장의 목소리와 체육교육의 성격과 목표를 제대로 담아야 하며, 학교에서 교육적 의도를 가지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이 전제되어야 체육이 지닌 건강, 인성, 스포츠 문화 가치 등을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치고 전수할 수 있다(Kirk, 2010).
본 연구는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 형성을 고찰하기 위해 Bernstein의 교육담론의 사회적 구성 이론을 토대로 정책에 담긴 핵심적인 담론이 교사의 학교체육실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았다. 경쟁과 소외의 스포츠 담론, 학교폭력 예방과 학업향상을 중심으로 한 인성담론, 비만위기와 신체평가를 중시하는 건강담론이 주요 규제담론으로 작용하여 학교체육 실천에 영향을 주었다. 학교체육정책이 비록 학교체육의 위상을 높이고, 학생에게 더욱 많은 스포츠참여 기회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경쟁중심의 스포츠클럽과 리그에서 스포츠 문화 학습보다는 스포츠 활동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증가하였고, 학교폭력 예방과 접합된 인성 담론의 실천에 대한 모호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PAPS에서는 주객이 전도되어 학생들이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준비할 기회를 제공하기보다는 건강을 측정지표로 환원시키고, 헬씨즘(체육 = 마른 몸 = 건강)과 같이 건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양산하였다. 이렇듯 핵심적인 규제담론들은 학교체육 정책의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예상하지 못한 결과들을 초래하였다.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를 형성하는 교육담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스포츠, 인성, 건강과 같은 지배적인 규제담론은 체육교사와 학생의 교과에 대한 인식과 체육을 통한 교육적 실천 및 효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Kirk, 2010). 스포츠의 경쟁적인 측면과 대회만을 부각하는 것, 건강에 대한 잘못된 정의, 평가 점수를 위한 정책의 마지못한 실행이 학교체육 전체의 교육적 본질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Jung, 2015). 이에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효과 및 의미형성에 대한 스포츠교육학의 연구와 실천을 위한 제언을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첫째, 스포츠, 인성, 건강 등 학교체육정책에 담긴 지배적 담론이 지닌 의미형성과정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 무엇보다 학교체육정책을 통해 학교체육의 교육적 실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것이 결국 정책의 효과와 이어지고, 시대가 요구하는 학교체육의 다양한 임무(예. 건강, 여가, 인성 등)를 수행하는 것과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책에 내재한 지배적인 규제담론인 스포츠, 건강, 인성이 제대로 학교현장에 펼쳐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교육모형에서부터 스포츠참여에 대한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 등 거시적 측면까지 반영된 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규제담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학교체육정책의 미래 방향을 개선하는 중요한 지향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아야 한다. 사회의 변화에 따른 지배적인 담론이 학교체육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는 점을 주시할 때,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인 의미를 현장에서 더욱 적절히 드러낼 수 있다.
둘째, 스포츠교육학의 관점과 위치에서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인 시사점을 다양한 방식으로 탐구하려는 연구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에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정립된 개념과 연구방법, 이론 체계가 도움 된다. 예를 들어, 교육사회학은 사회구조와 학교체육정책의 효과 탐색, 정책학에서 정책의 실제적 유용성과 적합성에 대한 논의를 빌릴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접학문에 상통하는 구심점을 교육학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Lee et al., 2015). 학교체육의 교육적 목표인 전인교육을 중심으로 공동체 형성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자질과 기술을 함양할 수 있는 정책이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다. 비만 학생의 감소를 통해 국가 의료비용을 줄이는 것이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없겠지만, 교육의 관점에서는 비만 측정에 따른 건강에 대한 왜곡, 학생의 소외 현상, 몸에 대한 잘못된 관념은 잘못된 것이며, 보다 궁극적으로 비만 감소가 학생의 학습에 어떤 의미 있는 성장과 변화를 주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따라서 스포츠교육학이 추구하는 본래의 목적과 체계적인 정책 분석의 도구와 이론이 어떻게 적절히 연계되고 통합되는지 차후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분야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 제시한 스포츠, 인성, 건강 담론의 ‘교육화’에서 드러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실천이 요구된다. 지나친 승리와 경쟁 중심의 스포츠 담론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여학생 체육 활성화는 물론 신체활동 능력이 부족한 학생, 장애아동, 왕따 학생, 다문화 가정 등 학교적응과 또래집단 통합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인성 담론과 관련하여 재개념화 과정에서 스포츠맨십이나 리더십 등과 같은 보다 구체적인 인성적 요소를 정책에 반영하여, 학교 현장에서 더욱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특정 인성의 속성을 함양하기 위한 실천적 방안과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실행되어야 하며, 동시에 평가가 진행되어야 한다.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측정 중심의 건강관리에서 벗어나 건강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중심으로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개선되어야 하며, 학생이 선호하는 운동기구 설치, 피트니스나 댄스를 위한 공간 마련 등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촉진하는 체육 친화적인 학교생태계가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Jung et al., 2013).
요컨대, 스포츠, 인성, 건강은 무엇보다 학교체육을 새롭게 정의하고, 학교체육의 실천에서 목표, 내용, 방법,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을 바로 Bernstein이 말하는 담론의 ‘교육화’이며,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 형성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미시적 관점에서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의미 형성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 교사의 역량, 학생의 특성, 교사와 학생의 관계, 체육교육내용과 방법, 지역사회와 학교의 맥락 등 다양한 교수담론은 학교체육정책의 실천 양상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보완하기 위해서 차후 연구로 이차영역인 학교를 중심으로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에 의한 정책의 교육적 의미 형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또한, 학교의 규모, 위치, 특성, 지역사회와의 연계성, 학교풍토 등 이차영역에서 체육교사의 교수담론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중심으로 학교체육정책의 실제적 실행 양상과 그 의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는 현장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학교체육정책의 교육적 효과와 의미를 더욱 더 선명히 드러낼 것이라 기대한다.
1) 본 장은 Jung(2016)의 내용을 중심으로 수정 및 보완하였음.
이 연구는 2014년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2014S1A5B5A01012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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