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598-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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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OSE This study identified a company sports club’s dual characteristics— both for leisure activity and as an extension of work—to provide comprehensive interpretation and understanding of such clubs. METHODS A qualitative case study design was employed, incorporating in-depth interviews, nonparticipant observation, and supplementary data collection from 25 office workers who had participated in an in-house sports club for at least one year. RESULTS Participants reported a wide spectrum of motivations, from voluntary motives such as stress relief and health improvement to more obligatory or organizationally driven motives, including pressure from supervisors or colleagues and expectations related to performance evaluations. The club offered both team sports—which fostered teamwork and a sense of belonging—and individual sports—which offered personal development opportunities. However, some participants experienced blurring of work–leisure boundaries and reemergence of hierarchical organizational culture, leading to conflict and fatigue. CONCLUSIONS Overall, Although company sports clubs have become a welfare program that provides employees with opportunities for leisure and self- development and promote inter-departmental communication and collaboration, they also carry the latent risk of imposing additional burdens and pressures on employees. These findings underscore the need for refined operational strategies and institutional improvements to mitigate negative outcomes and maximize such programs’ original intent.
[목적] 본 연구는 기업 내부에서 운영되는 스포츠클럽이 ‘취미 생활’이자 동시에 ‘업무의 연장선’으로 기능한다는 이중적 특성을 규명하고 그 의미를 심층적으로 해석 및 이해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방법] 이를 위해 최소 1년 이상 사내 스포츠클럽에 참여한 직장인 25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 비참여 관찰, 보조자료 수집 등 질적 사례연구 방법을 활용하였다.
[결과] 연구 결과, 참여자들은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증진 같은 자발적 동기에서부터 상사·동료의 권유·압박, 인사고과 기대 등 조직적 논리에 따른 반강제적 동기까지 다양한 동인을 보고하였으며, 실제 활동 과정에서는 팀 스포츠를 통한 협동심과 소속감 강화, 개별 종목 중심의 자기 계발 기회가 동시에 관찰되었다. 반면, 사내 스포츠클럽 참여로 업무-여가 경계가 모호해지거나 권위적 조직문화가 재현되어 오히려 갈등과 피로가 누적되는 부정적 양상도 확인되었다.
[결론] 결론적으로 사내 스포츠클럽은 개인에게 여가와 자기 계발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조직 차원에서는 부서 간 소통과 협업을 촉진하는 복지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업무 연장선에서 비롯되는 부담과 압박을 유발할 가능성도 내재하고 있어 이를 완화하고 프로그램 본연의 취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운영 방식과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오늘날 조직에서 인적 자원 관리는 단순히 업무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원들의 심리적·신체적 건강을 도모하고, 이들이 일과 삶 사이에서 균형 잡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직원 복지’ 제도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Cho & Park, 2011).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여러 기업은 사내 동호회나 취미동아리, 특히 스포츠클럽 운영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으며(Kim, 2017), 이는 개인의 건강 증진뿐 아니라 조직문화의 개선, 소통 활성화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Kim, 2017). 그러나 사내 스포츠클럽은 보통의 지역사회 스포츠클럽과 달리 ‘직장’이라는 특수한 맥락 아래 존재한다. 이는 활동 과정에서 직급, 상호관계, 업무적 이해관계 등의 요인이 교차하게 만드는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며, 단순 취미 활동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게 된다.
직장인에게 직장은 삶의 기본적 생계를 보장하는 근로 환경이자, 업무 성과와 성취감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공간이다(Choi, 2018). 이처럼 직장은 개인이 자유로이 선택하고 즐기는 ‘여가 활동의 장’과는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많은 조직이 직원들의 복지 차원에서 스포츠클럽을 운영 및 지원함으로써, 건강 증진과 함께 긍정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Jung et al., 2016). 이러한 사내 스포츠클럽은 겉보기에는 일반 스포츠클럽과 유사해 보이나 실제로는 참가자의 자발성·의무감·조직적 이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업무 외적인 교류 및 스트레스 관리 수단으로서 운동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사회적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 사회 노동 환경에서 직장인들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의 여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 이에 따라 기업도 직원 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구직자에게 매력적인 이미지를 제공하고자 한다. 동시에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조직 내 소통을 활성화 하는 효과를 기대하게 되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사내 스포츠클럽은 조직 차원에서 지원되는 대표적인 복지 형태로 점차 그 규모와 운영 방식이 다양화되고 있다(Kang & Ji, 2018).
사내 스포츠클럽 운영에 대한 기대는 단지 ‘운동을 통한 건강 증진’에 그치지 않는다. 동료들과의 친목 도모, 부서 간 교류 확대, 팀워크 강화 등 조직 문화적인 이점이 함께 거론되며(Kang & Park, 2008), 기업들은 이러한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을 모색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면, 모든 직장인이 사내 스포츠클럽에 순수한 동기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며, 직급 관계나 업무적 의도, 혹은 상사 및 동료의 권유(또는 압박)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는 사내 스포츠클럽이 ‘자발적 취미 생활’이자 동시에 ‘업무적 연장선’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양면적인 속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내 스포츠클럽이 어떤 특성을 통해 이러한 양면성을 갖게 되는지, 그 안에서 구성원들은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고 갈등을 조정하는지를 심층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직장 내 권력관계가 스포츠클럽 활동에까지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 그리고 복지 제도로서의 장점과 그 이면에 있는 부담감과 갈등 구조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학술 연구가 아직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본 연구의 필요성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제기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행된 선행 연구(Doh et al., 2024; Kim et al., 2015)를 살펴보면, 기업이 제공하는 복지 프로그램 중 사내 스포츠클럽을 다룬 기존 연구들은 주로 구성원의 건강과 직무만족, 팀워크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를 주목해왔다. 예컨대 일부 연구에서는 사내 스포츠클럽 참가가 직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조직 몰입도를 높인다는 실증적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또한 직장 동료와의 스포츠 활동 경험이 사적 친분을 강화하고, 이는 직무 협업에 있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도 다양한 연구에서 언급되고 있다.
반면 사내 스포츠클럽 운영이 조직문화의 연장선상에서 작동하여 구성원의 자유로운 자기 결정이 제약될 수 있음을 지적하는 문헌도 있다(Ahn & Lim, 2018; Yoon & Park, 2018). 조직 상급자의 의지나 기업 경영방침에 따라 클럽 운영 방식이 결정되다 보니, 구성원 개개인이 갖는 ‘운동에 대한 흥미와 참여 의지’가 충분히 존중되지 않는 사례가 보고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정 클럽 활동 참여가 인사평가, 승진, 대인관계 형성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오히려 참여자들이 심리적 압력을 느낀다는 분석 역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대체로 사내 스포츠클럽의 긍정적 효과나 제한적으로는 부정적 측면을 단편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Lee & Park, 2004). 실제로 다수의 연구에서 설문조사 기반의 양적 분석을 통해 스트레스 지수나 직무만족도, 조직 몰입도 등의 지표 변화를 살펴보고 결론을 내리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구체적 맥락 속에서 구성원들이 어떠한 동기와 감정을 가지고 참여하는지를 세밀히 조명하기가 어려웠다. 다시 말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만족도나 몰입도를 넘어 실제로는 ‘자율적 참여와 강제적 참여가 교차하고 갈등하는 실태’, ‘인맥 형성이나 업무 협조를 위한 전략적 활용’ 등 복합적 양상은 질적 연구의 방식으로 더욱 깊이 탐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일반적인 스포츠클럽과 달리 사내 스포츠클럽은 개인의 여가 활동이 조직문화와 직결된다는 특징을 지닌다(Kim, 2017; Lee, 2014). 단순 취미 생활을 원하는 일부 참여자들에게는 오히려 업무 연장선으로 느껴지거나, 조직 내 계층구조로 인한 심리적 부담이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적 특질을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의 실제 경험과 내면적 인식을 깊이 있게 수집·분석하는 질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의 정량적 연구가 놓치기 쉬운 사례별 맥락과 개인의 구체적 서사를 중심으로 사내 스포츠클럽이 어떻게 ‘취미’와 ‘업무’ 사이에서 양가적 의미를 갖게 되는지를 포착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내 스포츠클럽이 가지는 양면적 특성을 규명하고, 그 의미를 심층적으로 해석 및 이해하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는 (1) 사내 스포츠클럽에 참여한 직장인들이 어떤 동기와 기대, 혹은 압력을 지니고 참여하는지, (2) 실제 활동에서 어떠한 관계적·조직적 요인이 긍정적·부정적 경험으로 작용하는지, (3) 그 경험을 통해 개인이 얻게 되는 의미와 조직 차원에서 나타나는 영향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질적 사례연구는 실제 상황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현상을 다각도로 탐구함으로써 그 의미와 맥락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할 때 사용된다(Stake, 1995; Yin, 2017). 본 연구는 “직장 내 스포츠클럽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사내 스포츠클럽에 참여한 직장인들의 실제 경험을 주요 탐색 대상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2024년 6월부터 9월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사내 스포츠클럽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활동, 참여자의 인식과 감정, 그리고 이들이 속한 조직의 관계적 맥락을 복합적으로 살펴보고자 질적 사례연구를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사내 스포츠클럽에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기업이 운영하는 스포츠클럽은 다양한 종목과 형태를 보이기에 특정 종목이나 기업 규모에 지나치게 한정되지 않도록 선정 범위를 폭넓게 설정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 참여자들이 각기 다른 조직문화와 클럽 운영 방식을 경험했을 가능성을 높이고, 사례연구의 풍부한 맥락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참여자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최근 1년 이내(2024년 6월 기준) 사내 스포츠클럽에 정기적으로 참석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했다. 그 이유는 스포츠클럽 활동이 일시적, 임시적인 경험에 그치지 않고 클럽 구성원들과의 상호작용 및 조직의 관계적 맥락을 실제로 체감했을 것으로 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업종 및 기업 규모를 다양화하기 위해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공공기관 등에 종사하는 직장인을 폭넓게 포함하였다. 이를 통해 조직 형태 및 문화, 직무 특성이 상이한 맥락에서 사내 스포츠클럽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포착할 수 있었다. 셋째, 직급과 근무 연차 역시 고려 대상이 되었다. 신입사원에서부터 중간관리자, 임원급에 이르기까지, 혹은 근무 연차가 짧은 경우부터 오랜 경력을 쌓은 사람까지 포괄함으로써 클럽 참여 동기 및 경험 양상이 직위나 근속 기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반영하고자 했다.
본 연구에서는 목적 표집(purposive sampling) 방식을 주된 모집 전략으로 사용하였다(Rai & Thapa, 2015). 사내 스포츠클럽 활동이 활발한 기업의 인사·총무팀 담당자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 목적을 설명한 뒤 해당 기업 내에서 적합한 대상자를 추천받았다. 또한, 개인적·지인 네트워크를 통해 사내 스포츠클럽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 중인 직장인들을 소개받은 뒤, 연구 참여 의사를 타진하였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산업군, 회사 규모, 직무 영역을 아우르는 참여자 풀(pool)을 구축할 수 있었다.
연구자는 사전 면담 또는 전화·이메일 통화를 통해 각 연구 참여 후보자에게 연구 목적 및 절차를 자세히 안내하고, 면담 내용이 연구 목적 외에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 익명성과 비밀보장을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연구 참여 후보자가 연구 취지와 방법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표명할 경우, 서면 동의서에 서명·제출하도록 하여 최종적으로 연구 참여자로 확정하였다.
본 연구에 최종 선정된 연구 참여자는 25명으로 성별·연령·직급·업종이 고르게 분포되도록 의도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연령 및 근무 연차는 20대 초중반의 신입사원부터 40대 후반 이상의 중간관리자 및 임원까지 폭넓게 포함하였으며, 연차별 참여 동기와 인식 차이를 파악하였다. 업종 및 기업 규모는 대기업(제조, IT, 금융), 중견·중소기업(서비스, 유통), 공기업 및 공공기관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내 스포츠클럽을 경험한 사례를 포함하였다(Table 1). 이를 통해 사내 스포츠클럽의 운영정책이나 기업 문화의 차이가 참여자들의 활동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었다.
No. | Name* | Gender | Age** | Company information | Job title | Years of employment** | Type of sports club | Year of sports club particip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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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Jang Jae-hoo | Man | 43 | Large enterprise (Retail & Logistics) | Department head | 18 years | Soccer | 7 years |
2 | Ha Yeon-so | Woman | 37 | Mid-sized enterprise (Service) | Manager | 12 years | Badminton | 3 years |
3 | Bang In-hwa | Woman | 33 | Public enterprise (Public sector) | Assistant manager | 8 years | Table tennis | 4 years |
4 | Sul Seoung-min | Woman | 28 | Large enterprise (Education) | Staff member | 5 years | Tennis | 2 years |
5 | Son Ho-hoon | Man | 40 | Mid-sized enterprise (Manufacturing) | Manager | 15 years | Golf | 4 years |
6 | Yoon So-young | Woman | 29 |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Finance) | Junior staff | 3 years | Tennis | 2 years |
7 | Kim Tae-hyun | Man | 36 | Large enterprise (Construction) | Staff member | 17 years | Soccer | 3 years |
8 | Kang Hyun-oh | Man | 34 | Large enterprise (Finance) | Assistant manager | 9 years | Basketball | 2 years |
9 | Jung Jong-bae | Man | 36 |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Manufacturing) | Assistant manager | 10 years | Soccer | 3 years |
10 | Lee Tae-soo | Man | 42 | Mid-sized enterprise (Culture, arts, and sports) | Manager | 15 years | Baseball | 6 years |
11 | Sim Ji-na | Woman | 26 | Large enterprise (Retail & Logistics) | Staff member | 2 years | Yoga | 2 years |
12 | Lee Mi-young | Woman | 28 | Large enterprise (Retail & Logistics) | Staff member | 4 years | Pilates | 2 years |
13 | Park Hyun-jin | Man | 38 | Mid-sized enterprise (Service) | Manager | 12 years | Badminton | 3 years |
14 | Choi Ji-sun | Woman | 43 |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Healthcare) | Manager | 18 years | Golf | 5 years |
15 | Song Hee-kun | Man | 35 | Large enterprise (Information technology) | Assistant manager | 7 years | Basketball | 4 years |
16 | Kim Jong-Ho | Man | 30 | Public enterprise (Public sector) | Staff member | 3 years | Soccer | 2 years |
17 | Jeon Da-sol | Woman | 27 | Large enterprise (Culture, arts, and sports) | Staff member | 2 years | Running | 2 years |
18 | Jung En-mi | Woman | 44 | Mid-sized enterprise (Education) | Senior manager | 17 years | Yoga | 3 years |
19 | Kim Min-sun | Woman | 37 | Public enterprise (Public sector) | Manager | 11 years | Badminton | 2 years |
20 | Park Han-bin | Man | 34 | Large enterprise (Finance) | Assistant manager | 6 years | Basketball | 3 years |
21 | Yoo Hye-ri | Woman | 39 | Large enterprise (Culture, arts, and sports) | Senior manager | 13 years | Golf | 7 years |
22 | Seo Sung-il | Man | 43 | Public enterprise (Finance) | Senior manager | 14 years | Soccer | 7 years |
23 | Kim Jung-hoon | Man | 51 | Public enterprise (Construction) | Division head | 23 years | Soccer | 9 years |
24 | Bae Hyun-young | Man | 54 |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Manufacturing) | Executive director | 25 years | Basketball | 4 years |
25 | Cha Hye-won | Woman | 30 | Large enterprise (Finance) | Staff member | 3 years | Fitness | 2 years |
클럽의 종류는 축구, 야구, 농구 등 구기종목부터 요가·필라테스, 피트니스, 달리기, 배드민턴 등 다양한 운동 종목을 경험한 직장인들을 고루 포함하였는데, 이를 통해 활동 특성(팀 스포츠 또는 개인 스포츠)에 따라 조직 문화적 역동성이 어떻게 달리지는지도 함께 살펴 볼 수 있었다. 이처럼 다각적인 기준을 설정하고 표집함으로써, 본 연구는 사내 스포츠클럽이 운영되는 실제 맥락과 참여자의 다양한 경험을 균형 있게 반영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는 사례연구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사내 스포츠클럽에 대한 풍부하고도 심층적인 이해를 도출해내는 토대를 제공했다.
본 연구는 질적 사례연구의 틀 안에서 사내 스포츠클럽 활동이 이루어지는 실제 맥락과 직장인들의 경험을 다각도로 포착하기 위해 심층 인터뷰, 비참여 관찰, 보조자료(사진, 동영상 등)를 활용하였다. 이러한 자료 수집 방식은 사내 스포츠클럽 활동이 지닌 다층적 의미와 참여자들의 주관적 인식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데 목적이 있으며, 다양한 자료원을 통해 각 자료가 서로를 보완·검증하도록 하여 연구의 깊이와 타당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연구자는 사내 스포츠클럽에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참여한 직장인 25명을 대상으로 반구조화 형식의 심층 인터뷰(semi-structured interview)를 실시하였다(Adams, 2015; Magaldi & Berler, 2020). 심층 인터뷰를 위해 사전에 마련한 가이드에는 “스포츠클럽 참여 동기와 기대”, “조직문화와 스포츠클럽의 관계”, “참여 과정에서 느낀 이점·어려움·압박감” 등을 묻는 핵심 질문이 포함되었다. 심층 인터뷰는 연구 참여자별 2~3회에 걸쳐 진행되었고, 한 회당 약 90분이 소요되었으며 대면 혹은 비대면(화상)으로 이루어졌다. 심층 인터뷰 과정에서는 면담 대상자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을 서술하도록 유도하고, 중간중간 구체적인 사례나 심리적 동기를 추가로 질문하여 정보를 심층적으로 확보하였다(Roulston & Choi, 2018). 모든 면담 내용은 연구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하였고, 전사된 텍스트는 1차 분석 후 참여자에게 핵심 내용을 확인받는 참여자 검토(member checking) 과정을 거쳤다(Candela, 2019; Carlson, 2010). 이를 통해 심층 인터뷰 자료의 신뢰도와 타당성을 높였다(Boyce & Neale, 2006).
심층 인터뷰만으로는 실제 스포츠클럽 활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동적 상호작용이나 분위기를 완전히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기에 연구자는 비참여 관찰을 추가로 실시하였다(Cooper et al., 2004). 이는 연구자가 직접 스포츠클럽 활동에 참여하기보다 한 걸음 떨어진 위치에서 관찰자로서 현장의 상호작용을 면밀히 기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 졌다(Chabot & Shoveller, 2011).
연구자는 사내 스포츠클럽 활동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일정 시간대를 선정하여 참여자들이 실제로 진행하는 클럽 활동(예: 주말 축구 경기, 평일 저녁 배드민턴 모임 등)을 직접 참관하였다. 구체적으로는 각 클럽 활동이 이루어지는 시점별로 약 2~3시간씩 현장에 머무르며 참여자들이 경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끝난 후까지의 전 과정을 관찰하였다. 이때 관찰의 초점은 활동 분위기, 구성원 간 의사결정 과정(예: 경기 전 역할 분담, 팀 편성 등), 참가자 개별의 표정·언행에 두었으며, 활동 중 발생하는 갈등 상황이나 팀워크 강화 사례도 세심하게 기록하였다(Mahama & Khalifa, 2017; Newing, 2010).
관찰 과정에서 얻은 정보는 현장 노트(field note)에 작성하여 날짜와 시간, 장소, 관찰 대상자의 특성, 주요 상호작용 내용 및 연구자의 즉각적인 생각·추론 등이 누락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이를 위해 관찰 도중 주목할만한 순간이 발생하면 가능한 한 상세하게 상황을 기술하였으며, 관찰 종료 후에는 노트를 재검토하며 추가적인 감상이나 해석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기록의 정확도와 풍부함을 높였다. 또한, 관찰된 내용과 실제 참여자의 주관적 경험을 결합하기 위해 활동이 끝난 후 간단한 후속 질의를 진행하였다. 이때 경기에서 나타난 특정 갈등 상황에 대한 구성원의 인식이나 경기가 끝난 뒤 느낀 만족감과 협업 성취감 등을 물어봄으로써, 표면적으로 관찰된 현상을 참여자들의 구체적 맥락과 연결 지을 수 있도록 하였다(Phillippi & Lauderdale, 2018).
이처럼 현장에서 수집된 관찰 자료와 후속 질의 결과는 심층 인터뷰에서 언급된 내용과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이루면서 사내 스포츠클럽 활동이 지닌 역동성과 조직 문화적 특징을 더욱 다층적으로 파악하도록 해주었다. 특히, 심층 인터뷰는 개인의 내면적 의미 부여와 체험 과정을 심도 있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실제 활동 현장에서 일어나는 집단적 상호작용과 미묘한 분위기까지 온전히 포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비참여 관찰 결과를 인터뷰 자료와 대조·분석함으로써 연구자는 사내 스포츠클럽 활동의 실제 운영 방식과 상호작용 패턴, 그리고 이들이 구성원의 직장 생활 및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한층 더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이 직접 제공한 사진·동영상 등의 보조자료도 본 연구의 중요한 자료원으로 활용되었다. 예를 들면, 클럽 활동 장면을 촬영한 사진(73개), 동영상(45개), 행사 홍보 포스터(13개), SNS 게시글 캡처(62개) 등은 해당 스포츠클럽 활동의 실제 모습과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텍스트 기반의 인터뷰·관찰 결과에 더해 활동 현장을 비언어적·공간적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기업별로 다른 조직문화가 어떻게 클럽 활동에 반영되는지, 클럽 내에서 사용하는 소통 양식이나 의사결정 구조가 어떤 양상으로 드러나는지를 시각 자료로 확인함으로써, 심층 인터뷰 시 말로만 표현되기 어려운 분위기나 무형의 관계 구조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이는 질적 사례연구에서 중요한 삼각 검증(triangulation) (Carter, 2014; Thurmond, 2001) 수단으로 작용하여 각 자료원 간의 상호 일관성과 신뢰성을 점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본 연구는 질적 사례연구 방법론의 핵심인 심층적이고 총체적인 이해를 추구하기 위해 수집된 자료(인터뷰 전사본, 비참여 관찰 기록, 보조자료)를 반복적으로 숙독·검토하며 연구 문제와 연관된 핵심 주제와 의미를 도출하였다(Gammelgaard, 2017; Kohn, 1997). 이 과정에서 연구자는 텍스트와 시각자료에 충분히 몰입함으로써 각 사례가 담고 있는 맥락적 특징과 참여자들의 주관적 경험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형성하고자 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인터뷰 전사본과 필드노트를 체계적으로 정리·편집하고, 자료 간 일관성 및 차이점을 식별해가며 조직적으로 정돈함으로써 분석 과정 전반에 대한 준비 작업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그 후 자료를 본격적으로 분석하는 단계에서 연구자는 인터뷰 전사본에 나타난 의미 있는 진술이나 관찰 기록상의 핵심 장면 등을 중심으로 ‘초기 코딩(initial coding)’을 진행하였다(Holton, 2007). 이 때 질적 자료 분석시스템인 파랑새 2.0을 사용하여 자료 분석의 체계성과 엄밀성을 확보하였다. 예를 들어, “상사의 압박으로 참여했다”는 서술을 ‘강제적 참여’, “운동 자체를 즐긴다”는 진술을 ‘자발적 여가’와 같이 명시적인 코드로 라벨링하고, 코드 옆에 간단한 메모를 남겨 추가 해석을 더했다. 이 과정에서는 비참여 관찰과 보조자료에서 확인한 내용도 함께 대조·검토하여, 각 코드가 실제 맥락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교차 확인하는 삼각검증(triangulation)을 수행하였다(Houghton et al., 2015; Wickham & Wickham, 2016).
그리고 이렇게 생성된 코드들을 재분류·통합하여 범주나 주제(Theme) 수준으로 묶어나갔다. 이는 사례연구에서 중요시되는 ‘맥락적 해석’을 강화하는 작업으로 연구 문제와 직결되는 조직 문화적 요소(예: 상하관계, 부서 간 협력), 개인적 동기(예: 스트레스 해소, 승진 기대), 클럽 운영 방식(예: 자율적 참여, 의무적 동원) 등이 어떤 패턴과 연계성을 보이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공통으로 반복되는 핵심 양상이 있는지, 혹은 참여자의 직급·근무 연차·성별·종목 등에 따라 상반된 관점이 나오는지 구체적으로 점검하였다.
마지막으로 주제들이 어느 정도 체계화된 뒤에는 사례별로 이야기를 다시 구성해보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각 사례의 고유한 맥락(조직 규모, 참여 동기, 상호작용 방식)을 고려해 코딩된 내용과 실제 경험담을 서술 형식으로 엮어냄으로써, 사례 간 공통점과 차이점을 한눈에 확인하도록 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사례별 분석 결과를 서로 교차 비교하며, 본 연구가 밝히고자 했던 “사내 스포츠클럽이 어떻게 취미 생활이자 업무의 연장선으로 작동하는가”에 대한 해석적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러한 통합적 분석 과정은 조직 내부에서 벌어지는 스포츠클럽 활동의 복합적 특성을 드러내는 데 유용한 근거가 되었으며, 질적 사례연구로서의 심층성과 타당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의 윤리적 수행을 위해 사전 설명과 동의서 작성, 자료 수집 및 관리, 그리고 연구 종료 후 결과 공유 등 단계별 윤리적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였다. 연구 참여 동의서는 개인정보 보호, 익명성, 데이터 사용 방식, 참여자의 권리 등을 상세히 포함하고 있으며, 모든 자료는 참여자의 사전 동의를 받은 후 수집되었다(Rhodes, 2005; Wiles, 2012). 심층 인터뷰와 비참여 관찰 기록은 참여자가 편안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진행되었으며, 비판적이거나 압박을 주는 질문을 배제하였다. 연구 자료는 암호화된 파일로 저장되었고, 연구자 외에는 접근이 제한되었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연구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참여자 권리 보호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내 스포츠클럽이 가지는 양면적 특성을 규명하고, 그 의미를 심층적으로 해석하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는 (1) 사내 스포츠클럽에 참여한 직장인들이 어떤 동기와 기대, 혹은 압력을 지니고 참여하는지, (2) 실제 활동에서 어떠한 관계적·조직적 요인이 긍정적·부정적 경험으로 작용하는지, (3) 그 경험을 통해 개인이 얻게 되는 의미와 조직 차원에서 나타나는 영향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연구 목표에 부합하는 결과를 참여자 심층 인터뷰와 비참여 관찰, 그리고 보조자료(사진, 동영상 등)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기술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직장인들은 사내 스포츠클럽을 자발적 취미 활동이자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구로 인식하고 있었다(Baek & Song, 2010). 특히, 반복되는 업무와 긴장된 조직 생활 속에서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면서 일상의 답답함을 떨쳐버리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표출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 비교적 활동량이 많은 종목에 참여한 이들은 “함께 뛸 때 느끼는 협동심과 성취감이 큰 활력소”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며, 꾸준한 운동이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안정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하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류 처리와 보고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치거든요. 그런데 금요일 저녁 축구 클럽에 나가서 동료들이랑 뛰고 나면, 머릿속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들어요. 일주일의 피로가 확 풀린달까요.” (Jang Jae-hoo, Large enterprise, Department head, Soccer)
이처럼 자발적 취미로서 사내 스포츠클럽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회사가 지원하는 편안한 환경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Kim, 2017)으로 꼽혔다. 연구 참여자들은 회사가 클럽 운영을 위해 보유한 체육 시설이나 장비, 혹은 기업 차원에서의 일부 비용 지원을 통해 운동을 더 쉽게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저녁 시간 혹은 주말을 활용해 외부 시설을 찾아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자연스럽게 회사 동료들과 운동모임을 꾸릴 수 있도록 돕는 요소이기도 했다. 개인별 체력 관리뿐 아니라 일상 업무에서의 응집력 강화 효과도 언급되었는데, 함께 운동하며 겪는 긍정적 정서가 업무 수행에 대한 동기 부여로 연결되는 양상이 발견되었다.
“운동 전에는 일 끝나면 집에서 그냥 누워서 쉬기만 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마련한 배드민턴 코트가 생각보다 잘 되어 있더라고요. 동료 몇몇하고 주말마다 배드민턴을 쳐보니까, 체력도 올라가고 일상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느낌이었어요. 덕분에 월요일부터 힘이 나는 것 같아요.” (Ha Yeon-so, Mid-sized enterprise, Manager, Badminton)
또한, 개별 종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자발적 취미 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 팀 스포츠를 선호하지 않는 참여자들은 요가, 필라테스, 수영 등 개인 운동 동호회에 들어가 “온전히 나만의 운동 루틴”을 형성하고, 회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강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실력을 쌓거나 건강 상태를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참여자들은 “개인의 흥미와 목표에 맞춰 운동량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스트레스 해소뿐 아니라 자기 계발(self-development)에도 도움(Palamarchuk et al., 2020)이 된다고 평가하였다.
종합적으로 볼 때, 자발적 취미 동기를 가진 참여자들에게 사내 스포츠클럽은 진정한 여가 공간으로서의 의미와 함께 “회사 생활 중에도 운동 습관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장치로 인식되었다. 이는 참여자들 개개인의 육체적·정신적 웰빙을 증진하고, 조직 적응력과 업무 효율성 향상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한다는 점에서 사내 스포츠클럽이 지닌 긍정적 기능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Eime et al,. 2010; Wicker & Thormann, 2022).
연구 참여자 중에는 사내 스포츠클럽을 단순한 취미나 건강 증진 수단으로만 인식하기보다 회사 내 인맥 형성과 업무 협조를 유리하게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동기로 참여하는 경우가 상당수 관찰되었다. 이러한 참여자들은 “스포츠 활동 자체가 좋다”는 진술과 함께 동료나 상사, 다른 부서 직원과의 관계를 개선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클럽 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처음에는 그냥 운동 삼아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다른 부서 분들이 꽤 많이 참여하고 있더라고요. 오히려 현장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같이 뛰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어요. 업무 협조도 원활해졌고, 어려운 요청도 훨씬 쉽게 해주더라고요.” (Bang In-hwa, Public enterprise, Assistant manager, Table tennis)
이러한 전략적 동기는 조직사회화(organizational socialization)의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작동했다. 특히 신입사원이나 중간관리자 수준의 참여자들은 부서 간 장벽이 존재하거나 조직 상급자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상황에서 사내 스포츠클럽을 “자연스럽게 관계를 넓힐 수 있는 장”으로 인식하였다. 본인이 속한 부서를 넘어 다른 부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필요한 업무 협력을 더 수월하게 끌어내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우리 부서는 일 자체가 좀 폐쇄적으로 돌아가는 편이라서 다른 부서랑 협업할 때 서먹서먹했어요. 근데 회사에서 테니스 클럽을 운영한다길래 얼른 들어갔죠. 일주일에 한 번씩 같이 운동하다 보니, 부서 경계가 많이 허물어져서 협조 요청할 때 큰 도움이 돼요.” (Sul Seoung-min, Large enterprise, Staff member, Tennis)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인맥 형성(Schmidt et al., 2012)을 위한 전략적 동기에 대해 참여자들이 대체로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회사 생활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는 방법의 하나”라는 식으로 스포츠클럽 참여를 해석하거나, “누구나 운동 이외에도 인맥 형성이라는 이점을 얻으려 한다”는 현실적 시각을 드러냈다. 다만 이를 ‘순수한 취미 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라고 자각하고 있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이들은 스스로를 “꼼수 부리는 것 같다”거나 “진짜 운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솔직히 골프 모임에서 임원진 몇 분과 자주 라운딩을 가게 되면, 업무 얘기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잖아요. 승진이나 평가에도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물론 제 본심도 ‘운동이 좋다’지만, 반은 전략적 목적이 있는 것 같아요.” (Son Ho-hoon, Mid-sized enterprise, Manager, golf)
이러한 진술들은 사내 스포츠클럽이 비단 복지나 건강 증진 수단만이 아니라, 조직 내 파워 다이내믹스(power dynamics)와 관계 형성에 작용하는 장치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Li et al., 2017). 기업 내부에서 다양한 직급과 부서가 모여드는 클럽 환경은 공식 회의나 보고 체계에서는 포착하기 어려운 인간적 교류와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한다. 그 결과, 참여자들은 업무 협력을 높이거나 승진·평가 등에서 우호적 영향을 기대하는 한편, ‘취미라는 명목 아래 사실상 업무 연장의 장(場)이 되고 있다’는 인식을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었다. 이는 곧 사내 스포츠클럽이 지닌 양면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 과정에서 관찰된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사내 스포츠클럽이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강제적 성격을 띠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정 클럽을 중간관리 자나 부서장이 운영하는 사례에서 유독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회사 내 서열 구조와 인사고과에 대한 암묵적 불안이 결합되면서, 실질적으로 참여자의 자유 의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Kim, 2004).
“우리 부장님이 테니스 동호회를 직접 꾸려 가시는데, 매주 금요일 저녁에 잡아놓으세요. 다른 일정이 있으면 빠질 수도 있지만, 사실 빠지면 엄청 눈치가 보이죠. 안 나가면 다음 주 월요일에 ‘왜 안 왔어?’하고 꼬치꼬치 묻거든요.” (Sul Seoung-min, Large enterprise, Staff member, Tennis)
이러한 반강제적 참여는 상사와의 관계가 업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더욱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구성원들은 “운동 자체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나오라는데 어쩌겠냐’는 심리로 억지 참여한다”고 토로하였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사내 스포츠클럽과 인사고과를 직접 연결 짓는 소문이나 예상이 확산되면서 실질적 부담감이 한층 높아지기도 했다.
“인사팀에서 공식적으로 공표한 건 아니지만, 상사와 같이 운동하면 아무래도 눈에 많이 띄잖아요. 승진이나 평가 때도 영향을 준다는 얘기가 돌아요. 그러니까 별로 내키지 않아도 매주 꼬박꼬박 나가야 해요.” (Yoon So-young,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Junior staff, Tennis)
더 나아가 스포츠클럽 참여가 조직 내부의 집단 문화나 회식 문화와 결합된 형태로써 “교류의 연장선”이자 사실상의 “업무 연장”으로 여겨지는 상황도 발견되었다. 이는 동료끼리 “다 같이 해야 팀워크가 좋아진다”는 명분 아래 개인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참여를 독려하거나 강요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따라서 애초에 운동에 흥미가 없는 직장인이나 가정 문제나 건강상의 이유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의무감과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운동도 안 좋아하고, 주말에는 아이를 돌봐야 하는데... 팀장님이 자꾸 ‘주말 축구 없으면 우리 팀 끈끈함이 떨어질 거야’라고 하세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가야지 싶어서 매번 나가는데, 가면 또 업무 얘기에 술자리까지 이어지니까 너무 피곤해요.” (Kim Tae-hyun, Large enterprise, Staff member, Soccer)
정리하면, 상사나 동료의 직접적인 권유(혹은 강압)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스포츠클럽에 참여하는 사례는 조직문화가 수직적이거나 ‘팀워크(teamwork)’를 중시하는 분위기(McEwan & Beauchamp, 2014)일수록 더 빈번히 나타났다. 이러한 참여자들은 운동을 즐기기보다는 상사 또는 조직의 요구에 순응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며, 일부는 오히려 “스포츠클럽에 대한 반감”과 “업무에 대한 피로감”을 동시에 키우는 역효과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것은 결국 사내 스포츠클럽이 본래 기대했던 ‘복지’와 ‘자발적 참여’라는 가치와 충돌함을 시사하며, 조직 내 권위구조와 문화가 스포츠클럽 운영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다.
본 연구에서 관찰된 사내 스포츠클럽 중 축구, 야구, 농구 등 팀 스포츠에 참여하는 사례들은 조직문화가 경기장 안에서 고스란히 재현되는 특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단체 종목들은 여러 사람이 동시에 협력·경쟁해야 하기에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과 지휘 체계가 형성되었으며, 이는 회사 내에서 작동하는 상하관계나 연차별 서열 구조가 운동 현장에도 어느 정도 반영되는 결과를 낳았다(Erhardt et al., 2014).
연구자가 작성한 비참여 관찰 노트에 따르면, 실제 경기 중에 “대리가 수비를 맡고, 과장급이 주로 공격 전술을 지휘하며, 팀 내 의사결정도 상급자 의견이 크게 반영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겉으로는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활동처럼 보여도 회사가 가진 위계질서가 무의식 중에 투영됨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참여자들은 이 같은 구조가 스포츠클럽 운영 전반의 질서를 잡아주고, 팀워크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였다.
“경기 전술을 짤 때, 아무래도 직급이 높은 분이 의견을 먼저 내고, 우리 같은 대리급이나 신입들은 수동적으로 따르기도 해요. 그런데 팀 전체로 보면 리더가 확실해서 좋다는 의견이 많아요. 가끔 어색하긴 해도, 경기 자체는 깔끔히 운영되거든요.” (Kang Hyun-oh, Large enterprise, Assistant manager, Basketball)
이와 같은 ‘조직문화의 재현’은 반드시 부정적인 양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참여자들은 업무 현장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진짜 팀워크를 스포츠 활동을 통해 경험한다고 진술하였다. 평소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일하거나 직무 특성상 교류가 적었던 동료들이 경기장 안에서는 공동의 목표(예: 골 득점, 승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고 협력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된다는 것이다. 이는 부서 간 칸막이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구성원 간 유대감을 강화하는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기도 했다.
“평소엔 회의에서 의견만 부딪치던 사람이랑도 축구장에선 ‘패스 잘한다’, ‘좋은 플레이였다’ 하며 서로 칭찬해주게 돼요. 거기서 쌓인 친분이 실제 업무 협조에도 큰 도움을 주더라고요. ‘저 사람이랑은 호흡이 잘 맞는다’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거죠.” (Jung Jong-bae,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Assistant manager, soccer)
“연말 야구대회 준비를 하면서 부서원들이 다 같이 훈련도 하고, 단합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경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뒷풀이도 하면서, 서로 몰랐던 점을 알게 되니까 회사 생활이 좀 더 즐거워지는 것 같아요.” (Lee Tae-soo, Mid-sized enterprise, Manager, basebal)
또한, 팀 스포츠를 통해 느끼는 소속감은 회사 생활에서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실제로 몇몇 참여자들은 “주말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주중의 단조로운 업무 흐름에 활력소가 된다”고 언급했으며, 팀원끼리 주고받는 응원과 성취감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는다고 설명하였다. 이렇게 형성된 팀 단위의 긍정적 정서는 업무에도 이어져 미묘한 서열 구조와 권위 관계에 대한 부담감을 다소 완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정리하면, 축구, 야구, 농구 같은 팀 스포츠에서 나타나는 조직문화의 재현은 어느 정도 수직적 관계나 권위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비판적 시각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공동의 목표 달성’이라는 스포츠 본연의 속성이 부서 간 협력과 소속감을 북돋우는 촉매로 작동하는 면모도 확인된다(Gwon & Lee, 2015). 이는 사내 스포츠클럽의 양면적 특징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사례라 할 수 있으며, 기업 내부의 문화와 함께 역동적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새로운 형태의 팀워크와 유대감을 체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체 종목과 달리 요가, 필라테스, 수영, 배드민턴 등 개별 종목으로 구성된 사내 스포츠클럽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은, 회사 내에서 비교적 개인적 목표와 취향을 충족시키며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팀 스포츠에 비해 서로의 기량이나 경기 결과에 좌우되지 않고,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실력을 향상시키거나 체력 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 계발(self-development)’의 기회로 삼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었다. 이는 개개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복잡한 조직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스스로 해소하며 동기를 재충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저는 원래 요가를 꾸준히 하고 싶었는데, 회사에서 강사 비용을 지원해주길래 바로 신청했어요. 업무가 끝나면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데, 요가 시간만큼은 오롯이 제 몸과 호흡에 집중할 수 있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Sim Ji-na, Large enterprise, Staff member, Yoga)
이와 같은 개별 종목 클럽에서는 참석자들의 동기나 목적이 보다 다양하게 나타났다. 예컨대 단순히 체중 감량이나 체력 향상을 목표로 하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이들은 개인 기술(예: 배드민턴 스매시, 수영 영법)을 향상시키고자 전문 강습을 받고, 이를 통해 성취감을 얻는 데 집중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참여자들과의 경쟁이나 협력보다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개발형 동기’가 두드러졌다.
“부장님이나 팀장님 눈치를 볼 일이 거의 없어서 좋아요. 그냥 제 운동 스케쥴에 맞춰서 필라테스 강의 시간에 맞게 가면 되고, 강사님이 제 자세를 교정해주니까 집중도 잘 되죠. 단체 스포츠보다 훨씬 제 스타일에 맞는 것 같아요.” (Lee Mi-young, Large enterprise, Staff member, Pilates)
또한, 이러한 개별 종목 기반의 스포츠클럽은 자연스럽게 ‘자발적 참여’가 강조되는 특징을 띠었는데, 구성원 대부분이 동일한 동기를 가진 것은 아니어도 적어도 반강제적으로 끌려온다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이는 조직 내부의 수직적 구조나 업무적 의도보다는 개인의 선호와 건강 관리라는 목적이 클럽 활동 전반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개별 종목 클럽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빈도에 맞춰 ‘운동 루틴’을 스스로 설계하고, 한층 주체적인 태도로 임하는 모습이 다수 관찰되었다.
“회사에서 지원을 받아서 배드민턴 강습을 듣고 있는데, 내 페이스에 맞춰서 실력을 차근차근 올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습니다. 단체 경기처럼 막 상대 팀과 겨루거나, 상사 눈치를 봐야 하는 게 아니니까 좀 더 온전히 제 운동 목표에 집중하게 돼요.” (Park Hyun-jin, Mid-sized enterprise, Manager, Badminton)
이처럼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내 스포츠클럽은 조직문화를 가볍게 공유하는 장으로서의 의미도 있되, 무엇보다 개인적 수준의 역량 강화와 심신의 회복을 우선시하고 있었다. 이러한 개인주의적 성향은 팀 스포츠 중심의 사내 클럽과 비교했을 때, 조직 내 권력구조나 부서 간 협력, 인사고과 등과 연계될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어 참여자들이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었다. 결국, 이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한편으로는 ‘복지’를, 또 다른 편으로는 ‘자기 계발’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내 스포츠클럽이 지닌 다면적 가치의 또 다른 축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사내 스포츠클럽은 본래 직원들의 건강 증진과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도입되었음에도 실제 운영 과정에서 업무 연장선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 갈등과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는 앞선 결과들에서 확인된 권력관계나 평가 체계와 결합할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참여자들은 “운동을 통해 즐거움을 얻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보다 또 다른 형태의 ‘직무 수행’ 또는 ‘조직 활동’으로 느껴진다”고 토로하였다.
“주말에 열리는 골프 모임 같은 경우, 사실상 임원 분들과의 ‘공식 행사’처럼 생각돼요. 모임이 끝나면 동료가 ‘이번 주에 골프장에서 어떤 얘기 나왔어? 회사 일 뭐가 진행된다더라’라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그냥 운동이라기보다는 일의 연속이죠.” (Choi Ji-sun,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Manager, Golf)
특히, 직급 차가 뚜렷한 구성원 간 함께하는 스포츠클럽일수록 업무적 압박이 여가까지 이어진다는 인식이 강했다. 예를 들어 상사가 경기 중간마다 향후 프로젝트 방향성을 논의하거나, 운동이 끝난 후 어김없이 뒤풀이 겸 회식 모임을 진행하면서 업무 이야기를 꺼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때 참여자들은 “온전히 쉬거나 운동을 즐길 시간이 아닌, 사실상 업무상 ‘연장 미팅’처럼 느껴진다”고 진술하였다.
“매주 농구 끝나면 뒤풀이 자리에서 조직 전략이나 신제품 아이디어 같은 이야기가 빠지지 않아요. 직급이 높은 분들은 ‘가볍게 하는 말’이라고 하시지만, 저는 부담스럽죠. 이걸 정식 보고로 올려야 하나,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고민하는 순간부터 여가가 아니라 일이 되어버리는 거니까요.” (Song Hee-kun, Large enterprise, Assistant manager, Basketball)
더 나아가 조직 내에서 스포츠클럽 운영진을 맡게 된 직원들은 동호회 관리 업무가 가중되면서 이중 노동을 수행하는 듯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클럽 회비를 걷거나 경기 스케쥴과 장소를 섭외하고, 부서별 인원 파악과 안내까지 도맡아야 해서 실질적으로 추가적인 업무 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과도한 책임감은 “클럽 활동이 애초에 의도했던 ‘여가와 휴식’의 의미를 되레 무색하게 만든다”라는 부정적 평가로 이어지곤 했다.
“축구 동호회 총무 역할을 맡았는데, 사실상 회사 일 하나 더 하는 느낌이에요. 주말 경기 잡기 전에 부장님, 차장님들 스케줄 먼저 물어봐야 하고, 장소 예약도 제가 다 알아봐야 하니까요. 정작 경기하는 중에도 ‘잘 진행되고 있나’ 신경 쓰느라 운동을 즐길 겨를이 없어요.” (Kim Jong-ho, Public enterprise, Staff member, Soccer)
이처럼 사내 스포츠클럽이 업무 연장선으로 작동할 때, 구성원들은 여가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부담을 안게 된다. 이는 사내 스포츠클럽 본연의 긍정적 기능을 잠식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직장 생활 전반에 대한 피로도와 회의감을 높이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이러한 불편과 갈등이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되거나, 조직 차원의 관리·개선책이 미흡할 경우, 회사 복지 프로그램 자체의 취지가 왜곡될 우려가 있음을 시사한다.
사내 스포츠클럽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직장인 상당수는 이 활동이 자신의 내적 가치 실현과 대인관계 확장을 동시에 이루는 장(場)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들은 운동을 통해 개인적 성취감과 건강을 챙기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동료 관계를 바탕으로 직장 생활 전반에서 긍정적 활력을 얻고 있었다. 이러한 ‘이중적 이득’은 사내 스포츠클럽이 개인의 자아실현을 지원하면서도 조직 내 유대감을 촉진하는 핵심 기제 중 하나로 작동함을 시사한다.
“퇴근 후에 러닝클럽에 나가서 달리기를 하면, 일단 제 체력과 체중 관리에 큰 도움이 돼요.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라, 같이 달리는 사람들과 ‘운동 동료’가 되면서 회사에서 느끼는 소속감도 훨씬 커졌죠. 자기 성취와 관계 확장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요.” (Jeon Da-sol, Large enterprise, Staff member, Running)
운동 종목과 목적은 다르지만, 많은 참여자가 사내 스포츠클럽에서 만난 동료들과의 친밀감이 업무 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진술하였다. 이는 단순히 ‘인맥을 쌓아둔다’는 전략적 차원과는 다른 결을 띠는데, 운동을 함께하며 겪는 땀과 성취감이 “개인적 성장을 응원해주는 동반자 관계”로 이어진다는 인식이었다. 가령, 자신이 조금 더 좋은 기록을 내거나 기술을 익히는 순간, 동료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자신도 성취감에 만족감을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조직 내 상호 신뢰감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제 곧 난이도 높은 동작도 가능해졌는데, 원래 허리가 안 좋아서 힘들어하던 걸 옆에서 지켜보던 동료들이 계속 힘을 북돋아주더라고요. 그 경험이 쌓이다 보니 저도 회사에서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어요. ‘서로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달까요.” (Jung En-mi, Mid-sized enterprise, Senior manager)
또한, 사내 스포츠클럽 활동이 개인의 자기 계발 목표와 대인관계 확장이라는 두 가지 축을 균형감 있게 충족시켜줄 때, 해당 직원의 조직 몰입도나 직무 만족도가 더욱 높아진다는 점도 여러 사례에서 확인되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갖추기 위해 개인적으로 꾸준히 노력하면서, 이와 함께 운동하는 동료와 상호 교감을 나누는 과정이 회사 생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것이다.
“배드민턴 기술을 올리는 게 저한텐 큰 도전이었는데, 클럽 활동을 하며 실력이 점점 늘고 경기에 이기면 제 자존감이 확 올라가요. 그렇다고 혼자만 좋은 건 아니고, 파트너나 다른 팀원들이랑 교류가 깊어지면서 회사 내 인간관계도 탄탄해지고. 결국 회사 다니는 즐거움이 배로 늘더라고요.” (Kim Min-sun, Public enterprise, Manager, Badminton)
정리하면, 사내 스포츠클럽이 개인에게 제공하는 자아실현의 기회와 대인관계 확장의 가능성은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며, 이를 균형감 있게 충족할 수 있을 때 조직 몰입도와 업무 성과에도 유의미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내 스포츠클럽이 지닌 순기능 중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 할 수 있는데, 구성원 개인이 자신의 발전을 체감하면서 동시에 서로를 격려하고 협력하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는 점에서 복지 프로그램으로서의 의의를 재확인하게 한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사내 스포츠클럽의 또 다른 특성은 업무시간과 여가의 구분이 충분히 분리되지 않아 경계가 모호해지고 결국 피로감이 누적되는 문제였다. 참여자들은 “업무가 끝난 뒤 즐기는 운동”이라기보다는 회사 동료 혹은 상사와 함께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업무의 연장선처럼 여겨진다고 토로하였다. 이는 복지 제도 차원에서 마련된 활동이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여유와 심신의 회복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었다.
“회사는 ‘자율 참여’라고 하지만, 야근 후에도 팀장님이 주도하는 동호회에 나가야 할 때가 많아요. 정작 운동하면서 업무 이야기를 하게 되면 머릿속에서 일이 전혀 떠나질 않거든요. 오히려 저녁까지 회사와 연결된 느낌이라 더 피곤해요.” (Park Han-bin, Large enterprise, Assistant manager, Basketball)
이렇듯 업무와 여가의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운동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가 쉽지 않을뿐더러 주말이나 업무 외 시간조차 온전히 개인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일부 참여자들은 “가족과 보내야 할 주말 시간이 사내 스포츠클럽 활동으로 채워지면서, 오히려 삶의 균형이 깨진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사내 스포츠클럽이 본래 취지와 달리, 개인의 소진(burn-out)을 촉진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말마다 골프 모임이 잡혀 있어서, 사실상 토요일 하루를 통째로 쓰게 돼요. 개인 시간을 반납한 셈인데, 회사 사람들이랑 있다 보니 업무 얘기가 나오기도 하고. 일주일 내내 회사에 매달리는 것 같아서 정신적으로 숨 돌릴 구석이 없어요.” (Yoo Hye-ri, Large enterprise, Senior manager, Golf)
더 나아가 동호회에서의 업무적 대화나 조직 내 역할이 과도하게 강조되면, 운동이라는 본래 목적 자체가 왜곡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예를 들어 팀 스포츠에서 원활한 협동이 이뤄지기보다는 “상사나 핵심 인력이 결정권을 행사하는 또 다른 ‘의사결정의 장’”처럼 보이게 되며, 참여자들은 의사소통이나 관계 형성 측면에서 추가적인 부담을 안게 된다. 이는 여가와 휴식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자칫 “회사 생활을 24시간 이어가는 기분”을 느끼도록 만들며, 긍정적 동기였던 운동 활동마저 ‘또 하나의 업무’로 전환하게 된다.
“축구 동호회에서조차 부서장님이 경기 전술을 짜면서, 나중에 회의 아이디어를 건네주거나 사업 제안서를 언급하세요. 운동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결국 또 회사 얘기로 귀결되니까 몸도 힘든데 머리까지 복잡해지는 거죠.” (Seo Sung-il, Public enterprise, Senior manager, Soccer)
정리하면, 사내 스포츠클럽이 업무 외 시간에 진행된다고 해서 반드시 개인의 여가와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직 내 위계와 업무 의제가 운동 현장에도 이식되면서 참여자들에게 중첩된 부담과 피로감을 안겨주는 사례가 다수 포착되었다. 이는 본 연구가 지적한 사내 스포츠클럽의 ‘양면성’을 구성하는 대표적 요소로서, 기업의 복지 제도와 조직 논리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상호 침투해버리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사례들은 사내 스포츠클럽이 개별 구성원의 취미와 건강을 위한 장(場) 외에도 조직 전체에 걸친 통합적 효과를 창출할 가능성을 내포함을 시사한다. 복지 차원에서 운영되는 스포츠클럽이 회사의 가치와 전략적 목표에 부합할 때, 구성원 간의 협업과 소통을 촉진하고, 조직 충성도와 업무의 몰입도를 높이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었다. 이는 기업이 단순히 “운동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직원들의 역량과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먼저, 복수의 참여자들은 사내 스포츠클럽에서 이루어지는 부서 간 교류가 회사 전반에 예기치 않은 시너지를 일으킨다고 진술하였다. 평소에는 별다른 접점이 없던 부서나 직무 담당자들이 운동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공식 업무체계가 아닌 비공식 네트워크를 통해 업무 절차가 한층 원활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기 중이나 운동모임 후의 뒤풀이 자리에서 타 부서 동료들과 친분을 쌓음으로써 향후 프로젝트 협업이나 긴급 요청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참여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다른 부서와 함께 일해야 할 때, 예전에는 상대 부서를 잘 몰라서 소통이 더뎠어요. 근데 운동하면서 친분을 쌓은 뒤부터는 메시지를 보내도 곧바로 답이 오고, ‘함께 땀 흘린 동료’라는 인식 덕분에 서로 조금씩 배려해주는 게 있죠.” (Kim Jung-hoon, Public enterprise, Division head, Soccer)
스포츠클럽 활동이 조직문화 전반에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 예로, 팀 경기에서 함께 목표를 달성하는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한솥밥을 먹는 가족 같은 느낌”을 제고시키며, 회사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경쟁·갈등 지향적인 풍토를 일부 완화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이는 개인 차원의 성취감이 공동체의 성공과 연결되는 스포츠의 속성이 직장문화와 융합되면서, 조직 내부에서의 상호 신뢰와 응원 문화를 촉진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저희 부서는 워낙 일이 많아서 직원들이 지쳐있었는데, 주말 농구 대회를 준비하면서 ‘그래도 우린 한 팀이다’라는 인식을 강하게 공유했어요. 서로 응원하고 격려해주는 과정에서 팀워크가 훨씬 끈끈 해졌고, 그게 고스란히 업무 성과에도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Bae Hyun-young,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Executive director, Basketball)
조직 차원에서 사내 스포츠클럽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경우, 기업의 대외 이미지 제고와 인적 자원 관리 측면에서도 장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구직자들이 회사 복지 프로그램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추세에서 “직원의 운동을 적극 지원하는 직장”으로서 브랜딩을 구축하면 우수 인재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참여자들은 취업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동호회 문화와 복지 수준을 높게 평가해 입사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는 기업이 스포츠클럽을 비롯한 직원 복지 프로그램을 잘 활용함으로써 내부적인 결속력 제고와 외부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강화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저는 입사 전에 ‘이 회사가 직원 복지를 잘 챙겨준다’는 후기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각종 스포츠클럽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더라고요. 입사 후에도 동료들이랑 같이 운동할 수 있고, 회사 지원도 잘 받으니까 만족도가 꽤 높아요. 이게 다른 친구들한테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 같아요.” (Cha Hye-won, Large enterprise, Staff member, Fitness)
물론 앞선 결과에서 지적했듯이, 이러한 긍정적 효과가 일관적으로 유지되려면 조직은 구성원들의 자율성 및 선호를 최대한 존중하고, 클럽 운영에 불필요하게 개입하거나 ‘반강제적 참여’를 유도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업무 현장과 스포츠클럽 활동의 경계를 효율적으로 설정하고, 참여자들의 성취감과 건강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실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내 스포츠클럽이 본래 취지와 달리 또 다른 형태의 업무 압박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조직 내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의 사례들은 사내 스포츠클럽이 제대로 운영될 때 개인과 조직 양측 모두에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개개인의 운동 욕구와 자아실현을 장려하면서 부서 간 소통과 팀워크를 강화하고, 나아가 기업 차원의 긍정적 이미지 형성에도 기여하는 복합적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현대 조직이 지향하는 ‘건강한 기업 문화’와 ‘효율적 인적 자원 관리’가 결합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사내 스포츠클럽을 전략적이며 체계적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해 준다.
연구 결과, 직장에서 운영되는 사내 스포츠클럽은 ‘자발적 취미 생활과 조직 논리에 의해 제약되는 업무 연장선’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직원 복지에 대한 단순한 긍정 또는 부정 평가로 환원하기 어려운 복합적 현상임이 확인되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기존 선행 연구 및 관련 이론과 접목하여 심층 해석하고 핵심적 시사점에 대해 논의하였다(Table 2).
No. | Discussion topics | Key implications | Positive characteristics | Negative characteristics |
---|---|---|---|---|
1 | Individual-organization duality | Voluntary hobby vs. Organizational logic | – Voluntary engagement in hobbies and stress relief – Opportunities for self-actualization and personal growth |
– Implicit pressure from supervisors and colleagues – Constraints on personal freedom and enjoyment due to performance evaluation expectations |
2 | Reproduction of organizational culture | Positive networking vs. Simultaneous conflict dynamics | – Strengthening teamwork and camaraderie – Fostering a cooperative atmosphere through shared goals |
– Reproduction of hierarchical relationships between departments and ranks – Semi-compulsory participation and fatigue from extended work expectations |
3 | Blurring boundaries between work and leisure | Leisure rights protection vs. Risk of burnout | – Enhancing workplace bonds and providing stress relief opportunities | – Infringement on personal rest time due to ongoing work-related discussions and after-hours meetings – Risk of encroaching on leisure rights |
4 | Networking and organizational commitment | Network formation vs. Strategic participation | – Establishing horizontal networks – Improving cooperation and workplace relationships |
– Strategic participation driven by promotion and performance evaluation concerns – Increased psychological burden and erosion of personal hobby space |
첫째, 자발적 취미와 조직 논리의 교차(개인-조직 이중성)이다. 본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사내 스포츠클럽이 개인의 자발적인 취미 활동이자 동시에 조직문화의 일부로 작동한다는 이중성이다. 이는 조직행동론(organizational behavior)(Schermerhorn et al., 2011)과 직장 내 복지제도 연구에서 제기되어 온 ‘직무와 비직무 영역의 경계 혼재(boundary blurring)’ 현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발적 취미 활동 및 스트레스 해소’(자아실현, 자기 계발 등)라는 긍정적 동기는 기존 연구(예: 직장 복지 프로그램이 구성원의 건강과 몰입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와 일치하는 면이 있다. 그러나 본 연구 결과가 주목하는 바는 이러한 자발적 동기가 상사나 동료 압박이나 인사고과 기대 같은 조직 논리와 결합될 때, 개인이 느끼는 자유와 즐거움이 쉽게 제약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복지 프로그램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양적 연구들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되었던 권력관계와 압박 구조가 실제 참여 경험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임을 방증한다.
둘째, 스포츠 활동과 조직문화의 재현(긍정적 네트워크와 갈등의 동시 작동)이다. 사내 스포츠클럽에서 팀 스포츠를 경험한 사례들은 조직문화가 그대로 운동장에 반영되는 양상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이는 사회적 정체성 이론(social identity theory)(Ellemers & Haslam, 2012)이나 조직 내 소집단(ingroup) 형성 이론이 시사하는 바와 유사하게 공동 목표(경기 승리, 기술 향상 등)를 위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팀워크·유대감’이 강화되는 동시에 평소 직급, 부서 간 서열이 운동장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거나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es et al., 2015). 본 연구의 결과가 보여주는 ‘팀 스포츠를 통한 소속감 증대’는 기존 직장 복지 제도 연구(예: 사내 동호회 활동이 조직 몰입도를 높인다는 정량연구)와 일치한다. 그러나 동시에 ‘상사와 동료의 권유·압박으로 인한 반강제적 참여’, ‘업무 연장선으로서의 피로감’ 등의 결과는 동호회 활동이 언제나 긍정적 에너지만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다. 즉, 운동을 통한 협동 효과와 권위적 조직문화 재현이 복합적으로 일어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팀 스포츠가 상징하는 ‘협력’과 조직 위계질서가 빚어내는 ‘통제’가 서로 교차하며 갈등 양상을 야기함을 보여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팀 스포츠의 집단 역학을 더욱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셋째, 업무와 여가 경계의 혼재와 번 아웃(burn-out) 위험이다(Freudenberger, 1974; Zastrow, 1984).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내 스포츠클럽이 업무 이후 혹은 주말에 진행되어도 업무 의제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사무실 밖 회의’나 상사와의 지속적 접촉으로 인해 개인의 온전한 휴식권이 침해될 수 있다. 이는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Delecta, 2011; Lim, 2021; Sirgy & Lee, 2018)에서 제시하는 ‘직무와 사생활 영역의 경계 유지 필요성’을 직·간접적으로 지지한다. 특히, ‘업무와 여가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은 기존에는 인력 부족이나 과도한 야근 문화 등에서 주로 논의되었던 문제였으나, 본 연구는 복지 제도 자체가 역설적으로 구성원의 여가권을 잠식할 위험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운동이 주는 즐거움을 조직적 이슈와 결합시켜 오히려 갈등과 피로도를 높이는 역기능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복지 프로그램 운영 방식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함을 제기한다(Lee & Lee, 2012).
넷째, 인맥 구축과 조직몰입의 양면성이다. 본 연구는 사내 스포츠 클럽이 수평적이고 자율적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업무 협조를 촉진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도 그 이면에서 ‘승진이나 인사고과를 의식하여 참여하는 전략적 동기’가 다수 발견됨을 보여주었다. 이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이론에서 말하는 ‘인맥 형성을 통한 자원 획득’(Nicholson, 2008)이라는 긍정적 효과와 개인의 자유 의지와 무관한 ‘정치적·전략적 참여’가 공존함을 의미한다. 특히, 조직 내 높게 위치한 상급자(임원, 부장 등)가 클럽 활동을 주도하거나 참가 시, 구성원들은 복지 프로그램을 ‘관계 형성을 위한 장치’로 적극 활용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회사 내부 협업을 촉진하고, 장벽을 낮추는 순기능이 존재함에도, 순수한 취미 생활의 훼손과 심리적 부담 가중이라는 역기능을 동시에 야기할 수 있다(Skinner et al., 2008; Tacon, 2014). 결국, 사내 스포츠클럽의 긍정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면 ‘인맥 형성’이 업무 성과 평가나 조직 정치와 지나치게 얽히지 않도록 명확한 운영 지침과 개인의 선택권 보장이 뒤따라야 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사내 스포츠클럽이 ‘취미 생활이자 동시에 업무의 연장선’이라는 이중적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규명하고, 이러한 양면성이 개인과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심층적으로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는 (1) 사내 스포츠클럽에 참여하는 직장인들의 동기와 기대, 혹은 압력을 중심으로, (2) 실제 활동에서 어떠한 조직적·관계적 요인이 긍정적·부정적 경험을 끌어내는지 살펴보고, (3) 그 경험이 개인의 의미 형성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는 데 연구의 주안점을 두었다.
연구 결과, 참여자들은 대체로 운동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나 개인적 성취, 인맥 형성에 대한 기대를 품고 사내 스포츠클럽에 가입하였으며, 이는 자발적 취미 활동의 순기능적 요소로 작동했다. 그러나 동시에 상사나 동료의 권유·압박, 인사고과 기대심리, 조직 내부 서열 문화 등이 결합되어 반강제적 참여가 이루어지는 사례도 빈번히 확인되었다. 이는 스포츠클럽이 단순히 개인의 건강과 여가를 위한 장에 그치지 않고, 회사라는 조직의 권력관계와 평가 체계가 ‘운동의 장(場)’에 투영되어 작동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사내 스포츠클럽 참여 과정에서 나타난 긍정적 경험은 팀 스포츠를 통한 소속감과 협력 의식, 개인 종목을 통한 자기 계발과 자율성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를 통해 구성원 간 유대감이 형성되고, 협업 과정이 원활해지는 등 조직 문화적 측면에서 긍정적 파급효과가 관찰되었다(Tacon, 2019). 반면, 이러한 장점이 조직문화의 경직성, 업무 연장선에서의 피로감, 반강제적 참여 등과 맞물릴 경우, 개인의 여가 시간이 침해되거나 심리적 부담이 가중되는 부정적 결과가 유발되기도 하였다. 특히, 업무와 여가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운동이 “또 다른 형태의 업무”가 된다는 참여자들의 진술은 사내 스포츠클럽의 양면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개인이 획득하는 의미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운동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취미 생활을 회사 내부에서도 유지·확장함으로써 자아실현의 기회를 얻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의무감이나 상사와의 관계를 의식한 참여로 인해 부담감이 커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사내 스포츠클럽이 개인에게 “자기 계발과 회사 적응을 동시에 지원해주는 복지”라는 인식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반대로 “일상을 더 옥죄는 조직(단체) 활동”이라는 부정적 해석이 공존하게 되었다.
조직 차원에서는 구성원들이 스포츠클럽을 통해 부서 간 소통 및 인간관계 개선을 도모함으로써, 협업 효율성을 높이고 내부 결속감을 강화하는 측면이 부각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스포츠클럽 활동이 업무 연장선이라는 부담을 심화시킴으로써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떨어질 우려도 커졌다. 이는 기업의 스포츠 활동을 통한 복지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려면, 자율성 보장과 업무와 여가 경계의 명확화, 그리고 과도한 조직 논리의 개입 배제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가 도출한 사내 스포츠클럽의 양면성은 기업의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써 사내 스포츠클럽이 결코 일방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만을 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므로 사내 스포츠클럽은 구성원의 건강과 성취감을 촉진하는 동시에 조직문화의 경직성과 권력관계가 활동 현장에 개입되어 갈등과 스트레스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사내 스포츠클럽을 운영하는 기업은 복지 제도의 목적과 운영 원칙을 명확히 설정하고,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와 다양성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또한, 조직 내 권위나 인사평가 요소와 과도하게 결합되지 않도록 운영 지침을 마련함으로써, 스포츠클럽이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진정한 의미의 “건강한 장(場)”으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업종과 기업 규모, 세대·직급별 특성을 고려해 표본을 확장하고, 조직 리더십이나 회사의 평가제도 등과의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정량적 연구와 질적 접근을 결합해 사내 스포츠클럽의 복합적 효과를 더욱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혼합방법 연구(mixed methods) 역시 시도할 만하다. 이를 통해 조직과 개인이 상호 이익을 얻는 복지 프로그램의 구축 방안을 더욱 체계적으로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사내 스포츠클럽이라는 기업의 복지 제도가 지닌 ‘자발적 취미와 조직적 압력’ 간 긴장 관계, ‘개인적 성취와 업무 연장선’이라는 상반된 함의를 동시에 조명함으로써, 해당 프로그램이 회사 생활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며, 구성원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를 심층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조직과 구성원 모두가 적절한 제도 운영 및 문화를 마련해나갈 때, 사내 스포츠클럽이 직원 복지와 조직 효율성을 균형 있게 향상시키는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점에서 함의가 있다.
Conceptualization: Jaeyoon Bae, Data curation: Jaeyoon Bae, Formal analysis: Jaeyoon Bae, Methodology: Jaeyoon Bae, Projectadministration: Jaeyoon Bae, Visualization: Jaeyoon Bae, Writing-original draft: Jaeyoon Bae, Writing-review & editing: Jaeyoon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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